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6월호

호의 탈진을 막아라
애덤 그랜트(Adam Grant),렙 리벨(Reb Rebele)

Spotlight

호의 탈진을 막아라

애덤 그랜트, 렙 리벨

 

일터에서 이타심을 발휘하다 보면 지치기 일쑤다.

그리고 정말 돕고 싶어했던 이들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보다 효과적으로 타인을 위해 시간을 할애하고 전문 지식을 나누는 방법을 알아보자.

 

 

전 세계 리더들이 청년들에게 조언할 때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메시지가 있다. 바로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라는 것. 미국의 여러 대학교 졸업식 축사를 분석한 한 연구에서도 모든 연설의 거의 3분의 2가 이 메시지를 핵심 주제로 다루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자기 분야에서 성공한 연사들은 졸업생들에게 남에게 베풀면, 즉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와 전문지식을 기꺼이 타인과 공 유하면 직업적 성공과 의미 있는 행복한 삶을 모두 얻을 수 있다고 장담한다. 물론 그럴 수 있지만, 늘 그런 것은 아니다. 선의로만 포장된 길을 걷다 보면 자기 자신이 힘에 부쳐 탈진 하는 경우가 많다.

 

 

이 글의 공동 저자인 애덤은 4년 전 <기브 앤 테이크>라는 책을 냈는데, 여기서 그는 경쟁에서 이기기보다 남의 성공을 도와주는, 인심 좋은베푸는 사람에 관해 자세히 설명한 적 이 있다. 베푸는 사람들은 이기적인 성향의챙겨가는 사람’, 또는 주는 만큼 받고 받은 만큼 주는주고받는 사람보다 조 직에 대한 기여도가 더 높게 나타났다.

인맥 형성에 가장 많이 기여하는 유형은 베푸는 사람들이 다. 이를테면저기, 스티브. 내가 아는 다른 스티브를 한번 만나봐. 너희 둘 다 컴퓨터에 관심 있고 장난끼도 많으니 말 이야라고 제안하는 사람들이다. 이 대화 속에 나온 두 스티 브는 애플을 공동 창업했다. 베푸는 사람들은 언제나 위험 을 무릅쓰고 성공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과 아이디어를 지 원하려고 애쓴다. “프로그램 내용이 별거 없다는 건 알아요. 등장인물들도 딱히 호감형은 아니죠. 그런데 보고 있으면 정 말 웃기다니까요?” 이 대화 결과 미국의 NBC는 유명 시트콤 ‘사인펠트’를 폐지할 뻔한 결정을 번복했다. 베푸는 사람들 은 자신의 지식도 아낌없이 나눠준다. “접착력이 약해서 애 매하다는 그 물질 말이지, 차라리 책갈피를 만들어 보면 어 때?”는 포스트잇이라는 제품을 탄생시킨 한 장면이다. 베푸 는 사람들은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좋아요, 그럼 제가 각본을 처음부터 아예 다시 쓸게요라는 작가의 말에 영화 <겨울왕국>은 제작회의를 통과할 수 있었다.

 

 

베푸는 사람들은 이처럼 조직에서 가장 소중한 인재들이 지만, 스스로 탈진할 위험 역시 가장 높다. 자신을 제대로 돌 보지 않으면서 남을 돕기만 하면 혼자서 그 많은 부담을 감당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끝내는 탈진한다. 게다가 정작 자 신의 업무를 제때 처리하지 못하고 퇴근 후에도 더 많은 스트 레스와 갈등에 시달리게 된다.

애덤의 책은 베푸는 사람들이 조직에서 성공적인 입지에 오른다는 점을 확실히 보여주기는 했지만, 그 과정이나 방법 에 대해서는 심층적으로 다루지 못했다. 따라서 우리는 베푸 는 사람들이 자신의 에너지를 잘 유지하고 도움의 효과를 지속시키는 방법을 지난 4년 동안 연구한 결과를 지면에서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선의에서 출발해 남을 도우려고 하지만 너무 이타적이어서 역효과를 낳는 경우를 살펴보자.

 

 

선의가 엉뚱한 결과를 낳을 때

‘베푸는 사람들유형에 속하는 리더는서번트(봉사형) 리 더로 불리기도 한다. 이들은 나보다 다른 사람이 필요로 하 는 것을 우선시하며, 이러한 성향은 회사를 성공으로 이끈 다. 여러 IT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한 연구에서는 CFO들이 ‘우리 회사의 CEO는 자신보다 조직의 성공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고 생각한다고 응답한 기업이 다른 기업들에 비해, 그리고 그 기업의 과거 실적에 비해 이어지는 분기에 훨씬 높 은 자산수익률을 기록했다.

