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3-4월(합본호)

브레인스토밍의 새 패러다임
할 그레거센(Hal Gregersen)

브레인스토밍의 새 패러다임

돌파구를 여는 통찰을 원한다면 답이 아닌 질문에 집중하라

할 그레거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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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BRIEF

 

문제

위대한 혁신가들은 깊이 뿌리박힌 전제를 반박하는 좋은 질문에서 좋은 답변이 나온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대개 질문하지 않는다. 브레인스토밍할 때조차 질문하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어서다. 그 결과, 참신한 아이디어를 찾을 때 옴짝달싹 못하는 경향을 보인다.

 

해결

해결책을 구하지 않고 질문만 하는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깊게 탐구하고 효과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안심하고 찾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수 있다. 리프레이밍을 위한 간단한 연습을 하면 파괴적 집단 역학과 획기적 사고를 방해하는 편향된 생각을 피할 수 있다. 이는 종종 새롭고 진취적인 시각과 예기치 못한 통찰로 이어진다. 

 

 

 

 

20년 전 MBA 수업의 하나로 브레인스토밍 세션을 이끈 적이 있다. 세션은 오트밀을 꾸역꾸역 입에 넣는 일처럼 지루했다. 논의의 주제는 많은 회사가 어려움을 겪는 일로 남성들이 지배하는 환경에서 평등 문화를 정착시키는 방법에 대한 것이었다. 학생들 모두 관심을 보이는 이슈였지만 괜찮은 아이디어는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나는 시계를 흘끗 보면서 적어도 다음 세션에서 출발점으로 삼을 수 있는 토론거리는 찾고 끝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즉석에서여러분, 오늘 안에 정답을 찾는 일은 잠시 잊고 이 문제와 관련해 새롭게 던질 수 있는 질문을 생각해 봅시다. 남은 시간 안에 얼마나 많은 질문을 적을 수 있는지 한번 봅시다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하나둘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고, 나는 재빨리 칠판에 질문들을 적었다. 누군가가 답을 내놓으면 답변 대신 질문을 하라고 지도했다. 금세 교실에 활기가 돌아 놀라울 정도였다. 세션이 끝날 무렵이 되자 학생들은 흥분에 차 수업시간에 등장한 질문 몇 가지를 이야기하며 자리를 떴다. 우리가 세운 기본 전제를 반박하는 질문들이었다. 이를테면법규를 제정해 공표하는 일보다 풀뿌리 운동을 직접 지원하는 편이 나은가?’늘 했던 것처럼 다른 조직의 성공 사례를 찾기보다는 우리 사회 안에서 규모는 작아도 평등을 구현한 이례적인 경우를 찾아 배우는 게 나을까?’ 예상하지 못했던 바지만 대안을 낼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열리자 논의할 거리가 급격히 불어났다.

 

그날 세션 전까지는 정답을 찾기 위해서가 아닌 질문을 던지기 위한 브레인스토밍을 해본 경험이 없었다. 이는 수업시간에 문득 떠오른 발상으로, 아마 개방적이고 솔직한 질문이 창조적 발견으로 이어진다는 사회학자 파커 파머Parker Plamer의 초기 저작을 읽고 있던 터라 영향을 받았던 것 같다. 질문을 위한 질문 던지기는 학생들에게 상당한 효과가 있었기에 컨설팅 활동을 하면서도 시험해 봤다. 결국 이 질문 던지기 기법을 연구방법론으로 정립했고 지금까지 다듬어 나가고 있다. 현재까지 수백 명의 의뢰인에게 질문 던지기 기법을 적용했다. 패션회사 샤넬, 식품회사 다논, 엔터테인먼트회사 디즈니, 회계법인 E&Y, 자산운용사 피델리티, 바이오벤처 제넌테크, 고객서비스관리업체 세일스포스, 기타 수십 개 회사의 글로벌 팀과 비영리단체, 리더 개개인과 코칭을 진행하면서 질문 던지기 기술을 실험했다.

