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3-4월(합본호)

기업은 사회적 가치를 위해 존재한다
아디 이그내이셔스(Adi Ignatius)

“기업은 사회적 가치를 위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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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스 프레이저KENNETH FRAZIER, 머크MERCK최고경영자와의 대화

BY 아디 이그네이셔스

 

케네스 프레이저는 전형적인 CEO와는 거리가 멀다. 필라델피아의 거친 도심 빈민가에서 자랐고 조인이 되기 위한 교육을 받았다. 그리고포천 500대 기업’ 중 아주 적은 수의 흑인 CEO 중 한 명이다.

 

프레이저가 불리함을 극복한 건 분명하다. 그는 머크의 고문변호사로서, 리콜된 진통제 바이옥스Vioxx에 대한 제소에서 변론을 주도했다. 2011 CEO가 된 이후 머크를 안정화시킨 것에 대해 찬사를 받아왔다.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는 산업에서 이는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는 회사의 R&D를 강화했고 항암제 키트루다Keytruda와 같은 유망한 신약의 출시를 감독했다.

 

이런 프레이저가 미국에서 전국적인 명성을 얻게 된 건 2017 8월이었다. 버지니아 주 샬러츠빌에서 백인우월주의자들의 행진이 폭력시위 및 반대시위자에 대한 살인으로까지 번진 이후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인우월주의자들을 두둔하는 듯한 말을 했을 때 프레이저는 가만히 있지 못했다. 그는불관용과 극단주의에 맞서야 할 책임을 느낀다는 성명을 발표하고 대통령의 미국제조업위원회American Manufacturing Council에서 사임했다. 프레이저의 행동에 감명을 받은 다른 멤버들도 그만두자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기업자문위원회들을 해체하기에 이르렀다.

 

63세인 프레이저는 맨해튼에서 차로 45분 거리에 있는 뉴저지 주 케닐워스의 머크 본사에서 HBR과 인터뷰를 갖고 제약산업의 미래와 지속되는 직장 내 인종 관계 문제, 트럼프에 맞섰던 그때의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편집된 내용이다.

 

HBR: 포천 500대 기업을 7년 동안 이끌어왔지만 아마도 트럼프 대통령의 기업자문위원회를 그만두기로 결정했을 때 인생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았을 것 같습니다. 만약 다시 해야 한다면 다르게 하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까?

 

프레이저:샬러츠빌에서 일어난 일을 보고, 언급된 말을 들었을 때 아무 행동도 하지 않으면 일어난 일과 언급된 말에 동조하는 것이라는 강한 확신이 들었습니다. 제 개인의 가치뿐 아니라 회사의 가치를 피력하고 싶어서 이사회에 동의를 구했어요. 이와 같은 파급효과를 기대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아무것도 다르게 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대통령이 비판적인 트윗으로 응수를 했어요. 그것이 당신이나 머크의 사업에 영향을 끼치지는 않았습니까?

 

머크에는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회사는 핵심 사안에 관해 워싱턴과 계속해서 의견을 나눕니다. 솔직히 말하면 제가 일상적인 일을 하는 데는 아무런 영향이 없었어요. 대통령은 해당 사안에 대한 견해를 가지고 있어요. 저도 확고한 생각과 신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일을 겪고 나니 사회적 또는 정치적인 거대 담론에 끼어들고 싶은 유혹을 받는 CEO들에게 어떤 조언을 하겠습니까?

 

저나 다른 어떤 CEO, 모든 정치적 논란에 끼어드는 것은 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건 우리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전 이걸 정치적 이슈로 보지 않습니다. 이는 국가로서 우리의 근본적 가치관의 문제입니다. 우리는 이성적이고 관대하며, 바라건대 깨어있는 자유인들의 모임이 되기를 갈망합니다. 우리는 모두 다르게 생겼고 모두 다른 나라에서 왔습니다. 우리가 공유하는 건 미국을 특별하게 만드는 이상입니다.

 

사회 속에서 기업의 역할에 대해 더 폭넓게 생각해 보면, 밀턴 프리드먼Milton Friedman은 기업의 유일한 목적은 주주 이익 창출이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이 말이 맞습니까?

