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1-12월(합본호)

한 사람이 너무 많은 일을 하고 있다
앨리슨 비어드(Alison Beard)

EXPRIENCE CASE STUDY

한 사람이 너무 많은 일을 하고 있다

 

TV 프로듀서가 인기 드라마 3편의 요구사항 사이에서 업무를 조정하고 균형을 잡으려 애쓰는 동시에 새 작품을 구상하고 있다.
앨리슨 비어드

 

그녀는 손가락으로 책상을 톡톡 치면서 찡그린 얼굴로 모니터를 바라봤다. 자신의 프로덕션이 오랫동안 제작한 마약단속국DEA 반원들에 관한 드라마 시리즈도프Dope’의 이번 시즌 최종회 장면을 살펴보는 중이었다.

 

“무슨 문제가 있나요?” 이 에피소드의 대본을 쓰고 감독한 멜러니가 물었다.

 

“마지막 장면에서 실험실 화재와 회상 장면 사이를 더 빨리 끊어야 해. 그리고 음악이 어울리지 않아. 시청자들이 슬픔을 느껴야 하는 장면이지만 충격이 더 커야 해. 그들의 영웅이 죽는 장면이잖아. 아무런 예고도 없이.”

 

멜러니는 당황한 듯 보였다. 칼라는 멜러니의 기분을 상하게 한 듯해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도프는 멜러니의 작품이어야 했다. 지난해 칼라는 쇼러너showrunner의 책임을 멜러니에게 넘겼다. C3프로덕션이 역시 RBN에서 방영하는 또 다른 시리즈 두 편에 더 많은 시간을 쏟아 붓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주인공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도프의 열 번째 시즌을 마무리하는 이 장면은 칼라에게 몹시 중요했다. 칼라는 블록버스터 같은 최종회가 되도록 멜러니를 밀어붙이며 대본 작업을 도왔다. 그녀는 그 실행 과정을 확인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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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러너(showrunner)’는 대본 집필과 감독, 편집자 역할을 비롯해 드라마의 일상적인 작업을 총괄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명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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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에서 밤 12시까지 최종 편집본을 보내 달라고 합니다.” 멜러니가 긴장한 채 말했다.

 

시계를 보니 오후 3시였다. 칼라는 아침 일찍부터 이제 2년째에 접어든 자신의 경찰 드라마 ‘911’ 세트장에 있었다. 오후부터 저녁까지는 맨해튼의 고층건물에 사는 주민들에 관한 최신 드라마인포티 스토리즈Forty Stories’출연진과 대본 리딩을 하기로 돼 있었다. 칼라는 멜러니의 작업에 최종 승인을 하기 위해도프세트장에 잠깐 들렀다 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지금 상황으로서는 오후 9시에서 밤 12시까지 새로운 작품을 구상하며 보내려던 계획을 포기하고 돌아와야 했다. 새로 구상하는 작품은 C3프로덕션에는 완전히 새롭고 흥미로울 수 있는 노화aging에 관한 내용으로, 시트콤 분량의코미디 드라마dramedy’였다. 칼라는 여러 달 동안 파일럿 작품을 쓰려고 애썼지만, 하루에 13시간 넘게 일하느라(칼라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이러한 업무 스케줄을 예상해야 할까?)

도무지 시간을 낼 수 없었다. 멜러니만 불만스러운 게 아니었다.

 

 

“밤에 다시 올게.” 칼라가 말했다. “거의 끝나가.” 그녀가 덧붙였다.

 

“물론이죠.” 멜러니가 시무룩하게 대답했다. “하지만 저희는 여전히칼라의 마법이 필요해요.”

 

