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5월호

제품다각화가 초래하는 문제
잔 W. 로스(Jeanne W. Ross),마틴 모커(Martin Mocker)

INNOVATION

제품다각화가 초래하는 문제

마틴 모커, W. 로스

 

관리되지 않은 혁신은 사업 운영에 지나친 복잡성을 초래한다. 제품통합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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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Brief

 

문제점

기업의 제품혁신 활동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으면 고객과 직원 모두에게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지나치게 복잡해진 사업 운영 때문에 궁극적으로 당기순이익이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3가지 해결 방안

제품다각화product proliferation대신 제품통합product integration에 집중하라. 제품 개발자들이 고객과 직접 대면하거나 운영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과 함께 긴밀히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보장하라. 그리고 의사결정에 지침이 될 수 있는 조직의 상위 목표를 확립하라.

 

 

네덜란드에서 가장 가치 있는 브랜드인 로열필립스Royal Philips는 오랫동안 제품혁신의 리더 역할을 해 왔다. 하지만 새로운 밀레니엄이 도래한 첫 10년간 필립스의 매출은 40%나 하락했고 이익은 바닥났으며 회사의 시가총액은 곤두박질쳤다. 무엇이 잘못됐던 걸까?

 

문제는 과도한 혁신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2000년대 초반, 필립스의 경영진들은 일련의 신제품과 서비스를 총체적으로 확충하기 위해 사내 개발과 사업체 인수를 통해 회사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필립스는 2003년 유럽에서 특허를 가장 많이 출원한 회사였고 미국에서도 상위 10대 기업에 속했다. 회사의 혁신제품에는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전구와 의료용 스캐너, 웹 카메라, 자동차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용 칩셋, 각종 소프트웨어, 그리고 제품 관련 서비스가 포함돼 있었다. 2011년이 되자 필립스는 60개 이상의 상품군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었다.

 

필립스는 제품라인 및 지역별 사업 책임자들이 자신들의 제품과 고객들에게 적합한 지원 시스템을 개별적으로 디자인할 수 있도록 허락했기 때문에 공급망과 영업, 마케팅, 제품 개발, 그리고 관리 프로세스에 있어 사업 운영이 지나치게 복잡해졌고, 결과적으로 엄청난 비용 상승을 초래했다. 그리고 이런 복잡성은 자연스레 고객과 직원들까지 훨씬 더 불편하게 만들었다. 예를 들어 필립스로부터 의료용 스캐너와 관련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를 구입하는 헬스케어 분야의 고객들은 여러 담당자들과 일하면서 인보이스도 별도로 여러 개를 받아야 했다. 내부 직원들 또한 갑자기 도입된 1만여 개의 IT 응용 프로그램 사이에서 방황하며 힘겨워 했다. 이 중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만 60개가 됐다. 게다가 고객 데이터가 수많은 IT 프로그램에 산재해 있다 보니 일선에서 뛰는 직원들은 고객 니즈를 파악하거나 고객들에게 일관된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거의 불가능했다.

 

혁신의 어두운 그림자가 필립스를 덮쳤다. 고객이 똑같은 데이터를 어쩔 수 없이 두 번씩 입력해야 할 때마다, 회사의 여러 부서와 연락하며 일관성 없는 경험을 할 때마다, 혹은 업무 처리를 위해 불가피하게 여러 담당자를 접촉해야 할 때마다 회사는 타격을 입는다. 직원들이 중요한 고객 정보에 접근하지 못할 때마다, 여러 부서, 여러 담당자로부터 의사결정이나 승인을 받기 위해 기다려야 할 때마다 회사에 손해가 된다. 이런 상황은 회사를 파괴할 수도 있으며 로열필립스도 거의 그 직전까지 갔었다.

