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2월호

‘씨‘ , ‘야‘, ‘위‘, ‘하이‘ 그리고 ‘다‘ 에 이르는 길
에린 메이어(Erin Meyer)

‘씨’[1], ‘[2], ‘[3], ‘하이[4]그리고[5]에 이르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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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a in Brief

 

문제점

다문화 협상 시 매니저들은 협상상대가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요구를 하거나 스스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아서 완벽하게 합리적인 거래가 성사되지 못하는 경우를 종종 발견한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가

각 문화는 고유의 커뮤니케이션 규범을 갖고 있다. 따라서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는 한 문화권에서예스를 얻어낼 수 있었던 일이 다른 문화권에서는가 될 수 있음을 알게 된다.

 

해결책

다음의 다섯 가지 경험 법칙을 지킴으로써 커뮤니케이션의 오류를 줄일 수 있다.

 

1 반대의견을 어떻게 표현할지 파악한다.

2 감정적으로 풍부한 표현이 의미하는 바를 알아차린다.

3상대방의 문화권에서 신뢰를 어떻게 구축하는지 배운다.

4예스혹은를 요구하는 질문을 피한다.

5 서면으로 옮기는 일에 신중하라.

 

국 중서부에 위치한 한 방위산업체에서 일하는 미국인 직원 팀 카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고위급 고객과 민감한 가격 할인 협상을 막 시작할 참이었다. 그렇지만 특별히 고민을 하지는 않았다. 그는 경험이 많은 협상가였고 다음과 같은 협상의 원칙을 지키도록 교육을 받은 사람이었다. 첫째, 사람과 문제를 구분하라. 둘째, 처음부터 자신의 배트나(BATNA:합의된 협상안에 대한 최적의 대안)를 명확히 하라. 셋째, 서로가 처한 입장이 아닌 관심사항에 집중하라는 원칙이다. 그는 협상 경험이 풍부한데다 필요한 자료를 검토해뒀으며 연습도 마친 상태였다.

 

사우디아라비아 측과의 긴 전화 통화는 계획대로 진행됐다. 카는 잠재고객이 거래를 받아들이도록 신중하게 이끌어나갔고 마침내 자신의 목표에 도달한 듯했다. “그럼 다시 한번 점검해봅시다.” 카는 말했다. “우리가 합의한 바에 따르면 귀사는 내년 프로젝트를 위한 공급을 담당하기로 했고, 에너지 담당 부서의 카운터파트를 접촉해 필요한 승인을 받기로 했습니다. 그런 다음 제가 편지를 보내기로 했고요. 그 다음에 귀사에서 하기로 합의한 일은….” 하지만 카가 누가 무엇을 하기로 합의했는지 자세한 설명을 마치자 침묵이 뒤따랐다. 마침내 부드럽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상대방이 말했다. “저는 그렇게 하겠다고 이미 말했습니다. 당신은 내가 약속을 지키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요? 내가 신뢰할 만한 사람이 아니란 말입니까?”

 

바로 이 대목에서 대화는 끝나버렸고, 협상도 중단됐다. 협상에 관한 수많은 이론들은 자신의 나라에서 다른 기업들과 거래를 할 때는 완벽히 적용될 수 있다. 하지만 글로벌화된 오늘날의 경제 환경에서는 다르다. 우리는 중국에서 조인트벤처 협상을 할 수도 있고, 인도에서 아웃소싱 계약을, 스웨덴에서 공급계약을 위한 협상을 할 수도 있다. 이때 우리는 매우 다른 커뮤니케이션의 규범에 대응해야 한다. 한 문화권에서예스를 받아낸 일이 다른 문화권에서는를 불러올 수도 있다. 효과적인 협상가가 되려면 상대방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를 알아챌 수 있는 센스가 필요하다. 상대방이 협조하고 싶어 하는가? 그녀는 열정적인가? 좌절한 상태인가? 의심을 하고 있지는 않은가? 상대방이 내놓는 미묘한 메시지를 주의 깊게 살펴보면 자신의 태도를 거기에 맞춰 조절할 수 있다. 그러나 국제 협상에서는 비언어적 신호 등 상대방이 전달하는 의사를 정확히 해석하기 위해 필요한, ‘상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수 있다. 그동안의 일과 연구를 통해 내가 알게 된 바는 지구상의 다양한 지역에서 온 조직 관리자들은 협상을 할 때 앞서 언급된 팀 카처럼 상대방이 보내는 신호를 잘못 읽거나, 잘못된 결론에 도달하거나, 궁극적으로 목표한 일을 틀어지게 만드는 방식으로 행동할 때가 종종 있다는 사실이다.

