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R in DBR (~2013)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나?
대니얼 길버트(Daniel Gillb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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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의 가디너 모스(Gardiner Morse)가 대니얼 길버트 하버드대 교수를 인터뷰해 HBR 2012 1-2월 호에 게재한 ‘The Science Behind The Smile’의 전문을 번역한 것입니다.

 

지난 20년간 행복 연구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졌다. 이유가 무엇인가?

길버트:“행복의 본질은 무엇인가라는 가장 오래된 질문을과학이라는 인류 최신의 발명품과 접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최근에야 깨달았기 때문이다. 수십 년 전만 하더라도 행복 탐구는 주로 철학자와 시인의 몫이었다.

 

심리학자들은 원래 인간의 감정에 관심이 많았지만 감정에 관한 연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은 20년 전부터다. 그중에서도 가장 집중적으로 연구되는 감정은 바로행복이다. 최근에는 경제학자와 신경학자들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서로 다른 연구 분야인 만큼 주안점을 두는 부분은 다르지만 공통점도 있다. 심리학자는 사람이 느끼는 감정을, 경제학자는 사람이 가치 있게 여기는 대상을, 신경학자는 사람의 뇌가 보상에 반응하는 기제를 궁금해 한다. 3개의 서로 다른 학문 분야가 동시에 하나의 주제에 관심을 갖다 보니 행복 연구는 과학 분야로 넘어갔다. 저명한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행복에 관한 논문이 발표되기 시작했고, 행복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노벨상을 탔으며, 각국 정부는 자국 국민의 행복을 측정하고 키우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 분주히 노력하는 중이다.

 

행복처럼 주관적인 감정을 측정하는 일이 가능한가?

주관적 감정을 측정하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쉽다. 안과의가 안경 도수를 맞춰주는 논리와 비슷하다. 안과에 가면 의사는 눈앞에 여러 도수의 렌즈를 놓고 잘 보이는지 묻고 잘 보일 때까지 렌즈를 계속 바꾼다. 잘 보이는지 안 보이는지에 대한 우리의 대답을 과학적으로 분석해서 눈에 딱 맞는 렌즈 도수를 결정하는 것이다. 이 모든 작업은 경험에 대한 주관적 답변을 바탕으로 한다. 실시간으로 얻는 대답은 응답자가 겪는 감정 상태를 가늠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지표가 되며 그들의 눈으로 세상을 보도록 도와준다. 사람들은 자신이 어제 얼마나 행복했는지, 혹은 내일 얼마나 행복할지 정확히 말해줄 수 없다. 그러나 적어도 우리가 질문을 하는 순간 자신의 감정 상태가 어떤지는 얘기할 수 있다. “어떻게 지내세요(How are you)”는 세상에서 가장 자주 묻는 질문 중 하나인데 이 질문에 난처해하는 사람은 없다.

 

행복을 측정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사람들에게지금 얼마나 행복하십니까하고 물은 후 점수를 표시하도록 하면 된다. 또는 MRI 촬영을 통해 뇌 혈류를 측정하거나 근전도 검사를 통해 웃을 때 사용되는 얼굴 근육의 활성화 정도를 살필 수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여러 기준들은 서로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이기 때문에 굳이 복잡하고 비싼 방식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단순하고 저렴한 방안이 있는데 복잡한 방식에 비용을 들이는 건 연방 정부나 하는 짓이다.

 

하지만 점수 자체가 주관적이지 않은가? 누군가의 5점은 다른 사람의 6점일 수 있다.

약국에서 저렴한 체온계를 대량 판매한다고 생각해보자. 너무 저렴해서 기본 온도가 정확히 매겨져 있지도 않다. 그러면 정상 체온인데도 정상이 아닌 것처럼 나올 수도 있고 두 사람의 체온이 같은 데도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이렇게 사실과 다른 체온이 나오면 병원에 갈 필요가 없는데 병원을 간다거나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못 받고 지나칠 수도 있다. 이렇게 잘못된 체온계는 문제를 일으킬 수 있지만 항상 그런 건 아니다. 예를 들어 100명의 사람들을 연구실로 데려와서 이 중 절반을 독감바이러스에 노출시켰다고 해 보자. 그리고 일주일 뒤 잘못된 온도계로 이들의 체온을 측정했다. 온도계가 잘못됐다 하더라도 바이러스에 노출된 사람들의 평균 체온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분명 높을 것이다. 어떤 체온계는 실제보다 낮게, 또 어떤 체온계는 실제보다 높게 나오겠지만 표본의 규모가 충분히 확보된다면 오차는 상쇄될 수 있다. 충분히 많은 사람의 체온을 측정한다면 기준이 서로 다른 체온계로도 사실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행복 점수는 기준점이 다르게 설정된 체온계와 같다. 부정확성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경우(: 2010 73일 오전1042분에 존은 정확히 얼마나 행복했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심리학 실험 환경에서는 매우 적합하다.

