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3-4월호

전략에도 창의성이 필요하다
애덤 브란덴버거

전략에도

창의성이 필요하다

분석적 프레임워크만으로는 비즈니스를

재창조할 수 없다.

 

애덤 브란덴버거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

 

 

 

 

Idea in Brief

 

문제점   

경영전략 분야는 정밀한 분석에 과도하게 집중한 나머지 창의성에는 충분한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중요한 이유  

분석도구는 전략가가 당장 사용할 수 있는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개발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혁신적인 전략을 발견하는 용도로는 충분치 않다. 

 

실제 적용 

현명한 전략가는 대조, 조합, 제약, 맥락이라는 네 가지 창의력 증진 도구를 사용해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영대학원 학생들이 전략 수업을 들을 때 곧잘 답답해 한다는 사실을 나는 알게 됐다. 자신들이 배우고 싶어하는 것과 실제 배우는 것이 다르기 때문이다. 필자를 비롯해 비즈니스 전략 교수들은 일반적으로 학생들에게 정밀한 분석도구를 소개하며 전략 문제에 관해 고민해 보도록 가르친다. 가령, 산업의 경쟁 환경을 이해하기 위해 5가지 경쟁요인five forces을 진단하고, 가치망value net을 도출하며, 경쟁 포지션을 그래프로 나타내도록 한다. 학생들은 도구의 중요성을 알고 있으므로 활용법을 충실히 학습한다. 그러나 이런 분석도구들이 기존 비즈니스 맥락을 이해하는 데는 더 적합할지 몰라도, 획기적인 대안을 탐색하는 용도로는 부족하다는 점을 이내 깨닫는다. 판도를 바꾸는 전략은 번뜩이는 직관, 다양한 사고방식의 연결, 파격적인 시도 등 창의적 사고를 통해 탄생한다.

 

학생들의 이런 생각은 결코 틀린 게 아니다. 분명 맞다. 그렇다고 해서 오랜 시간에 걸쳐 개발한 수많은 뛰어난 분석도구를 버려야 한다고 주장하고자 하는 건 아니다. 경쟁 환경을 이해하고 기업이 어떻게 자원과 역량을 최적 배분할지 진단하기 위해선 분석도구가 항상 필요하다. 다만 전략 연구를 업으로 삼고 있는 필자 같은 사람들은 그런 도구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기존의 사고방식을 깨뜨리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음을 인정해야 한다. 학생 그리고 경영자에게 획기적인 전략을 도출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치고 싶다면, 창의성을 촉진하도록 설계한 분석도구를 제공해야 한다.

 

그런 분석도구는 종종 현업에서 필요한 형태, 현업에서 활용하기 쉬운 형태로 이미 여러 개 존재한다. 조반니 가베티Giovanni Gavetti와 얀 리프킨Jan Rivkin HBR 2005 4월호에 기고한 ‘How Strategists Really Think: Tapping the Power of Analogy’에서 연상적 사고analogies를 활용해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구상한 사례를 설득력 있게 소개했다. 찰스 두히그Charles Duhigg는 저서 < 1등의 습관 >에서 신중하게 선택한 창조적인교란을 작업과정에 도입함으로써 참신한 사고를 자극할 수 있다고 말한다. 문영미는 HBR 2005 5월호에 기고한 ‘Break Free from the Product Life Cycle’에서 기능을 늘리기보다 오히려 과감히 제한함으로써 제품을 새롭게 정의하라고 제안한다.

 

이런 접근법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당장 사용할 수 있는 분석도구로 얻을 수 있는 통찰을 넘어 전략을 멀리 떨어진 영역까지 끌고 가는 것이 목표라는 점이다. 학술용어로 표현하자면인지적 거리가 먼 영역을 지향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산업이나 비즈니스모델의 구조보다 인간이 사고하는 과정으로부터 더 많은 영감을 얻었다. 이런 이유로 전략가들은 창조적인 도약을 통해 기존 전략을 넘어 완전히 새로운 사업방식을 개발하는 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영감이 떠오를 때까지 마냥 기다린다고 답이 튀어나오는 건 아니다.

