2018
7-8월(합본호)

의료서비스, 바닥부터 개혁하라
라비 라마무르티(Ravi Ramamurti),비제이 고빈다라잔(Vijay Govindarajan)

 의료서비스, 바닥부터 개혁하라

 하향식 솔루션만으로는 의료시스템을 바꿀 수 없다


  

 

In Brief

문제

미국 의료시스템은 개혁이 절실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연방정부의 정책적 변화에 기반한 하향식 솔루션만을 고민한다. 이런 식의 변화로는 길을 잃고 헤매는 의료시스템을 개선할 수 없다.

상향식 접근

매일 의료 현장에서 문제를 직접 맞닥뜨리고 경험하는 의사, 간호사, 행정담당자, 기업가 심지어 환자들이

개혁을 주도해야 한다.

혁신가

이 기사는 상향식 개혁을 통해 의료서비스를 혁신적으로 개선한 두 가지 예시를 살펴보고자 한다. 미시시피대 메디컬센터(UMMC)는 자체적으로 원격의료 네트워크를 개발해 의료서비스를 확대했고, 아이오라헬스(Iora Health)는 새로 비즈니스 모델을 수립해 1차진료에 집중하고, 2차와 3차진료 비용을 크게 절약했다.

 

 

미국 의료시스템은 비용 절감, 품질 개선, 서비스 확대 등을 위한 혁신적 변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연방정부의 정책 변화가 핵심인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하향식 솔루션만으로는 방향을 잃고 헤매는 의료시스템을 개선할 수 없다. 우리가 지난 몇 년간 연구한 결과 기업가와 인트라프리너(사내기업가)들이 주도하는 상향식 변화가 필요하다. 우리는 연구를 통해 스타트업 CEO들이 주도한 혁신을 여러 번 경험했다. 이들은 기다린다고 해서 정부가 알아서 하지 않는다는 걸 잘 알고 있다. 또한 의사, 간호사, 행정담당자, 병원, 환자들이 변화를 주도한 경우도 있었다. 이들은 잘못된 시스템 때문에 매일 현장에서 이런저런 문제를 직면하며 스스로 솔루션을 생각하고 있었다.

 

 

 

이 기사에서 우리는 상향식 개혁을 통해 의료서비스를 혁신적으로 개선한 두 가지 실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미시시피대 메디컬센터(UMMC)는 자체적으로 원격의료 네트워크를 개발해 의료서비스를 확대했고, 아이오라헬스는 완전히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수립해 1차진료에 집중하고, 2차와 3차진료 비용을 크게 절약했다. 의료산업 혁신에 대한 6년에 걸친 연구의 일환으로 우리는 각 케이스의 전략을 분석하기 위해 UMMC와 아이오라헬스의 병원장, 투자자, 직원, 의료업계 리더 등을 인터뷰했다. 이 기관과의 인터뷰 결과는 매우 놀라웠다. 미시시피의 원격의료 네트워크는 생명을 구하고, 비용을 절감했으며, 경영난을 면치 못하던 외곽지역의 병원과 쇠락해 가던 공동체를 되살렸다. 원격의료 네트워크가 운영된 지 10년이 지난 지금, 환자 만족도와 파트너병원 행정담당자의 만족도는 각각 93.4% 87.5%로 매우 높은 편이다. 신규 비즈니스 모델에 따라 운영관행을 바꾼 아이오라 또한 환자 입원율이 40% 정도로 7년 전에 비해 35% 감소했고, 전체 의료서비스 비용은 15~20% 절감했으며, 환자들의 전반적 건강상태는 오히려 더욱 좋아졌다.

 

현직 의료서비스 제공자와 비즈니스 스타트업이 주도한 이 혁신 사례의 성공은 창의적 리더가 미국 의료시스템을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을 증명한다. 각각의 사례를 하나씩 살펴보자.

 

 UMMC의 혁신 사례는 원격 의료 시스템의 빠른 확장성을 증명했다.

  

현직 종사자에 의한 개혁: 미시시피 원격의료

 

1999년 미시시피의 일급병원은 잭슨에 있는 UMMC 한 곳뿐이었고, 99개의 급성질환병원 중 4분의 3가량이 변두리에 몰려 있었다. 이 병원들 다수는 공공거점병원critical access hospital으로서, 다른 병원에서 35마일 이상 떨어진 25병상 이하의 지역병원이 메디케어Medicare와 메디케이드Medicaid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주 정부가 지정한 기관이다. 급성질환병원에는 직원 중 의료전문인이 없었고 수술도 하지 않았으며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어서 분만실도 설치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법적으로 공공거점병원은 입원환자에게 매우 제한적인 급성질환 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런 병원은 응급상황에 필요한 진단용 영상기기도 부족했고, 산소호흡기가 있는 곳은 전무했다. 심각한 응급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UMMC로 이송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러 상황은 의료적 의미에서도 위험하고 비용도 매우 비쌌다.