 

 

사람들은 최고위직의 리더가 자기 자신보다 조직을 더 우 선시하기를 바란다. 그렇다면 다른 사람들도 이타적으로 행 동하는 편이 좋을까?

그 답을 찾기 위해 우리는 다양한 직종에 종사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수행해 왔다. 최근 데이터 가운데 우리가 특 히 관심 있게 본 자료는 미국 전역의 유아원부터 고등학교에 이르는 다양한 학년의 2년차 교사 4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이다. 학년 초 우리는 교사들이 학생을 돕기 위해 취하는 접근방식에 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흥미롭게도 이들 의 응답을 통해 학생들의 학년말 성취도평가 성적을 예측해 볼 수 있었다.

 

설문 항목 중 하나를 잠깐 소개한다.

 

선생님이 기하학 담당 교사라고 가정하겠습니다. 선생님 은 주 1회 방과후에 알렉스라는 학생에게 기하학 보충지 도를 해주기로 자원했습니다. 그런데 알렉스가 자기 친구 후안과 함께 지도를 받을 수 없는지 묻습니다. 그런데 후 안은 선생님의 담당 학생이 아닙니다. 이 경우 어떻게 하 시겠습니까?

 

a. 후안의 개별 진도를 더 잘 파악할 수 있도록 후안을 위한 방과후 지도시간을 따로 정한다.

b. 알렉스를 위한 기하학 보충수업을 후안이 들을 수 있도 록 청강을 제안한다.

c. 후안을 돕고 싶은 생각은 기특하나, 일단 본인의 학습진 도를 맞추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알렉스에게 말한다.

d. 후안은 본인의 담당 교사에게 직접 도움을 청해야 한다 고 알렉스에게 말한다.

 

교직은 본질적으로 타인을 돕는 직업이기에 교사들 가운 데 의욕이 넘치는베푸는 사람들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으 로 예상했다. 그리고 우리는 이들의 희생정신이 어느 정도인 지 알아보고자 학생, 동료교사, 또는 행정직원의 부탁을 받 는 경우 등으로 나누어 11개의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그랬더 니 (a)와 유사한 답변을 자주 선택한 교사일수록 정작 자신이 담당한 학생들의 성적은 낮게 나타났다.

(a)와 같이 제한을 두지 않고 도움을 주는 방식을 우리는 이타적인 대응이라고 부른다. 자기보호적인 다른 교사들과 비교했을 때 이타적인 교사의 학생들은 학년말 표준 학력고사에서 훨씬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이런 경향은 전년도에 성적 이 좋지 않았던 학생을 맡은 교사들에게서 특히 두드러졌다. 이타적인 교육자는 모든 부탁을 들어주려고 하다가 스스로 지치고 말았다. 이들은 밤낮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어려움에 처한 학생, 교안을 짜야 하는 동료교사, 행정업무에 바쁜 교 장을 기꺼이 도왔다. 모두 선의로 행한 일이었지만 결과적으로 그들이 정작 도우려고 했던 학생들에게 뜻밖의 피해를 주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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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딜레마는 교사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본고의 두 필 자와 롭 크로스가 2016 HBR에 공동 기고한 글[1]에서도 밝혔듯이 협업으로 인한 과부하는 전 세계 일터에서 만연한 현상이며, 가장 큰 피해자는 바로 이타적 성향의베푸는 사람 들이다. 항상 남을 도우려는 의욕을 보이고 실제로 그럴 역 량이 있는 직원들은 그런 성향으로 말미암아 더 많은 부탁을 떠안고, 종종 회의와 이메일의 홍수 속에 허우적대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그 결과 극도의 피로로 인해 탈진하거나 소 진할 위험에 처하고, 이들의 도움을 원했던 동료들은 실망감을 느끼게 되며, 업무를 충분히 분담할 능력이 있는 직원들은 팔짱을 끼고 방관하거나 무관심으로 대응한다.

 

[1]협업이 초래하는 과중한 짐’, 하버드비즈니스리뷰 코리아 2016 1~2월호

 

 

한편 우리 연구를 통해 확인한 바로는 여러 분야에서 조직 에 가장 지속적으로 보탬이 되는 이들, 즉 가장 직접적인 지 원을 제공하고, 가장 앞장서고, 최선의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사용할 시간도 함께 확보하는 이들이었다.

