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1-12월(합본호)

직장에서 용감하게 행동하는 법
제임스 R. 디터트(James R. Detert)

직장에서 용감하게 행동하는 법

 

권력과 조직 관성에 맞서

진실을 얘기하는 올바른 방법

 

제임스 R. 디터트

버지니아대 다든경영대학원 교수

 



 

 IDEA IN BRIEF

 

문제점

잘못된 정책이나 비도덕적 관행을 고치자고 얘기했다가, 조직 내 평판을 잃거나 심지어 내쫓길까봐 두려워하는 사람이 많다.

 

해결책

용감한 행동을 성공으로 이끌고 부정적 결과를 최소화할 줄 아는 사람들은 공통점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행동을 취하기 전에 차분히 조직 내 기반을 다지고, 자신이 싸워야 할 전투를 신중하게 선택하고, 메시지와 감정을 어떻게 전달할지 생각하고, 행동에 옮긴 후 반드시 후속조치를 취한다.

 

시작하기

 

 ‘영리하게 용감한 행동을 하는 법을 마스터하기 위해서는 어려운 이슈에 바로 적용하기보다는 일상의 작은 일부터 순차적으로 테스트해 보자.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와 목적을 모든 행동의 중심에 두도록 한다.

 

 

직장에서 무언가 바꿔보자는 생각으로 용기를 내어 목소리를 냈다가, 따돌림을 당하거나  심지어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연구하면서 알게 된 사실은, 현실은 그것보다 좀 더 복잡하다는 것이다. 내부고발자나 자기 희생을 감수하는순교자같은 사람만이 그런 용감한 행동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조직에서 존경을 받아온 내부자가 때론 그런 변화를 주도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리스크가 큰 어떤 사업전략을 추진하자고 앞장서거나, 불공평한 정책을 바꾸자고 하거나, 누군가의 비윤리적 행위에 대해 공식적으로 반대 의견을 내는 등이다. 업무성과와 평판이 좋은 사람이 이런 용감한 행동을 하면, 조직의 비주류로 분류되는 사람들이나 외부인이 말을 꺼낼 때에 비해 더 많은 지지를 받게 된다. 그리고 제대로만 한다면 그런 행동에 대한 대가를 치를 필요가 없다. 오히려 긍정적인 변화를 이끈 데 대한 보상으로 조직 내 위상이 올라가는 경우도 있다.

 

한 중소기업의 재무담당 매니저인 마사(가명)의 예를 보자. 그는 수년간 자신의 상사 즉 회사 사장이 하는 아슬아슬한 성적 농담을 참고 있었다. 그는저 사람의 행동을 지적해야 하나, 아니면 그냥 회사를 그만둬야 하나? 그러면 다른 여직원들은 어떻게 보호하지?’라고 고심했다. 그러던 어느 날, 직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사장이 마사의 몸을 부적절하게 움켜쥐었다. 사장은 그것이 재미있다고 생각한 것 같았다. 그날 오후, 마사는 회사를 그만둘 각오를 하고 사장실에 들어갔다. 그리고 말했다. 그런 행동에 불쾌감을 느꼈고, 사장이 자신을 동등한 인간으로 대하지 않는 것 같으며 따라서 이 회사에서 자신이 더 승진할 수 있을 것 같지도 않다고. 또한 사장이 그런 행동을 한 의도가 사내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서였던 것 같긴 하지만 역효과만 내고 있다고 말했다.

 

마사는 사실 겁이 나 있었다. 사장이 자신을 해고하거나, 화를 내거나, ‘네가 더 강해져야 한다고 몰아세울까봐 말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사장은 사과했다. 그는 마사가 불쾌감을 느꼈으며 다른 여성직원들도 그렇게 느꼈을 것이라는 얘기에 크게 당황했다. 그는 고맙다고 말했다. 아무도 그에게 얘기하지 않았던 바를 말해줬기 때문이다. 그 이후 몇 달간 사장은 이 문제에 대해 마사의 조언을 구했고, 모든 직원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일 년 후, 마사는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여성은 절대로 넘볼 수 없는 자리라고 생각했던 마사에게 파격적인 승진이었다.

