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7-8월(합본호)

CEO 연봉을 해부하다
S.P. 코타리(S.P. Kothari),로버트 C.포즌(Robert C. POZEN)

FEATURE COMPENSATION

CEO 연봉을 해부하다

로버트 C. 포즌, S.P. 코타리

 

* 진실은 세부항목 어딘가에 숨겨져 있다. 그게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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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Brief

 

문제점

95% 이상의 경우 주주들은 기업의 연봉 권고안을 찬성한다. 하지만 기업의 보상위원회는 복잡하고 모호한 방법으로 기업 실적 수치를 조정하고, 과도하게 후하게 책정한 연봉을 정당화한다.

 

발생 원인

많은 보상위원회가 일부 비용 및 청구액을 수익에 다시 포함시키면서 이들 항목이 영업실적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GAAP 수치를 사용하고 비교대상으로 적합하지 않은 기업들과 비교해 기업의 실적을 왜곡한다. 대다수의 주주들은 보상위원회가 적용한 표준에 어긋나는 기준을 계량화할 수 없다.

 

해결책

보상위원회는 위원회 보고서에 연봉 책정 기준을 보다 명확하게 기술해야 한다. 한편 투자자들은 보상 설계 및 보고에 관한 우수 사례를 개발해야 한다.

 

 

매년 상장기업 대다수가 최고경영진의 연봉 패키지에 관한 보고서를 발간한다. 여기에는 기업의 보상위원회가 연봉을 결정하게 된 경위가 서술돼 있다. 모든 주주들은 위임장proxy statements에 포함된 연봉 패키지에 관한 보고서를 받아보고 찬반 투표를 한다. 법인이 등록된 국가가 어디인지에 따라 투표 결과는 권고에 그치거나 법적 구속력을 갖기도 한다.

 

95% 이상의 경우 주주 대다수는 연봉 권고안에 찬성표를 던진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그 내용을 좀 더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보상위원회는 흔히 복잡하고 모호한 방법으로 기업실적 수치를 조정하기 때문이다. 이유는 다양하다. 어떤 회사는 핵심사업이나 진행 중인 사업의 성과를 강조하고 싶어 한다. 그 동기가 무엇이든 조정을 거친 수치는 십중팔구 과도하게 부풀려진다. 이에 따라 보상액 또한 표준에 맞지 않는 방식으로 너무 후하게 책정된다.

 

이런 현실을 감안할 때 보상위원회는 보고서에 보상액 산출근거를 보다 명확하게 서술할 필요가 있다. 투자자는 보상액 설계 및 보고의 기준, 우수 사례를 발전시켜 기업 측과 의미 있는 대화를 이끌어갈 수 있어야 한다. 대중들은 CEO 연봉인상률이 근로자 평균 임금인상률보다 증가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또 고액연봉자가 탁월한 경영실적을 보여줬는지를 입증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주주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한 주주와 기업 간 대화가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

 

우리는 보상위원회 보고서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미흡한 점이 무엇인지 살펴볼 예정이다. 특히 표준적이지 않은 회계 기준을 적용하고 부적합한 동종기업을 선정하는 문제를 집중적으로 검토한다. 기업과 주주가 최고경영진 보상액 결정 방식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도 몇 가지 소개할 예정이다. 먼저 이런 문제를 보여주는 한 가지 사례를 살펴보자.

 

 

후해도 너무 후한…

 

대부분의 보상위원회 보고서에는 임원 급여에서 일반적으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연간 현금보너스annual cash bonuses와 장기 스톡그랜트longer-term stock grants에 적용된 기준이 설명돼 있다. 하지만 정직하기로 유명한 기업조차도 이런 기준을 보고서에 제대로 설명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포천 500대 기업에 속하는 한 유명 기업의 2015년 보상위원회 보고서를 예로 들어보자. 보고서 내용은 CEO의 연봉 패키지그래프에 요약돼 있다. 행간 여백 없이 빽빽이 작성된 15페이지짜리 보고서에는 이 CEO 2015년에 받은 2400만 달러에 어떤 항목이 포함됐으며, 어떤 기준으로 금액이 산출됐는지를 상세히 기술하려고 부단히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하지만 대부분 보상위원회 보고서가 그렇듯이 연봉 패키지의 타당성을 단번에 파악할 수 있게 해주는 정보는 턱없이 부족하다. 다음에서 이 내용을 자세히 파헤쳐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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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보너스. 보상위원회는 현금보너스의 40%가 매출 목표와 연계돼 있고 20%가 회사의 제품 파이프라인product pipeline관련 목표와 연계돼 있다고 밝히고 있다. 보고서는 매출목표에 해당하는 액수와 파이프라인의 구체적인 단계별 성과목표milestones를 명확하게 기술하고 있다.

