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7-8월(합본호)

“과거를 보호하려고 애쓰지 마세요”
아디 이그내이셔스(Adi Ignatius)

FEATURE THE HBR INTERVIEW

“과거를 보호하려고 애쓰지 마세요

IBM 최고경영자 지니 로메티 인터뷰

아디 이그네이셔스

 

138_1

 

 

버지니아지니로메티Virginia ‘Ginni’ Rometty 2012년 초 IBM CEO로 취임하며 전임자의 전략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차질없이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막연한 의무감에서였다. 10년간 CEO로 자리를 지켰던 샘 팔미사노Sam Palmisano 2010년 당시 “IBM의 주당 이익이 5년 내에 두 배로 오를 것이라고 공언했다. 하지만 로메티는 신임 CEO 2년차를 넘기면서 팔미사노의 목표를 달성하려는 것이 정작 IBM의 쇄신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라고 판단했다. 그녀는 2014 10월 종전까지의 계획을 모두 폐기하면서 회사의 미래전략과 재무건전성 확립을 위한 새로운 독자 노선을 걷겠다고 발표했고, 그 이후 IBM은 줄곧 흥미로운 여정을 계속해 오고 있다. 올해 59세인 로메티 회장은 IBM을 클라우드 기반의 솔루션 비즈니스로 만드는 아주 긴 미션을 수행 중이다. 그녀는 이미 새 모델과 맞지 않는 기존 사업부를 매각하면서 첨단기술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왔다.

 

IBM 2016년 총매출 799억 달러 중 119억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여전히 높은 수익성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변화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어지는 조정작업 속에서 회사가 20분기 연속 매출 하락을 겪고 있는 데 대해 로메티 회장은 몇몇 기존 사업의 매각, 그리고 불가피한 환율 충격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성격의 고수익 사업으로 전환하려면 단기간의 고통이 따른다고 언급한다. “제 임무는 오래 가는 IBM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녀의 일성이다.

 

이사회는 지금까지 로메티 회장을 지지하고 있다. 비록 매출은 감소했지만, 이사회가 그녀의 급여를 3300만 달러로 상향하면서 로메티는 현재 미국에서 8번째로 많은 연봉을 받는 CEO가 됐다. 문제는 투자자들의 인내심이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지다. 지난 5 IBM의 최대주주인 워런 버핏은 IBM상당히 까다로운 경쟁자들과 마주하고 있다고 말하며 약 30%의 보유주식을 처분했다. 하지만 IBM 이사회의 의장과 회장직을 동시에 맡고 있는 로메티에게 흔들리는 기색은 찾을 수 없다. 그녀는자기혁신이 바로 IBM의 핵심 DNA”라고 역설하곤 하는데, 사실 이만큼 IBM을 잘 아는 사람도 찾기 힘들다. IBM 한 곳에서만 장장 36년이라는 시간을 보내며 비즈니스서비스 사업부를 개척하고 PwC컨설팅의 인수통합을 성공으로 이끌며 착실히 계단을 올라왔기 때문이다.

 

현재 그녀는 인공지능 플랫폼 왓슨 Watson에 가장 큰 승부수를 걸고 있다. 왓슨은 지난 2011년 퀴즈쇼제퍼디!Jeopardy!에서 두 명의 인간 챔피언을 제압하며 첫선을 보였다. 왓슨의 승리는 머신러닝이 어디까지 왔는지를 증명하는 계기였다. IBM은 그로부터 2년 후 왓슨을 상용화했고, 지금은 항암치료 컨설팅에서 기상 예측까지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HBR은 뉴욕 아몽크의 녹음이 우거진 IBM 본사에서 로메티 회장을 만났다.

 

 

HBR: 이제 IBM의 경영을 맡으신 지 5년이 넘어갑니다. 그동안 많은 변화를 이끄셨는데, 전체적인 과정을 하나의 전환turnaround으로 보고 계신가요?