칼라는 딱딱한 미소를 지었다. 9개월 전 RBN의 프로그램 책임자인 마이클 러브는 연례적인 업프런트upfront행사 (방송사들은 일반적으로 5월 말에 열리는업프런트행사 기간에 대다수의 황금시간대 광고를 판매한다.) 에서 그 표현을 처음 썼다. 업프런트 행사는 방송사가 광고주에게 드라마의 새로운 시즌이나 신규 드라마를 미리 선보이는 자리다. 칼라가 공동 제작책임자로 계속 남아 있기는 하지만, 멜러니가도프를 넘겨받는다는 말이 새어나갔다. 사람들이 그게 무슨 말인지 묻자 마이클은 RBN에서 방영되는 모든 C3프로덕션의 드라마에는 여전히칼라의 마법이 반영될 것이라고 안심시켰다. 칼라의 작품들은 서정적인 주인공, 재치 있는 대사, 놀라운 반전이 있는칼라의 마법덕분에 높은 시청률을 올렸고, 특히 주요 시청자층인 18~34세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이제 이 표현은 방송사 간부들에게 선전문구처럼 되었다. 칼라가 대본을 쓰거나 감독할 프로그램의 보조 프로듀서를 추천할 때 언제나 관심사는그들에게 칼라 같은 마법이 있는가?’였다. RBN은 드라마 최초 편집본의 피드백을 보낼 때칼라의 마법이 더 필요하다고 자주 요구했다.

 

칼라는 처음에 마이클의 지지에 으쓱했지만, 이제 그것을 원망하게 됐다. 모두 24부작으로 제작해 달라는 요구에 따라(대다수의 지상파 방송 드라마 시리즈는 9월 말부터 5월까지 22~24회의 에피소드로 편성된다. 반면 많은 케이블 방송 시리즈는 흔히 1년에 약 10회의 에피소드로 훨씬 적게 편성된다.)  드라마 세 편을 곡예하듯 끌고 가면서, 그녀는 쓸 수 있는 마법이 충분히 남아 있는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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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박감

 

칼라가포티 스토리즈세트장으로 향했을 때 휴대전화가 울렸다. 마이클이었다. “어젯밤 시청률 봤어요?”

 

“마이클, 제가 다음날 시청률 확인하지 않는 거 아시잖아요.”

 

“결과가 좋지 않았어요.”

 

NBA 플레이오프가 있는 날이었잖아요. 사람들이 우리 드라마는 DVR(디지털 영상저장장치)에 받아놨을 거예요. 주말 동안 올라갈 겁니다.”

 

 

“지난주에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어요. 그 정도로는 부족합니다. 멜러니가 유능한 프로듀서인 것은 알아요. 하지만 여전히 당신의 감독을 필요로 해요.”(칼라는도프의 높은 품질을 유지하되 자신의 일정에 따라 시간을 내기 위해 멜러니에게 어느 정도의 관리 감독을 제공해야 할까?)

 

“저도 알고 있고, 그렇게 하고 있어요.” 칼라가 대답했다.

 

“최종회는 어떻게 돼 가고 있습니까? 이번만큼은 칼라가 다시 총괄해 주면 좋겠어요. 중요한 일이잖아요.”

 

“오늘밤 멜러니와 함께 작업할 겁니다. 하지만 마이클, 업무를 위임하지 않고 제가 드라마 세 편을 감당할 수는 없어요. 지난 시즌에 시도했지만 더는 지속할 수 없습니다. 잠도 거의 못 잤어요. 멜러니가도프를 맡았으면 하고, 내년에는 케스턴이 ‘911’을 감독하고 대본을 쓸 수 있게 되기를 바라고 있어요.”(칼라는 자신의 팀원들이 더 많은 책임을 맡을 준비가 된 시기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그럴 수 없습니다. 너무 일러요. 우리는 운 좋게 2년차 슬럼프를 피했어요. 칼라가 전적으로 관여해줘야 합니다.”

 

“그렇다면 드라마 편수를 줄이는 것을 고려해야 해요. 24부를 16부로 줄여서 9월 말에 시작하면, 겨울에 더 길게 공백기를 가질 수 있어요. 스케줄이 너무 빡빡하지 않으면 드라마 세 편에 더 많은 시간을 쏟을 수 있을 겁니다.”

 

“칼라, 텔레비전에서 상위 15위에 드는 드라마 가운데 세 편이 우리 거예요. 시장이 좁아지고 더 세분화하고 있지만(오늘날 미국 전역에 50개가 넘는 텔레비전 방송사가 있다. 이러한 세분화와 디지털 미디어의 발전 탓에 1980년대에는 회당 평균 시청자 수가 2000만 명이 넘은 데 비해, 현재 TV에서 가장 인기 있는 드라마는 회당 평균 1400만 명의 시청자를 끌어 모은다.) 당신이 만든 드라마로 얻는 수익은 증가하고 있어요. ‘도프는 여전히 연간 15000만 달러의 광고수익을 올리는 중이고, 다른 작품들도 엇비슷합니다. 당신과 우리에게 엄청난 금액이에요. 그런데 당신은 편성 횟수를 줄이고 싶다는 겁니까? 내가 빌에게 그런 제안을 했다간 아마 비웃음을 샀을 겁니다.” 마이클은 RBN의 사장을 언급하며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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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시청률을 유지할 수 있는 좋은 드라마를 계속 제공받고 싶으면 제가 창의성을 되찾을 수 있는 시간을 주셔야 합니다. 당장 저한테는 그런 시간이 없잖아요.” 그녀가 반박했다.