 

 

사람들은 종종 친절함과 이타심을 혼동하는 실수를 저지른다. 우리는 작가 캐럴라인 맥그로의 말처럼때를 가리지 않고 도움을 줄 수 있어야만 친절한 사람이 된다고 믿도록길들여져 왔다. 사람을 가리지 않고 아무 때나 모든 부탁을 들어준다고 효과적인베푸는 사람이 되지는 않는다. 누군 가를 도울 때는 도와주는 사람이 치르는 비용보다 도움을 받는 사람이 얻는 이득이 반드시 더 커야 한다. 앞서 소개한 설 문 샘플의 문항 (b)처럼 남을 돕되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전부 소모하지는 않으려는 행위는 친절하지만 이타적이지 는 않다. 이런 방법을 택한 교사들은 무리할 정도로 시간과 노력을 동원해 다른 이들을 도와준 교사들처럼 성과가 하락 하지 않았다.

 

 

‘지혜롭게 베푸는 사람들은 어느 한 가지 부탁을 거절할 때마다 정말 중요한 다른 부탁을 들어줄 수 있는 여유를 얻는 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어쨌든 본인이 과부하에 걸려 탈진한 상황에서 남을 돕기란 쉽지 않으니 말이다. 코미디언 조지 칼린은 이런 말을 했다. “비행기에서 승객 안전교육을 하면 아 이가 산소마스크 쓰는 걸 도와주기 전에 본인 것부터 제대로 쓰라고 하죠? 그건 너무 당연한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자녀 에게 독립심을 길러주기에 그만큼 좋은 기회가 또 어디 있겠 어요?”

 

 

우리는 생산적으로 베풀기 위해서는 세 가지에 유의해야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바로 도와줄 방법, 시점, 그리고 대 상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다.

 

 

어떻게 도울 것인가: 산더미에 깔린 만능 재주꾼

갑작스러운 부탁은 사람들의 기력과 시간을 빼앗는 주범 가운데 하나다. 우리가 포천 500 IT기업의 관리자, 엔지니어, 영업사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0% 이상은반응 대기상태로 보내는 시간을 대폭 줄이고 싶어하는 것으로 나타났 다. 다른 연구들을 보면 조직에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일의 75~90%가량이 반응적인 업무, 즉 남의 부탁을 들어주는 일 이라고 한다. 바로 이런 업무 때문에 극도의 피로로 인한 탈 진이 발생한다.

최근 한 연구에서 3주 동안 주중 하루도 빠짐없이 관리직 과 전문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다. 이들은 동료직원의 도움 요청이 많은 날일수록 기력을 빨리 소진했고, 고된 업무에 집중해 끈기 있게 해내는 데 어려움을 느꼈다. 그 여파는 다음날 오전까지 지속되었으며 필요 이상으로 동료를 돕는베푸는 사람들이 이런 영향을 특히 많이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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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활동이 활발한 화산 중 하나인 에트나 화산에서 용암이 분출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주기적으로 격렬한 분화가 일어나 고온의 용암과 화산재가 고공으로 치솟으며 수마일 이내 지역의 기후에 영향을 끼친다.

 

사실 부탁을 받아 도와줄 때는 에너지가 소진되지만, 도울 만한 일을 먼저 찾아서 도우면 오히려 에너지를 얻기도 한다. 우리는 애덤 리프킨의 사례에서 이런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포천 매거진은 각계각층의 유력인사와 놀라울 정도로 넓은 인맥을 구축하고 있는 그를최고의 인맥 부자로 선정하 기도 했다. 리프킨은 수많은 기술 스타트업을 창업한 프로그래머로, 30대에 은퇴해도 좋을 만큼의 부를 축적한 입지전적 인 인물이다. 그의 친절함과 창업가로서의 성공이 입소문을 타자, “리프킨 선생님, 개인적으로 선생님을 알지는 못합니다만 274쪽 정도의 제 사업계획서를 읽어보시고 커피 한잔 하시면서 얘기를 한번···” 식으로 조언을 구하는 이들의 요청 이 쇄도했다고 한다.

 

 

리프킨은 이들을 모두 만날 수 있는 시간도 없었고, 사업 계획에 대해 조언하는 일은 더더욱 달갑지 않았다. 그래서 자 기만의 방식으로 남을 돕기로 마음먹었다. 리프킨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과 그에게 가장 도움이 될 만한 사람을 서로 연결시켜 주는 수완에 능했기 때문에, 서로 이어주면 좋을 만 한 사람들을 매일 세 쌍씩 엮어주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 후 10년 동안 이 목표를 실행했고 1만 번 이상 사람들을 서로 소개시켰다. 그 덕분에 수백 명이 새 직장을 찾았고 수십 명 이 창업에 성공했다. 그가두 분이 같이 일하면 잘 맞겠는데 요?”라며 소개한 두 사람이 서로 사랑에 빠져 결혼하는 바람 에 뜻하지 않게 중매를 해준 적도 있었다.

