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7-8월(합본호)

회의 중독에서 벗어나라
유니스 은(Eunice Eun),콘스턴스 누넌 해들리(Constance Noonan Hadley),레슬리 펄로(Leslie Perlow)

FEATURE MANAGING ORGANIZATIONS

회의 중독에서 벗어나라

레슬리 A. 펄로, 콘스턴스 누넌 해들리, 유니스 은

 

중요한 업무를 위한 시간을 확보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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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Brief

 

문제점

회의는 창의성과 생산성을 높이는 수단이 돼야 하지만 횟수가 지나치게 많거나, 스케줄 관리가 허술하거나, 운영이 서툴거나 이 세 가지 전부에 해당될 때는 원래 목적과 정반대의 결과를 낳는다. 이런 문제는 조직 전체에 큰 피해를 줄 수 있으므로 체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해결책

회의가 집단과 개인(또는 양쪽)의 시간 중 어느 쪽에 피해를 주는지부터 밝혀야 한다.

그 다음에는 5단계 변화 과정을 따른다.

(1) 모든 구성원으로부터 회의에 대한 생각을 들어본다.

(2) 함께 모여 그것들을 해석한다.

(3) 회의를 개선하기 위해 구성원 개인들에게도 의미가 있고 동기를 부여하는 집단의 목표를 선택한다.

(4) 진행 과정을 평가한다.

(5) 구성원들이 다시 옛날 습관으로 되돌아가지 않도록 정기적으로 확인한다.

 

 

샐러리맨의 일상을 그린 연재 만화 딜버트Dilbert에서 회의는 늘 조롱의 대상이 되곤 한다. 사실 끔찍하게 지루하고 고통스러운 회의는 우리 모두의 단골 우스갯소리 소재다. 그러나 그 고통은 팀과 조직에 실제로 큰 피해를 준다. 첨단기술, 소매업, 제약, 컨설팅 업계의 고위 간부 수백 명을 면담한 결과 그들 중 상당수는 공식 회의든 비공식 회의든, 전통적인 회의든 간이 회의든, 대면 회의든 미디어 회의든 부담스럽기는 매한가지라고 대답했다. 심지어 이런 반응도 나왔다. “한 주 내내 회의 때문에 숨이 막힐 지경이에요.” 직원 회의가 어찌나 고통스럽던지 소리를 빽 지르고 싶은 충동을 참느라 연필로 다리를 찔렀다는 간부도 있었다. 한 주에 10시간 이하던 1960년대와 비교할 때 지난 50년간 회의의 길이와 빈도는 꾸준히 늘어 간부들이 한 주에 회의에 참가하는 시간이 평균 23시간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를 보면 그런 불만은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심지어 이 수치에는 일정에 없던 즉석 모임은 아예 포함돼 있지 않다.

 

이 문제를 다룬 글은 상당히 많지만 명확한 의제 정하기, 일어선 채로 회의하기, 회의에 대리인 참석시키기 등등 제시된 해결책은 대체로 제각각이다. 조사와 상담 과정에서 우리는 진정한 개선을 위해서는 조직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회의는 사람들이 서로 협력하고 개인 업무를 처리하는 방식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차원의 변화를 고려하는 경우는 드물다. 회의가 시간과 정신건강에 주는 부담을 사람들이 참고 견디는 이유를 연구하다가 우리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회의를 가장 싫어하고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그것을필요악이라며 열정적으로 옹호하는 것이었다. 제약회사의 고위간부가 회사 블로그에 쓴 다음 발췌문을 살펴보자.

 

 

나는 우리 회사에서 회의를 자주 갖는 것이 우리가 원하는대로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학습 환경을 만들기 위한문화적 세금이라고 믿기 때문에···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만약 회의를 줄이는 대신 의사결정이 독단적으로 이루어지고, 조직 내 모든 직급의 구성원들이 의견을 낼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개인 간 의견을 조율하거나 의사소통을 할 기회가 줄어든다면 차라리 회의를 더 많이 여는 쪽을 택하겠다!

 

 

협력, 창의, 혁신을 위해 회의가 꼭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회의는 인간 관계를 끈끈하게 이어주고 적절한 정보 교환을 도와준다. 회의에는 실제로 이점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회의가 지나치게 많은 것을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데도 왜 어떤 사람들은 회의를 그렇게 옹호하는 것일까?

