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3월호

고위관리자들이 협업을 꺼려한다면?
하이디 K 가드너(Heidi K. Gardner)


 

 

 

Idea in Brief

 

문제점

전문 서비스 회사들은 여러 전문 분야에 걸쳐 있는 파트너들이 공동으로 참여해 복잡한 고객 업무를 처리할 경우 강력한 경쟁력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협업으로 인한 혜택은 천천히 생겨나는 반면에 단점은 금세 드러나는 탓에 개별 전문직들은 공동작업에 참여하기를 주저한다.

 

연구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고객 업무에 참여하는 전문 분야가 늘어날수록 고객으로부터 발생하는 연평균 매출도 높아진다. 그리고 여러 전문 분야와의 공동작업을 많이 하는 전문직일수록 향후 더 많은 일을 맡게 되고 더 높은 비용을 청구할 수 있게 된다.

 

제안

개개인의 전문인력은 물론 경영자들 역시 협업을 가로막는 장벽을 낮춰 수익성이 높은 업무를 맡을 수 있다. 유료 상담시간 같은 수입원은 덜 강조하고 고객당 매출 증대 같은 결과물에 더욱 주력한다면 가능한 일이다 

 

 
오늘날 전문 서비스 기업들은 난제를 안고 있다. 고객들이 글로벌화하면서, 훨씬 더 난해한 기술적 문제나 규제, 경제, 환경 관련 요구를 충족시켜야 하기 때문에 서비스 기업들도 갈수록 복잡한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요청받고 있다. 이러한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대부분의 일류 서비스 기업들은 자신들의 활동 분야를 보다 좁은 범위로 세분화하거나 새로운 분야를 만들어냈고, 파트너들이 전문영역에 특화할 수 있도록 지원해왔다. 그 결과, 그러한 집단이 지녔던 전문성은 보다 많은 인재와 지역, 여러 업무 그룹에 걸쳐 널리 분배돼버렸다. 그러므로 이제 고객들이 의뢰하는 고난도의 복잡한 사안들을 처리하는 유일한 방법은 전문가들이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과 협력해 일하는 것이다.

필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협력만 잘 한다면 전문 서비스 기업들은 보다 많은 수익을 올리고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는 계기를 마련할 뿐만 아니라 경쟁 우위까지 확보하게 된다. 하지만 전문인력 개개인의 입장에서는 협업에 참여해 얻을 수 있는 금전적 혜택이 서서히 생겨나는데다 다른 장점들도 구체적인 수치로 환산하기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그래서 협업을 배우고 익히는 데 투자하는 편이 과연 이로운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기가 힘들다. 설령 공동작업에서 경험할 수 있는 동지애를 가치 있게 여긴다 해도, 자신들이 각자 맡은 분야에서 여전히 나름의 입지를 다져나갈 수 있는 상황이라면 대다수의 파트너급 인력들은 여러 분야의 인재들이 다 같이 참여하는 협업 프로젝트에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하기 쉽지 않다.

 

 

당연한 얘기지만 이런 종류의 협업은 어렵다. 이는 전문가들이 저마다 맡은 영역의 일을 처리해 넘기면 어느 한 사람이 종합해 정리하는 방식의단순한 조합과는 다르며, 한 전문가가 일정 부분 기여를 하고 다른 전문가에게 넘기면 그 사람 역시 자기 분야에 관한 작업을 하고 또 다른 전문가에게 넘기는 식으로 순차적이고 상호의존적으로 진행되는 프로젝트와도 다르다. 손쉽게 후배 직원들에게 일임하는 것에 비해서도 훨씬 어려운 일이다. 또한 파트너 A가 자신의 고객에게 파트너 B를 소개해 별도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교차판매와도 엄연히 구분된다.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진정한 의미의 협업은 각자의 관점과 전문성을 결합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고객의 요구에 맞게 잘 가다듬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단순히 개개인의 지식을 모아놓은 수준을 능가하는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

 

전문가들이 이러한 공동작업의 장단점을 보다 잘 파악하고 회사 차원에서도 협업을 어렵게 하는 조직의 구조적 장벽을 낮춘다면 고객들뿐만 아니라 전문인력 개개인, 그리고 그들이 속한 기업들 역시 꽤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그 트레이드오프 관계를 살펴보는 것이 바로 내 연구 주제다. 이를 위해 세 군데의 글로벌 로펌과 하나의 회계법인에서 확보한 상세한 재무기록과 더불어 근무시간 기록표를 아우르는 10년 치의 정량적 분석자료, 전문 서비스 분야의 기존 업체들과 신생기업들에 대한 사례 연구, 그리고 컨설팅, 법률, 회계, 엔지니어링, 부동산 중개, 건축, 임원 전문 헤드헌팅 등 다양한 영역에 속해 있는 수백 명의 전문직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인터뷰도 진행했다.(보다 자세한 정보는연구 소개참조) 이 연구 결과를 보면 협업의 혜택이 어떻게 발생하는지 알 수 있다. 또한 전문가들이 서로 협력하지 못하도록 가로막는 실질적인 장애물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더불어 전문직 개개인과 전문 서비스 기업 모두가 장점은 더 많이 취하고 약점은 되도록 피하기 위해서는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제안한다.

