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2월호

혁신에 날개를 다는 4가지 도구
카일 넬(Kyle Nel),제프리 H. 다이어(Jeffrey H. Dyer),네이선 퍼(Nathan Furr)

FEATURE INNOVATION

혁신에 날개를 다는 4가지 도구

SF소설과 색다른 방법론으로 상상력을 자극해 획기적인 성장을 이끄는 방법

네이선 퍼, 제프리 H. 다이어, 카일 넬  

 

 

 

 

 

Idea in Brief

문제점 

점진적인 사고가 진정 획기적인 혁신을 찾고 있는 조직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유

인지적 편향은 우리 인식을 너무 쉽게 왜곡하고 가능성을 볼 수 없도록 차단한다.

 

해결책

일련의 전술과 도구를 활용하면 리스크를 회피하고 쉬운 길을 선택하려는 인간의 강력한 본성에 도전할 수 있다.

 

 

 

 

 

최근 미국의 한 유수 대기업에서 있었던 일이다. 이 회사의 혁신 책임자는 10개의 태스크포스를 만들고 이들에게 비즈니스를 완전히 재구상해 보라는 야심찬 목표를 부여했다. 회사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접근방식을 촉진하기 위해 이들 팀에 디자인싱킹 방법론을 적용해 고객을 연구하고, 린스타트업 기법을 사용해 해결방안을 도출하도록 지시했다. 그 혁신 리더는 획기적인 제안이 10가지는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결과물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하나같이 연결된 데이터 스트림을 산업용 도구에 추가하자는 제안들이었다. 그는 크게 당황했다. 파격적인 신개념은 어디에 있는가? 디지털 플랫폼을 만들거나, 비즈니스 모델을 뒤집어 보거나, 제품을 재창조하는 아이디어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는가?

 

혁신도구는 날이 갈수록 정교해지고 있다. 하지만 점진적인 사고incremental thinking에 빠지는 경향은 종류를 가릴 것 없이 모든 기업의 발목을 잡는다. 게다가, 점진적인 혁신은 성장 포트폴리오에서 한 축을 차지할진 몰라도 장기적으로 사업의 지속성을 보장하진 못한다. 기업은 어떻게 더 크고 의미있는 무엇인가를 생각해낼 수 있을까? 창의력을 제약하는 것은 무엇일까? 왜 모든 회사가 통상적인 10% 개선이 아닌 10배 개선으로 이어지는 아이디어라고 구글이 명명한 ‘10배싱킹10×thinking을 달성할 수는 없는 것일까?

 

우리는 그 이유를 기술, 경쟁 또는 규제 탓으로 돌리려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 하지만, 이런 장벽은 뚫을 수 있는 여지가 생각보다 훨씬 크다. 사람들은 한때 달 착륙이 불가능하다고 여겼다. 즉석사진은 비실용적이라고 매도했고, 재활용 가능한 우주로켓이라는 아이디어를 망상이라 치부했다. 하지만 존 F. 케네디는 달착륙으로 국가에 활력을 주었고, 에드윈 랜드Edwin Land는 폴라로이드카메라를 내놨으며, 엘론 머스크는 민간 우주개발기업 스페이스X를 설립했다.

 

10배아이디어를 제약하는 것은 우리 인식을 왜곡하고 가능성을 못 보게 하는 편향이다. 인지과학은 이러한 편향과 우리가예상 가능하게 비이성적으로predictably irrational행동하는 방식을 규명하기 시작했다. 경제, 마케팅, 전략 등 여러 분야에서 보다 행동과학적 접근방식이 지배적 패러다임을 뒤집어 놓았다. 그러나 행동과학의 혁명은 혁신 분야에서 아직 자리를 잡지 못했다. 혁신에 있어서 우리는 큰 도약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관점과 도구를 아직 체계적으로 도입하지 않았다.