 

138_2


로메티:제 관점에서는 전환보다 변화transformation가 더 적절한 단어 선택입니다. IBM이 올해로 창업 106주년인데, 세기가 바뀌는 동안에도 꿋꿋이 버텨낸 유일한 IT기업이 바로 IBM입니다. 그리고 IT기업은 변화해야 생존할 수 있죠.

 

 

변화에 대한 직원과 투자자들의 수용력은 얼마나 되나요? 그리고 과연 언제쯤이 정도면 변화에 성공했다고 공언할 수 있을까요?

 

좋은 질문입니다. 두 가지로 나눠 말하자면, 우선은 변화를 통해서 대체 어떤 모습이 되고 싶은 건지 명확히 해야 합니다. IBM의 경우 그런 맥락에서 데이터가 모든 것의 중심입니다. 저희는 기업 고객들에게 무엇이 필요하게 될지 아주 명확한 시각을 갖고 있습니다. 보통 이야기하는 데이터란 공용 검색엔진에서 찾을 수 있는 자료들을 말합니다만, 그건 전 세계에 존재하는 데이터의 약 20%에 불과합니다. IBM이 끌어내고자 하는 것은 방화벽 뒤에 있는 80%의 데이터예요. 그 데이터들이 갖는 잠재적 가치는 엄청난데 아무도 활용을 못 하고 있죠. 바로 이런 데이터들의 숨은 가치를 캐낼 수 있게 되면 더 나은 의사결정이 가능해지고, 그로써 2조 달러 규모의 시장이 열린다고 저희는 확신합니다. 지금 그곳을 향해 가고 있죠.

 

 

전략적으로 올바른 궤도에 있는지는 어떻게 판단하시죠? 그리고 변화를 진행하는 동안 계속 조정작업을 하시는지?

 

돌아보면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죠. 비전에 대해서 확고한 신념을 갖는 것도 중요한데, 결과를 평가할 때는 냉정하게 해야겠죠. IBM의 현재 위치에 대해서 저는 확신을 갖고 있습니다. 클라우드, 데이터, 보안 분야를 중심으로 한 신규사업 부문의 총매출은 약 340억 달러입니다. 연간 13~14% 성장하고 있고, 전체 사업에서 42%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죠. 올해 말이면 10억 명이 인공지능 플랫폼 왓슨의 서비스를 접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방금 언급한 수치들을 보면 전략적으로 맞게 가고 있음이 입증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20분기 연속해서 매출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 하지만 거기에는 자회사 매각과 달러화 강세의 영향이 분명히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적하신 감소량 가운데 140억 달러는 통화 변동성에 기인하고, 80~90억 달러가량은 수익원 매각에서 발생한 겁니다. 적지 않은 비중이죠.

 

 

물론 여러 각도로 설명이 가능하겠지만, 지속되는 매출 하락세를 조정 중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시나요? 아니면 의외의 결과인가요?

 

저희가 당초 계획했던 방향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입니다. IBM의 핵심 비즈니스 아이디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신사업이 대규모로 성장하고 있으니까요. IBM은 다시 성장을 시작할 겁니다. 하지만 바람직한 방향으로 성장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치 있는 사업 영역으로 진입하면서 그렇지 않은 사업은 정리하고 있죠. 물론 기존 전략을 고수하며 성장률을 높일 수 있었지만, 이미 광범위하게 상품화가 진행된 몇몇 분야에서 더 이상 고유성이 희석되기 전에 관련 사업들을 매각하자는 결단을 내린 겁니다. 신사업 영역은 마진이 훨씬 높지만, 일단은 투자부터 진행하고 규모를 늘려나가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워런 버핏이 최근 IBM 주식을 대량 매도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저는 주주들에 관한 이야기는 하지 않습니다. 본인의 견해를 충분히 직접 설명하실 수 있는 분들이니까요. 분명한 것은 IBM의 고객들이 저희 솔루션과 서비스를 사용함으로써 계속 신뢰를 보여주고 있고, 이는 저희가 올바른 궤도에 있음을 증명한다고 생각합니다. 종합 세무서비스 기업 H&R블록H&R Block의 경우 세무신고 기간을 맞아 왓슨 솔루션을 도입해 수백만 명에 달하는 고객 데이터를 소속 세무사들이 더욱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시장점유율이 상승했고, 깜짝 놀랄 만큼 높은 순추천고객지수NPS: Net Promoter Score를 기록했죠.