 

나는 10년 이상 직장인들이 왜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지에 대한 연구를 한 후, ‘용기 있는 직장인에 대해 본격적으로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직급 상관 없이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커리어를 망치지 않으면서도 조직의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음을 알게 됐다. 그런 사람들의 성공은 선천적으로 타고난 성격 때문이라기보다는 배움을 통해 익힌 태도나 행동에 기반하고 있었다. 나는 이러한 사람들을영리하게 용감하다competently courageous’고 말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이들은 직장에서 좋은 평판을 유지하고 또 만에 하나 실패할 경우에 대한 옵션까지 마련해 두면서 변화를 위한 최적의 상황을 만들어가기 때문이다. 이들은 자신이 싸워야 하는전투를 신중하게 선택하며,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 타이밍 그리고 장기적 목표와 일치하는지 판단한다. 자신이 전달하려는 메시지와 감정을 조절하며, 자신이 내린 결정이 최대한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이런 사람들은 동료와의 관계를 잘 유지하며 지지세력을 영리하게 구축해 나간다. 이는 추구하는 변화의 규모와 상관없이 매우 필요한 과정이다.

 

내가 너무 순진하게 생각한다는 사람이 있을까 봐, 이것만은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고 싶다. 물론 기존의 권위, 규범, 제도에 맞서는 사람들은 곤란한 상황을 겪을 수 있다. 용기란 어떤 잠재적 리스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미 있는 행동을 하는 것이다. 만약 어떤 행동에 대한 결과로 해고를 당하거나, 사회적으로 고립되거나, 기타 다른 부정적 결과를 겪은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면, 애초에 그런 행동을 용감한 행동이라고 말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리고 어떤 종류의 행동이냐에 따라 좋은 결과가 나올 확률도 달라진다. 예를 들어 직장에서 나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한 동료직원이 어떤 부적절한 행동을 했을 때 그것이 잘못됐다고 지적하는 것은, 조직 전체가 저지르고 있는 어떤 비윤리적인 관행을 지적하는 것보다 훨씬 좋은 결말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내가 이 연구를 하며 만난 사람들 대부분은 설령 자신의 행동이 긍정적인 변화를 이끄는 데 실패했다 하더라도 그런 위험을 감수할 만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들은 뜻을 굽히지 않고 밀고 나간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그러나 좀 더 영리하게 일을 처리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다음에 소개할 4가지 원칙은 모든 직급의 직원들이 조직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이끄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평판 다지기

 

내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직장에서 용기 있는 행동을 해서 성공한 직원들은 그런 행동을 하기 이전에 수개월 혹은 수년간 일 잘한다는 평판과 조직에 헌신하는 사람이라는 평판, 또 공명정대한 사람이라는 평판을 쌓아놓은 경우가 많았다.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하더라도 비굴하지 않고 때론 맞설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람들이었다. 이렇게 자신의 능력과 도덕성에 대한 평판을 쌓다 보면, 사회학자들이괴짜점수idiosyncrasy credits’라 부르는 것을 얻을 수 있다. 괴짜점수가 높은 사람은 기존의 규범이나 권위에 맞서야 할 때 타인의 믿음과 호감을 살 수 있다.(나는 그 반대의 경우도 봤다. 이기적이라고 소문났거나 평판이 나쁜 사람들은 정당한 변화를 이끌려고 해도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다.)

 

영리하게 용감한 사람들은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의 신뢰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이들은 추종자들과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고, 그들에 공감하려고 노력하고, 그들의 커리어가 발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캐서린 길Catherine Gill의 예를 보자. 그는 비영리 사회투자펀드인 루트캐피털Root Capital의 전직 기금모금 및 커뮤니케이션 부사장이다. 길은 자신과 다른 동료들이 목격한 조직 내 여성에 대한 편견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 의도된 바는 아니지만, 분명 성차별적 편견이 조직 안에 존재하고 있었고 길은 이를 고치자고 말하고자 했다. 이는 굉장히 민감한 사안이었다. 임원진을 비판하는 것은 자칫 잘못하면 이 조직의 사회적 미션을 비판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었다. 하지만 길은 고위임원진과 힘들지만 솔직한 대화를 시도했고, 조직문화 측면에서 몇 가지 가시적 성과를 냈다.