 

과학자들은 행복 연구를 통해 어떤 사실을 발견했나?

대부분은 전부터 막연히 생각해왔던 것들을 확인시켜줬다. 예를 들면 낭만적 연애를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전반적으로 행복 지수가 높았다. 건강한 사람은 아픈 사람보다, 교회 활동에 참여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부유한 사람은 가난한 사람보다 전반적으로 행복하다, 뭐 이런 식이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사실도 있었다. 예를 들어 위에서 말한 요소들이 행복감을 높여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영향력이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는 점이다. 새 집을 사고 새로운 배우자를 얻게 되면 행복해지기는 하지만 그렇게 많이 또는 그렇게 오래 행복해지지는 않는다. 실험 결과를 보면 사람들은 무엇이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그 행복감이 얼마나 갈지 정확히 예측하지 못한다. 좋은 일에 대해서는 실제보다 더 행복해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안 좋은 일에 대해서는 실제보다 더 힘들 것이라고 두려워한다. 그러나 현장 연구나 실험을 해보면 선거에 이기거나 지고, 연인이 생기거나 헤어지고, 승진을 하거나 못 하고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행복에 미치는 영향이 작다. 최근 연구에서는 우리에게 3개월 이상 영향을 주는 사건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좋은 일이 생기면 우리는 잠시 축하했다가 다시 평상심으로 돌아온다. 안 좋은 일이 일어나면 눈물을 흘리고 슬퍼하다가 다시 기운을 차리고 생활을 시작한다.

 

인생에서의 사건들이 행복에 미치는 영향은 왜 작은가?

우리가 행복을 만들어 내는 일, 다시 말해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찾는 데 능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우리는 어떤 충격적 사건이나 비극이 발생했어도 생각했던 것보다 괴로움을 덜 느낀다. 아무 신문이나 들고 읽어보라. 수많은 예를 찾아볼 수 있다. 저서 판매부수를 부풀려서 부당한 돈을 챙겼다는 이유로 불명예스럽게 하원의장직을 사퇴했던 짐 라이트(Jim Wright)를 기억하는가? 몇 년 후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와의 인터뷰에서 그는신체적, 재정적, 감정적, 정신적 그 밖에 거의 다른 모든 면에서 이전보다 훨씬 나아졌다고 말했다. 모리스 비캄(Moreese Bickham)은 또 어떤가. 루이지애나 주립 교도소(Lousiana State Penitentiary)에서 37년을 복역하고 출소한 후 그는 “(교도소에서의 시간을) 1분도 후회하지 않는다. 훌륭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최상의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것처럼 보였다. 비틀즈(Beatles) 원년 멤버로 드럼을 쳤던 피트 베스트(Pete Best)도 있다. 1962, 비틀즈가 유명해지기 바로 직전에 드러머 자리는 링고 스타(Ringo Starr)로 교체됐고 아직까지 그는 세션 드러머로 일하고 있다. 20세기 최고의 밴드에 속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에 대해 그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비틀즈 멤버로서 누릴 수 있는 삶보다 지금의 삶이 더 행복하다.”

 

다수의 행복연구에서 일관성 있게 도출되는 결론은 다음과 같다. 우리는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정신과 치료를 받기 위해 달려갈 필요가 없다. 우리에게는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만들어 내는 놀라운 능력이 있다. 대부분 사람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하다.

 

그들은 자신을 속이는 것 아닌가? 진짜 행복은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행복보다 낫지 않을까?

용어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 나일론 또한진짜. 천연 재료를 사용하지 않았을 뿐이다. 인위적 행복감 또한 완벽하게진짜. 당사자가 만들어냈을 뿐이다. 인위적 행복은 우리가 원하던 것을 얻지 못했을 때 만들어 내는 것이고 자연스런 행복은 우리가 원하던 것을 얻었을 때 경험하는 감정이다. 감정이 생기게 된 경로는 다르지만 감정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다. 어느 하나가 다른 하나보다 확실히 더 좋거나 나쁜 것은 아니다.