 

 

리프킨이 사람들을 이어주기 시작하자 쇄도했던 사업계획서 검토요청은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전까지는 인심 좋은 사람, 누구의 요청이건 거절하지 않는 사람으로 유명했다. 받은 편지함에 가득한 요청 메일에 일일이 답장하며 하루를 보냈었다. 하지만 이제 그는 최고의 인맥 부자로 널리 알려지게 됐다. 사람들은 더 이상 자잘한 부탁을 하지 않는다. 포천 매거진이 선정한 최고의 인맥 부자에게 왜 굳이 사업계획에 대한 조언을 구하겠는가?

 

 

누구나 보다 사려 깊게 남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미국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우리 는베푸는 사람의 6가지 유형을 파악할 수 있었다.

 

전문가는 지식을 공유한다.

코치는 기술을 가르친다.

멘토는 조언과 지도를 제공한다.

인맥왕은 사람들을 서로 연결시켜 준다.

노력왕은 일찍 출근해 늦게 퇴근하고 초과근무를 자청 한다.

조력자는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도우며 정서적으로도 도움을 준다.

 

이 모든 역할을 다 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목록을 훑어보고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역할이 무엇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남을 돕는 자신만의 방법, 즉 가장 자신 있고 좋아하는 방법을 두세 가지만 찾아보자.

자신의 흥미와 역량에 맞게 남을 도우면 스트레스가 줄어 들고 더 가치 있는 도움을 줄 수 있다. 도와야 한다는 압박에 떠밀리기보다는 자발적으로 누군가를 돕게 된다. 이렇게 하 면 본인의 동기 부여, 창의성, 행복에도 도움이 된다. 만능 일 꾼이 아니라 몇 가지를 특별히 잘 하는 달인으로 여겨지게 된 다. 이렇게 되면 자신의 도움이 가장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영 역에 집중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그리고 자신의 도움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확인하게 되고 다시 힘을 얻게 된다. 성공 적으로 도움을 준 경험이 점점 쌓이면 전문 분야가 아닌 부탁 은 편한 마음으로 거절할 수 있다. 그리고 언제 도움의 손길 을 내밀어야 좋은지를 스스로 정할 수 있게 된다.

 

 

언제 도울 것인가: 관건은 시간관리

라이언 댈리는 미 육군 소위로 복무하던 당시 이라크에 15개 월 동안 파병된 적이 있다. 반군의 매복 공격으로 4명의 대원 이 전사했지만 그는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전역 이후 경영 대학원에 진학한 그는 이직과 전직을 돕는 일에 헌신하기로 마음먹었다. 얼마 후 댈리는 퇴역군인들이 걸어오는 전화를 매달 40건씩 처리하게 됐다. 댈리를 통해 도움을 얻을 수 있 다는 말이 퍼지면서 조언 요청이 급증했다. 그가 구글 광고부 서에 취업했을 즈음에는 월평균 요청 건수가 거의 100여 건 에 달했다.

댈리는 자주 묻는 질문을 정리해 모든 이들에게 일괄적으로 전송하는 방안도 고려했지만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결론 을 내렸다. 그는모든 사람들에게 제때 회신을 하는 것도 아 주 중요하고, 사람들의 각자 사정에 맞는 도움도 주고 싶다고 말한다. 댈리는 이 두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할 수 있는 방 법을 찾지 못했다.

우리는 댈리에게 그룹 영상채팅 서비스인 구글 행아웃을 이용해 주 1회 사람들과 대화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댈리는 도움을 요청한 사람들에게 행아웃에 등록할 수 있는 링크를 보내준다. 이렇게 하면 직접 소통하면서도 중복되는 질문들 에 한꺼번에 답해줄 수 있다. 댈리는 이런 방법으로 더 많은 사람들을 돕는 동시에 에너지를 아낄 수 있게 됐다.

댈리가 깨달은 것처럼 자기 시간을 관리하지 못하면 남을 돕는 일도 고역이 된다. 우리가 살펴본 IT기업 직원들의 경우 에서도 보았듯이, 사소한 요청이 쇄도해서 생산적이거나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일에 쓸 시간을 소비하는 경우가 있다. 먼 저 언급했던 교사들처럼 수많은 도움 요청에 일일이 응하다 보니 야근과 주말근무를 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고, 휴식을 취할 시간이나 삶의 질을 높이고 자기계발에 투자할 시간을 뺏 기고 만다. 어떤 경우든 지속적으로 베풀기 위해서는 자신의 일정을 희생시키지 않는 일이 중요하다.

 

 

그렇다고 해서 돕는 데 할애하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는 말 은 아니다. 페이스 조절과 현명한 시간 배분이 중요하다는 의 미다. 우리의 연구 프로젝트 중 특히 흥미로웠던 한 실험에서 는 심리학자들이 무엇이건 좋으니 6주 동안 한 주에 다섯 가 지 선행을 베풀어 보라고 참가자들에게 주문한 다음, 이들을 ‘정기적으로 선행하는 그룹몰아서 선행하는 그룹으로 나눴다. 정기적으로 하는 그룹은 하루 하나씩 5일을, 몰아서 하는 그룹은 주중 하루를 골라 선행 5가지를 모두 수행하도록 부탁했다.