 

기업에 돌아가는 이득

 

여러 분야의 전문인력들이 참여하는 협업으로 기업이 누리는 금전적 혜택은 명확하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한 건의 고객 업무에 관여하는 분야의 숫자가 늘어날수록 그 고객으로부터 발생하는 연평균 매출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내 연구에서 밝혀졌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여러 전문가들이 공동으로 하는 작업은 저가 경쟁의 영향을 적게 받기 때문이다. 고객들은 단 한 가지 전문 분야(예를 들면 기본적인 세금 업무처럼)가 처리할 수 있는 일은 가장 낮은 비용을 제시하는 업체에 맡겨도 된다고 여기지만 여러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작업은 복잡하고 더 어렵다고 생각한다. 고객을 돕기 위해 가담하는 전문직 그룹이 늘어남에 따라 회사에서는 더 높은 비용을 청구할 수 있고, 각 그룹에 돌아가는 몫도 평균적으로 더 늘어난다. 이런 결과는 전문직 그룹들이 단순히 별도의 서비스를 교차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으로 작업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어떤 글로벌 로펌을 조사한 결과, 협업을 하는 전문 분야가 다섯, 여섯, 일곱 개로 늘어날 때도 고객당 매출은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협업 분야가 많아질수록 수입도 커진다참조)

 

이와 함께 하나의 국가에만 근거지를 둔 전문가 집단이 처리하는 업무보다 여러 나라에 기반을 둔 전문가 집단이 참여하는 프로젝트의 수익성이 현저하게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관련 국가 수가 늘어날수록 매출도 증가한다참조) 그 이유는 여러 나라가 관련된 업무는 유난히 복잡하고 어려울 때가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다국적 기업들이 합병할 때 불거지는 문제나 기름 유출로 인한 소송에 따를 수 있는 여러 관할구역에 대해 생각해보자. 여러 나라를 넘나들며 매끄러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실력은 전문 서비스 기업에 중요한 차별화 요소가 될 수 있다.

 

 

더군다나 다른 부서와 소통하지 않는 폐쇄적인 서비스에서 벗어나 여러 분야들이 서로 협력하는 방식의 업무를 하게 되면 전문 서비스 기업은 고객사를 상대할 때도 좀 더 지위가 높은 중역들과 작업할 수 있다. 관장하는 업무 범위가 훨씬 넓을뿐더러 외부 조언자들을 선임할 권한과 예산도 훨씬 많이 갖고 있는 이들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여러 분야의 참여로 이뤄지는 프로젝트를 통해 이런 고위직 임원들을 끌어들이면 전환 장벽[1]을 구축함으로써 충성도를 강화할 수 있다. 어떤 포천 100대 기업의 법률 고문이 다음과 같이 설명했듯이 말이다. “전문 서비스 업체에 가면 대부분 괜찮은 조세 전문 변호사가 한 명씩은 있습니다. 하지만 조세 전문 변호사가 지적재산권 전문 변호사, 규제 전문 변호사,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가장 심한 골칫거리인 우리 회사의 특허 문제를 처리해줄 소송 전문 변호사와도 훌륭하게 팀을 짜 일하게 되면, 다른 어떤 회사에서도 그 팀을 대체할 만큼 뛰어난 인력을 찾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조직적인 관점에서 보면 정해진 고객의 업무를 처리하는 데 관여하는 파트너 변호사가 많아질수록 그 고객은제도적으로 관리되기가 쉽다. 말하자면 특정한 한 명의 파트너가 회사 차원에서 관리를 맡기 때문에 혹시라도 해당 전문가가 회사를 떠날 때 고객도 함께 빼내갈 수 있는 위험이 줄어든다. 게다가 파트너들끼리 서로의 작업을 지켜볼 수 있기 때문에 드물기는 하지만 치명적일 수 있는 불법적인 일탈행위가 일어날 가능성도 낮아진다.

 

개별 전문인력들은 어떻게 혜택을 누리나

 

협업으로 전문가 개개인이 거둘 수 있는 혜택 역시 직관적으로 와 닿는 건 덜하지만 마찬가지로 수량화할 수 있다. 동료들의 업무에 협조하는 전문가들이 자신이 전담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객도 더 많이 유치한다는 사실은 내 연구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그 이유는 뭘까? 동료들과 협력할 경우 당신이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 그 동료들이 더 잘 알게 되고, 그런 정보를 바탕으로 향후에 당신에게 일을 소개해줄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추천을 받으면 혼자서 찾을 때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일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목표하는 매출을 달성하기도 한결 수월해진다. 내가 연구 대상으로 삼았던 한 로펌의 경우 동료의 추천을 통해 일을 맡게 된 파트너급 변호사는 보통 건당 5만 달러 정도의 추가 수입을 올렸다.

 

물론 동료들이 당신의 능력을 알아본다고 해서 모두가 당장 일감을 주는 건 아니다. 동료들도 고객이 당신의 전문성을 필요로 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일반적으로 내가 조사한 파트너 변호사들의 경우 함께 작업한 동료 여섯 명 중 한 명꼴로 1년 이내에 새로운 고객을 소개해줬다.

 

작업을 함께 했던 팀 동료들은 직접 일감을 찾아주지는 못하더라도 당신이 가진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또 다른 동료들에게 당신에 대한 입소문을 낼 가능성이 높다. 방금 언급했던 로펌에서는 단 두 명 하고만 추가로 협업을 하게 되면 전에는 한 번도 그런 적이 없는 동료로부터 일을 소개받을 수 있었다. 대가가 그리 크지 않다고 느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입소문이 가져오는 복합적인 효과는 강력하다. 동료들이 회사 내 다른 사람들에게 당신과 작업하기를 권유한다면 시간이 흐르면서 당신의 명성도 눈에 띄게 높아질 것이다.

