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3-4월호

동료들을 돕겠다고 먼저 나서지 마라
앨리슨 비어드(Alison Beard)

미시간주립대 러셀 존슨Russell Johnson교수와 공동 연구진은, 회사의 관리자들에게 열흘 동안 동료들을 도와준 내용과 도움을 받은 사람의 반응을 기록하게 했다. 그 결과 부탁을 받지 않고 도움을 건넬 경우, 부탁을 받고 도와줬을 때보다 감사 인사를 받을 가능성이 더 적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 연구 참가자들은 먼저 나서서 도움을 주고 나면 다음날 직장에서 동료들과 서먹해지고 업무의욕이 떨어지는 것을 느꼈다. 연구진은 이렇게 결론 내렸다.

 

 

동료들을 돕겠다고 먼저 나서지 마라

 

 

 

존슨 교수의 설명을 들어보자

 

 

 

존슨:우리는 누구든 원치 않는 도움을 줄 때는 조심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를 얻었습니다. 살다 보면 특히 팀 동료를 적극적으로 돕는 게 바람직하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을 돕기 위해 만사를 제쳐 놓고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어도 고맙다는 말을 듣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도움을 받고도 대개 고마워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도움을 줘봐야 남을 도왔다는 심리적 보상을 받지 못합니다. 심지어 24시간 후에는 인간관계가 시들해지고 협력하겠다는 생각도 줄어서 업무의욕이 떨어집니다.

 

HBR:그래도 고생하는 사람을 보면 어쨌든 손을 내밀어야 하지 않나요? 호의가 제대로 전달될까 하는 걱정은 나중 문제가 아닐까요?

 

미시간주립대의 이훈휘Hun Whee Lee, 제이콥 브래드번Jacob Bradburn, 창추샹Chu-Hsiang Chang, 매사추세츠주립대 앰허스트의 린추한Szu-Han Lin그리고 저 등 우리 연구진은 다시 한번 생각해 보라고 조언 드리고 싶군요. 첫째, 도움을 주는 사람은 외부 시각으로 보기 때문에 문제의 핵심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자기 생각이나 감정을 타인에게 투사하거나,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선택적 지각 같은 편견 때문에 판단력이 흐려지기도 하죠.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려면 아마도 인지 자원이 많이 소요될 겁니다. 그런데도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둘째, 어쩌면 동료는 자기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경험에서 배우는 방식을 선호할지도 모릅니다. 당신이 물어보지 않고 갑자기 끼어든다면 동료의 업무 자율성과 통제권을 위협하고 자존심에 상처를 낼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 북미에서 약 500명의 풀타임 노동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두 차례의 후속연구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먼저 나서서 동료를 도왔던 사람들은, 동료의 요청을 받고 대응한 사람들보다 당면문제를 파악하는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습니다. 도움을 받은 사람들은 부탁하지 않은 도움을 받는다면 부담을 느낄 가능성이 더 크다고 응답했고요. 이런 경우에는 도움의 효과가 기대에 못 미쳤습니다. 따라서 당연히 고맙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습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부탁하게 만들면 해결이 될까요?

 

“뭐 도울 일 없어?”라고 물어서 동료가 선택할 수 있게 하면 더 좋겠죠. 말투와 바디랭귀지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가식적이고 오만한 자세와 친절하고 겸손한 태도는 다르죠. 하지만 우리는 그런 뉘앙스까지 살펴보지는 않았습니다.

 

 

상하관계도 중요한가요? 상사는 직원을 지원하고, 직원도 상사를 도와야 하지 않나요?