 

 

참가자 중 절반은 행복한 감정과 에너지가 상승하는 기분을 느꼈고, 이런 기분은 실험이 진행되는 내내 지속됐다. 나 머지 절반은 선행이 기분전환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기 업 임원들에게 둘 중 어느 그룹이 활력을 얻었을지 맞혀보라 고 하자 80% 이상은 정기적으로 선행한 그룹을 골랐다. 매일 베푸는 소소한 선행이 분명 기분을 좋게 해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추측은 빗나갔다. 행복감이 높아졌다고 답한 그룹은 선행을 몰아서 한 쪽이었다.

하루 한 가지 선행을 베풀 때 기분이 나아지지 않는 이유 는 양동이에 물 한 방울을 떨어뜨리는 것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령 목요일마다 다섯 명의 사람을 돕는다면 자신이 매주 무언가를 변화시켰음을 더 선명하게 실감할 수 있다. 게 다가 나머지 시간에 융통성 있게 자기 일을 진행하기도 훨씬 수월하다.

 

 

물론 이런 식으로 매주 계획을 세우거나 친절을 베푸는 일을 하나하나 계획하는 방법이 실용적이지는 않다. 하지만 누 구나 남을 돕는 타이밍을 조정해 자신의 에너지를 보다 잘 관리할 수는 있다. 영업사원들을 대상으로 한 어느 연구에서 시간관리에 서툰 사람이 남을 도우면 실적이 하락하고, 시간관 리에 능한 사람은 실적이 향상되는 결과가 나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 가지 효과적인 전략은 중복되는 요청들을 묶어 처리하는 방법이다. 댈리가 구글 행아웃을 활용했듯이 말이다. 이 방법으로 댈리는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더 많은 전역장병 들을 도울 수 있었다. 이들 중 대다수가 민간인 신분으로 돌아와 이직한다는 상황에 소외감을 느꼈지만, 구글 행아웃 상담을 통해 다시 소속감을 얻었다.

유용한 문답 내용과 자료를 모은 공간을 만드는 방법도 좋다. 비슷한 내용의 이메일을 매번 다른 버전으로 처음부터 다시 쓰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특별히 자주 들어오는 내용의 질문들이 있게 마련이다. 사실 질문자에게자주 묻는 질 문과 답변을 보내면 너무 정감 없어 보일 수는 있다. 그렇다 고 모든 답변을 개인 사정에 맞춰 써서 보낼 필요는 없다. 어 떤 문제에 대해 명확히 설명하거나 특정 주제에 대한 유용한 자료 목록을 취합하느라 시간을 들였는데 그 결과물이 단 한 사람에게만 요긴하게 쓰인다면 아깝지 않을까? 연관성이 가 장 높은 부분을 복사해 붙여 넣으면 처음 그 내용을 작성하는 데 들인 노력에 대한 성과도 거두고 시간도 절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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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에서 일어난 화산 폭발 후 발생한 검은 재구름에 가려 개화하려는 꽃들이 햇빛을 받지 못하고 있다.

 

도움을 주는 과정을 효율화하는 다른 방법들도 많다. 교수들은 대부분 학생면담 가능시간과 개인연구 시간을 별도로 잡는다. 이런 방식을 직속상사나 부하직원에게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겠지만 근무시간 중 갑자기 잡힌 회의 일정에 이리저리 치이는 일을 방지할 수는 있다. 우리 두 사람은 모두 온라인 일정관리 소프트웨어로 주요업무 범위에서 벗어난 회의 요청과 전화 연락을 관리한다. 이렇게 하면 아무 때나 연락해도 좋은 것처럼 오해를 받지 않고 특정시간대만 연락 이 가능하다고 공지할 수 있다. 그리고 이메일로 서로 일정을 맞추느라 낭비하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데, 도움을 요청하는 쪽에도 편리한 방법이다.

 

 

물론 도움을 주는 과정과 절차를 아무리 효율적으로 관리 해도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요청을 받는 상황에서는 크 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이 많은 사람들 중에 누구를 위해 시간을 써야 하고, 누구에게 더 도움이 필요한지를 어떻게 정 할 수 있을까?