 

20170704_su

 

변화는 진행 중

 

외부 인사로 영입됐던 전임 CEO 루 거스너는 회사를 변화시키는 방법에 대한 큰 틀을 짠 인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본인의 경우 벌써 수십 년 가까이 IBM에 몸담고 계시기 때문에 오히려 그런 목표를 달성하기가 더 어렵지는 않은가요?

 

특별히 더 어렵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우리 회사가 변화에 대한 DNA를 갖고 있다는 것을 진심으로 믿습니다. 저희는 끊임없이 변화해 왔어요. 그리고 현재의 변화는 변화의 속도를 가속화하는 다양한 트렌드의 통합 때문에 이전보다 더 광범위하다는 것에 대해 거스너 전 회장도 동의할 겁니다. 사내에서 발탁된 사람이라도 전혀 상관 없습니다. 과거에 스스로 매몰되지만 않는다면 장기적으로 스스로를 재창조할 수 있는 자유를 가질 수 있으니까요.

 

 

변화를 끝까지 추진하고자 노력하는 데 있어 가장 힘들다고 느끼시는 점은?

 

열정이 있어야 하고, 언제나 정신이 맑아야 합니다. 하지만 제일 힘든 건 끈기를 가지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굉장히 큰 조직을 가진 높은 수익성의 회사이고, IBM의 고객들은 필수업무 수행에 IBM의 도움을 24시간 필요로 합니다. 저희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동시에 내적 쇄신 작업도 하고 있습니다. 차를 몰고 가면서 타이어를 갈아 끼운다고 표현하면 어떨까 합니다. 게다가 모두가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서 말이죠. 어찌됐건 저희는 고객에게 집중하면서 계속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지금까지 모든 임직원이 그 목표를 더없이 훌륭하게 달성하고 있죠.

 

 

더 서둘러야 한다는 시간적 압박을 느끼시나요?

 

물론이죠. 리더라면 누구나 일이 더 빨리 진행되기를 바랍니다. 목표를 높이 설정하고 신속하게 계속 움직여야 합니다. 하지만 저의 궁극적인 임무는 다음 세기까지 탄탄히 지속할 수 있는 IBM을 만드는 것입니다. 저희는 현재 IBM 시스템을 사용하는 고객들에 대한 지속적인 책임을 매우 진지하게 인식하고 있습니다. 바로 고객들의 업무생산성을 높이는 일이죠. 고객들과의 약속을 지키다 보면 회사의 매출이 떨어지기도 하는데, 저는 전혀 부끄럽지 않습니다. 저희가 있기에 세계를 움직이는 수많은 시스템이 가동하기 때문이에요. IBM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면 은행도, 철도도, 공항도 운영을 멈추기 때문입니다.

 

 

클라우드 컴퓨팅과 데이터 애널리틱스의 발달 추세가 IBM의 새로운 성장 영역 일부를 급속도로일반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는 없는지?

 

저는 걱정하지 않아요. 저희 애널리틱스 사업은 190억 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으니 말씀하신 그런 우려는 아직 없습니다. 클라우드는 IBM이 제공하는 전체 상품의 60%를 이루는 솔루션 서비스 위에 추가되는 요소이고, 운영 방식이 표준화되어 있기 때문에 마진이 더 높아질 여지도 있죠.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데이터를 가진 쪽이 미래에 가장 강력한 경쟁우위를 선점할 거라는 사실이에요. 전에도 제가 말했다시피 데이터는 차세대 천연자원이라는 관점에서 봐야 합니다. 지금의 석유를 생각해 보세요. 석유가 묻혀 있는 그곳에 돈이 모이는 것이 아니라, 석유를 정제하고 처리해서 다른 무언가로 변화시키는 사람에게 돈이 모이죠.

 

 

전반적인 변화가 본인을 비롯한 임직원들의 업무 프로세스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까?