 

기업 경영자들의 근본적 책무는 주주를 위한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지만, 저는 기업이 사회에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서도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머크가 126년 동안 존재해 오는 동안 개별 주주들은 수없이 바뀌어 왔습니다. 하지만 이 세상에서 우리의 두드러진 목적은 인류에게 커다란 변화를 가져다 주는 의학적으로 중요한 백신과 의약품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창출하는 수익과 주주 가치는 환자와 사회를 위해 창출하는 가치를 나타내는 불완전한 지표일 따름입니다.

 

단기적 압력과 장기적 필요를 어떻게 조화시킵니까?

 

투자자 일부를 포함해 특정 집단은 종종 단기적 성과에 집중하도록 우리를 압박합니다. 하지만 정말로 단기적 이익을 극대화하거나 장기적으로 훌륭한 회사를 만드는 것 중에서 고르는 것이라면 그건 매우 쉽죠. 저는 주주를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를 위한 장기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회사가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기능하게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단기적 결과 측정은 더 쉽습니다. 특히 주가로 성과를 정의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그러면 장기적으로 올바른 일을 하고 있는지는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이 업계에서는 제품 개발 주기가 매우 깁니다.

 

신약을 내놓는 데 평균 12~15년이 걸리죠. 그리고 우리의 수익 모델은 20년의 수명을 가진 특허에 기반합니다. 그 뒤에는 독점권을 잃습니다. 단기적 가치를 창출하는 제품을 새로운 제품으로 대체하지 않으면 망할 수밖에 없죠. 그러니까 우리가 단기적으로만 이치에 맞는 결정을 내리지 않도록 책임을 지는 것이 저의 소임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미래 가치를 빌려서 현재로 가져오는 것에 불과한 일을 하고 있는 겁니다. 이는 잘못된 것이죠.

 

최근 항암제 키트루다의 임상시험에서 긍정적 결과를 얻었습니다. 이는 머크에 어떤 의미인가요?

 

이는 단기 대 장기에 관한 문제와 관련이 있습니다. 지난해 성과를 발표할 때 우리는 암 환자들의 전반적 생존율을 조사하기 위해 연구를 연장하기로 결정했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시장의 반응은 부정적이었죠. 주가가 크게 떨어졌습니다. 일각에서 경쟁자들이 따라 잡을 수 있는 여지를 줬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약의 정말 중요한 점을 보여주기 위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느꼈다면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장기적 관점을 택한 셈이죠. 그리고 최신 결과가 나온 지금, 시장은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배울 수 있는 교훈이 뭘까요? 목표에서 눈을 떼지 말라는 겁니다. 월스트리트가 단기적으로 요구하는 대로 하지 말고 장기적 관점에서 경영을 해야 합니다.

 

머크의 다른 약인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베루베세스타트verubecestat는 일부 환자에게선 효과가 그렇게 좋지는 않았습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요. 여기서 얻은 교훈은 무엇인가요?

 

바이오 메디컬 연구는 대체로 실패합니다. 우리가 의뢰한 프로젝트 중 궁극적으로 성공에 이르는 건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하는 모든 연구는 과학과 사회에 해법을 주는 지식 체계에 기여합니다. 저는 우리가 진행하고 있는 알츠하이머병 관련 연구에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동시에 이 분야 400건이 넘는 연구에서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 발생하는 치매의 진행을 늦추는 약제를 개발하지 못했다는 사실 또한 실감하고 있습니다.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면 의료시스템이 견뎌낼 수 있을까요? 이 병으로 고생하는 모든 늙어가는 베이비부머들이 미국의 의료보험 체계를 무너뜨리진 않을까요?

 

이 병을 완화하는 약제를 찾지 못하면 미국에서만 2050년까지 1조 원의 비용이 들 것이라고 알츠하이머병협회는 예상하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살고 싶어하는 나이인 85세까지 사는 사람 2명 중 1명이 이 병에 걸립니다. 우리는 사실상 알츠하이머병 환자와 알츠하이머병 간병인의 나라로 전락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인구 중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사람들의 증가, 그리고 그들을 돌보는 것과 관련된 경제적 비용의 확산을 막아야 합니다.