 

 

누구를 도울 것인가: 불가피한 선택

캘리 슈와이처는 디지털미디어 분야에서 빠르게 두각을 나 타낸 전문가다. 대학 졸업 후 몇 년 만에 복스미디어의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 부서를 총괄했고, 얼마 후에는 타임의 오디언스 전략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중책을 맡았다. 그러자 진로에 관한 조언을 얻거나 리포트 과제에서 그녀를 다루고 싶어하는 학생들, 커뮤니케이션 분야 관련 인터뷰를 하려는 기 자들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슈와이처에게 도움을 청하기 시 작했다. 급기야는 새 직장에 출근하기 시작한 첫 주에 한 학 생이 리포트 마감을 앞두고 급히 만나 달라는 연락을 해왔다. 그녀는 갑작스러운 부탁에 응하기 곤란한 상황임을 설명 하고, 구체적인 질문을 이메일로 보내주면 기꺼이 답해 주겠다고 했다. 학생은 여섯 가지 심층 질문을 보내면서 자세하고 광범위하게 답변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막상 읽어보니 저널리즘의 미래에 대한 리포트 본문을 거의 대필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안타깝게도 베푸는 사람은 챙겨가는 사람에게 약하다. 베 푸는 사람은 남을 너무 쉽게 믿고 남의 장점부터 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런 경향 덕분에 거짓말을 더 잘 감지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베푸는 사람은 남을 잘 믿기 때문에 거짓 말을 더 자주 당한다. 베푸는 사람은 인간 행동의 모든 면면을 보게 되고, 주의 깊게 사람들을 관찰하면서 이기심을 보여 주는 단서를 찾는 방법을 익힐 수 있다. 이기심은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는 것을 당연시하는 태도다. 성공은 내 덕이고 실패 는 남의 탓이다. 도움을 받기 전에는 아첨하고, 그 후는 모른 체한다. 면전에서는 친절하지만 돌아서면 뒤통수를 치거나 도움이 필요할 때만 친절하게 군다. 약속은 거창하지만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 데이비드 에이크먼이 세계경제포럼에 서 한 말처럼 세상에는받으면서 말 많은 사람베풀면서 행동하는 사람이 존재한다.

 

 

누군가와 오랜 시간 함께 하다 보면 이런 패턴은 자연스럽게 드러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우리가 이미 언급했듯이 베푸는 사람들은 패턴까지 연구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어떤 사람 이 나의 친절함을 이용하려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 몇 주, 몇 달씩 걸린다면 이미 이용당한 후이거나 진정 내 도움이 필요 했던 이들이 피해를 입은 후에야 그 사실을 알아차리게 된다.

 

 

선행을 베풀다 지치지 않으려면 부탁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진정성 있는 부탁을 가려내는 연습이 필요하다. 가장 성 공적인베푸는 사람들은 응급실의 초진 간호사처럼 행동한 다. 초진 간호사는 환자가 응급실로 뛰어들었다고 곧장 치료 계획부터 세우지 않는다. 그 대신 이 환자가 얼마나 심각하고 시급한 도움이 필요한지 파악하기 위해 정보를 모으고, 가장 도움이 될 만한 사람을 알아내고, 그 사이 환자에게 조금이라 도 도움이 될 만한 처치법이 있는지 찾아본다. 이 모든 과정을 마친 후에야 어떻게 도울지, 아니면 도움이 필요한지를 결 정한다. 캐럴라인 맥그로가 말했듯이 모든 사람의 말과 행동에 꼭 반응해야 할 의무는 없다.

 

 

상대가 챙겨가는 사람임을 알 수 있는 조기신호에는 또 무엇이 있을까? 도움을 요청하는 방식을 한번 보자. 베푸는 사람은 자기 요청이 상대방의 시간에 부담이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고, 부탁을 받은 쪽이 최대한 부담 없이 답을 주도록 주의한다. 5분만 시간을 달라고 부탁하고 여유가 날 때 해 주면 된다고 말한다. 반면 챙겨가는 사람은 느닷없이 연락해 ‘오늘 바로 답변을 달라고 요청하고, 바로 답이 없으면 다시 재촉하고, 무리하게 부탁하는 입장인데도 자기가 원하는 대로 해야 한다고 고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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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운 파호이호이 용암 줄기들이 서로 뒤엉키며 흘러내리고 냉각되면서 새로운 땅을 만들어내고 있다.

 

 

상대가 챙겨가는 사람임을 알아보는 또 다른 단서는 작은 부탁 다음에 더 큰 것을 바란다는 점이다. 베푸는 사람들은 받은 도움에 감사하며 자신도 선행을 베풀려고 한다. 추가적 인 도움이 필요하다면 조심스럽게 부탁해보고 상대가 거절 해도 충분히 이해한다. 그런데 챙겨가는 사람은 한번 도움을 받으면 계속 같은 도움을 기대한다. 이럴 때 협업 과부하가 발생한다. 일회성으로 끝날 줄 알았던 정보 공유 요청이 아예 업무를 계속 도와주는 수준에 이르는 상황처럼 말이다.