 

협업을 하면 동료들 사이에서뿐만 아니라 좀 더 넓은 시장에서도 인지도가 올라간다. 전문 서비스업은 불투명하기로 유명하다. 고객들이 전문인력의 가치를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문직을 고용해 일을 처리한 다음에도 마찬가지다.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의문점들에 어떤 확신을 갖고 답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컨설턴트의 조언 때문에 파산하게 됐나?” “임원 전문 헤드헌팅 회사에서 그 자리에 꼭 맞는 완벽한 후보자를 찾아낸 걸까?” “법률 서비스에 막대한 비용을 들이지 않았다면 어떤 위험에 처했을까?” 이런 불확실성이 의미하는 바는 고객들이 전문가를 선임하는 결정을 내릴 때 그들의 평판에 크게 의존한다는 것이며, 그 평판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추천이 점차 쌓여 만들어진다. 이 같은 입소문에 의한 추천은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단지 일이 늘어날 뿐만 아니라 맡는 일의 수준과 수익성도 더 높아지는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앞서 예를 들었던 로펌의 경우 여러 분야가 융합된 프로젝트에 더 많이 참여하고, 각 프로젝트의 성격이 더 복잡할수록 파트너 변호사들은 실제로 이듬해부터 자신들이 맡은 업무에 더 많은 보수를 청구할 수 있었다.(‘복잡한 프로젝트일수록 시간당 보수가 높아진다참조)

 

여러 전문 분야가 뒤섞인 프로젝트에 참여하면 전문가들은 자신이 관리하는 고객들에게 좀 더 수준 높은 서비스의 가치를 설득하는 법을 배우는 데도 도움이 된다. 로리의 예를 들어보자. 로리는 자동차 관련 고객사들을 대상으로 운영 효율성에 대해 전문적으로 조언하는 컨설턴트다. 2년 전, 당시 운영 업무를 담당하는 동료들 다수가 이해관계로 인한 갈등을 겪고 있었던 터라 한 제약회사의 합병 뒤 조직 통합(PMI) 프로젝트에 그녀가 참여했다. 재무, 규제, 브랜딩 전문가들로부터 그들이 활용하는 프레임워크와 방식에 대해 안내를 받고 나자 로리는 이런 분야들이 서로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이렇듯 관점이 새로워지자 자신의 고객들에게 적용되는 문제도 훨씬 폭넓게 찾아낼 수 있었다. 또한 다른 영역에 속한 몇몇의 전문가들과 계속 연락하고 지낸 덕분에 그들과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다 보니 운영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른 여러 사안들에 대한 이야기를 고객과 나눌 수 있는 능력도 더욱 강해졌다. 18개월쯤 뒤 자동차 관련 고객사 중 한 곳이 한 사업부 전체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 개편을 로리의 회사에 의뢰했다. 현재 그녀는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팀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다.

 

[1]거래 상대를 바꾸는 데 드는 비용과 수고 - 역주

 

 

복잡한 프로젝트일수록 시간당 보수가 높아진다

 

변호사의 경우 한 해 동안 여러 전문 분야를 아우르는 공동 프로젝트에 더 많이 참여할수록 단 하나의 전문영역에만 관련된 프로젝트를 수행한 동료들에 비해 시간당 보수가 크게 증가했다. 프로젝트당 협업하는 다른 전문직 동료들의 숫자가 늘어날수록 변호사가 시간당 받는 보수는 더 많아졌으며, 관련 전문 분야가 많아지면 보수는 거기에서 추가로 더 높아졌다.

 

 

복합 프로젝트에 참여하면 전문가들은 고객사의 고위 경영진과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조직 내에서 책임 범위가 훨씬 넓고 할당받은 예산도 훨씬 많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다. 내가 만났던 한 CEO는 자신이 과거에 함께 작업했던 어떤 컨설턴트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마케팅 전문가였던 그 컨설턴트는 고객사의 제품 포트폴리오에서 오로지 브랜드 마케팅 관련 사안에만 집중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래서 그 컨설턴트의 영향력은 마케팅 부서의 경계 밖으로 확대되지 못했다. 현재 이 CEO가 고용한 다른 컨설턴트는 정반대다. 그는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과 공동으로 작업했던 경험을 활용해 이 회사의 제품 포트폴리오가 해외 이전 사업의 운영, 그리고 결국에는 세금 체제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인식했다. 이 영민한 컨설턴트는 마케팅뿐만 아니라 운영, 전략, 그리고 재무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복합 프로젝트를 찾아냈다. 이 프로젝트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수료를 받았고 이후 이 컨설턴트는 복잡한 사안을 처리할 때 없어서는 안 되는 해결사라는 평판을 얻었다.

 

다양한 전문 분야가 참여하는 협업은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이 경기침체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연구 결과, 같은 회사 내 다른 동료들과 어느 정도만 관계를 맺은 전문인력조차도, 다시 말하면 2008년 금융위기가 닥치기 전 3년 동안 매년 단 10명의 다른 파트너들과 함께 일했는데도, 불황기 동안 매출을 그대로 유지했다. 반면에 보다 독자적으로 활동한 전문인력들의 경우 매출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경기가 회복되자 협력적인 성향의 파트너들은 훨씬 빠른 매출 증가세를 보였다. 이런 혜택의 일부는 협업으로 형성된 사회적 결속력에서 비롯된 결과물이다. 불황이 닥치기 전에 협업에 나섰던 이들은 전체 업무량이 줄어들 때조차 고객이 의뢰한 일을 다른 사람들과 나눠 해결하려는 경향이 짙었다. 뿐만 아니라 전문가들은 경기가 좋았을 때 복합 프로젝트에 참여함으로써 보다 폭넓은 주제들을 다루는 경험을 쌓았다. 그 덕분에 불경기에도 자신의 전문 분야만으로는 심한 타격을 입을 수도 있는 위험을 줄일 수 있었고 말이다.