 

이 질문 던지기 기술의 기저에는 질문이 참신하면 획기적이며 변화를 불러올 수 있는 통찰을 얻을 수 있다는 인식이 깔렸다. 심리학계를 사례로 보자. 1998년 전까지만 해도 사실 많은 훈련을 받은 심리학자들이 하나같이 정신질환이나 결함의 근원을 없애는 데 집중했다. 이들은 한마디로 행복well-being[1]이란 정신장애 등 부정적 요소가 없는 상태라고 믿었다. 그러나 마틴 셀리그먼Martin Seligman은 미국심리학회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APA의 회장을 맡은 후, 학계에 전혀 다른 시각을 제안했다. 셀리그먼은 미국심리학회 연례회의 연설에서 몇 가지긍정적요소가존재할 때 행복한 것은 아닐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런 요소들은 번성flourishing에 필수적이며 인지·측정·발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었다. 이 질문을 계기로 긍정심리학 운동이 시작됐다.

 

정답 대신 질문을 던지기 위해 브레인스토밍을 시작하자 과거의 인지적 편향을 밀어내고 미지의 영역으로 발걸음을 쉽게 내디딜 수 있었다. 우리는 학문 연구에서도 이런 역동적 변화의 조짐을 봤다. 한 예로 사회심리학자 애덤 갈린스키Adam Galinsky의 연구를 보면 과도기에 관점을 재구성하는 리프레이밍reflaming이 어떤 효과를 내는지 알 수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질문하면 답을 찾도록 훈련받아 왔기 때문에 질문만 하는 일을 지속하면 부자연스럽다고 느낀다.

 

내가 개발한 연구방법론은 문제를 유용한 방식으로 재구성하는 과정에 방점을 둔다. 이는 보다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습관을 길러주며 돌파구가 필요할 때 해당 사안을 잘 통제할 수 있도록 돕는다. 마냥 손 놓고 의외의 소식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직접 해결할 수 있다고 알려준다. 이 글에서는 방법론이 왜, 어떻게 효과를 발휘하는지 설명하겠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막다른 골목에 봉착하거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할 때 활용할 수 있다. 회사가 이 방법론을 정기적으로 연습하면 집단지성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사실을 밝혀내려는 조직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다.

 

어떤 절차가 필요할까?

 

지난 수년간 다양한 버전의 브레인스토밍을 시험해 왔다. 지금은 이 브레인스토밍 과정을퀘스천 버스트Question Burst’라고 부르고 있다.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참가자의 데이터와 피드백을 수집·분석해 가장 성과가 좋은 과정은 무엇이었는지 파악했다. 그룹 규모와 진행시간, 총 질문 개수를 다양하게 조정해 실험을 진행했다. 즉흥적으로 실험에 들어가거나 미리 스케줄을 정해 진행해 보기도 했다. 아이디어를 내려고 다양한 분위기를 조성해 봤다. 코칭 강도를 높이거나 낮춰봤다.(예를 들어좋은질문을 구성하는 요소와 창의적 생각을 하는 법을 논할 때 코칭을 늘리거나 줄여봤다.) 세션 분위기를 살펴봤으며 세션이 끝나면 설문조사를 실시해 새로운 버전을 진행할 때마다 달라진 점이 있는지 관찰했다. 시간이 흐른 뒤 퀘스천 버스트 시간의 기본적인 형태를 만들 수 있었다. 이는 총 세 단계로 구성된다.

 

무대를 준비하라Set the stage.일단 본인이 깊게 관심을 갖고 있는 난제를 골라라. 좌절을 맛봤을 수 있고 아니면 흥미로운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막연하게나마 느낀 상태일 수도 있다. 획기적인 질문을 던지기 좋은 시기인 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미국의 대표적 혁신기업 인튜이트Intuit의 회장이자 CEO인 브래드 스미스Brad Smith심장이 빨리 뛴다면좋은 질문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럴 때 사람들은 완전히 이 질문에 집중하고 다른 사람들도 끌어들여 같이 고민하려 한다.

