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1-12월(합본호)

무제한 휴가제도를 도입한 크로노스 CEO
애런 애인 (Aron Ain)

How I Did It

 

무제한 휴가제도 도입한 크로노스Kronos CEO

애런 애인Aron 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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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크로노스에 초기 멤버로 입사했다. 당시 신규 입사자에겐 2주간의 유급휴가가 주어졌고 일정 수준까지는 매년 하루씩 휴가가 늘어났다. 그 당시 대부분의 기업이 이런 방식으로 휴가일수를 관리했는데 일수에 차이는 있지만 지금까지도 대다수의 기업이 이 방식을 따르고 있다. 1984년 나는 국내영업 매니저로 승진했고, 4년 후 임원이 되어 글로벌영업 및 서비스 부문의 부사장(VP)이 됐다. 임직원 관리workplace management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크로노스에는 오랫동안 유지된 제도가 하나 있었다. 고위임원들은 휴가일수를 신경 쓸 필요가 없고, 스스로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만큼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었다. 합리적인 제도였다. 그 당시에도 고위직들은 24시간 근무체제를 유지해야 했다. 밤에도, 주말에도, 가족여행 중에도 일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공식적으로휴가를 알리는 것이 거의 무의미해진다. 나는 계속 크로노스의 임원으로 일해 왔고, 12년 전부터 CEO를 맡고 있다. 그렇게 거의 30년 동안 휴가일수를 관리할 필요 없이 살았다.

 

크로노스에 입사한 이래 IT 기술의 발전이 바꿔놓은 모습이 있다. 지금은 고위직뿐 아니라 모든 직급의 직원이 일상적으로 퇴근 후에도 전화를 받고, 이메일에 답장하고, 일 처리를 한다. 나는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딸에게서 이를 목격한다. 지금 직급에서 딸에게 주어진 휴가는 단 2주뿐이라, 우리 부부와 함께 가족여행을 가는 데 한계가 있다. 딸이 추수감사절 연휴를 맞아 집에 와서도 매일 몇 시간씩 일하는 것을 보기도 한다. 그토록 많은 직원이 24시간 일에 매달리는 시대에근무 중이거나휴가 중임을 명확히 규정 짓도록 만드는 제도는 시대에 뒤처지거나 심지어 어리석게 느껴진다.

 

채용의 장애물들

나는 이런 인식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2014년 말 인사 부서장이 내게 면담을 요청했을 때 상황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당시 우리는 몇 달 동안 직원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크로노스에는 전 세계 5000명의 직원이 있고, 그중 1500명에 가까운 직원들이 매사추세츠에 위치한 본사에 근무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는 대졸 전문직 채용시장에서 기업간 경쟁이 치열하다. 당시 우리는 300개가 넘는 포지션을 채우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지속될 경우 회사의 성장전략에 영향을 끼치는 상황이었다. 우리는 채용에 지장을 주는 구체적인 사안들을 논의했는데, 그중 하나가 휴가제도였다. 그때까지 우리 회사는 신규 입사자들에게는 3주의 휴가가 주어졌다. 이는 채용시장에서 경쟁하던 다른 기업들과 유사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다른 회사에서 상당 기간 근무한 30, 40대 구직자들을 채용하려 할 때, 채용 담당자들은 그들이 현 직장에서 4, 5주의 휴가를 보장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휴가는 중요하다. 사람들에게 휴가가 짧은 일자리로 이직하라고 설득하는 것은 정말로 어려운 일이었다.

 

나는 인사팀에 채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주문했다. 몇 가지의 선택지가 만들어졌다. 그중 하나는 넷플릭스가 선도한자율휴가제였다. 자율휴가제하에서, 직원들은 휴가기간에 제한이 없다. 상사와 상의해 일하면 된다.

 

2016년 초, 우리는 마이타임myTime이라고 부르는 휴가제도를 시행하기로 했다. 대부분의 직원은 긍정적이었지만, 일부에선 반대 목소리도 거셌다. 정말 거셌다. 솔직히 말해 나는 이 변화가 반감과 저항을 불러일으키리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소수이긴 했지만 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난관을 잘 헤쳐왔다. 새로운 제도가 크로노스에 좋은 영향을 미쳤다는 데이터도 있다. 무제한 휴가가 모든 기업에 바람직하다고 보지는 않는다. 하지만 무제한 휴가 도입을 고려 중인 기업이라면 우리의 경험에서 배울 점이 있을 것이다.