 

물론 대다수 사람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다수는 인위적 행복감이 외부 사건을 통해 유발되는 행복만큼 좋지 않고 억지로 행복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은 자신을 속이고 있을 뿐이며 정말 행복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나 나는 이들의 생각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 시력을 잃거나 엄청난 재산을 날리게 되면 비극적 사건 뒤에 완전히 새로운 삶이 펼쳐진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삶에서도 꽤 괜찮은 점을 발견하게 된다. 솔직히 말해 이전의 삶보다 훨씬 좋은 몇 가지 점을 분명히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거나 망상에 빠진 것은 아니다. 그저 이전에는 미처 몰랐던 것, 새로운 상황에 처하기 전에는 알 수 없었던 사실을 발견하는 것뿐이다. 우리는 자신의 새로운 삶을 더 낫게 만들어줄 무언가를 찾아 나설 것이고, 결국 그러한 점을 찾을 것이며, 그것을 통해 행복해질 것이다. 과학자로서 가장 놀라웠던 점은 우리가 이런 작업에 얼마나 뛰어난지 대부분 잘 모른다는 점이다. “가진 돈을 다 잃고 아내가 나를 떠나도 지금처럼 행복할 수 있어라고 대놓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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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항상 바람직한가? 베토벤이나 반 고흐, 헤밍웨이 등 불행을 통해 뛰어난 창의력을 발휘한 천재들이 많다. 어느 정도의 불행은 뛰어난 창조력의 원동력이 되지 않나?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불행한 환경 속에서 창의력을 발휘했던 사례는 역사 속에 분명히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불행이 창의력을 강화했다고 볼 수는 없다. 담배를 하루에 2갑씩 피우고도 90살까지 장수하는 사람이 있다. 그렇다고 담배가 몸에 좋은 건 아니지 않은가. 한두 개의 사례를 근거로 내세우는 것과 과학을 근거로 삼는 것은 분명 다르다.과학적 주장은 자신의 입맛에 맞는 사례만 선택할 수 없다. ‘모든사례를 점검하거나 최소한 모든 사례를 대표할 수 있는 표본을 공정하게 구성해서 정말 행복한 천재보다 불행한 천재가 더 많았는지, 불행한 범인(凡人)이 행복한 범인보다 더 많았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만약 정말로 불행이 창의력의 씨앗이라면 행복한 사람보다 불행한 사람 사이에서 천재의 비율이 더 높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전반적으로 행복한 사람들이 더 창의적이고 생산적이다. 불행을 창의력의 원천으로 삼았던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는 것 아니냐고? 물론 있다. 그러나 그런 사람은 예외일 뿐 법칙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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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 만족하는 사람들은 생산성 높은 직원이 될 수 없으므로 이들을 좀 불편하게, 다시 말해 자신의 일자리에 대해 불안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경영자들이 있다.

 

직감에 의존하지 않고 객관적 데이터를 신뢰하는 경영자라면 그런 말을 하지 않을 것이다. 미래에 대해 불안을 느끼는 근로자들이 더 창의적이거나 생산적임을 보여주는 자료는 어디에도 없다. ‘만족이 의자에 앉아 멍하니 벽을 쳐다보는 상태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그런 행동은 지겨울 때나 하는 것이고 사람들은 지겨운 상태를 견디지 못한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적당한 도전 목표를 만났을 때 가장 신나고 행복하다. 다시 말해, 어렵지만 성취 가능한 목표를 향해 노력할 때 행복하다. 이때 도전은 위협과 구분된다. 사람들은 도전을 할 때 능력을 꽃피우고, 위협을 당할 때 움츠러든다.누군가에게금요일까지 완성해서 보고하지 않으면 해고해버리겠어라고 말한다면 아마 금요일까지 보고서를 받을 것이다. 그러나 그 직원은 다음부터 나를 방해할 기회만 노리면서 조직에 어떤 충성심도 느끼지 못할 것이다. 또한 해야 할 일 이상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다. 그보다는다른 사람들은 이 일을 금요일까지 하지 못하겠지만 자네는 내가 전적으로 신뢰하고 유능하다고 믿네. 이 일은 우리 팀 전체에 정말 중요한 일이야라고 말해 주는 게 더 효과적이다. 지난 세기 동안 심리학자들은 보상과 처벌에 대해 수많은 연구를 실시했는데 결과는 명확했다. 처벌보다 보상이 더 효과적이다.

