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3월

왜 중국은 혁신할 수 없는가
F. 워런 맥팔란(F. Warren McFarlan),윌리엄 C. 커비(William C. Kirby),레지나 M. 아브라미(Regina M. Abrami)


사진설명: 베이징 소재 칭화대(Tsinghua University)에 등록하기 위해 줄 서 있는 신입생들.


 

그리고 혁신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

 

중국은 화약, 나침반, 수차, 종이 화폐, 장거리 은행업, 공무원 제도, 능력에 따른 승진 제도를 발명했다. 19세기 초까지 중국 경제는 유럽 경제권에 비해 개방적이고 시장 중심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많은 이들은 창조적 비즈니스 사상가와 혁신가들의 본고장이 서양이라고 생각한다. 또 중국은 대체로 규칙에 얽매인 기계적 암기중심 학습자들의 나라이며 연구개발을 성실하게 하고 있지만 비약적인 발전은 보기 드문 곳이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에 대한 대답은 다양하다. 어떤 사람들은 엔지니어들에게 책임을 돌리고 있다. 테크노드(TechNode) 웹사이트 편집자인 제이슨 림(Jason Lim)대부분의 중국 스타트업들을 창업하는 게 디자이너나 예술가가 아니라 새로운 아이디어와 디자인을 생각할 만한 창조성을 가지지 못한 엔지니어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다른 사람들은 지적재산권 보호에 관한 중국 정부의 전례 없는 대규모 실패 때문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애플 제품은 전 세계에서 불법적으로 해적판이 나돌고 있긴 하지만 유일하게 중국에만 가짜 애플스토어가 있다. 그곳의 직원들은 본인들이 진짜 애플을 위해 일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또 다른 사람들은 일본 학자 미야자키 이치사다(Miyazaki Ichisada)중국의 입시지옥이라고 부른 중국 교육 시스템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시험 성적에만 몰두하는 학생들이 어떻게 혁신가가 될 수 있겠는가?

 

지난 수십 년간 중국에서 현지 상황을 관찰 및 연구하고 수십 편의 사례연구를 공동 진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보면 위 주장들은 다 일리가 있다(단 한 가지 짚고 넘어가자면 서양의 주요 혁신기업들 중에도 엔지니어 출신이 창업한 회사가 많다). 하지만 이런 평가도 모든 상황을 대변할 수는 없다. 기업가(entrepreneur)나 시장의 수요 측면에서 중국은 부족함이 없다. 그리고 중국 정부의 엄청난 부와 정치적 의지를 감안하면 첨단기술 분야에서 미국의 압도적 우위를 가능케 했던 연구소나 교육 시스템, 경제 정책 등을 중국도 갖출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하다. 그러한 잠재력이 실현될 수 있을까?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혁신이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살펴보자. 위로부터의(top-down) 혁신인지, 아래로부터의(bottom-up) 혁신인지, 인수합병을 통한 것인지, 혹은 교육을 통한 것인지를 확인하면 이 문제가 얼마나 복잡한지 이해할 수 있고, 또 세계의 혁신적인 리더가 되기 위해 중국이 직면한 발전 가능성뿐만 아니라 문제점들도 볼 수 있다.

 



위로부터의 혁신

 

중국 정부는 2006년도 중장기 과학기술 개발계획(MLP, Medium-to Long-term Plan for the Development of Science and Technology)에서 2020년까지 혁신사회로 변환하고 2050년까지 과학 기술 분야의 세계적인 리더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그것은 헛된 이야기가 아니었다. 중국 정부는 정책 및 장려책을 수립하고 마을 단위의 시민들과 지방 정부 관료들까지 이에 따라 움직이도록 관리 감독하는 일을 잘 수행해왔다.

