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5-6월(합본호)

기업가치 훼손 없이 해고하기
샤린 굽타(Shalene Gupta),샌드라 서처(Sandra Sucher)

FEATURE MANAGING ORGANIZATIONS

기업가치 훼손 없이 해고하기

인력 전환에 대한 더 나은 접근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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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와 치열한 글로벌 경쟁이라는 두 가지 큰 힘이 일의 본질을 바꾸고 있다. 많은 기업이 뒤처지지 않기 위해 그들의 인력 전략을 재고하고 있고 때로는 고통과 파괴를 수반하는 변화를 시도하기도 한다. 특히 일회적 구조조정과 일상적 정리해고에 많이 의지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이 두 가지 전략은 모두 종업원의 몰입도와 회사의 수익성에 악영향을 끼친다. 일부 기업은 그들에게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In Brief

현재 상황

자동화와 치열한 글로벌 경쟁 때문에 기업의 정리해고가 잦아지고 있다.

 

문제점

너무 자주, 단기성과를 위한 정리해고는 근로자의 몰입도를 떨어뜨리고 수익성을 악화시킨다.

 

해결방안

몇몇 기업은 직원 정리해고를 기피하고 만약 정리해고를 시행할 때도 과정을 공정하게 하고 회사와 정리해고 관련 집단이 성공을 위한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인력전환 전략을 개발했다. 

 

 

핀란드 통신사 노키아 사례를 보자. 2008년 초, 노키아의 선임매니저들은 한 해 동안 이익이 67% 늘어난 것을 자축했다. 그러나 몇 년 지나지 않아 저비용을 내세운 아시아의 경쟁사들로 인해 노키아는 가격을 35%나 인하해야 했다. 그 사이 독일 보훔 지역 노키아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임금은 20% 뛰었다. 경영진의 선택지는 뻔했다. 보훔 공장 문을 닫는 것이었다. 당시 노키아 인사부문 총괄부사장 주하 아크라스Juha Äkräs 2300명에 달하는 보훔 공장 직원들의 정리해고 문제를 논의하고자 보훔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이들과 대화를 할수록 공장 직원들의 분노를 샀다. 아크라스는완전히 적의가 가득한 상황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분노가 불길처럼 번졌다. 일주일 후 보훔 지역에서 15000명이 시위에 들어갔다. 독일정부는 기업 조사에 착수했고 공장을 세운 대가로 받은 보조금을 돌려 달라고 요구했다. 노동조합은 너도나도 노키아 제품을 사지 말자고 외쳤다. 울부짖는 노동자와 노키아 제품을 파손하는 모습이 연일 뉴스를 장식했다. 공장폐쇄 비용은 보이콧과 언론 악평 등으로 인한 부수적 피해를 제외하고도 2억 유로에 달했다.(정리해고자 1인당 8만 유로가 넘게 들었다.) 독일시장 점유율 역시 곤두박질쳤다. 노키아 경영진은 2008~2010년까지 매출 7억 유로와 영업이익 1억 유로를 손해 봤다고 추정하고 있다.

 

2011년 노키아 휴대전화 사업이 몰락하자 경영진은 다시 구조조정을 하기로 결정한다. 향후 2년간 13개국에서 18000명을 감원하기로 했다. 독일 사건으로 쓰디쓴 교훈을 맛본 임원들은 더 나은 해결책을 찾기 위한 고민에 빠졌다. 이번에는 새 프로그램을 시행해 구조조정에 타당성을 확보하고 연착륙을 도우려 했다.

 

샌드라 J. 서처 교수는 8년 동안 글로벌 다국적기업의 인력 변화를 연구해 우수한 사례를 찾았다. 샌드라 교수에 따르면, 너무 많은 기업이 자주나쁜 정리해고를 하거나잘못된 근거에 기반을 둔 정리해고를 단행한다.(잘못된 근거로 나쁜 정리해고까지 하는 최악의 경우도 있다.) 먼저나쁜 정리해고란 부당해고 혹은 직원 눈에도 타당해 보이나 이후 오랫동안 부정적 연쇄효과를 키우는 정리해고를 가리킨다. 노키아는 감원결정 직전 해에 막대한 이익을 거뒀기 때문에 독일 사회의 분노가 컸다. 부정한 기업으로 비칠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쌓아온 명성뿐 아니라 판매실적도 곤두박질쳤다. 다음으로잘못된 근거에 기반을 둔 정리해고란 장기적 전략변화가 아닌 단기적 비용절감이 그 근거일 경우다. 2008년 노키아 구조조정 사례는 근거가 잘못되지는 않았으나 정리해고 과정이 적절치 못했다.