 

고객과 일선직원들은 제품다양성이 몰고올 수 있는 문제점들을 잘 인식한다. 하지만 조직의 리더들은 그 잠재적 혜택에만 맹목적으로 집중하려는 경향이 있다. 필자들이 연구했던 한 대형 금융서비스 회사의 경영진은 자신들이혁신에 중독돼 있다는 것을 인정했다. 심지어 일부 혁신사업이 조직에 거의 가치를 창출하지 못하고, 회사를 함께 거래하기 힘든 조직으로 만들지라도 경영진들은 이 두 사실이 서로 연관돼 있다는 것을 모른다. 기업은 신제품을 시장에 처음으로 도입하거나 경쟁사의 신제품을 재빨리 모방하고 싶은 바람 때문에 포트폴리오에 제품이 추가될 때 잠재적으로 따를 수 있는 폐단을 보지 못한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신제품으로 인한 다른 제품들의 자기잠식cannibalization가능성은 측정하지만 운영상 복잡성이 높아지면서 발생하는 비용 상승까지 고려하는 회사는 거의 없다.

 

필자들은 이 문제를 연구하기 위해 255명의 고위경영진들과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7개 기업에 대해서는 72명의 경영진들과 인터뷰를 하면서 심층연구에 들어갔다. (해당 기업은 DHL 익스프레스, IBM, ING다이렉트 스페인, 레고그룹, 프린시플 파이낸셜 그룹, 로열필립스, USAA였다.) 그 결과를 보면, 제품다양성은 평균적으로 기업의 수익성과 상관관계가 없지만, 고객과 직원들이 겪는 불편함과는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핵심만 말하자면 이렇다. 회사의 제품 포트폴리오에 잠재적으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혁신제품을 추가할수록 당신의 사업에서 잠재적으로 가치를 파괴할 수 있는 복잡성을 더 높일 수 있다. 필자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는 3가지 지침을 제시한다. 첫째, 제품다각화Product proliferation대신 제품통합Product integration에 집중하라. 둘째, 제품 개발자가 고객과 직접 대면하거나 운영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과 함께 긴밀히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보장하라. 마지막으로 의사결정에 지침이 될 수 있는 상위 목표를 규정하라.

 

 

혁신의 어두운 그림자

 

필립스가 관리되지 않은 혁신이 야기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시작했을 때, 이들은 사업 운영방식과 포트폴리오를 모두 바꿔야 한다는 사실을 이내 깨달았다. 2011년에 필립스는 이런 사업변환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전 세계적으로 표준화된 시스템과 프로세스인그린필드greenfield플랫폼을 3개 영역에 걸쳐 구축하기 시작했다. 3가지 영역은 아이디어에서 시장까지(혁신과 관련된 모든 프로세스), 시장에서 주문까지(마케팅 및 영업과 관련된 프로세스), 그리고 주문부터 현금화까지(재무 및 지원·관리 부서의 주문 처리와 관련된 프로세스)로 구분됐다.

 

그린필드 플랫폼은 직원과 고객들이 겪고 있는 불편함을 대폭 줄이려는 목적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필립스 경영진은 현재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가지고는 변화를 이행하는 데 수년이 걸릴 것을 깨달았다. 이 때문에 회사는 제품 종류도 대폭 줄여나갔다. 2000년에 필립스는 조명, 전자제품, 가전 및 개인생활 용품, 부품, 반도체, 의료시스템의 6개 분야에서 사업을 하고 있었다. 필립스는 점진적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부문은 매각하기 시작해 이후 헬스테크(HealthTech·헬스케어와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을 융합한 분야)와 조명이라는 2개 사업만 남게 됐다. 2016년에 필립스는 조명부문도 매각하면서 헬스테크 사업에만 전적으로 집중하게 됐다. 이렇게 단일사업만 공략하기로 한 필립스의 결정이 관리의 복잡성이 초래한 어려움 때문만은 아니었지만, 필자들과 인터뷰를 나눴던 경영진들에 따르면 그 점이 가장 큰 요인 중 하나였던 것만은 분명했다.

 

필립스는 이런 변화를 통해 EBIT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마진을 10% 이상 높인다는 중기목표를 달성했고 회사의 주가는 2011년 이후 2배나 상승했다. 하지만 운영상 복잡성을 줄인다는 목표에는 다른 많은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장기간의 고된 여정이 뒤따랐다.