 

실제로 거의 40년 동안 중국 정부는 위로부터의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강한 정치적 의지를 갖고 많은 자금을 투자해왔다. 1980년대와 1990년대 중국은 국립자연과학재단(National Natural Science Foundation)과 국가 핵심연구프로그램(State Key Laboratory)을 만들었고 구소련 스타일이었던 중국과학학회(Chinese Academy of Science)를 미국의 국가과학위원회(National Science Foundation)와 같은 방식으로 개조해 정치적 기준이 아닌 동료평가(peer review)를 기준으로 상업화 전 단계의 대학 연구를 지원하도록 했다. 동시에 중앙정부는 지방정부의 지원을 받아 혁신을 상업화할 수 있는 첨단기술특구(high-tech zones)에 자금을 지원해왔다. 선전에 처음 개발된 1985년 이후 이런 첨단기술특구들이 넘쳐나기 시작해 이제는 웬만한 대도시 투어 프로그램에 이런 구역이 포함돼 있을 정도다.

 

 

풍력 터빈 산업에 대한 정책 효과를 보면 초기 단계의 혁신적인 산업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발휘되는 중국 정부의 막강한 파워를 확인할 수 있다. 2002년 중국 정부는 터빈 제조사들 사이의 경쟁을 장려하기 위해 풍력발전소를 위한 공개 입찰 프로세스를 시작했다. 해외 수입품들이 곧 중국의 신생시장에 밀려들었다. 비슷한 상황이 다른 산업에서도 예상되면서 정부는 국유 기업들에 부품의 70%를 국내 회사로부터 조달하도록 요구했다. 해외 업체들은 계속해서 중국에 직접 투자했지만 2009년이 되자 중국 시장 상위 10개 풍력 터빈 업체 가운데 6개는 중국 업체였다. 전체 산업 매출에서 중국 기업의 점유율은 2006 51%에서 2010 93%로 증가할 정도로 놀랄 만한 성장을 보였다.

 

2006 중장기 과학기술 개발계획(MLP)의 목적은 해외 기술에 대한 의존도를 몇 년 안에 30%까지 낮추고, 자국 내 R&D 투자를 늘리며, 생명 공학, 에너지효율 관련 기술, 설비 생산, 정보 기술 및 고성능 재료 등과 같은 정부가 정한전략적 신사업 분야에서 해외 경쟁자들을 뛰어넘기 위한 것이었다. 이를 위해 중국 정부는 중국 기업에 수출 보조금을 지원하고 정부 부처 및 공공기업들이 가능한 한 중국 기업으로부터 물품을 조달하도록 하는 정책을 폈다. 이런 움직임들이 세계무역기구(WTO) 회원자격을 위반하는 행동이라는 반대가 있었지만 대부분의 다국적 기업들은 떠나지 않고 대신 중국의 혁신을 지원해주는 쪽을 택했다.

 

실제로 2004년에는 중국에 600여 개의 외국 R&D센터가 있었지만 2010년에는 2배가 넘게 증가했고 그들의 규모나 전략적인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그해 화이자(Pfizer)는 아시아 지역본부를 상하이로 옮겼다. 2011년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는 아시아태평양 R&D센터를 베이징에 세우고 GM(General Motors) 역시 몇 개의 엔지니어링과 디자인연구소로 구성된 첨단기술센터를 열었다. 머크(Merck)의 아시아 R&D 본부도 2014년 베이징에서 문을 열 예정이다.

 

야심 찬 목표를 세우고 이를 종종 현실화시키는 중국의 능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고속철도 지원과 달 착륙을 위한 노력을 들 수 있다. 이 사업들은 서양에서는 불가능해 보이는 규모의 거대한 자금과 수많은 기술 개발을 필요로 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혹자들은 중국의 이러한 야심이 20세기 후반 미국 정부의 투자프로그램이 이뤄냈던 방법과 유사하게 혁신을 촉발시킬 것이라 믿는다.

 

아래로부터의 혁신

 

그러나 혁신에 있어서는 중국처럼 강경하고 의욕적인 정부조차도 지시를 내리는 데 한계가 있다. 중국의 공산주의 체제와 고대 문화에서 기인한 풍조가 중국 정부의 계획과 범국가적인 변화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그런 힘들이 중국에서 왕성하게 일고 있는 기업가의 창의성을 얼마나 제약하는지 살펴보자. 1990년대 초, 미국에서 유학한 창업가 에드워드 티엔(Tian Suning)은 아시아인포(AsiaInfo, 현재 AsiaInfo-Linkage)라는 통신 관련 기업을 창업했고 그 회사는 설립 후 3년 만에 매출액 4500만 달러에 320명의 직원을 둔 회사로 급성장했다.

