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7-8월(합본호)

인구밀도가 높아질수록 사람들은 미래에 대해 더 많이 고민한다.
스콧 베리나토(Scott Berina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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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밀도가 높아질수록 사람들은 미래에 대해 더 많이 고민한다.

 

미시간대에서 리서치 펠로로 재직 중인 올리버 승Oliver Sng박사는 애리조나주립대 연구진과 함께 국가별 및 주()별 인구밀도와 교육비 지출, 퇴직금 저축을 비롯한 미래 준비에 있어 각 지역 거주자들이 얼마나 적극적인지 그 인과관계를 조사했다. 그랬더니 거주지의 인구밀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해당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멀리 다가올 장기적 보상을 목표로 행동하려는 경향이 눈에 띄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연구진은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승 박사의 주장을 들어보자.

 

 

:연구에서 얻은 결과와 인과관계 검증을 위한 후속실험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생물학에서 말하는생활사전략[1]과 인구밀도 사이에 분명 연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크게 설명하자면 이렇습니다. 세상에는빠른 삶을 사는 종과 생물체가 있고, ‘느린 삶을 사는 종과 생물체가 있죠. 빠른 삶을 사는 쪽은 지금 현재에 초점을 두고, 일찍 번식해서 후손을 많이 낳고, 자신이나 자녀의 미래에 딱히 투자하지 않습니다. 반면 느린 삶을 사는 쪽은 미래와 자기계발, 장기적 관계를 중요시하며 자녀도 적게 낳습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다른 동물들보다 느린 생활사 전략을 추구합니다만, 그 정도에는 개인마다 차이가 발생하죠. 여기에는 유전적 이유도 있겠지만 환경에 적응하면서 그에 맞게 진화한 측면도 있습니다. 인구밀도가 높아서 자원 확보를 위한 필연적인 경쟁이 벌어지면 자신과 자녀가 성공하기 위해 투자를 늘려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겠죠. 그래서 저는 스티븐 뉴버그Steven Neuberg, 마이클 바넘Michael Varnum, 더글러스 켄릭Douglas Kenrick등 동료들과 함께 관련 가설을 세우고 검증해 보기로 한 겁니다.

 

 

HBR: 가설이 맞았나요?. 인구밀도가 높은 나라에서는 출산율이 낮고 성관계를 갖는 파트너의수는 적었는데 유치원 취학률은 더 높았고, 눈앞의 문제보다 미래 준비에 더 무게를 두는 것이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였습니다. 미국 내 인구밀도가 높은 주에 사는 사람들 역시 늦게 결혼해서 자녀는 적게 낳았고, 대졸자일 확률과 퇴직연금에 가입한 비율은 더 높았습니다. 이처럼 미래 지향적인 행동들은 기계의 부속품처럼 서로 맞물리는 구조인데, 인구밀도가 여기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요인인 것 같습니다. 전체 인구수, 경제 규모, 도시화 수준을 통제한 상태에서도 결과는 같았습니다.

 

 

반대로 미래에 대비하려는 성향의 사람들이 인구밀도가 높은 곳을 선호하는 건 아닐까요?

그래서 실험을 해봤습니다. 첫 번째 실험에서는 미국 전역에서 온라인으로 모집한 참가자들 절반에게 미국 인구가 유례없는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내용의 가짜 뉴욕타임스 기사를 보여줬어요. 그런 다음돈을 내일 받으면 100달러, 90일 후 받으면 150달러라면 언제를 택하시겠습니까?”와 같이 미래 지향성을 알아보기 위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나머지 절반인 통제그룹에는 기사를 보여주지 않고 같은 질문들을 물었죠. 그런데 기사를 접한 그룹에서 늦어도 보상이 큰 쪽을 선택하는 경향이 뚜렷이 나타나더군요. 실험의 효과가 아주 크진 않았지만 중요한 의미가 있었습니다. 인위적인 방법이었지만 인구밀도가 높아진다는 생각을 유도해서 사람들이 더 장기적으로 생각하게 만들었으니까요.

 

 

신문 보도를 읽는 행위 자체가 사람들로 하여금 고민하게 만들고, 그로 인해 더 현명한 결정이 나왔다고도 할 수 있을 텐데?, 이어진 실험에서는 신문 기사를 전부 뺐습니다. 그 대신 설문에응답하기 전에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나 백색소음이 담긴 오디오 파일을 들려줬어요. 그랬더니 사람들의 말소리를 들은 쪽에서 장기적 보상을 선호하는 경향이 더 높게 나왔습니다. 기업이나 기관에서 이런 경향을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요? 가령 소비자 마케팅 등에서 말입니다. 연구결과를 실제에 적용하는 방안은 별로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 제품과 서비스의 디자인이나 마케팅에는 도움될 것 같습니다. 복잡한 환경에서 사는 사람들에게 어필하려면 자신들과 아이들이 축적할 수 있는 장래 이익을 강조하는 편이 좋겠죠. 인구가 적어 덜 복잡한 시장에는 빠른 만족과 보상을 제공하는 편이 나을 겁니다.

 

 

사무실을 한적한 교외에서 도심으로 옮기면 직원들이 단기적 관점에서 벗어나 장기적 시야를 갖게 될까요? 아니면 좁은 사무실에 모아놓고 웅성거리는 소리를 녹음해서 틀어놓는 편이 나을까요?말씀하신 대로 하면 약간의 효과는 있을 겁니다. 하지만 몇 가지 유념할 사항이 있어요. 첫째, 처음 실시했던 두 번의 연구는 국가와 국가, 주와 주 사이의 차이만 본 것이고 도시와 비도시 지역을 비교하지는 않았습니다. 인구밀도와 도시화 사이에 상관관계는 있었는데, 도시화를 통제했을 때 앞서의 연구결과가 타당하게 보였죠. 둘째, 저희 실험에서 나타난 효과를 학문적 기준에서 보면 크지는 않았습니다. 셋째, 실험에서는 인구 증가라는 개념을 아주 조심스럽게 중립적 관점에서 제시했습니다. 인구밀도 때문에 환경이 혼란스럽고 예측 불가 상태가 된다고 느끼면 사람들은 신중함을 버리고 빠르게 가는 전략을 선택할 수도 있어요. ‘꾸준히 기술과 지식을 쌓아야 유리할까, 아니면 코피 터지게 싸우면서 내 몫을 챙기는 게 나을까?’ 하는 고민에 빠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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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생활사 전략(Life-history strategy): 생명체가 자신에게 한정된 에너지를 성장과 생식에 분배하는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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