 

일단 저희는 본사와 해외 지사 전체에디자인 싱킹design thinking을 도입했고, 그로써 IBM B2B 상품을 편의성, 감성, 단순성 면에서 최대한 소비자 친화적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리고 속도를 늘리기 위해 회사의 모든 부문에서 작업 흐름을 빠르게 하는 방식을 취했습니다. 그와 동시에 박스Box, 슬랙Slack, 애플 등 여러 기업과 파트너십을 구축하면서 업무용 툴에도 변화를 주었습니다. 지금 IBM은 아마 세계에서 가장 앞선 첨단 업무환경을 갖춘 회사 중 하나일 거라고 확신합니다. 자그마치 38만 명에 달하는 임직원 모두가 첨단 업무환경을 활용하고 있어요.

 

 

IBM의 핵심사업에 대한 계획은 무엇입니까?

 

지금의 신규사업은 핵심사업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며, 핵심사업이 없었다면 지금의 규모로 성장하지 못했을 겁니다. 그러나 핵심사업들이 현재 시장에서 성장하는 위치에 있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지속적으로 개조작업을 벌일 필요가 있죠. IBM의 글로벌 비즈니스 서비스가 좋은 예입니다. 전체적으로 디지털화가 진행 중입니다만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고 있어요. 기계가 아닌 사람을 상대하는 서비스 사업이기 때문입니다. 이 분야가 비록 크게 성장하는 시장은 아니지만 상당한 현금흐름이 발생하는 분야이고, 모든 고객들에게미션 크리티컬영역에 해당하는 서비스이므로 신중한 자세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성공하는 팀 만들기

 

이처럼 변화의 속도가 빠른 환경에서 어떤 방법으로 경영진을 구성하고 계신가요?

 

제 직속 임원 5명은 외부에서 영입했습니다. 새로운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필요했어요. IBM의 다양한 직급을 가진 관리자들 중 15%가량은 외부에서 온 직원들입니다. 전체 직원 수를 고려하면 꽤 많은 편이죠. 그리고 왓슨헬스Watson Health와 같은 신규 사업영역의 경우 수백 명의 의사와 간호사를 직접 채용하기도 했는데, 새로운 업무방식과 접근법을 교육하는 데 지난 3년 동안 20억 달러가량을 투자했습니다. 왓슨을 예술 창작과 음악 영역에 접목시키는 방법도 모색 중이어서 뮤지션을 채용하기도 했어요. 이렇게 새로운 유형의 직무들이 이제 IBM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특성화된 분야들 외의 신입사원 채용에서는 어떤 자질을 원하시나요?

 

저희 회사가 가장 관심을 갖는 것은 지성, 그리고 적응력입니다. 참고로 지원자들의 학습 성향 예측에 왓슨의 도움을 받고 있기도 합니다.

 

 

왓슨의 역할

 

다른 인공지능 플랫폼과 왓슨의 차이점은 뭐라고 할 수 있을까요?

 

우선 왓슨은 무엇보다도 수직적인 영역을 오가는 프로세스가 가능합니다. 왓슨은 의학, 금융, 보험 분야의 전문용어를 이해할 수 있어요. 그 자체만으로도 커다란 성과이자 차별점입니다. 둘째로는 저희의 사업모델인데, 왓슨은 어떠한 경우에도 고객의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보호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만약 어떤 고객이 데이터를 입력하면 반드시 그 고객에게만 인사이트가 전달되죠. 셋째, 왓슨은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다룰 수 있습니다. 시각, 음향, 언어 등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왓슨의 그러한 능력들이 실제로는 어떤 식으로 나타나는지요?

 

일반적인 대화 상황을 예로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대화 중에 나오는 단어의 5% 정도를 놓치고 왓슨은 5.5%를 놓치는데, 이는 인공지능 가운데 가장 뛰어난 기록입니다. 그리고 동작도 감지할 수 있어요. 왓슨사물인터넷Watson Internet of Things그룹에서는 센서를 이용해 고객의 작업공정 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는 인지형 볼 베어링과 같은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기도 했죠. 이뿐만 아니라 왓슨은 시각 데이터를 해석할 수 있는데, 일례로 흑색종melanoma분석에 있어서는 95%의 정확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다른 인공지능 시스템으로 같은 작업을 시도하면 반반 정도의 성공률에 그치죠.