 

몇몇 사람을 초청해 내가 고민하던 문제를 새로운 각도에서 고심해 보자. 물론 혼자 할 수도 있지만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면 활용할 지식 베이스가 넓어지고 건설적인 사고방식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네드 할로웰Ned Hallowell은 집중력의 생산성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을 수십 년간 연구해하버드 집중력 혁명Driven to Distraction at Work’을 출판했다. 이 책에는고독한 희생양의 축제Feasts on a solitary victim에 대한 우려가 담겨 있다. 다른 사람들이 퀘스천 버스트에 참여하면 다른 사람들이 내 취약점을 알게 되지만 동시에 공감을 불러일으켜 디자인적 사고design thinking[2]에서 흔히 말하는 아이디어 발굴이 원활해진다. 위협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다른 사람을 끌어들일 수 있는 방법이다.

 

문제와 직접 연관이 없고 사고방식이나 세계관이 당신과 현저하게 다른 사람 2, 3명을 고르는 게 가장 좋다. 이들은 당신이 생각지 못한 놀라우면서 설득력 있는 질문들을 던질 것이다. 해당 문제에 익숙하지 않기에 틀에 박힌 생각을 하지 않는 데다 지금 현재 투자한 것도 없는 까닭이다. 그들은 금기시되는 질문을 던지고 모두가 알고 있지만 애써 모른 체하는방 안의 코끼리elephants in the room부류의 문제를 지적할 것이다. 그러면 안 된다는 것을 모르기 때문이다.

 

답 찾기에 집중하는 전통적 방식의 브레인스토밍은 보통 개인이 집단보다 나은 성과를 낸다. 여럿이 일할 때 개인이 노력을 줄이는사회적 태만social loafing’과 다른 사람에게 평가받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회 불안social anxiety등 집단역학이 만연하면 독창적 사고를 방해한다. 참여자들이 내성적이면 목소리를 잘 내지 않는다. 하지만 퀘스천 버스트 방법을 통하면 사회적 상호작용을 할 때 습관적으로 취하던 방법과 거리를 둘 수 있어 부정적 영향을 주는 이런 집단 역학을 뒤집을 수 있다. 한편으로 이 방법론을 활용하면 말수가 없는 사람까지 누구든 안심하고 다른 시각을 비출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수 있다. 퀘스천 버스트에서는 의견을 내는 사람에게 당장 관점을 확고히 하라고 강요하지 않아 편안한 마음으로 거리낌 없이 말할 수 있다. 질문에만 집중하니 성급하게 답을 낼 필요도 없고 해당 사안을 더 깊게 탐색할 수 있다.

 

질문 던지기 훈련을 같이할 파트너들을 모았다면 이제 해당 사안을 2분 안에 설명한다. 사람들은 종종 자신이 안고 있는 문제야말로 설명할 거리가 많다고 여긴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과 해당 문제를 단시간 내 공유하려면 질문 던지기를 제약하거나 유도하지 않는 수준 높은 방식으로 해당 사안을 말해야 한다. 그러니 주요 사항만 짚어야 한다. 문제를 해결하면 상황이 어떻게 나아질지 설명해야 한다. 왜 도중에 막혔고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는지 간결하게 말해야 한다.

 

이런 질문 던지기 기법을 통해 글로벌 금융서비스업체의 매니저인 오데사Odessa는 복잡하다고 여겼던 의사소통 문제를 재구성할 수 있었다. 근무지역과 직위, 맡은 업무가 서로 다른 이들에게 회사의 새 전략을 소개하는 문제였다. 매니저는 간단한 설명과 함께 퀘스천 버스트를 시작했다. 모두와한 곳을 향해 노를 젓고 싶다는 소망과 각자가 맡은 역할과 시각이 제각각인 만큼 자신이 보내는 메시지로 새로운 전략 소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 같다는 답답한 심정을 드러냈다. 그 정도로 설명한 뒤 연이어 사람들에게 질문을 받았는데 이를 계기로 문제를 완전히 다르게 이해하게 됐다. 회사 내부 임직원을 상대로 한 마케팅 캠페인이 아니라 리더십 과제로 보기 시작한 것이다. 만약 그가 다른 사람들에게 회사 전략 소개를 믿고 맡길 수 있을 정도의 방법을 찾는다면 다른 매니저들을 동원해 현지에 끼치는 영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메시지를 손질할 수 있다.

