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9-10월(합본호)

한 세기 전통의 비즈니스 모델을 바꾼 유나이티드웨이 CEO
브라이언 갤러거(Brian Gallagher)

How I Did It

한 세기 전통의 비즈니스 모델을 바꾼 유나이티드웨이United Way CEO

브라이언 갤러거Brian Gallagher

 

 

NGO의 리더로서 내 주요 업무 중 하나는 기부금을 요청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 일을 좋아한다. 기부금 요청은 생각만큼 어렵지 않다. 내가 관찰한 바로는, 기업이든 정부든 비영리단체든 간에 효율적인 리더들은 목적, 미션 그리고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든다는 가치에 기반해 행동한다. 바로 이런 관점을 갖고 기부자에게 접근한다면, 단지 당신의 미션과 목적에 대해 그 사람과 대화를 나눈 후 동참해 달라고 얘기하는 것일 뿐이다. 0이 몇 개 붙어있든지 신경 쓰지 말고 그냥 필요한 금액을 부르면 된다. 내가 개인에게 기부를 요청하며 부른 가장 높은 금액은 25000만 달러였다. 그 사람은 바로 거절했다. 하지만 그의 유언장에는 우리에게 고액을 남기라고 돼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이런 식의 큰 액수 기부를 요청하는 데 있어서 가장 놀라운 점은, 우리 유나이티드웨이가 고액 기부자들과 직접적으로 관계를 맺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실 대부분의 경우 기부자의 이름도 모른다.

 

우리 조직의 역사는 1880년대 콜로라도에서 시작됐다. 산업화가 한창이던 시대, 사람들은 농촌에서 도시로 향했다. 작은 마을에는 공동체의식이 있어 경제적 안전망이 돼줬다. 마을 주민들이 서로를 잘 알기 때문에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도왔다. 반면 대도시는 공동체의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도시로 이주한다는 것은 자연스레 사회적 안전망도 사라짐을 의미했다. 그래서 각 지역의 재계 리더들은 불우한 이웃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했고, 직원들에게서 모은 기부금을 지역 자선단체에 기부했다. 1950년대 전미자동차노동조합United Auto Workers은 대형 자동차회사의 직원들이 봉급의 일정 금액을 기부하는 방식의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후 수십 년간 대부분의 기부는 이렇게 급여에서 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당시 각 지역의 기부 프로그램은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다. 자비의 십자군Crusade of Mercy, 유나이티드 펀드, 커뮤니티 체스트 등이다. 1970, 이런 프로그램들을 체계적으로 정립하고 브랜드화하기 위해 유나이티드웨이가 설립됐다.

 

 

직접적인 관계 맺기

나는 1981년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노스캐롤라이나 주 윈스턴-살렘 시에 소재한 유나이티드웨이에 관리직 수습사원으로 입사했다. 그 당시 기업에서 모은 기부금은 커다란 봉투에 담겨 도착했다. 그 봉투에는 현금, 개인수표, 직원 1200명의 급여공제 기부동의서 등이 담겨 있었다. 매주 적지 않은 금액이 모였다. 기업들은 사생활보호 차원에서 개인 기부자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우리는 기업과 함께 일하는 B2B 모델이었지만, 수년 전부터 이를 B2B2C 방식으로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 개인 기부자들과도 더 직접적으로 관계를 맺으려고 하는 것이다. 급여공제 기부는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우리는 테크놀로지 기반의 관계 플랫폼으로 전환하려고 노력 중이다. 이 새로운 모델은 기부자와의 관계를 돈독하게 하고, 그들이 우리의 미션에 깊이 관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런 전환의 움직임은 1990년대 초부터 있었다. 1995년 오랜 기간 대표직을 맡았던 CEO가 사기와 음모 혐의로 연방교도소에 수감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그래서 이후 10년간은 지배구조와 운영방식을 바꾸고, 윤리강령을 새로 작성하고, 브랜드 관리를 강화하는 노력을 하며 보내야 했다. 그 와중에 우리의 기부 모델을 변화시키는 움직임이 있었다. 고액 기부가 가능한 개인 기부자를 찾기 시작한 것이다. 1990년대에는 급여공제가 기부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컸다. 그 이후로는 개인 기부자들의 비중이 점차 늘어났다. 현재까지 25000명 이상의 기부자가 1만 달러 이상을 유나이티드웨이에 기부했다. 600명 이상이 100만 달러 이상 기부했고, 35명이 1000만 달러 이상을 기부했다.