 

새롭게 추구할 방법을 찾을 때, 우리 대부분은 로컬서치local search를 강화하는 인지 함정에 빠지게 된다. 지역적 탐색은 컴퓨터공학 용어로, 전체 영역을 탐색하는 대신 단시간에 일부 영역만 탐색해 최적화 방안을 찾는 기법이다. 사용 가능한 데이터만 대표 데이터로 삼는 가용성 편향availability bias, 우리가 이미 아는 것을 과대 평가하는 친근성 편향familiarity bias, 기존 신념을 뒷받침하는 정보를 취사선택하는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등이 모두 로컬서치에 해당한다. 그 결과 현재 상황과 관련된 기회만 눈에 보일 뿐, 보다 가치 있는 기회는 놓치고 만다. 이 글에서는 기업이 이런 함정에 빠지지 않을 수 있는 몇 가지 접근방식을 나누고자 한다. 린스타트업과 애자일 개발 기법 등도 각광받고 있다. 이 기법들이 가치가 있기는 하지만, 이 프레임워크들은 획기적인 발상을 제약하는 편향을 극복하는 데 초점을 두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 글이 소개하는 접근방식과 다르다. 하버드경영대학원에서 최근 진행한 현장 실험에서, 애자일 방법론이 실제로는 확산적 사고를 저해한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자. 고객 관찰, A/B 테스트, 스프린트sprint가 진정 다음 시대의 트랜지스터, 아이폰 또는 스페이스X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인가? 아마 아닐 것이다.

 

이 글에서 설명하는 전술과 도구는 모두 리스크를 회피하고 쉬운 길을 선택하려는 인간의 강력한 본성에 도전한다. 필자들은 탁월한 혁신가들을 연구하면서 이 도구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조직이 더 큰 기회를 볼 수 있도록 하는 데 이 도구들을 사용하기도 했다. 여기에서 소개하는 도구가 전부는 아니다. 창의적인 조직이 10배아이디어에 도달하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할 뿐이다. 이 글에서는 가능성을 제약하는 장애물을 기업이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조명해 보고자 한다.

 

사진

 

 

과학소설(SF: Science Fiction)

 

지금은 고인이 된 소설가 우르술라 르귄Ursula Le Guin지금 우리가 사는 모습이 사람들이 살 수 있는 유일한 방식이라고 여기는 게으르고 소심한 습관으로부터자신, 더 나아가 독자의 정신을 해방시키기 위해 과학소설을 썼다고 밝힌 적이 있다. 과학소설을 통해 우리는 정신적으로 시간을 여행하고 미래에 가능한 것을 꿈꿀 수 있다. 과학소설은 획기적인 발명품을 먼저 상상하거나 발명에 영감을 주기도 했다. 휴대전화(스타트랙에 등장하는 소통 기기), 신용카드(에드워드 벨라미Edward Bellamy 19세기 소설에 나오는 미래 사회의 물건), 로봇(카렐 차페크의Karel Čapek 20세기 초 연극), 자율주행자동차(아이작 아시모프의 예견), 이어폰(레이 브래드버리Ray Bradbury의 가상 발명품), 원자력(1914 H. G. 웰스의 상상) 등이 모두 여기에 해당한다. 노트필기 소프트웨어 분야 대표주자인 에버노트Evernote의 전 CEO 필 리빈Phil Libin, 노트필기 앱이라는 개념을 소설 듄Dune에 등장하는 증강지능augmented intelligence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밝히며 이렇게 말했다. “SF는 상상하면 이뤄질 수 있다는 일종의 낙관론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마법처럼 뚝딱 실현되는 것은 없습니다. SF는 영감을 줄 뿐입니다. 실현하기 위해선 철저하게 계획을 세우고 실행해야죠.”