 

 

과거에 이기적으로 굴었던 이들에게 과도한 친절을 베풀 면 오히려 이기적인 행동을 부추길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 하다. 이런 경우에는주고받는 사람의 방식으로 대해야 하며, 받은 만큼 돌려 달라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선행을 베풀라 고 요구해야 한다. 잠깐 볼 사이가 아니라면 껄끄러운 대화를 해야 할지도 모른다. 직장생활 초기에 슈와이처는 어떤 부탁 이든 수락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압박을 느꼈다. 그때 그 학생이 6가지 질문을 보내왔을 때 슈와이처는 선을 그어야 할 필요성을 비로소 깨달았고, 딱 한 가지 질문에만 답을 줬다. 이후 문제의 그 학생은 더 이상 연락이 없었다.

 

 

성별 격차에 주의하라

우리는 남을 돕다 지치는 현상에도 남녀 차이가 있느냐는 질 문을 종종 받는다. 실제로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예상대로 남 성은 챙겨가는 사람들이 되는 경향이 강했고, 여성은 이타적 인 베푸는 사람들이 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 세계 일터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사람들은 여성이 으레 남성보다 더 잘 도와줄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여 성들은 베푼 만큼 공로를 인정받지는 못한다.

일터에서 발생하는 성별 격차를 연구한 시몬스경영대학 원의 조이스 플레처는 실제 사례를 통해 이를 관찰했다. IT기업의 주요 제품 출시계획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하자

몇몇 여성 설계엔지니어들이 프로젝트를 구해낸 적이 있었다. 이들은 동료들이 잘 모르는 전문용어를 쉽게 설명해주 고, 경험이 부족한 직원들에게 컴퓨터에 문제가 생겼을 때 대 처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다른 동료들이 도와주지 않으려던 일에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섰다. 팀원 간 불화를 해소하고 불만사항을 들어주며 조언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여성 엔지니어들이 팀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 점을 생각 하면 적절한 포상을 했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아무도 이들의 공로를 알아주지 않았다. 한 여성 엔지니 어가 불량품을 남성 품질관리 담당자에게 보여주자 그는 어 깨를 으쓱하며 무심한 반응을 보였다. 여성 엔지니어는 토요 일에 출근해 직접 제품을 수리했다. 이를 본 플레처는 이렇게 적었다. “품질관리자는 여성 엔지니어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 어떤 긍정의 말이나 행동도 없었다.” 남성은 자신이 여성의 도움을 받았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지하고도 일부러 무시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자기 능력이 의심받는 듯한 기분을 느끼기 때문이다. 4년 동안 이 팀을 추적하고 인터뷰하면서 플레처는 이런 상황을 반복적으로 목격했다. 선행을 베푸는 여성 엔지니어들은 흡사 투명인간 취급을 받고 있었다.

여성들은 숨은 조언자처럼 가장 중요하지만 잘 드러나지 않는 도움을 주는 역할을 맡는다. 회의일정 관리, 기록 등의 업무는 여성의 몫으로 떠넘겨진다. 그렇다고 이런 일에 시간을 할애한 만큼 그들 본연의 업무나 전문성 개발을 위해 쓸 시간이 더 주어지거나 성과가 드러나는 업무에 자원할 기회를 더 얻는 것도 아니다.

 

 

사람들이 선행을 베풀다 쓰러지지 않도록 하려면 구조적 불평등을 바꿔야 한다. 여성들은 남을 먼저 생각하는 대신 도 움의 한계를 정해야 하고, 여성 동료가 있는 남성은 남을 돕 고 조언을 해주는 일에 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조 직은 성별이 아니라 개인의 기여도에 따라 일을 맡기고 업무를 평가해야 한다. 그리고 남성의 선행에는 칭찬을 쏟으면서 힘들고 귀찮은 일은당연한 선행이라며 여성에게 떠미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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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푼다는 행위가 우리의 삶과 일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 은 맞지만, 반드시 활력소의 역할을 하지는 않는다. 남을 돕는 행위는 우리를 조금 더 행복하게 해줄 뿐이다. 게다가 실제로 몇몇 연구에 의하면 챙겨가는 사람이 베푸는 사람보다 삶에서 더 큰 행복을 느낀다. 이타심을 발휘하다 기력을 소진 하는 사람은 앞으로 도움을 줄 힘도, 그로 인한 행복감도 잃어버리게 된다.

 

 

친절함은 타인을 위해 마음을 쓰고 배려하는 것이지, 자기 자신을 돌보기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를 지치지 않게 보호하면 덜 이타적인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도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게 된다.