 

도전이 사람을 행복하게 만든다면 행복을 유발하는 또 다른 요소는 무엇인가?

인간 행복의 원인에 대한 모든 과학적 내용을 단 한단어로 요약한다면인간관계가 될 것이다. 아직까지 인류는 지구상에서 가장 사회적인 동물이다. 개미조차도 인간 앞에서는 명함도 내밀지 못한다. 누군가가 얼마나 행복한지 예측해야 하는데 그 사람에 대해 한 가지밖에 알지 못한다면 그 사람의 성별이나 종교, 건강, 소득 수준 이런 거 다 필요 없다. 그 사람의 사회적 관계만 알면 된다. 친구, 가족과 어떻게 지내는지, 그들과의 관계가 얼마나 돈독한지 알면 행복한지 아닌지 알 수 있다.

 

풍요로운 인간관계 외에 일상의 행복을 가져다주는 요소는 무엇인가?

심리학자 에드 디에너(Ed Diener)가 발견한 사실 중 아주 마음에 드는 게 있다. 긍정적 경험의 강도(intensity)보다는 빈도(frequency)가 행복에 훨씬 더 많은 영향을 준다는 점이다.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지 생각할 때 우리는 유명 영화배우와 데이트를 하거나 퓰리처상을 타거나 요트를 사는 등의 강렬한 사건을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디에너와 그의 연구팀은얼마나 행복한경험을 하느냐보다는 행복한 경험을얼마나 많이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다시 말해 매일 조금 기쁜 일을 수십 번 경험하는 사람은 매우 기쁜 일을 한번 경험하는 사람보다 행복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까 편안한 신발을 신고, 부인에게 진하게 키스 한 번 해주고, 감자튀김을 몰래 먹는 사소한 행동을 해라. 별 것 아닌 것처럼 느껴질지 모르지만 그런 일이 훨씬 효과적이다.

 

우리가 자신의 감정 상태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는 한두 개의 큰 사건이 우리 삶을 엄청나게 바꿔 놓을 것이라고 상상한다. 그러나 행복은 수백 개의 조그만 사건이 모여 하나를 이루는 것이다. 행복을 얻기 위한 노력은 다이어트와 비슷하다.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은 즉각적으로 살을 빼 줄 마법의 약을 원한다. 그러나 그런 것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살을 어떻게 빼야 하는지는 우리 모두가 잘 안다. 먹는 양을 줄이고 운동을 더 하면 된다. 먹는 걸 너무 많이 줄이거나 운동을 너무 많이 할 필요는 없다. 그저 일관성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다 보면 노력이 점차 쌓여 효과를 발휘한다. 행복도 마찬가지다. 행복을 가져오는 것들은 뻔하고 사소하며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매일 꾸준히 해야 결실을 맺을 수 있다.

 

그렇다면 더 많이 행복해지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사소한 일들은 무엇인가?

“적게 먹고 많이 운동하세요만큼 뻔한 대답이다. 명상이나 운동, 충분한 수면처럼 단순한 것을 해라. 봉사도 중요하다. 남을 돕기 위한 봉사 활동은 가장 이기적인 일 중 하나다. 노숙자 쉼터에서 봉사 활동을 해봐라. 노숙자들에게는 도움이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자기 자신에게는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인간관계에 힘을 써라. 일주일에 2번씩, 누군가에게 고마운 점을 3개씩 적고 그 사람에게 고맙다고 이야기하라. 할머니들이나 하는 잔소리 같다고? 그럼 할머니들이 정말 현명한 거다. 행복의 비결은 다이어트 비결과 같다. 그건 바로 비결이 없다는 점이다!

 

비결이 없다면 연구할 필요가 있나?

답을 찾아야 할 질문이 너무 많다. 수십 년 동안 심리학자와 경제학자들은누가 행복하지? 부자? 가난한 사람? 젊은이? 노인?”이라는 질문을 던져왔다. 당시 최선의 연구 방법은 사람을 그룹별로 나누어 이들에게 한두 번 설문 조사를 돌리고 평균을 내서 어떤 그룹이 다른 그룹보다 행복한가 살피는 것뿐이었다. 그때만 하더라도 연구 방식은 세련되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주머니 속에 작은 컴퓨터, 스마트폰을 가지고 다닌다. 덕분에 우리는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에게서 지금 무엇을 하고 있고 매순간 감정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실시간으로 자료를 수집할 수 있다. 전에는 결코 불가능했던 일이다.