 

전 세계 정부 중 일부는 대량 실업이 줄 타격을 예상하고 노동자를 보호할 관련법을 마련했다. 예컨대, 여러 유럽 국가에서는 사회 또는 경제적으로 타당한 이유가 있어야만 정리해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프랑스는 경제적으로 타당한 이유를 제시하라는 조건을 폐지했다. 미국에서도 기업이 원한다면 얼마든지 정리해고가 가능하다. 인력 감축이 쉬운지와는 별개로, 경영진은 정리해고가 가져올 결과를 언제나 명심해야 한다.

 

연구결과 잘못된 근거로 정리해고하거나 나쁜 정리해고를 단행하면서 경영진이 목표한 바를 이룬 사례는 거의 없다. 이 기사는 인력전환을 이끌 좋은 방법을 다룬다. 감원의 경제적 활용과 회사와 정리해고자 모두 성공할 수 있고 정당한 구조조정에 대한 이야기다.

 

정리해고 효과, 왜 없을까?

 

노키아 사례가 범상치 않은 것임에도 익숙하게 들린다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미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2000~2008년과 2010~2013년까지 미국에서만 매년 88만 명에서 150만 명이 정리해고됐다.(지난해 데이터 기준) 정리해고는 경제가 성장하던 시기에도 계속됐다. 금융위기로 경기침체가 극에 달했던 2009년에는 미국 노동자 210만 명이 정리해고 통지서를 받았다. 국제노동기구 통계를 보면 전 세계 실업자 수는 2007~2010년 사이 3400만 명 늘었다.

 

정리해고는 1970년대 이래 꾸준히 증가해 왔다. 맥마스터대 아트 버드로스Art Budros 사회학 교수에 따르면, 1979년에는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 500대 기업 가운데 5% 이하만이 정리해고를 단행했으나 1994년에는 전체 45%가 했다. 컨설팅업체 맥킨지가 미국기업 2000개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금융위기와 그 이후인 2008~2011년간 65%의 미국기업이 정리해고를 시행했다. 급격한 기술 발전과 요동치는 시장, 극심한 경쟁으로 미래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이제 정리해고는 기업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해결책으로 자리매김했다.

 

정리해고와 관련된 다른 데이터를 본다면 기업도 생각이 바뀔 수 있다. 2012년 미국 텍사스 알링턴대 디팩 다타Deepak Datta가 정리해고 단행 기업에 대한 연구 20개를 살펴본 결과, 정리해고 발표 뒤 해당기업 주가는 수일 동안 보합을 유지하거나 떨어졌다. 또 정리해고 뒤 대개 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이익 감소세가 3년간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오번대Auburn University, 베일러대Baylor University, 테네시대 공동연구에 따르면 정리해고를 진행한 기업은 하지 않은 기업에 비해 파산 신청할 가능성이 2배 더 컸다.

 

고위직 관리자들은 이런 사실을 너무 자주 가볍게 여긴다. 일각에서는 이미 곤경에 빠진 기업이 정리해고를 진행하다 보니 재무성과가 나아지지 않은 게 당연하다고 말한다. 최근에는 비용절감을 위한 단기처방은 곧 정리해고를 의미하는 분위기라 경영진들은 자신들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히려 문제를 악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무시하는 실정이다.