 

다음 장에서는 내가 수행한 다문화 경영 연구에 기반해 커뮤니케이션의 문화적 스타일이 자신과 다른 이와 협상할 때 필요한 다섯 가지의 경험 법칙을 살펴보고자 한다. 여기서 볼 수 있듯이 비결은 핵심적인 협상신호에 주의를 기울이고 최선의 결과를 위해 자신의 인식과 행동 모두를 조정해 나가는 데 있다.

 

[1]스페인어와 이태리어에서예스를 의미하는 단어역주

[2]독일어, 네덜란드어, 스웨덴어, 노르웨이어 등에서예스를 의미하는 단어역주

[3]프랑스어에서예스를 의미하는 단어역주

[4]일본어로예스를 의미하는 단어역주

[5]러시아어, 세르비아어, 크로아티아어, 불가리아어 등에서예스를 의미하는 단어역주

 

 

1

반대 의견을 표현하는 방식을 상대에게 맞춰 조절하라

 

어떤 문화에서는저는 전혀 동의하지 않습니다라고 말하거나 상대방이 틀렸다고 말하는 일이 적절한 행동으로 인식되며, 정상적이고 건강한 토론의 일부로 받아들여진다. 내가 가르쳤던 한 러시아 학생은 이렇게 말했다. “러시아에서는 논쟁이 크게 벌어질 상황을 대비한 채 협상에 들어갑니다. 만약 러시아 파트너가 당신이 주장한 모든 논점에 열정적으로 반대한다 해도, 이는 일이 시작부터 틀어졌다는 신호가 아닙니다. 오히려 상대를 활발한 토론으로 초대하려는 경우라고 볼 수 있지요.”

 

똑같은 행동이 다른 문화권에서는 분노를 불러일으키거나 화해가 불가능할 정도의 관계의 단절을 가져올 수도 있다. 멕시코에서 수년간 파트너십 협상을 진행해온 션 그린이라는 미국인 매니저는 거래를 진전시키려면당신의 논점을 잘 이해할 수가 없군요혹은왜 그렇게 생각하시는지 좀 더 설명해주십시오등의 말을 할 필요가 있음을 일찍이 배웠다고 말한다. 만약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라고 말하면 토론이 완전히 끝나버릴 수도 있다는 얘기다.

 

여기서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 비결은 언어적 신호들, 특히 언어학 전문가들이업그레이더다운그레이더라고 부르는 유형의 신호들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업그레이더는전적으로’ ‘완전히’ ‘절대적으로와 같이 우리가 동의하지 않음을 강조할 때 사용되는 단어들이다. 반면 다운그레이더란부분적으로는’ ‘약간은’ ‘아마도와 같이 반대하는 입장을 부드럽게 표현하는 단어들을 뜻한다. 러시아인, 프랑스인, 독일인, 이스라엘인, 네덜란드인들은 반대할 때 업그레이더를 많이 사용한다. 멕시코인, 태국인, 일본인, 페루인, 가나인들은 다운그레이더를 많이 사용한다.

 

각각의 문화적 맥락에서 업그레이더와 다운그레이더를 이해하려고 노력해보라. 만약 당신과 협상하고 있는 페루인이약간 반대한다고 말한다면 수면 밑에서 심각한 문제가 부글거리고 있는 중일 수도 있다. 하지만 당신의 독일 파트너가 자신이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한다면 매우 즐길 만한 논쟁이 막 시작되려는 참인지도 모른다.