 

당시 UMMC 응급실의 간호임상 디렉터인 크리스티 핸더슨Kristi Henderson이 보기에는 UMMC의 외상센터는 항상 만원인데도, 치료를 받으려 잭슨까지 먼 길을 온 외곽지역 환자들은 끝없이 밀려 들어오고 있었다. “이 상황을 좀 바꿀 수 없을까?” 핸더슨은 생각했다. UMMC에 몰려 있는 의료전문성을 원격 시스템을 통해 외곽지역 병원과도 공유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면 어떨까?

 

핸더슨은 연륜 있는 의료전문가였다. 정부에서 기금을 지원해 주고, 하향식 원격의료 시스템을 구축하길 기다리느니 한여름에 눈보라가 몰아치길 바라는 게 낫다는 걸 알고 있었다. 따라서 직접 잭슨 UMMC의 외상센터와 공공거점병원의 1차진료 의사와 간호사를 연결할 수 있는 파일럿 프로젝트 개발을 시작했다. 사실 공공거점병원의 직원이래야 의사와 간호사가 전부인 경우가 많았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거점병원 의료인들이 입원수속, 환자 안정, 간단한 처치, 실험실 테스트 의뢰, 심전도 검사, 기타 기본영상 촬영 등을 맡는다. 잭슨의 응급팀은 전용 TV스크린으로 환자 상태를 살피고, X선과 기타 영상을 판독하고, 문제를 진단하며, 현지 의료팀과 치료 계획을 세운다. 이후 후속치료는 잭슨 또는 네트워크를 통해 현지에서 받을 수 있게 한다는 것이 골자였다.

 

이렇게 탄생한 텔이머전시TelEmergency 네트워크는 첨단의료 절차를 다뤄본 경험이 있는 잭슨의허브(중심부)’에 희소한 전문성과 장비를 집중시키고, 지역병원은 일종의 관문이자 서비스포인트가 되어 간단한 처치를 할 수 있는스포크(바퀴살)’ 역할을 맡도록 했다. 원격의료 네트워크는 환자 이송을 줄여 비용을 절감하고, 그 대신 치료비가 UMMC의 절반 정도로 저렴한 현지 병원에서 더 많은 환자를 치료하도록 했다. 이 네트워크가 가동되면 재정이 불안정한 소규모 병원도 응급실 서비스와 수입원을 늘려 재무상태 개선이 가능하다고 보았다.

 

UMMC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 원격의료 시스템은 확장이 매우 쉬운 편이다. 핸더슨은 2003 3개의 지역병원 파트너십을 맺고 파일럿 프로젝트 가동을 시작했다. 10년이 지난 지금은 미시시피 전역의 14개 지역으로 확대되었다. 2008, UMMC는 응급진료 이외의 분야에 대해서도 원격진료 네트워크를 통한 서비스 제공을 시작했다. 현재 UMMC는 미시시피 전역의 병원, 의료센터, 학교, 교도소 등 200개 기관에 35종의 전문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UMMC 사례는 상향식 혁신이 효과를 거둔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핸더슨은 의료시스템 내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이어서 간호사나 다른 의료전문가들이 매일 맞닥뜨리는 문제들, 즉 사람 돈 기술 등과 관련된 어려움을 바닥부터 파악할 수 있는 사람이었고, 때문에 이 문제를 차근차근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었다. 또한 그녀는 우리가 연구대상으로 삼았던 혁신가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한 특징이 있었다. 그녀는 안된다는 대답을 체질적으로 싫어하는 사람이었다. 핸더슨이 문제를 해결한 방식을 보자.

 

 

크리스티 핸더슨
UMMC
전 원격의료장 및 혁신담당자. 핸더슨은 네트워크 시스템이
환자에게 더 혜택이란 점을 설명했다.
원격기술 덕분에 환자들이
집 근처에서 치료받을 수 있어 그동안 가족과 함께 지낼 수 있고
,
일하는 시간을 굳이 줄일 필요도 없으며, 여비도 절약하게 된다.

 

 

 

 

자원을 한곳에 모으라.핸더슨은 능숙한 임상간호사였고, 모든 의료종사자의 역량을 살릴 수 있는 협력적 의료 모델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하지만 그런 열정을 모두가 갖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핸더슨은 3년에 걸쳐 미시시피 주 의료, 간호, 제약 위원회에 원격의료 네트워크의 시험가동을 승낙해 달라고 설득하고 나서야 지역병원과 처음으로 원격의료 파트너십을 체결할 수 있었다. 미시시피 의료계는 원격의료의 품질, 기술의 안정성, 간호사들의 신규 스킬 습득력 및 원격의료로 인한 외곽지역 의료업의 경쟁력 저하 위험 등에 대해 우려를 표했고, 핸더슨은 그들의 의견을 들으면서도 자신의 계획을 설득했다.