 

하지만 주주들이 나머지 40%에 해당되는 보너스 금액의 책정 기준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이 부분은 일반회계기준Generally accepted accounting principles·GAAP에 근거하지 않은 주당순이익earnings per share·EPS을 근거로 하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GAAP 수치로는 실적을 제대로 살펴볼 수 없다고 주장하며 이런 순이익 수치를 자주 사용한다.

 

이 부분을 자세히 살펴보자. 이 보고서는 2015 CEO의 비일반회계기준non-GAAP주당순이익 목표 달성치가 3.40달러라고 밝히면서, 이 수치를 도출할 때 포함되지 않은 GAAP 비용 항목들을 개괄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보상위원회는 이 회사의 2015년 비GAAP EPS 3.59달러였지만 환율 효과를 제거해서 3.56달러로 하향 조정했다고 결론지었다. 이 결과만 놓고 보면 CEO는 자신의 2015년 목표를 주당 16센트나 초과 달성한 셈이다.

 

이 보고서는 GAAP 수익과 비GAAP 수익이 크게 차이가 나는 이유를 명확히 서술하지 않는다. 각주에 연간 실적보고서(10-K)를 참조하라고 적었을 뿐이다. 호기심 많은 독자라면 이 차이가 회사의 2015 GAPP 수익의 100%를 넘는 약 75억 달러에 이른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정리하자면 이 회사의 GAPP 수익이 주당 1.56달러인 데 반해 보상위원회가 적용한 비GAPP 수익은 3.56달러에 달하는 것이다.

 

왜 이렇게 큰 차이가 발생한 것일까? 10-K 보고서를 살펴보면 주요 원인이 2015년과 그 이전 몇 해 동안 발생한 인수 및 기업 분할에 따른 비용을 제거했기 때문임을 알 수 있다. 이런 조치 덕분에 보상위원회가 진행 중 사업에 초점을 맞출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보상위원회 보고서를 읽는 주주들은 각종 거래활동으로 치른 막대한 비용이 이득보다 큰지 아닌지를 평가하기 어렵다.

 

게다가 비GAAP 수익에는 현재 CEO가 회사의 법무자문위원이었을 때 시작한 소송건의 합의비용 68000만 달러가 제외돼 있다. 이 보고서는 현 CEO가 내린 의사결정과 관련된 소송비용과 이 CEO의 책임이 없는 의사 결정과 관련된 소송비용을 구분하지 않는다.

 

 

장기 인센티브.보상위원회는 CEO가 받는 주식과 옵션의 50%조정영업현금흐름adjusted operating cash flow에 근거해 책정했다. 이 회사의 2015년 위임장에는 이 용어에 대한 설명이 없다. 우리가 아는 부분은 단지 10-K 보고서 부록에 명시된 다음의 정의뿐이다.

 

 

‘조정영업현금흐름’은 (회사로 인해 발생한) 회사의 세후 비GAAP 수입에서 운전자본의 변화액(운전자본은 미수금Trade Accounts Receivables, 기타 자산의 미수금 및 재고, 순미지급금을 포함)을 제외하고, 보상 지급 기간의 각 역년에 해당하는 비GAAP ·무형 자산의 감가상각분depreciation and amortization을 더한 것이다.

 

 

2015년 위임장과 10-K 보고서 어디에서도 조정영업현금흐름에 대한 수치를 찾을 수 없었다. 어떤 주주도 이런 복잡한 용어 정의만 보고는 숨겨진 의미를 이해할 수 없다.