 

2

언제 억누르고, 언제 쏟아부어야 할지를 파악하라

 

어떤 문화권에서는 흥분하면 목소리를 높이거나 열정적으로 웃을 수도 있고, 상대의 팔에 손을 올리거나 혹은 심지어 팔로 그 사람을 친근하게 감쌀 수도 있다. 이 모두가 일상적일 뿐만 아니라 매우 적절한 일로 여겨진다. 하지만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은 그런 표현에 대해 거슬리거나 놀랍다고 느낄 수도 있고, 심지어 전문가로서 부족함을 드러내는 모습으로 보기도 한다.

 

국제 협상이 복잡하면서도 흥미로운 이유는 브라질, 멕시코나 사우디아라비아처럼 감정표현이 풍부한 일부 문화권에서도 공개적인 반대의사 표명은 피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당신의 협상 상대를 대면할 준비하기참조.) 멕시코인들은 반대의사를 부드럽게 표현하는 편이지만 감정만큼은 공개적으로 드러낸다. 페드로 알바레즈라는 멕시코인 매니저는 이렇게 설명한다. “멕시코에서는 감정표현이 풍부하다면 이를 정직함의 신호로 이해합니다. 하지만 부정적인 평가에는 매우 민감해 쉽게 마음이 상합니다. 당신이 지나치게 강하게 제 의견에 반대한다면 당신이 저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신호로 해석할 것입니다.”

 

어떤 문화권에서는 공개적인 반대표명도 침착한 태도로

사실에 기반해 표현하는 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덴마크나 독일, 네덜란드 같은 문화권에서는 침착한 태도로 사실을 토대로 반대의견을 표현한다면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독일인 협상가인 디르크 피른하버의 설명에 따르면, ‘자히리히카이트Sachlichkeit라는 독어를 번역하자면 영어로는객관성이라는 단어가 가장 비슷하다고 할 수 있는데, 이는 의견을 표현하는 사람과 그 사람의 의견을 구분하라는 뜻이다. 만약 누가저는 전적으로 반대합니다라고 말하면 이는 그 의견에 반대한다는 뜻이지 그 개인을 반대한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얘기다.

 

 

이러한 문화권에서 온 사람들은 감정표현이 풍부한 사람들을 미성숙하다고 여길 수도 있고, 비즈니스 상황에서는 프로 의식이 부족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피른하버는 한 프랑스 기업과 진행했던 협상 사례를 들려줬다. 처음에는 충분히 침착한 분위기로 시작된 협상이었지만 점차 진행되면서 프랑스인 매니저들이 흥분하기 시작했다. “더 많이 토론할수록 프랑스 파트너들이 더 감정적이 됐습니다. 목소리가 높아지고 팔을 휘저으면서 귀가 빨개지는 등 흥분 그 자체였지요.” 피른하버는 대화가 점점 더 불편해졌고 때때로 이 협상이 결국 실패할 거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프랑스인의 관점은 완전히 달랐다. “마침내 토론이 끝났을 때 그들은 그날의 협상에 만족한 듯 보였어요. 그리고 우리는 모두 함께 나가 근사한 식사를 했죠.”

 

국제 협상의 두 번째 규칙은 우리 측이든, 상대방이든 감정적인 폭발이 일어날 경우 그러한 분출이 당신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문화권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깨달아야 하며 당신의 반응을 그에 맞춰야 한다는 점이다. 만약 스웨덴인 협상가가 맞은편 테이블에 침착하게 앉아 공개토론에 전혀 참여하지 않고 토론 중에도 열정을 보이지 않는다면 이는 나쁜 신호일까? 전혀 그렇지 않다. 하지만 당신이 이스라엘에서 협상을 하는 중에 유사한 태도를 맞닥뜨린다면, 그것은 협상이 조기에 중단될 수도 있다는 신호다.