 

필립스만큼 제품다각화가 방대하게 이뤄지진 않았지만 그래도 혁신의 부작용을 겪은 기업들도 있다. 레고그룹은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회사를 상징하는 블록 장난감의 특허가 만료되고 컴퓨터 게임의 인기도 점점 높아지면서 혁신을 통한 전면적 노력으로 이에 대응했다. 레고는 1997년부터 2004년까지 회사가 보유한 독창적unique블록의 수를 12000개로 2배나 늘렸다. 또한 컴퓨터 게임과 아동복, 테마파크 같은 새로운 사업 분야에도 진출했다. 제품 종류가 늘어남에 따라 복잡성이라는 괴물이 레고의 운영 프로세스도 살금살금 침범하기 시작했다. 제품 공급망에 투명성이 없어지면서 고객과 직원들이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던 것이다. 레고의 인기 블록세트는 재고 부족 사태를 겪기 시작했고, 어떤 때는 세트를 구성하는 500여 개의 블록 중 단 하나가 없어서 생산을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소매업체들은 한 국가의 제품 부족 현상을 여유 재고가 있는 다른 국가로부터 충당하지 못하는 레고의 무능력에 좌절감을 느꼈다. 2004년 레고는 거의 파산 위기에 처했다.

 

레고그룹도 필립스처럼 대규모 사업 변환 작업에 돌입함으로써 회사의 가치를 파괴하는 복잡성을 해결해 나갔다. 2004년을 시작으로 레고는 테마파크를 매각했고 글로벌 공급망과 제품생애주기관리product-life-cycle management프로세스를 표준화했다. 또한 레고는 블록을 결합해 세트로 만드는 방식에 대해서는 지속적 혁신을 도모했지만 독창적 블록의 수는 줄였다. 이런 노력은 수익과 성장으로 보상받았다. 그리고 레고는 고객과 직원들 모두에게 함께하기 용이한 회사가 됐다.

 

 

문제 해결하기

 

가치를 파괴하는 복잡성을 관리하는 처방은 혁신을 멈추기 위한 것이 아니다. 혁신은 성장에 필수적인 요인이며 기업은 혁신을 통해 기술과 시장환경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 특히 앞선 디지털 기술을 보유하면 정보를 통해 제품을 개선하고 고객과 맞춤화 교류도 할 수 있다. 이런 기술을 수용하지 못한 회사는 분명 경쟁력이 떨어지게 될 것이다.

 

그러나 기업이 혁신에서 손해보다 혜택을 더 많이 얻기 위해서는 고객과 직원들의 불편을 최소화해야 한다. 필자들은 성공한 혁신회사들은 혁신의 폐해로부터 회복하고 이를 피하기 위해 3가지 원칙을 따른다는 것을 발견했다.

 

다각화 대신 통합에 집중하라.필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제품통합은 제품다각화와 달리 더 나은 성과와 연결되며 고객과 직원들에게도 힘든 상황을 만들지 않는다. 제품을 통합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 계열사나 다른 회사 상품까지 함께 판매하는 교차판매cross-selling나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한데 묶어서 판매하는 번들링bundling이 분명한 예다. 기업들은 또한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정보나 서비스를 제품에 결합해 상품 가치를 높이는 통합 솔루션을 활용할 수도 있다. 필자들은 특히 통합적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면 복잡성을 억누르는 데 효과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미국 군인들과 그 가족들을 지원하는 금융서비스 회사인 USAA는 생활사건life-events[1]중심으로 사용이 간편한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결혼이나 내집 마련, 출산, 전역 같은 생활사건에는 개인의 재무상황에 큰 영향을 미치는 주요 결정과 행동이 뒤따른다. USAA는 생활사건 중심으로 제품을 통합함으로써 회원들이 자신에게 적합한지 아닌지도 알 수 없는 특정 금융상품을 무작정 찾는 대신에 자신의 금융 니즈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일례로 USAA의 오토서클Auto Circle상품은 자동차를 구입하고자 하는 회원들을 보조한다. 이 서비스는 회원이 자동차를 구입하고, 관련 비용을 지원받고, 자동차보험에 가입하는 서비스를 전화나 온라인으로 한 번에 간단하게 지원해 준다. 오토서클이 출시된 2010년 이전까지 회원들은 자동차 가격의 경우 USAA의 구매서비스 부문, 금융서비스는 소매금융, 보험은 자산 및 상해보험 부문 등을 통해 각각 개별적으로 처리해야 했다. 하지만 이제는 자동차와 관련된 전 프로세스를 오토서클이 관리해 주는 데다, 고객들은 USAA의 공인 자동차 딜러들을 통해 사전에 가격도 협상할 수 있다. 또 오토서클은 회원의 재무상황에 따라 자동차 구입에 얼마까지 비용을 지출해도 좋은지 제안해 주고, 회원들은 온라인 툴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자동차 사양을 미리 검토할 수 있다. USAA의 순추천고객지수Net Promoter Score[2]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으로 아마존이나 애플보다도 높다.