 

성공의 열쇠는 길이 이전까지 보여줬던 업무성과와 기여도였다. 루트캐피털에서의 첫 2년 동안 길은 기금모금 활동가로 일하며 높은 성과를 지속적으로 달성했다. 복잡한 사안들도 감성적이며 이성적인 방식으로 해결했다. 그는 회사의 미션에 크게 기여하며, 가장 시급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자신의 업무를 조율했다. 또한 핵심 전략목표에 맞춰 다양한 계획들을 세웠다. 그는 또한 남녀직원 모두에게 공정하다는 평판을 받으려 노력했다. 어떤 이슈가 있을 때 그것이 꼭 성차별적인 것이 아니라고 판단되면 조심스럽게 그 점을 지적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남녀직원 모두에게 공정한 사람이라는 평판을 쌓을 수 있었다. 이런 노력을 통해괴짜점수를 높여갔고, 임원진으로부터 신뢰를 얻었다. 그는 또 변화의 마지노선을 정해 놓고 행동했다. 지나치게 급진적으로 변화를 추구하다가 자리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해서다. 길은 업무윤리, 판단력 그리고 유머를 갖춘 덕분에 용기 있는 행동에 따른 가시적 변화를 이끌 수 있었다.

 

철저히 준비해도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을 때도 있다. 영리하게 용감한 사람들은 나쁜 결과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비책을 마련한다. 그 방법으로 조직에서 가장 필요한 인재가 되려고 노력하거나, 외부 요소를 고려하거나, 소속 조직에 대한 금전적 의존을 최소화하는 것이 있다. 예를 들면 텔레콤이탈리아의 전 CEO인 프랑코 베르나베Franco Bernabè CEO에게 주어지는 다양한 혜택들을 거부했다. 그렇게 해야 리스크를 감수하는 게 쉬워진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게 해야, 내가 CEO 자리에서 밀려나 지금보다 더 보잘것없는 일을 하게 된다고 해도 내 삶이 크게 바뀌진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용감한 행동이 모두 가치 있는 것은 아니다. 용감한 행동으로 성공적인 결과를

얻어낸 사람들은 행동을 취하기 전에 두 가지 질문을 자신에게 던진다.

‘이것이 정말 중요한가?’ ‘지금이 좋은 타이밍인가?’

 

나서야 할전투를 신중하게 선택하라

 

용감한 행동이 모두 가치 있는 것은 아니다. 용감한 행동으로 성공적인 결과를 얻어낸 사람들은 행동을 취하기 전에 두 가지 질문을 자신에게 던진다. ‘이것이 정말 중요한가?’ ‘지금이 행동할 타이밍인가?’

 

물론 사람마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다르다. 목표, 가치, 동료, 이해관계자 그리고 조직에 따라 달라진다. 어떤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가늠할 때, 감상적인 요소들을 배제하라. 직면한 사안을 제대로 파악하되 사안에 지나치게 골몰하지 마라. 행동을 취하기에 앞서, 설령 좋은 결과가 예상된다고 해도 전투에서는 이기지만 전쟁에서는 패배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본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직 내 자원을 끌어모았다가, 나중에 더 중요한 일을 할 때 지원을 받기 힘들어지진 않는가?’라고 자신에게 물어보라.

 

영리하게 용감한 사람들은 타이밍의 대가다. 이들은 한 번괴짜점수를 사용한 직후에는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좋은 평판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주위를 살피면서 타이밍이 맞지 않다고 생각되는 경우, 차분하게 적절한 때를 기다린다. 향후 행보에 도움이 될 만한 이벤트나 트렌드를 탐색한다. 또한 조직 개편 시기를 최대한 활용하거나 새로운 우군이 등장하기를 기다린다. 해당 이슈에 사람들이 큰 관심을 보일 때까지 기다린다. 예를 들어, 기업에서 사업전략을 짜거나 리더십 팀을 조직할 때우리 좀 더 글로벌한 시각을 갖자라고 주장하는 것은 과거에는 상당히 위험한 행동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많은 기업이 이러한 이슈에 더 유연한 생각을 갖게 됐다. 영리하게 용감한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이 자신들의 말을 심각하게 받아들일 준비가 될 때까지는 행동을 취하지 않는다. 다만 예외는 있다.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꼭 필요하다거나, 혹은 새로운 아이디어의 씨앗을 뿌리기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될 때는 먼저 움직인다.

