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9-10월(합본호)

사람 vs. 시계, 최신 시간관리 이론을 시험하다
그레첸 가베트(Gretchen Gavett)

SYNTHESIS

사람 vs. 시계, 최신 시간관리 이론을 시험하다

그레첸 가베트

 

필자가 이제껏 본 시간관리에 대한 책은 대부분 메리 올리버Mary Oliver[1]의 시 ‘Sometimes’의 구절을 인용한다. ‘인생을 살아가는 법: 집중하라. 감탄하라. 표현하라.(Instructions for living a life: Pay Attention. Be Astonished. Tell about it.)’ 이번 호 기사를 이 하나의 문장으로 마무리하고 싶을 만큼, 위 시구는 시간관리에 대한 핵심을 담고 있다. 무슨 일을 하는지, 언제 하는지, 왜 하는지를 의식하라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이렇게 의식하면서 살기가 쉽지 않지만 조바심내지는 말자. 시간관리에 대한 훌륭한 조언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의 누나로, 기업가이자 투자자인 랜디 저커버그Randi Zuckerberg는 저서 < Pick Three >에서, 모든 일을 해내겠다는 생각을 버리면 더 많은 성취감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다고 말한다. 총 다섯 가지 영역(, , 가족, 친구, 운동) 중에서 매일 세 가지만 선택해 집중하라는 것이다. 이미 비슷한 방법으로 인생에서 우선순위를 설정하며 살고 있는 필자는바로 이것이다!”라고 생각하며 이 책의 핵심 메시지에 크게 공감했다. 안타깝게도, 저커버그의 흥미로운 주장을 그다지 유명하지도 않은 사람들의 사례로 채운 책 한 권으로 읽는 것은 참을 수 없이 따분하다. “매일 완벽하게 균형 잡힌 삶을 산다고 느낄 수는 없어요. 하지만 주 단위, 월 단위로 보아 보다 넓은 의미의 균형을 추구해야 합니다라는 일 전문가의 조언 등 유용한 부분도 있다. 하지만, 헛웃음이 나오는 잡담을 읽다 보면 정작 중요한 내용마저 우스워 보이기도 한다.(본문의 한 구절: “일에 대한 이야기를 너무 많이 했더니 피곤해진다. 잠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야 한다는 신호가 아닐까?”) 또한 저자가 집중에 대해 이야기하는 반면, 저자의 동생 마크 저커버그의 사업은 수시로 울리는 페이스북 알림 표시에 대한 신경학적 중독에 기반하고 있다는 이 아이러니한 상황을 떨쳐버리기 힘들다. 하지만 이 부분은 논지를 벗어났으니,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자.

 

프란체스코 시릴로Francesco Cirillo < The Pomodoro Technique > 최신 개정판은 랜디 저커버그의 저서에서 부족한 점을 해결해 준다. 저자는 소프트웨어 산업 분야에서 오랜 기간 컨설턴트로 일했으며, 효율성과 생산성을 핵심적으로 고려한다. 2009년 최초 출간된 이 책은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 적극적으로 집중하라는 메리 올리버의 메시지를 깊이 파고든다. 저자는 모든 과제를 30분 분량으로 나누고 사이에 휴식을 두며, 타이머로 시간을 측정하라고 제안한다.(대학에서 처음 이 아이디어를 떠올렸을 때 작은 토마토 모양 타이머를 썼기 때문에, 이탈리아어로 토마토를 뜻하는 포모도로Pomodoro가 이 기술의 이름이 되었다고 한다.) 지나치게 장황한 설명보다 단순한 규칙과 공식을 원한다면 딱 알맞은 접근법이다. 필자 역시 시간관리에 광적으로 집착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기 전까지는 이 방법을 따랐다. ‘규칙: 토마토는 나눌 수 없다가 책 전체에서 여러 번 강조된다. 개정판에서는 포모도로 기술을 팀에 적용하는 방법을 다루는데, 시도해 볼 가치가 있다. 한 번의 방해가 여러 사람의 일을 중단시킬 수 있으니 말이다.

광적인 시간관리가 아닌 상식적인 조언이 필요하다면 다음의 신간 2권을 읽어보자. 구글벤처스의 제이크 냅Jake Knapp과 존 제라트스키John Zeratsky가 쓴 < Make Time >, 생산성을 연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본인을 실험 대상으로 삼는(: 하루 60분으로 스마트폰 사용 제한하기, TED 강연 296개 한 주에 몰아서 보기 등) 크리스 베일리Chris Bailey < Hyperfocus >. 어떤 일을 했는지 매일매일 정확히 기록하기를 추천하는 면에서는 프란체스코 시릴로와 같지만, 위 저자들의 주장은 보다 유연하다. 실용적, 참여적인 < Make Time >은 하루를 설계하는 법부터, 일에서 벗어난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케이블 채널 뉴스를 끊고 기내 무선인터넷을 피하는 등 조언을 담고 있다. 필자에게 특히 유용했던 부분은 이메일 관리에 대한 조언이었다. ‘늦게 회신하기를 시험해 본 결과 훌륭한 시간관리법으로 판명됐다.(이 자리를 빌려 내 이메일을 회신을 늦게 받았던 분들께 사과한다.)