 

참가자들에게 질문을 받기 전에 중요한 규칙 2가지를 분명하게 설명하라. 첫째, 사람들은 질문만 할 수 있다. 대안을 제시하려 하거나 누군가의 물음에 반응한다면 세션 주최자는 바로 제지하고 질문을 유도해야 한다. 둘째, 해당 문제에 프레임을 씌우는 서두나 명분은 삼가야 한다. 자칫 참여자들이 해당 사안을 특정한 방식으로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야말로 가장 피해야 할 일이다.

 

질문 던지기 세션에 앞서 스스로의 감정 상태를 빠르게 점검하는 일도 필요하다. 도전의주체로서 문제를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한다. 문제를 두고 내가 느끼는 감정이 긍정적인가, 중립적인가, 부정적인가? 기저에 깔린 감정 상태를 표현하는 단어 몇 개를 생각나는 대로 적어라. 10초 이상 걸려선 안 된다. 세션이 끝난 뒤에도 똑같이 해봐야 한다. 감정이 창조적 에너지에 끼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이런 점검 작업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세션에서 유익하고 새로운 질문을 구하는 게 목표기도 하지만 문제에 끝까지 집중할 수 있는 정서적 동력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신의 창조적 에너지는 앞으로 적게는 수일 많게는 몇 달에 걸쳐 부침을 보일 것이다. 여기에 대비해야 한다. 변화를 촉발할 아이디어를 얻으면 처음에는 신나지만 온갖 곤란한 일이 불시에 터져 괴로워진다. 일이 고되어진다. 하지만 운이 좋으면 변화를 볼 수 있는 희망의 순간을 목도할 수 있다. 애초 급격한 변화가 있으리라 예상하고 시작한다면 참고 견디기가 한결 나을 것이다.

 

모든 질문이 동등하진 않다.

 

종종 퀘스천 버스트를 하면서 지켜야 할 규칙을 말하다 보면 어떤 종류의 질문을 해야 도움이 되는지, 자신이 한 질문이 도움이 될 좋은 질문인지 어떻게 아는지 같은 질문을 받곤 한다. 단정적으로 말하기 망설여지지만 모든 질문이 참신한 해결방안으로 이어질 수 있는 잠재력을 품고 있지는 않다. 승산을 높이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원칙을 명심해야 한다.

 

•전통적 기법 중 무작위 연상 또는 대안적 페르소나 내세우기와 같은 확산적 사고divergent-thinking를 통해 신선한 질문이 나올 수 있고, 나아가 새로운 영역에 도달할 수 있다.
•질문은 개방적이냐 폐쇄적이냐, 짧은가 긴가, 단순한지 복잡한지 등 서로 대립할 때 가장 생산적이다.
•‘무엇이 효과가 있고 아닌가?’ ‘이유는 무엇인가?’ 등 서술적인 질문이 ‘~라면 어떻게 될까?’ ‘무엇이 가능한가?’ ‘~하는 게 어떨까등 추측성 질문보다 좋다.
•기억하는지 아닌지만 확인하는 단순한 질문에서 창조적 통합을 요구하는 인지적으로 복잡한 질문으로 넘어가면 혁신적 사고를 할 수 있다.
•조직이 무엇을 이루고 싶은지에 대한 강한 확신에서 나오지 않은 질문은 성가시고 방해가 될 뿐이다.
•공격적인 태도로 질문하면 해롭기만 하다. 사람들을 곤란하게 만들거나 근거 없이 타인의 아이디어를 의심하거나 몸을 사리는 문화를 정착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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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마틴 셀리그먼의 긍정심리학(물푸레, 2014 4)에서 well-being은 행복으로, flourish는 플로리시로 번역했다. 다만 flourish를 다룬 다른 심리학 논문에서는 번성으로 표기한 예도 있다.

