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1월

의료 비용 절감을 막는 것들
데릭 A. 하스(Derek A. Hass),로버트 S. 캐플란(Robert S. Kapl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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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orge Kroll/Dreamstime.com

 

과도한 병원비를 줄이지 못하게 만드는 잘못된 정책들

미국과 전 세계 여러 국가의 의료기관은 비용 절감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의 시도 중 상당수는 오히려 역효과를 낳아 비용 상승, 그리고 때로는 의료 서비스의 질적 저하로도 이어지고 있다.

 

무슨 일일까? 우리가 알아낸 바에 따르면 병원 행정을 담당한 사람들은 비용 절감의 기회를 찾아내기 위해 보통 손익계산서에 나와 있는 항목별 카테고리를 본다. 이런 데이터는 그들이 입수하기도 쉽고 신뢰감도 준다. 인력, 공간, 장비, 의료물품 같은 카테고리는 구미가 당기는 목표 대상이다. 이런 지출을 줄이면 당장에는 효과가 나타나는 듯 보인다. 하지만 보통 이런 비용 절감책은 환자 입장에서 최상의 결과를 가져오기 위해 필요한 최적의 자원 조합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려 없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조직들은 진료하는 환자의 수와 조합도 최적화하려 노력한다. 예를 들면 의사들이 각각의 환자에게 투입하는 시간을 줄이고, 행위별 수가제도에서는 보험금 청구가 잘 안 되는 치료에 들어가는 시간을 줄이도록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행위별 수가제도의 지불 방식은 의사들이 환자의 질병을 효과적, 효율적으로 진료하기보다는 보험금 청구가 가능한 치료와 환자들의 내원을 늘리도록 조장한다. 설상가상으로 환자를 실제로 치료하는 임상 인력, 즉 의사와 간호사는 비용 절감 방법에 대한 논의에서 배제되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래서 비용을 절감하고 의료의 질은 향상시킬 수 있도록 벤치마킹하고 표준화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들을 놓치는 결과를 낳는다. 우리가 미국 등 여러 국가에 있는 50곳 이상의 의료 서비스 조직에서 진행하고 있는 조사에 따르면, 의료 서비스의 질을 위태롭게 하지 않으면서도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더 나은 방법이 있다. 심지어 치료 결과도 향상시킬 수 있다.

 

이제 비용 절감 과정에서 흔히 일어나는 다섯 가지 실수를 자세히 들여다보자.

 

실수 #1: 지원 스태프 감축

비용 절감을 할 때 처음 칼을 휘두르는 곳은 직원 명단인 경우가 많다. 전형적인 의료 조직에서 인건비는 전체 비용의 3분의 2 정도를 차지한다. 대부분의 관리자는 임금과 신규 채용의 동결에서 시작한다. 일부는 더 과감한 조치로 인력을 감축하기도 한다. 그 시작은 접수, 행정 인력, 후방 지원 인력이다. 표면적으로는 진료 서비스에 나쁜 영향이 가지 않도록 임상에 종사하지 않는 사람들을 감축 대상으로 삼았다고 이유를 댄다. 아마도 속내는 임상 인력의 업무는 보험금 청구로 직접 이어지는 반면, 행정 직원들의 업무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지원 인력을 불균형하게 감축함으로써 오히려 임상의의 생산성이 낮아지고 치료 비용의 상승으로 이어진다면 이는 대단히 근시안적인 행동이다. 한 의사는 자신이 소속된 과의 행정 지원 인력이 의사 10명당 1명 미만으로 감축됐다고 말했다. 인력 감축 때문에 의사들이 서류를 처리하느라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으며, 그 때문에 이들이 수익을 창출하는 업무, 즉 치료에 집중하지 못하고 때로는 환자 진료가 위태로워지기도 했다. 환자의 필요사항에 대한 메시지가 제때 임상의에게 전달되지 않았던 사례도 있었다.

 

우리 조사를 보면 전문의의 시간은 보조 스태프의 시간보다 10배 이상 비싸다. 인건비가 훨씬 저렴한 인력을 활용해 처리할 수 있는 업무를 의사나 수석간호사들이 하게 만든다면 이치에 맞지 않다. 실제로 환자 진료에 더 많은 간호사와 의료보조사physician assistant[1]를 효과적으로 통합하면 의사들은 의사가 아니면 하지 못할 일들에 전념할 수 있고, 결국 환자당 지출 비용을 훨씬 줄이고도 고품질의 진료를 볼 수 있다.