머크의 이 분야 관련 연구에 희망적인 부분은 없습니까?

 

헛된 희망을 주고 싶지 않습니다만 인간 유전학과 일부 초기 데이터는 베루베세스타트가 알츠하이머병의 특징인 플라크[1]의 주요 구성요소 발달을 저하시킬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우리는 이 플라크가 실제로 뉴런의 죽음을 일으키는지, 또는 어떤 프로세스에 의해 뉴런도 죽고 플라크도 생기는 것인지는 알지 못합니다. 인식능력을 보존하기 위한 만큼의 충분한 뉴런을 살려두기 위해서는 병이 어느 정도 진행됐을 때 개입을 해야 하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런 걸 알아내기 위해 실험을 하는 거죠.

 

신약 개발을 하는 데 있어 혁신의 가장 큰 장애물은 무엇입니까? 과학인가요? 규제인가요? 아니면 연구개발 비용인가요?

 

주된 요인은 인간의 몸과 인간 생물학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인간 게놈 염기서열분석의 중요성과 우리가 갈수록 더 많은 유전적 통찰력을 갖게 된다는 사실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우리 연구책임자 로저 펄무터Roger Perlmutter가 말하듯, 그건 결국 부품 목록에 지나지 않습니다. 부분들이 어떻게 합쳐져서 인간의 몸을 작동하는지 말해 주지 않아요. 그것이 여러 질병 영역에 걸쳐 지금 우리가 묻고 있는 질문입니다.

 

사업이 제약화학 부문에서 유전학과 전산 생물학과 같은 새로운 영역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처음에 머크는 화학 기반 약물과 백신에 집중했습니다. 현재는 생물제제 분야에도 진출했습니다. 인간 유전학은 우리가 하는 일에 큰 영향을 줍니다. 전산과학도 중요하죠. 우리는 양식에 얽매이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우리의 일은 과학이 하라는 대로 따르고 가장 중요한 의학적 질문을 묻고 답하는 데 가장 큰 도움을 주는 도구를 사용하는 겁니다.

 

당신이 만드는 약은 생명을 구합니다. 하지만 가격이 터무니 없이 비싸 보일 수 있습니다. 머크에서는 생명을 구하는 약에 대한 소매가격 책정을 어떻게 하나요?

 

당연하지만, 쉬운 공식은 없어요. 그러나 우리의 분석은 새로운 약이 환자와 의료시스템에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지, 어떻게 가격을 책정해야 우리가 원하는 수용곡선(혹은 어돕션 커브)[2]을 얻을 수 있는지를 지침으로 삼습니다. 이것이 함축적으로 의미하는 건 환자와 시스템이 어디까지 감당할 수 있는가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분석과 주주들에게 궁극적으로 좋은 수익을 제공한다는 목표의 균형을 이루기 위해 노력합니다. 주주들은 미래의 약을 생산할 수 있는 연구에 자금을 지원하기 때문이죠. 미래 연구를 할 수 있는 능력을 최적화하면서 동시에 환자들에게 의미 있는 접근이 이뤄질 수 있는 가격을 매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키트루다는 1년치가 약 15만 달러에 이릅니다. 이게 왜 적정한 가격인가요?

 

무엇보다도, 이건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고난을 받고 희망을 잃은 사람들에게 우리는 실제로 변화를 가져다 줄 수 있습니다. 또 암을 치료하지 않았을 때 시스템에 생기는 비용이 있어요. 데이터에 따르면 암으로 인한 죽음이 10% 줄어들면 사회에 엄청나게 긍정적인 경제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키트루다의 가격보다 훨씬 큰 가치입니다. 우리는 그런 면에서 사회적 비용을 절약하고 있는 셈입니다. 또 제약기업의 수익 모델을 한 번 생각해 보세요. 성공한 이런 약의 가격이 실패하는 90%의 프로젝트에 비용을 댑니다. 실패에 돈을 지불할 수 없으면 성공은 있을 수 없습니다.