 

필자는 이 글에서 획기적인 전략을 수립하는 다음 네 가지 접근방식을 살펴볼 것이다.

 

1) 대조Contrast전략가는 어떤 기업이나 산업의 현 상태를 떠받치고 있는 가정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이에 도전해야 한다. 이는 비즈니스를 쇄신할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이고도 강력한 방법이다.

 

2) 조합Combination스티브 잡스는 창의성이 서로 다른 것을연결하는 것일 뿐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똑똑한 사업적 행보 중에는 연관성이 없거나 심지어 서로 경쟁하는 것처럼 보이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연결하는 데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3) 제약Constraint좋은 전략가는 조직의 제약 조건을 보고 이를 실질적인 강점으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다.

 

4) 맥락Context유사한 문제를 전혀 다른 맥락에서 어떻게 해결했는지 살펴보면 놀라운 통찰을 얻을 수도 있다.(필자가 2017 12 Strategy Science에 발표한 ‘Where Do Great Strategies Really Come From?’은 이 아이디어에 보다 이론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여기에서 소개하는 접근방식들이 전부는 아니며, 서로 완전히 구분되는 것이라 할 수도 없지만, 다양한 가능성을 탐색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대조Contrast


반박할 때가 된 통념이 있다면 무엇인가?

 

대조를 기반으로 전략을 짜려면, 먼저 기존 전략에 내포된 가정을 찾도록 한다. 일론 머스크는 이 접근방식을 활용하는 능력을 타고 난 것 같다. 그는 페이팔의 다른 공동 창업자들과 함께 기관간 온라인송금은 가능해도 개인간에는 불가능하다는 인터넷뱅킹에 관한 널리 퍼져 있지만 검증되지 않은 통념이 틀렸음을 입증했다. 또한 자신이 설립한 민간 우주기업인 스페이스X를 통해 우주여행이 정해진 일정에 따라야 하고 공공 부문이 투자해야 하며, 로켓은 한 번밖에 사용할 수 없다는 가정에 도전하고 있다. 어쩌면 일론 머스크는 로켓을 재활용하고 민간 자본으로 운영하는 주문형 우주여행 사업을 향해 고공비행 중인지 모른다.

 

도전하려는 기본 가정이 무엇인지 규정할 때는 정확해야 한다. 2000년의 비디오대여 산업을 예로 들어보자. 당시 업계는 블록버스터가 주름잡고 있었다. 사업모델의 바탕에 있는사람들은 집과 가까운 대여점에서 비디오를 빌린다는 가정도 자명해 보였다. 신작 비디오는 비쌌기 때문에 재고는 한정됐다. 그렇지만, 신작은 수요가 높아서 늦게 반납할 경우 고객은 연체료를 물어야 했다. 공공도서관형 모델이라 할 수 있었다. 넷플릭스는 이런 가정들을 면밀히 들여다봤다. 왜 물리적 장소가 필요한가? 비디오를 우편으로 발송하는 것이 더 싸고 편리할 수 있다. 신작을 비싸게 대여하지 않아도 되는 방법은 없는가? 영화사들이 수익분배 계약에 동의만 한다면 양자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 이 두 가지 변화를 통해 넷플릭스는 훨씬 더 많은 영화를 보유하고, 대여기간을 늘리며, 연체료는 없앰으로써 비디오 대여업계를 탈바꿈시켰다.

 

대부분의 경우, 대조 접근방식을 사용한 전략은 동영상 스트리밍과 콘텐츠 제작 기업으로 거듭난 넷플릭스나, 성공했다는 가정하의 스페이스X만큼 혁명적으로 보이진 않을 수 있다. 어떤 조직이든 활동하는 분야의 질서를 유용하게 뒤집을 수 있는지 질문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리테일 업계에서 전통 모델은 통상적으로 시내 중심가에 주력 매장을 열고 교외에 분점을 내는 수순을 따른다. 그런데 팝업 매장을 생각해 보자. 일부는 기존 모델에 따라 팝업 매장을 미니 분점처럼 운영한다. 하지만, 팝업 매장을 먼저 오픈한 후 성공을 거두면 더 큰 매장을 추가로 개점하는 기업도 있다. 뉴욕 시의 소호 지역은 이런 전략의 테스트베드가 됐다.