 

나를 위해 일하는 직원들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가 없다면 이런 제도를 도입할 생각도 말아야 한다. 나는 항상 직원들을 신뢰해 왔다. 이게 가능했던 이유 중 하나는 내가 신뢰했던 사람들이 내 판단이 옳았음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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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도 더 전에, 내 팀에서 근무하던 스타급 직원들 몇 명이 거의 동시에 출산휴가를 떠났던 적이 있다. 출산휴가가 끝났을 때, 그들은 모두 회사 복귀를 망설였다. 풀타임 근무와 육아의 균형을 맞추기가 너무나 어려울 거라고 걱정했다. 나는 그들을 잃고 싶지 않았다. “이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다. 한 명은 일주일에 3일 일하기를 원했다. 허락했다. 몇몇은 필요할 때 재택근무를 할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 허락했다. 지금은 이런 유연근무제가 보편적이지만, 당시에는 그렇지 않았다. 이메일이 존재하지 않고 여전히 팩스를 사용하던 기업이 많았던 시대다. 하지만 나는 그들이 주어진 일을 완수할 수 있다고 믿었고, 실제로도 그랬다. 이런 경험들을 통해 직원들에 대한 신뢰도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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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우선주의

CEO로서 나는 사업보다 가족을 우선해야 한다고 거침없이 말해 왔다. 나는 직원들이 질릴 정도로 이에 대해 꽤 자주 언급하는데, 나에게 정말로 중요하기 때문이다. 나는 직원들에게 만약 그들이 일이나 커리어를 삶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즉 그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가장 많은 투자를 하는 활동으로 여긴다면, 심각하고 비극적인 실수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끊임없이 말한다. 가족과 같이 소중한 사람들과의 관계가 삶의 최우선순위가 되어야 한다. 나는 행동으로 이를 보여주려고 노력한다. 내 아이들이 고등학교 운동부에서 활동했을 때, 수요일 오후 2시에 퇴근하는 한이 있더라도 단 한 경기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럴 때면, 사무실을 몰래 빠져 나오지 않고 사람들에게 정확히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렸고, 그들에게도 같은 방식을 권했다. 나는 경영석학 짐 콜린스의 이야기를 굳게 믿는다. “만약 당신이 일하는 데 필요한 재능과 업무윤리를 갖춘 올바른 사람을 버스에 태운다면, 그들을 세밀하게 감독하기 위해 시간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그런 사람들은 출퇴근을 언제 하는지 관계없이 일을 해내고 만다.

 

인사팀이 무제한 휴가제도를 제안한 후, 나는 다른 기업들의 경험담을 인터넷에서 찾아 읽어보기 시작했다. 새로운 제도가 제대로 효과를 거두지 못했거나, 시도는 했으나 결국 예전의 제도로 돌아간 기업들의 사례가 제법 있었다. 그런 사례들을 읽고도 나는 크게 염려하지 않았다. 그 기업들에서 잘 시행되지 않았다고 해서 크로노스에서도 동일할거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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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휴가제도로 전환한 회사의 직원들이 쓴 불만사항들도 읽었다. 대부분의 불만은 기업이 선의가 아니라 경비 절감을 위해 이 제도를 도입한 것이라는 인식에서 비롯됐다. 기업들이 전통적인누진 휴가제도를 사용할 경우, 회사를 그만두거나 정년퇴임할 때 누적된 미사용 휴가일만큼의 금전적 보상을 받는다. 대기업에서는 이 금액이 상당하다. 우리 회사와 같은 규모의 기업에서조차, 1년에 200~300만 달러에 달한다. 기업이 자율휴가제를 도입할 경우 더 이상 누적되는 미사용 휴가일수는 없을 것이고, 회사를 떠나는 직원들에게 지급되던 금액은 회사의 이익으로 남는다.