 

3

다른 문화권에서는 신뢰가 어떻게 구축되는지 배우라

 

어떤 협상이 진행 중이다. 양측은 명시적으로는 이 거래가 자신의 비즈니스에 도움이 될지 여부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암묵적으로는 상대방을 신뢰할 수 있을지 판단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바로 이러한 상황에서 문화적 차이는 우리를 심한 곤경에 빠뜨릴 수 있다. 우리가 누군가를 신뢰하는 방식은 지구의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옮겨가면서 극적으로 달라지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조인트벤처 협상을 담당하는 오스트레일리아 출신 존 카츠가 들려준 얘기를 살펴보자. 처음에 그는 자신의 팀에서 필요한 정보를 얻어내는 데 어려움을 느꼈고, 회사 내부의 중국 담당 컨설턴트에게 조언을 요청했다. 컨설턴트는 카츠가 협상을 너무 빨리 진행한다고 조언하면서 신뢰 구축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라고 제안했다. 이에 카츠가 자신은 상대방에게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모든 질문에 투명하게 답함으로써 그렇게 하려고 노력 중이었다고 하자 컨설턴트는 이렇게 대답했다. “문제는 당신이 비즈니스 측면이 아니라 관계 측면에서 그들에게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에요. 다른 방식으로 신뢰를 쌓지 않는 한 당신이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없을 거예요.”

 

이 분야의 연구 내용을 살펴보면 대개 신뢰를 두 개의 범주로 나눈다. ‘인지적 신뢰정서적 신뢰. 인지적 신뢰는 다른 사람이 이룬 성취, 보유한 기술, 믿을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당신이 갖는 확신을 바탕으로 한다. 이러한 신뢰는 머리에서 나온다. 협상에서는 비즈니스의 상호작용을 통해 인지적 신뢰가 구축된다. 본인이 하는 일을 잘 안다. 믿을 만하고 예의가 바르며 일관성이 있다. 자신의 제품이나 서비스의 품질이 높음을 증명할 수 있다. 바로 이런 경우에 그 사람을 신뢰하게 된다. 정서적 신뢰는 감정적으로 친근감이나 공감, 혹은 우정 등의 감정을 느낄 때 생긴다. 이러한 신뢰는 가슴에서 나온다. 함께 웃고 긴장을 푼다. 서로를 개별적인 한 인간의 수준에서 바라본다. 따라서 그 사람에게 애정과 공감을 느낀다. 자연스럽게 그 사람을 신뢰하게 된다.

 

비즈니스 환경에서 어떤 유형의 신뢰가 주도적으로 자리잡고 있는지는 지역에 따라 확 달라진다. 싱가포르경영대 교수인 로이 추아는 다양한 산업에 종사하는 중국인과 미국인 경영진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자신의 직업적 네트워크에서 가장 중요한 24의 목록을 작성하도록 요청했다. 그런 다음, 그 리스트에 포함된 각각의 사람들과 사적인 문제나 꿈을 공유하는 일을 얼마나 편안하게 느끼는지 그 정도를 표시하도록 했다. “이 항목들은 감정에 기반해 다른 사람에게 기꺼이 의존하거나 약한 모습을 보여줄 의사가 있는지 알려줍니다.” 추아는 이렇게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참가자들은 지인들이 얼마나 신뢰할 만하며 유능하고 지적인지 그 정도를 표시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이러한 평가는 인지적인 관점에서 다른 사람에게 기꺼이 의지할 의사가 있는지를 알려준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협상이나 통상적인 비즈니스 상황에서 인지적 신뢰와 정서적 신뢰 사이에 날카롭게 선을 그어 구분한다. 미국 문화에는 감정과 현실을 분리하는 오랜 전통이 있다. 이 두 가지가 섞일 경우 이해관계가 충돌하거나 프로의식이 부족해 보일 위험이 있다. 하지만 중국인 매니저들은 감정과 현실을 연결한다. 그리고 이들에게는 인지적 신뢰와 정서적 신뢰 사이의 상호작용이 훨씬 강하다. 그래서 재무적이나 사업적 협력 관계를 가질 때 개인적인 유대관계가 구축될 가능성이 높다.