 

필자들은 컨설팅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탄탄한 대기업들이 사업을 펼쳐나갈 새로운 미래를 시각화할 때 과학소설로부터 도움을 받는 경우를 볼 수 있었다. 저자 중 한 명인 카일 넬이 혁신 책임자로 있던 미국의 주택용품 유통체인 로우스Lowe ’s의 사례를 살펴보자. 로우스의 경영진은 과학소설을 활용해 증강현실과 로봇 등 기술을 통해 어떻게 리테일 사업에 혁명을 일으킬 수 있는지 이해하게 됐다.

 

당시가 2012년이었고, 가상현실 헤드셋 오큘러스 리프트Oculus Rift나 증강현실 게임 포켓몬고의 등장보다 앞선 시점이었다. 프로세스는 단순했다. SF 작가들을 패널로 초빙해 고객과 기술 데이터를 주고 5년에서 10년 후 로우스가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 보길 요청했다. 이어서, 작가들이 내놓은 아이디어를 모아, 관점이 수렴하거나 엇갈리는지 지점을 체크해 스토리를 통합하고 가다듬었다. 마지막으로, 공상 소설을 만화책 형태로 제작해 로우스 임원들에게 전달했다.

 

이 프로젝트의 결과로, 로우스는 리테일기업 최초로 완전자율로봇을 고객서비스와 재고관리 업무에 투입했고, 기존에 없던 몇 가지 3D프린팅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으며, 자체 도구 제작용 3D프린터를 국제 우주정거장에 설치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했다. 또한 물건을 하역해 매장으로 옮기는 직원들을 위해 엑소수트exosuit(외부 로봇골격)를 제작했고, 리모델링 작업용 증강현실폰을 최초로 고안해 출시 4일 만에 매진을 기록했다. 로우스는 3D 이미징 역량을 활용해 온라인 매출을 50%까지 끌어올리는 등 재무적으로 성공을 거뒀다. 이뿐만 아니라, 2018년 포천 선정 가장 존경받는 기업 순위에서 리테일 혁신 부문 1, 패스트컴퍼니 선정 가장 혁신적인 기업 중 증강현실 부문 1위를 차지했다.

 

로우스의 사례만 보면 기술이 크게 도드라지지만, 혁신에 꼭 기술이 필요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예를 들어, 펩시는 더 건강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피규어 브랜드 펀코Funko는 수집용 완구 사업을 넘어 확장하는 방법을 도출하기 위해 특별한 기술 도입 없이도 위와 같은 프로세스를 십분 활용했다.

 

 

연상적 사고Analogies

 

어느 날 저녁, 노벨상을 수상한 물리학자 베르너 하이젠베르크Werner Heisenberg는 코펜하겐의 한 공원을 거닐고 있었다. 공원 길은 칠흑 같이 어두웠다. 보이는 것이라고는 드문드문 서 있는 가로등에서 내리비치는 둥근 불빛뿐이었다. 그런데, 앞서 지나가는 행인이 하이젠베르크의 눈에 띄었다. 그 사람은 가로등 불빛 아래를 지날 때 보이다가 금세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다음 가로등 아래서 다시 나타나고 이내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문득 하이젠베르크에게 에너지의 본질에 대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사람이 그 큰 질량에도 불구하고 사라졌다 다시 나타나는 것처럼 보인다면, 질량이 거의 없는 전자도 이와 비슷하게사라졌다가다른 무언가와 상호작용할 때 다시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는 통찰이었다. 이 아이디어는 후에 그 유명한불확정성의 원리로 발전한다. 물리학자이자 작가인 카를로 로벨리Carlo Rovelli에 따르면, 전자는 다른 무언가와 상호작용할 때에만 물질화된다는 그날 밤의 통찰은 가로등 사이를 걷는 행인에서 전자를 연상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연상적 사고는 비즈니스에서도 획기적 성과를 낳았다. 조반니 가베티Giovanni Gavetti와 얀 리프킨Jan Rivkin HBR 2005 4월호에 기고한 ‘How Strategists Really Think: Tapping the Power of Analogy’에서 그 사례를 소개한 바 있다. 찰리 메릴Charlie Merrill은 고객이 다양한 제품과 브랜드를 선택할 수 있는 슈퍼마켓 개념을 증권업에 적용해 일대 혁명을 일으켰다. 서킷시티Circuit City사례도 있다. 1970년대에 전자제품 소매업에 마트 개념을 도입했던 서킷시티는 넓은 선택폭, 에누리 없이 낮은 고정가격 등 유사한 논리를 중고차 판매에 적용해 카맥스CarMax를 만들어 자동차 산업을 탈바꿈시켰다. 온라인 리테일이 대세가 되면서 서킷시티는 파산했지만 카맥스는 현재 세계 최대 중고차거래 기업이 됐다.

