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9-10월호

‘부부를 넘어 또 하나의 브랜드로’
우승우

Commentary on spotright

‘부부를 넘어 또 하나의 브랜드로

우승우_.워터멜론 공동대표

 

 

결혼시기가 늦어지는 추세라 하더라도 일반적으로 두 남녀가 만나 부부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기간은 대략 40~50년은 되는 것 같다. 제니퍼 페트리글리에리 인사이드 부교수는 이 기간을 세 번의 전환기로 나눠서 설명한다. 부부가 된 지 15년이 돼가는 우리 부부는 그중 두 번째 전환기의 중반 정도를 지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가끔씩 10년 후, 20년 후의 모습을 상상하며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

 

사실 앞으로 다가올 세 번째 전환기인상실과 기회를 아직 경험해 보지 않았고 주변에서 참고할 만한 롤모델을 찾는 것도 만만치 않기에 앞으로의 일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일까? 우리는 언젠가 다가올 부부의 미래(어떤 관점에서는 개인의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서 우리만의 새로운 방식을 시도해 보고 있다. 부부 두 사람의 영어이름인 Harry Kate를 활용한 부부 브랜드 ‘Harry & Kate’를 만들어 활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페트리글리에리가 말한 세 번째 전환기의 특징처럼그저 함께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나란히 새로운 활동이나 프로젝트를 시도한다는 측면에서 우리의 활동이 바로 그런 노력의 예시라고도 할 수 있다. 듀얼 커리어 커플이 건강한 삶을 만들어 가는 방법으로 한 번쯤 검토해 볼 수 있는 작은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소개해 본다.

 

 

부부브랜드의 시작

 

 

부부브랜드는 작고 소소한 것에서부터 출발했다.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일했던 필자 두 사람이 만나 연인이 되면서 뭔가 재미있는 일을 함께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작은 아이템을 만들었고, 거기에 두 사람의 영어이름을 넣었던 게 그 시작이었다. 그 후 우연한 기회에 ‘Harry & Kate’라는 브랜드로 발전시키게 됐고, 실제 그 브랜드 이름으로 몇몇 활동을 하면서 존재감을 조금씩 드러냈다. 부부 두 사람이 공통으로 관심 있는 분야나 시너지를 만들 수 있는 분야, 또는 연결고리를 만들어 볼 수 있는 분야에 참여하면서 누군가의 남편, 누군가의 아내가 ‘Harry & Kate’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것이다.

 

 

우리 부부브랜드의 활동으로는 먼저 북클럽트레바리를 꼽을 수 있다. 요즘 연애나 결혼, 육아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라, 우리는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애하라 결혼하라라는 주제를 가지고부부사기단이라는 이름의 북클럽을 시작했다. 막연하게 재미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시작한 활동이 벌써 2, 다섯 번째 시즌을 눈앞에 두고 있다. 부부의 책방이라는 이름으로 2018년 연남방앗간에서 전시와 강연을 진행했고, ‘Harry & Kate’라는 브랜드 로고가 붙은 맥주와 스티커를 만들어 이벤트를 진행하거나(디자인은 딸이 했다), ‘미래의 일과 관련한 콘퍼런스에 함께 참여하기도 했다.

 

 

사실 부부가 같은 회사나 같은 업계에서 일을 하고 공동으로 창업한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처럼 각자 다른 분야에서 일하는 두 사람이 자신들의 이름을 넘어 하나의 브랜드로 활동하는 경우는 그리 흔하지 않은 것 같다. 이는 커플로서 단순한 취미활동이나 봉사활동을 하더라도 단순히 함께한다는 의미를 넘어 더 강력하고 적극적인 활동으로 발전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이었다. 물론 우리도 각자의 영역에서 자신의 일과 커리어가 우선이다. 그러나 부부브랜드 활동을 통해 두 사람이 공유하는 삶의 가치와 삶의 방향성을 구체화시키고, 또 다른 사람들과 그런 경험을 나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부분이 많은 것 같다.

 

우리에게 부부브랜드가 필요한 이유

 

각자의 일에서 성공하고 싶은 듀얼 커리어 부부에게는 삶에서의 성공 역시 중요하다. 커플은 삶의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이는 각자의 커리어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결혼, 출산, 육아, 자녀교육 등 다양한 집 안팎의 문제들은 부부라는 인연이 맺어진 후 더욱 다양해지고 복잡해진다.