 

장기 인센티브의 나머지 50%는 최근 3년간 총주주수익률total shareholder return·TSR과 연관돼 있다. TSR은 주주가 얻을 수 있는 주식평가이익과 배당소득을 더한 총수익의 증감률을 나타낸다. 보고서는 연평균 TSR을 기준으로 이 회사와 11개 동종기업을 비교했다. 11개 기업은 동종기업에 적합하다고 판단된 국제적인 대기업들이었다.

 

비교자료를 보니 이 회사의 연평균 TSR 10.6% 9개 동종기업의 TSR보다 낮았다. 이들 기업의 연평균 TSR 12.4%부터 32.2%까지 분포했다. 보고서는 이 회사의 연평균 TSR 12개 기업 가운데 10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에 근거해 보상위원회는 CEO에게 목표 배당률의 80%에 이르는 장기 인센티브를 지급했다. 이에 대한 설명은 회사의 TSR이 동종기업집단과 비교해 10~12위를 하는 경우 보상위원회가 80%를 지급하기로 정하고 있다는 작은 차트 하나가 전부다.

 

합리적인 투자자라면 이렇게 별 볼 일 없는 성과를 보인 CEO에게 거액의 인센티브를 주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동종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TSR 순위가 최저 사분위권에 위치하는데 CEO에게 배당금의 80%를 지급하는 방식은 성과급pay for performance제도의 취지에 맞는다고 보기 어렵다. 어떤 기업의 TSR 순위가 동종기업들 사이에서 하위 50%에 해당한다면 그 기업 CEO는 기본 배당금의 50%에 못 미치는 액수를 받는 게 맞다.

 

그렇다면 이 CEO에게 얼마의 보상을 지급해야 적절했을까? 그 답을 추정하기 위해 우리는 존 코어John Core, 웨인 가이Wayne Guay, 데이비드 라커David Larcker 2008년 금융경제학 저널Journal of Financial Economics에 실은 논문 <The Power of the Pen and Executive Compensation>의 모델을 적용해봤다. 기업과 기업의 컨설턴트들이 일반적으로 회귀기반 모델을 사용하지는 않지만 이 세 사람이 제안한 모델은 학계에서 가장 평이 좋은 적정 CEO 보상액 산출 방식이다. 이 모델에 회사의 TSR, 매출, GAAP 수익, CEO 재임기간, 회사의 시장가치 대비 장부가치 비율을 입력한다. 이렇게 도출한 결과를 보면 이 CEO는 약 1200만 달러의 보상을 받아야 마땅했다. 그가 실제로 받은 액수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일반회계기준(GAAP)에 유의하라

 

GAAP 수익을 상당 부분 조정한 회사는 앞에서 예로 든 회사뿐만이 아니다. 2015 S&P 500대 기업 가운데 36개 기업이 GAAP 수입보다 100% 이상 높게 수익을 조정하고 또 다른 57개 기업은 50~100%가량 높게 조정했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따지면 S&P 500대 기업의 약 3분의 2 2015년에 GAAP 수입보다 높게 수익을 조정했다. GAAP와 비GAAP 수치간 차이가 큰 기업의 보상위원회는 대부분 비GAAP 수치를 적용해 CEO 연봉을 책정했다. 이들 기업은 연간 현금보너스나 장기 스톡그랜트의 40% 이상을 조정 수익, 즉 조정영업현금흐름에 근거해 결정했다. 양쪽 모두에 조정영업현금흐름을 적용한 기업도 있었다.

 

물론 GAAP 수치를 조정할 수밖에 없는 합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보다 세밀하게 분석해 본 결과, 많은 경우에 보상위원회는 너무 성급하게 특정 항목을 배제하는 식으로 배제 항목의 일관성이 없었다. 가장 많이 배제된 GAAP 비용항목들을 다음에서 살펴보자.

 

 

외부적 사건.보상위원회는 종종 경영진의 통제력을 벗어난 사건과 관련된 항목들을 배제한다. 대개는 합리적인 조치다. 환율 변동이 가장 좋은 예다. 보상위원회가 일정 환율을 기준으로 금년 수입과 작년 수입을 비교한다면 이런 요인을 당연히 제외시켜야 한다. 하지만 보상위원회가 신뢰를 잃지 않으려면 불리한 항목을 제외시키는 동시에 유리한 항목도 제외시켜서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 예를 들어 많은 에너지 기업의 보상위원회는 2015년 유가 폭락으로 인한 손실을 제외시켰다. 그런데 그 이전 몇 년간 고유가 덕분에 얻은 우발 이익을 제외시킨 에너지기업은 거의 없었다.