 

제품다각화 대신 제품통합을 강화하는 것은 전략적인 선택이지만 제품통합은 단기적으로 새로운 수입원을 포기한다는 의미도 된다. USAA에서는 어떤 신제품에 바람직한 측면이 많은 데도 회사의 전체 포트폴리오에 통합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리더들이 제품 출시를 철회하는 경우도 있다. 필자들이 연구한 또 다른 회사인 ING 다이렉트 스페인에서는 어떤 신제품을 지원하는 시스템이 너무 무질서하고 복잡해서 제품 출시를 1년간 연기하기도 했다. 이 회사는 먼저 시스템을 정비한 후 제품을 도입했다.

 

통합 중심의 혁신에는 부서 간 단절된 방식보다 사내 협력이 더 많이 요구된다. 고객의 불편함을 줄이도록 설계된 시스템과 프로세스는 보통 직원들에게도 혜택이 된다. 프린시플 파이낸셜 그룹은 중소기업 근로자들에게 은퇴상품(연금 및 401K)과 보험상품들을 판매한다. 규모가 작은 회사들은 복잡한 복지제도를 스스로 관리할 자원이 없으므로, 프린시플은 사용이 간편한 프로세스를 제공하고 제품의 다양성 대신 고품질 서비스를 강조한다. 또한 프린시플은 비즈니스 프로세스들을 단순화하고 표준화함으로써 프로세스 대부분을 자동화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고객들은 프린시플과 상호작용을 할 때 일관적인 경험을 할 수 있었고 직원들 또한 불편함을 상당히 줄일 수 있었다. 고객서비스 담당 직원들은 고객들과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상호작용을 촉진함으로써 고객과 마찬가지로 통합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었다. 프린시플의 경쟁사들은 더 다양한 상품들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그에 따른 복잡함 때문에 고객들은 오히려 프린시플로 발길을 돌리곤 했다.

 

물론 제품통합으로 혁신을 꾀하는 것이 회사의 초점을 좁히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 제품통합은 기회를 없애는 것보다 가치 있는 기회들을 점점 더 많이 창출할 수 있다. 과거 필립스의 헬스케어 사업부는 CT 스캐너처럼 대형 의료장비들을 판매했다. 혁신을 향한 이들의 노력은 신규 기능과 신규 장비에 집중돼 있었는데 이 때문에 제품 테스트와 출시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필립스의 헬스테크 사업은 병원과 의사들이 진료 효율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장비에 임상 결정을 지원하는 소프트웨어나 작업 흐름을 원활하게 관리하는 서비스 등을 결합했다. 비록 필립스가 예전 같았으면 흥미를 보였을 법한 일부 혁신에 대해서는 관심의 문을 닫았지만, 그 대신 이제는 신규 기술과 데이터 공유를 통해 사람들의 건강과 복지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을 탐구하고 있다. 이렇게 제품 통합에 집중하면 실제로 혁신을 가속화할 수 있다. 필립스는 이 모든 변화에도 불구하고 2015년에 다시 유럽 최대의 특허 출원 기업이 됐다. 또한 이제는 고객들에게 불편을 초래하지 않고도 혁신을 추진할 수 있다.

 

혁신 담당자와 복잡성 담당자를 구분하지 말라. 대부분의 조직에서 혁신을 책임지는 사람들은 나중에 혁신의 결과를 처리해야 할 사람들(예를 들면 고객서비스, 오퍼레이션, 인사, IT)과 기능적으로 분리돼 있다. 이런 업무상의 분리로 인해 사업 운영은 무방비 상태로 복잡해진다.