 

개인 기부자의 직접기부 방식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함에 따라, 파트너사 내부 직원들을 만나려는 노력이 강화됐다. 1990년대 중반 나는 애틀랜타 지사의 모금 및 마케팅 지사장을 맡고 있었다. 우리는 파트너사인 코카콜라, 홈디포, 조지아퍼시픽의 직원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급여공제 형태로 기부하고 있던 이들의 희망사항과 관심사항을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애틀랜타에서 가장 중요한 사회적 이슈는 무엇인가?”라는 질문도 있었다. 이에 대해 186000개의 응답을 받았고, 그 순위를 매겨 모든 응답자에게 공개했다. 이는 단순한 소통방식이었고 여전히 기부자의 개인정보는 수집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부액과 자원봉사 참여도, 여론 등 우리가 측정하는 모든 지표가 개선됐다. 더 성공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을 더 끌어들여야 한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명분 없이 기부하기 원하는 사람은 없었다. 사람들은 명확한 전략을 가진 단체를 통해 기부를 하고, 그 전략의 옹호자가 되고 싶어 했다. 자신이 낸 기부금이 어떤 용도로 쓰이는지도 알고 싶어 했다.

 

디지털로 전환하기

2002년 나는 유나이티드웨이 아메리카의 CEO가 됐고, 몇 년 후 유나이티드웨이 인터내셔널과의 합병을 이끌었다. 그때 즈음, 유나이티드웨이는 지역 자선단체들의 연합 형태에서 프랜차이즈 형태로 바뀌었다. 지역 지부에서 기부금을 모으고 글로벌 조직이 그 돈의 일부를 받는 것이다. 우리는 브랜드를 홍보하고, 인프라를 구축해 프랜차이즈에 제공하고, 전략 구상을 돕는다. 지난 10여 년간 이 전략의 핵심 중 하나는 디지털로의 전환이었다.

 

그리고 6년 전 디지털 전략이 중요한 전환기를 맞게 됐다. 나는 세일즈포스Salesforce CEO인 마크 베니오Marc Benio와 함께 다보스포럼에 패널로 참여했다. 우리는 자선단체들이 어떻게 고객과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높일 수 있을지에 대해 논의했다. 그는 스타벅스를 예로 들었고 그 얘기가 내 귀에 쏙 박혔다. 하워드 슐츠Howard Schultz 8년간의 공백기를 가진 후 2008년 스타벅스 CEO로 복귀했다. 스타벅스는 고객과의 관계가 약화된 상태였고 슐츠는 이를 개선하고 싶었다. 첫 단계로 그는 앱을 만들어 고객들에게 스타벅스가 개선해야 할 사항들에 대해 물었다. 스타벅스는 상위10개의 응답을 추려서 고객 투표에 부쳤다. 그리고 1등부터 5등까지 선정된 개선 아이디어를 모두 실행에 옮겼다. 이런 과정은 고객들의 참여를 유도함으로써 비즈니스의 턴어라운드를 이끌어냈고 매출 성장에도 큰 도움이 됐다. 나는 이 일화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고객의 참여를 높이려면 돈을 무조건 요구하기보다 그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디지털 기술은 그런 활동을 대규모로 할 수 있게 해 주는 최선의 방법이다.