 

회사에 충성하려는 간부들이 문제다. 자신의 시간과 복리를 희생해가며 회의를 하면 뭔가 회사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듯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들은 회의로 인해 조직이 부담해야 할 비용에는 관심이 없다. 그래서 생산성, 집중력, 참여에 대해 집단적으로 치러야 할 대가는 외면한다.

 

무엇보다 시간은 제로섬이다. 소모적인 회의에 시간을 낭비할수록 창의적이고 효율적으로 개인 업무를 수행할 시간은 잠식된다. 업무일정 중에 회의가 잔뜩 잡혀 있으면딥 워크deep work에도 방해가 된다. 이는 조지타운대 컴퓨터과학 교수 칼 뉴포트Cal Newport가 정신을 딴 데 팔지 않고 까다로운 과업에 인지능력을 집중하는 상태를 지칭하기 위해 사용한 용어다.(최근 조사에서 미국과 중국 전역의 관리자들은 이렇게 업무를 방해받는 일이지나치게 자주’ 발생한다고 밝혔다.) 그 결과 사람들은 조용히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직장에 아침 일찍 나오거나, 밤늦게까지 머물러 있거나, 주말에도 출근해야 한다.

 

회의 운영이 엉망일 때 회사가 치러야 할 값비싼 대가 역시 문제다. 브라운슈바이크공과대 시모네 카우펠트Simone Kauffeld와 암스테르담대 네일 레만빌렌브로크Nale Lehmann-Willenbrock는 자동차 공급, 금속, 전기, 화학, 포장재 산업 등에 속한 20개 기업을 연구해 제 기능을 못하는 회의 행동(주제에서 벗어나기, 불평하기, 비판하기 등)은 낮은 수준의 시장점유율, 혁신, 고용 안정성과 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일터에서의 행복도 타격을 입는다. 노스캐롤라이나대 스티븐 로겔버그Steven Rogelberg와 동료들은 직원들의 성격 특성과 작업 설계, 감독, 급여 등 환경 요인을 통제해도 회의의 효율성에 대해 그들이 어떻게 느끼는가가 직업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 또는 불만족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나쁜 회의는 의도와 달리 의사소통과 협력을 강화하기는커녕 오히려 약화시킨다. 자기 다리를 연필로 찔렀다는 간부를 생각해 보자. 그녀가 참가한 직원 회의가 팀워크에 득이 됐을까, 해가 됐을까? 한 주에 긍정적인 회의를 몇 차례 경험했다고 고문에 가까운 여러 차례의 소모적인 회의를 벌충하지는 못한다.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팀과 조직은 회의를 대하는 방식을 바꿀 수 있다. 이 글에서 우리는 그런 변화를 위한 다섯 단계의 과정과 사전에 준비해야 할 진단작업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우리의 제안을 따른다면 회의실 밖에까지 널리 미치는 놀라운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 우리가 연구한 금융규제 자문회사를 예로 들면 관리자들이 회의를 대하는 회사의 방식을 재고하기 시작한 지 석 달 만에 직원들은 팀 협업(42% 개선), 자신의 의견을 자유분방하게 표현할 때의 심리적 안정감(32% 개선), 팀의 성과(28% 개선) 등이 크게 나아졌음을 느낀다고 보고했다. 조직생활의 다른 측면들도 개선됐고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만족도는 62%에서 92%로 증가했다.

 

조직이 비효율적인 회의를 묵인하기보다 회의방식을 바꾸는 데 힘을 쏟을 때 얼마나 많은 혜택을 얻을 수 있는지 우리는 충분히 경험했다. 이제 당신이 속한 집단이 회의와 관련해 겪을 수 있는 문제를 밝히고 해결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당신의 집단은 회의 때문에 얼마나 피해를 보는가?

 

집단과 개인의 업무시간에 주는 영향을 고려하지 않은 채 회의를 계획하고 운영할 때 문제가 생긴다. 결국 집단은 전체나 개인의 요구, 또는 양쪽 모두를 희생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 요구들 사이의 균형을 잘 잡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그렇게 하는 조직은 매우 드물다. 최근에 우리는 다양한 업계에 종사하는 약 200명의 고위간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그중 회의가 집단과 개인의 시간을 생산적으로 이용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17%에 그쳤다. 다른 응답자들은 그들의 회의가 다음 세 가지 부류 가운데 하나에 속한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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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시간의 낭비.회의 횟수는 상대적으로 적지만 운영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조직이 있다. 그 결과 직원들이 각자의 업무를 수행하고 깊이 생각할 시간은 충분하지만 회의가 부실한 탓에 집단의 생산성과 협력은 약화된다. 우리의 표본에서 간부의 약 16%가 자신의 회사를 여기에 해당하는 것으로 평가했다.

