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2월호

#미투 운동이 남긴 것들
니콜 토레스 (Nicole Torres)

Synthesis

#미투 운동이 남긴 것들

캠페인이 주는 교훈과여성이 이제 원하는 것

니콜 토레스

 

 

뉴욕타임스와 뉴요커가 할리우드 유명 프로듀서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범죄 혐의를 폭로해, 전 세계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한 심판이 촉발된 지 2년이 지났다. 미투 운동으로 수백만 명의 여성이 자기 이야기를 나눴고, 수백 명의 남성이 자리에서 물러나거나 일자리를 잃었다. 몇몇 주에서는 계약직노동자와 가사도우미를 포함해 더 많은 노동자를 학대에서 보호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진보로 가는 길은 험난하다. 미투 운동이 시작되자마자 도가 지나치다는 우려가 나왔다. 비평가들은 무고, 적법하지 않은 절차, 범죄보다 과도한 처벌, 일과 사생활 사이의 모호함, 부적절한 행동인지 판단하기 애매한 부분이 이전보다 늘어난다고 걱정했다. 학자들은 미투 운동의 역풍을 수치화했고, 몇몇 데이터는 우려할 만하다. 2019년 휴스턴대 조사에 따르면, 매력적인 여성을 채용하거나 일대일로 만나기를 꺼리는 남성의 수가 전년보다 늘었다. 볼더 콜로라도대는 명백한 성희롱은 줄었지만 성차별은 오히려 늘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진보의 여정 어디쯤 서 있나? 미투 운동이 어떻게 주류가 됐고, 지금까지 무엇을 이뤘고, 미투 운동을 계속 추진해 나가기 위해 고용주와 동료로서 우리가 할 일은 무엇인지에 대한 통찰을 제공하는 새로운 책과 영화가 나왔다. 뉴욕타임스 기자 조디 캔터Jodi Kantor와 메건 투헤이Megan Twohey < She Said >, 뉴요커의 기고가 로넌 패로Ronan Farrow < Catch and Kill >은 와인스타인 사건의 탐사과정을 흡인력 있게 설명한다. 나아가 NBC의 간판앵커 매트 라우어Matt Lauer의 성폭력 혐의를 추가로 폭로한다. 폭스뉴스의 CEO 로저 에일스Roger Ailes를 다룬 전기영화 < Bombshell >, 우버의 엔지니어였던 수전 파울러SusanFowler가 성차별적 남성중심의 마초문화를 폭로하는 회고록< Whistleblower >도 사내 성희롱이 계속되고 가해자들이 책임을 회피할 수 있게 만드는 세력을 밝힌다.

 

캔터와 투헤이는 변호사의 배를 불리고 피해자의 입을 틀어막는 합의가 체계 없이 암암리에 이뤄진다고 말한다. 저자들은 책에서 학대에 깊숙이 연루됐다는 내부 보고를 무시한 영화사 미라맥스의 임원들을 고발한다. 너무 많은 경우에서 여성들은 피해를 보상받기 위해 자신의 경력, 명성, 사생활이 공격받을 위험을 무릅쓰고 공개적으로 나서야만 했다. 저자들은 이것이근본적인 불공평으로 보였다고 지적한다. “왜 무고한 여성들이 불편한 이야기를 공개하는 그 큰 부담을 져야 하는가?”

 

사회는 고발자의 말을 잘 믿어주지 않는다. 적어도 백인 남성을 가해자로 지목하는 경우에는 그렇다. 제시카 발렌티Jessica Valenti와 재클린 프리드먼Jaclyn Friedman은 에세이 모음집 < Believe Me >의 서문에서, 우리가 여성을 신뢰하는티핑 포인트에 다다랐지만 아직 완전히 도달하지는 않았다고 말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인 < He’s Unmarked, She’s Marked >의 작가이자 활동가 줄리아 세라노Julia Serano는 보편적 의미에서 벗어나 표시가 난다는 언어학적 개념, ‘유표성markedness을 탐구한다.