패션 액세서리와 의류를 판매하는 회사에서 제품담당 매니저로 일하는 맨디Mandy의 예를 보자. 그는 회사에 입사하자마자 한 협력업체가 문제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 협력업체 직원들은 무례하고, 부정직하고, 맨디의 회사를 속여먹으려 했으며, 제품 품질조차 수준 이하였다. 하지만 두 기업은 오랜 기간 협력관계를 유지해 왔고, 각 사의 핵심 담당자끼리는 절친한 사이였다. 따라서 맨디는 차분히 기다렸다. 6개월 동안 별다른 말 없이 기다렸다. 그동안 자신이 회사에 충성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려 노력했고, 양사 이해관계자들간 관계를 살폈다. 또한 그간 발생한 문제들에 대한 증거를 수집하고, 대체할 수 있는 다른 협력업체를 물색하고, 대체했을 때 얻을 수 있는 효과를 수치화했다. 마침내 그가 이런 자료를 모아 담당 부사장에게 개선책으로 제안하니 그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어떤 경우에는 회사의 매출 부진이나 임원진 교체와 같이 다급하게 용감한 행동을 취해야만 하는 상황들도 있다. 이런 경우 성공할 확률도 대체로 높다. 야마다 다치Tachi Yamada의 사례를 보자. 그는 의사 출신 경영인이다. 의료산업에서 타이밍을 잘 잡으며 많은 업무성과를 낸 사람이다. 1999년 스미스 클라인 비치Smith Kline Beech R&D 본부장이 되자, 야마다는 R&D 조직구조가 바뀌어야 한다는 결론에 금방 도달했다. 전통적인 사일로silo(부문별로 격리된 조직) 형태보다는 질병별로 혹은 약물 화합물 단위로 R&D 팀이 개편돼야 한다고 그는 생각했다. 이 회사가 거대 제약회사인 글락소Glaxo와 합병했을 때, 야마다는 합병된 회사의 R&D 본부가 이런 방식으로 조직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제안은 바로 반대에 부닥쳤다. 글락소의 R&D 팀장들과 연구원들이 특히 불쾌감을 드러냈다. 야마다는글락소보다 훨씬 작은 규모의 회사에서 온 사람이 큰 변화를 이끌고 있는데 좋아했을 리가 없죠. 그들은 모두 저를 적대적으로 봤어요라고 술회했다.

 

하지만 그는 타이밍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두 기업의 합병이라는 상황, 그리고 두 회사 모두 신약 파이프라인이 너무 얇았다는(개발 중인 신약의 수가 너무 적었다는) 상황이 저에게 변화를 도모할 수 있는 물꼬를 터줬죠.” 기회를 잘 포착했기에 그의 조직개편 계획은 성공을 거뒀다.

 

적절한 상황에 설득하기

 

직장 내 용기 있는 행동은 준비를 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결국은 실행이 필요하다. 실행하는 동안 영리하게 용감한 사람들은 세 가지에 집중한다. 첫째, 듣는 사람들이 익숙한 표현으로 이슈를 프레이밍한다. 둘째,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사용한다. 셋째, 듣는 사람들의 감정 변화에 주목한다.(‘더 읽을거리참조) 영리하게 용감한 사람들은 자신의 어젠다를 조직이 우선순위를 두는 일이나 가치에 연결시키거나, 이해당사자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제와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이해시킨다. 영리하게 용감한 사람들은 의사결정권자들을 공격하거나 무시하는 게 아니라 그들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식으로 말한다.

 

멜 엑손Mel Exon은 광고 에이전시인 바틀 보글 헤거티Bartle Bogle Hegarty·BBH의 전직 임원이다. 그는 회사 내 결정권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제안을 프레이밍하는 데 능했다. 예를 들자. 엑손과 그의 동료가 임원들에게 BBH 랩스BBH Labs라는 내부 혁신부서 설립 관련 아이디어를 발표했을 때, 반응은 좋지 않았다. 몇몇 임원은 개별적인 혁신부서의 설립은 나머지 BBH는 혁신적이지 않다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광고업계 안에서 BBH는 독특한 시각을 갖고 있는 선구자집단으로 불려왔으며 까만 양(black sheep)이 이 회사의 상징이었다. 그러니 엑손의 제안이 BBH에게는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었다.

 

엑손은 자신이 낸 BBH 랩스 기획안이 회사의 미션을 잘 따르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임직원들이까만 양이미지에 대해 갖고 있는 자부심을 이용하기로 했다. 그는 우선 고객사 중에는 오직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서 BBH를 찾는 경우들이 있음을 지적했다. 혁신에만 초점을 맞추는 랩을 만들면 그런 고객 니즈에 잘 부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새로운 랩의 임무는 정찰병과 같은 것이며, 여기서 얻은 아이디어를 다른 부서들도 공유할 수 있을 거라고 말했다. 엑손의 제안은 결국 임원진의 허락을 받았다. 나중에 BBH CEO는 엑손의 제안이 BBH DNA를 변화시키려 한 게 아니라 더 발전시키려 한 것이라며 그를 칭찬했다.