 

BRIC 지역과 동남아시아, 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새롭게 떠올랐거나 현재 급부상하고 있는 대다수의 신흥시장에서는 협상가들이 감정적인 유대가 형성될 때까지 상대방을 신뢰하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 이는 대부분의 중동 지역, 지중해 연안의 문화권에서도 마찬가지다. 이 같은 특성은 목표중심적인 미국인이나 호주인, 영국인, 혹은 독일인의 입장에서 협상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리카르도 바르토로메라는 스페인 매니저는 미국인들이 표면적으로는 때로 놀라울 정도로 친근하지만 깊은 수준에서 그 사람을 알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협상을 할 때 미국인들은 정치적으로 올바르게 보이려 노력할 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조심합니다. 바로 그런 점 때문에 우리는 그들을 신뢰하기가 어렵죠.”

 

 

따라서 어떤 문화권에서는 가능한 한 빨리 정서적인 유대감과 감정적인 연결고리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 식사를 하거나 술을 마시는 (혹은 차를 마시거나, 가라오케를 가거나, 골프를 치는 등 다른 활동을 할 수도 있다) 등의 일에 시간을 투자하고, 그런 상황에서는 거래에 대해 언급하지 말라. 경계심을 풀고 자신의 약점을 내보이는 등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줘라. 상대방에 관해 순수한 관심을 갖고 친구가 되라. 그리고 인내심을 가질 필요도 있다. 예를 들어 중국에서는 이러한 관계를 구축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에는 친구만 얻는 게 아니라 거래까지도 성사시킬 수 있다.

 

신흥시장에서 협상을 할 때는 그 국가에서 발생하는 모든 일이 역동적인 만큼

순도 100%의 최종 거래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하라.

 

4

‘예스’나를 요구하는 질문을 피하라

 

협상을 하다 보면 당신의 제안을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아야 하는 시점이 온다. 그 순간 당신은 상대방이 그 제안을 받아들일지, 아닐지 알고 싶어 할 것이다. 그런데 국제 협상에서 가장 혼란스러울 때는 어떤 문화권에서는 실제로는를 의미하는데도예스라는 단어가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다른 문화권에서는 가장 흔하게, 거의 반사적으로 튀어나오는 단어가인데 사실은 이 단어가 그저논의를 좀 더 해보자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 두 가지 경우 모두 상대방의 메시지를 오해하게 되면 시간을 낭비하거나 혼란에 빠져 일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덴마크 기업과 인도네시아 공급업체 사이에서 이뤄진 최근의 한 협상 건이 좋은 예가 될 것 같다. 덴마크 기업의 한 임원은 인도네시아인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마감일을 맞출 수 있을지 여부를 확실히 알고 싶었다. 그는 그 날짜가 적당한지 직접적으로 질문했다. 그들은 그의 면전에서는 그렇다고 대답했지만 며칠 뒤에 e메일로 그 날짜가 적합하지 않다고 알려왔다. 덴마크인 임원은 화가 치밀었다. “우리는 벌써 몇 주를 낭비했습니다.” 그는 말했다. “왜 그들은 회의 중에 우리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하지 않았을까요? 우리는 그들이 우리에게 노골적으로 거짓말을 했다고 느낍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나는 인도네시아인 매니저에게 상황을 설명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자신이 존중하는 누군가를 똑바로 쳐다보면서 그 사람의 요청을 거절하는 일을 무례하다고 여긴다고 말했다. “대신 우리는 보디랭귀지나 목소리 톤으로라는 의미를 전달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는 말했다. “아니면 아마도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요.” 이러한 신호들은우리도 당신이 원하는 대로 하고 싶지만 불가능합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다. 따라서 대화 당사자는 상대방이 그 메시지를 이해할 것이며, 양측 모두 그 다음 단계로 진행할 수 있을 거라고 가정한다.