[2]소비자의 니즈를 기술적으로 개발 가능한 제품·서비스로 연결할 수 있도록 디자이너가 활용하는 창의적 사고 방식

질문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 the questions. 이제 타이머를 설정하고 4분 동안 문제와 관련한 질문을 최대한 많이 수집하자. 브레인스토밍할 때 참가자가 내놓는 질문에 부정적으로 반응해서는 안 된다. 질문은 놀랍고 도발적일수록 더 좋다.

 

대형 기업과 일할 때 보니, 특히 나이가 많은 리더들이 여기저기서 질문이 쏟아지자 답변하고픈 충동을 누르기 힘들어했다. 고작 4분 동안인데도 그랬다. 예를 들어 한 제조업체의 리더는 공급사슬supply chain문제가 불거지자 참지 못하고 끼어들어 지식을 뽐냈다. 이해할 만한 충동이다. 꼭 고위임원들만 그런 것도 아니다. 높은 자리에 앉은 인사가 즉각 적용할 수 있는 대안을 내놓지 못하면 곤란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질문들, 특히 직관을 배반하는 질문을 들으면, 우리는 불편해 원론적인 답변이라도 서둘러 읊어 만회할 시간을 벌려 한다. 그러나 문제에 막힐 때 이런 식으로 답을 내놓으면 시간만 낭비하는 꼴이다. 결국 우리가 여러 번 강조하는 이유도, 곧장 내놓는 답이 전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질문 던지기 세션의 핵심은 양quantity이다. 주어진 시간 안에 최소 15개 이상, 최대한 많은 질문을 만들어 내라고 하면 짧고 간결하며 참신한 질문들이 나온다. 칠판 대신 종이, 랩톱, 태블릿PC 등에 모든 질문을 그대로 옮겨적으면 모든 걸 아주 정확하게 잡아낼 수 있다. 세션 참가자들에게 계속 솔직한 질문을 해 달라고 요청하라. 그렇지 않으면 즉각 이해가 안 되거나 듣고 싶지 않은 질문이 잇따를 때 밀어내는 등 무의식적으로 검열을 하려 들 수 있다.

 

녹음 작업을 하듯, 세션 주최자도 직접 질문을 던져라. 그러면 자신이 문제를 습관적으로 어떻게 프레임 하는지, 자신도 모르는 사이 문제를 풀 수 없는 것으로 보고 있지는 않은지 등 일련의 사고 패턴을 파악할 수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3분과 15개의 질문이라는 기준에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그렇지 않다. 다만 시간 압박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참가자들이질문에만집중하라는 규칙을 따르도록 유도한다. 답을 찾으려고 노력하면 목표에 도달할 가능성을 낮추기만 한다. 질문의 기능이나 전제에 부담을 느끼지 않으면 질문하기가 더 쉽다. 난데없는 듯한 별난 질문을 할 때 왜 이런 질문을 하는지 설명하려는 충동을 누르기도 쉽다. 더 좋은 점은 관련 연구에서 알 수 있듯 적당한 강도의 실적 압박은 창조적 결과물을 촉발한다.

 

더구나, 아마 지속해서 선택적으로 관심을 기울이면 우리 뇌에 실제 부담을 주기 때문에 흔히 3 30초가 지나면 세션 활기가 시들해진다. 특히 처음 참가하는 경우 그렇다. 그리고 실용적인 관점에서 보면 질문 수십 개를 기록하는 일은 아주 힘들다. 이런 이유로 인해 퀘스천 버스트를 할 때는 한 번의 세션에 긴 시간을 들여 많은 걸 억지로 하기보다 세션을 여러 번으로 쪼개 진행하면서 당면한 문제를 고치고 다듬고 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쓰는 편이 낫다.