 

1996년 중국 통신산업의 느린 기술성장에 답답함을 느꼈던 당시 부총리 주룽지(Zhu Rongji)는 티엔을 설득해 아시아인포(Asiainfo)를 떠나 차이나넷컴(China Netcom)이라는 새로운 회사를 이끌도록 했다. 이 회사는 300여 개의 도시를 광섬유 네트워크망으로 연결하기 위해 설립됐다. 2001년 필자 중 한 명(맥팔란)이 차이나넷컴을 방문했다. 4개 정부기관이 합작해 설립한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자유롭고 창조적인 문화를 가진 혁신적인 회사였다.

 

2002년 거대 통신기업 차이나텔레콤(China Telecom)이 정부에 의해 해체됐을 때 이 회사가 갖고 있던 북부지역의 10개 사업지역이 차이나넷콤으로 통합됐다. 티엔은 하루아침에 23만 명을 거느린 조직을 책임지게 됐다.

 

 

두 조직 간 문화적 충돌은 엄청났다. 티엔은 차이나텔레콤 직원들에게 수용할 수 없는 방법으로 공기업을 개혁하려는 미국인으로 비춰졌다. 합병 후 6개월이 지났을 때 통신산업 관계자 20명을 포함해 70명의 고위 중국 간부가 참여한 가운데 맥팔란은 차이나넷컴에 대한 사례 연구를 발표했다. 조직 변화와 사업 성공에 대한 사례에서 교훈을 찾기보다는 참가자들은 티엔의비중국적인경영방식을 공격했고 중국에서 실리콘밸리의 문화를 긍정적으로 조명한 맥팔란이 무능하다고 비난했다. 티엔은 얼마 지나지 않아 차이나넷컴 CEO 자리에서 물러났고 곧 이사직도 그만뒀다.

 

외부인들에게는 차이나넷컴은 국제 증권시장에 상장될 만한 지배구조를 갖춘 현대적 통신회사로 보여졌다. 하지만 이 기업은 본질적으로 국영기업에 머물러 있었다. 우리는 MBA 학생들에게 차이나넷컴의 사례를 가르칠 때 이사진 중에서 누가 진짜 리더인지를 찾아보도록 한다. 당 대표는 어디에 있는가? 공산당은 50인 이상 근로자를 둔 모든 기업에 공산당 대표를 두도록 요구한다. 모든 100인 이상 사업장은 공산당 조직을 갖춰야 하고 그 리더는 시 공산당이나 성 공산당 조직에 직접 보고한다. 이 같은 요구사항들이 기업의 전략적 방향과 전술, 경쟁우위를 손상시킴에 따라 창업자들이 사업을 성장시키고자 하는 동기는 물론 일반적 경쟁 행위마저 위축되고 만다.

 

하지만 정부가 기업 내 공산당 조직을 해체하고 혁신을 위한 노력을 두 배로 늘린다 하더라도 기업가들의 의욕을 더 심하게 꺾는 요소들은 남아 있다. 바로 중국 기업들이 활동하는 시장의 경제적 현실이다. 국내외에서 점진적으로 개선해나가도 막대한 보상과 성장 가능성이 있는데 왜 굳이 혁신적 제품을 개척하기 위해 어렵게 노력하겠는가?

 

B2B 포털 알리바바(Alibaba)의 경우를 보자. 이 회사는 2001년 휘청거리면서 우리는 파산을 우려했다. 하지만 개도국 시장에 맞게 해외 기술들을 창의적으로 도입해 지금은 거의 250개 나라에서 8000만 명의 고객을 갖고 있다. 경매 웹사이트인 타오바오(Taobao)의 성공은 결국 이베이(eBay)를 중국에서 몰아냈다. 또 다른 예로 중국 제1의 검색엔진인 바이두(Baidu)를 들 수 있다. 이 회사는 특별히 대단한 기술적 혁신 없이 정치적 정통성을 거스르지 않음으로써 국내 시장에서 급속히 성장했다. 지역별로 이뤄진 중국 시장의 복잡한 수요에 자신들의 제품, 조직, 프로세스를 맞춤으로써 바이두는 현재 세계 최대인 중국 검색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30년간 일본이 많은 산업 분야에서 기술적으로 미국을 따라잡은 것처럼 중국도 현재 점진적 혁신을 통해 같은 일을 해내고 있다. 기술 도입은 표준적이고 매우 수익성이 좋은 관행으로 자리잡았다. 또 인수합병을 통해 기술을 획득하는 것도 최근 눈에 띄는 트렌드다.