 

세계 최고 권위의 암 치료 전문 병원인 미국 휴스턴 MD앤더슨 암센터의 마취평가센터AAC는 이런 접근 방법으로 환자당 비용을 45% 줄이면서도 진료의 품질은 그대로 유지했고, 환자를 19% 더 많이 볼 수 있게 됐다. 상대적으로 간단한 병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들은 담당의사가 아닌 의료보조사나 수석간호사 등의 중간 단계 의료인이 본다. 이렇게 하니 4명의 마취과 의사 중 2명은 마취평가센터 대신 수술실에서 근무할 수 있었다. 이것은 가치를 키우는 지속 가능한 비용 절감이다.

 

하향식으로 비용 절감을 지시하면 재무 전문가와 임상 전문가 사이에서 영업이익의 추구냐, 의료 사명의 완수냐를 두고 긴장감만 증폭된다. 다양한 의학적 질병에 대해 질 높은 치료 결과를 내놓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임상 자원과 인력 자원에 대한 인식 없이 임의로 인건비 지출을 제한하거나 삭감하면 치료의 지연, 진료의 질적 저하, 의료진의 과도한 스트레스와 불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

 

[1]아직 한국에서는 시행되지 않는 제도로, 의사의 책임 아래 의사의 업무를 일부 위임받아 진료 보조를 수행하는 간호사를 말한다 - 역주

 

Idea in Brief

문제점

주로 미국에 있는 50곳 이상의 의료기관을 조사한 결과, 비용 절감을 위한 혁신안들이 실제로는 오히려 비용을 높이고 진료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원인

관리자들은 보통 항목별 경비를 줄이고 진료하는 환자의 수를 늘리는 방안을 고려한다. 이것은 당장의 경제적 이득을 낳을지는 모른다. 하지만 의료 서비스 품질을 고려하지 않고 비용 절감을 시행하면 장기적으로는 더 고액의 청구서로 이어진다.

 

해결책

관리자는 의사들과 협력해 질병 치료의 전체 사이클에서 발생하는 모든 비용을 살펴봐야 한다. 이를 통해 임상 과정을 벤치마킹하고, 개선하고, 표준화시킬 여러 기회를 찾아내 총비용을 낮추고 더 나은 진료를 실현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실수 #2: 공간과 장비에 대한 투자 부족

수십 가지 의학적 질병에 대한 비용을 분석해보니 공간과 장비에 들어가는 비용은 한결같이 인건비의 10분의 1 정도로 적게 나왔다. 이는 의사나 의료기사를 놀리느니, 공간이나 장비를 놀리는 편이 훨씬 덜 손해라는 얘기다. 하지만 병원 시스템에서는 공간, 장비, 인력 등을 놀리는 데 따르는 비용을 측정하지 않기 때문에 공간과 장비에 대한 투자를 줄여 오히려 가장 값비싼 자원의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어리석은 결정을 내릴 때가 많다.

 

이것을 잘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우리는 미국 보건의료개선연구소IHI와 함께하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30곳 이상의 병원에서 인공관절 수술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일부 정형외과 의사는 하루에 인공관절 수술을 집행하는 건수가 일곱 건에서 열 건 정도인 데 반해 어떤 의사는 겨우 두세 건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집단 간에 건당 실제 수술 시간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이런 생산성의 차이는 사용 가능한 수술실의 숫자에서 비롯된다. 수술을 많이 하는 외과의는 일반적으로 수술실이 두 개 배정되지만, 수술이 많지 않은 외과의는 하나밖에 배정받지 못하기 때문에 수술 한 건을 마친 후에 수술실을 청소하고 다음 환자를 준비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 분석에 따르면 두 번째 수술실을 마련하는 비용이 전문 기술을 가진 외과의와 진료팀을 놀리는 데서 발생하는 비용보다 훨씬 적었다. 이것은 손익계산서 내 항목 하나만 따로 뚝 떼어 거기서 지출을 줄여 비용을 절감하려는 시도가 얼마나 어리석은 행동인지 생생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대개는 머지않아 또 다른 항목에서 더 큰 비용이 얼굴을 들이민다. 질병 치료에 들어가는 모든 자원의 비용을 측정하지 않고는 진료의 총비용을 낮추는 균형 잡힌 조정이 불가능하다(HBR 2011 9월호, ‘How to Solve the Cost Crisis in Health Care’ 참조).