 

우리는 누진휴가제도를 없앰으로써 얻게 되는 이익은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거기서 생기는 절감액을 다른 복지에 재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우리는 자율휴가제도를 제공하는 데 더해 출산휴가, 육아휴가, 그리고 입양휴가를 확대했고, 퇴직연금 보조금을 증액했으며, 직원 자녀에 대한 장학제도를 신설했다. 또한 육아 지원제도를 시행했고, 연간 500달러까지 학자금 대출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결국 이런 새로운 복지 시행에 따른 비용은 휴가제도 변경을 통한 경비 절감액을 넘어섰으나, 나는 그럴 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주요 불만

 

자율휴가제도에 대해 개인적으로 알아보고 있는 동안 인사팀에서는 컨설턴트를 고용해 좀 더 체계적인 조사를 하고 있었다. 여러 기업에서 자율휴가제 도입을 도왔던 그가 이 제도의 장단점에 대해 발표를 했다. 그의 경험에 따르면 임직원의 95%가 이 제도에 호의를 보였고 일반적으로 5%는 반대를 했다고 한다. 여러 이유가 있는데 간략하게 설명하면 자율휴가제의 가장 큰 문제는 이 제도를 채택할 경우 실질적으로 몇몇 직원들은 기존 휴가제보다 오히려 휴가를 덜 사용한다는 것이다. 쉬겠다고 말하는 데 부담을 느껴서 그렇다고 한다. 이런 상황은 우리가 자율휴가제를 도입하는 취지에 어긋나기 때문에 크로노스에서는 발생하지 않기를 바랐다.

 

우리는 도입 초기에 중요한 결정을 했다. 휴가일수에 제한을 두지 않는 대신 전 직원의 휴가 요청과 사용 일수를 추적하기로 한 것이다. 왜냐하면 이 제도가 제대로 시행되고 있는지 분석하고 매니저들이 이를 공정하게 적용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2015 12 18일 새로운 제도를 사내에 공표했다. “서로를 신뢰할 수 있는 사내문화를 만들어줘서 감사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자율휴가제를 도입할 수 있게 됐습니다.” 나는 전사 영상 메시지를 통해 소감을 밝혔다. 1 1일부로 제도가 시행될 예정이었다. 컨설턴트의 예상대로 대부분의 직원들이 좋아한 반면 소수는 반대했다. 이들은 빠르게, 그리고 크게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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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불만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는 몇몇 매니저급 직원의 의견이었다. 공식적인 규정이 없을 경우 매니저들이 힘들어질 거라는 우려였다. 직원들이 지나치게 많이 휴가를 요청할 수도 있고, 매니저들이 직원들의 휴가 요청을 상황에 따라 조율하는 데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해야 할지 모른다는 걱정이었다. 이들은 새 제도의 불명확성에 대해 불편해 했고 이보다는 의사결정이 쉬운 이분법적 제도를 선호했다.

 

두 번째 불만은 사용하지 않고 누적된 휴가를 돈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로부터 제기됐다. 이들은 미사용 휴가를 퇴사할 때 금전적으로 보상받기를 바랐다. 이와 관련해 한 직원이 생각난다. 그는 1, 2년 안에 은퇴를 생각하고 있는 60대 직원이었다. 출산휴가, 학자금 대출 지원 등 몇몇 혜택들은 본인에게 해당되지 않았기 때문에 별 관심이 없었다. 그의 누적 휴가일수에서 나올 보상액은 두 달치 월급에 해당하는 금액이었고, 은퇴할 때쯤 이를 돈으로 받을 거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다음으로 불만을 표출한 집단은 장기근속자들이었다. 이들은 이 제도 자체가 불공정하다고 생각했다. 사실 긴 휴가일수는 장기근속한 사람들에게만 주어졌던 혜택이었기 때문이다. 가장 흔한 불평은나는 이 정도 휴가일수를 받기 위해 15년을 근속했는데, 이제는 새로 입사한 직원들도 나와 동등한 휴가를 받는다라는 것이었다.

 

매니저들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우리는 트레이닝과 개인 코칭 프로그램을 시행했고, 필요에 따라 인사팀은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직원들에게는 휴가를 더 많이 가지도록 독려했고, 매니저들에게는 대부분의 휴가신청을 승인하도록 당부했다. 비공식적인 자리를 통해서도 여러 불만 사항들을 논의했는데, 내가 대략 12번 정도 그런 만남을 가졌고, 인사팀은 나보다 더 많은 미팅을 했을 것이다.