 



직원 50인 이상

모든 기업에는 공산당 대표자가 있어야 한다.

 

인문과학을 통한 리더 양성

 

최고의 리더는 폭넓은 인문학 교육을 받은 사람들 중에 나온다는 미국 대학의 주문(Mantra)을 중국인들도 믿게 됐다. 인문학 교육은 스페셜 리스트를 양성하는 것이 아니라 호기심 많고 사려 깊으며 항상 의구심을 갖는 사람을 키우는 전인 교육에 목적이 있다.

 

오늘날 베이징대의 모든 학생과 베이징대 광화경영대학(Guanghua School of Management) 학생들까지도 문학, 철학, 역사와 같은 다양한 인문학 과정들을 수강한다. 또한, 베이징대는 20세기 초 독일에서 교육을 받고 총장을 맡았던 한 철학자 차이위안페이(Cai Yuanpei)의 이름을 딴 위안페이 프로그램(Yuanpei Program)의 엘리트 인문학 커리큘럼으로 유명하다. 길 건너편 칭화대의 경제경영대학(Tsinghua’s School of Economics and Management)은 중국 대학 중에서 가장 창의적인 인문학 및 일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오늘날 중국 고등교육의 가장 중요한 혁명은 규모나 범위의 문제가 아니다. 최고의 교육기관들에서 공학자들이 고등교육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인문학이 결여된 교육은 불완전하다는 걸 이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아마도 중국 교육 지도자들이 사회가 문화적 기반을 잃었을 때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것은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는 혁명 안의 교육혁명이다.

 

인수합병을 통한 혁신

 

중국의 해외직접투자(FDI) 열풍에 대해서는 많은 자료들이 나와 있다. 주로 중국 FDI는 아프리카와 남미 원자재 산업에 집중해왔다. 그러나 중국이 기술 획득을 위해 미국과 유럽으로 시선을 돌린다는 점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특허권 사용료와 저작권 사용료를 내는 데 지친 나머지 중국 회사들은 지적재산권을 빌리거나 훔치기보다는 정부의 장려 속에서 기술과 우수한 인적자원을 인수합병으로 가져옴으로써 획기적인 혁신능력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화웨이(Huawei) 사례를 보자. 화웨이의 대외 업무 담당 부사장이자 전 미국 외교관이었던 윌리엄 플러머(William Plummer)는 한때 화웨이를사람들이 들어본 적 없는 가장 큰 회사라 묘사한 바 있다. 그러나 오늘날 세계 곳곳에 16개의 R&D센터를 갖고 있고 미국에서 인수합병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화웨이에 대해 아직도 이런 발언을 할 사람은 많지 않다.

 

이와 유사하게 가전제품과 전자제품 제조를 선도하는 하이얼(Haier)은 미국, 일본, 한국, 이탈리아, 네덜란드, 독일에 넓은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글로벌 디자인센터와 R&D센터를 두고 있다. JAC(Jurong Aromatics Corpo), FAW(First Automobile Works), 창안자동차(Chang’an) 등의 R&D센터가 있는 이탈리아의 토리노(Turin)는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에 R&D센터의 최적지로 꼽힌다.