 

세라노는 우리 문화에서 여성이 남성과 비교해 이미 표시가 난다고 말한다. , “몸과 행동이 더 주목을 받고여성의 관점과 경험은 하위범주로 격하된다.(‘여성문제’ ‘여성연구’) 또한 유표성 때문에 성희롱의 이유를 조사할 때 당시 남성이 무슨 옷을 입었는지, 술을 마셨는지는 대충 넘어가지만, 여성이 무슨 옷을 입었고 술을 마셨는지를 묻는 건 정당한 일로 취급된다.

 

세라노는 무고사건은 2~8% 수준으로 드물다고 주장한다. 또 남성이 누명을 쓰는 경우보다 성폭행의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지적한다. 트랜스젠더, 비백인 여성, 장애인처럼 사회에서 미심쩍은 취급을 받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의심받을 가능성이 제일 높다고도 말한다.

 

경제학자이자 컨설턴트 실비아 휼렛Sylvia Ann Hewlett < #MeToo in the Corporate World >에서 미투 운동의 진영이 그리 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휼렛이 2018 3000명이 넘는 직장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흔히 생각하는젊은 백인여성에게 추근대는 늙은 백인남성의 이야기가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라틴계, 성소수자, 흑인남성이 직장 내 성희롱을 당한 가능성이 제일 컸다.

 

휼렛은 성범죄가 직원뿐만 아니라 기업에 얼마나 해로운지 설명한다. “계속 나가는 법률비용, 핵심 우수직원의 이탈, 주가 폭락은 시작에 불과하다.” 그는 법률적 대비책과 더불어 개인행동에 대한 회사정책 변경 등 몇 가지 처방을 내린다. 나는야한 옷을 입지 말고 성적 접근을 허용하는 신호를 보내지 말라는 충고를 보고 화가 치밀었다. 이제 이런 말을 할 때는 지나지 않았나? 하지만 핵심가치를 다시 세우고, 무관용정책을 실시하고, CEO가 앞장서라는 저자의 충고는 대부분 타당하다. 휼렛은 광고 대기업 IPG CEO 마이클 로스Michael Roth를 예로 들었다. 로스는 전체 5만 명의 직원들에게 성희롱에 관용을 보이지 않겠다는 이메일을 보냈을 뿐만 아니라, 문제가 생긴 계열사에 여성 CEO를 임명했다.

 

 

변호사 모니카 라미레스Monica Ramirez < Believe Me >와 비슷한 에세이 < Taking the Employer High Roadto Address Sexual Harassment >에서 관광 및 접대 서비스처럼 고위험 산업에 속한 기업이, 현행법이 미비하더라도 취약한 사람을 더 잘 보호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의 레스토랑 홈룸Homeroom은 컬러코드 경고시스템을 개발했다. 종업원들은 고객을 화나게 하거나 팁을 못 받는 상황을 만들지 않으면서도 관리자에게 나쁜 상황을 알릴 수 있었다.

 

넷플릭스의 포용성담당 디렉터 미셸 킹Michelle King은 저서< The Fix >에서, 고용주들이 여성에게 안전한 직장을 만들고, 성희롱뿐만 아니라 회사의 발전을 저해하는 차별과 위협으로부터 여성들을 보호할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킹은 말한다. “우리는 일하는 여성이 겪는 불평등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그들에게 고치라고 책임을 떠넘겼다.” 킹은 여성들이 마주치는 여러 다른 장벽을 설명하고, 문제는 여성이 아니라 시대에 뒤떨어진 조직이라고 결론 내린다.

 

킹처럼, 나는 여성이나 다른 소외집단을고치려는시도를 멈추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할 때라고 생각한다. 성희롱을 신고할 때 우리는 그들의 말을 믿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들이 자신감과 확신을 보였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당하고,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받고, 백인남성 동료보다 급여가 적다고 말할 때도 그들의 말을 믿는가? 캔터와 투헤이는< She Said >에서 미투 운동이우리 시대에 벌어지는 상징적인 사회변화이자 테스트라고 주장한다. 여성에 대한 믿음은 의미있는 변화를 향한 첫걸음이다. 여성들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자는 뜻이 아니다. 귀담아 듣자는 뜻이다.

 

 

니콜 토레스((Nicole Torres)는 하버드비즈니스리뷰 에디터다.

 

번역 박정엽 에디팅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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