 

타이머가 세션 종료를 알리면 재빨리 2차로 감정 상태를 점검한다. 이제 해당 사안을 보는 감상이 바뀌었는가? 세션 내 다른 참가자들은 어떻게 느끼는가? 4분 전보다 더 긍정적으로 변했는가? 아닐 경우, 여건이 허락한다면 다시 곧바로 세션을 열 수 있다. 아니면 일단 쉬고 내일 다시 시도할 수 있다. 아니면 새로운 사람들과 또 세션을 진행할 수도 있다. 연구에 따르면 긍정적인 감정 상태에 있을 때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았다. 전 세계 지도자 15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열독한 뒤, 나는 퀘스천 버스트에는 해결이 어려워 꼼짝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몰아내 사안을 다른 시각으로 보게 만드는 강력한 힘이 있다고 확신했다.

 

임무를 특정해 전념하기Identity a quest-and commit to it. 앞서 적었던 질문을 혼자 연구하라. 새로운 경로를 발굴할 수 있는 질문들을 찾아라. 질문 던지기 세션을 하면 약 80% 확률로 문제를 재구성하는 질문이 하나쯤은 나오고 그것이 대안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시각을 얻는다. 흥미를 자극하거나, 기존에 접근하던 방식과 다르거나, 듣기 불편한 질문 등 몇 가지를 골라라.

 

질문 몇 개를 골랐다면 이번에는 연관성 있는 또는 후속 질문 묶음으로 확장하라. 도요타산업의 창립자 도요타 사키치가 개발한 ‘5 whys’ 절차나 스탠퍼드대 마이클 레이Michael Ray가 저서최고의 목표The Highest Goal’에서 도요타의 ‘5 whys’를 변형한 방식을 참고하는 게 대표적 방법이다. 왜 이 질문들이 중요하거나 의미가 있는지 자문하라. 왜 방금 댄 이유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는지 또는 왜 걸림돌로 작용하는지 묻는다. 이를 계속한다. 자신에게 그 질문이 왜 중요한지, 문제를 다루면서 맞닥뜨린 장애물은 무엇인지 잘 이해하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와 능력을 강화하고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영역을 늘릴 수 있다. 신규 전략 소개를 담당했던 오데사 매니저 사례를 보면지역별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실무 책임자를 채용할 것인가?’라는 획기적인 질문 하나가 나오자 다음과 같은 다른 질문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왜 과거에는 책임자를 뽑지 않았지?’ ‘다른 이들을 믿고 맡길 수 있을까?왜 이처럼 많은 이들을 신뢰하는 게 문제가 되지?’

 

마지막으로 자신이 훑어본 새로운 경로 중 최소 하나에 전념해 마치구도자truth seeker’인 양 헌신하라. ‘구도자라는 표현은 나사NASA엔지니어 애덤 스텔츠너Adam Steltzner적절하게 미친The right kind of crazy’[3]사람들과 화성에 무인 우주선을 착륙시키는 제트추진연구소에서의 경험을 설명한 것에서 빌려왔다. 일을 어떻게 해야 더 쉽게 편히 결론을 내릴 수 있는지 또는 시작할 수 있을지 같은 고민은 미뤄라. 그 대신 혁신가들이해야 할 일문제를 해결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등에 무게를 둔다는 점을 받아들여라. 단기 액션 플랜을 고안하라. 3주 후 새로 제기된 의문에 대한 해결책을 찾으려면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을 해야 할까?

 

퀘스천 버스트 세션 하나를 도운 뒤, 여러 지역에 부서를 둔 회사의 한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몇 가지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세션 전 CMO는 그가 맡은 사업 부문에서 일어나는 과도한 경쟁을 걱정하고 있었다. 다른 이들과 세션을 마친 후 자신이 큰 가정 하나를 세우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CMO는 사업을 최초로 시작한 이들이 경쟁 풍토를 만들기 위해 독특한 보상체계를 만든 줄로 생각했다. 그래서 해야 할 일 목록을 작성하면서 가장 먼저 부서 설립자들과 약속을 잡고 보상체계에 관해 물으려 했다.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설립자들은 과도한 경쟁문화를 만들려고 했던 적도 없거니와 이런 문화가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에 당혹스러워했다. CMO가 그들과 회의를 한 덕에 새로운 조직문화와 가치를 강조할 수 있었고, CMO가 개입해 해로운 행위를 해결할 수 있는 맥락이 생겼다. 이 세션의 핵심은 가정하고 질문 던지기에 도전하는 일은 필수지만 이걸로는 충분치 않다는 사실이다. 구체적 행동 계획과 후속 조치가 있을 때 문제가 명확해지고 변화를 도모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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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애덤 스텔츠너 저서 제목. www.amazon.com/Right-Kind-Crazy-Leadership-High-Stakes/dp/1591846927

 

 

어떻게 습관화할까?