 

마찬가지 이유로 장비에 대한 지출을 늘리면 진료의 품질을 향상시키고 총비용은 절감할 수 있다. 우리가 조사했던 한 병원의 응급실에서는 엑스레이 기계를 세 대 보유하고 있었다. 두 대는 표준형, 하나는 이동형이었다. 바쁠 때는 자리가 빌 때까지 환자와 담당 직원이 기다려야 할 때가 많았다. 재무 분석을 해보니 이동형 엑스레이 기계를 하나 더 도입하는 게 비용 효율이 높게 나왔다. 신속한 진단으로 인한 효과는 감안하지 않고 오직 직원들의 대기 시간과 촬영 시간을 단축해 절감되는 액수만 계산하더라도 기계에 들어가는 연간 비용을 초과한다고 나왔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런 기회를 적극적으로 찾아나서는 사례를 찾아보기는 힘들다. 편익 분석을 해보지 않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장비에 지출을 늘리는 대신 인건비가 비싼 직원들이 일을 못하고 노는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에 충분히 보상받을 수 있음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장비를 늘리면 환자의 상태 변화에 더 빨리 대응할 수 있다는 점도 그만큼이나 중요한 부분이다.

 

실수 #3: 조달 가격에만 신경 쓰기

인력 감축의 위험성을 깨닫고 나면 일부 경영진은 외부 공급자가 제공하는 의료자재와 서비스를 절감하는 쪽으로 목표를 설정한다. 이 또한 구미가 당기는 목표 대상이다. 이런 항목이 총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5~30%에 이르고, 또 이런 항목을 절감하면 내부 직원들의 사기를 꺾지 않아도 된다. 인력 감축 과정에서 노조와 벌여야 하는 껄끄러운 협상도 피할 수 있다.

 

의료기관에서는 보통 공급자에게 할인 폭을 늘여줄 것을 협상해 구매 물품의 비용을 낮추려 한다. 협상 과정에서 대량 구매의 이점을 얻기 위해 의료자재 구매 대행 조직GPO에 가입하는 경우도 많다. 미국 의료유통연합 조사에 따르면 급성환자 전문병원의 96%가 적어도 하나 이상의 GPO에 가입돼 있다.

 

하지만 의료기관의 보급품 지출 내역을 살펴보니 그 양상이 무척 다양하게 나타났다. 이는 의사들이 사용하는 물품의 양과 조합이 그만큼 다양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보자. 우리가 여러 곳에서 무릎 관절 시술에 대해 조사해본 바에 따르면, 환자 집단과 치료 성과가 비슷한 경우라도 골시멘트 구입 비용이 기관에 따라서 10배 이상 다양하게 나타났다. 이런 다양성이 몇몇 예외적인 기관에서 비롯되지는 않았다. 비용 1등부터 100등까지 줄을 세웠을 때 25등과 75등에 해당하는 병원들의 비용을 비교해봐도 3배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이런 차이가 생기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일부 병원에서는 미리 혼합돼 있는 값비싼 항생제 시멘트를 사용한 반면 다른 병원에서는 손으로 직접 혼합해 쓰는 일반 골시멘트를 사용했고, 시술할 때마다 사용하는 시멘트의 평균 양도 병원마다 다양하게 나타났다.

 

이러한 조사 내용은 많은 병원들이 편협하게 가격 협상에만 초점을 맞출 뿐 개개 의사들의 실제 보급품 소비 현황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음을 암시해줬다. 그 결과 의료기관들은 지출을 낮출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치고 있다.

 

실수 #4: 시간당 처리 환자 수의 극대화

음악가에게 연주를 빨리 하게 해서 생산성을 늘리겠다고 덤비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의료기관의 경영진은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내원 방문 시간을 15분이나 30분 등으로 제한하는 목표를 설정해서 의사가 하루에 보는 환자의 수를 늘려보겠다고 밀어붙이고 있다. 이런 임의적인 설정은 겉으로는 생산성이 증가하는 것처럼 만들지는 몰라도, 환자 치료에 미치는 충격에 둔감하게 만든다.

 

사실 의사의 생산성을 평가할 때 투입량, 즉 치료한 환자의 수로 평가하지 않고 달성한 결과의 질로 측정하면 의사가 적은 수의 환자에게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더라도 전체적인 생산성은 오히려 커지는 경우가 많다. 마땅히 그래야 한다. 그 예가 만성 신장질환 환자들이다. 이들은 결국 투석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 폭넓은 연구에 의하면 투석을 시작할 때 동정맥이식이나 카테터를 사용하기보다는 처음부터 동맥과 정맥을 연결하는 동맥정루fistula 수술을 해야 결과가 좋다. 그래야 부작용은 줄이고 수명은 늘릴 수 있다. 이렇게 최상의 방법으로 시작한 환자들은 매년 수만 달러의 비용을 지불한다. 그런데도 오늘날 미국의 투석 환자 중 절반 이상이 차선책인 카테터로 투석을 시작하고 있다.