 

현업에서 일하는 혁신가들은 기성 집단의 저항을 받게 마련이다. 핸더슨은 한 번에 하나씩 문제를 해결하고, 파일럿 병원과 시스템 론칭에 필요한 자원을 모았다. 핸더슨은 상사이자 UMMC 응급의료과 과장인 닥터 로버트 갈리Robert Galli, 응급의료팀의 기술전문가 그레그 홀Greg Hall 등 각 분야의 전문가와 함께 안정성이 있고 비용부담이 덜하면서도 사용이 쉬운 장비를 알아보고 확보했다. 그런 다음 행정담당직원을 설득해 UMMC 응급실과 가까운 공간을 원격의료 지휘실로 쓸 수 있도록 배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핸더슨과 동료들은 외곽지역 병원으로 직접 무거운 TV 콘솔과 장비를 가져가 마치연극을 하듯이시범을 보였다고 한다. 지역병원은 현지 통신사업자로부터 할인받을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해, 핸더슨은 T1라인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었다. T1라인은 통신연결 서비스로서 가장 안정적이지만 비용도 가장 비싸다. 이 원격의료 시스템이 원거리 의료에 적절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 핸더슨 팀은 위성전화를 통해 시스템을 르완다 키갈리Kigali에 있는 병원과 연결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핸더슨은 UMMC의 원격의료 네트워크가 성공하려면 조직문화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이 네트워크가 가동되면 특정 그룹의 직무가 다른 그룹으로 이동하면서, 힘의 균형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핸더슨은 종합 원격의료 커리큘럼도 개발해 UMMC의 의료진이 지역병원의 간호사들에게 필요한 스킬을 가르치고, 주변의 회의적인 시각도 거둘 수 있도록 했다. 이 훈련과정은 필기시험이 포함돼 있고, 이수 후 수료증을 받을 수 있게 되어 있어 회의론자들도 의심을 거두었고 허브병원 의료진과 스포크병원 의료진 사이에도 신뢰가 형성되었다.

 

핸더슨은 1999년부터 2002년까지 허들을 하나씩 넘었고 마침내 처음으로 고객이 생기는그린 라이트를 보게 되었다. 재정난을 겪던 세 개의 공공거점병원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네트워크 시스템에 첫 고객으로 가입한 것이다. “아마 선견지명도 뛰어났겠지만 상황이 어려우니 네트워크에 가입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라고 핸더슨은 말한다. 규제당국은 UMMC 네트워크에 강한 잣대를 들이댔고, 주기적으로 감사 및 조사를 실시했다. 게다가 미시시피 의료계는 환자와 의사 간 직접적인 접촉이 줄어드는 데 대해서 지속적으로 우려를 표하고 있었다. 그러나 핸더슨은 재빨리 대응해 네트워크 시스템이 환자에게 더 혜택이란 점을 설명했다. 원격기술 덕분에 환자들이 잭슨까지 올 필요가 없기 때문에 치료를 받는 동안 가족과 함께 지낼 수 있고, 일하는 시간을 굳이 줄일 필요도 없으며, 여비도 절약하게 되므로 사고나 질병으로 인해 가족이 겪어야 할 고통도 줄어든다는 것이다. 게다가 환자들이 현지 병원에 신뢰를 갖게 되고, 자주 병원을 찾게 될 것이란 점을 피력했다.

 

자금을 확보한다.상향식 혁신이 언제나 그렇듯, UMMC 원격의료 네트워크도 자금 문제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8년간 이 프로그램은 상근직 직원도 없었고, 병원에서 예산을 받지도 못했다. 프라이빗에쿼티 투자나 국립보건원 또는 국립과학재단의 기금도 없었다. 그 대신 핸더슨은 현지의 사립재단과 이름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농촌지역 복지를 위한 여러 연방 프로그램 등에서 480만 달러를 모금했다.

 

네트워크 인프라를 지원할 정도의 돈만 확보한 상태에서, 핸더슨은 더 큰 난관에 부딪쳤다. 원격의료 서비스 자체에도 자금 지원이 필요했던 것이다. 미시시피 주 법에 따르면 원격의료 자문에 대해서는 보험회사가 환급을 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었다. 핸더슨은 일종의 하이브리드 납부 시스템을 만들어 보험업자가 현지에서 제공한 지역병원의 서비스, 즉 의사 진료, 연구실 테스트 등에 대해서는 치료비를 내도록 했다. 지역병원이 UMMC에 매월 원격진료 진료시간에 대해최소 수수료를 지불해서 잭슨의 의료진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한 비용이 회수되도록 했다. 이런 식으로 허브와 스포크병원에서 모두 매출이 창출되었고, UMMC 입장에서는 무리한 리소스 사용으로 인한 압박을 덜 수 있었으며, 환자도 의료서비스 이용이 한결 편해졌다.

 

텔이머전시 네트워크가 성장하면서 잭슨으로 이송되지 않고 지역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퇴원하는 응급환자의 수도 점점 늘어났다. 이전이라면 집 근처 병원에 가지않고 UMMC로 바로 왔을 환자들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현지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UMMC는 다른 의료과목의 전문의도 이 네트워크에 투입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정신의학, 방사선학, 병리학 및 심장학 전문의를, 그 후에는 안과, 산부인과, 신생아학, 피부과, 폐 전문의 등을 추가 투입했다. 핸더슨은 주 의료라이선스 기록을 샅샅이 뒤져 이 분야의 전문의가 활동하는 지역을 확인했다. 전문의가 없는 곳에는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미 있는 곳에서는 지역 전문의가 고사되는 일이 없도록 그냥 두었다. 2011 UMMC는 공식적으로 원격의료센터를 개원해 기존의 텔이머전시 프로그램과 다른 최신 원격의료 서비스를 결합했다.