 

 

임시비 또는 비경상비.일반적으로 보상위원회는 인수 후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 같은 이례적 사건과 관련된 일회적 손실을 제외시킨다. 이뿐만이 아니다. 안전상의 이유로 인한 공장 폐쇄, 허위 기재 의혹에 따른 법정 합의 같이 부실경영이나 경영진의 부정행위로 인한 일회성 손실마저 제외시킨다. 경영진은 어떤 항목을 임시비나 비경상비로 처리할지 결정하는 데 상당한 재량권을 행사하고 있다. 이런 항목들의 상당 부분이 손실이며, 이런 손실은 드물지 않게 재발한다. 이 같은 관행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데이비드 버그스탈러David Burgstahler, 제임스 잠발보James Jiambalvo, 테리 셰블린Terry Shevlin 2002년 회계연구저널Journal of Accounting Research에 실은 논문 <Do Stock Prices Fully Reflect the Implications of Special Items for Future Earnings?>를 참조하면 된다.

 

 

세금 및 이자.GAAP 수익을 산출할 때 이자와 세금을 제외시키는 보상위원회도 있다. 이런 항목이 영업비용이 아니라 회계상 규정된 청구비용에 해당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기업 차입금의 대부분은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공장과 설비에 투입된다. 게다가 융자와 세금의 효율적인 관리는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비롯한 중역들의 역할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비현금비용.보상위원회는 유·무형자산의 감가상각 항목이 영업비용이 아니라는 이유로 제외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논리는 빈약하다. 이 항목은 매년 영업수입 창출과 관련된 공장·설비의 경제적인 마모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비현금성 비용이라는 이유로 이를 제외하는 보상위원회도 있다. 하지만 이 항목들은 유형재산이나 무형재산을 다시 만들거나 교체할 때 소요되는 실질적인 미래 투자에 해당한다.

 

 

주식 성과급 및 옵션.보상위원회가 제외하는 항목 중 가장 문제가 큰 항목은 권리제한부 주식이나 스톡옵션을 제공할 때 드는 비용이다. 미국 재무회계기준위원회Financial Accounting Standards Board·FASB는 수년간의 폭넓은 논의 끝에 이 비용을 GAAP 순이익 산출 시 포함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보상위원회가 회계규정을 약화시키려고 하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 이 비용항목이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크다.

 

 

링크드인LinkedIn은 이런 문제를 잘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다. 이 회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2015년 조정수익이 95000만 달러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자료에 함께 제시된 표를 보면 링크드인의 GAAP 순이익은 이보다 24000만 달러나 모자랐다. 이런 차이가 발생한 가장 큰 이유는 최고경영진이 받는 스톡옵션과 권리제한부 주식에 대한 GAAP 비용 63000만 달러가 배제됐기 때문이다. 보상위원회가 CEO에게 상당한 규모의 비용을 제외하면서 보상을 지급하는 기준이 과연 타당한지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해야 한다.

 

GAAP를 일관되게 정의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주주 대다수가 보상위원회 보고서만 읽어서는 GAAP에서 조정된 금액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보고서는 조정된 액수에 대해 개괄적으로 설명하면서도 GAAP 수치와 비GAAP 수치의 계량화된 차이를 적시하지 않는다. 그 대신 주주들이 소화하기 어려운 방대하고 복잡한 10-K 보고서를 참조하라고만 말할 뿐이다.

 

 

총주주수익률(TSR): 무엇과 비교해야 하나

 

상대적으로 저조한 TSR 실적을 과도하게 후하게 평가하는 관행은 포천 500대 기업만의 일이 아니다. 장기적으로 살펴보면 분명히 TSR이 높은 기업의 CEO 보상액은 높고 TSR이 낮은 기업의 CEO 보상액은 낮다. 하지만 실증적 증거를 보면 이런 차이가 편향돼 있음을 알 수 있다. 동종기업 평균을 뛰어넘는 실적을 보여준 CEO는 두둑한 보상을 받는 데 반해 초라한 실적을 낸 CEO가 받는 불이익은 그다지 크지 않다.