 

신장병 전문의에 따르면, 진행성 만성 신장질환이 있는 환자를 1명당 30분씩만 상담할 수 있다면 동맥정루나 동정맥이식 수술로 투석을 시작하는 비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한다. 치료에 들어가기 전에 이런 상담을 진행하는 데 따르는 비용 증가는 카테터로 투석을 시작할 때 발생하는 추가적 비용의 1% 미만이라 추정한다. 그리고 그에 따르는 결과도 훨씬 좋다. 좀 더 선호되는 치료법으로 투석을 시작하는 환자가 아주 조금만 증가해도 미래에 발생할 비용을 피한다는 면에서 보면 이 길어진 상담 시간은 수익을 상당히 높이는 결과를 낳는다. 이렇게 아낀 돈은 전체 조직에 돌아간다. 하지만 의료기관이 비용 절감 기준을 내세워 환자의 내원 시간을 제한하는 바람에 신장병 전문의는 그런 상담을 진행할 기회를 잡기 어렵다.

 

압력은 어디서 오는가?

역사적으로 의료 분야에서 비용 효율성을 높이려는 경쟁이 치열했던 적은 없다. 저비용, 저가격 정책을 구사하는 의료 제공자는 사실상 없다. 환자들은 보통 보험에 가입돼 있기 때문에 저렴한 의료 서비스를 찾아다녀봤자 자신에게 득이 될 부분이 없기 때문이다. 대신 고품질의 진료로 명성이 있는 병원을 찾으려 한다. 그 결과 의료기관들은 근거 자료는 거의 제시하지 않으면서 자신이 더 나은 진료를 제공한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환자들에게 좋은 인식을 심어준 의료기관은 더 많은 환자를 끌어들이고, 그래서 보험회사에 더 높은 보험지급률을 요구할 수 있는 협상력이 생긴다. 이러한 산업계의 역학 때문에 지난 30년간 병원 관련 서비스의 물가지수는 소비자 물가지수보다 2배나 빨리 높아졌다.

 

하지만 최근 몇 가지 새로운 이유로 의료기관이 비용에 대해 더욱 신경 쓸 수밖에 없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새로운 건강보험 설계

미국에선 상위권 의료기관, 즉 보험회사에서 가장 비싸다고 평가하는 제공자에게 진료를 받으려면 소비자에게 더 높은 자기분담금을 요구하는 건강보험이 많아졌다. 부담적정보험법(ACA, Affordable Care Act)에서 제공되는 것을 비롯한 일부 건강보험에서는 고가의 의료기관을 배제하고 있다. 그에 더해 보험회사에서는 공제 금액이 수천 달러에 이를 정도로 공제 비율이 더 높은 건강보험을 도입하고 있어 소비자들이 가격에 더 민감해지고 있다. 이런 건강보험의 시장점유율이 높아지면 고가의 의료기관을 찾는 환자가 줄어드리라 예상할 수 있다.

 

새로운 보험 청구 방식

일부 의료기관은 보험회사로부터 환자에게 들어가는 전체 의료 비용을 고려한 보험금을 지급받는다. 즉 보험금을 산정할 때 다른 의료기관에서 치료한 비용까지 고려 대상이 된다. ACA는 미국의 노인 의료보험제도인 메디케어(Medicare)가 이런 글로벌 페이먼트 모델을 확대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개인 납부자들 가운데도 이런 방향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보험회사에서는 또한 포괄지불제 혹은 질병당 지불제도 도입하고 있다. 이 제도에서는 보험사가 의료기관에 해당 환자를 치료하는 전체 사이클에 대해 고정된 비용을 지급한다.

 

까다로워진 보험회사들

소비자, 고용주, 정부로부터 가격에 대한 저항이 커지자 그에 대응해 보험회사들은 의료기관과의 협상에서 더욱 강경한 노선을 취하고 있다. 일부는 인플레이션 수치를 넘어서는 가격 인상을 허용하지 않으며, 연구와 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사용됐던 지불을 줄이거나 없애고 있다. 게다가 인구가 노령화하고 극빈층 의료지원제도인 메디케이드(Medicaid) 대상 환자가 늘어남에 따라 재정에 여유가 없는 공공보험으로 의료 서비스를 보장받아야 하는 환자들의 비율이 더 높아졌다.