 

용감한 행동을 할 때 냉정함을 유지하는 것은 자기 주장의 정당함을 입증하는 것만큼 중요하다. 에릭(가명)은 세계 최대 규모의 다국적 기업에서 태양광 비즈니스를 성장시키는 업무를 맡고 있다. 그는 종종 기존 부서의 임원들과 대립했다. 신사업 모델 관련 의견을 물으면, 그 임원들은 말을 돌리거나우리는 그런 사업을 하지 않아요” “여기서는 절대 안 통해요라고 퉁명스럽게 응수했다. 에릭은 그들의 방어적인 태도에 실망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에릭은 그런 태도를 감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저자신이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한 인간의 자연스러운 공포감이며 자연스러운 반응이라고 받아들였다. 그들의 심정을 이해하게 되자 마음이 편안해졌고, 그때부터는 데이터를 중심으로 해서 사업논리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결국 그는 다른 임원들도 자신과 같은 시각을 갖게 만들 수 있었다. 사업의 방향도 그가 제시한 전략에 따라 바뀌었다.

 

후속 조치

 

영리하게 용기 있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은 결과의 성공 여부와 상관없이 행동을 한 후 바로 후속 조치를 취한다. 그들은 이해관계자들과 좋은 관계를 계속 유지한다. 일이 잘 풀리면, 그들은 지지를 보냈던 사람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공로를 나눈다. 일이 잘못됐을 때는 이해관계자들의 마음을 풀어주고, 상처를 받았거나 화가 났을 사람들과 오해를 풀려고 노력한다.

 

앞서 소개한 루트캐피털의 캐서린 길은 약 30명의 리더급이 참여한 워크숍에서 기업문화를 바꾸는 캠페인을 론칭하겠다고 즉흥적으로 발표했다. 그의 깜짝 발표에 CEO는 사뭇 당황한 기색이었다. 이 발표가 CEO의 리더십에 대한 도전이나 개인적인 공격으로 비칠 수 있을 것 같아, 길은 저녁식사 때 개인적으로 그를 찾아갔다. 그는혁명을 일으키려는 게 아니라 기업의 문화를 더 이상적인 방향으로 바꾸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단 한 번 행동으로 옮긴 사안을 계속 밀어붙이는 것도 후속 조치에 속한다. 초기 조치가 잘 진행된다고 해도, 영리하게 용감한 사람들은 계속 목소리를 내고,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다른 사람들이 약속을 지키도록 독려한다. 일이 잘 풀리지 않아도 하던 업무를 계속 진행하며, 실패의 책임을 회피하거나 아예 포기해 버리기보다는 실패로부터 뭐라도 배우려고 노력한다.

 

프레드 켈러Fred Keller는 캐스케이드 엔지니어링Cascade Engineering의 설립자다. 그는 회사 안에복지에서 커리어로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사회복지 수당을 받으며 사는 무직자들에게 일자리를 주는 프로그램이다. 첫 번째 기수의 참여자들은 종종 늦거나 결근했으며 업무 실적도 저조했다. 단 몇 주가 지나자 모두 사라져버렸다. 이런 결과에 캐스케이드의 직원들과 관리자들은 놀라고 실망했다. 하지만 포기하는 대신, 켈러는 실패에서 배움의 기회를 발견했다. 회사와 프로그램 참여자들의 준비가 부족했다고 판단한 켈러는 양쪽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설계했다. 그의 두 번째 시도도 비슷하게 실패할 상황에 놓이자, 켈러는 반대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문제점을 개선해 나갔다. 그는 팀장급에 대한 교육의 강도를 높였고, 사회복지사 한 명을 현장으로 파견해서 프로그램 참여자들과 같이 일하게 해달라고 지역공무원에게 요청했다. 이 사회복지사를 통해 프로그램 참여자들이 느끼는 문제점을 미리 발견하고 시정하도록 했다. 켈러의 끈기와 경험은 결국 좋은 결과를 낳았다. 이 프로그램은 현재 캐스케이드 엔지니어링의 핵심 프로그램이며, 무직자들을 일터로 이끄는 데 성공한 대표 사례로 각광받고 있다. 또한 그의 투지 때문에 전 직급 임직원들의 충성도도 크게 높아졌다.

 

 

영웅적인 면모를 가진 소수의 사람들만 용감한 행동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노력과 연습이 있으면 배울 수 있다.