 

2015년 우리는 디지털서비스 운영 본부를 갖췄다. 11개의 유나이티드웨이 지사와 협력했고, 기부자들이 재미있고 인터랙티브한 온라인 프로필을 만들 수 있게 하는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이는 기부자들이 좋아할 만한 기사, 기부활동 및 각종 이벤트 참여 기회 등의 콘텐츠를 큐레이션 하는 데 도움이 됐다. 100만 명 이상의 데이터베이스를 만들 수 있었다. 이들의 총 기부액은 5억 달러 이상이다.

 

그 이후 기부자들의 행동을 측정하기 시작했다. 온라인으로 유나이티드웨이와 관계를 유지했던 기부자들은 20년 전 종이설문지 조사에 참여했던 사람들처럼 매년 더 많이, 그리고 더 연속적으로 기부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온라인 활동에 참여했던 지역의 기관들이 연평균 기부금을 6.5% 증가시키고 있다는 것도 알아냈다. 우리는 또 디지털광고를 통해 7만 명 이상의 신입회원을 성공적으로 모집하게 됐다. 온라인 활동으로의 전환은 비용을 낮추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지역 유나이티드웨이 지사는 마케팅비용이 평균 100만 달러 이상 감소했다.

 

 

세일즈포스와 협업하기

2017년 나는 다보스에서 세일즈포스의 마크 베니오를 다시 만났다. 우리는 유나이티드웨이와 같은 기관이 기부자들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데 디지털 툴이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해 얘기했다. 세일즈포스가 만드는 고객관계관리(CRM) 소프트웨어는 개인들간의 관계정보를 수집해 서로 더 긴밀히 소통할 수 있게 돕는다. 이 회사의 전문성은 내가 가진 문제와 연관이 있었다. 마크 역시 세일즈포스가 이미 유나이티드웨이가 하고 싶은 일의 많은 부분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처음에 두 회사의 관계를 갑을 관계로 봤다. 유나이티드웨이가 세일즈포스의 서비스에 지불하는 방식을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곧 이것이 파트너십 관계가 되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세일즈포스와 함께, 우리는 여러 비영리단체들이 두루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기로 했다. 유나이티드웨이는 테크놀로지 비즈니스에는 관여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파트너가 필요했다. 세일즈포스가 가장 적합했다. 유나이티드웨이의 파트너기업 다수가 이미 세일즈포스의 소프트웨어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고 또 사용하고 있었다. 2017년 말까지 앤호이저-부시Anheuser-Busch등 여러 회사들과 이 시스템의 시험 사용에 대한 계약을 맺었다.

 

이 시스템은 다음과 같이 운영된다. 기부자가 로그인을 하면 개인별 홈페이지, 프로필 그리고 사진이 화면에 뜬다. 지금까지 기부한 내역과 자원봉사 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또 기부자의 소속 기업이나 유나이티드웨이가 선택한 콘텐츠를 보여준다. 이 플랫폼은 세일즈포스의아인슈타인인공지능 기능을 사용하므로 쓰면 쓸수록 추천기능이 더 똑똑해진다. 당신이 유방암, 조기교육 그리고 저소득층 가정에 대한 관심을 보인다고 판단하면 그와 관련된 콘텐츠, 정책뉴스 그리고 자원봉사 기회를 강조해 보여주는 식이다. 세일즈포스와 같은 회사와 일하는 장점 중 다른 하나는 그들에게 3개월마다 플랫폼을 업데이트할 수 있는 리소스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능은 계속 개선된다. , 사용자가 한 직장에서 첫 프로필을 작성한 후 이직하거나 개인사업을 시작한다 하더라도 프로필이 유지한다. 이직이 점차 잦아지는 현재의 경제 환경에서 이는 중요한 장점이다.