 

가치사슬value chain을 흔들고 재편하는 접근방식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어떤 산업이든 가치사슬은 몇몇 기업이 공급자 역할을 하고 그 외에는 고객이 되는 특정한 방식으로 굳어져 있다. 가치사슬을 뒤집으면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이 탄생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자선사업에서 후원자는 보통 재원의 공급자로 간주한다. 그런데 도너스추스DonorSchoose.org는 후원자를 고객처럼 대우하는 모델이다. 도너스추스의 웹사이트에서는 미국 전역의 교사들이 주로 자원 부족에 시달리는 자기 학급에 필요한 물품을 요청하는 포스팅을 볼 수 있다. 후원자는 지원하고 싶은 학급을 고를 수 있고, 기부금으로 지원한 학급 프로젝트의 결과물을 사진으로 받아볼 수 있다. 사실상, 후원자들은 특정 학급의 후원 전과 후를 비교하며 느끼는 만족감을 구매하는 것이다.

 

어떤 산업에서는 다양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비싸게 판매하는 번들링 방식이 굳어져 있다. 번들의 구성 요소들을 떼어내어 개별 판매하는 언번들링도 대조 전략을 구축하는 또 다른 방법이다. 시장의 다양한 세그먼트는 번들의 구성요소들 중 원하는 것들만 개별적으로 더 저렴한 가격에 이용하는 쪽을 선호할 수 있다. 기존 제품과 서비스를 언번들링해서 경쟁에 도전하는 흐름은 인터넷에 힘입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음악, TV, 교육 산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기존 기업이 언번들링 전략을 구사하는 도전자와 경쟁하려면 내부적으로 큰 변화를 꾀해야 한다. 그럴수록 이런 접근방식은 더 효과를 발휘한다.

 

 

시작 방법

1)회사나 업계에 존재하는 통념의 밑바탕이 되는 가정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한다.

2)하나 이상의 기본 가정이 틀렸음을 입증하면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 생각해 본다.

3)정상적인 업무 패턴 중 일부분을 의도적으로 뒤틀어서 깊게 박혀 있는 가정을 깨뜨린다.

 

 

 

주의 사항

 

비즈니스 모델의 근간을 이루는 가정은 모든 프로세스에 깊이 내재돼 있다. 안정적인 비즈니스를 위해 예측 가능성이 필요하기도 하다. 따라서 기존 방향을 바꾸기가 쉽진 않을 것이다. 조직은 변화에 매우 잘 저항한다.

 

 

 

조합Combination

 

분리돼 있는 기존 제품이나 서비스를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까?

 

 

조합은 예술과 과학 분야 모두에서 검증된 창의적 접근방식이다. 작곡가인 앤서니 브란트Anthony Brandt와 신경과학자인 데이비드 이글먼David Eagleman이 공저한 < The Runaway Species >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아인슈타인은 엘리베이터 탑승과 우주여행이라는 굉장히 다른 두 가지 생각을 결합했기 때문에 일반 상대성 이론을 발견할 수 있었다. 비즈니스에서도 마찬가지로 서로 분리된 것을 결합함으로써 창의적이고 성공적인 행동에 나설 수 있다. 상호 보완적인 제품과 서비스가 있을 때 곧잘 이런 기회들이 생긴다. 예를 들어, 제품과 결제 시스템은 전통적으로 가치사슬에서 별개로 분리돼 있던 요소다. 그러나 중국 최대 IT기업 텐센트가 소유한 소셜미디어 플랫폼 위챗은 이제 사용자가 소셜네트워크 안에서 제품을 매매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위챗페이라는 통합 모바일결제 플랫폼을 탑재하고 있다. 텐센트와 알리바바는 중국의 생태계를 넘어 외국의 소매업체들도 자신들의 모바일결제 서비스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외 결제회사들과 협력하고 있다.