 

규모를 키운다.원격의료 프로그램을 키우기 위해 핸더슨은 직접 보험금 환급에 기반한 결제시스템 개선이 필요했다. 결제시스템 개선 전략을 실행하려 핸더슨은 미시시피 주도를 직접 방문했다. “모든 정책입안자들이 주목하고 있는 분야가 있어요. 교도소, 학교, 소규모 비즈니스 개발 등등. 그래서 이 사람들을 만나기 전에 조사를 좀 했죠. 그리고 직접 가서 원격의료 시스템을 사용하면 교도소, 교육시스템, 아님 그게 뭐든 더 좋아질 수 있다고 설득했어요. 원격의료는 사실 그 어떤 분야 건 혜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핸더슨은 상향식으로 일해 하향식 정책 변화를 이끌어냈다. 주 전체의 의료지형을 바꿔놓은 자신의 업적을 잘 이용한 것이다. 정책 변화에는 2년이 걸렸다. 2012년 미시시피 주는 공공 및 민간 보험회사가 원격의료를 내원환자 서비스와 동일하게 보장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보험금도 받을 수 있게 되고, 기술과 자원도 확보되자, 핸더슨의 네트워크는 초등학교 보건실, 고등학교 육상부 코치, 대학 정신의학 전문가, 교도소의 HIV클리닉으로 점차 확대되었다.

 아이오라가 이런 변화를 이끌 수 있었던 것은 균일할당비용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 환자마다 지정된 헬스코치, 맞춤형 IT시스템 세 가지 혁신이 결합해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냈기 때문이었다.

 

 

 

결과를 측정한다.네트워크가 실행된 곳에서는 모두 의료서비스가 좋아졌다. 그 예로 인구 3000, 당뇨환자율 13.2%(미국 내 최고)의 작은 마을 룰빌Ruleville의 경우를 한 번 들여다보자. 2014년 룰빌은 당뇨환자와 UMMC의 의료진을 직접 연결해 주는 파일럿 프로그램 대상으로 선정되었다. 매일 환자들이 혈당, 혈압, 몸무게를 무료로 받은 태블릿 컴퓨터에 입력하면 전문의가 진행상황을 원격으로 관찰했다. 수치가 너무 오르면, 당뇨훈련가나 간호사가 환자에게 연락해 정상치가 될 때까지 관리하게 된다.

 

전문의료진조차도 결과에 놀랐다. 프로그램 참가자 모두 몸무게가 줄었고 건강상태도 한결 양호해졌다. 이 프로그램은 A1C레벨(혈당제어 지수) 6개월간 평균 2% 낮췄는데 이 수치는 1년간 환자 75%에 대해 1%로 잡았던 원래 목표를 훨씬 웃돌았다. 또한 9건의 당뇨병성 망막증도 발견했는데, 이 프로그램이 아니었다면 치료받지 못하고 방치됐을 것이다. 투약지시 준수율도 96%로 매우 높았다. 재정적 결과도 매우 고무적이었다. 핸더슨은응급실로 오지 않도록 해서 도리어 비용을 절약했습니다. 주변지역에서 1년에 4~6번은 우리 병원 응급실에 와서 우리 자원을 쓰는데 사실 돈을 낼 여력은 없었습니다라고 말한다. 처음 6개월간 응급실 관련 환자들이 지불한 비용은 환자 1명당 3300달러로 추산되었다. 외부 연구에 따르면 미시시피 메디케이드 환자 중 관리가 안 되고 있는 당뇨환자의 20%가 이런 프로그램에 가입하면, 주 전체가 한 해에 18900만 달러를 절약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2015년 핸더슨은 미 상원위원회에 출석해 미시시피 모델의 전국 확대 방안에 대해 설명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2017년 미 보건자원서비스국은 UMMC를 미국 내 우수 원격의료센터 2개소 중 하나로 지정했다. 지금은 신앙기반 의료시설인 어센션Ascension의 환자서비스 및 치료혁신 담당 부사장을 맡고 있는 핸더슨은미시시피 모델은 확실히 미국 전역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네트워크가 기술만 있다고 가능한 건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해요. 사람과 프로세스가 있어야 합니다. 종사자 육성, 협력관계, 파트너십 모두 필요합니다.”