 

함께 연구를 진행한 동료 중 하나인 매튜 킬링스워스(Matthew killingsworth)행복 추적(Track Your Happiness)’이라는 경험샘플링 애플리케이션을 설계해서 15000여 명의 사람들을 아이폰으로 추적했다. 그는 이들에게 하루에도 몇 번씩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감정 상태는 어떤지를 물었다. 집에 있는지, 버스를 타고 이동 중인지, TV를 보는 중인지, 기도를 하고 있는지 묻고,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답하게 한 것이다. 해당 앱을 통해 매튜는 연구자들이 지난 수십 년간 물었던 것보다 훨씬 나은 질문을 했다. ‘누가행복한지를 묻지 않고언제행복한지 물은 것이다. 그렇다고언제 행복하십니까라고 질문한 것은 아니다. 솔직히 말해 언제 행복한지 우리도 잘 모른다. 대신 그는 수일, 수개월, 수년 동안 사람들을 추적하고 이들이 하는 활동을 측정하며 해당 활동을 하는 동안 이들이 얼마나 행복함을 느끼는지 살폈다. 앞으로는 이런 신기술들이 매일 생겨나는 감정이나 행복에 대한 우리의 관념을 혁신해 주리라 믿는다. (자료행복 연구의 미래참조)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가? 쉬운 질문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과학자들은 장기간 동안 사람들에게 평균 감정 상태를 기록하게 하거나 인구구조학적 요소처럼 쉽게 설문 가능한 기준으로 사람들을 분류하는 방법밖에 알지 못했다. 그 결과, 기혼자나 부자가 미혼자나 가난한 사람보다 전반적으로 더 행복하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그렇다면 결혼을 하거나 돈이 많은 상황에서 구체적인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일까?

 

평균적인 감정상태에만 초점을 맞추면 순간순간 변하는 행복함의 차이를 판별하지 못하고, 따라서 작은 감정의 차이를 만들어 낸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없다. 다시 말해, 하루 중에도 순간순간 변하는 상황들이 그 사람의 행복감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결코 알지 못하게 된다. 그러나 이제는 이런 질문에 답을 할 수 있다. 스마트폰 덕분이다. ‘행복 추적(Track Your Happiness)’이라는 상시적 연구 프로젝트를 위해 나는 83개 국에서 15000여 명의 사람들을 참가자로 모집했다. 이들은 매일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자신의 감정 상태를 나에게 보내줬다. 나는 사용자들에게 이들의 기분(‘아주 나쁨에서아주 좋음까지 설정된 기분 상태를 슬라이드로 조작해서 표시할 수 있다)과 활동(출퇴근, 근무, 운동, 식사 등 22개의 예시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생산성, 처해 있는 환경, 수면의 질과 양, 사회적 관계 등의 요소를 무작위로 물어보고 그 내용을 기록하는 아이폰 웹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2009년 이후로 50만 개의 데이터 포인트가 생성됐고 덕분에 내 연구는 행복 연구 중 가장 규모가 큰 연구가 됐다.

 

주요 발견 사항 중 하나는 사람들이 활동시간의 절반가량을 갖가지 잡생각으로 소비한다는 점이고 잡생각은 기분을 우울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불쾌하거나 심지어 중립적인 내용에 관해 생각할 때에도 행복 지수는 급격히 떨어졌다. 그러나 긍정적인 잡생각은 기분을 좋게 하지도 나쁘게 하지도 않았다. 이런 잡생각의 정도는 어떤 활동을 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졌다. 출퇴근 중일 때에는 약 60%의 시간 동안 잡생각을 했지만 누군가와 이야기하거나 게임을 즐길 때에는 30%, 섹스를 할 때에는 10%까지 줄어들었다. 어떤 활동을 하든 육체적 활동과 전혀 상관없는 것을 생각할 때에는 집중할 때보다 행복 지수가 훨씬 낮아졌다.

