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9-10월(합본호)

사람의 외모는 이름을 따라간다.
스콧 베리나토(Scott Berinato)

IDEA WATCH DEFEND YOUR RESEARCH

사람의 외모는 이름을 따라간다

 

 

HEC Paris의 안로르 셀리에Anne-Laure Sellier부교수와 동료 연구원들은 이스라엘과 프랑스의 실험 참가자들에게 누군가의 사진 한 장을 보여주며 해당 인물의 이름을 4, 5개 보기 중 고르게 했다. 이론상으로는 정답을 맞힐 산술적 확률이 20~25%였지만, 실제 정답률은 훨씬 높게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사람의 외모는 이름을 따라간다.

셀리에 교수의 주장을 들어보자.

 

셀리에: 저희는 실험결과에 놀라지 않았어요. 저와 함께 한 이스라엘 헤브루대Hebrew University의 요나트 즈베브너Yonat Zwebner, 루스 메이요Ruth Mayo, 니르 로젠펠드Nir Rosenfeld, IDC 헤르츨리야대IDC Herzliya의 제이콥 골든버그Jacob Goldenberg 5명 모두 그런 결과를 처음부터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인물 사진만 보고 이름을 맞힐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회의적인 견해들이 많았기 때문에 요나트가 실증실험을 제안했던 것입니다. 일례로 이름이스콧인 사람의 사진을 본 응답자들은 4, 5개 보기 중 25~40% 비율로스콧을 골랐는데, 이는 단순 산술적 확률보다 매우 높은 수치입니다. 게다가 프랑스와 이스라엘에서도 동일한 실험결과를 얻었죠. 만약 이름이스콧이면 어딘가 모르게스콧이라는 티가 납니다. 얼굴 전체를 통해 드러나죠.

 

HBR:응답자들에게 어딘가 이상하거나 보기 드문 이름을 선택항목으로 제시한 건 아닌가요?저희는 사용 빈도를 감안해 실제 많이 쓰이는 이름들만 보기에 넣어 실험을 통제했습니다. 인종, 이름의 길이, 응답자와 사진 속 인물의 사회경제적 배경 등 예측 가능한 요소를 대부분 고려했습니다.

 

하지만 이 실험을 1000회 이상 반복하면 우연에 따른 일반적 확률과 비슷하게 나오지 않을까요?

첫 번째 연구에는 사진이 아니라 실제 인물들이 참여했기 때문에 수백 개의 얼굴로 실험하기 곤란했어요. 그래서 저희는 머신러닝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만약 샬럿이라는 이름의 사람이 샬럿처럼 생겼다면 컴퓨터도 인식할 수 있을 걸로 생각했죠. 저희는 컴퓨터에 여러 명의 샬럿 사진을 보여주며 샬럿이 어떻게 생겼는지 가르쳤습니다. 그리고는아멜리에’, ‘클레어등 다른 사람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샬럿이 아닌 사람의 모습을 학습시켰어요. 그런 다음 컴퓨터가 전혀 본 적이 없는 약 10만 개의 얼굴을 입력하고, 사진에 나온 사람의 진짜 이름과 가짜 이름 1개 중 하나를 골라보게 했습니다. 그랬더니 컴퓨터는 54~64%의 확률로 정확한 이름을 골랐어요. 우연히 맞힐 50%보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았죠.

 

정말 놀랍네요.이공계 리뷰어들에게 저희 주장을 납득시키는 과정에서 인간 연구와 대규모 컴퓨터 실험 결과를 둘 다 제시했던 것이 주효했어요. 그리고 논문 발표 이후 다른 미국 연구원들과프랑스 기자들도 저희 연구 결과를 반복 검증했습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가 뭘까요?

다양한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하나의 어떤부족tribe에 소속되어 인정받기를 무척 바란다고 합니다. 수천 년 전 페루의 경우를 들어보죠. 어떤 부족들은 머리 모양을 특정한 형태로 변형시키려고 아이들의 두개골을 동여맸습니다. 자기 부족 소속임을 바로 알 수 있게 말이죠. 저희 팀의 이번 연구결과는 사람들이 여전히 자신의 소속을 내보이려는 내적 동기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속한 부족이 가능한 빨리 나를 일원으로 인식해 주기를 기대해요. 따라서 부족원들이 쉽게 알아볼 수 있는 행동을 합니다. 옷 입는 방식, 안경 모양, 헤어스타일, 문신 등도 활용하죠. 무의식적으로 이런 행동을 하기도 해요. 그래서스콧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을 알거나 만났던 사람들은 정확히 그림을 그리지는 못해도 스콧이 어떻게 생겼는지에 대해 아마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을 거예요. 그리고 이름이스콧인 사람들은 그 고정관념에 자신을 맞추고 싶어하게 되죠. 비언어적 정보의 힘은 이미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인간은 복잡한 기계와 같아요. 얼마나 많은 정보를 처리하는지 거의 인식하지 못해요. 예컨대 사람들이 면접 장소에 들어오면서 어떻게 인사를 하느냐에 따라 지원자 평가가 크게 갈리기도 하죠. 우리는 수많은 정보를 순식간에 처리하고 해석합니다. 사람들이 주변의 사회 환경에 보여주는 얼굴도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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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이름도 스콧인데 제가스콧처럼 보이려고 무슨 행동을 하지는 않는데요.사람들이 사회에 얼마나 순응하는지 대부분 과소평가하거나 아예 부인한다는 사실은 오랫동안 알려져 왔죠. 계속 뭔가를 하고 있지만 인지하지 못할 뿐입니다.