 

 

지금부터 몇 년 후로 미리 가 볼까요? 왓슨은 어떤 것으로 우리를 놀라게 하고 있을까요?

 

세계적인 수준의 건강 관리 서비스를 전 세계 곳곳에 보급하는 것이 바로 IBM이 추진 중인 획기적 혁신, 문샷moonshot프로젝트입니다. 그중 일부는 벌써 진행되고 있죠. 왓슨은 세계 최고의 여러 암 센터로부터 교육을 받고 있고, 중국과 인도에 있는 수백 곳의 병원에 투입되고 있어요. 그중에는 의사 1인당 환자 수가 1600명을 넘는 지역도 있습니다. 이런 곳의 주민들은 세계적인 의료서비스를 접할 기회가 전혀 없었지만, 이제는 길이 열렸습니다. 왓슨이 종양학 전문가로 활동하며 의료진의 의사결정을 돕고 있으니까요. 이제부터가 시작입니다.

 

 

왓슨을 비롯한 다른 인공지능들이 어떠한 직업을 사라지게 하는 것에 대한 우려는 없으신가요?

 

물론 영향은 있을 겁니다. 하지만 상당수의 경우 인공지능이 자동화하는 부분은 업무 전체의 일부에 해당합니다. 그러면 인공지능이 할 수 없는 영역의 일을 사람들이 더 잘할 수 있게 되겠죠. 여러 해 동안 저는 화학자, 연구원, 의사, 애널리스트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이러다 나도 대체되는 거 아니냐며 걱정하는 모습을 수없이 봤습니다. 하지만 같은 사람들이 지금은인공지능 시스템 없이는 힘들어서 일을 못하겠다고 말하곤 하죠. 이러한 모습은 기술에서 극적인 지형변화가 일어날 때 항상 관찰되는 광경입니다. 사람이 원래 더 잘 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돼요.

 

 

IBM이 생각하고 있는 인간과 인공지능의 상호작용에 대한 이상적 규범에 대해 한 말씀 부탁합니다.

 

저희는 인공지능 분야의 리더 그룹에 속하고, 관련 기술에 대한 영향력을 갖게 될 겁니다. 지난 1월 공식 블로그에인지 시대의 기본 원칙Principles for the Cognitive Era이라는 글을 게재하면서 저희는 세 가지 항목을 제시했습니다. 첫째는목적입니다. 저희는 인지컴퓨팅이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능력을 보강하고 확장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둘째는투명성입니다. 우리는 IBM의 인공지능 기술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쓰였는지, 그 인공지능을 누가 어떻게 훈련시킨 것인지 사람들에게 모두 공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컨대 환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주치의가 왓슨의 도움을 받고 있을 때 그 시스템이 세계 최고의 암 센터 20곳으로부터 교육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면 훨씬 도움이 되겠죠. 셋째는스킬입니다. 우리는 이제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인간으로 살아갈 다음 세대를 준비시켜야 해요. IBM은 아이들이 미래를 대비한 스킬을 갖출 수 있게끔 100곳의 고등학교에서 5만 명의 아이들에게 교육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슈 참여하기

 

일부 직원의 반대가 있었지만 트럼프 행정부와 협력하기로 하셨는데, 최근 정세 속에서 새롭게 깨달은 점이 있으신가요?

 

저는 전체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 ‘IBM 최고경영자들은 우드로 윌슨(1913~1921년 재임) 시절부터 모든 역대 미국 대통령과 소통해 왔다는 내용을 쓴 적이 있습니다. 중요한 이슈가 있다면 직접 참여를 통해 영향력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평소 제 생각이에요. 회사를 위해, 그리고 세상을 위해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무언가를 지켜내려면 회의실 테이블 위에 반드시 내 명패가 있어야 합니다. 다만 IBM은 어떤정책들입장들을 지지할 뿐이지, ‘정치에 개입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참고로 IBM은 전혀 정치기금을 내지 않는 소수의 IT기업 중 하나입니다.