 

비용과 가격이 저렴한 대안 등장

미닛클리닉(MinuteClinic) 같은 당일 진료 의료기관과 약국, 소매점 등에서 훨씬 저렴한 외래환자 진료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의료계의 사우스웨스트 항공이나 월마트가 되어 기존 의료 제공자들이 독점하던 값비싼 서비스 체제를 붕괴시킬지도 모른다.

 

또 한 가지 사례를 들어보자. 우리가 조사한 인공관절 치환술 연구 대상 병원들은 입원 환자의 수술 후 체류 비용을 관리하는 데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었다. 하지만 수술하기 전에 미리 시간을 조금 더 투자하면 수술 후에 얼마나 더 머물러야 할지, 또 환자가 어디에 있어야 할지 환자와 가족의 기대를 맞출 수 있는 저비용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전문요양시설이나 특수재활센터로 갈지, 아니면 집으로 돌아갈지 미리 알고 있어야 대비하기 좋기 때문이다. 환자당 총비용 하위 25%에 해당하는 병원, 즉 비용 효율성이 좋은 병원의 의사들은 환자와 가족들에게 퇴원 후 요양 계획을 교육하는 데 시간을 더 투자해야 함을 잘 알고 있다. 이들은 환자가 직접 집으로 퇴원할 수 있게 집 안을 준비하는 방법이나, 환자를 차로 데리고 갈 사람은 누구이며 집에서 돌봐줄 사람은 누구인지 미리 확인해둘 필요성에 대해 교육한다. 환자를 돌볼 의사와 간호사, 도우미에게 수술 후 치료에 대한 기대치를 미리 설정해놓는 부분도 중요하다.

 

미리 시간을 투자해 이런 사안을 충분히 교육시킨 환자는 수술 후 체류 기간이 훨씬 짧아졌다. 그보다 더 큰 이점도 있었다. 이런 환자들은 전문요양시설이나 입원재활센터가 아니라 집으로 곧장 퇴원하는 비율이 훨씬 높았다. 재활센터로 갈 경우 요양 비용이 집보다 5~10배 정도 높다. 여기서도 역시 치료에 들어가기 전 상담에 시간을 조금만 더 투자해도 그 이후에 발생하는 비용이 크게 줄어들 때가 많았다.

 

현재 진행 중인 몇몇 연구 프로젝트의 의사들, 특히 당뇨병이나 울혈성 심부전 등 만성질환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들도 이와 비슷한 얘기를 한다. 환자를 교육하고 모니터링하는 데 시간과 자금을 더 여유 있게 쓸 수만 있다면 환자의 질병을 치료하는 데 드는 총지출이 극적으로 감소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고위층 관리자들은 손익계산서에 올라와 있는 항목별 경비 카테고리에만 온통 정신이 팔려 있다 보니, 치료 결과도 개선하고 총비용도 줄일 수 있는 이런 좋은 기회들을 종종 간과한다. 이런 기회들은 외부 시설에서 발생되는 비용을 포함해 보험 환자를 치료하는 데 드는 총비용을 줄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의료기관에 특히 중요할 것이다(박스기사압력은 어디서 오는가?’ 참조).

 

실수 #5: 벤치마킹과 표준화의 실패

하나의 의료기관에 속한 여러 시설 사이에서, 그리고 심지어 한 시설 안의 의사들 사이에서도 특정 질병 치료에 수반되는 비용과 임상 과정, 행정 과정이 다양하게 나타난다고 나왔다. 인공관절 수술을 하는 독일의 한 체인형 사립병원에서는 똑같은 환자군을 치료하고 치료 결과도 비슷한 6곳의 시설들 사이에서 최대 30%의 비용 차이가 났다. 어떤 조사에서는 시설별로 인공관절 비용이 100% 이상 차이가 났고, 또 다른 연구에서는 시설별로 인공관절 비용이 500% 이상 차이 난다고 보고되기도 했다.