 

일반적으로 한 이슈당 적어도 3회의 질문 던지기 세션을 열기를 권한다. 세션 하나하나가 유익하지만 더 많이 할수록 문제를 더 깊게 생각해볼 수 있다. 한 글로벌 소프트웨어업체 개발팀의 리더는 질문 던지기 세션을 반복해 본 후, 문제에 대한 이해가피상적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지속해서 질문을 던지면서더 의미 있고 극복할 만한 도전을 했다고 말했다.

 

3번의 세션을 열어도 총 투자시간은 적다. 질문 던지기 세션은 신선한 시각과 창조성으로 가는 효율적인 길인 셈이다. 또 많이 하면 할수록 하기 더 쉬워진다. 처음 하는 사람들은 질문 던지기 자체가 살면서 그리고 일하면서 당연히 여기던 규범에서 이탈하는 일이기에 낯설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우리에게 질문은 허용되지 않았다.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대 명예교수 제임스 T. 딜런James T. Dillon은 교실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연구해 왔다. 딜런 교수는 학생들이 배움의 핵심 요소인 질문을 거의 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당혹스러웠다. 학생들이 호기심이 부족해 질문하지 않는 게 아니었다. 딜런 교수는궁금한 거 있나요? 없다고요? 좋아, 그럼 책을 펴세요같이 잠시 멈춰 형식적으로 묻는 게 아니라정말로 질문해도 좋다는 상황을 만드니 학생들이 흥미로운 질문을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라고 적었다. 딜런 교수가 다른 교수들을 설문조사하자 이들은 거의 한목소리로학생들이 궁금한 게 있는데도 교실에서 질문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왜 그럴까? 두려워서다. 딜런 교수는대개 선생이나 같은 반 학생들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탓이라고 설명한다. 학습정책연구소Learning Policy Institute의 선임연구원 토니 바그너Tony Wagner에 따르면 학생들은 궁금하면 속으로 삼키고 교사가 질문하면 미리 준비한 답변을 되풀이하는 법을 학습해 나간다. 지역사회포럼, 의료상담, 정치기관, 직장 등의 학습 및 상호작용을 연구한 다른 연구원들도 같은 결론을 내렸다. 질문은 인간의 본능인데도 우리는 질문을 타도하거나 조직적으로 저지할 대상으로 취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권력 다툼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회 어느 조직이든 지배력을 행사하는 개인이 등장하기 마련이다. 제재가 없으면 이들은 자신들의 권력을 강화하고 영속화할 방법을 찾는다. 가장 흔한 방법이 질문하는 자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일이다. 성가실 정도로 호기심이 넘치는 이들이 던지는 질문으로 리더의 부족한 점이 드러날 수 있다.

 

물론 재계의 많은 리더들은 지속적 혁신에 질문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질문하기를 격려한다. 그러나 피고용인들은 이미 질문을 삼가는 습관을 내면화한 상태다. 어려운 질문일수록 더더욱 그렇다. 이런 습관을 버려야 한다. MIT 건강관리기술의 혁신가이자의학계의 에디슨이라고 불리는 로버트 랭거Robert Langer는 학생, 박사후연구원 등과 이를 고치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 랭거 교수는 최근 인터뷰에서학생일 때는 얼마나 대답을 잘했는지로 평가받는다. 다른 사람이 질문하고 거기에 답변을 잘하면 좋은 점수를 받는다. 하지만 삶에서는 질문을 얼마나 잘했는가로 평가받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멘토 활동을 하면서 사람들이 이 모든 중요한 변화 과정에 집중하는 점에 주목했다. 랭거 교수는좋은 질문을 한다면 뛰어난 교사, 뛰어난 사업가 등 위대한 어떤 이가 될 것이라는 점을 알았기 때문이다.