 



< Hyperfocus >는 첫 장을 할애해서어떻게 이 책을 집중해서 읽을 수 있는지설명한다. 총체적인 집중력 부족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논의일지도 모른다. 수많은 도표와 2×2 분할표로 가득한 이 책은 단 하나의 의미 있는 일에 주의를 집중하는 법과, 저커버그의 주장처럼 하루에 성취할 일을 세 가지만 골라야 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다음으로, 필자가 선택한 시간에 관한 신간 중 가장 차분하고 근본적인 책을 소개한다. 로라 밴더캠Laura Vanderkam이 지은 < Off the Clock >의 부제는더 많은 일을 하며 덜 바쁘게 사는 법Feel Less Busy While Getting More Done이다. 필자는 처음에 이 책이 일종의 지침서, 혹은 < Pick Three >의 상위 호환이 아닐까 생각했고, 실제로 이 책 역시 모든 일을 기록하는 습관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러나 이 책은 단순히 직장이나 일을 넘어서, 시간관리의 복잡하고 철학적인 측면을 다루고 있다. 우리는 어떤 일을 했을 때 기억하는가? 하지 않았을 때 후회하는 일은 무엇인가? 규칙을 지키며 살아가는 한편, 상황이 엉망이 되었을 때 스스로에게 너그러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이 책은 또한 생산성과 거리가 멀어진다 해도 때로는 힘든 시간을 인지하고 아름다운 순간에 머무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밴더캠의 책을 읽고 희망을 느끼는 한편으로 회의적인 기분이 들기도 했다. 기본적으로 생산성을 중시하면서도 가끔은 스스로에게 빈둥거림을 허락하며 시간을 낭비한다는 것이 중요한 사회적 규범을 무시하는 일은 아닐까? 밤늦도록 이메일을 확인하는 것이 사회적 기대라면, 이를 거부했을 때 어떤 결과를 감수해야 할까? 소매업이나 서비스 직종이라 시간을 자율적으로 관리할 수 없다면? 가사 및 양육의 부담과 관련된 성 불평등 문제 등, 직장 외의 상황은 또 어떤가?

시간관리를 단순히 개인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볼 수는 없다. 배우자, 고용인, 정책입안자 모두 진지하게 생각할 문제다. 이미 긍정적 단계를 밟아 가는 기업들도 있다. 예를 들어 GAP의 일부 매장에서는상시 대기라는 규칙을 없애고 직원들에게 2주 전에 스케줄을 알렸다. 연구기간 동안 실험참여 매장의 노동생산성은 5%, 수익은 290만 달러나 증가했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는 여전히 예외적인 것이다.

 

이 사회에 시간관리에 대한 조언이 넘친다는 것은 이후 상황을 두려워 말고, 어떤 일에는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많은 이들이 저항에 동참하면, 우리는 함께 훨씬 행복한 삶을 보장하는 새로운 사회적 규범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위에 소개한 책을 읽으며,
필자는 메리 올리버의 시간을 초월하는 지혜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다 잘할 필요는 없어.”

 

 

 

존 도어JOHN DOERR

벤처캐피털 클라이너 퍼킨스Kleiner Perkins 회장, < Measure What Matters >의 저자

  


내가 읽고 있는 것

 

늘 책을 벗삼아 살아간다. 앨 고어의불편한 진실 >, 세컨드 시티 즉흥극단The Second City improv < Yes, And >, 20대의 중요성에 대한 멕 제이Meg Jay < The Defining Decade >, 앤디 그로브Andy Grove하이 아웃풋 매니지먼트 >등을 가장 좋아한다. < Harold and the Purple Crayon >도 좋아한다. 동화책이지만 주인공 해럴드는 기업가라고 할 만하다. 최근에는 톰 프리드먼Tom Friedman늦어서 고마워 >, 엘리자베스 로젠탈Elisabeth Rosenthal < An American Sickness >를 읽었다. 여러 잡지(사이언스, 네이처, HBR, MIT 테크놀로지 리뷰, 타임, 포천, 맥월드/맥유저, 애틀랜틱, 러너스 월드)와 신문(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파이낸셜타임스, USA투데이, 샌프란시스코 지역신문 몇 가지)을 구독한다. 실리콘밸리에서 인쇄본을 구할 수 없는 워싱턴포스트는 온라인으로 읽는다. 플립보드 앱에서 악시오스와 폴리티코, 애플 뉴스, 구글 뉴스를 체크한다. 뉴스에 건강하게 중독된 셈이다.

 

내가 보고 있는 것

 

시간을 내서 흥미로운 TED 강연과 일요일 아침 토크쇼를 본다. < Meet the Press >, < This Week >,<  Face the Nation >, 그리고 CNN에서 방영하는 파리드 자카리아Fareed Zakaria의 프로그램 등. 세상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기 위해서다. 드라마 시리즈지정 생존자 >에 꽤나 빠져 있다. 휴식을 취할 때 본다.

 

내가 가는 곳

 

동종업계에서 열리는 여러 콘퍼런스에 참석한다. 인공지능이나 건강보험체계 개혁 등의 주제에 대해 참석자들이 조용히 듣는 방식을 좋아한다. 스탠퍼드대에서 열리는 인공지능을 주제로 한 행사를 진행한다. , 하프마라톤 훈련을 위해 하루 걸러 달리기를 한다. 스포티파이 앱에서트로피컬 일렉트릭/이클렉틱으로 분류되는 음악을 가끔 듣지만, 평소에는 NPR 채널을 켜 둔다.

 

 

 “이 질문에

정직하게 답해보자: 하루 동안 몇 번이나 집중할 일을

‘선택’하는가?”

크리스 베일리, < Hyperfocus >

 

 

그레첸 가베트(Gretchen Gavett) HBR의 어소시에이트 에디터다.

 

번역 석혜미 에디팅 김정원

 

[1]1935~ . 미국의 시인. 주로 자연과 전원생활에 대한 시를 썼으며 1984년 퓰리처상, 1992년 내셔널 북 어워드를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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