 

연상적 사고를 통해 다른 분야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크게 도약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우버와 에어비앤비가 급성장하면서 유사한공유경제비즈니스인 캠핑카 렌트 업체 RV셰어Rvshare, 짐 보관 서비스 네이버스토리지Neighbor Storage, 식료품 배송 서비스 인스타카트Instacart등이 등장했다. 아이디어를 촉발하는 또 다른 방법은 무엇을 하지 않을 수 있는지 생각하는 데 연상적 사고를 활용하는 것이다.(: 구글은 어떻게 그것을 하지 않는가?) 실패에서 교훈을 얻을 수도 있다. (: 목표 달성에 실패한 기업은 어떤 접근방식을 시도했는가?)

 

 

 

1원리 로직First Principles Logic

 

리제네론Regeneron은 경쟁사 대비 훨씬 적은 비용으로 치료제를 개발하는 제약회사로 유명하다. 그 혁신의 핵심은1원리로직이다. 이 접근방식은 무언가에 대한 기초 원칙을 재검토해 현 상황에 의문을 제기한 후 밑바닥부터 다시 설계한다. 리제네론의 대표이사 겸 최고연구책임자인 조지 얀코풀로스George Yancopoulos우리는 모든 개념, 모든 과학적 원리에 도전하고 그에 관해 내부에서 토론을 벌인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리제네론은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할 때 쥐에게 먼저 테스트한다는 지배적 패러다임에 의문을 제기했다. 쥐와 사람은 너무 달라서 실패율이 높기 때문이다. 얀코풀로스와 팀원들은 인간 유전자가 이식된 쥐를 개발해 실제 인간의 반응에 더 가깝게 실험할 수 있는 방식으로 프로세스를 재설계했다. 제약업계에서 신약 개발비는 평균 43억 달러에 달한다. 그런데, 리제네론은 인간 유전자를 이식한 실험쥐 덕분에 평균 개발비의 채 20%도 안 되는 비용으로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었다.

 

스페이스X의 재활용 로켓도 이와 비슷한 제1원리 접근방식을 통해 탄생했다.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는 러시아제 로켓을 구매하고 싶었지만 거절당했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이자 작가인 애슐리 반스Ashlee Vance <일론 머스크, 미래의 설계자>에서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러시아에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머스크는 스프레드시트로 무엇인가를 열심히 계산하더니, 추후 NASA 국장으로 부임한 마이클 그리핀과 스페이스X의 창립 임원인 짐 캔트렐에게 고개를 돌려우리가 로켓을 직접 만들 수 있겠어요라고 말했다. 캔트렐은 “‘우리라니? 어느 나라 군대와 함께 만든다는 거지?”라고 속으로 의아했다. 알고보니 일론 머스크는 추진력, 공기역학, 열역학, 가스터빈의 기초를 독파한 후 로켓을 기본원리 단위로 잘게 쪼개 스프레드시트에 정리했던 것이다. 이 분석을 통해, 일론 머스크 팀은 더 소규모 아키텍처에 바탕을 두면서, 우주용이 아닌 더 단순한 상용 부품을 사용해 보다 저렴하고 재활용도 가능한 로켓을 개발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현재까지 스페이스X 60회 이상 비행과 29회 이상 착륙에 성공했고 주고객인 NASA는 덕분에 수억 달러를 절약했다. 머스크는 이렇게 말했다. “대부분 사람은 남들이 하는 방식을 그대로 가져와 살짝 변형해 문제를 해결하려 듭니다. 나는 물리학 접근방식을 바탕으로 근본원리를 통해 분석하는 방식을 따릅니다. 특정 영역에서 가장 밑바탕에 있는 진실까지 파고드는 거죠. 거기에서부터 추론을 시작합니다.”