 

감원을 진행한 순간부터 직원 훈련과 네트워크 형성, 업무지식 함양 등 기업이 해당 직원에게 투자했던 자원들이 무의미해져 버린다. 남은 생존자들이 받은 상처는 더 큰 문제다. 미국 위스콘신-매디슨대 찰리 트레버Charlie Trevor와 사우스캐롤라이나대 앤서니 나이버그Anthony Nyberg가 진행한 연구를 보면, 인력이 1% 줄면 다음해 자발적 이직을 택하는 사원이 31% 증가한다. 게다가 사기 저하로 업무 몰입도도 떨어진다. 정리해고를 목격한 직원들은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느낀다. 동료의 비극을 보며 열심히 일하고 좋은 성과를 내도 잘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스웨덴 스톡홀름대 매그너스 스베르케Magnus Sverke와 자니 헬그렌Johnny Hellgren과 뉴질랜드 캔터베리대University of Canterbury 카타리나 냐스월Katharina Näswall이 실시한 2002년 조사를 보면, 정리해고 이후 생존자들의 직업 만족과 조직 헌신도, 업무 실적은 각각 41%, 36%, 20% 하락했다.

 

더 적은 직원 수로 같은 업무를 처리하기 때문에 단기생산성은 오를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른다. 노동자만 대가를 치르는 게 아니다. 뉴사우스웨일스대 마이클 퀸랜Michael Quinlan은 품질과 안전이 훼손되고 남은 직원들은 번아웃[1]되거나 이직을 한다고 지적했다. 혁신과도 멀어진다. 가령, 하버드경영대학원 테레사 애머빌Teresa Amabile은 포천 선정 500 IT회사를 연구하면서 기업이 인력을 15% 감축할 때 발명품 수는 24% 감소한다고 발표했다. 더구나, 정리해고로 영업사원과 고객 관계가 금이 갈 수 있다. 폴 윌리엄스Paul Williams M. 사지드 칸M. Sajid Khan, 얼 나우만Earl Naumann 등 연구진에 따르면 감원한 기업에 많은 고객이 등을 돌렸다. 분명 기업 평판에 영향이 있는 것이다. 미국 일리노이대 어바나-샴페인 캠퍼스의 E. 제프리 러브E. Geoffrey Love와 매튜 크라츠Matthew S. Kraatz에 따르면, 정리해고한 기업은 포천 선정 가장 존경받는 기업 순위에서 밀려났다.

 

정리해고당한 직원의 손해는 당장 일자리를 잃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미국 콜로라도대 웨인 카시오Wayne Cascio 교수는 경기가 호전되던 1997~1998년 사이 정리해고당한 노동자를 대상으로 노동부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연구했다. 대개 1년 후 처지가 나빠졌다. 41%만이 이전과 같거나 더 나은 임금을 받았고, 26%는 보다 낮은 임금을 받았다. 21%는 실업자 신세였거나 아예 직업 전선을 떠난 것으로 파악됐다. 정리해고 후유증은 평생 이들을 괴롭혔다. 2009년 컬럼비아대 연구를 보면 1982년 경기침체기에 정리해고 당한 사원들은 20년 뒤 정리해고를 당하지 않은 동료들보다 20% 적게 벌어들였다. 소득에만 영향을 미친 게 아니다. 미국 뉴욕주립대 조교수 케이트 스트룰리Kate Strully에 따르면 일자리를 잃은 다음 해에 건강에 이상이 생길 가능성은 83%, 폭력적 행동을 할 가능성은 6배에 달했다.

 

[1] 업무 스트레스 등으로 신체적·정신적 피로를 느껴 자기혐오나 무기력증 등에 빠진 상태

대안을 찾아서

 

일부 기업은 노동력의 니즈 변화를 잘 다룰 새로운 방법을 실험 중이다. 미국 대형 이동통신사 AT&T를 보자. 2013년 회사 경영진은 전체 사원 24만 명 가운데 10만 명의 업무가 10년 뒤에 불필요해지리라 전망했다. 그러나 이 직원들을 내보내고 새로운 인재로 대체하는 대신, AT&T는 이들을 2020년까지 재훈련하기로 했다. 이런 방식이라면 많은 지식을 습득한 직원을 자를 필요가 없다. 업무 몰입과 혁신, 실적 제고에 필수인 경영진을 향한 신뢰도 지킬 수 있다. 지금까지 긍정적인 결과를 보인다. 2016 HBR 기사를 보면 당시 AT&T 최고전략책임자 존 도노번John Donovan( AT&T CEO)은 프로그램 도입 이후 18개월간 제품 개발에 걸리는 시간을 40% 단축했고, 생산에서 매출로 이어지는 속도가 32% 향상됐다고 전했다. 2013년 이래 매출이 27% 늘었다. 2017 AT&T로서는 최초로 포천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에 들기도 했다.