 

무엇이 걸림돌로 작용하나

 

그러나 협업의 혜택을 보여주는 증거만큼이나 무시할 수 없는 강력한 사실이 있다. 대부분은 아니더라도 상당수 전문 서비스 기업들의 조직 체계와 보상 시스템, 문화가 협업을 잘 하는 팀 플레이어보다 독자적으로 기여하는 사람을 선호한다는 점이다. 위로 올라가지 못하면 조직을 떠나야 하는 승진 시스템은 로펌의 신입 변호사들 사이에 경쟁의식을 부추긴다. 그리고 이런 경쟁 중심의 가치가 너무 깊이 배어든 나머지 파트너 변호사가 되고 나면 협업에 거부감을 갖는다.

 

레인메이커는 어떻게 협업으로 이익을 볼까




협업이 어떻게 전문직들의 업무 발굴 능력을 향상시키는지 설명하기 위해 대단히 비슷한 조건을 가진 변호사 두 명을 비교해보겠다.

 

둘 다 같은 해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현재 같은 로펌 내 같은 분야에 소속돼 있다. 특정 연도에 두 사람이 청구한 유료 상담시간은 거의 같았지만 그림에서 확실하게 드러나는 것처럼 그 시간을 활용한 방식은 아주 달랐다. A변호사는 자기 고객의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6명의 파트너를 끌어들였으며 그중 절반이 다른 전문 분야였다(회색 점으로 표시). B변호사는 그가 발굴한 업무에 30명이 넘는 파트너를 끌어들였으며 그중 3분의 2가 다른 전문 분야였다. 다양한 전문 분야와 공동으로 작업하는 B변호사의 전략은 유효했다. 그해 그의 고객들로부터 발생한 총 수입은 A변호사의 수입보다 네 배 이상 높았다.

 

단순히 이 사례만으로는 협업이 수입 증가로 이어졌는지 아니면 수입 증가로 인해 협업이 이뤄졌는지 알 수 없다. 그러나 10년 치 이상 결과물을 조사한 내 연구 결과는 확실한 인과관계를 보여준다.

 

자신이 발굴한 업무를 다른 동료들과 함께 작업할수록 그 파트너는 향후 더 많은 사업을 개발할 가능성이 높다. 심지어 근무처나 소속 분야, 재직 기간, 전년도 청구액처럼 개인별 청구금액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요인들을 통제변수로 놓고 분석해도 마찬가지였다. 사업 개발에 능한 레인메이커가 이듬해 기존 고객에게서 얻을 수 있는 수입은 자기와 같은 분야는 물론 다른 분야 파트너들과 협업을 많이 할수록 늘어난다. 신규 고객에 대해서도 여러 전문 분야가 어우러져 참여하는 협업이 장기적인 매출 성장을 기대하게 하는 강력한 변수다.

  

 

 

더군다나 한 파트너급 인력이 재치 있게 표현한 것처럼 많은 전문 서비스 회사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록스타일 뿐, 밴드 전체가 아니다.” 사업을 잘 하고 영업실적이 우수한 레인메이커는 대개 사내에서 가장 인기가 좋다. 이런 인력은 전체 매출에서 일정한 비율을 떼어주는 수수료 형태로 보상을 받는 경우가 많다. 일부 회사에서는 매출을 더 많이 올릴수록 수수료 비율도 높여준다. 이렇듯 보상체계가 단순하다는 점은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각자 무엇을 해야 하고 대가로 얼마를 받을 수 있는지 정확히 알려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협업의 의욕을 떨어뜨린다. 자신의 거래를 마무리하는 데 동료를 끌어들이면 수수료도 나눠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보상 시스템의 영향은 조직문화로까지 번져 주로 다른 사람들이 주도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회사에 기여하는서비스 파트너들을 얕보는 분위기가 형성된다. 한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설명했듯이 파트너들은 대개 이렇게 생각한다. “사업을 개발하느라 애쓰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가만히 앉아 덕을 보지 않는가?” 이 같은 조직문화에서는 협업을 시도하는 파트너들이 큰 상처를 입을 수 있다. 어떤 회사가 매년 공식 연회에서밀리언 달러 클럽가입자를 발표하는 식으로 개개인의 매출성과를 축하해주는 모습을 생각해보자. 파트너 한 명은 이를 부득부득 갈면서 동료들에게 박수를 쳐줬던 경험을 이야기했다. 그해 그는 100만 달러 목표를 채우지 못했는데, 그 이유가 자신의 고객에게서 발생하는 매출의 대부분을 독자적인 의뢰인 발굴을 힘겨워 하는 후배 변호사들과 나눴기 때문이다. “신참들을 멘토링하고 공을 나눠가짐으로써 CEO가 원하는 바를 정확히 실천했다고 생각했어요.” 파트너의 이야기다. “ 하지만 그해 처음으로 연례회에서 무대에 불려나가지 못했어요. 다시는 그러지 않을 겁니다.” 