 

 

중국 내에서는 서양문화를 받아들이는 데 부정적인 시각이 있을 수 있지만 해외에 진출해 있는 중국 기업들은 진출지역에서 고급 인력들을 적극적으로 채용하고 있다. 화웨이에서 일하고 있는 플러머는 사내 여러 외국인 임원 중 한 명이다. 화웨이는 북미 R&D센터장으로 노텔(Nortel)의 전 CTO인 존 로즈(John Rose) 2010년에 영입했으며 그보다 한 해 앞서 25억 달러에 이르는 R&D 예산과 운영을 감독하기 위해 브리티시텔레콤(British Telecom)의 전 CTO인 맷 브로스(Matt Bross)를 영입한 바 있다. 이 두 명은 화웨이의 창업자 겸 회장이며 전 중국 육군장교인 렌 쳉페이(Ren Zhengfei)에게 직접 보고했다. 터빈 제조업체인 골드윈드(Goldwind)도 청정에너지 분야에서 인정받는 미국인 팀 로젠즈윅(Tim Rosenzweig)을 미국 법인의 첫 번째 CEO로 영입했다. 그러자 그는 다문화 경험과 산업에 대한 전문성을 가진 임원들을 차례로 영입했다.

 

캐터필러 및 코마츠와 경쟁하고 있는 기계 제조업체인 싼이(Sany)는 유럽 및 미국 시장 진출 초기에 중국의 인력과 기술을 이용해 시장에 진입하려 했다. 초기 전략이 실패한 후 싼이는 이를 교훈 삼아 R&D센터를 유럽과 미국 본부와 밀접한 관계를 가질 수 있는 곳에 설립했으며 해당 국가에서 전문가들을 채용했다. 그리고 2012년 독일의 선도적인 시멘트 펌프 제조업체인 프츠마이스터(Putzmeister)를 인수함으로써 경쟁자가 보유하고 있던 기술을 얻을 수 있었다.

 

이처럼 중국 기업들은 해외에서 인수합병과 파트너십을 광범위하게 확대하는 방식으로 혁신역량 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단호하고 효과적으로 펼치고 있다.

 

중국이 21세기 혁신의 선두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미래의 혁신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 그건 대학들의 역할이다.

 

차세대 주자들을 통한 혁신

 

중국은 20세기 전반기에 베이징대(Peking University), 자오퉁대(Jiao Tong University), 국립중앙대(National Central University) 및 최고의 연구 기관인 중앙연구원(Academia Sinica) 등 강력한 국립기관들을 설립했다. 또 옌칭대(Yenching University), 세인트존스대(St. John’s University), 베이징유니온 의과대(Peking Union Medical College) 등과 같은 창조적인 사립대학들도 설립됐다. 이 대학들은 1950년대 모두 국영화됐다가 문화대혁명 시기 정치적 혼란 속에 파괴됐다.

 

오늘날 중국의 대학들은 과거의 모습을 되찾았다. 칭화대(Tsinghua University) 1911년 의화단 사건에 대한 배상금(Boxer Indemnity)을 기반으로 미국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을 위한 2년제 문과대학의 형태로 설립됐다가 민족주의 시기에 종합대학이 됐다. 1950년대에는 소비에트식 과학 기술 전문 학교로 바뀌었다. 이제 칭화대는 하버드나 예일대보다 입학이 어려운 최고의 종합대학이다. 2016년부터는 매년 전 세계에서 오는 대학원생 200명을 교육할 칭화대 최초의 진정한 국제학부인 슈워츠먼 칼리지(Schwarzman College)를 열 예정이다. 이 칼리지는 미국의 스티븐 슈워츠먼(Stephen A. Schwarzman)의 기부금으로 설립됐다. 칭화대는 슈워츠먼 장학생(Schwarzman Scholar) 21세기의 로즈 장학생(Rhodes Scholars)1)이 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단순히 학생 수만 보더라도 중국 고등교육 시스템의 변화는 굉장히 놀랍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고등교육 확대나 1970년대와 1980년대 유럽 대학 진학률 성장세보다 극적이다. 대부분의 대학이 폐쇄되고 10년이 지난 1978년 대학에 진학한 학생은 100만 명 미만이었다. 1998년에는 그 수가 340만 명에 이르렀는데 이는 당시 미국의 1450만 명에 비해서는 훨씬 낮은 수준이었다. 2012년에는 미국에 비해 400만 명 많은 2390만 명의 중국 학생들이 대학 등 고등교육기관에 적을 뒀다.