 

이런 결과가 보여주는 명백한 진실은 다음과 같다. 행복감을 높이고 싶다면 우리 마음이 하는 생각에도 몸이 하는 활동만큼 많은 관심을 보여줘야 한다. 그러나 대다수의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할지에 대해서는 별다른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 토요일 아침에 일어나면오늘은 뭘 하지묻는다. 그러면 주로 해변을 가거나 아이의 축구 연습을 보거나 조깅을 하는 등 몸이 무엇을 할지에 초점을 맞춰 대답을 할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 그치지 말고오늘은 마음을 어떻게 가져야 할까를 물어봐야 한다.

 

잡생각과 생산성의 관계를 점검한 연구 결과가 있다. 다수의 경영자들, 특히 창의적 지식 근로자를 고용한 경영자들은 직원들이 어느 정도 공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정신적 휴식을 주고 일과 관련된 문제를 곰곰이 생각해볼 시간을 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금까지 수집된 자료에 따르면 일터에서의 공상이나 잡생각은 행복을 갉아먹는 동시에 생산성 또한 저하시킨다. 직원들은 경영진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오래, 많게는 근무 시간의 50%까지 잡생각을 하며 생각은 주로 개인적 염려와 문제에 머문다. 따라서 경영진은 직원과 회사 모두를 위해서라도 직원들이 일에 집중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새롭게 수집된 자료들은 한 개인이 느끼는 행복의 차이와 서로 다른 사람이 느끼는 행복의 차이를 조망하도록 도와준다. 가장 놀라운 사실은 행복감이 사람마다 다르기보다는 매순간 다르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우리가 사는 곳, 결혼 여부처럼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삶의 특정 상태가 행복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 일어나는 아주 사소한 일들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이는 직장에서 우리가 느끼는 행복 또한 순간순간의 작은 경험에 좌우됨을 의미한다. 동료들과 일상적으로 나누는 대화나 함께하는 활동, 진행 중인 프로젝트, 매일의 기여도는 행복을 결정한다고 생각됐던 지속적 상태(높은 연봉, 직위)보다 직장에서의 행복에 더 많은 영향을 준다. 지금, 그리고 앞으로의 연구 목표는 앞서 설명한 추적 기술을 적용해 직장에서의 행복을 측정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직원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요소를 찾아낼 수 있기를 희망한다.

 

매튜 킬링스워스(Matthew Killingsworth)

매튜 킬링스워스(Matthew Killingsworth)는 하버드대 심리학 박사 과정을 공부 중이다. 웹사이트 trackyourhappiness.org에 가면 그의 연구에 참여할 수 있다.

 

행복 연구는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야 할까?

측정 대상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 행복을 연구한다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무엇을 측정하는지 보면 사실상 이들이 연구하는 대상은 우울증이나 삶에 대한 만족도다. 물론 이러한 것들이 행복과 긴밀히 연결되기도 하지만 우울증이나 만족도는 행복과 엄연히 구분되는 개념이다. 연구 결과를 보면 자녀가 있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매순간 느끼는 행복감이 낮다. 그러나 자녀가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이 느낄 수 없는 보람을 느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녀가 있는 사람이 더 행복하다거나 혹은 반대의 경우로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행복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 각자는 특정 면에서 다른 사람보다 더 행복하거나 덜 행복할 수 있다. 행복에 대한 그림을 그렇게 하나의 색으로 색칠하려 하지 말아야 한다.

 

행복 연구를 통해 우리는 더 행복해질 수 있을까?

우리는 행복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배워가는 중이고 계속해서 새로운 사실을 알아갈 것이다. 그런 면에서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다. 지금껏 연구를 통해 많은 사실을 발견한 것처럼 앞으로도 연구는 우리가 행복감을 키울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중요한 질문은 남는다. 우리가추구해야 하는행복은 무엇일까? 예를 들어 순간순간 느껴지는 행복의 평균 강도를 높여야 할까, 아니면 행복한 순간의 수를 늘려야 할까? 둘은 분명 다르다. 고통과 고뇌 없는 삶이 목적일까, 아니면 이런 경험도 나름의 가치가 있는 것일까? 머지않은 미래에 과학은 우리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는 알려줄 수 없다. 그것은 온전히 우리 선택의 몫이다.

 

번역 |우정이 woo.jungyi@gmail.com

 

대니얼 길버트

하버드대 심리학 교수 대니얼 길버트(Daniel Gilbert) 2006년 출간 저서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Stumbling on Happiness)>가 베스트셀러가 되며 유명해졌다. 저서에서 그는 우리가 얼마나 행복(또는 불행)해질지 상상하는 과정에서 자신의심리 면역체계를 간과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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