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0월호

전문가 의견
카틱 라만나(Karthik Ramanna)

전문가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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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A. 머피Christopher A. Murphy

는 다이렉트TV의 부사장이자 법률 대리인이다.

 

마크가 인생에서 배우자를 만나거나 가족을 꾸리기보다 커리어가 더 중요하다고 여기는 시기인 듯하고 이번 승진은 마크에게 중요한 기회이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의 역할이 사적, 공적으로 녹록하지 않겠지만 많은 좋은 결과를 낳을 것이다. 어쩌면 한국인더스트리의 기업 문화에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분명히 말하면, 나는 사람들이 직장에서 진정한 자아를 내보여야 한다고 굳게 믿는다. 나는 커리어의 대부분 게이라고 공개하고 살았으며, 법조계에서 성 소수자의 평등을 지지하고 증진했다고 인정받아 전미 LGBT(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변호사 협회에서 상을 받았다. 하지만 나는 현실을 직시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어떤 법정이나 파트너 회의에서는 내 성적 취향이나 남편을 언급하는 게 목적 달성에 해가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런 일이 없으면 좋겠지만 현실이 그렇다. 오버게펠 대 호지스Obergefell vs. Hodges[2]사건이 미국 전역에 걸쳐 동성 결혼을 합법화했을 수 있지만 절반이 넘는 주에서 직원들이 게이나 레즈비언, 양성애자라는 이유로 여전히 해고당할 수 있다.

 

미국이든, 한국이든 문화적 태도를 바꾸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다.

 

한국인더스트리는 옳은 일을 하려고 애쓰는 듯하다. 마크는 샌프란시스코 지사에서 큰 경험을 쌓았고, 성호는 회사의 포용 정책에 성적 성향이 포함된다고 명확히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마크가 게이라는 사실이 성공이나 성장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는 뜻을 내비쳤다.

 

또한 외국으로 옮겨가는 일은 모두 적응을 요구한다는 사실도 기억해야 한다. 서울로 발령을 받으면 마크는 데이비드를 대했던 방식과는 확연히 다른 방식으로 상사에게 더욱 예의를 갖추는 방법과 효과적으로 아랍 고객사의 요구에 맞추는 방법을 터득해야 할 것이다. 자기의 성적 취향을 밝히고 이야기하는 (또는 이야기하지 않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은 또 하나의 과제가 될 것이다. 이것이 문제를 일으키면 안 된다.

 

결국 잭이 지적한 대로 많은 사람들이 직장에서 자기 일부를 감추고 산다. 다른 사람들과 다른 정치적 견해, 스포츠에 대한 완벽한 무관심, 잔혹한 영화 탐닉 등 다양하다. 또한 동성애적 정체성이 전보다 대세를 이루고 받아들여지므로 항상 커밍아웃 하는 게 예전만큼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

 

나는 마크에게묻지도 말하지도 말라don’t ask, don’t tell[3]는 환경에서 계속 근무하라고 조언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파견 기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한국 근무가 그렇게 나쁜 것만은 아니다. 만약 사적, 공적으로 그곳의 사무실 문화가 너무 갑갑하게 느껴지면 그는 언제든지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다. 데이비드의 말처럼 한국인더스트리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도 기회는 많을 것이다.

 

하지만 마크가 즐기면서 일한다면

3년은 쏜살같이 지나갈 것이다. 동료들과 관계가 더욱 편안해지면 그는 커밍아웃 할 수도 있으며 그들의 태도를 바꿀 수도 있다. 단 한 명의 게이나 레즈비언 친구만 있어도 성적 취향에 대한 누군가의 편견이 바뀔 수 있다. 마크가 이 일을 잘해내면 자신뿐만 아니라 팀, 회사 전체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2]미국의 동성결혼이 미국 수정 헌법 제14조에 따른 기본권에 속하는지에 대한 미국 연방 대법원의 판례다. 제임스 오버거펠은 미국의 모든 주에서 동성결혼을 인정해야 하며, 다른 주에서 동성결혼을 한 사람에 대해서 미국의 모든 주가 이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역주

[3]1993년부터 2011년까지 시행됐던 동성애자 군복무 금지 정책이다. ‘스스로 동성애자라는 성적 취향을 밝히지 말라. 상사나 동료들은 다른 사람의 성적 취향을 묻지 말라. 이를 어길 경우 군복을 벗어야 한다는 것이다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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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 스미스Christie Smith

는 딜로이트 컨설팅 서부 지역 총괄이사로서 딜로이트대에서 포용과 지역사회 파급을 위한 리더십센터를 이끌고 있다.

 

모든 징후가 마크에게 가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모두가 그렇듯 마크도 자기를 성장시킬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 하지만 그에게 주어질 역할, 회사, 장소가 모두 이 기준에 어긋나 보인다.