 

우리의 새로운 접근방식은 몇 가지 리스크도 있다. 하나는 기부자가 특정 목적을 위해 기부금을 책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기부를 받아 각 지역의 관련단체에 나누어주는 방식으로 자금을 운영했다. 따라서 현재의 시스템하에서 예전보다 더 많은 기부금을 모을 수 있다고 해도 그 돈을 어떻게 쓰는지에 대해서는 우리가 갖고 있는 권한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과거에도 기부자들이 우리를 거치지 않고 원하는 단체에 직접 기부하게 될 리스크는 항상 존재했다. CEO가 된 이후 나는 기금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변화를 꾀하는 것이 나의 목표라고 말해 왔다. 이를 위해서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고,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정책을 사람들에게 교육시켜야 한다. 각종 데이터는 우리가 성공을 거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 수년간 우리는 지역사회 모든 사람들의 보건, 교육, 그리고 재정적 안정을 돕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 이런 우리의 노력이 실질적 변화를 가져왔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아주 많다.

 

또 다른 리스크는 130년의 역사를 가진 조직이 쉽게 빠질 수 있는 타성이다. 유나이티드웨이의 지역 지사들이 디지털 시스템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성공적인 사례를 빨리 보여주어야 한다. 이 시스템을 사용하는 지역 지사의 수가 늘어나고 또 그들이 성공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면 더 많은 곳들이 참여할 것이다. 이것이 프랜차이즈 시스템이 가진 장점 중 하나다. 누군가가 성공하면, 다른 누군가는 그 뒤를 따른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시스템의 단점도 있다. 어떤 큰 변화를 추구할 때, 세부조직들이 너무 빨리 포기해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모멘텀을 구축하고 유지하기 위해서 신중을 기해야 한다.

 

다른 방식 벤치마킹하기

2018년에도 이 프로그램은 파일럿 테스트 중이다. 결과 또한 매우 좋다. 사람들이 유나이티드웨이에 기부하는 것을 중단하는 이유는 자발적인 결정 때문만은 아니다. 대체로 기부자들이 회사를 옮겼거나 우리가 지속적으로 연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행히 디지털 전략으로 이러한 상황을 막을 수 있다. 이탈률을 줄이고 휴면 기부자를 다시 찾아 연락할 수 있다.

 

우리는 다른 NGO의 방식을 벤치마킹하기도 했다. 그린피스와 AARP가 좋은 예다. 그린피스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세계무역기구 행사장에서 시위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이제는소비자 직접 옹호 모델direct-to-consumer advocacy model로 발전했고, 개인이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주고 있다. 우리도 이런 방식을 일부 도입했다. 또 우리는 AARP의 발전 과정[1]에도 찬사를 보내고 있다. AARP는 회원들에게 진정한 가치를 만들어주는 상업적 관계를 구축하는 방식으로 운영모델을 바꿔왔다. 이는 AARP 회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책이슈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자금을 모으게 해 준다. AARP우리 멤버들을 위해 무얼 할 수 있을까?’라고 묻는 순수 서비스 정신에서 이젠 상업적인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한 모델로 발전했다.

 

글로벌 경제는 변화 중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떠나 해외로 나가고 있고, 이민이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인다. 유나이티드웨이의 확장을 주도했던 베이비부머 세대는 은퇴를 준비 중이고 밀레니얼 세대는 직장과의 관계가 이전 세대와는 다르다. 한편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들을 붕괴시키고 있다.

 

이런 변화에 따라, 사람들을 모으고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데에도 새로운 방식을 모색해야 한다. 천재적인 지능이 필요한 일은 아니다. 과거 종이설문지 조사의 21세기 버전이라고 보면 된다. 사람들의 관심사항에 주목하고, 참여를 독려하고, 관심 가질 만한 정보를 공유한다. 그런 다음 기부를 요청한다. 그러면 아마도 그들은 기부할 것이다.

 

번역 오유리 에디팅 조진서

 

[1]원래는 ‘American Association of Retired Persons’라는 이름으로 은퇴자들을 돕는다는 명분을 가진 단체였으나, 1999년에 공식 명칭을 AARP로 바꾸고 회원 가입 자격도은퇴자에서 50세 이상의 시민으로 넓혔다. 회원들의 자선활동을 도울 뿐 아니라 어떤 로비단체에 기부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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