 

이런 덫에 걸리지 않으려면, 기업은 다기능팀cross-functional team을 만들어 제품을 직접 개발하는 직원들과 그 결과가 업무에 영향을 미치는 직원들 사이의 벽을 허물어야 한다. ING다이렉트 스페인은 제품 개발 초기부터 IT 설계자와 고객서비스 담당자를 제품 관리자와 함께 배치한다. 실제로 ING의 상품 및 전략 담당 전 부사장이었던 대니얼 라노Daniel Llano는 이렇게 말했다. “신제품이 은행 전체에 미칠 영향력을 미리 파악하지 않고 그냥 제 사무실에 들어와서이게 제가 출시하고 싶은 상품이에요라고 말하는 직원은 아무도 없어요.” IT, 오퍼레이션, 고객서비스 담당 직원들 모두가 상품의 요건이나 기능을 조정하는 책임을 분담함으로써 조직을 지나치게 복잡하게 만들지 않으면서 혁신의 긍정적 효과를 거둬야 한다.

 

이를테면 ING다이렉트 스페인이 지불계좌payment account(미국에서는 체킹계좌checking account라 부르는) 상품을 출시하기로 결정했을 때, 회사는 이 상품 판매에 뒤따를 복잡한 업무들에 대한 우려를 갖고 있었다. 특히 상품에 가입한 신규고객에게는 이후 몇 주간 웰컴 패키지와 직불카드, PIN코드 등 별도의 우편물들을 연이어 발송해야 했다. (많은 이들을 힘들게 하지만 오늘날에도 많은 은행들이 이런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그러던 중 다기능팀의 IT담당 직원 한 명이, 사용자가 웹사이트에서 최초로 개인 인증을 마치면 온라인에서 PIN코드를 부여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이런 작은 변화로 우편물을 여러 번 발송하는 불편을 덜 수 있었다.

 

[1]사고, , 취학, 취직, 결혼, 출산, 정년퇴직 등 사람들의 삶에서 주요 변화를 이끄는 사건들

[2]특정 제품, 서비스, 기업, 혹은 브랜드에 대해 고객이 타인에게 추천하고자 하는 의향이 어느 정도인지를 나타내는 지수

 

 

다기능팀은 또한 서비스의 처음부터 끝까지 전 과정에서 고객과 직원들이 겪는 불편함을 감소할 수 있는 통찰력도 제공한다. 레고그룹이 사업상 복잡함을 해결하려 전력투구 중일 때 회사는 수주관리, 제조, 재무지원, 혁신, 개발 등 주요 직무별 리더들로 구성된 일련의 프로세스 전문가 네트워크Process Expert Networks(PENs)를 구성했다. 이들은 정기적으로 만나 상호의존성을 논의하면서 최적화된 프로세스를 설계하는 데 도움을 줬다. PEN은 조직 전체에 지식을 공유하고 각 부문 내, 또 전체 부문들을 아울러 기능적이고 조직적인 격차를 좁힐 수 있게끔 보조했다. 이런 노력은 초기에 조직의 운영효율성을 상당히 높일 수 있었다. 그리고 최근에는 레고의 이런 통합 프로세스가 디지털 혁신에 필수적인 것으로 증명됐다.

 

경영진은 이런 다기능팀이 혁신의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우려도 갖고 있다. 하지만 레고의 리더들은 20인의 경영진부터 PEN까지 다기능팀에 대한 회사의 투자가 조직에 분명한 혜택을 가져오리라 확신한다. 레고의 최고정보책임자CIO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어떤 결정이나 변화에 대해 오랫동안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그런 논의가 끝나면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이렇게 말하죠. ‘동의합니다.’ 그리고는 순식간에 계획을 실행해 나갑니다!”

 

마찬가지로 필립스도 현재 엔지니어링, 영업, IT 직원들과 함께 빠른 실행을 위한 애자일 방법론agile methodology을 활용하고 있다. 회사는 이런 방식을 통해 신규 디지털 상품을 디자인할 때 복잡함을 초래하지 않으면서 제품을 제조하고, 판매하고, 지원할 수 있다. 디지털혁신 제품은 전통적인 제품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시장에 도입되기 때문에 그 혁신이 잠재적으로 사업 운영에 복잡성을 초래할 수 있을지 아닐지를 반드시 초기에 판단해야 한다. 다기능팀은 발생 가능한 문제들을 미리 경고하고, 가치를 더하지 않는 제품에 대해서는 출시를 막을 수 있다. 그리고 일단 디지털 상품이 개발되면 유관 부서들이 모두 개발과정에 참여했기 때문에 훨씬 더 빠른 출시가 가능하다.