 

현업의 혁신가들을 위한 교훈. UMMC와 같은 기존 기관에서는 기관이 직면한 문제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해하고 있는 인트라프리너가 의료개혁으로 이르는 길을 닦았다. 우리는 현재 의료업에 종사 중인 전 세계 8개 기관에 대해 조사하면서 조직 내부의 게임 체인저들이 의료진 부족, 응급실 혼잡, 비효율적 시스템 등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지켜보았다. 조사한 모든 기관이 단호하고도 실용주의적인 리더들이 주도해 해결이 필요한 문제를 정리하고 설득력 있는 솔루션을 개발해 기존 시스템 내에서 체계적이고 전략적으로 실행하기 시작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이 리더들은 처음부터 새로 비싼 시설을 들이거나 하지 않고, 기존 기술과 역량을 새로운 프로그램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각 단계 실적 데이터를 모았는데, 이 데이터는 앞으로의 확장이나 주변 설득 등에 중요한 기반자료로 사용되었다. 무엇보다도 이 리더들의 공통점은 초기 본인들의 공간을 내 주어야 하는 동료들이나 나중에 반드시 지원을 받아야 하는 규제당국 등 조직 내외의 주요 관계자를 구별해내고 설득하며, 회의론자들을 무장해제시키는 탁월한 능력이 있었다.

 

이런 원칙이 아주 다른 경우에 적용되면 어떻게 될까? 어센션의 대반전을 보자. 2000년 어센션은 오래되고 재정적으로 불안정하며 지리멸렬한 여러 병원으로 구성된 집합체였다. 어센션은 혁신할 수도 실패할 수도 있었다. 따라서 CEO 안토니 테르시니Anthony Tersigni와 부사장 존 도일John Doyle은 어센션을 현대적이고, 효율적이며, 조직통합력도 뛰어난 네트워크로 탈바꿈시키는 과정에 착수했다. 그러나 테르시니와 도일은 어센션의 경영 정상화만을 바란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빈자와 약자를 돌본다는 어센션의 설립이념을 되살리고 싶었다. 이런 대변신을 지원할 자금과 자원을 확보하려면 운영 효율성을 크게 개선해야 했다.

 

우선 어센션에 소속된 개별 병원을 통합했다. 어센션에 필요한 상향식 혁신에는 이 작업이 우선되어야 했다. 또한 운영 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사들의 협조를 구했다. 예를 들어 일련의 실험적 품질개선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이는 각 병원, 소위알파사이트의 의사나 간호사가 환자 부상이나 사망을 예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개별 병원의 모범사례는 네트워크 내 모든 병원에 실시했다. 의사, 간호사 주도의 프로그램이 성공하면서 중앙집중형 구매나 비품 표준화 등 혁신을 위해 운영상의 변화를 확대할 때 관계자에 대한 설득도 가능했다. 시스템 전반에 걸친 통합으로 어센션은 공급망 비용에서만 총 매출의 5%에 달하는 10억 달러를 절감할 수 있었다. 그 덕분에 어센션 네트워크는 빈곤층이나 보험 적용이 부족한 환자들에게서는 돈을 받지 않을 수 있었다.

 


루시카 페르난도플레 
아이오라헬스 CEO

아이오라헬스는 설립 후 7년 동안 스스로 능력을 입증했다.
회원의 입원율은 40%
줄었고, 총 의료비용은 15~20%가 줄었다.

 

 스타트업의 혁신: 아이오라헬스

 루시카 페르난도플레Rushika Fernandopulle는 언제나 호기심이 충만한 학생이었다. 하버드의학대학원에서 그가 배운 내용 대부분은 교실이 아닌 도미니카, 아이티, 인도, 말레이시아 등 현장 견학에서 현실이 돼 나타났다. 1994년 졸업 무렵 페르난도플레는 미국 의료의 관행이 환자의 건강에 있어서는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믿게 되었다.

 

그에게는 세 가지 이슈가 있었다. 첫 번째로, 진료내역마다 수수료를 받는(fee-for-service) 시스템이 불필요한 테스트와 절차를 거치게 하는 주요 원인으로 보았다. 미 의료시스템의 고비용과 낭비는 주로 이런 테스트와 절차 때문으로, 불필요한 의료행위 비중은 미 전체 의료서비스의 25~40%에 이른다. 둘째로, 의료시스템이 우선순위를 거꾸로 잡고 있다고 생각했다. 1차진료는 비용이 많이 드는 2, 3차진료의 필요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절차인데, 전체 의료비용의 4~5%만을 차지하고 있다. 셋째, 의료에 사용되는 IT 플랫폼이 환자에 대한 서비스를 지원하기보다는 환자에 대한 비용청구만 지원한다.

 

이런 문제의 해결을 위해 페르난도플레는 와해적 잠재력을 지닌 비영리기구 르네상스헬스Renaissance Health를 설립했다. 2005 25만 달러의 엔젤펀딩을 받아 시작된 이 기구는 각 지역의헬스코치를 이용해 1차진료를 개선하는데 목표를 두었다. 외래환자들을 교육하고, 건강상태를 모니터하는 것이 헬스코치의 주 업무였다. 처음 페르난도플레는 뉴저지 애틀랜틱시티의 병원 및 자가보험에 가입한 카지노 직원들로 구성된 환자그룹과 제휴관계를 맺었다. 르네상스헬스는 하이브리드 결제시스템을 도입해 매월 고정으로진료 진행비와 특정 의료서비스 비용을 결합해서 납부할 수 있도록 했다.