 

“여름에 쉴 수 있어요.”

 

“대본 쓰고 스토리 라인을 구상해야죠. 상황이 똑같아요. 전혀 새로운 작업을 시작할 수 없습니다.”

 

“당신은 결코 총괄 업무를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이것들은 C3 드라마예요. 칼라의 이름을 건 칼라 트레몬트 프로덕션 작품들이라고요. 당신에게 자식들이나 다름없는 데다, 당신은 완벽주의자예요. 그래서 우리가 당신을 좋아하죠.”

 

그의 말이 맞았다. 그녀는 자식 같은 작품들에서 완전히 손 떼는 것을 상상할 수 없었다. 하지만 생각할 시간을 더 마련하기 위해 무엇이라도 해야 했다. “마이클, 제가 대본 리딩에 10분 늦었어요.”

 

“알겠어요. 한 가지만 더요. 당신이 새로운 작품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나요?”

 

“아니요.” 그녀는 아주 잠깐 망설인 뒤 대답했다. 사실상 틀린 대답은 아니었지만, 가책이 느껴졌다.

 

칼라는 ‘911’포티 스토리즈를 처음 구상했을 때 곧바로 RBN에 그것들을 제시했다. C3는 모든 신규 드라마의 우선구입권을 RBN에 주도록 계약돼 있었고, 마이클은 고집이 센 편이기는 했지만도프의 방영 초기부터 훌륭한 파트너였다. 하지만 칼라의 새로운 아이디어는 더욱 혁신적이고 성적 표현 등이 노골적이어서 RBN과 전혀 맞지 않았다. 칼라는 AMC HBO, 넷플릭스, 아마존, 또는 무척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신흥 방송매체인 캐스케이드Cascade 같은 케이블 방송에서 방영하는 것을 마음속에 그렸다.

 

그녀가 RBN의 경쟁사에 내놓을 공산이 큰 새로운 작품을 만들기 위해(방송사들을 겨냥한 공식적인 홍보 시즌은 7월부터 10월까지 이어진다. 방송사들은 아이디어를 500가지 정도 검토하고, 60편의 판권을 구입하며, 드라마 창작자와 논의한 뒤 12편의 파일럿 에피소드를 제작하도록 주문한다.) 기존 드라마를 축소하고 싶어했다고 어떻게 마이클에게 설명할 수 있을까? 그리고 새로운 코미디 드라마 계획이 실패하면 어떻게 할까? 그녀는 자신의 인기 드라마 3편을 위해 믿을 수 없을 만큼 열심히 일했고, 대단하고 수익성 좋은 이 추세가 영원히 지속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어쩌면 칼라는 업무량을 받아들이고, 누릴 수 있을 때 성공을 즐겨야 하는 것인지도 몰랐다.

 

솔직한 대화

 

‘포티 스토리즈대본 리딩은 예상보다 오래 걸렸다. 칼라는 회사의 또 다른 유망한 프로듀서가 쓴 대본을 수정해야 했고, 너무 바빠서 저녁 먹을 시간도 없었다. 봉지에 든 아몬드를 오독오독 씹으며 C3로 복귀했다. 두 시간 뒤, 12시를 코앞에 두고 칼라와 멜러니는 문제의 장면을 마무리했다. 칼라는 녹초가 됐지만 기분이 들떠 있었다.

 

“겨우 시간을 맞췄어요.” 멜러니가 하품을 하며 말했다. “감사드려요. 도움을 청하고 싶진 않았지만, 분명 필요한 일이었어요. 기분이 무척 좋지만, 다시 함께 일할 수 있어서 더욱 좋았어요.”

 

“내년에는 더 수월해질 거야.” 칼라가 말했다.