 

다기능팀의 효과적인 업무 수행을 위해선 그들이 추진하는 혁신의 목적을 전 직원이 이해할 수 있도록 리더가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

 

혁신의 방향을 제시하는 비전에 전념하라. USAA의 미션은 가입 회원들과 직원들의재무안정성을 촉진하는것이다. 레고는내일의 빌더builder들을 육성하고 그들에게 영감을 주는회사가 되길 원한다. 인튜이트Intuit생활의 비즈니스를 단순화한다는 비전을 분명히 제시한다. 이런 미션 선언문은 굉장히 다양하지만 슬로건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혁신의 목적을 확립하고, 그럼으로써 혁신과 더불어 시간이 흐를수록 회사의 성공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만약 회사가 혁신은 수용하지만 분명한 비전이 없다면 혁신 자체를 위한 혁신에 중독될 위험이 있다. 모든 혁신은 겉보기에 훌륭해 보인다. 하지만 역으로 명확한 미션은 사람들로 하여금 목적성을 가진 혁신을 추구하게 한다.

 

USAA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 과거 이 회사는 금융상품들을 개별적으로 판매했다. 예를 들면 매출의 40%는 자동차보험에서 나왔지만 그런 개별 상품들은 회원의 재무안정성을 기대만큼 증대하지 못했다. 그러다 회사의 리더들이 조직 미션을 다시 고민했고, 자동차를 구매하는 결정은 단순히 자동차보험을 선택하는 것보다 개인의 재무 상황이나 그 안정성에 훨씬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 회원들에게 어떤 차를 구매할지, 혹은 아예 구입하지 않는 편이 나을지 등을 자문하기 위해서는 USAA도 차량 구입이라는 전체 사이클의 일부가 될 필요가 있었다.

 

미션 선언문은 바람직한 혁신의 유형을 명확히 밝히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를테면 USAA가 주택보유자용 보험상품을 도입하는 것과 주택 매입과 관련된 전체 프로세스를 단순화하는 것 중 어느 프로젝트에 회사의 자원을 투입해야 할지 의문이 든다면, 의사결정자들은회원의 재무 안정성을 위해서는 어떻게 하는 것이 최선인지라는 절대적 기준을 적용하면 된다. USAA는 직원들 또한 이 2가지 투자 중 어느 것이 더 많은 회원들에게 더 커다란 방식으로 혜택을 줄 것인지, 그래서 궁극적으로 회사의 미션을 달성하는 데 더 큰 영향력을 미칠지에 대해 논쟁할 것으로 기대한다.

 

 

명확한 미션 선언문은 개별적인 상품혁신에 대한 방향을 제시할 뿐 아니라 인프라 투자에 대한 결정에도 영향을 준다. 필립스는 회사의 헬스스위트 디지털 플랫폼HealthSuite Digital Platform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기존에 혈압과 맥박, 체온, 체중 등의 의료 데이터가 저장돼 있는 저장소에 디지털 손목시계, 인터넷 커넥티드 저울, 스마트 체온계 등에서 측정한 데이터를 입력할 수 있다. 이 플랫폼은 CT 스캐너와 기타 장비에서 얻은 판독 데이터까지 모두 통합함으로써 환자와 보호자에게 개인의 건강에 대한 전체적인 그림을 제시한다.

 

혁신에 대한 비전이 성공적인지 가늠하는 리트머스 실험은 직원들이 이를 정말 가치 있는 혁신으로 여기고 차별적으로 활용하는지, 아니면 가치보다 업무에 복잡성만 더하는지 아닌지로 결정된다.