 

비즈니스 모델에는 관심이 없고 목숨을 살리는 약만 원하는 환자에게는 뭐라고 하겠습니까?

 

우리는 이 약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약에 대해 의미 있는 접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수천 명의 환자들에게 키트루다를 무료로 제공했습니다. 그리고 가격 문제에 대해서 말하자면, 약을 구매하는 데 드는 전체 비용을 머크가 가지는 것은 아닙니다. 평균적으로 30%는 보험사, 정부, 유통업체, 병원 등 공급망 내의 다른 관련자들에게 돌아갑니다. 하지만 당신 말이 맞습니다. 대중이 우려하는 큰 부분은 환자가 부담하는 비용이에요. 그리고 그건 보험 급여의 설계와 부분적으로 관련이 있습니다. 보험 커버를 받는 환자는 의료 청구서의 약 3%를 지불하지만 공동 부담 및 공동 보험 의약품에 대해서는 약 15%를 지불하게 됩니다. 우리는 협상을 통해 대량 구매자에게 상당한 리베이트와 할인을 해주지만 이는 종종 환자에게까지 전달되지 않습니다. 그렇게 많은 돈을 내야만 한다면, 저의 논지를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당신의 개인 여정에 대해 얘기해 보죠. 어린 시절 배운 것 중에 지금의 가치관에 영향을 끼친 것이 있습니까?

 

하버드경영대학원의 빌 조지Bill George는 리더십의 많은 부분은 삶의 경험에서 나온다고 말합니다. 저는 1950년대 중반 필라델피아 도심 빈민가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렸을 때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기본적으로 홀아버지 슬하의 아들이었죠. 아버지는 잘 돌봐주셨지만 다정다감한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우리집에서는 교육이 가장 중요한 가치였어요. 제가 자라난 동네에서 자라게 되면 인생에서 무엇을 가치로 삼아야 할지 일찌감치 결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잘못된 길로 인도할 수 있는 또래로부터의 압력이 많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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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적 경험은 어땠습니까?

 

운이 좋아서 저희 동네에서 필라델피아 최고의 학교들이 있는 곳으로 버스를 타고 다닐 수 있었습니다. 시의 사회공학자들은 학교를통합하는 게 아니라차별을 철폐하려 했어요. 백인만 다니는 학교에 몇몇 흑인 어린이들이 다니기를 원했다는 의미입니다. 매일 90분 동안 버스를 타고 좋은 학교를 다녔다는 사실은 제 인생에 커다란 차이를 가져다 줬습니다.

 

매일 집에서 그렇게 멀리 다녀야 했다는 사실이 감정적으로 힘들지는 않았나요?

 

그냥 동네의겉모양혹은양상이 달랐다고 해두죠. 버스에서 내리면 낯선 땅의 이방인처럼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표준화된 시험점수 같은 것들은 학업 수준이 높은 학교에 다닌 것이 도움이 됐습니다.

 

‘빨리 감기를 해서 머크에서의 당신의 재임기간으로 가보죠. 당신은 극소수의 흑인 CEO 중 한 명입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켄 셔놀트Ken Chenault가 물러나면 포천 500대 기업 중 단 3명만 남게 됩니다. 1%도 안됩니다.

 

이는 당신이 원하건 원하지 않건 롤 모델이 됐다는 의미입니다. 당신과 비슷한 길을 걷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겠습니까?

 

멘토링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경력 내내 멘토로부터 도움을 받은 사람입니다. 변호사로 일할 때도 그랬고 머크에서 일할 때도 그랬죠. 제가 어떤 어려움에 직면할지 이해하는 아주 훌륭한 흑인 멘토가 있었고 사업적 맥락에서 멘토링을 해줄 수 있는 백인도 있었습니다.

 

기업에서의 다양성은 어떻게 개선될 수 있나요?