 

그럴 수 있죠. 우리는 동료 간 상호작용에 중점을 뒀습니다. 첫 번째 조사 그룹으로 여러 회사에서 풀타임으로 근무하는 EMBA 과정 학생 54명을 선정하고, 온라인 설문조사를 통해 열흘 동안 동료를 도와준 232건의 자료를 수집했습니다. 아마존의 미캐니컬 터크Mechanical Turk를 사용한 후속연구에서는 동료들과 도움을 주고받는 내용에 대해 비슷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상사와 직원 간의 관계를 고려했다면 아마 연구 결과가 달라졌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잘 모르겠어요. 상사가 나서서 도와주면 그게 도움일까요, 간섭일까요?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직원이 끼어들면 자기 일을 하는 걸까요, 관리자의 권한과 지위에 도전하는 걸까요? 아니면 그냥 아부하는 걸까요?

 

 

이 연구 결과가 고객 대면 업무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영업사원들에게 먼저 고객을 돕겠다고 나서지 말고 요청에만 대응하는 방식을 취하라고 말해야 하나요?

 

우리는 동료들끼리 자유재량으로 주고받은 도움을 연구했습니다. 고객을 돕는 일은 공식 업무의 일부라 약간 다릅니다. 따라서 자발적인 도움을 당연히 여기는 고객의 입장에서는 어떤 형태의 도움이든 고마워할 가능성이 낮을 것 같습니다.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까?

 

우리 연구에서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물론 기존 연구를 보면 여성이 직장에서 좀 더 공동체적이고 협동적인 성향을 보인다는 결과가 많습니다. 그러지 않으면 여성에 대한 사회적 통념에 반하기 때문에 불이익을 받기도 하죠. 하지만 성별이 자발적 또는 반응적 도움을 주는 데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교수님께서는 11 상황에서의 도움을 연구하셨습니다. 그룹 차원에서 어떤 일에 자원하는 것은 어떤가요? 더 좋을까요 아니면 나쁠까요?

 

부탁도 받지 않았는데 동료를 돕겠다고 공개적으로 나서면 문제가 커질 거라고 봅니다. 당사자는 당혹스럽고, 심지어 자존심이 상할지도 몰라요. 반면에 조직 차원의 현안을 해결하겠다고 나선다면 그건 잘못이 아니겠죠. 하지만 개인을 돕든 팀을 돕든 동기가 중요합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타적인 이유가 아니라 상사의 눈을 의식하거나 돋보이고 싶어서 남을 돕는다면 부정적 반응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 경우를 제외하고 얘기하면, 도움을 주는 동기가 상대방을 걱정해서인지 아니면 스스로 뿌듯하게 느끼고 싶어서인지는 도움의 종류나 감사 표현의 종류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수백 건의 상호작용을 분석해서 나온 결론입니다.

 

 

조직문화도 중요할까요? 먼저 손을 내미는 분위기를 만들어 줄 수 있을까요?

 

우리는 연구 참가자들의 조직문화를 분석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협력적 문화와 경쟁적 문화, 또는 수직적 조직과 수평적 조직 간에 다른 결과가 나올지 알아보고 싶습니다. 모든 관리자에게 실질적인 조언을 하나 드리자면 바로 이겁니다. 직원들에게 자기 일에 집중하라고 격려하세요. 남에게 도움을 주는 문제는 급하지 않다고 설명하세요. 하지만 필요한 사람은 누구나 마음 편히 부탁하고, 도울 수 있는 사람은 부담을 주지 않고 부탁받은 즉시 기꺼이 도와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 연구를 통해 교수님이 도움을 주고받는 방식에 혹시 변화가 있었나요?

 

저는 박사과정 지도교수로서 늘 연구실 문을 열어놓고 학생들과 만나려 합니다. 하지만 학생들이 먼저 도움을 청해야 합니다. 제가 문제를 찾으러 다니진 않아요. 특히 대학 같은 학습환경에서는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눈에 띄지만, 보통은 스스로 해결하고 싶어 한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또 제가 도움을 받았을 때나 어떤 학생이 친구를 돕는 것을 보면 꼭 도와준 사람을 칭찬하고 감사를 표합니다.

 

인터뷰어 앨리슨 비어드

 

 

번역 박정엽 에디팅 조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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