 

 

제품통합을 위한 조직적 노력

 

혁신적인 신제품을 통해 성장을 했거나 성장세에 있는 회사들은 운영상의 어려움을 감수해야 한다. 직원들은 예전보다 더 힘들게 직무를 수행하기도 하고 고객들 또한 당신의 회사와 거래하는 데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기업은 이 중 특히 직원들이 당면하는 어려움에 집중해야 한다는 게 필자들의 연구 결과다. 뛰어난 직원들은 복잡함이 초래하는 부정적 영향들로부터 고객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그런 노력들로 인해 직원들은 지치게 되고 결국 회사를 떠날 수도 있다. 그들이 계속 회사에 남는다고 해도 점점 더 복잡해지는 업무환경은 시간이 흐를수록 그들이 헛된 노력을 쏟고 있다는 사실만 부각한다. 복잡함이 당신의 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사내 조사가 필요할 수도 있다. (‘[] 당신의 사업은 얼마나 복잡한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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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골치 아픈 일은 당신이 제품의 다양성을 줄이고 제품 통합을 강화하기로 결정한다 할지라도 그 작업이 만만치 않으며 대부분의 기업은 그 과정에서 조직적으로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점이다. 로열필립스는 회사의 가장 중요한 내부 프로세스들을 합리적으로 정비한 다음 사업 포트폴리오도 근본적으로 단순화했다. USAA는 회원 경험Member Experience부서를 신설했고 고객과 직접 대면하는 12000명 직원 모두 이 부서에서 몇 년간 근무하도록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고객서비스 담당자들은 재교육을 받아야했고 사업라인별 IT 시스템도 통합의 수순을 밟았다. 이에 덧붙여 USAA는 전사적 성과를 높이기 위해 직원 인센티브 체계도 조정했다. 레고 그룹은 또 다른 접근방식을 택했다. 레고는 통합을 촉진하기 위해 회사 조직을 마케팅과 오퍼레이션, 그리고 비즈니스 인에이블링Business Enabling이라는 기업 차원의 기능관리 그룹으로 개편했다. 엔터프라이즈 설계자enterprise architects[3]와 기타 IT 리더들은 필요에 따라 이 3개 부문을 전체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아키텍처와 관리 프로세스를 도입했다.

 

대부분의 조직 변화와 마찬가지로 기업은 실험적이고 학습 중심적인 접근방식을 취해야 한다. 첫 번째 시도에서 원하는 성과를 전부 제대로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다. 예를 들어 USAA가 회원경험 부서를 도입했던 초기에 경영위원회는 압도할 만큼 많은 결정 사항들로 진통을 겪었다. 통합서비스와 관련된 문제들이 부문별 경계를 넘나들며 발생했고 이에 따라 전사 차원의 결정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결국 USAA는 회사의 의사결정 포럼들을 조정함으로써 경영위원회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의사결정을 가속화했다.

 

과정이 힘들지만 혁신의 어두운 그림자를 극복하려는 노력은 그만큼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좋은 예가 있다. USAA와 프린시플, 레고그룹, ING다이렉트 스페인의 수익이 모두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이 회사들의 수익은 업계 평균보다 높다. 그리고 이런 성장에도 불구하고 복잡성이 동반하지 않았으므로 높은 수익성은 앞으로도 지속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년간 USAA는 일련의 통합 서비스를 도입했지만 회원 수는 오히려 800 만 명에서 1070만 명으로 증가했다. 이와 동시에 이익률도 11.2 %에서 14.2 %로 상승했다. 2000년대 초반에 거의 기업의 존폐 위기까지 겪었던 레고그룹의 혁신은 수익성을 회복시켰고 경쟁사 마텔Mattel과의 힘겨루기 끝에 세계 최대의 장난감 회사가 됐다.

 

 

디지털경제는 혁신을 향한 무한한 기회를 제공한다. 그리고 일부 회사는 고객 및 직원의 삶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혁신하면서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혜택도 확보하고 있다. 반면에 또 다른 회사들은 장기적으로 회사에 이익보다 손해를 끼치는 혁신에 자원을 쏟아 붓고 있다. 고객 및 직원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한 솔직한 평가는 회사가 이 중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를 알려줄 것이다.

 

 

번역: 김성아 / 에디팅: 이방실

 

마틴 모커(Martin Mocker)는 로이틀링겐대(Reutlingen University) ESB경영대학원의 정보시스템 교수이자 MIT 슬론경영대학원의 정보시스템 연구센터(Center for Information Systems Research)에 연구협력 교수로 있다. W. 로스(Jeanne W. Ross) MIT 슬론경영대학원 정보시스템 연구센터의 수석 연구과학자다.

 

[3]IT와 연계해 회사의 비즈니스 전략을 설계하고 IT시스템의 아키텍처를 정의하는 임무를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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