 

우리가 연구한 글로벌 e커머스 회사의 어떤 팀은 한 주에 회의를 한두 차례 할 뿐이지만 몇 가지 이유에서 집단의 시간이 낭비된다고 느끼고 있었다. 첫째로 회의에 임박해서 시간이나 장소가 바뀌는 상황이 잦아 준비 없이 회의에 참석하거나 아예 얼굴도 비추지 않는 사람이 많다. 둘째로 안건이 모호하거나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한 대화로 새는 경우가 많아 회의가 다른 곳에서 내린 결정을 단순히 확인하는 절차처럼 느껴진다. 셋째로 새로운 문제가 제기되면 다음 단계는 해결되지 못한 과제로 남게 돼 회의실 밖에서 관련 대화를 또 나누어야 한다. 한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회의에서 건질 게 거의 없는데도 꾸준히 참석하는 이유는 상사를 비롯한 모든 이들이 그의 참석을 원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 대신에 그는 회의시간에 몰래 개인 업무를 했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개인의 생산성을 유지하는 무해한 행동으로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집단의 생산성과 동료의식에 해가 될 수 있는 행동이다. 사람들이 토론에 참여하지 않거나 동료들이 하는 말에 집중하지 않으면 팀은 회의를 소집한 보람이 없고 모두의 시간만 낭비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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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시간의 낭비.회의의 품질이 비교적 높아서 집단의 시간은 잘 활용되고 있다고 봐야 하지만 개인 시간은 낭비될 때가 있다. 회의의 양 자체가 너무 많은 탓에 개인 업무시간을 잡아먹고 있으며 회의 스케줄이 관리가 허술해 비판적인 사고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설문조사에서 간부의 13%가 자신의 조직이 이런 문제를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그런 문제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예를 들어보겠다. 우리가 조사한 어떤 프라이빗에쿼티 투자회사는 회의를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엄격한 규정을 정해 두고 있었다. 회의 때마다 적절한 사전 통지와 함께 숙제가 부과됐고 명확한 회의 목표를 정했고 안건에 따라 회의시간을 관리했다. 그 결과 집단의 정보공유와 의사결정은 효율적으로 관리될 수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회사가 성장하면서 주간 계획에 점점 더 많은 회의가 추가되기 시작했다. 비록 운영은 잘됐지만 회의시간이 늘어나면서 업무의 흐름에 방해를 받는 한편, 새로운 기회를 발굴하고, 이 회사가 소유하고 있거나 소유하고자 하는 기업의 관리자들과 관계를 굳건히 하는 등 투자직원이 중요한 개인 업무에 쏟아야 할 시간을 뺏기게 됐다. 이 회사의 경험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지나치게 잦은 회의는 개인 업무를 완수하는 방법과 시기를 타협하도록 강요한다. 그래서 개인은 자기 업무를 포기하거나 대충대충 끝내기도 한다. 그러나 개인 시간을 쪼개 업무에 할애하는 경우가 더 많은데 우리의 연구와 경험에 따르면 이런 희생은 큰 피로감을 낳고 이직률을 높여 직원과 조직 양쪽에게 비싼 대가를 치르게 할 수 있다.

 

개인과 집단의 시간을 모두 낭비. 우리가 조사한 여러 기관들은 (1) 너무 자주 열리고 (2) 시간 관리가 허술하고 (3) 운영 방식이 형편 없는 회의의 삼중고를 참고 견디다가 집단과 개인의 생산성, 팀워크, 복지를 전부 잃게 됐다. 이는 최악의 시나리오지만 안타깝게도 가장 흔히 나타나는 결과다. 우리 설문조사 응답자의 과반수인 54%가 자신들의 회의를 이 부류로 평가했다.