 

나는 오래전에 사람들이 자신만의 감정에 충실할 자격이 있다고 배웠다. 직장상사라고 해서 직원들이 느끼는 감정까지 간섭할 수는 없다. 현금 보상을 위해 휴가를 미뤄왔던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나는 우선 공감을 표현했다. 그러면서, 휴가를 적립해 두는 것은 그 제도가 의도한 목적이 아니라는 사실도 지적했다. “휴가는 쓰라고 만든 거예요. 퇴직보너스 용도로 모아두라고 만든 것은 아니잖아요라고 말했다. ‘공정성을 우려한 직원들과 대화할 때, 나는 그들의 논리를 부드럽게 반박했다. “우리는 어떤 것도 빼앗지 않을 겁니다. 사실, 우리는 여러분에게 좀 더 많은 휴가를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리려고 합니다. 그리고 다른 직원들이 오랫동안 휴가를 가더라도 여러분에게는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겁니다.” 몇몇 사람들은 상당히 화가 난 나머지,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했지만, 결국엔 그 누구도 바뀐 휴가제도 때문에 크로노스를 떠나지는 않았다.

 

새 정책을 모든 나라에서 시행할 수는 없었다. 일부 국가에서는 휴가일수 산정 방식과 노동자의 권리에 대한 규정이 엄격해서 전통적인 누진휴가제를 따라야 한다. 그래서 초기에는 미국과 캐나다를 중심으로마이타임을 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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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을 북돋아 주는 일화들

 

우리는 새 정책을 시행하면서 직원들이 휴가를 더 많이 사용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데이터를 보기 시작했다. 휴가 사용이 살짝 늘었다. 데이터를 추적하다 보니 이 문제와 관련한 투명성 확보와 의사소통에 도움이 됐다. 첫 분기에 어떤 직원이 휴가를 사용하지 않은걸 인사 담당자나 2선 관리자가 인지한다면 분명왜 휴가를 더 사용하지 않나요?”라며 대화가 시작될 것이다. 그리고 매니저가 휴가를 승인하지 않은 경우에는 인사팀이 개입했을 것이다. 나는 관리자의 10% 정도가 이에 해당된다고 추정했다. 일반적으로 이들은 직원들의 부재로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는 고객 대면부서 담당자들이거나, 휴가를 더 많이 가게 되면 부서 실적에 부정적 영향이 생길 거라고 믿는 관리자들이었다. 나는 직원들이 부서가 다르더라도 각각 동일하게 대우받고 있다고 느끼게 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매니저들에게 명확히 전달했다. 또한 직원들이 주는 평점이 상사의 연봉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매니저들이 회사의 정책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행동하도록 유도한 것이다.

 

자율근무 체계를 활용한 긍정적인 일화들도 들었다. 한 직원은 몇 주에 걸쳐 오토바이를 타고 48개주를 도는 모금활동에 참가했다. 그러면서 고객의 요청이 있을 때마다 지원도 계속했다. 또 다른 직원은 뮤지컬 애니Annie에 캐스팅된 딸의 전국 투어를 함께하며 자신의 일을 처리하기도 했다. 어떤 직원의 경우 예전에는 인도에 사는 가족을 방문하기 위해 휴가일수를 차곡차곡 모아두느라 정작 나머지 기간에는 단 하루의 휴가도 사용할 수 없었다. 지금은 인도에서 몇 주 휴가를 보내고도 여전히 휴가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새로운 휴가정책 덕분에 치과나 병원에 다녀올 때 스트레스를 덜 받게 됐다는 이메일도 받았다. 정책이 바뀌었을 당시에 불만을 많이 제기하던 직원들도 점점 팬이 되어갔다. 흐뭇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내가 듣기로, 지난해 가장 많은 휴가를 쓴 직원은 6주 조금 넘게 쉬었다. 이전에는 이 정도 쉬려면 장기근속으로 4주의 휴가를 받고 거기에다가 전해 사용하지 않은 휴가까지 합쳐야만 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알고 있는 한, 이 정책을 남용한 직원은 한 명도 없다. 이 정책 때문에 피해를 본 고객도 한 명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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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밀레니얼 세대가 자율휴가제도에 열광적으로 호응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실제로 30, 40대에 취학연령 자녀를 둔 직원들이 가장 큰 수혜자로 보인다. 과거에 그들은 학교의 휴일에 맞춰 휴가를 어떻게 분산시킬지 계산하느라 고심했다. 이제는 자유롭게 휴가를 내게 되면서 휴일을 맞춰야 하는 부담도 줄었다.