 

소수민족 학생들은 종종 기회의 격차에 직면합니다. 좋은 학교에 버스를 타고 다님으로써 저는 그 차이를 느끼지 않았어요. 제가 접근의 격차라고 부르는 것도 있습니다. 당신이 백인 남성 위주의 직장문화를 접하게 된 소수민족 출신이나 여성일 경우 당신의 경력을 쌓거나 깨뜨릴 수 있는 사람들과 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무엇이 이런 관계가 유기적으로 발달하는 것을 막는 걸까요?

 

많은 사람이 자신과 비슷하게 생기고 자신과 비슷한 사람과 있을 때 더 편안함을 느낍니다. 사람들은 피부색을 상관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외적인 특성은 알아챌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문으로 들어설 때 전 흑인입니다. 그런 특성을 일터에 가지고 가는 겁니다.

 

[1]알츠하이머 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뇌 속 단백질 축적물

[2]Adoption curve,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소비자가 얼마나 수용하는지 보여주는 곡선

미국에서 가장 엘리트 교육기관인 하버드법학대학원을 졸업했습니다. 그런 학력을 가지고도 같은 자격을 가진 백인과 경력상 가는 길이 같지 않다는 말씀인가요?

 

당연하죠. 필라델피아 대형 로펌의 젊은 변호사였을 때 전 제가 진짜 누구인지 또는 어디서 왔는지 이해할 준비가 되지 않은 파트너와 고객에게 더사용자 친화적이 되어야 했습니다. 그게 정당하다고 말하는 건 아닙니다만, 저와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법을 배운 건 제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성공 요인이었습니다.

 

‘사용자 친화적이라는 건 무엇을 의미하나요?

 

저의 진정한 자아를 버리지 않고 사회적으로 제 자신을 회사에 통합하는 법을 배울 필요가 있었습니다. 법률은 관계의 비즈니스예요. 사람들이 법조계에서 성공하는 건 단순히 기술이 좋기 때문이 아니라 신뢰와 신용의 관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당신과 편하게 지내지 않으면 그런 관계를 얻지 못해요. 투자은행 안에서도 시() 정부를 상대하는 사람들은 다양성이 높습니다. ? 시장(市長)들의 인종이 다양하거든요. 사기업 쪽은 그렇게 다양성이 높지 않아요. 고객이 다양하지 않은 편이고 이들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의 다양성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CEO가 된 이후 무엇을 배웠습니까? 이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열쇠는 무엇인가요?

 

우선, CEO가 되기 전에 일어난 그 어떤 일도 이렇게 힘든 일을 할 수 있도록 저를 준비시키지 못했습니다. 비슷한 수준에서라도 말이죠. 그만큼 어려운 일입니다. 하루 24시간 주 7일 일해야 합니다. 상충되는 요구를 하는 구성원 혹은 관계자들(constituencies)이 많아요. CEO만이 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릴 때 회사에 무엇이 좋고 무엇이 나쁜지에 대한 확고한 분별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자신의 생각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당신의 시간과 관심을 가장 많이 필요로 하는 곳은 어디이고 다른 사람이 이끌어도 되는 곳은 어디인가요?

 

CEO는 세 가지 핵심 분야에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회사의 전략적 방향을 설정하는 겁니다. 둘째는 사회와 주주들에게 최고의 장기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회사 전반에 걸쳐 자본을 할당하는 방법을 결정하는 거예요. 가장 중요한 셋째는 적재적소에 꼭 맞는 사람을 책임지고 배치하는 겁니다. 그리고 CEO들은 권력을 기꺼이 포기할 수 있어야 해요. 머크 내부에서 이뤄지는 가장 중요한 결정들은 제 사무실에서 내리지 않습니다.

 

머크의 전략에서 당신이 가장 크게 기여를 한 것은 무엇입니까?

 

처음 취임했을 때 일부 제약회사들은 연구개발을 줄이고 있었습니다. 머크는 과학과 연구개발에 기반한 기업입니다. 저는 처음부터 이 점을 강화하고 싶었어요. 심지어 10년 전 아웃소싱을 시작했던 걸 다시 내부에서 조달하기 시작한 것도 있습니다. 우리의 장기적인 성공에 그것이 꼭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죠. 결국에는 이 회사의 품질이 주로 과학과 과학자들의 질에 의해 결정되는 셈이죠.

