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6월호

내가 창업하는 회사에 내 이름을 붙여도 좋을까?
데니스 리 욘(Denise Lee Yohn)

Founders

내가 창업하는 회사에 내 이름을 붙여도 좋을까?

데니스 리 욘

 

회사명에 창업자의 이름을 넣을 때는 득실을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창업을 앞둔 사람들은 한 번쯤 자기 이름을 회사명에 넣을지 말지 고민한다.

사실 회사명을 정하는 판단은 매우 중요하고 특징적인 동시에 지극히 주관적인 의사결정이다. 내 이름을 넣으면 과연 좋을까, 나쁠까?

최근 발표된 두 논문에서 내린 결론은경우에 따라 다름이다.

 

 

오클라호마대와 듀크대 푸쿠아경영대학원의 연구진이 발표한 두 논문은 창업자의 이름을 딴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의 경영성과에 대해 상충되는 결론을 내렸다. 한 논문은 창업자 동명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3%포인트 높은 총자산이익률return on assets을 달성했다는 결론을 낸 반면, 다른 논문은 동명 기업의 가치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8% 낮을 뿐만 아니라 창업자가 동명 기업을 직접 경영까지 하는 경우 21%나 더 낮아진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런 차이는 어디서 왔을까? 연구에 따라 경영성과를 평가한 지표가 달랐기 때문일 수 있다. 총자산이익률은 기업이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했는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다른 논문에서 사용한 평가 지표인토빈의 qTobin’s q ratio는 기업 내 자산의 시장가치를 통해 기업가치를 평가한다. 전자는 회계중심적 지표로서 기업이 얼마나 자본집약적인지에 따라 달라진다. 후자는 시장중심적 지표로서 장기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데 유용하지만 회계 방식에 따른 영향을 받는다.

 

두 연구는 또한 서로 다른 자료를 활용했다. 창업자 동명 기업과 재무성과 사이에 양의 상관관계positive correlation를 밝힌 연구는 2002~2012년까지 600만 기업연도분에 달하는 유럽 내 180만 개

기업의 데이터 세트를 분석했다. 하지만 다른 연구는 1993~2009년까지 미국 내 가족 소유 기업 자료 중 대략 8000 기업연도분의 샘플자료를 분석했다. 따라서 창업자 동명 기업이 유럽에서만 유독 고평가되었거나, 가족 소유 기업이 동명 기업과 다른 특성을 보였거나, 2009년 이후 일어난 변화 등의 원인이 작용했을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재미있는 것은 두 연구가 결론을 설명한 방식의 차이다. 첫 번째 논문의 연구팀은 동명 기업이 창업자와 기업 간 단단한 유대관계를 형성하도록 돕는다고 주장한다. 창업자의 평판에 회사명이 이익 또는 위해가 될 수 있으니 성공을 위한 동기 부여가 되는 것이다.

 

 

이에 반해 음의 상관관계를 발견한 두 번째 논문의 연구팀은 동명 기업이 창업자의 평판 보호에 더욱 신경을 쓰도록 만든다는 점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이 연구팀은 어떤 물건의 소유자가 자신이 소유한 물건에 대해 잠정 시장가치보다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이른바 소유효과endowment effects가 나타나는지도 검증해 보았다. 중고 머그잔을 판매하려는 사람이 구매자가 지불하려는 비용보다 더 높은 값을 부르는 이유는그 머그잔을 지금 내가 소유하고 있다는 심리에서 비롯된다는 것이 바로 소유효과다. 단순히 소유하는 것만으로 그 대상에 대해 더 높은 가치를 매기게 되는 것이다. 동명 기업의 경우 창업자는 투자자 중심의 시장 거래가치보다 본인의 개인적 효용 가치에 기반해 기업을 평가하는 경향이 더 높을 수 있다. 따라서 개인적 유대감이 상대적으로 낮아 보이는 사람만큼 기업가치를 극대화하지 못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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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대체 창업자들은 이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첫째, 무엇보다 먼저 고객을 생각해야 한다.

창업자와 동명의 기업은 고객에게 보다 개인적이고 가족적인 친밀감을 준다. 만일 친구나 가족을 연상시키는 연대감과 감수성이 브랜드 자산의 중요한 속성이라면 분명 유익할 것이다. 하지만 다국적 기업이나 전문 역량을 요구하는 기업이라면 고객이 느끼는 호감도가 떨어질 수 있다. 또한 동명 기업은 고객이 창업자와 직접 거래를 한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에, 자신의 비즈니스 모델에 따라 그런 인상을 주는 것이 유리한지 아닌지를 고려해야 한다.

 

둘째, 경쟁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기업은 어디나 강한 차별성을 원하며, 특징적인 이름은 기업을 차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대부분의 기업은 자신이 속한 산업 분야별로 작명 관습이 있다. 은행과 로펌은 전통적으로 창업자의 이름을 따서 짓는다. IT 스타트업은 신조어를 주로 기업명으로 사용하고, 레스토랑 체인은 연상적이거나 서술적인 이름을 짓는 경향이 있다. 동명이건 아니건 창업자는 브랜드 차별화를 위해 위와 같은 작명 관습을 깨고 차별화된 작명 방식을 시도해야 한다. 동명 기업과 우수한 성과 간 양의 상관관계를 주장한 연구는 창업자의 이름이 독특할 경우 이를 기업명에 활용했을 때 더 큰 효과를 본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셋째, 장기적인 관점을 고려해야 한다. 창업자의 이름을 따서 회사명을 지으면 소유권 및 경영권에 대한 선택의 여지가 제한되거나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창업자가 기업을 매각하거나, 파트너가 참여하거나, 조직 운영 권한을 관리자에 위임할 때 동명 기업은 잠재적 인수자, 파트너, 관리자가 느끼는 기업의 매력에 영향을 미친다. 어떤 기업은 창업자의 이름이 너무 유명해져서 잠재적 주주를 끌어들이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훨씬 많은 경우에 동명 기업에서는 새로운 인재의 관여도를 드러낼 수 있는 기회가 제한적이었다.

 

마지막으로 소유효과를 고려해야 한다. 만일 진정으로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고 싶다면 일관되게 객관적인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 최소 한 편의 연구논문에서는 동명 기업의 창업자가 객관적 시각에서 그 기업을 바라보기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어찌됐건 창업자가 자기 이름을 따서 회사명을 짓는 문제는 주관적 판단의 영역이다. 그리고 모든 브랜드 작명 의사결정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름보다 더 큰 연관성과 매력을 지닌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바로 행동하는 모습이다.

 

 

번역: 이우경 / 에디팅: 석정훈

 

데니스 리 욘은 브랜드 구축과 포지셔닝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가다. 25년의 경력을 자랑하는 그녀의 손을 거친 대표적인 글로벌 브랜드로는 소니, 프리토레이 등이 있다. 그녀는 컨설턴트 및 강연자로도 활동 중이며, 대표적인 저서로 <브랜드 비즈니스: 나이키에서 아마존까지 위대한 브랜드의 7가지 원칙(What Great Brands Do: The Seven Brand-Building Principles that Separate the Best from the Rest)>, (국내 미출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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