 

때론 경쟁자들이 힘을 합쳐 파이를 키움으로써 이익을 얻기도 한다. 필자는 배리 네일버프Barry Nalebuff예일경영대학원 교수와 함께 1996년에 출간한 저서코피티션 >에서 이 주제를 탐구한 바 있다. 예를 들어, BMW와 다임러는 카셰어링, 차량호출, 주차, 전기자동차 충전, 대중교통 이용권 등 모빌리티 서비스를 통합한다고 발표했다. 두 회사는 이를 통해 전통적인 자동차 업계를 잠식하고 있는 우버 같은 경쟁자들에게 효과적으로 반격을 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듯하다.

 

속한 산업이 완전히 다른 기업들이 서비스를 결합해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애플과 나이키는 2006년 나이키플러스 아이팟 스포츠키트를 출시했다. 나이키 운동화에 만보기 센서를 달아 운동량을 애플 아이팟으로 전송할 수 있는 제품이었다. 최근에는 애플워치에 나이키 런클럽Nike+ Run Club앱이 완전히 통합돼 있다. 스마트홈 제품 제조업체인 네스트랩스Nest Labs와 아마존도 상호보완 관계를 맺고 있다. 네스트랩스의 가정용 스마트 온도조절기는 아마존의 음성인식 비서인 알렉사의 음성지원으로 가치가 더 높아졌다.

 

신기술 개발은 이런 조합의 가능성을 키워주는 풍부한 원천이 된다. 인공지능과 블록체인은 의료 등 민감한 영역에서 알고리즘을 학습시키는 데 필요한 대량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통합된다. 블록체인과 사물인터넷은 센서의 형태로 결합해 탈중앙화된 시스템을 통해 데이터를 보호한다. 식품공급 체인, 운송 시스템, 스마트 홈 등이 그 응용 분야이며 보험이 자동화돼 스마트 계약에 포함된다.

 

오늘날 가장 크게 떠오르는 조합은 인간과 기계일 것이다. 어떤 비즈니스 평론가와 분석가들은 인간과 기계의 미래 관계를 협력보다는 경쟁으로 본다. 인류가 경제 생활의 여러 영역에서 설 자리를 잃게 된다는 것이다. 반면 기계가 하위인지 영역을 맡아줌으로써 인류는 더 창조적인 일을 할 수 있는 자유를 얻게 될 것이라며 긍정적인 미래상을 제시하는 이들도 있다. 마틴 리브스Martin Reeves와 우에다 다이치Daichi Ueda는 기업이 비즈니스모델을 수시로 측정해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알고리즘에 덕분에 인간은 높은 수준의 목표에 힘쓰며 현재를 뛰어넘어 생각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HBR.org 2016 4 ‘Designing the Machines That Will Design Strategy’ 참고)

 

조합 전략은 전통적인 경계를 가로지르는 연결점을 찾는 것이다. 그것이 제품과 서비스 사이의 연결일 수도 있고, 두 기술이나,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 또는 기타 요소들 간 연결일 수도 있다. 창의적인 전략가는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현재 상황에 도전해야 한다. 특정한 관점에 갇히지 않은 사고를 해야 할 뿐만 아니라, 두 가지 관점을 서로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

 

시작 방법

1)다양한 전문성과 경험이 어우러진 집단을 구성한다.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제품과 서비스의 새로운 조합을 모색한다.

2)보완재 관계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공급하는 업체 또는 경쟁사와 협력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

 

 

주의 사항

 

기업은 대부분 개별 제품이나 활동 단위로 이익을 관리하고 측정한다.

그러나 조합 전략을 펼치려면 시스템 수준의 사고와 측정이 필요하다.

 

 

제약Constraint


어떻게 제약조건을 활용해 약점을 기회로 바꿀 수 있는가?