 

이 문제는 반대로도 작용할 수 있다. 그 인도네시아 매니저는 곧이어 프랑스 기업과 처음으로 협상을 했던 경험을 설명했다. “우리가 그들에게 어떤 일을 좀 해줄 수 있냐고 부탁했을 때 그들의 입에서 바로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그것도 한 번이 아니라 가끔은, , , 라고 말했고, 그들의 반응에 우리는 마치 반복해서 뺨을 맞는 듯한 느낌이 들었죠.” 그는 나중에 그 프랑스인이 자신의 요청에 기꺼이 응하려고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프랑스인들은 단지 최종 합의에 도달하기 전에 그 사안에 대해 좀 더 토론하고 싶었을 뿐이었다.

 

협상 대상이 어떤 일을 진행할 의사가 있는지 알아야 할 때, 당신이 던지는 모든 질문에 대한 상대의 대답이 점점 더 혼란스럽게만 느껴진다면 다문화협상의 네 번째 규칙을 기억하라. 가능한 한예스아니면를 요구하는 질문을 던지는 일을 피하라는 것이다. “그렇게 하실 건가요?”라는 질문 대신이 일을 하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요?” 같은 질문을 건네보라. 또 동남아시아나 일본, 한국에서는예스를 요구하는 질문을 던질 때 모든 감각과 감정의 안테나를 동원하라(어쩌면 인도나 남미 지역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상대방의 반응이 긍정적이라도처럼 느껴지는 뭔가가 있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잠깐 동안 침묵을 지키거나, 숨을 깊게 들이 쉬거나, 망설이면서노력하겠지만 어려울 겁니다라고 말하는 경우 말이다. 그렇다면 거래가 곧바로 성사될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봐야 한다. 게다가 앞으로 더 많은 협상이 당신 앞에 놓여 있을 가능성이 높다.

 

 

당신이 협상 상대를 대면할 준비하기

 

아래 지도는 각 나라의 국민이 얼마나 대립적이며 감정적으로 표현이 풍부한가에 따라 분류돼 있다. 협상가들은 종종 이 두 특성이 밀접히 연관됐다고 믿고 있지만 항상 그렇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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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서면으로 옮기는 일에 신중을 기하라

 

미국인 매니저들은 일찍부터 핵심 메시지를 자주 반복하고 회의에서 논의된 사항을 서면으로 요약하도록 배운다. 미국에서 커뮤니케이션 교육 첫 시간에당신이 할 이야기를 먼저 설명하고, 그 이야기를 실제로 한 다음, 당신이 한 이야기를 다시 설명하라라고 가르칠 정도다. 북유럽에서도 효과적인 협상의 기본은 명료함과 반복에 있다고 여긴다.

 

하지만 이처럼 유용한 업무관행이 아프리카나 아시아에서 벌어지는 협상과정에서는 오히려 일을 틀어지게 만드는 경우가 매우 자주 발생한다. 중앙아프리카의 부룬디공화국 출신으로 네덜란드 기업에서 근무하는 한 여성 직원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 문화권에서는 만약 전화로 논의를 하고 구두상 합의에 도달했다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만약 전화를 끊은 다음에 당신이 논의한 내용을 서면으로 요약해서 보내준다면, 저는 당신이 저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명확한 신호로 받아들일 거예요.” 그녀는 바로 이러한 문화적 차이가 모든 회의를 서면으로 요약하는 것을 업무 원칙이자 습관처럼 삼고 있는, 자신에 속한 네덜란드 기업의 협상가들을 반복적으로 곤경에 빠뜨렸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접근방식의 차이는 계약서를 작성하는 일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미국인들은 전 세계 어떤 다른 문화권보다도 서면 계약에 많이 의존하는 편이다. 거래 당사자들이 가격과 세부사항에 합의하는 즉시,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 경우 발생할 일들을 나열해놓고 서명을 요구하는 긴 문서가 교환되기 마련이다. 미국에서 이러한 계약은 법적 구속력을 가지며, 그렇기 때문에 그러한 법적 장치 없이는 신뢰할 이유가 전혀 없는 사람들과도 쉽게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법률 시스템에 덜 의존하고 인간관계가 비즈니스에서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문화를 보유한 국가들의 경우 서면 계약은 그보다 덜 활용된다. 이러한 국가들에서는 서면 계약이 함께 비즈니스를 하겠다는 약속을 표현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법률상의 구속력을 지니지는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계약 내용이 덜 상세할 뿐더러 중요성도 떨어진다. 나이지리아 출신의 한 매니저는 이렇게 말한다. “만약 합의에 이르러 당신이 계약서를 꺼내고 나에게 펜을 건넨다면 난 걱정이 되기 시작할 거예요. 내가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걸까? 아니면 나를 함정에 빠뜨리려고 하는 걸까?”