 

 

시작하기

 

용기는 대단한 일을 할 때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다든경영대학원의 박사과정생인 이반 브루노Evan Bruno와 내가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일상적인 업무환경에서도 용감한 행동은 필요하다. 주어진 업무를 잘 해결하는 것조차도 용기가 필요하다. 금전적인 손실이나 해고당하는 것만이 리스크가 아니다. 인간은 선천적으로 거절, 좌절 그리고 부정적인 사회적, 경제적 결과들을 두려워한다. 3자 입장에서프레드 켈러의 행동이 과연 용기를 필요로 했는가라고 문제를 제기할 수 있을 것이다. ‘켈러는 회사의 대표니까 본인이 원하는 대로 어떤 결정이든 내릴 수 있었을 텐데 그가 어떤 리스크를 감수했다는 것인가?’ 하지만 그는 수년간 조직 내외부 사람들의 회의적인 시선에 맞서야 했다. 자신을 정신 나간 사람으로 보는 타인의 시선, 그리고 시간과 돈을 낭비하고 있다고 보는 시선에 맞서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했다.

 

좋은 소식도 있다. 내가 연구한 사례들을 보면, 영리하게 용감한 행동은 후천적으로 습득할 수 있다. 영웅적인 면모를 가진 소수의 사람들만 용감한 행동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노력과 연습이 있으면 배울 수 있다.(따라서 용기가 필요한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본인은 할 수 없다는 변명을 늘어놓지 마라!) 내가 학생들과 클라이언트에게 해 줄 수 있는 조언 중 하나는무턱대고 일을 크게 시작하지 마라이다. 작은 일에서부터

순차적으로 용기를 내보도록 해라. 예를 들어 상사의 불쾌한 태도에 대해서 항의하는 것보다는, 당신이 좋아하는 동료와 함께 민감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는 연습으로 시작하는 건 어떤가. 조직 전체를 크게 바꾸자고 주장하기 전에 나의 팀부터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어 보는 것도 좋다. 그리고작다라는 말이 나에게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사람마다 용기를 필요로 하는 행동이 다를 것이다.(어떤 것이 용기 있는 행동인지 나와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비교해 보려면, 다음 웹사이트에서직장 내 용기 있는 행동자기평가를 해 보라. www.workplacecai.com) 처음부터 완벽하게 하려고 하기보다는 각 단계에서 무엇을 배웠는지에 집중하면서 한 발씩 나아가자.

 

무엇보다도, 내가 중요시하는 가치와 목적을 가장 앞에, 그리고 가장 중심에 두자. 실패나 어려움을 경험할수록 더 큰 자존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나의 행동에 대해 덜 후회하게 될 것이다. 이 아티클에서 다룬 4가지 원칙을 기억해 두면, 변화를 성공적으로 이끌 가능성은 높아질 것이며 위험 역시 감수할 만한 것이 될 것이다.

 

 

 

더 읽을거리

 

상사에게 내 아이디어를 관철시키려면 (Get the Boss to Buy In)

수전 J. 애시퍼드(Susan J. Ashford), 제임스 R. 디터트(James R. Detert)

HBR, JanuaryFebruary 2015

------------------------------------------------------------------------------------

Harnessing the Science of Persuasion”

 

Robert B. Cialdini

HBR, October 2001

------------------------------------------------------------------------------------

 

The HBR Guide to Office Politics, “Conducting Difficult Conversations”

Karen Dillon

HBR Press, 2015

------------------------------------------------------------------------------------

 

The Necessary Art of Persuasion”

Jay A. Conger

HBR, MayJune 1998

------------------------------------------------------------------------------------

 

Moves That Matter: Issue Selling and Organizational Change”

Jane E. Dutton, Susan J. Ashford, Regina M. O’Neill, and Katherine A. Lawrence

Academy of Management Journal, 2001

------------------------------------------------------------------------------------

 

Giving Voice to Values: How to Speak Your Mind When You Know What’s Right

Mary C. Gentile

Yale University Press, 2012

------------------------------------------------------------------------------------

 

Made to Stick: Why Some Ideas Survive and Others Die

Chip Heath and Dan Heath

Random House, 2007

 

 

 

제임스 R. 디터트(James R. Detert)는 버지니아대 다든경영대학원 교수이며 Executive Degree Programs Leadership Initiatives 담당 학장이다.

 

번역 오유리 에디팅 조진서

 

  • 아티클 다운로드
    (PDF)
    5,000원

    담기바로구매

  • 2018년 11-12월호
    25,000원
    22,500원

    구매하기

  • 디지털서비스
    1년 150,000원

    디지털서비스란

    신청하기

자기계발 다른 아티클

무료 열람 가능 아티클 수 0/1 회원가입 | 서비스상품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