 

일 년 후, 르네상스를 통해 진료가 꼭 필요한 환자가 응급실에 들른 비율은 통제그룹에 비해 40%가 낮았으며, 의료 절차를 거친 환자 비율은 25%가 낮았다. 하지만 나쁜 소식도 있었다. 파트너병원의 주요 직원들이 헬스코치의 역할을 불편하게 여기고 있었다. 헬스코치가 정식으로 의료 관련 교육을 받지 않았다는 점을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파트너병원의 응급실이나 전문의료진의 수입 감소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페르난도플레는 병원의 비영리파트너로서 르네상스가 약간의 조처만 취해도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믿었다. 예를 들면, 그는 이 프로그램을 지원할 IT 플랫폼을 만들고 싶었지만 비용이 너무 비쌌고, 파트너병원의 IT 시스템을 약간 고쳐 사용하기로 했다. 이런 경험을 통해 페르난도플레는 상향식 스타트업 대부분이 성공을 위해 배워야 할 교훈이자 우리 연구의 요지, 즉 백지에서 시작하는 것이 최고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페르난도플레는 제대로 비즈니스 모델을 세우고 확장하려면 민간 자본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2010년 그는 영리기구인 아이오라헬스를 설립해, 벤처캐피털로부터 600만 달러를 모금했다. 이 회사는 네 개의 사무실을 열었는데, 각 사무실은 자가보험이 있는 기업 또는 노동조합의 복지혜택 관리자를 보험파트너로 삼았다. 페르난도플레는 그의 비즈니스 모델이 다른 지역으로도 확대될 수 있는지를 처음부터 확인하고 싶어했고, 그래서 미국 각지에서 환자 구성이 다른 파트너를 선택했다. 아이오라가 선택한 지역은 뉴햄프셔 하노버(다트머스대), 라스베이거스(컬리너리헬스펀드Culinary Health Fund), 브루클린(프리랜서 조합), 매사추세츠 도체스터(뉴잉글랜드 목수조합 펀드) 등이 파트너였다.

 

이번에는 임시방편형 솔루션만 느긋하게 준비하지는 않았다. 이번에는 수수료, 공동보험료, 환자부담금 등이 필요없는 1차진료 전용 균일할당(환자 수에 기반해 의료비를 지급) 결제시스템을 제대로 개발했다. 그 대신 아이오라는 보험회사에 이전에 1차진료에 쓰던 금액의 두 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각 회원에 대한 수수료로 매월 일정하게 청구했다. 페르난도플레는 의사 1인당 네 명의 헬스코치를 고용해 의사 급여의 5분의 1, 간호사 급여의 반 정도를 지불했다. 그는 스타트업 자금에서 큰 부분을 자체 IT시스템 개발에 썼고, 이런 IT 개발비용 지출에 대해 전혀 망설이지 않았다.

 

환자 중심.아이오라의 목표는 의료서비스의 제공이 아니라 환자 스스로 의료에 대해 통제권을 갖도록 하는 것이었다. 페르난도플레는우리 진짜 목표는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이었어요라고 말한다. 아이오라가 이런 변화를 이끌 수 있었던 것은 균일할당비용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 환자마다 지정된 헬스코치, 맞춤형 IT시스템 세 가지 혁신이 결합해 선순환을 이뤄냈기 때문이었다. 균일할당제는 특정 의료서비스에 대해 환자가 비용청구를 걱정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의사에게 직접 찾아가서 상담해야 하는 경우도 전화, 이메일, 스카이프 등의 기술을 통해 해결할 수 있고, 또 반드시 의사에게 진료받을 필요도 없어졌다. 그 덕분에 헬스코치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커졌고, 헬스코치들은 IT 플랫폼의 도움으로 환자들과 보다 자주 접촉할 수 있게 되었다. 이 플랫폼은 환자 데이터를 트래킹해 의사, 헬스코치, 환자 모두에게 공개하며, 단순히 진료내용별 수수료 청구를 지원하는 정도가 아니라 환자의 건강상태 증진 자체가 목표인 시스템이었다.

 

아이오라만이 헬스코치 제도를 이용한 기관은 아니었다. 오마다헬스Omada Health나 다른 기관도 헬스코치 제도를 이용했지만 채용과정이 달랐다. 후자가 의료계 경력 등을 기준으로 코치를 뽑았던 반면, 아이오라는 공감, 연민, 사교성 등의 자질을 보고 코치를 뽑아서 필요한 의료 스킬을 훈련받도록 했다.