 

조직은 다양한 방법으로 질문 던지기 비중을 늘릴 수 있다. 한 예로 현장을 직접 겪어보니 사람들은 창조적 마찰creative friction[4]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환경에서 일할 때 질문을 잘 던졌다. 아마존, 아소스, 아이데오, 파타고니아 ,픽사, 텔사, 자포스 등 여러 기업을 보면 사람들은 복도, 식당, 심지어 회의실 등 어디서나 서로 어려운 질문들을 주고받으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썼다. 캘리포니아 데이비스대 교수 앤드루 하가든Andrew Hargadon과 뉴욕대 교수 배스 벡키Beth Bechky연구에 따르면 위 회사들에서 자발적으로 아이디어를 내놓는 사람들은 제시된 질문에 별생각 없이 대꾸하지 않는다. 이들은독창적 질문은 물론 더 나은 질문이 있는지 없는지를 고려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코멘트와 행동을 바탕으로 신중하게 발전시킨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 새로운 대안이 나온다.

 

또 결과와 관계없이 진실을 끈질기게 좇아도 괜찮다는 조직문화가 자리 잡았을 때, 더 좋은 질문이 등장했다. MIT 에드 샤인Ed Schein은 이런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 리더가 겸손, 취약성, 신뢰를 보이면서 구성원에게 권한을 부여하고 공평하게 대우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런 조건이 갖춰지지 않으면 질문을 함부로 할 수 없고 최악의 경우 하지 않게 된다.

 

흥미롭게도 3~6명으로 구성한 그룹들을 대상으로 퀘스천 버스트 세션을 열면서 세션에 가장 소극적으로 참여하고 규칙을 잘 따르지 않은 사람들은 바로 높은 자리에 있거나 전문 지식이 탄탄한 사람들이라는 점을 깨달았다. 고위 간부나 전문가들은 질문 던지기 세션이 별것 아니라고 느끼거나 혹은 직원과 문제를 공유하면 무능해 보일 수 있다고 걱정하는 경향이 있고, 다른 사람들은 이들의 비협조적인 모습이나 노력을 비웃는다. 이런 경우 조직이 진실을 찾는 능력은 제대로 발휘되지 않았다. 소규모 세션을 한 번 여는데 리더가 이러한 분위기와 모습을 보인다면 조직 전체의 기를 꺾는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람들은 자신의 말에 책임지고 후속 조치에 힘써야 한다. 질문만 하고 마는 직장 동료만큼 짜증 나는 일도 없다. 사람들은 새 질문으로 인해 열린 길을 책임지고 탐색해 유용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특히 리더가 책임지고 해야 한다. 조직원들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왜 현재 상태를 바꿔야 하는지 리더를 보고 배운다. 시간을 들여 보다 새롭고 좋으며 다른 정보를 수집·분석해야 한다. 리더는 이 일을 통해 주인의식을 전시한다. 이는 경영진이 질문을 중히 여기는 미래를 만들기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조직원에게 보여준다.

 

번역: 노이재 / 에디팅: 최한나

 

할 그레거슨(Hal Gregersen) MIT 리더십연구소 소장이자 MIT 슬론경영대학원 리더십·혁신 분야 부교수다. 세계적 출판사 하퍼콜린스 (HarperCollins)에서 나올 예정인 <  Questions Are the Answer  >를 저술했고 <  이노베이터 DNA  >(세종서적, 2012)의 공동 저자다. 24시간마다 4분을 따로 배정해 더 나은 질문을 던지라는 리더십 관련 조언을 담은 ‘The 4-24 Project’ 설계자이기도 하다.

 

[4] 대화와 토론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드는 능력, 또는 이러한 것들이 자유롭게 경합할 수 있는 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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