 

샌드라 교수는 AT&T같이 정리해고라는 고전적 방법 대신 새로운 대안을 찾은 7개 기업을 살폈다. 7개 기업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인력 변화 전략workforce change strategy이 효과를 내려면 다음 3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철학, 방법론, 다양한 경제 여건 등이 그것이다.

 

철학.인력 변화 철학은 경영진에게 나침반 역할을 한다. 철학은 기업의 가치관을 토대로 하며, 회사가 변화를 구현함에 따라 준수해야 할 약속과 우선순위를 설명한다. 철학은 경영진들이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회사를 성공으로 이끄는 데 있어 직원은 어떤 가치를 지니는가?

•직원들의 업무몰입도와 충성심, 유연성, 적응과 성장 등에 어떤 기대를 하는가?

•직원이 기여한 바만큼 주려면 회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인력 변화 방안을 실행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에서 직원들이 어떻게 경영자들을 도와줄 수 있을까?

 

일례로, 프랑스 타이어생산업체 미슐랭Michelin의 철학은 일자리보다는 잠재력을 위해 직원을 채용한다는 내용이 있다. 이 같은 노동 관련 정책을 통해 미슐랭은 직원의 장기적 성장을 약속한다. 직원마다 커리어 매니저가 붙어 성장을 지켜보고 성장 방향이 미슐랭의 필요와 일치하는지 확인한다.

 

미슐랭은 또 인력 변화와 구조조정을 어떻게 진행할지와 관련한 제한적인 접근법을 마련했다. 미슐랭의 2013년 기준 노동관계 정책은 다음과 같다.

 

회사가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 생긴다. 가능한 한 구조조정은 충분한 자원을 동원해 사회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희석할 체력이 있을 때 해야 한다. 여건이 될 때마다 구조조정 대상 단체의 직원과 대표를 초청해 경쟁력을 회복하고 공급과잉overcapacity을 해결할 방안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 이렇게 한다면 공장 폐쇄나 영업 중단에 맞설 대안을 만들 수 있다.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다면 최대한 신속하게 공지하고 직원 대표와 관련 절차를 논해야 한다. 직원 재분류 뒤 해당 직원이 생활 수준과 안정성, 가족생활, 자존감 등 사적 차원에서 일어나는 변화에 대처할 해결책을 찾도록 지원해야 한다.

 

2011년 노키아가 대규모 인력 감축안을 고민하는 가운데 경영진은 4개 핵심 가치를 담은 철학을 제시했다.

 

1. 노키아는 회사가 지역경제의 원동력이라는 책임을 받아들일 것이며, 전직 및 현직 직원에 대한 최대한의 지원을 약속한다.

2. 우리는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며 주요 핵심분야에 브랜드, 전문지식, 자원을 투입해 프로그램을 이끈다.

 

3. 우리는 모든 관련 당사자를 프로그램 설계 및 운영에 참여시킨다.

4. 우리는 직원 노동조합, 정부, 지역 관계자 등 모든 이해당사자와 터놓고 논의할 것이다. 완전한 정답을 제시할 수 없더라도 마찬가지다.

 

노키아의 철학이 시사하듯 인력구조 변화는 직원을 넘어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끼친다. 회사의 의도를 알리기 위한 소통에 힘써 모두에게 정보를 공개하고, 불안한 미래 앞에 조각난 정보를 애써 짜 맞추는 처지로 몰아서는 안 된다.

방법론. 분명한 방법론을 가지고 있으면 회사는 정리해고의 대안을 모색할 수 있으며 피할 수 없는 경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방법론을 정립하기 위해서 회사는 다음 3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해야 한다.

 

•지속적인 인력구조 변화를 어떻게 계획할 것인가?

•관리 감독 최종책임자는 누구로 할 것인가?

•회사가 효과적인 행보를 밟고 있는지 측정할 기준으로 무엇이 있는가?