 

아이오라의 헬스코치는 각 환자의 건강상태를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문제가 생길 때에도 적극 개입하며, 특히 환자가 의사 지시를 잘 따르지 않아 비용소모가 커지는 만성질환자들을 주로 담당했다. 헬스코치가 하는 일은 바이털사인 체크나 혈액 채취 등 의사, 간호사의 업무와 같은 부분도 있었지만, 전혀 다른 부분도 있었다. 금연클리닉도 운영했고, 당뇨환자와 식료품점에 가서 식품 쇼핑을 돕기도 했다. 줌바 교실을 열기도 하고, 친구이자 치어리더가 되기도 했다. 환자들이 혈압이나 인슐린 수치를 스스로 체크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역할도 맡았다. 의사에게서 헬스코치로, 헬스코치에게서 환자로 역할이 이동하면서 비용 절감의 효과를 불러왔다. 무엇보다도 헬스코치들은 여러가지 면에서 의사들보다 더 나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했고, 자신의 일을 좋아했다. 하지만 진짜로 게임 체인저의 역할을 한 것은 균일할당제였다. 전통적인 진료행위별 수수료 시스템에서는 의료제공자가 많은 환자를 받아서 여러 의료서비스를 받도록 해야 돈을 벌 수 있었다. 균일할당 시스템은 달랐다. 아이오라는 환자가 건강하고, 그래서 더 적은 검사와 서비스를 받을수록 돈을 버는 구조다. 아이오라는 지금까지의 비즈니스 모델과는 달리, 가치, 관계, 환자의 건강, 장기적 운영에 주안점을 두었다. 하지만 페르난도플레가 실현한 르네상스의 하이브리드 결제시스템은 내부 조직 갈등을 일으켰다. 이 시스템으로는 크게 벌거나 아예 다 잃을 수밖에 없었다. 아이오라의 균일할당 모델은 서류작업을 줄여 행정비를 절감할 수 있고, 고정비 수입을 최대 활용한 다른 비용절감 방안의 이용을 촉진하는 모델이었다. 예를 들어 아이오라클리닉은 테스트나 혈액 채취 등의 작업을 자체적으로 해결했고, 이는 외부에 의뢰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고 빨랐다. 하지만 큰 폭의 비용절감을 예상했던 부분은 1차진료에 대한 유례없는 집중적 투자였다. 환자가 건강상태를 유지하게 되면서 의료진이나 병원 진료에 들어가는 비용이 줄어들 것이라 예상했다. 페르난도플레는 특히 만성질환자들과 관련해서는 첫 해부터 수익이 있을 것이라 예상했고, 건강상태가 좀 더 양호한 환자들로 인해 수익이 발생하려면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았다. 어쨌거나 그는 그가 파트너그룹에 초음파, 신장투석 등의 진료비용이 줄어들 줄수록 균일할당 모델에 대한 설득력이 더 커질 것이라 믿었다.

 

비용 통제.아이오라는 필요한 경우에는 환자에게 전문의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그런 경우에도 전문의들과 1차진료 컨설턴트 계약을 체결해 비용을 절약했다. 심장전문의, 신장전문의, 기타 전문의들을 긱 이코노미gig economy에 초대한 것이다. 페르난도플레는 일류 병원의 내분비학과 과장에게 내분비질환 환자 중 전화나 이메일을 통해 약간의 전문적 조언만으로 관리될 수 있는 환자의 비율이 어느 정도인지 문의했고, 그 답은 놀랍게도 80%였다. 신경학, 류머티즘, 피부과, 신장학 등 10가지 전문분야의 인터넷 상담에 대해 1차의료 제공자(주치의) PCP(Primary Care Provider)가 연구한 바에 따르면 주치의들이 인터넷을 통해 진료할 수 있는 환자 비중이 60%에 달했다. 아이오라헬스는 설립 후 7년 동안 스스로 능력을 입증했다. 회원의 입원율은 40%가 줄었고, 총 의료비용은 15~20%가 줄었다. 아이오라가 1차진료에 쓰는 비용 회수에 필요한 4~5%를 훨씬 웃도는 수치였다. 환자 유지율은 98%, 순추천 고객지수는 90점대였다. 혈압환자 중 혈압을 제대로 관리하는 환자의 평균 비율은 60%이나, 아이오라에서는 90%에 달했다. 직원 이탈률은 2.5%, 평균치와는 비교할 수도 없는 정도였다. 아이오라는 회원 환자의 수를 1년에 50% 이상씩 늘렸으며, 메디케어 어드밴티지Medicare Advantage플랜과 계약을 통해 주로 고령환자를 유치했다. 아이오라는 현재 8개 도시에 24개소가 운영 중이며, 400명 이상이 근무 중이다. 벤처캐피털로 12500만 달러의 기금을 모았으며, 그중에는 라이스대의 기부기금, 싱가포르 테마섹Temasek등의 장기 투자도 있다

 

 아이오라는 환자가 건강하고, 그래서 더 적은 검사와 서비스를 받을수록 돈을 버는 구조다.

 