 

 

세계 최초 공상과학소설인프랑켄슈타인 >은 저자인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셸리Mary Wollstonecraft Shelley가 유난히 춥고 폭풍이 심했던 여름 제네바 호수 근처 집에 갇혀 할 일이라고는 상상하는 것밖에는 없었던 시기에 탄생했다. 예술가들은 삶의 심각한 좌절처럼 깊은 제약에서부터 특정한 운율구조를 지닌 14행의 시를 쓰는 구조적인 제약까지 잘 알고 있다. 비즈니스도 마찬가지다. 창의적 사고는 한계를 기회로 바꾼다.

 

제약조건이 창의적인 전략을 촉발할 수 있다는 사실은 역설처럼 보인다. 제약조건이 사라지면 이전에 가능했던 모든 활동이 여전히 가능하며 더 많은 활동이 가능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 주어졌을 때 오히려 다양한 방식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는 점을 놓쳐서는 안 된다. 제약은 완전히 새로운 사고를 촉발할 수 있다. 물론,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은 딱 적당한 상태를 일컫는 골디락스Goldilocks원리가 여기에도 적용된다. 제약조건이 지나치게 많으면 모든 가능성이 질식하겠지만, 제약조건이 전혀 없어도 문제다.

 

테슬라는 자동차 사업에 진출하기 위한 자금이 부족하진 않았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자동차 제조 비즈니스모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영업딜러 네트워크가 없다. 테슬라는 영업딜러 네트워크를 새로 구축하는 대신, 자동차를 온라인으로 판매하고 애플 스토어처럼 직접 고용한 영업인력을 둔 직영 매장을 열기로 했다. 실제로 이런 전략 덕분에 테슬라는 경쟁사에 비해 유리한 위치를 점했다. 경쟁업체의 딜러들은 내연기관자동차 대신 전기자동차를 영업하는 데 갈등을 느낄 것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테슬라는 가격을 직접 관리한다. 반면 기존 방식으로 딜러를 통해 전기자동차를 구입하는 소비자에겐 가격이 천차만별일 수 있다.

 

제약조건에 대한 이런 태도는 고전적인 SWOT 분석에서 제시하는 관점과 매우 차이가 있음을 밝혀둔다. SWOT 분석을 사용한 전략은 조직에 영향을 미치는 강점과 약점, 기회와 위협을 파악하고 강점과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약점과 위협을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이와 정반대로, 제약조건에 바탕을 둔 전략은 그런 약점을 기업의 장점으로 전환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 제약조건과 상상력이 만나면 기회가 생길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 전략에 접근하는 경우 SWOT 도구를 거꾸로 바라보게 된다. 분명한 약점을 강점으로 변모시킬 수 있듯이, 명백한 강점도 약점으로 드러날 수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럴 가능성은 종종 커진다. 비즈니스 성공의 원동력이었던 자산이 환경 변화에 따라 회사의 발목을 잡는 애물단지가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대형 리테일 업체들은 전통적으로 많은 물량을 매장에서밀어내는 것성공으로 여겼다. 그러기 위해선 물리적으로 큰 매장을 두고 재고도 쌓아둬야 했다. 오늘날 이들이 직면하고 있는 많은 변화 중 하나는가이드숍의 출현이다. ‘가이드숍이란 남성복 리테일 업체인 보노보스Bonobos에서 사용하는 용어로, 고객이 상품을 먼저 착용해 본 뒤 배송을 요청하거나 나중에 온라인으로 주문할 수 있는 매장을 뜻한다. 이런 새로운 환경에서, 전통적인 개념의 대형 매장은 자산이라기보다는 부채로 전락한다.

 

제약조건으로부터 전략에 접근하는 또 다른 방법은 스스로 제약조건을 만들어 어떤 이점을 얻을 수 있는지 질문해 보는 것이다. 특정 매체 안에서만 작업하기로 선택한 예술가들도 이와 비슷하다. 코펜하겐의 유명 레스토랑 노마Noma는 순수성, 단순함, 아름다움, 계절성, 현지 전통과 혁신을 강조하는 뉴 노르딕 푸드의 원칙을 고수한다. 전 세계 수천 개 레스토랑이 노마처럼 식재료를 현지 공급자로부터만 조달한다는 전략을 채택했다. 높은 환경 기준, 공정한 노동 관행, 윤리적 공급망 관리에 대한 약속은 산업이나 부문의 변화를 주도하려는 조직에 큰 힘을 실어줄 수 있다.