 

 

솔직히 협업을 통해 회사가 거두는 이익 중에는 개인의 희생을 대가로 하는 부분도 있을 수 있다. 예컨대 투명성 증대는 전문직 개개인 관점에서 보면 고객과의 관계에 대한 감독의 눈초리가 강화되고 자율성을 침해받는 것으로 느껴질 수 있다. 더구나 많은 전문 서비스 회사들은 지원자들을 상대로 그들이 회사를 옮기면 함께 따라올 것으로 예상되는 고객의 수와 관련 수입을 가늠해보도록 요구한다. 자신이 경쟁사로 옮길 경우 고객도 함께 따라오리라고 확신하지 못하는 전문직 인력은 그 회사에서뿐만 아니라 시장에서도 협상에서 불리해진다.

 

대외적인 보상 시스템 역시 전문직 인력들이 특화된 전문성을 기반으로 명성을 쌓도록 부추긴다. 예를 들면스타 랭킹 시스템인 체임버스 USA에서는 공개적으로 미국 최고의 변호사들을 선정하고, 유력 금융잡지 <인스티튜셔널 인베스터>는 최고의 주식 분석가들을 가려낸다. 이러한 평가는 전문직의 수입은 물론 노동시장에서의 매력도, 그리고 승진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일부 전문직들은 여러 분야가 뒤섞인 프로젝트에 참여할 경우 인정받을 기회를 놓칠까봐 걱정한다.

 

금전적 이해관계도 문제지만, 효과적으로 협력하는 방법을 배우기도 쉽지 않다. 순전히나 홀로작업하는 전문직 종사자는 드물지만, 같은 부서에 속해 있으면서 당신과 전문성이 얼추 비슷하고(부족하긴 하지만) 당신을 만족시켜야 진급할 수 있는 후배 직원들에게 맡기는 것과 비교하면 타 부서의 동료들과 협업하는 일은 상당히 어렵다. 좀 더 수준 높은 일을 맡으려면 전문직 인력은 자신이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 외에 고객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판단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리고 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적임자를 찾아야 하며, 자신이 명령을 내릴 수 없는, 막강한 능력을 보유한 동료들과 함께 일하는 법도 배워야 한다. 자신들로서는 판단할 입장이 못 되는 분야에서 동료들이 경쟁력을 지니고 있으며 고객을 빼돌리지도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또 여러 나라에 걸쳐 있는 업무는 여러 문화가 뒤섞인 데서 발생하는 이슈들 때문에 더 큰 어려움이 따른다.

 

한 로펌에서는 동료의 추천을 통해 일을 맡게 된 파트너급 변호사가 건당 5만 달러의 추가 수입을 올렸다.

 

혜택을 좀 더 빨리 누리려면

 

이런 장애요인들이 작용하는 조직에서조차 다른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과 효과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참고 견디면 반드시 보상이 따른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협업에 대한 경험이 어느 정도 쌓이고, 믿고 의지할 만한 능력과 성품을 지닌 전문가들로 핵심 그룹이 구성되면 조정에 필요한 수고가 줄어드는 만큼 위험부담도 감소하기 마련이다. 전문 용어와 기술적 접근방식, 그 밖에 다른 여러 가지 규율에 대한 전제조건을 이해하고 수입과 분명히 드러나지 않는 보상들(예를 들어 결과물에 대한 칭찬이나 다음번 고객 설득에 필요한 시간)에 대해서도 어떻게 분배할지 파악하면 동료들과 신뢰가 쌓여 갈등이 줄어들고 서로 보다 신속하게 협력할 수 있다.

 

전문직 인력이 협업을 통한 이익을 좀 더 빨리 누리는 데 도움이 되는 전략이 몇 가지 있다. 첫째, 누구와 협력하는지가 중요하다. 내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사업 개발에 능한 레인메이커나 든든한 연줄을 갖고 있어 사내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동료와 함께 일하며 경력을 쌓는 것이야말로 명성을 높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그러한 관계에서 비롯되는 금전적 혜택은 보통 고객을 소개받는 데서 발생하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크게 늘어난다.

 

하지만 어떻게 그런 우수한 동료들과 손잡고 프로젝트를 할 수 있을까? 어느 글로벌 로펌의 뉴욕 지사 파트너 변호사인 크리스는 다음과 같은 전략을 사용한다. 동료들과 나눈 대화나 법률 관련 신문에 실린 글에서 자신의 전문 분야인 데이터 프라이버시가 다양한 기업 고객들에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지 아이디어를 수집한다. 그런 다음, 회사에서 이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기업들을 조사해 자신의 전문성이 어떤 고객의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메모지 한 장 분량으로 정리해 고객 관리 파트너에게 전달한다. 크리스도 인정하듯이 이렇게 노력하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린다. 자기PR이라고 여겨지는 이런 노력을 모든 동료들이 호의적으로 받아들이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충분히 많은 동료들이 이 제안을 받아들인 덕분에 크리스는 신규 프로젝트를 수주하기 위한 여러 합동 프레젠테이션에 참여했고 다른 파트너 변호사 두세 명과 꾸준하게 관계를 이어왔다.