 

 

THE AUTHO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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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그랜트와 렙 리벨

 

 

 

남을 돕다 쓰러지기로 작정하지 않고서야베푸는 사람이 되면 좋은 이유에 대한 책을 쓸 수 있었을까. 와튼스쿨의 애덤 그랜트 교수가 저서 <기브 앤 테이크>를 출간한 2013년 봄, 그에게는 이메일이 쇄도했다. 인생에서, 그리고 일터에서 삶의 성공을 맛보지 못한 수많은베푸는 사람들이 그에게 무엇을 어떻게 더 해야 하는지 문의해 왔다. 리더들은 부하직원들을 어떻게 도와야 직원의 업무 참여도를 높이고 성과를 높일 수 있는지를 질문했다. 아니나 다를까챙겨가는 사람들도 메일을 보내왔다. 그가 박식하고 정 많은 사람이라는 소문을 듣고나를 도와줄 적임자를

찾았어!’라고 생각했던 이들이다.

 

그랜트 교수는 책을 읽고 연락해온 독자들 어느 누구도 못 본 척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수천 통의 이메일에 모두 회신하려면 컴퓨터만 붙잡고 있어야 했다. 그래서 그와 그의 동료 렙 리벨은 일정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리벨은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응용긍정심리학을 공부하던 2010년 그랜트를 처음 만났다. 두 사람은 행동과학을 통해 일터를 개선하는 방법에 공통적으로 관심이 있어 친해졌지만 본격적으로 공동 연구에 대해 논의하기 시작한 것은 <기브 앤 테이크>가 출간된 후다. 그랜트와 리벨은 더 많은 사람들이 생산적으로 타인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었는데, 뜻밖에도 두 사람은 그랜트의 책을 보고 연락해온 사람들과 기업들을 통해 어떤 방식이 효과적인지 아닌지를 시험해 볼 수 있는 생생한 연구 샘플을 얻게 되었다.

 

가장 까다로운 요청을 해온 사람들은 베풀기만 하다가 탈진해서 불만이 가득한 이들이었다. 어떤 이들은 조직과 공동체를 개선시킬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듯했지만 그 비전을 현실화시키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후 그랜트는 두 번째 저서 <오리지널스>에서 이 주제를 다뤘다. 또 어떤 이들은 남을 돕는 일을 핵심 가치로 삼은 조직에 속해 있지만 정작 직원들은 잦은 회의와 다량의 이메일을 처리하느라 늘 정신이 없었다. 이 문제는 리벨과 그랜트가 작년에 롭 크로스와 HBR에 공동 기고한 협업 과부하 관련 글에도 반영되어 있다. 또 다른 어떤 이들은 자신이 지쳐 있음을 잘 알고 있었지만 변화를 창출하려면 어쩔 수 없이 치러야 할 대가라며 자신을 다독이고 있었다. 그랜트와 리벨은 이런 결론에 만족하지 못했고, 베푸는 사람들이 치르는 대가를 줄이는 동시에 남을 도움으로써 얻는 이익을 확대하는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번 패키지 기사는 그랜트와 리벨이 지난 4년 동안 수행한 연구를 통해 얻은 지혜를 모은 것이다. 두 사람은 와튼 피플 애널리틱스의 새 프로젝트에 참여해 연구를 뒷받침할 데이터를 계속 모으고 있으며, 관련 집필 활동도 쉬지 않고 있다. 그랜트가 셰릴 샌드버그와 함께 쓴 <OpTIOn B>(국내 미출간)는 회복탄력성에 관한 책으로, 4월 출간됐다. 두 연구자는 조직에 가장 보탬이 되는 이들을 소중히 여기는 일터가 늘어나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생산적으로 선행을 베푸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1. 들어오는 요청의 우선순위를 세운다. 가장 중요한 부탁은 수락하고, 필요하다면 거절한다.

2. 나의 관심사와 강점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 남을 돕는다. 그러면 나의 에너지를 보존하는 동시에 더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3. 도움을 줄 때 지는 부담을 고르게 분배한다. 도움을 제공할 시간이나 기술이 없을 때는 그럴 수 있는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고, 도와줄 사람과 방법을 고를 때는 젠더 편견을 강화하지 않도록 유의한다.

4. 일단 나부터 산소마스크를 쓴다. 내게 필요한 것을 챙긴 후에야 남을 더 효과적으로 도울 수 있다.

5. 누군가를 도왔던 방법을 더 많은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그 효과를 증폭시킨다.

6. 매일 조금씩 남을 돕기보다는 특정 요일이나 시간을 정해 한꺼번에 돕는 쪽이 더 효과적이고 집약적이다.

7. 챙기기만 하는 사람을 알아보는 방법을 익힌다. 이들을 도우면 나의 에너지도 소진되고 성과도 악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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