 

나이지리아를 비롯해 중국이나 인도네시아처럼 비즈니스 환경이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다른 많은 고성장 시장에서는 사업가로 성공하려면 서구에서 요구되거나 바람직하게 여기는 수준보다 훨씬 더 강한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 이러한 문화권에서는 계약이 관계의 시작을 알리는 것일 뿐 상황이 바뀔 경우에는 계약의 세부사항도 충분히 변할 수 있다고 여겨진다.

 

어떤 중국 공급업체와 협상을 해온 미국인 존 와그너의 경험을 살펴보자. 수일간의 어려운 협상을 마무리했고, 해당 중국 기업도 만족하며 그의 팀과 법무팀이 작성한 계약서에 서명한 듯했다. 하지만 6주가 지난 뒤 존의 회사에서는 이미 확정됐다고 생각한 사안에 대해 중국 공급업체에서 다시 논의하기 시작했다. 와그너는 회상했다. “지금은 우리가 중국 기업에 비합리적일 만큼 유연성이 부족해 보였다는 점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엄청나게 허탈해하고 좌절감에 빠졌죠.” 미국인의 관점에서는 그 계약으로 협상단계는 종료된 셈이었고, 실행이 뒤따라야 했다. 하지만 중국인의 관점에서는 계약서에 서명하는 일은 그저 함께 춤을 출 때 밟는 첫 번째 스텝에 불과하다.

 

따라서 국제 협상의 다섯 번째이자 마지막 규칙은 계약을 진행할 때 신중을 기하라는 것이다. 협상 상대에게 계약서의 최초 버전을 작성해달라고 요청하라. 그러면 20쪽에 달하는 문서에 서명하라고 던져놓기에 앞서 상대가 얼마나 많은 세부사항에 합의할 생각이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계약사항을 다시 논의하게 될 상황에 대비하라. 신흥시장에서 협상을 진행할 때는 그 국가에서 발생하는 모든 일이 역동적인 만큼 순도 100%의 최종 거래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하라.

 

마지막으로 다음의 보편적인 규칙을 잊어서는 안 된다. 협상을 할 때는 합의라는 목표를 향해 신중하게 진행하되 우리 쪽 주장을 밀어붙일 때 상대방에게 확신을 주면서도 섬세하게 처리하고, 상대를 설득하면서도 적절히 반응해야 한다. 토론이 가열됐을 때는 무슨 말을 꺼내느냐가 중요하다. 하지만 당신이 신뢰를 구축하고, 미묘한 메시지들을 잘 이해하며, 현재 벌어진 상황에 맞게 당신의 태도를 조절할 수 있다면, 궁극적으로는 그러한 요소들이 어우러져 성공과 실패의 차이를 빚어낼 수 있다. 이는 미국인에게도, 중국인에게도, 브라질인에게도, 모두에게 적용되는 원리다.