 

영향력 있는 동료들과 함께 작업하는 또 다른 방법은 그들을 당신이 관리하는 고객의 프로젝트에 참여하도록 제안을 내미는 것이다. 노련한 컨설팅 파트너인 매타이어스는 통신 전문 컨설팅 회사에서 종합 컨설팅 회사로 이직하면서 자신의 운영 관련 전문지식을 보다 다양한 고객들에게 적용할 수 있었다. 새 회사에 합류하자마자 매타이어스는 다른 전문 분야에서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되는 파트너 세 명을 찾아 따로따로 점심 식사를 함께 했다. 그리고 난 뒤, 그는 시간을 들여 세 사람이 작성한 공식 백서와 사내 지식관리시스템에 올려놓은 문서, 그리고 그들의 고객에 관한 자료들까지 다 찾아 읽었다. 이 세 사람과 전에 함께 일해본 적이 있는 자기 부서의 파트너 변호사들과도 이야기를 나눴다. 이직한 지 첫해가 지나기도 전에, 매타이어스는 세 명의 파트너들 전부와 따로따로 고객 미팅을 공동으로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찾아냈다. 그중 한 미팅 덕분에 작지만 가능성이 큰 업무가 계속 이어졌다. 세 파트너는 점차 매타이어스의 상당한 전문성은 물론 고객관리 능력과 함께 이 회사에 남아 업무적으로 성공하고 싶어 하는 의욕까지도 알아보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 파트너들은 다른 동료들에게 매타이어스의 인상적인 모습들을 이야기하기 시작했고 다양한 분야에 걸친 고객 업무에 참여할 기회를 그에게 만들어줬다. 매타이어스는 먼저 다른 파트너들이 맡은 분야를 충분히 학습해서 그들이 자신의 고객과 함께 작업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아낸 다음 그 기회에 대해 얘기를 나누기 시작하는 것이 초기의 비결이었다고 설명했다.

 

 

당신이 가진 지식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다른 우수한 파트너들과 함께 일할 기회를 만들 수 있을지 몰라도 그들이 계속해서 당신과 일할지 여부는 당신이 같은 팀원으로서 어떤 경험을 제공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렇다고 아주 어렵고 복잡한 일은 절대 아니다. 전문직 인력들이 다음의 규칙들만 지켰어도 내가 인터뷰를 통해 확인한 불만이 절반으로 줄어들었을 것이다.

 

팀 구성원들을 닦달하지 마라. 만약 당신 회사가 파트너들과 협상해 수수료 금액이나 요율을 정하는 유형의 직장이라면 당신이 팀원으로 끌어들인 파트너들에게 공정해지려고 각별히 노력해야 한다. 동료들이 당신이 맡은 업무를 해결하기 위해 만사를 제쳐두거나 아무런 보상을 바라지 않고 거저 참여하리라 기대해서는 안 된다. 설령 다른 동료들의 고객보다 당신의 고객이 회사에 더 중요하더라도 말이다. 명예는 또 다른 형태의 중요한 화폐다. 따라서 사람들은 팀원들에게 명예가 고루 돌아가는지(혹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해 민감하다. 가장 강하게 제기되는 몇 가지의 불만들은 파트너들이 프로젝트를 함께 하자고 실컷 부추겨 끌어들이고 나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 실제 업무에서는 고객과 대면할 기회를 주지 않고, 전혀 돋보이지 않을 영역에만 몰아넣으며, 노고를 인정해주지도 않을뿐더러, 심한 경우에는 그 공을 모두 자신들이 독차지할 때 터져나온다. 마감 기한을 거듭 변경함으로써 동료들의 시간을 허비해서도 안 된다. 밤새 일하게 해놓고 그 결과물을 며칠씩 거들떠도 보지 않아 사람들이 우르르 떠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대부분의 파트너들이 동료 파트너를 대하는 법을 이보다는 더 잘 알고 있긴 하다. 그러나 부하직원들의 시간을 낭비한다는 평판 역시 다른 파트너들이 들으면 질색할 요인이라는 사실은 인식하지 못한다.

 

협업을 장려하는 조직의 수장들은 전문인력들이 초기 장애물을 극복하고 효과적으로 협력하도록 두 가지 접근방식을 쓴다. 코치처럼 행동해 문화적 장벽을 낮추고, 건축가처럼 행동해 구조적 장벽을 낮추는 것이다.

 

독촉받지 않더라도 맡은 일을 제 시간에 처리하라. 정말로 예기치 못한 일이 생겨 작업이 지체되면 그 즉시 상황을 알리되 변명을 늘어놓아서는 안 된다. 절대로 부하직원을 탓하면 안 된다. 앞으로 예상되는 일들과 현재 상황을 솔직하게 밝혀야 한다. 예컨대 팀원들이 당신과 연락을 주고받기 힘들게 만들 수도 있는 여행(출장) 계획 같은 일들도 명확히 알려야 한다.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라. 질문을 던져라. 거리낌 없이 조언을 구하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보면 요령 있게 도와주면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동료들에게 부정적인 피드백을 주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당신과 함께 고객이 의뢰한 일을 처리하는 파트너들이 각자 기여한 바가 기대에 부응하는지 여부를 대충 알아서 짐작하게 해서는 안 된다. 동료들에게 건설적이면서도 솔직하고 시의 적절한 조언을 해준다면, 그들이 당신의 프로젝트를 통해 얻는 배움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는 전문직 인력 개개인이 협업에서 얻는 가장 중요한 혜택 중 하나다. 당신은 복잡한 프로젝트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 있고 충실한 동료들과 팀을 꾸려 고객들을 상대로 당당하게 영업을 할 만한 자신감을 갖게 될 것이다.

 

업무 가치를 더 높이기

 

일부 전문 서비스 회사들은 가장 유능하고 성공한 전문직들끼리도 수준 높은 협업을 시도하도록 장려한다. 밖에서 보면 마치 마법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런 조직을 이끄는 수장들은 전문인력들이 초기 장애물을 극복하고 효과적으로 협력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두 가지 폭넓은 접근방식을 쓴다. 문화적 장벽을 낮추기 위해 코치처럼 행동하고, 구조적 장벽을 낮추기 위해 건축가처럼 행동하는 것이다.