 

 

최고의 해

관련 데이터를 계속 확인했으므로 신규 정책이 잘 구현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각종 사례를 수집할 필요도 없었다. 평균적으로, 크로노스 직원들은 2015년보다 2016년에 2.6일의 휴가를 더 많이 사용했다. 어떤 부서는 휴가일수가 상당히 높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무적인 관점에서 2016년은 최고의 해가 됐다. 나는 이것이 우연의 일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행복감을 느끼며 몰입하는 직원들이 회사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그리고 우리의 정책은 직원들을 행복하고 더욱 몰입하도록 만든다. 데이터로 이를 증명할 수 있다. 15년 동안 임직원의 몰입도 조사를 해오고 있다. 2016년 이전 몇 년간 크로노스가 일하기 좋은 곳이라는 데 적극적으로 동의하는 직원 비율은 84%였다.(84%는 나쁜 수치가 아니다. 특히 글로벌 IT기업들의 수치는 평균 60% 정도다.) ‘마이타임을 시행하고 일 년 후, 이 수치는 87%로 올랐고 이직률은 6.4%에서 5.6%로 떨어졌다. 이것은 큰 폭의 하락이다. 그리고 취업할 회사를 조사하기 위해 많은 구직자들이 방문하는 웹사이트인 글래스도어Glassdoor에 직원들이 익명으로 이 정책에 대한 호감을 나타냈다. 한 사용자는크로노스의 무제한 휴가 정책은 복지제도의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을 남겼다.

 

 

어떤 면에서 우리가 이 시스템으로 방향을 바꾼 사실은 아이러니할 수 있다. 우리 회사의 핵심사업이 인력관리 소프트웨어이고, 우리 제품이 담당하는 일 중 하나가 누적 휴가일수를 관리하고 추적하는 것이다. 만약 모든 회사가 자율휴가제도를 도입한다면 우리 제품의 이점 중 하나가 사라지게 되는 것일까? 제대로 시행된다면 그렇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휴가제도가 제대로 시행되기 위해선 휴가이력을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 만약 이력 관리를 하지 않으면, 직원들이 재충전의 시간을 충분히 갖고 있는지, 관리자들이 잘못된 기준을 제시하거나 휴가를 공정하지 않게 관리하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휴가이력 관리는 투명성을 확보해 주고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해 준다. 제대로만 시행한다면 직원들의 신뢰와 충성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현재 미국에서 전 직원을 대상으로 자율휴가제를 도입한 회사는 20개 중 한 곳도 안 된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모든 조직이 우수한 직원,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열렬한 관심, 그리고 이런 시스템이 가능하게끔 해주는 사람들간의 깊은 신뢰를 모두 가지고 있지는 않다. 그런 회사를 이끌게 된 것을 나는 큰 행운이라고 느낀다.

 

Q&A

예상치 못한 문제들

 

리치 푸어스텐버그Rich Fuerstenberg는 컨설팅업체 머서Mercer의 헬스컨 설팅 비즈니스 수석파트너이자 휴가 관리(absence management) 전문가다. HBR은 인터뷰를 통해 왜 몇몇 회사들이 무제한 휴가제를 채택하고 있는지, 그리고 이 제도가 어느 정도의 파급력을 가질 것인가에 대해 논의했다. 아래는 그 내용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자율휴가제에 대한 기업의 관심이 높아진 것은 언제인가요?

 

몇몇 기업들이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2013년경에 많은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이 제도를 적용하기 시작했고 그때부터 유행을 타기 시작했습니다.

 

기업들이 자율휴가제를 고려하게 되는 일반적인 계기는 무엇인가요?