 

한 제약회사의 관리자는 회의 주최자가 한 사람 한 사람의 의견이 매우 소중하다며 참석을 간곡히 부탁한다는 이유로 격주에 한 번씩 1~2시간의시장 준비회의에 참석한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 집단에서는 사전에 팀원들에게 프레젠테이션 슬라이드를 보내주고 회의시간에 다시 그 슬라이드를 검토한다고 한다. 이 관리자는 자신과 팀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회의자료를 미리 배포해 놓고 구태여 모든 부서의 모든 팀에서 한 명씩을 차출해 회의실에 몰아넣을 이유가 있을까요?” 그녀의 팀원들은 자신들도 이와 비슷하게 쓸모없는 수십 차례의 회의에 참가하느라 온종일진짜 업무를 할 시간은 거의 남지 않는다며 공감을 표시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집단의 시간이 낭비되고 개인 시간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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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한 균형 찾기

 

불행히도 이런 문제를 개인 차원에서 해결할 수는 없다. 아마 당신도 달력에 표시된 회의의 수를 줄이려고 무던히 노력했겠지만 성과는 거의 없었을 것이다. 우리가 참가하는 회의의 계획과 진행에는 많은 이들이 관여하기 때문에 문제를 바로잡으려면 여러 사람이 힘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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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팀이나 부서 전체의 회의 패턴을 분석하고 바꾸기 위한 체계적인 접근을 한다면 눈에 띄는 성과를 볼 수 있다. 우리는 다음의 간단한 다섯 단계에 따라 함께 노력해 회의의 덫을 벗어나는 집단을 많이 보았다.

 

 

1 개인별 데이터를 수집한다.회의가 당신의 집단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명확히 알고 싶다면 설문조사나 면담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각 구성원들의 심정을 직접 들어본다. 그리하면 사람들이 속으로 얼마나 불만을 품고 있는지, 근무시간에 업무를 얼마나 제대로 못하게 되는지 등의 문제를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당신의 조직에서 회의는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나?’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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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데이터를 함께 분석한다.다음으로 팀이나 부서의 구성원들이 함께 모여 모두의 피드백을 이해하고, 그중 무엇이 가능하고 무엇이 가능하지 않은지를 분석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는 설문조사나 면담에서 얻은 결과를 편견 없이 허심탄회하게 토론하는 기회가 돼야 한다. 누군가 중립적으로 조율하는 역할을 맡는다면 건설적인 대화로 이끄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데이터 해석을 외부 컨설턴트나 팀의 일부에게 위임하면 오히려 성공 가능성이 낮아진다. 다음 단계를 폭넓게 이해하고 필요한 준비를 하려면 모든 팀원들의 의견과 분석을 확보해야 한다.

 

우리가 연구한 금융규제 자문회사를 예로 들면 설문조사 결과 회의가 시간을 너무 많이 잡아먹어서 깊은 사고가 필요한 업무를 할 시간은 두세 시간짜리 토막 몇 개밖에 남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에 조용히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치 않으면 컨설턴트들은 창의성과 생산성이 고갈된다고 느낀다. 이런 사실이 드러나면서 그간 회의가 주는 영향을 완전히 인식하지 못한 채 회의를 계획해온 관리자들에게 반성의 계기가 되었다.

 

 

3 개인들과도 관련이 있는 공동의 목표에 합의한다.우리는 집단의 계획에서 개인이 혜택을 얻을 수 있다면 커다란 동기부여가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를테면 매주 일정한 시간을 정해 직원들이 사무실에서든 집에서든 각자의 업무에 집중하게 할 수 있다. 직원들에게 그런 유연성과 자유를 부여하면 빡빡한 스케줄이 주는 부담을 덜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런 조치를 제대로 시행하도록 유도하는 인센티브가 된다. ‘회의 없는기간을 선포하는 방법도 있다. 여느 때라면 그 기간에 계획돼 있을 회의를 집단 구성원 전원이 재평가하고 회의에 반드시 참석해야 할 사람이 누구인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런 조치를 시행한 결과 팀의 회의 수는 전반적으로 감소했고 회의 참석자도 줄일 수 있었다. 모두의 달력에공백이 늘어나면 직원들의 생산성이 향상되고 개인 시간을 빼앗기는 일도 줄게 된다.