 

“아마도요.” 멜러니가 말했다. “하지만 저는 결코 칼라가 될 수 없어요. 며칠 전 케스턴과 한잔 했는데 그도 같은 생각이었어요. 결국 이 드라마들은 칼라의 작품이지 저희들 것이 아니에요. 게다가 칼라 없이 그것들을 이끌기 힘듭니다.”

 

“누구도 멜러니에게 내가 되라고 요구하지 않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확실한멜러니 마법이야.”

 

멜러니의 얼굴이 밝아졌다. “내일성공한 여성들의 텔레비전 아침식사에는 가시는 거죠?”

 

칼라는 속으로 신음했다. “내가 무언가 말해야 하는 자리는 아니지? 우리 둘 다 가야 하나?”

 

“말씀하시는 자리는 아니지만, 제가 혼자 출연하면 초라해 보일 거예요.”

 

“그렇다면 알겠어. 어서 정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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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안

 

다음날 아침 칼라는 비벌리 힐튼호텔 연회장으로 들어가다가 캐스케이드의 신임 콘텐츠 책임자인 데일 그로스먼과 마주쳤다. 지난해 그로스먼이 아직 HBO에 있을 때 에미상 시상식에서 만난 적이 있었다.

 

“칼라, 다시 만나게 되어 반가워요.”

 

“저도요, 데일. 캐스케이드로 옮긴 것 축하해요.”

 

“고마워요. 그 덕분에 의욕이 넘칩니다. 대단한 작품들이 곧 나올 거예요. 하나는 타란티노 감독의 신작이고, 또 하나는 조지 클루니가 연기하고 감독한 작품이에요. 물론 좀 짧은 시리즈예요. 이 대스타들을 오랜 시간 작업하자고 계속 붙잡아둘 수가 없어서 미니시리즈로 했죠. 하지만 최고의 프로덕션에, 현지에서 촬영했고, 대본과 출연진이 정말 대단합니다.”(‘하우스 오브 카드’ ‘트랜스페어런트같은 인기 드라마를 제공하는 스트리밍 서비스는 최근 몇 년 사이에 TV 산업의 역학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었다. 칼라는 이러한 추세를 따라야 할까?)

 

 



“비싸겠군요.” 칼라가 대꾸했다.

 

“우리 투자자들은 여전히 콘텐츠가 가장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물론 칼라에게는 두말하면 잔소리죠! RBN의 여왕 앞에서 말이에요.”

 

“별말씀을요.”

 

“진심이에요. 그렇게 혹독한 방송사 스케줄 속에서 드라마 3편이라니요. 그러고도 비즈니스 조찬에 나올 시간이 있잖아요!”

 

“노력하고 있어요.” 칼라가 무미건조하게 대답했다.

 

“언제 캐스케이드에서 점심 같이 할까요? 우리 CEO는 업계에 관한 칼라의 의견을 무척 듣고 싶어 할 겁니다. 시청자가 진정 무엇을 원하고, 우리 드라마가 얼마나 쓸 만한지 말이에요. 칼라가 RBN에 매인 몸인 줄은 알고 있지만.”

 

“저는 매인 몸이 아니에요.” 칼라가 끼어들었다. “RBN에 우선구입권이 있는 것은 맞지만, 우리가 그 회사에 구속되지는 않았습니다.”

 

“물론이죠. 언제든 칼라가 색다른 작품을 할 준비가 되면 우리는 기쁘게 논의할 겁니다.”

 

칼라는 그로스먼이 건네는 명함을 받아 들었다. 마음 한편으로는 당장 그곳을 나와서 파일럿 프로그램 대본을 쓰고, 미팅 일정을 잡은 뒤 그것을 선보이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한 시간 뒤 칼라는포티 스토리즈세트장에 가서 역시 마무리가 완벽한지 확인해야 했다.

 

그 뒤 칼라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돌아봤다. 더 많은 마법이 그녀 안에 남아 있었다. 하지만 드라마 3편과 새로운 작품 구상에 그 마법을 골고루 나눌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그녀는 지휘권을 멜러니와 케스턴에게 위임하거나, RBN C3가 단기적으로 재정적 타격을 입더라도, 에피소드 수를 줄이는 게 장기적으로 시리즈에 득이 될 것이라고 마이클을 설득해야 한다. 또 다른 선택은 코미디 드라마를 구상하는 게 아주 급하지는 않다고 스스로 설득하는 일뿐이었다. 칼라는 계획을 보류하고, 몇 년 뒤 예상처럼 분명 상황이 느슨해지기를 기다릴 수 있을 것이다.(현대에 가장 오랜 방영된 드라마 시리즈는로 앤 오더’(20시즌), ‘로 앤 오더: 성범죄 전담반’(19시즌), ‘NCIS’(15시즌), ‘CSI: 과학수사대’(15시즌), ‘ER’(15시즌) 등이 있다.)