 

중국의 사립 대학들은 중국 전체 고등교육 시스템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국립 대학들보다 훨씬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대기업들도 이러한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일례로 알리바바의 타오바오 부문(Taobao Unit)은 타오바오대를 설립해 전자상거래(E-Business) 창업자, 매니저 및 영업사원에 대한 교육을 제공하고 있으며 향후 온라인 수업을 개설해 100만 명 이상의 학생들에게 비즈니스 교육을 제공할 예정이다.

 

1)영국의 사업가이자 제국주의자였던 세실 로즈가 1902년 설립한 장학금으로 매년 85명의 학생을 미국, 독일, 영연방 국가에서 선발해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교육시킴.

 

 

중국은 곧 매년 세계 어느 나라보다 가장 많은 박사 학위 소지자를 배출하게 될 것이다. 대학들이 최고 수준의 혁신적 연구능력과 상업화 역량을 키우는 요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앙정부 및 다양한 기관들이 상위 우수 대학들에 수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 향후 10년 이내에 중국의 최우수 상위 대학들의 연구 예산은 미국과 유럽의 대학들과 유사한 수준에 이를 것이다. 공학과 과학 분야에서 중국 대학들은 세계 일류 수준으로 발돋움할 것이다.

 

중국의 대학이 21세기의 글로벌 표준을 제시할 수 있을까? 아직까지 세계 50위권 대학은 없지만 앞으로는 그들이 가질 자원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여기서 더 중요한 질문은 중국이 혁신을 위한 올바른 제도적 기반을 가지고 있냐는 것이다.

 

현 시점에서는 그렇다고 말할 수 없다. 많은 국립대학들의 운영구조를 보면 대부분의 의사결정권한이 여전히 소수의 거만한 사람들에게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국영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중국의 대학들은 당 위원회에 시달려야 하고 대학의 당 책임비서는 총장보다 직위가 높다. 예외적으로 당 비서들이 대학의 발전에 핵심적 기여를 할 때도 있지만 이런 평행 운영구조는 원칙적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들의 흐름을 돕기보다는 제한하게 된다.

 

방향에 관계 없이 많은 아이디어를 추구할 수 있는 자유는 대학에서 혁신을 위한 전제조건이다. 하지만 모든 측면에서 봤을 때 중국 대학의 교수들은 대학 운영에 관한 권한이 거의 없다. 게다가, 2012년 당시 부주석이었던 시진핑(Xi Jinping) 주석이 최상위 대학들을 방문하며 당의 지도를 확대하라고 지시한 것은 그리 좋은 징조가 아니다.

 

절대적 혁신이란 절대적 리더십 및 권력과 마찬가지로 과대평가돼 있을 수 있다. 중국은 교육 분야와 산업 분야에서 슘페터가 말한 후발주자의 이점을 얼마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선발주자의 사례에서 배우고 그 위에서 조금씩 발전시켜나가는 능력이다.

 

최근 몇 십 년 동안 중국은 창조적 적응력을 바탕으로 혁신을 이뤄왔다. 이제는 그 이상을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리더가 될 수 있을까? 중국 정부가 조급함을 진정시키고 조금 더 느슨해질 줄 아는 지혜를 가질 수 있을까? 슘페터가 언급한 진정한 기업가정신의 완전한 출현이 가능하도록 기다릴 수 있는 인내심을 발휘할 것인가?

 

우리가 볼 때 문제는 중국인들의 혁신 및 지적 능력이 아니다. 그런 능력은 무궁무진하다. 문제는 중국의 학교, 대학, 기업들이 운영되고 있는 정치적 환경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레기나 M. 아브라미, 윌리엄 C. 커비, F. 워런 맥팔란

레지나 M. 아브라미(Regina M. Abrami)는 미국 와튼(Wharton)스쿨의 선임연구원이며 로더 연구소(Lauder Institute)의 글로벌 프로그램(Global Program) 디렉터이며 펜실베이니아대(University of Pennsylvania)에서 정치학 조교수를 맡고 있다. 윌리엄 C. 커비(William C. Kirby)는 하버드 경영대학원(Harvard Business School)의 경영학 교수이자 하버드대(Harvard University) 중국학 교수를 겸직하고 있다. F. 워런 맥팔란(F. Warren McFarlan)은 하버드경영대학원 경영학 명예교수다. 이들은를 공동 저술했다.

 

번역: HBR포럼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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