 

코치로서의 리더. 협업문화를 조성하고 싶다면 경영자 자신부터 솔선수범해야 한다. 동료들의 고객 업무에 기여하고, 자신의 프로젝트에 참여한 다른 사람들과 공을 나눔으로써 올바른 행동의 본보기를 제시해야 한다는 얘기다.

 

최고경영진은 몇 가지 간단한 조치를 취해 파트너들끼리 신뢰관계를 형성하도록 도울 수 있다. 예를 들면 서로 연결고리를 만들 수 있도록 수련회를 여는 방법이 있다. 임원급 전문 소규모 헤드헌팅 회사인 콜드웰 파트너스의 CEO는 연례 수련회가 열리기 넉 달 전에 파트너 전원에게 잠재고객과 그 고객과의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함께 일해볼 만한 동료를 지명해달라고 요청했다. 수련회에서 CEO는 파트너들이 팀을 조직해 고객 개발을 위한 접근방식을 구체화하는 시간을 따로 마련했다. 최고의 전문 서비스 회사들은 외부에서 영입한 파트너들을 내부에서 유능한 인재로 성장한 인력과 짝을 이뤄 동료들이나 고객들을 소개받도록 한다. 이로써 코치 역할이 최고경영진에 국한되지 않고 폭넓게 확대될 수 있다.

 

 

경영자들은 인재를 영입할 때 높은 성과를 올리기는 하지만 독자적으로 활동하는 파트너들을 고용하고 싶은 유혹을 뿌리쳐야 한다. 해로운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에 다방면에 걸쳐 작업해본 경력을 지닌 후보자들을 찾아야 한다. 그런 경험의 여부를 가늠하기 위해서는 지원자들에게 동료들의 고객 업무에 어떤 식으로 기여했으며, 자신의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어떻게 팀을 조직했는지 몇 가지의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도록 요구해야 한다. 당신의 회사로 고객들을 옮겨올 수 있다고 떠벌리는 지원자들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생각해보라. 고객들이 이런 지원자들과 그토록 두터운 개인적인 친분을 가졌다면 그 회사의 다른 전문인력들은 전혀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관여하지 않았다는 말인가?

 

경영자들은 훌륭한 성과를 낸 파트너들을 공개적으로 칭찬할 때 보내는 신호에도 주의를 기해야 한다. 만약 어떤 파트너가 큰 수입을 올렸으나 외로운 늑대처럼 독단적으로 거둔 성과라면 경영자는 축하를 자제해야 할 뿐만 아니라 같은 결과를 좀 더 나은 방식으로 실현하는 방법에 대해 그 파트너와 대화를 나눠야 한다.

 

건축가로서의 리더. 조직 구성원들이 협력적으로 행동하길 바란다면 구체적인 협업 활동에 대가를 지불할 수 있도록 보상체계를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 뭔가 상식적으로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연구 결과와 경영자들을 가르쳐본 경험에 비춰보면 그런 식으로 보상하는 것은 역효과를 낳는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 고객 소개 빈도나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한 공동 프레젠테이션 횟수 같은 지표가 오히려 경쟁을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효과적인 협력으로 이뤄낸 결과물에 보상을 하는 편이 훨씬 좋은 방법이다. 이를테면 고객만족도와 고객 잔류 수준의 제고, 기존 고객과의 거래에서 매출과 수익 증대, 목표영역에서 신규 고객 확보 같은 것들이다. 예를 들어 듀언 모리스라는 로펌에서는 연례 보상체계에실질 기여 분석matter contribution analysis’이라는 계산방식이 포함돼 있다. 변호사 한 명이 맡은 사건에서 발생한 모든 수입(청구액이 아닌 실제 수령액)과 변호사 비용(연봉과 간접비)을 비교해 변호사 개인별 수익성을 산출하는 것이다.

 

협력적인 조직문화를 구축하는 목표에 어긋나지 않으면서도 이런 결과물을 얻도록 보장하기 위해서는 파트너들의 멘토링, 지식 공유, 조언과 같이 비용으로 청구할 수 없는 기여까지도 반영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일례로 경영 컨설팅 회사인 AT 커니는 사내 공식 평가 시스템을 활용해 멘토와 멘티 각각에게 멘토링의 실효성을 평가하도록 한다.

 

여러 전문 분야를 아우르는 신중한 협업전략이 마련된 조직에서는 협력의 역학을 배우는 데 쏟는 시간이 청구도 하지 못하는 간접비로 치부되는 게 아니라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투자로 여겨진다.

 

경영자들은 전문직들이 동료들이 갖춘 전문지식에 대해 충분히 파악할 수 있는 체계적인 방법을 도입해 여러 전문 분야가 어우러진 기회를 발견하고, 고객들과 그런 기회에 대해 확신을 갖고 얘기를 나누며, 실질적인 작업의 실행을 도와줄 듬직한 파트너를 찾고, 그들의 능력을 가늠하도록 뒷받침해줄 수 있다. 각 분야의 실무그룹이 매달 회의 때 워크숍을 갖고 사업 기회가 많은 분야의 전문가들의 짧은 프레젠테이션을 접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어떤 회사들은 인트라넷 기반의 도구들을 활용해 새로운 고객 업무를 발굴하는 일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관련 전문가를 찾으며, 질문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했다. 사내 소식지처럼 기술적으로 뛰어나지 않은 방식으로도 최근에 성공한 협업 사례를 소개함으로써 파트너들에게 사내의 다른 동료들이 고객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전문 분야들을 어떻게 조합하는지 알려줄 수 있다. 워낙 결과가 분명한 터라 긴 설명이 필요 없는 이런 사례담들은 전문인력들이 서로를 신뢰하게끔 만드는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다. 조직 전반에 걸쳐 교육 승진 프로그램을 마련해 협업에 꼭 필요한 능력을 높은 수준으로 발휘해야만 진급할 수 있도록 한다면 사내의 전문인력들이 자타가 신뢰할 만한 수준의 경쟁력을 확실히 갖추도록 할 수 있다.