 

우리가 조사한 기술자문회사에서 이 방법이 어떤 효과를 발휘했는지 살펴보자. 직원들이 미국과 인도에 근거지를 두고 있어 이 회사에서는 날마다 영상회의가 열렸다. 12.5시간의 시차 때문에 어떤 이들은 이른 아침에, 어떤 이들은 밤늦게 회의에 참가해야 했다. 일과가 길어지자 양측 모두 극심한 스트레스와 피로를 느끼게 됐다. 꼭두새벽부터 전화를 받아야 했고 가족과 저녁을 함께하는 것은 어림없었으며 근무시간은 12시간 이상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구성원들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한 후 팀은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접근법을 바꾸었다. 각자 한 주에 하루씩 영상통화에 참가하지 않아도 되는 날을 정한 것이었다.

 

적절한 정보 교환을 위해 팀원들은 모두에게 적용이 가능하고 새로운 소식을 항시 주고받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했다. 일단 그 방법을 찾게 되면서 팀원들은 한숨 돌릴 수 있게 됐고 집단 내의 지식 공유와 융통성은 강화됐다. 또 구성원들이 동료의 업무를 깊이 이해해 고객에게 보다 완성도 높은 제품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4 추진 일정을 정하고 성과를 모니터한다.모든 변화 노력이 그렇듯이 진행 과정에서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한 성과를 평가하고 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작고 구체적인 성취가 있다면 축하할 거리가 생기는 셈이고 작은 손실이 있다면 교훈을 얻고 잘못을 바로잡을 기회로 삼을 수 있다. 다음의 예를 생각해 보자. 한 국제 전자상거래 회사에서 미국과 중국 양쪽에 머물고 있는 30명의 팀원들은 주간 전체 회의가 골칫거리였다고 밝혔다. 그들은 회의에 참가하면서도 휴대전화나 랩톱에 정신이 팔려 있는 때가 많았다. 그렇게 계속 딴짓을 하는 탓에 발언자는 같은 말을 자꾸 되풀이해야 했고 결국 회의시간은 길어지고 효율성은 떨어졌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팀은 단순하고 손쉬운 목표를 설정했다. ‘회의 중에는 전자기기 사용을 금지한다가 그것이다.

 

처음에는 특히 회의가 지루해지거나 자신과 관련 없는 대화가 오갈 경우 개인이 기기를 사용할 자유를 막을 수는 없다는 생각에 몇몇 음향기사와 팀장까지 나서서 반대했다. 그리고 이 규칙이 생긴 후 한동안은 규칙 위반자들을 동료들이 점잖게 타일러야 했다(“전자기기는 안 된다고, 이 친구야!”). 그러나 새 규칙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자리를 잡고, 관리자도 솔선수범해 무심결에 휴대전화를 확인하는 버릇을 고쳤다. 팀은 이 실험의 효과를 인식하기 시작했다. 회의 내용은 한층 충실해졌고 사람들의 집중도도 높아지기 시작했다. 한 엔지니어는 이렇게 말했다. “전자기기 금지 규칙을 정하길 참 잘한 것 같아요! 다들 집중하니까 회의를 훨씬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네요.” 팀원 중 한 명은 휴대전화로 게임을 하는 대신 공책을 가져와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이 작은 성과는 다른 규칙들을 새로 정하는 계기가 됐다. 사전에 회의 자료를 철저히 준비한다든지, 회의를 최대한 짧게 마무리한다든지, 그러다 결국 회의 종료 시간을 팀원들의 스케줄에 맞게 조정한다는 규칙 등이 생겨났다.

 

 

5 전체 구성원이 정기적으로 모여 검토하는 시간을 갖는다.끝으로 우리는 사람들을 모아놓고 참가하는 회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업무 절차 전반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정기적으로 터놓고 이야기를 나누는 절차가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불만, 분노, 절망 등은 구성원들이 나쁜 패턴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신호다. 또한 규칙과 행동을 바꾸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며, 변화의 동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관심과 접촉이 요구된다.