 

이런 문제의 원인은 동종기업을 선정하는 데서 발생한다. 일반적인 보상위원회는 자사와 동종기업집단의 지난 3년간 TSR뿐 아니라 최고경영진의 현재 연봉 패키지도 같이 비교한다. 공정하게 비교하기 위해서는 매출과 시가총액 규모가 비슷한 유사업계 기업들로 동종기업집단을 구성해야 한다. 특정 기업들로 편향되게 선정하면 보상액 책정을 용이하게 하려는 본래의 취지가 약화될 수밖에 없다.

 

안타깝게도 많은 기업들이 자사보다 덩치가 큰 기업들을 동종기업으로 대거 선정한다. 보상액 비교 기준을 높게 잡기 위해서다. 2010 IRRC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S&P 500대 기업 가운데 CEO 연봉이 높은 기업들은 이들이 자체적으로 선정한 동종기업집단보다 매출이 25% 더 낮고 시가총액은 45%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러셀 3000지수[1]에 포함된 기업들의 위임장을 연구한 결과 이들 기업은 동종기업집단으로 3M, 하니웰 같은 13개 대규모 제조업체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하지만 러셀 3000지수에 속한 기업들 대부분은 주력사업이 제조업이 아니다. 또 이들 대부분은 덩치도 훨씬 작다.

 

다음의 사무용품 기업이 좋은 예다. 이 회사는 2015년 매출이 130억 달러이고 연말 시가총액은 26억 달러라고 밝혔다. 하지만 보상위원회가 선정한 20개 동종기업은 모두 이 회사보다 시가총액이 컸으며, 그 가운데 8개 기업의 시가총액이 100억 달러를 상회했다. 13개 기업은 이 회사보다 매출액이 컸다. 게다가 이 동종기업 다수는 사무용품 업계와 아무런 관련이 없었다.

 

동종기업집단과 비교할 때 편향성을 줄이려면 보상위원회는 일정기간 TSR을 계산한 후가 아니라 계산하기 전에 동종기업을 선정해야 한다. 현재 다수의 보상위원회는 TSR을 계산한 후 동종기업을 고르고 있다. 하지만 TSR을 계산하는 기간 전에 동종기업을 선정하게 되면 보상위원회가 동종기업들의 TSR이나 CEO 연봉을 미리 알 수 없게 된다. 이와 더불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SEC는 보상위원회 보고서에 모든 동종기업의 시가총액, 매출, 업종코드를 밝히도록 의무화해야 한다.

 

[1]시가총액 기준 상위 3000개 미국 상장기업의 주가 지수

 

 

그동안 SEC TSR CEO 보상간의 연관성을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2015 SEC는 보상위원회 보고서에 해당 기업의 최근 5년간 TSR과 각 해의 CEO 연봉을 비교한 그래프를 실을 것을 제안했다. 이런 그래프는 일반적인 TSR 측정기간을 3년에서 5년으로 늘려 보여준다는 점에서 유용하지만 여전히 회사의 실적만을 강조하는 한계가 있다. 보고서에 각 기업과 동종기업들의 지난 5년간 연평균 TSR을 내림차순으로 나열한 일람표를 적게 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보상위원회와 주주들이 CEO가 보수로 지급받는 주식과 회사의 상대적 TSR을 보다 긴밀하게 연결시킬 수 있다.

 

 

건설적인 대화를 이끌어내자

 

대형 자산운용사 대부분이 의결권 자문을 전담하는 부서를 두고 있지만 부서 규모가 대개 작은 데다 주주총회 시즌에는 1000건 이상의 안건을 검토하느라 정신이 없다. 이 부서 직원들 스스로도 비GAAP, 동종기업집단 구성과 같은 복잡한 이슈를 심층적으로 분석할 만한 시간과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인정한다. 그래서 자산 운용사 대부분이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 GLGlass Lewis과 계약하고 있다.