 

하지만 그녀가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은 거기까지였다. 연기자들과 스태프, 시청자들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앨리슨 비어드(Alison Beard) HBR의 선임 편집자다. HBR의 가상 케이스 스터디는 기업 리더들이 현장에서 겪을 수 있는 문제 상황을 제시하고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보는 코너다. 이 케이스는 하버드경영대학원의 케이스 중 애니타 엘버스(Anita Elberse)와 헨리 맥기(Henry McGee) ‘Shonda Rhimes’ ShondaLand(case no. 516026-PDF-ENG)’에 기초해 작성했다. 원문은 HBR.org에서 볼 수 있다. 엘버스는 하버드경영대학원의 MBA와 경영자 교육 강좌인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스포츠 비즈니스에서 이 케이스를 가르치고 있다.

 

 

칼라는 인기 드라마에 집중해야 할까, 지휘권을 넘기고 새 드라마를 시작해야 할까?

전문가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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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 바넷Sarah BarnettBBC 아메리카의 사장이자 국장general manager이다.

 

칼라는 마이클과 RBN의 다른 실무자들과 함께 ‘도프’ ‘911’ ‘포티 스토리즈에 관한 앞으로의 제작 방침을 진솔하게 논의해야 한다. 명백히 칼라와 C3, RBN은 프로그램의 높은 품질과 시청률, 강력한 수익성을 유지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칼라에게 세 작품의 에피소드마다마법을 발휘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오래 지속될 수 없다.

 

더구나 TV 프로그램 제작 과정은 변화하고 있다. 케이블 방송과 스트리밍 서비스가 불러온 분열은 새로운 방식의 장을 열었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여전히 특정 방식과 흐름에 더 단단하게 토대를 두었으므로 RBN이 그러한 전통에 매달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칼라의 드라마 세 편이 애초에 가을부터 봄까지 시즌당 24부로 편성됐다고 해서 계속 그렇게 유지돼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많은 방송사들은 특히 고급 인재가 관련됐을 때 더 큰 유연성을 보여주고, 에피소드 수를 더 적게 주문하기 시작했다.

 

몇 년 전 나는 매우 개성 있는 영화감독이 이끈 드라마를 총괄한 적이 있다. 창작자는 주먹구구식으로 순차적인 방식으로 작업했다. 그것은 영화와 유럽 TV 프로그램 제작 방식과 비슷했다. 즉 어떤 경우에는 드라마 한 편을 제작하는 데 일반적으로 걸리는 시간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렸으므로, 우리는 새로운 시즌의 첫 방송을 연중 각각 다른 시기에 내보내야 했다. 시즌당 에피소드 수도 각각 달랐다. 그 드라마를 너무 표준화한 형식에 맞추도록 강요했다면 독창성이 사라졌을지도 모른다. 그 창작자는 아주 특별한 관점을 지녔고, 마땅히 우리는 그의 작품을 좋아하는 팬들이 주기적인 방송 날짜보다 분위기와 내용의 통일성을 더 신경 쓸 것이라고 생각했다.

 

칼라가 매우 많은 작품에 관여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더 나은 사람에게 더 많은 업무를 위임을 하는 것도 그녀가 실천에 옮겨야 할 일이다. 그러기 위해 C3 RBN 모두가, 그리고 칼라 자신이 문화적, 행동적으로 커다란 변화를 감수해야 할 것이다. 칼라는 멜러니와 케스턴을 육성하는 데 크게 신경 쓰고 있다. 늘 조언할 태세가 돼 있고, 방송사와의 관계에서 성가신 일을 해결하고, 필요할 때마다 최후의 순간에 구원자 노릇을 한다. 하지만 칼라의 유능한 인재들은 그녀가 그러한 역할을 그만두고, 그들이 스스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믿어주고, 그들에게 RBN과 직접 대화하도록 권한을 줄 때까지 계속 자신들을 2인자로 생각할 것이다. 그녀의 절박감은 사람들이 늘 자신과 같은 선택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받아들일 것이다.