 

뛰어난 기관과 의사들이라도 임상 방법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일례로 메이요 클리닉의 최고경영자 존 노즈워시는 한 심장외과 전문의가 자기네 다른 의사들과 했던 말을 이야기했다. “우리 5명은 모두 자기 하는 일에 아주 뛰어납니다. 하지만 하는 방식은 모두 달라요. 그럼 우리 중 적어도 4명은 틀리게 하고 있다는 얘깁니다.” 그러자 다른 의사가 대답했다. “사실은 우리 5명 모두가 틀렸을 가능성이 크죠.” 한 의사의 치료 방법에 다른 사람이 의문을 제기하는 일은 거의 없다. 현재의 치료법은 증거evidence가 아닌 명성eminence에 기초한 것이라는 말까지 있다. 여러 해에 걸쳐 다양한 시도가 있었지만 임상 방법에 대한 벤치마킹과 표준화로 치료 결과를 개선하고 비용을 낮출 수 있는 기회를 실현할 수 있는 여지는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

 

메이요 클리닉은 더욱 큰 표준화를 통해 이익을 달성하는 일에 착수했다. 일례로 심혈관 외과의들이 각각 다른 방법으로 수혈을 하고 있음을 알고 1년간 협의한 끝에 모두에게 적용될 혈액제제 사용 지침을 만들었다. 그 결과 수혈은 50%, 수혈 관련 신장질환은 40% 감소했고, 메이요 클리닉은 3년에 걸쳐 1500만 달러를 절약했다. 보스턴 어린이병원도 자체적으로 표준 임상 평가 및 관리 계획SCAMPs, Standardized Clinical Assessment and Management Plans이라 부르는 프로그램을 시행한 후에 그와 유사한 인상적인 결과를 얻었다. 흉통과 심장판막기형 등의 영역을 다루는 처음 여섯 번의 SCAMPs 프로그램을 시행한 덕분에 진료의 품질 저하 없이 건당 비용을 11%에서 51%까지 낮출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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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만족 보장 프로그램에 대해 물어보세요.

그런 거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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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도 이런 성공 이야기가 흔치는 않다. 의사, 간호사, 기타 의료 종사자들은 자신의 치료 프로토콜에 따르는 비용에 대해 무지한 경우가 많다. 그리고 관리자들도 이들과의 협력에 인색해서 벤치마킹의 기회와 최고의 임상 방법을 공유할 기회를 만들어줄 결과/비용 평가 방법을 함께 개발하려 드는 경우가 드물다.

 

비용 평가 및 관리 과정에 적극적으로 의사들을 참여시키면 진단에서 치료, 회복에 이르기까지 전체 진료 사이클에서 정말로 비용을 높이는 요인이 무엇인지 의사들도 배울 수 있다. 의사들은 환자 진료를 개선하고 싶어한다. 인구 노령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국가의 의료 재정에는 한계가 있다는 걸 그들도 잘 알고 있다. 의사들도 전체적인 진료의 질은 유지하거나 향상시키면서 동시에 비용을 낮출 수 있는 개선 방법을 찾으려는 의지가 강하다.

 

높은 의료 비용은 치료에 들어가는 자원의 불균형, 파편화된 집행, 최적화되지 못한 결과, 고도로 숙련된 임상 직원과 기술 직원들의 비효율적인 활용 등으로 나타나는 결과다. 손익계산서를 보며 비용을 관리하고 삭감하는 방식으로는 이런 문제들을 결코 해결할 수 없다.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각각의 질병을 치료하는 데 현재 사용되고 있는 과정들을 심도 깊게 분석하는 데서 출발해야만 한다. 의사와 관리자들은 자신의 의료기관에서 제공하는 각각의 치료법에 대해 전체 진료 사이클에서 발생되는 모든 비용과 그 결과를 완전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런 이해가 전제돼야만 양자가 힘을 모아 인력, 구입 자재, 장비 등을 전체적으로 더 저렴하게 조합하면서도 그 결과는 동일하게 유지하거나 더 나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MD앤더슨, 메이요 클리닉, 보스턴 어린이병원의 사례에서 보았듯, 이런 방법을 통해 탁월한 의료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극적인 효율 개선과 비용 절감을 이끌어낼 수 있다.

 

HBR <뉴잉글랜드 의학저널>과 공동으로 11 4일부터 12 15일까지 온라인 포럼헬스케어의 가치 혁신(Innovating for Value in Health Care)’을 진행합니다. hbr.org/insights/hcvalue에서 참여하세요.

 

로버트 S. 캐플란, 데릭 A. 하스

로버트 S. 캐플란(Robert S. Kaplan)은 하버드경영대학원 선임연구원이자 리더십 개발 마빈 바우어 명예교수다. 데릭 A. 하스(Derek A. Haas)는 하버드경영대학원 프로젝트 디렉터 겸 펠로이자 아방가르드 헬스(Avant-garde Health) 창립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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