 

하지만 주주들이 보상 관련 표결과 관련해 의결권 자문기관의 권고안을 기계적으로 따라서는 안 된다. 보상 보고서와 GAAP 재무제표를 대조해 검토하는 GL의 사례를 살펴보자. GL은 일부 기업에서 적정 수준보다 상당히 높은 배당금을 산출한 데 대해 우려를 표하기도 했지만 앞서 언급한 한 포천 500대 기업의 보상 보고서에 대해서는 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ISS는 보상 보고서를 검토할 때 일차적으로 상대적 TSR을 적용하고 자체적인 동종기업집단 선정방식을 활용한다. 또 검토 결과 심각한 우려사항이 발견되는 경우, 직원 한 명에게 맡겨 해당 보고서를 심층적으로 분석하도록 한다. 하지만 ISS는 우리가 앞서 예로 든 기업의 보상 보고서에 대해서도 이런 과정을 거쳤지만 크게 문제가 될 만한 점을 찾지 못했다고 한다. 이 회사의 상대적 TSR이 자체적으로 선정한 동종기업집단 가운데 최저 사분위권에 속했는데도 말이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의결권 자문기관을 고용한 기관투자가조차도 기업이 제시하는 임원 연봉 패키지를 평가할 만한 데이터와 전문성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보상위원회 위원들이 이런 데이터와 전문성을 갖추고 연봉 패키지에 대한 근거를 보다 잘 설명해줄 수 있어야 한다. 앞서 주장했듯이 GAAP 조정에 관한 보고서 내용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TSR을 비교할 동종기업집단을 미리 선정하고, 상대적으로 부진한 TSR 실적에 대해 보다 엄격히 대우해야 크게 개선될 것이다.

 

보상위원회가 스스로 보고서를 개선하기 위한 일련의 조치를 취한다고 할지라도 기관투자가들 또한 일정한 기준을 마련하고 그 기준의 준수 여부를 감시해야 할 것이다. 투자자는 의결권 자문기관에 의존하지 말고 직접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렇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주주가 경영진 보상 결정에 관여하게 해 장기적인 기업 가치를 창출하는 일을 담당하는 협회를 미국 내에 신설하고 지원하는 것이다. FCLTFocusing Capital on the Long Term글로벌과 같은 기존 협회 산하에 이런 조직을 둘 수 있다.

 

새 협회는 보상위원회를 위해 법적 구속력이 없는 우수 사례를 개발하고 장려할 수 있다. 이런 우수 사례는 비GAAP 적용에 관한 가장 기본적인 지침(‘GAAP 조정에 관한 지침박스 참조)을 제시할 수 있다. 각 회사의 보상위원회는 이런 사례를 적용하고, 이와 다른 방식을 택한 경우에는 그 이유를 해명해야 할 것이다. 이런 접근법은 영국에서 성공적으로 자리잡았다. 영국 규제당국은 사외이사의 임기를 제한하는 식의 규칙을 자주 적용하지만 주주에게 충분히 설명하는 기업은 이런 규칙에서 배제하는 예외를 허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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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회사 차원에서 보상위원회 위원들이 연차 주주총회 몇 주 전에 공개 회의를 열고, 주주들과 협회의 우수 사례에 어긋나는 주요 내용을 설명하는 식의 질의응답 시간을 갖는다면 주주 참여를 더욱 촉진할 수 있을 것이다. 표결에 앞서 대주주와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한 기업들은 보상 계획을 수정함으로써 기존 결정에 대한 반대표를 사전에 막을 수 있다. 실제로 한 조사 대상 기업은 이런 공개회의 후에 CEO에게 특정 세금 항목을 지불하기로 했던 계획을 철회했다.

 

임원 연봉을 주주 표결에 부치는 것을 의무화하는 국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 가운데 보상위원회 보고서는 이사회와 주주 사이의 관계를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보고서를 제대로 설계하고 작성한다면 주주들에게 회사의 목적과 성과 측정 방법을 잘 알릴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기업은 연봉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들이 합리적인 성과 지표와 어떻게 연계돼 있는지를 분명하고 명확하게 설명함으로써 과도한 CEO 보상에 대한 일반 대중의 우려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번역: 장효선 / 에디팅: 배미정

 

로버트 C. 포즌(Robert C. Pozen) MFS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회장을 지냈으며, 현재는 MIT 슬론경영대학원의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S.P. 코타리(S.P. Kothari) MIT 슬론경영대학원의 고든 Y. 빌라드 회계학·금융학 교수이며, 부학장을 지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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