 

 

굴절적응을 활용한 인접성 탐색

 

획기적인 돌파구를 모색할 때, 활용할 수 있는 일련의 기회는 어떤 요소에서 출발하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생물학자 스튜어트 카우프만Stuart Kauffman인접 가능성adjacent possible이론으로 이 개념을 설명한다. 그러나 우리는 뻔한 구성요소의 기존 용도나 재조합한 결과만 보려는 경향이 있다. 여기서 관건은 완전히 다른 용도를 발견하는 것이다. 진화생물학은 이것이 굴절적응exaptation을 통해 일어난다고 설명한다. 굴절적응이란 하나의 목적을 위해 진화한 특성이 이후 다른 용도로도 완전히 적응하는 과정을 말한다. 예를 들어, 깃털은 초기에 몸을 따뜻하게 하거나 짝짓기 상대를 유혹하는 기능을 했지만, 나중에는 하늘을 나는 데도 필수 요소가 됐다. 마찬가지로, 물고기가 점차 육지 생물로 변해가면서 초기의 복잡한 턱뼈는 귀로 진화했다. 인간이 관여하지 않는 생물학적 세계에서 굴절적응이 작동한다면, 선택과 상상력의 세계에서 그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미래의 혁신가는 어떻게 굴절적응의 힘을 활용할 수 있을까? 왜 무엇인가를 하나의 목적으로만 사용하고 다른 용도로는 활용하지 않는지 질문함으로써 시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반 필립스Van Phillips는 수상스키 사고로 한 쪽 다리를 잃은 후 의족 설계 방법을 배우기 위해 생체공학을 공부했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의족 설계가 거의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놀랐다. 필립스는 그 이유를 파고들었고, 디자이너들이 의족을 실제 발처럼 보이게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라는 점을 알게 됐다. 질문은 이어졌다. 왜 의족이 발처럼 보여야 하는가? 외형보다는 기능에 초점을 맞춘다면 어떨까? 장대높이뛰기, 다이빙보드, 치타 발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필립스는 전혀 발을 닮지 않았지만 착용자가 움직일 때 훨씬 자유로움을 누릴 수 있는 의족인 플렉스풋Flex-Foot을 제작했다. 이제 패럴림픽 출전 선수 대부분은 플렉스풋을 사용한다. 인공수족의 목적을 재검토함으로써 필립스는 인공기관 분야에 혁명을 일으켰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CEO도 비슷한 종류의 사고방식을 적용한다. 그는 팀들이 현재 역량을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용도나 기존 고객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폭넓게 탐색하도록 독려한다. “어떤 새로운 용도나 문제해결 방법에 뛰어들지 결정할 때, 우리는 두 가지 방식을 사용합니다. 첫 번째는 고객 니즈를 뒤에서 따라가는 방식이고, 두 번째는 기술로 앞장서 이끄는 방식입니다.” 아마존에서 가장 수익성이 좋은 비즈니스 중 하나인 아마존웹서비스Amazon Web Services·AWS는 기술로 앞장서는 방식을 통해 탄생했다. “AWS 사업은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지만, 아마존이 보유한 뛰어난 분산컴퓨팅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전자책 단말기 킨들은 고객 니즈를 뒤에서 따라간 결과물이다. “킨들의 경우, 당시 우린 하드웨어 개발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기술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고객에겐 분명히 니즈가 있었습니다.”