 

칼라는 마이클과의 통화에서 제작 일정을 다시 검토하고, 자신의 업무를 축소하는 두 가지 의견을 다 밝혔지만, 마이클이 거부하자 물러섰다. 그녀는 협력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는 것이 자신의 이익 못지 않게 방송사의 이익이 된다는 사실을 마이클이 알게 해야 한다.

 

칼라는 사무실 밖의인간적인 장소에서 직접 얼굴을 보며, 자신과 마이클이 C3 RBN의 관계와, 장기간에 걸쳐 세 편의 인기 시리즈를 탄탄하게 유지하는 임무를 맡긴 했지만, 자신의 창의성이 억눌렸고, 자신에게 중요한 새로운 작품 구상에 투자할 시간을 원한다고 설명해야 한다. 칼라의 팀과 RBN의 다른 실무자들이 진솔하게 소통하고 노력하면서, 그들은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 더욱 지속 가능한 스케줄과, 기존 드라마에 대한 기대와 역할을 합의하고 그럼으로써 일정기간 동안 칼라를 자유롭게 하는 데 뜻을 모아야 한다.

 

오늘날 미디어 실무자들은 드라마의 특성에 따라 어울리는 플랫폼이 있다고 이해한다. 마이클은 칼라가 자신의 방송사에 어울리지 않는 드라마를 만들고 싶어한다고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RBN히트제조기에게 독창적인 에너지를 되찾을 기회를 줌으로써 이익을 얻을 수 있고, 잠재적으로 업계의 흥행작을 만드는 일이며, 결정적으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죽이지 않는 셈이라고 깨달을 것이다.

 

 

유능한 인재가지쳤고 최선의 결과를 낼 수 없다고 말할 때 관리자는 귀 기울여야 한다. 지금 칼라는 마이클과 그러한 대화를 나눠야 할 때다.

 

칼라는 자신의 인기 드라마 세 편을 중심으로 브랜드와 비즈니스를 구축했으므로, 현재 상태의 균형을 깨는 데 망설이는 까닭이 이해된다. 그녀는 인기 프로그램과 C3가 순조롭게 운영되도록 유지할 책임이 있다. 하지만 매우 야심 찬 예술가이기도 해서 창의적 자아가 새로운 무언가를 시도하라고 자극하면 스스로 관심을 기울여야 할 듯하다. 칼라에게 최선인 것이 회사에는 최선이 되지 않을 수 있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녀의 브랜드가 자신과 함께 발전하지 않으면 타당성을 잃을 것이다.

 

인기 있는 TV시리즈의 창작자들은 새로운 쇼러너들에게 성공적으로 지휘권을 넘겨주고, 그 드라마의 시청률이나 평판의 하락 없이 다른 프로젝트로 옮겨갔다. HBO부통령이 필요해Veep’는 지난해 총괄 책임자가 바뀌는 일을 겪으면서도 에미상 후보에 올랐다. AMC워킹데드’, NBC에서 1999년부터 2006년까지 방영된웨스트 윙도 제작 책임자가 바뀌는 상황에서 살아남았다. 또한하우스 오브 카드의 보 윌리먼Beau Willimon이 다른 작품으로 옮겨갔을 때, 운 좋게도 나는 쇼러너 책임을 넘겨받았다.

 

하지만 드라마 시리즈의 총괄감독자 즉, 지휘관의 교체는 관련된 모든 사람이 새로운 리더가 반드시 작품의 발전을 촉진할 것이라고 납득해야만 효과가 있다. 멜러니와 케스턴의 의사결정은 결코 칼라의 결정을 똑같이 반영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다르다고 해서 꼭 틀린 것은 아니다. 칼라와 마이클이 후임자들의 능력을 과소평가하고 있을 수도 있다. 그들이 칼라처럼 스타는 아니더라도 분명 드문 인재들이다. 칼라는 그들만의마법이 있다고 알아보았기에 그들을 고용하고 승진시켰다.