 

 

서로 다른 문화를 잇는 가교 찾기

 

협상 상대의 문화에 대해 가능한 모든 것을 배우는 일을 대체할 수 있는 방책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상대 문화권 출신이거나, 양쪽 문화권에 다리를 걸치고 있거나, 혹은 최소한 상대의 문화권에 친숙한 사람을 협상 테이블과 연결하는 문화적 가교로 삼는다면 출발부터 앞서갈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협상 당사자 중 한쪽이 영어를 잘 구사하지 못하면 일반적으로 통역의 도움을 받는다. 하지만 언어 사이의 장벽이 존재하지 않는다 해도 서로 다른 문화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하는 인력은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협상 중 휴식 시간에 그에게 진행되고 있는 일을 설명해달라고 넌지시 요청할 수 있다.

 

영국인 임원인 사라 스티븐스는 일본에서 협상을 하는 미국팀을 이끌고 있었다. 일본 진영 임직원들은 모두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했다. 하지만 협상이 시작된 지 3시간 정도가 지나자 스티븐스는 자신의 팀이 대화의 90%를 점유하고 있음을 깨달았고, 이 사실은 그녀의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스티븐스는 회사의 일본 사무실에 근무하는 동료에게 조언을 요청했다. 그는 일본인들이 말하기 전에 종종 침묵을 지키며 미국인이나 영국인과 달리 침묵을 불편하게 여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티븐스에게 일본식 접근방식을 취하도록 조언했다. , 질문을 한 뒤에 인내심을 가지고 조용히 답변을 기다리라는 것이다. 또 그는 일본인들이 집단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자주 있는 만큼 답변을 하기 전에 서로 상의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만약 일정 시간 침묵이 흐른 후에도 명확한 답변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스티븐스가 일본인들끼리 따로 이야기할 수 있는 짧은 휴식을 제안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일본에서는 공식적인 그룹 미팅은 사실상 이미 내려진 결정에 도장을 찍는 일로 인식되는 만큼 사전에 비공식적인 일대일 논의를 통해 잠재된 갈등의 많은 부분을 해결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고 했다. 이런 특별하게 유용한 정보는 이번 협상에서는 너무 늦게 제공됐기 때문에 스티븐스는 그 다음 미팅에서는 사전에 비공식적인 토론을 가졌다. 이러한 문화적 가교 덕분에 그녀는 원하던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었다.

 

당신의 팀에 이러한 역할을 맡을 명백한 후보자가 없다면 회사 내의 다른 팀도 살펴보라. 하지만 협상 상대의 언어를 할 줄 알거나 부모님이 해당 문화권 출신인 사람이면 문화를 잇는 가교 역할을 반드시 잘해낼 거라 생각하는 흔한 오류를 범하지 말라.

 

한국 출신의 영국인 매니저의 예를 살펴보자. 그는 한국인처럼 생겼고, 한국 이름을 갖고 있으며, 악센트가 전혀 없는 한국어를 구사한다. 하지만 그는 한국에서 살거나 일한 경험이 없다. 그의 부모는 십대 시절에 영국으로 이민을 왔다. 회사에서는 그에게 한국에서 진행되는 중요한 협상을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그곳에 도착하자마자 협상을 진행할 때 자신이 없는 편이 팀에 더 유리하리라는 사실을 금세 깨달았다. 그가 한국어를 매우 잘 구사했기 때문에 한국인들은 그가 한국인처럼 행동하리라고 전제했다. 그래서 그가 회의실에서 적절하지 않은 상대와 논의하고, 너무 직접적으로 그들에게 대립하는 태도를 보이자 이를 기분 나쁘게 받아들였다. 그는 회상했다. “만약 제가 한국 사람처럼 보이거나 말하지 않았다면 그들은 제가 잘못된 행동을 해도 용서했을 것입니다.”

 

에린 메이어는 인시아드 경영대학원의 교수이며 글로벌 가상팀을 경영하는 프로그램의 디렉터다. 그녀는의 저자이기도 하다. Twitter:@ErinMeyerINS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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