 

물론 그는 어떤 일을 하게 될지 좀 더 알아보고 확인해야 한다. 문성호와 좀 더 마음을 터놓고 다시 이야기해볼 수도 있고, 서울을 방문해서 사무실과 그곳의 도시 문화에 더 좋은 느낌을 안고 올 수도 있다. 하지만 승진을 받아들이는 일이 다시 성 정체성을 벽장 속에 숨기는 것과 같다. 결론을 얻으면 제안을 거절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사실 그는 한국인더스트리의 샌프란시스코 지사에서 계속 근무해야 할지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 회사에서 그가 장기간에 걸쳐 성장하고 충성을 다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문성호의 다양성에 관한 의견은

큰 위험 신호다.

 

나는 레즈비언이지만 운 좋게도 직장에서 성적 취향을 감추도록 요구당한 적이 없다. 하지만 딜로이트의 우리 팀이 10개 산업 분야에서 직원 3000여 명을 상대로 한 조사 결과를 보면 마크만 그런 일을 겪는 게 아니다. 우리 연구에 따르면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의 83%가 직장에서위장을 한다. 자기 정체성의 중요한 부분을 은밀히 알리거나 숨기기도 한다. 83% 중 거의 4분의 3은 위장이 자아의식과 업무 능력에 해로운 영향을 끼친다고 말한다. 마크는 한국에서 3년 동안 이런 일을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할 테지만 증거들이 보여주듯 그는 개인적 대가를 치르고 제대로 능력도 발휘하지 못할 것이다.

 

문성호의 다양성에 관한 의견은 큰 위험 신호였다. 그는 외국인과 여성, 장애인에 관해 구구절절 얘기하긴 했지만 마크에 관해 알고 있다는 암시를 줄 때조차 성적 취향에 관한 부분은 배제했다. 그가 한 포용에 관한 약속은 명확히 제한적이다. 또한 우리는 위장하고 사는 레즈비언과 게이, 양성애자들에게 그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라는 얘기를 듣는다. 우리 연구는 그중 60%가 성적 취향을 감추고 있다는 결과를 보여준다. 리더들이 그러기를 원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문성호처럼 대다수의 고위 간부들은 너무 분별력이 뛰어나서 노골적으로 이야기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상사가 강력하게 종교적 가치를 이야기하거나 게이 비하 농담을 할 때 숨겨진 의미를 파악해야 하거나, 회사의 공식 행사에 연인이나 배우자를 데려오지 말라고 강요당한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듣는다. 문성호처럼 암시를 주면 직원들은 감출 가능성이 높다.

 

마크가 왜 이 제안을 받아들이고 싶어 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 그에게는 커리어가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마크가 역량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다면 그의 성장은 위축될 것이다. 그는 한국인 동료들이 끝내 알아내지 못하리라 생각하며 자기를 기만하지 않아야 한다. 소셜미디어 신상정보를 조금만 파보면 내 성적 취향을 금방 알 수 있고 의심의 여지 없이 마크의 경우도 그렇게 알려질 것이다.

 

마크는 샌프란시스코에 살고 있는 유능한 관리자로서 반드시 다른 기회를 많이 잡을 수 있다. 그가 있는 그대로의 자아로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면 진정한 자아로 살며 일할 수 있는 다른 회사에서 직업을 찾아야 한다.

 

hbr.org 독자 의견

 

3년은 너무 길다

내가 걱정하는 것은 직장 밖에서 다시 3년 동안 벽장 속에 숨어 사는 것이다. 미국에서도 사무실 안팎의 많은 장소에서 나는 정체성 이야기를 피한다. 직장과 개인사를 얼마나 잘 분리하든 마크는 여전히 그 나라에서 사생활을 포기할 수 없고 3년 동안 조심스럽게 헤쳐나가야 한다.

알렉사 I. 스테파노Alexa I. Stefanou, 프리랜서 그래픽웹 디자이너

 

자기에게 솔직해지기

누가 봐도 마크는 예리하고 패기가 있으며 의욕이 넘치기 때문에 어느 상황에서나 성공할 수 있는 사람이다. 마크는 소수자 그룹의 일원으로서 다수가 모르는 미묘한 사회적 신호에 잘 대응하고 그에 따라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이다. 직장을 비롯해 복잡한 사회적 환경 속에서 적절하게 헤쳐나가려면 어느 정도의 위장은 필요하다. 그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할 때, 마크는 오히려 자기를 속이지 않기 위해 제안을 받아들일 것이다.

 

아마르 베인스Amar Baines, 푸방증권Fubon Securities금융 에디터

 

문화를 시험해보라

미국에 앉아서는 한국의 문화가 어떠할 거라고 예견할 수 없다. 한국에서 두어 달 지내보면 자기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알게 될 것이다. 신뢰감을 주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생각될 때만 가면을 써야 한다.

사우라브 굽타Saurav Gupta, 앨티소스Altisource 인사 담당 고위 전문가

 

동료 관계

동료들과 친밀하고 유익한 관계를 맺는 일은 조직의 성공과 행복한 직장생활, 개인적 삶의 필수요건이다. 하지만 무언가를 숨기고 있으면 그런 관계를 맺기 힘들다. 나는 개인의 근본적인 정체성을 숨기라고 요구하는 직장에서 일할 수 없었다. 어찌 됐든 적어도 서양권에서 그런 직장은 몸담을 만한 조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릴 코넬리Daryl Connelly, 체인지몹Change Mob경영 고문 겸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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