 

취임 당시 머크는 여전히 바이옥스 리콜과 소송 논쟁에서 회복하는 중이었습니다. 그 뒤에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느꼈나요?

 

저는 바이옥스 건의 고문변호사였습니다. 저는 그 당시 실제로 일어난 일이 오해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 그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죠. 전 단지 문화가 정말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가장 바꾸기 힘든 것이기도 합니다. CEO가 가진 가장 중요한 수단은 적절한 사람을 지휘 감독하는 위치에 배치하고 회사 내부의 인센티브를 조정해 사람들이 공통의 목표를 향해 노력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리더들은 성격 중심이 아니라 목적 중심이 되야 합니다. 회사의 본질적인 가치나 사회적 기여도를 믿지 않는다면, 그리고 단지 돈을 벌기 위한 노력에만 집중한다면 장기적으로 성공할 수 없습니다.

 

다른 많은 CEO들처럼 당신도 비즈니스 모델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생각합니까?

 

그렇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합니다. 모델의 많은 측면이 바뀌고 있기는 합니다. 디지털 혁명이 의료서비스 제공 방법과 자금 조달, 고객 상호작용 방식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의 근본적인 모델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마땅한 치료 방법이 없는 병이 존재하는 한 우리가 머크에서 수행하는 것과 같은 연구는 필요할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의료산업에서 결과에 기반해 가격을 책정하는 추세는 머크에 어떤 영향을 끼칩니까?

 

저는 좋다고 생각합니다. 사회가 의료비로 쓸 수 있는 돈은 한정돼 있기 때문에 현명하게 쓸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로 가치를 창출하고 효과가 있는 곳에 돈을 쓰는 것이 중요하죠. 그게 바로 결과 기반의 가격 책정입니다.

 

시장에서 나타나기 시작하는 다른 변화에 대해 질문해 보겠습니다. 하나는 아마존의 의료서비스 시장 진출 전망이에요. 다른 하나는 에트나-CSVAetna-CVS합병입니다. 이를 위협으로 보고 있습니까?

 

아마존 질문과 관련해서는, 유통시스템을 환자들에게 더 효율적으로 만드는 건 무엇이든 간에 우리에게 좋습니다. 아마존이 도움을 줄 수 있으면 더 많은 힘을 얻을 수 있어요. 에트나와 CVS의 경우 대형 구매자들이 통합하면 엄청난 가격결정력을 가질 수 있는 구매자가 줄어들죠. 이는 우리 사업 쪽에서도 더 많은 통합을 하는 양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향후 가장 큰 과제는 무엇입니까?

 

우선 현재의 비즈니스 모델에서 일을 매우 잘하고 있는 우리 직원들이 확실하게 변화에 적응할 준비를 하도록 하는 겁니다. 제가 가장 걱정을 하는 부분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에 대해 너무 편안해 하다가 우리가 바꿀 필요가 있는 것들을 바꾸지 않는 겁니다. 다른 큰 우려는 우리가 다음 세대의 리더들을 제대로 채용하고 있느냐는 것입니다. 리더의 궁극적인 시험은 일을 인계받을 사람이 누구인지, 그리고 그들이 성공을 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재능이 있고 헌신적인지를 알아내는 겁니다.

 

그런 전환에 대한 계획을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성공과 혁신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 중 하나인 계층구조와 맞서 싸워야 합니다. 리더는 실제로 차이를 만들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에게 권력을 분산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머크 사람들에게 그들이 무엇을 해야 할지 이미 알고 있다는 사실을 납득시키고 싶어요. 그들은 리더에게서 답을 구할 필요가 없습니다.

 

무엇이 당신의 궁극적인 유산이 되기를 바랍니까?

 

저는 사람들이 머크가 과학을 활용해 전 세계 인간과 동물의 건강에 정말 중요한 해결책을 만들어냄으로써 세상에 계속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말했으면 좋겠습니다. 정말이지 간단합니다.

 

번역: 김선우 / 에디팅: 고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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