 

이런 이슈들을 현명하게 해결하기 위해서는 부부 두 사람의 구체적인 노력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부부관계는 직장에서의 동료관계처럼 명확한 역할 구분이 돼있거나 계약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활동에 있어서 50 50의 기계적 균형을 이루는 것이 최상의 옵션은 아니다. 51만큼의 책임을 져서 억울하게 여기거나 49만 책임을 담당해서 홀가분하게 느끼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50 50의 합이 100을 넘어 120, 150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부부로 구성된 가정은 조직에서의이라고 부르고, 부부에게 필요한 것은 일방적인 강요와 희생이 아닌팀워크라고 해도 크게 이상하지 않다. 이때, 두 사람을 연결해 주는 무엇인가가 중요하다. 아티클 본문의커플 계약 가이드라인에서 언급한 것처럼 서로에게 중요한 가치, 지리적으로 넘을 수 없는 경계, 떨치기 힘든 공포 등 세 가지 영역에서 공통된 기반을 찾는 것이 우선 필수적이지만, 이들 영역에 대한 단순한 이해와 공감을 넘어 함께하는 공동의 활동으로 이어질 때 훨씬 더 강력하고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부부브랜드 활동처럼 말이다.

 

이는 자연스럽게 자녀교육과도 연결된다. 사람마다, 부부마다 자녀를 어떻게 성장시킬 것인가에 대해서는 너무나 다양한 의견이 있고 어떤 의견이라도 존중받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부부 두 사람의 가치관에 대한 차이로 어려움을 겪고 그로 인해 자녀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 우리 커플은 부모가 살아가는 모습 그 자체가 자녀교육의 가이드가 될 수 있겠다고 믿으며, ‘Harry & Kate’ 이름으로 우리가 함께하는 활동이 아이에게 긍정적인 의미로 비치는 경우가 많음을 알고 있다. 초등학생인 딸아이에게 부부브랜드의 로고 디자인을 부탁하고, 우리가 하는 다양한 활동에 직간접적으로 참여시키는 것 역시 그런 이유에서다.

 

물론 부부브랜드라는 것은 부부가 함께할 수 있는 수많은 활동과 프로젝트 중 하나의 예에 불과하다. 모든 커플에게 의미있는 활동은 아닐 것이다. 근본적으로 중요한 것은 부부 사이의 이해와 공감이며, 또 항상 우리는 같은 편이라는 안전지대를 만들어 주는 마음일 것이다. 다만 부부브랜드 활동처럼 뭔가 손에 잡히는 일을 꾸준하게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 그 관계를 보다 윤택하고 지속가능하게 만들어 주는 지름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자신만의 커리어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가는 것만으로도 쉽지 않은 세상에서 함께 가정을 꾸려 나가는 두 사람 모두 커리어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성취를 얻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일하는 부부 거의 대부분은 그런 모습을 꿈꾸며 어려운 조건 속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부부는 결국 두 사람의 조합이다. 애써 하나가 되려고 노력하지 말자. 억지로 서로 맞추려고 노력하지 말자. 부부는 일심동체라며 ‘1+1=1’을 만들려는 노력보다 ‘1+1=3’으로 만들어 갈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두 사람은 물론 그 가정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중요한 건 믿음과 신뢰다. 부부공동체로서 가정의, 개인의 목표를 함께 만들어 간다는 믿음, 지향점이 다르지 않다는 신뢰, 그리고 가정과 가족의 편안함이 개인의 커리어 성공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우선순위에 놓는 것이 두 사람 모두에게 중요하다. ‘Couple that works’라는 말에는일하는 커플이라는 뜻도 있지만잘 사는 커플이라는 뜻도 있다는 걸 기억하자.

 

 

우승우 대표는 두산그룹, 인터브랜드, KFC Korea, 72TV 등의 기업에서 브랜드마케터, 컨설턴트, CMO, CBO 등을 거치며 브랜드 관련 일을 했다. 현재는브랜드테크기업 더.워터멜론의 공동대표다. 저서로창업가의 브랜딩 >, 번역서로린 브랜드 >가 있다.

브랜드와 관련된 재미있고 의미있는 일들을 통해 브랜드 민주화를 실현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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