 

 

젠더 이슈에 관해 잠깐 이야기를 꺼내봅니다. 여성 임원들 중에는 계속해서 남녀평등 문제를 지적하는 분들도 있고 오직 실력과 경력만으로 평가받겠다는 분들도 있는데, 본인은 어떤 쪽이십니까?

 

과거의 저는 젠더 문제에 대해 관심이 없다고 말했을 겁니다. 저는 오직 제 능력을 기준으로 평가받기를 원했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몇 년 전그것만으론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 계기가 있었습니다. 호주에서 발표를 맡은 적이 있는데, 끝나고 나서 한 남자분이 저한테발표하시는 모습을 저희 딸한테 보여줬으면 참 좋았을 텐데 아쉽습니다라고 하더군요. 그 말을 듣고는, 내가 롤모델이라는 사실을 꼭 기억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모든 여성과 여학생들에게는 분명 롤모델이 필요해요. 하지만 그 수가 너무 적습니다.

 

 

지금까지 커리어에서 여성이기 때문에 겪어야 했던 어려움은 어떤 것이 있는지요?

 

솔직히 저를 가로막았던 가장 큰 장애물들은 대부분 제가 자초한 것이었습니다. 이건 아마 대부분의 여성들이 저와 같을 거라 생각해요. 저는 몇 년 전 승진 제안을 받았을 때 일화를 자주 언급합니다. 상사가 처음 승진 이야기를 꺼냈을 때 제가 했던 대답은아무래도 준비가 부족하니 한 2년쯤 준비 기간을 가지면서 자신감을 더 쌓겠다였어요. 그랬는데 집에 가니 남편이 묻더군요. “당신이 남자였다면 그렇게 대답했겠나라고 말이죠. 할 말이 없었습니다. 다음날 다시 가서 곧바로 승진 제안을 수락했어요.

 

 

그러면 그런 도전을 마주하고 있는 여성들에게 어떤 조언을 하시겠습니까?

 

불편함을 편안하게 느낄 정도가 되도록 연습을 해야 합니다. 그러지 못하면 성장할 수 없어요. 저는 사람들에게커리어에서 가장 크게 성장했다고 생각하는 시기가 언제인가라는 질문을 자주 하는데, 가장 많이 돌아오는 대답은위험을 감수하고 도전했을 때입니다. 편안한 상태에서 성장한다? 그런 건 없어요. 아무 긴장과 불안도 느끼지 않고 있다면 아무 것도 배우지 않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것이 여성 CEO를 보기 힘든 이유일까요? 여성들이 자신의 가능성을 스스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을까요?

 

물론 여러 이유가 있고 복합적입니다. IBM에서는 여성 직원들의 경력이 단절되지 않도록 굉장히 애를 많이 써 왔어요. 많은 여성들이 출산과 부모 부양, 퇴직과 재취업 등 현실적인 문제를 겪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여성들이 리더십을 향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게끔 유연근무제 시행에 많은 관심을 쏟고 있죠. 편견 문제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사내에 공석이 생기면 반드시 다양성을 전제로 하고 후보자를 선발해요. 인종과 성별 다양성뿐만이 아니라 생각의 다양성도 포함되죠. 누구나 자기 목소리를 마음껏 낼 수 있어야 하니까요. IBM에서 자주 쓰는 표현이 있습니다. “야생 오리가 원래 더 귀한 법이다.”

 

 

번역: 성내리 / 에디팅: 석정훈

 

 

 

  • 아티클 다운로드
    (PDF)
    5,000원

    담기바로구매

  • 2017년 7-8월(합본호)
    17,000원
    15,300원

    구매하기

  • 디지털서비스
    1년 150,000원

    디지털서비스란

    신청하기

운영관리 다른 아티클

무료 열람 가능 아티클 수 0/1 회원가입 | 서비스상품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