 

어떤 관리자도 직원이 지휘를 맡을 준비가 됐는지 아닌지와 그 시기를 100% 확실히 알지 못한다. 하지만 칼라는 멜러니가 준비됐고 케스턴이 뒤에 바짝 따라왔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그렇다면 기다릴 까닭이 없다. 새로운 영역을 모색하고 싶어하는 칼라의 바람을 고려할 때, 지금은 마이클이 칼라에게 모험을 걸었던 것처럼 그들에게 기회를 줄 좋은 시기다.

 

그리고 칼라에게는 이러한 일을 실현시킬 수 있는 영향력이 있다. RBN은 칼라가 계속해서 직접 관여하길 더 바라겠지만, 그녀가 지치지 않고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싶기도 할 것이다. 또한 칼라가 파일럿 대본을 쓰는 몇 개월 동안도프 ‘911’ ‘포티 스토리즈가 계속 진행되지 못할 까닭이 없다. 칼라는 방송사에 많은 기여를 했다. 방송사가 칼라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노력은 그녀가 처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놔두는 것이다. 가려운 데를 긁을 수 있도록 도와주라는 얘기다. 한 가지는 분명하다. 칼라는 한동안 꿈꿀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만약 방송사가 발뺌하면 칼라는 크게 용기를 내서 계약을 파기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들이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칼라는 아이디어가 싹틀 때부터 자신이 발전시킨 드라마들에 항상 마음을 쏟게 될 것이다. 그녀가 생산적인 휴식을 취한 뒤, 대다수의 의사결정에서 새로운 쇼러너들의 의견을 따르고 필요할 때 거들면서, 다시 얼마나 관여할지 선택하는 게 당연하다.

 

결국 칼라는 변화를 열망하고 있다. 그녀는 방송사 드라마 영역을 정복했고, 이제는 케이블과 스트리밍의 세계에 끌리고 있다. 이 무대에서는 규제가 더 적고, 예술적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기회가 더 많다. 가끔씩 그녀는 분명 불안정하게 느낄 것이다. 때로는 냉혹한 이 업계에서 모든 시선이 그녀를 향할 테지만, 그녀는 유능하고 현명하기에 잘 헤쳐 나갈 것이다.

 

엔터테인먼트 사업에서 아주 많은 의사결정이 두려움에 의해 주도되지만, 칼라의 대담함은 항상 이점이 되었다. 그녀는 지금 도약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이다. TV의 시대가 정점에 달한 상황에서 그녀의 아이디어는 1, 2년 사이에 한물갈 수 있다. 그 아이디어가 통하는 시기가 가버리거나, 동료가 비슷한 프로그램을 발전시킬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칼라는 자신의 직감을 믿어야 한다. 이제 그녀는도프를 처음 발전시키던 때와 동일한 인물이 아니다. 그녀가 새로운 프로젝트에 관한 생각을 떨치지 못하는 까닭이 있다. 내심 이미 정복한 영역에 자신을 한정시키기보다, 새로운 프로젝트가 자신을 더 신나게 하고 예술적으로 만족시킬 것이라고 알고 있기 때문이다. 칼라에게 직감은 가장 가치 있는 자산이다.

 

번역: 정유선 / 에디팅: 고승연

 

HBR 웹사이트 게시판에 올라온 조언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

 

칼라가 만든 세 편의 시리즈는 RBN에 커다란 수익을 안겨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C3의 명성을 높이고 있다. C3가 운영방식에 어떠한 큰 변화든 일으키면 그 명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므로 지휘권을 넘기는 게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진행 중인 드라마는 잠재적인 부진을 피하기 위해 여전히 절박하게 칼라의 관심을 필요로 한다. 얼핏 보기에 그녀가 이미 진행하고 있듯이 서서히 위임하고 지휘권을 넘기는 것이 바람직한 선택이다. 나중에 멜러니와 케스턴의 능력을 더욱

신뢰할 수 있을 때, 칼라는 자신의 창조적 원천을 너무 많은 곳에 쏟아 붓지 않고도 새로운 아이디어로 옮겨갈 수 있다. 칼라에게 타 방송사들과 순조롭게 일할 수 있는 계획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녀는 새로운 계획을 진행하는 데 실패할 경우에 대비해 현재의 관계를 잇는 다리를 불태우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녀와 RBN의 관계를 위협하는 문제는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라칫 말호트라Rachit Malhotra, KPMG 경영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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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사 제임스 깁슨 Melissa James Gibson은 넷플릭스 시리즈인 ‘하우스 오브 카드의 공동 쇼러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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