 

스스로 부여한 제약을 통해 혁신에 박차를 가할 수도 있다. 애덤 모건Adam Morgan과 마크 바든Mark Barden은 공저제약의 마법 >에서 2000년대 초 아우디의 레이싱 팀이 경쟁사보다 더 빨리 달릴 수 없다는 가정하에 르망Le Mans레이스에서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설명한다. 아우디는 휘발유 자동차보다 주유 정차 횟수가 적은 디젤 레이싱카를 개발해 2004년에서 2006년까지 3년 연속 르망 우승을 거머쥐었다. 아우디는 2017년 새로운 제약조건이자 포부로, 순수 전기동력 경주용 차량을 개발해 포뮬러 E 챔피언십에서 우승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시작 방법

 

1)조직의 역량보다는비역량을 나열하고, 실질적인 강점으로 전환할 수 있는지 시험해 본다.

 

2)의도적으로 제약조건을 부여함으로써 사람들이 새로운 사고와 행동 방식을 찾도록 독려하는 방안을 고려해 본다.

 

 

주의 사항

 

성공적인 기업은 분명히 드러나는 제약조건이 거의 없다. 그래서 직원들은 새로운 제약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탐색해야 할 필요성을 못 느낄 수 있다.

 

 

 

맥락Context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산업,
아이디어 또는 분야가

가장 시급한 문제에 어떤 해결의 실마리를 줄 수 있을까?

 

 

생체모방공학biomimetics은 공학, 재료과학, 의학 및 기타 분야에서 발생하는 문제의 해결책을 자연에서 찾는다. 예를 들어, 작은 갈고리 모양으로 생긴 가시로 동물의 털에 달라붙어 번식하는 우엉을 보고 영감을 얻은 조르주 드 메스트랄George de Mestral 1940년대에 지퍼처럼 중간에 잘 걸리지 않는 옷 여밈장치를 만들었다. 그렇게 탄생한 발명품이찍찍이이라 불리는 벨크로다. 이것이 고전적인 문제 해결 기술이다. 하나의 맥락에 있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할 때, 유사한 문제이지만 이미 해결된 또 다른 맥락을 찾아 그 솔루션을 가져오는 것이다.

 

인텔은 1990년대 초에 그 유명한인텔 인사이드로고를 내놨을 때 바로 그런 방식을 취했다. 목표는 인텔 마이크로프로세서를 브랜드 제품으로 전환해 소비자가 차세대 칩을 신속하게 채택하도록 하고, 더 넓은 차원에서는, PC 산업을 이끌어가는 인텔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었다. 특정 소비재 분야에서는 재료를 브랜드화해 성공한 사례가 있었다. 프라이팬 코팅에 사용하는 불소수지 브랜드인 테프론과 인공감미료 브랜드 뉴트라스위트NutraSweet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IT 분야에서 그런 시도는 없었다. 인텔은 참신한 광고 캠페인을 펼치며 이런 접근방식을 도입했고, 보이지 않는 컴퓨터 부품을 성공적으로 브랜딩했다.

 

맥락 전환은 인텔의 경우와 같이 산업을 가로지르거나 심지어 시간을 가로질러 사용할 수도 있다. 컴퓨터용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GUI)의 개발은 어떤 면에서 한 걸음 뒤로 물러선 결과였다. 개발자들은 프로그래밍이 성장해온 텍스트 기반 맥락에만 몰두하지 않고 어린아이들이 활동하는 고도로 시각화된 손과 눈의 협응coordination환경에 대해 생각했다. 마찬가지로, 일부 인공지능 연구자들은 기계학습 프로세스 개선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아이들은 어떻게 학습하는지 연구 중이다.