 

조직의 전문인력들이 한 고객에게 좀 더 광범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돕기 위해 어떤 경영자는 업무수행 능력이 우수한 파트너들로 하여금교차판매 특별기동대 팀을 새로 꾸려 동료들에게 조언을 건네줄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 팀의 구성원들은 다른 파트너들이 고객과 점심식사를 할 때 동석해 새로운 기회를 탐색하는 데 도움을 줬다. 파트너들에게는 특별기동대 팀원들이 그 기회를 직접 차지하지는 않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이 밖에 어떤 전문 서비스 회사들은 임시파견 프로그램을 도입해 선임 전문직이나 진급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파트너들이 6~12개월 동안 해외 사무소에서 근무하도록 한다. 다시 본국으로 돌아오면 그들은 두 사무소를 잇는 연결고리 같은 역할을 한다. 이 경우 하나의 회사는 대체로 파견근무자가 귀국한 다음 해에 본국과 해외 지사 간에 최소 3건에서 간혹 10건 이상의 새로운 국제적인 업무를 소개받을 수 있다. 그중 일부는 파견근무자가 직접 맡아 해결하지만, 많은 경우 파견근무자의 중개로 동료 파트너들에게 배당된다. 파트너들은 그런 식으로 소개를 받지 않았다면 해외 사무소에 근무하는 파트너와 연락할 생각조차 못했을 거라고 말한다.

 

 

 

연구 소개

 

다양한 전문 분야에 속해 있는 파트너들이 협업을 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이해하기 위해 법률, 컨설팅, 회계 분야 글로벌 전문 서비스 기업 6곳을 대상으로 장기간 연구를 진행했다. 파트너들이 공동으로 작업을 하는 양상의 범위와 성격을 가늠하기 위해 이 중 4곳으로부터 10년 치 이상의 업무시간 기록을 받아 분석했다. 뿐만 아니라 또 다른 컨설팅 회사를 2년 넘게 조사했는데, 마침 그 회사 경영진이 개별 업무 중심의 기업문화에서 협업을 강화하는 문화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전략적 변화를 시도했다. 여러 번의 설문조사를 통해 파트너 수백 명이 시간이 지날수록 그런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추적하고, 경영진과 파트너, 이사진, 그리고 고객들을 인터뷰함으로써 그런 시도와 관련해 경영진이 풀어야 할 과제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받았다. 게다가 협업을 하는 원인과 그 효과를 살펴보기 위해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40곳 이상의 전문 서비스 회사에 속한 전문직들과 150회 이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협업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극복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지난 1년간 2000명이 넘는 파트너급 전문직들과 대화를 나눴다. 여기엔 하버드경영대학원과 하버드법학전문대학원의 최고 전문 서비스 기업 및 최고 법률회사 경영자 교육 과정에 참여한 사람들과 나를 협업 워크숍에 초청했던 회사의 파트너들, 그리고 내 연구 결과를 논의하기 위해 특별히 조직한 세미나에 참여하는 전문 서비스 회사 경영진 등도 포함된다.
 

 

 

 

대부분의 전문 서비스 기업들은 이미 자사의 고객들이 가진 가장 복잡한 문제를 찾아내 처리함으로써 성장을 꾀하는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그리고 많은 경우, 그렇게 복잡한 문제들은 전문인력이 아무리 많아도 개개인의 차원에서 독자적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가고 있다. 최고의 가치를 지닌 업무에 착수한 회사들은 특화된 전문성을 확보하려고 애쓰기보다는 여러 전문역량을 통합하는 데 주력한다. 이런 기업들은 명백하게 드러내놓고 협업을 강조하는 전략을 개발하고 이에 대해 소통함으로써 파트너들이 여러 가지 역량을 조합하는 방식을 배우는 데 투자하는 편이 좀 더 폭넓은 차원에서 회사가 지지하는 새로운 계획의 일환임을 이해시킨다. 그 결과, 파트너들이 맡은 각 분야 실무그룹의 리더들은 종합적인 전략을 개발하는 일에 참여하면서 각자가 이끄는 분야에 속한 전문인력을 위한 협업의 목표를 명쾌하게 수립해나가고 있다. 고객 관계 프로그램을 주도하는 파트너들은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복합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아내고 성공적으로 개발하는 책임을 맡고 있다. 여러 전문 분야를 아우르는 협업전략이 이렇게 신중하게 마련된 경우에는 협력의 역학을 배우기 위해 쏟는 시간이 청구도 하지 못하는 간접비로 치부되는 게 아니라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하나의 투자로 여겨진다. 이런 회사들은 고객들의 가장 복잡한 요구를 해결해줄 수 있다면 어떤 이득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고객의 충성도를 확보하는 것은 물론 가장 가치가 큰 수입원에서도 큰 몫을 차지할 수 있게 되고, 이에 따라 경쟁업체들은 갈수록 수익률이 낮아지는 평범하고 단편적인 성격의 일감을 두고 다투게 되리라는 사실을 말이다.

 

 

 

하이디 K. 가드너는 하버드법학전문대학원 법조인 연구센터의 우수 연구원이며 강의도 하고 있다. 하버드경영대학원 조직행동학과 교수직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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