 

여러 요인이 있습니다. 그 첫 번째는 기술 발전입니다. 점점 많은 근로자들이 연중무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유연하게 일하게 되자, 근로자들이 언제 일하고 안 하는지를 구분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그리고 종종 사람들이 휴가로 신고한 기간에도 일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또 다른 요인은 회사의 부담입니다. 전통적인 제도에서 미사용된 휴가는 회사 입장에서 일종의 부채가 됩니다. 이런 부담이 증가함에 따라 유급휴가를 다른 방식으로 처리하는 데 관심을 두기 시작했습니다.

 

데이터를 보면 점점 많은 기업들이 무제한 휴가제를 임원에게만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는 다른 직원에게 형평성 문제를 일으키지 않나요?

 

아주 소수의 임원에게만 무제한 휴가제가 적용되는 회사에서는 회사 전용 비행기 사용과 같은 다른 특전들도 주어지게 마련입니다. 이런 특전을 받는 사람의 수가 적으면 대다수의 직원은 이 제도의 존재 자체를 모르고 살게 됩니다. 하지만 최고경영진뿐만 아니라 전무급, 이사급까지 이 제도가 확대되고, 10명 받던 것을 100명이 받게 되면, 점점 시끄러워지죠. 결국 어느 시점에 도달해서는 이 이슈를 통제하기 어렵게 되고 소통의 문제에 직면하게 됩니다.

 

자율휴가제를 고려하는 기업에 어떤 경고를 하시나요?

 

어떤 기업인지와 어떤 사내문화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직면하게 될 문제가 다릅니다. 회사에 직원들이 무제한 휴가제를 악용할 가능성이 높은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해결책은 그 부서에는 이 제도를 적용하지 않는 것이죠. 매니저들은 부하직원들이 실질적으로 어느 정도의 휴가를 쓸지 가늠하기 어려운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됩니다. 설문조사를 해 보면, 실제로 자율휴가제 도입 후 기존보다 오히려 휴가를 덜 사용합니다. 이로 인해 결국 직원들이 번아웃 위기에 놓이게 됩니다. 이런 경우에는 회사가 직원에게 휴가를 충분히 써도 괜찮다는 사내문화를 조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부 직원, 특히 장기근속자가 미사용 휴가를 계속 누적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이 같은 경우 많은 회사들이 직원 퇴직 시 미사용 휴가에 대한 보상을 일시에 지급하거나 또는 몇 해에 걸쳐 현금으로 지급합니다. 위에 언급한 것들이 정말 중요한 문제들이라 많은 회사들이 자율휴가제를 검토하지만 채택까지 가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입니다.

 

지금까지 언급하신 내용이 예상되는 어려움이라면 예측하지 못했던 난관들은 무엇이 있나요?

 

우리 고객사는 아니지만 몇몇 기업이 무제한 휴가제를 도입했다가 폐지하고 좀 더 명확한 규정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선회했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예를 들어최대 4주까지 휴가를 사용하세요같은 거죠. 사람들은 명확한 숫자를 제시하면 휴가일수를 신청할 때 안심하는 듯합니다. 그리고 자율휴가제도하에서 종종 직원들간 경쟁을 가져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옆에 동료가 휴가를 낼 때까지 휴가를 가지 않는다든지, 이틀을 쉬면 본인은 하루를 쉰다든가 하는 경우입니다. 그래서 이 제도를 도입하면 때론 이런 행위를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앞으로 무제한 휴가제가 어느 정도까지 확산되리라 생각하시나요?

 

임원급에서 확대되고, 간부급까지 내려가고 있음을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범위를 너무 확대하면 굳이 이 제도가 필요 없는 사람들까지 포함하게 됩니다. 그리고 몇몇 산업군에는 이 제도가 전혀 맞지 않습니다. 소매업, 간호와 요양산업, 콜센터처럼 항상 정확한 수의 인원이 자리를 지켜야 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대다수의 기업이 이 제도를 채택하기는 실질적으로 어려울 것이며, 앞으로 이 제도가 대대적으로 채택되기 보다는 점진적으로 확산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번역: HBR포럼코리아 / 에디팅: 조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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