스타트업 혁신가들이 눈 여겨 볼 만한 사례다. 아이오라뿐 아니라 우리가 연구한 다른 10여 개 스타트업 중 절반은 성공을 거두었다. 이들은 비싼 비용, 고르지 않은 품질, 서비스 이용기회 제한 등 미국 의료시스템의 문제를 혁신가들이 해결할 때 기준으로 삼아야 할 원칙을 세웠다. 페르난도플레 및 다른 선구자들은 처음부터 새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백지 전략clean slate approach을 구사했다. 처음부터 목표를 높게 잡고, 영리 목적의 벤처를 설립해 시작하는 방식을 택했다. 설립하자마자 벤처캐피털이나 프라이빗에쿼티를 이용해 비즈니스 모델을 확대할 방안을 궁리했다. 기술 등에 대규모 전략투자도 망설이지 않았다. 아이오라가 맞춤형 IT시스템을 개발한 것이 좋은 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가장 적합한 결제시스템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했고, 균일할당제와 묶음수가(bundled payments)와 같은 리스크 공유형 대안 등도 고려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우리는 아이오라 같은 스타트업을 여럿 목격했다. 일례로 케어모어CareMore는 포괄치료사extensivist라 불리는 헬스코치를 기용해 주로 노인환자에게 균일할당제 기반의 1차진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우리가 연구한 다른 와해적 스타트업 조직들은 좀 달랐다. 인도의 나라야나헬스의 설립자 데비 셰티Devi Shetty 박사가 2014년 설립한 영리병원 헬스시티 케이먼 아일랜드Health City Cayman Islands를 보자. 인도에서 구축한 혁신적 사례를 미국 환자들에게도 적용하고자, 헬스시티는 미국과 가깝지만 미국의 규제로부터 자유로운 지역에 문을 열었다. 이런 전략은 위치 선정, 처음부터 새로 조직을 세울 것인가 아니면 인수할 것인가, 누구와 파트너를 맺을 것인가(어센션과 파트너), 결제는 어떻게 할 것인가(묶음수가), 미국시장을 어떻게 뚫을 것인가 등에 대해 혁신적인, 때로는 급진적인 판단이 필요하다. 헬스시티는 심장학 및 정형외과 진료를 위한 104병상의 소박한 시설로 시작했지만, 대형 영리시설로 확대할 계획이며, 향후 10~15년간 20억 달러의 투자를 받을 계획이다. 헬스시티의 공정한 묶음수가는 미국보다 60~75% 저렴해서, 기존 미국 병원으로부터 환자를 유치하겠다는 와해적 전략에 부응하고 있다.

 

:이런 혁신 의료기업들은 의료의 질을 높이고, 비용은 낮추고, 서비스 이용도를 높일 수 있는 역량을 증명해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길 기대한다.

 

혁신의 토대를 찾다

 

크리스티 핸더슨과 루시카 페르난도플레가 의료 혁신에 접근한 방식은 다르지만, 둘 다 문제를 기회로 보고 미국 의료시스템을 바닥부터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다. 벽에서 느슨한 벽돌을 빼내 혁신이 발을 디딜 수 있도록 했다. 예컨대 UMMC 팀은 원격의료 솔루션을 사용할 수 있지만 재정이 어려웠던 외곽지역 병원 세 곳을 찾아냈고, 아이오라는 비용절감이 절실한 자체보험 가입회사들을 1차진료 실험의 타깃으로 삼았다.

 

우리가 연구한 핸더슨, 페르난도플레 등의 혁신가는 의료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바닥에서 찾을 수 있고, 회의론자들의 저항을 극복할 수 있을 정도로 독창적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우리는 이런 모델을 도입하고, 새로운 모델을 세우는 의료조직이 많아지기를 고대한다. 이런 혁신 의료기업들은 의료의 질을 높이고, 비용은 낮추고, 서비스 이용도를 높일 수 있는 역량을 증명해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길 기대한다. 투자자들도 이런 기업의 잠재적 가치를 제대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페르난도플레가 지적했듯, 아이오라와 비슷한 혁신 의료기업이 매년 미국에서 낭비되는 의료비용 3500만 달러의 20%만 낮춘다면 엄청난 금액이 된다. 아이오라처럼 1차진료에 초점을 맞춘 기업이 2020년 메디케어 어드밴티지 플랜의 대상이 되는 5500만 노인의 3분의 1만 커버할 수 있다면, 미국 전체가 2차와 3차진료 비용에서 300~400억 달러를 아낄 수 있다. 이렇게 창출한 금액 중 20%만 이 기업들이 가져가도 시가총액은 1000억 달러 이상이며, 주가수익률은 15배 정도가 된다.

 

이런 수치는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강력한 동기 부여가 된다. 혁신적 의료기업들을 자극해 수준 있는 서비스를 확대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환자들이 건강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출발점이 어디인지를 다른 데서 찾을 필요는 없다. 지금 거기서 출발하라.

 

  

 

비제이 고빈다라잔(Vijay Govindarajan)은 다트머스대 터크경영대학원 석학교수다.

 

라비 라마무르티(Ravi Ramamurti)는 노스이스턴대 다모르매킴경영대학원에서 신흥시장센터 디렉터를 맞고 있으며, 국제경영학 석학교수다.

 

둘은 <  Reverse Innovation in Health Care: How to Make Value-Based Delivery Work (Harvard Business Review Press, 2018)  >의 공동 저자다.

 

 

 

 

 

번역: 송채영 / 에디팅: 이미영

 

  • 아티클 다운로드
    (PDF)
    5,000원

    담기바로구매

  • 2018년 7-8월호
    25,000원
    22,500원

    구매하기

  • 디지털서비스
    1년 150,000원

    디지털서비스란

    신청하기

혁신 다른 아티클

무료 열람 가능 아티클 수 0/1 회원가입 | 서비스상품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