 

 

이 네 가지 혁신 접근방식의 핵심은 우리의 사고방식을 흔들어, 이미 알고 있는 것을 고수하려는 경향을 타파하는 것이다. , 인지적 편향을 극복하는 것이다. 물론, 다른 기법들도 존재한다. 예를 들어, 아마존은 직원에게 가상의 신제품을 소개하는 보도자료를 작성하도록 요구한다. 이를 통해 몇 년 후 어떤 새로운 제품을 내놓을 수 있는지 상상해 볼 수 있다. 이 방법은 경력 개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가령, 1월이 되면 연말까지 무엇을 성취했을지 설명하는 크리스마스 카드를 미리 써 놓을 수 있다. 목표를 향해 전진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들도 있다. 예를 들어, 비전을 달성하는 단계를 즉시 실행할 수 있는 작은 목표들로 나눠 작은 성공을 연이어 맛볼 수 있도록 계획하거나, 실험설계 과정을 응용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확인해볼 수 있다.

 

어떤 프레임워크나 접근방식을 사용하든, 무엇이 될 수 있는가에 집중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혁신가들은 자주 지금 존재하는 것들의 세세한 사항에 발목이 잡히고, 보다 현실성 있게 보이기 위해 파격적인 아이디어의 수위를 조절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10배싱킹을 달성하기 위해 우리는 점진주의incrementalism를 탈피하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에 맞서야 한다. 큰 꿈을 꿔야 한다.

 

아인슈타인을 생각해 보자. 아인슈타인은 뛰어난 수학자인 데이비드 힐베르트David Hilbert에게 일반 상대성 이론을 명확히 설명하고자 했다. 그런데, 특정 수식을 구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는 매주 자기 생각을 발표했는데, 그때마다 계산 결과가 다르게 나왔다. 카를로 로벨리Carlo Rovelli는 힐베르트가 디테일에 약한 아인슈타인의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회상한다. “괴팅겐 거리에 다니는 사람을 아무나 잡고 물어봐도 아인슈타인보다는 4차원 기하학에 대해 잘 알 것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그러나 힐버트 자신이 지적했듯이 아인슈타인은 그 문제를 누구보다 먼저 풀었다. 비결은 무엇이었는가? 로벨리는 이렇게 설명한다. “아인슈타인은 세계를 어떻게 구성할 수 있는지 상상하고, 마음속으로 시각화할 수 있는 독특한 능력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10배싱킹에 이르는 모든 방법을 발견했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기업들은 그런 통찰을 더 효과적으로 발견하기 위해 새로운 접근방식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이 글에서 몇 가지 방법을 설명했다. 우리는 또한 혁신 분야에서 행동과학 혁명이 필요한 시기가 도래했다고 생각한다. 인지과학을 진지하게 받아들임으로써, 우리 비전을 제약하는 편향을 더 능숙하게 타파할 수 있다. 이것이 왜 그렇게 중요한가? 필연적으로 도착할 수밖에 없는 객관적인 미래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창조하는 미래만 있을 뿐이다.

 

 

번역 류아람 에디팅 장재웅

 

네이선 퍼(Nathan Furr)는 인시아드의 전략분야 조교수다.

제프리 H. 다이어(Jeffrey H. Dyer)는 브리검영대 매리어트스쿨 전략분야 교수다.

카일 넬(Kyle Nel) 행동변화 컨설팅사인 언커먼 파트너스(Uncommon Partners)

CEO 겸 공동 창립자이고, 로우스 이노베이션 랩의 전 임원이다.

네이선 퍼와 카일 넬은 <Leading Transformation: How to Take Charge of Your Company’s Future>(Harvard Business Review Press, 2018)의 공동 저자다.

 

 

  • 아티클 다운로드
    (PDF)
    5,000원

    담기바로구매

  • 2019년 1-2월호
    25,000원
    22,500원

    구매하기

  • 디지털서비스
    1년 150,000원

    디지털서비스란

    신청하기

자기계발 다른 아티클

무료 열람 가능 아티클 수 0/1 회원가입 | 서비스상품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