 

우리의 도움을 받은 한 제약회사의 국제의학담당 부서(global medical affairs division)에서는 그간 실시해 온회의 없는 날의 진행상황을 평가하기 위해 두 가지의 정기적인중간 확인pulse check절차를 도입했다. 한 가지는 팀 내부를, 한 가지는 부서 전체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중간 확인의 시작은 참가자들로부터 다음 네 가지 질문에 대한 대답을 듣는 것이었다. 기분이 어떤가? 자신이 시간을 보내는 방식을 얼마나 소중하게 여기는가? 당신은 팀원으로서 팀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나? 그것이 앞으로도 지속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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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질문에 대한 대답은 정서적, 전략적, 전술적 내용을 풍부하게 다루는 실질적인 토론으로 이어졌다. 초기에는 주로 회의에 관련된 문제를 다루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팀원들은 자신의 일과 서로를 대하는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한 관리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런 회의 덕분에 사람들이 마음을 열고 특히 관리자의 말을 경청하게 된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중간 확인을 통해 많은 것을 깨달았습니다. 제게 현실을 파악하게 해주었죠. ···거기서 드러난 문자들은 결국 적용 범위가 넓고, 사람들을 성장시키고, 팀워크를 강화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이 소소한 실험이 그런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하면 터무니 없는 과장처럼 들리겠지만 실제로 당초의 목표를 훌쩍 뛰어넘는 심오한 영향을 주었습니다.”

 

우리는 새 규칙, 과정, 태도가 자리를 잡을 때까지 몇 달간 매주 간단한 확인을 거치도록 제안했다. 그 이후부터는 격주에 한 번이면 충분하다. 중간 확인의 빈도와 관계 없이 팀원들이 자신의 불만을 표현하고 문제를 드러내고 동료들과 함께 일하는 방식을 개선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토론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해야 한다.

 

 

이런 조치를 위해서는 리더의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꼭 고위경영진이 관여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팀의 리더가 사람들에게 문제를 제기하고, 위험을 감수하고, 마음껏 실수를 하고, 함께 일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도록 지원하는 권한을 갖는 한, 어떤 집단이라도 회의 방식을 바꿀 수 있다. 그 집단이 조직 내의 다른 집단과 긴밀히 얽혀 있을 때도 다르지 않다. 예를 들어 국제의학담당 부서가회의 없는 날이라는 이유로 부서간 회의에 참석하기를 거부한다면 처음에는 큰 저항에 부딪치겠지만, 차츰 타 부서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조직 전체에 서서히 변화를 일으켜 결국 새로운 업무방식을 정착시킬 수 있다.

 

 

변화의 유도체

 

다양한 업계의 수많은 기업에서 우리는 회의처럼 기본적인 제도를 바꾸면 그 영향이 널리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한 관리자는 이렇게 회상했다. “마음을 터놓고 대화를 나누기 시작하면서부터 팀워크도 훨씬 좋아졌습니다. 서로 협력해 업무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필요한 자원을 이용하고, 업무를 재분배할 수 있었고 동료의 업무도 적극적으로 돕게 됐죠.”

 

회의가 꼭 족쇄여야 할 필요는 없다. 변화의 유도체가 될 수도 있다. 이런 변화 과정은 생산성과 의사소통, 팀 업무의 통합에 기여할 뿐 아니라 업무 만족도나 일과 삶의 균형에도 보탬이 된다. 결국 더 나은 회의와 더 나은 직장생활이 가져 오는 결과다.

 

 

번역: 김효정 / 에디팅: 장재웅

 

레슬리 A. 펄로(Leslie A. Perlow)는 하버드경영대학원의 마쓰시타 고노스케 리더십 교수로 베터워크 인스티튜트(Better Work Institute)를 설립했다. 콘스턴스 누넌 해들리(Constance Noonan Hadley)는 보스턴대 퀘스트롬경영대학원에서 조직행동학을 가르치고 있다.유니스 은(Eunice Eun)은 하버드경영대학원의 연구원으로 베터워크 인스티튜트에서 컨설턴트로 근무했다.

 

 

further reading

 

조직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문제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다음 HBR 기사를 참고하라.

 

“시간, 가장 희소하면서도 낭비되는 자원(Your Scarcest Resource)”

마이클 맨킨스(Michael Mankins), 크리스 브람(Chris Brahm), 그레그 카이미(Greg Caimi)

(2014 5)

 

“약속을 실행으로 이끄는 IF-THEN 플랜(Get Your Team to Do What It Says It’s Going to Do)”

하이디 그랜트(Heidi Grant)

(2014 5)

 

“조직의 집단 시간을 잘 관리해야 하는 이유(Manage Your Team’s Collective Time)”

레슬리 펄로(Leslie A. Perlow)

(2014 6)

 

“중요한 일을 위한 시간을 만드는 법

줄리언 버킨쇼(Julian Birkinshaw), 조던 코언(Jordan Cohen)

(201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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