 

물론 기업은 절실히 미래를 내다보고자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한 기법도 잘 정립돼 있다. 선도 사용자lead-user와 극단적 사용자extreme-user혁신 전략의 목적도 미래를 보는 데 있다. 이 전략은 주류 고객이 아닌, 특히 사용이 까다로운 환경에서 제품을 자신만의 버전으로 개조하거나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사용하는 고객에 주목한다. 오늘날 시장의 니즈가 어느 선까지 와 있는지 정보를 얻으면 내일의 주류가 무엇이 될지 신호를 감지할 수 있다. 산악 자전거, 스케이트보딩, 스노보딩, 윈드서핑과 같은 익스트림 스포츠가 좋은 예다. MIT 슬론경영대학원의 작업보고서에서 소날리 샤Sonali Shah는 열혈 사용자들이 그 분야에서 여러 혁신을 이끌었다고 설명한다. 1950년대부터 대규모 제조사들이 비용 효율성을 높이고 마케팅에 나서면서 익스트림 스포츠는 주류에 진입했다.

 

기업이 R&D 기능을 본사로부터 먼 거리에 위치시키는 경우, 기존과 다른 맥락에 뛰어드는 시도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인력을 IT 중심지인 실리콘밸리나 바이오테크의 허브인 보스턴으로 이동시키는 대기업만을 위한 전략이 아니다. 스타트업 기업 역시 학습과 성장에 가장 좋은 맥락을 찾아 자신을 위치시켜야 한다. 중국 선전에 위치한 하드웨어 액셀러레이터 핵스HAX는 여러 국가의 하드웨어 스타트업 팀을 선정해세계의 하드웨어 수도인 선전의 초스피드 생태계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통해 스타트업들은 시제품 제작과 개선 사이클을 4배나 빠르게 반복할 수 있다.

 

맥락에 초점을 둔 전략은 솔루션을 하나의 환경에서 다른 비슷한 환경으로 전달하는 것을 포함할 수 있다. 앞서 가는 개척자를 발견함으로써 문제 또는 기회에 관해 완전히 새로운 생각을 찾아내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 본질은 단 하나의 맥락에 갇히지 않는 것이다.

 

 

시작 방법

 

1)본인의 비즈니스를 다른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설명한다. 다른 맥락에서 온 신선한 시각은 새로운 해결책과 기회를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2)선도 사용자 및 극단적 사용자와 소통하고, 혁신 중심지를 가까이 한다.

 

 

주의 사항

 

기업은 현재의 가치 제안을 실현하기 위해 내부 프로세스에 집중해야 한다. 하지만, 내부에 집중해야 한다는 압박은 다른 기업들이 활동하는 다양한 맥락을 학습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

 

 

경영컨설팅 세계에서전략혁신은 하나로 수렴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디자인과 혁신의 강자 아이데오IDEO는 전략컨설팅에 발을 들여놓았고, 맥킨지는 전략컨설팅 서비스에 디자인싱킹 기법을 추가했다. 이런 통합 현상은 보면 한 가지 당연한 질문이 생긴다. 전략과 혁신의 구분이 전보다 뚜렷하지 않다면, 전략수립 과정에서 창의성의 역할에 관해 정말 신중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지 않은가?

 

필자는그렇다고 강하게 믿는다. 전략은 여전히 차별화를 통해 가치를 창출하고 획득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핵심이다. 복잡하고도 어려운 일이다. 통념을 벗어난 놀랍고도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찾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도구가 필요하다. 하지만, 경쟁 환경과 그것을 위협하는 역학, 회사의 자원과 역량을 분석하기 위한 도구도 필요하다. 우리는 경영대학원 학생들과 경영자들에게 어떻게 하면 창의성과 엄밀함을 동시에 갖출 수 있는지 가르쳐야 한다. 

 

번역 류아람 에디팅 고승연

 

 

 

애덤 브란덴버거(Adam Brandenburger )는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이자, 뉴욕대 공과대학 특훈교수다. 뉴욕대창의+혁신 상하이 프로그램주임교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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