 

사람들이 저를스콧으로 판단하게 만드는 속성은 몇 가지일까요? 그리고 그중에서 저의 뛰어난 외모가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될까요?그 질문은 답하기가 힘드네요. 한 가지 또는 여러 특징을 결합할 수도 있을 거예요. 머리모양이 중요한 속성 중 하나인 것은 분명합니다. 사진에서 얼굴을 빼고 머리모양만 보여주면서 이름을 맞히는 실험을 했더니 정답률이 우연적 확률보다 높게 나왔어요. 반대로 얼굴을 보여주고 머리모양을 뺀 사진을 보여준 실험에서도 결과는 같았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모두 여러 부족에 속해 있잖아요. 저는 미국인 스콧, 뉴잉글랜드 스콧, 작가 스콧 중 어느 스콧처럼 생겼나요?제가 보기에는 스콧 피츠제럴드F. Scott Fitzgerald[1]쪽인 것 같으니, 작가와 미국인이라는 부분은 일치하네요. 그렇다면스콧이라는 이름을 가진 미국인 작가부족의 일원이신 것 같은데, 물론 정확히 규정하려면 조사가 필요합니다. 게다가 다른 부족에 적응하려는 경우에는 시간이 지날수록 외모가 바뀌기도 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요. 저는 미국에서 10년 이상 살았기 때문에 미국에 맞게 아마 얼굴 모습이 바뀌었을 겁니다.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는 생각 이상으로 다른 사람들을 모방합니다. 모방은 일생 동안 상호작용을 거쳐 깊이 뿌리 내리고 사회적으로 강화됩니다. 다른 얘기지만 그래서 현재의 스콧이 50년 전 스콧과 다르게 보이는 거죠.

 

저는 아직도 이 현상이 요행이 아니라는 사실을 믿기가 힘드네요.많은 분들이 그렇게 얘기합니다. 하지만 참가자들과 결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니, 임의로 고르면서도 어떨 때는왠지 모르게 이 이름이 맞다는 감이 왔다고 하더군요.

 

재미있는 사실은 이 주제를 경영학과 학생들과 토론하는 자리에서 제가 사람 이름 대신브랜드로 바꿔 말하면 다들 끄덕인다는 겁니다. 애플 제품을 쓰면 애플 사용자처럼 보이고, BMW를 몰면 BMW 소유자처럼 보일까요? 마케터들도 가만히 보면 브랜드 중심의 소비자 커뮤니티, 부족의 개념을 구축하려고 애쓰곤 하죠.

 

그러면 브랜드도 하나의 부족인가요? 강한 브랜드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습니다. 최근 제가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주제이기도 해요. 처음 프로젝트를 시작했을 때 사실 저는 사람 이름이 아니라 브랜드를 사용하고 싶었어요. 프랑스 여성들은 누군가를 만나 결혼하기 훨씬 전부터 자신만의 향기와 일종의결혼을 하죠. 어릴 때 한 가지 향수를 정하면 거의 똑같은 제품만 계속 쓴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저는 여성의 얼굴만 보고 그녀가 샤넬 No.5를 쓰는지, 캘빈 클라인 옵세션Obsession을 쓰는지 맞힐 수 있을까 알아보고 싶었어요. 하지만 브랜드에는 역인과성reverse causality[2]의 문제가 있습니다. 저희 이론은 브랜드 선택에 따라 얼굴 모습이 변한다고 가정했지만, 전형적인 샤넬 No.5 사용자처럼 생겨서 그 제품을 쓸 수도 있으니까요.

 

엄청나게 매력적인 외모와 스콧이라는 이름의 관계에 대한 질문에는 아직 답을 안 주셨네요. 농담이 아니고 제가 정말 잘생겼거든요.

스콧 부족 사람들이 자주 할 만한 얘기인 것 같은데, 거기까진 아직 연구가 부족하네요.

 

[1]<위대한 개츠비>, <벤저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로 잘 알려진 미국의 소설가

[2]인과관계를 반대로 해석하는 오류

 

인터뷰어 스콧 베리나토Scott Berinato

번역: 박정엽 / 에디팅: 석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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