 

2013년 미슐랭 CEO 장 도미니크 세나르Jean-Dominique Senard는 팀원들에게 지난 10년간 구조조정을 하면서 얻은 통찰력을 인적 혁신을 위한 절차에 적용해 보라고 주문했다. 이후 제품 기획product palnning, 영업구역 계획territory planning, 구조조정 계획restructuring planning 등 세 개의 기획 절차를 하나로 통합했다. 제품 기획 그룹은 향후 5년간 예상 생산 계획을 수립한 다음, 영업구역 계획을 통해 생산 능력이 부족하거나 남는 지역을 파악하고 공장별로 필요한 기술을 확인한다. 구조조정 계획은 제품 기획과 영업구역 부문 헤드 사이의 대화에서 나온다. 예를 들어, 2013 10월에 미슐랭은 헝가리 부다페스트 지역 공장에서 트럭 타이어 공급과잉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 예상하고 2015년 중반에 공장 문을 닫는 계획을 세웠다. 조기에 결정을 내린 덕에 공장 폐쇄 관련 목표를 꼼꼼히 세우고 공장 근로자들에게 끼칠 영향을 줄일 방법을 찾을 수 있었다.(이 방법은 뒤에 다룰 예정이다.)

 

미슐랭은 또 누가 무엇을 담당하는지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도록 조직구조를 재편했다. CEO가 이끄는 실행위원회executive committee가 전 세계 사업장의 인력 변화 추이를 확인했다. 미슐랭 공장은 50% 이상이 유럽에 있어 인력 감축도 대개 유럽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유럽지역 구조조정위원회가 실행위원회를 지원했다. 실행위원회는 축소 또는 폐쇄할 공장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유럽 전역 구조조정 사례를 직접 살폈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구조조정으로 타격을 받을 각 공장을 위해 지역별·국가별 구조조정 담당자를 보내 새 위원회를 발족했다. 구조조정 대표, 제품계획 대표 등 본사 고위간부 2명이 절차 전체를 조정했다.

 

좋은 전략이 그러하듯 효과적인 인력구조 변화 전략도 성공을 측정할 수 있는 목표가 포함됐다. 미국 제어기기 전문업체 허니웰Honeywell이 좋은 사례다. 데이브 코티Dave Cote CEO로 취임하기 직전인 2001년 침체기에 허니웰은 사원 25000(전체의 약 20%)을 내보냈다. 2000~2002년간 매출은 11% 줄었다. 2008년 금융위기로 대대적 감원이 필수라는 분위기가 감도는 배경에서 CEO 코티는 2가지 목표를 세웠다. 2001년 불황기에 저조한 실적에 대한 개선과 시장이 회복될 때 허니웰이 경쟁기업보다 우위를 점하게 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첫 번째 목표를 달성했는지 측정하고자 코티는 2차례 침체기 동안의 매출, 순이익, 현금유입을 비교했다. 3가지 측정치 모두 상당히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매출은 2002년에 비해 39% 늘었다. 같은 기간 현금유입은 94%, 순이익은 6배 증가했다. 두 번째 목표, 즉 경쟁기업을 실적에서 앞섰는지 헤아리기 위해 재무데이터 담당자들은 두 가지 측정기준을 마련했다. 2007~2008년 최고치부터 2011년까지 영업이익 증가율 변화와 2012년 주가 수익률이다. 허니웰 영업이익률은 +1.8%로 침체기 이후 가장 높은 상승 폭을 보였다.(동종업체는 -4.5%~+1%에 그쳤다) , 이 회사 주가는 2012 75.28달러를 기록하며 3년간 주가수익률 기준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2위 업체 대비 50%, 가장 저조한 업체 대비 4배 수준이다.

 

다양한 경제적 여건에 따른 선택지. 인력구조 변화 전략을 세울 때 크게 3가지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양호한 현재, 단기 변동기, 불확실한 미래 등이다.

 

양호한 현재. 단기적으로 경영진은 신중한 채용과 엄격한 실적평가를 꾸준히 실행해 추후 변화에도 끄덕 없는 힘을 길러야 한다. 채용은 필요할 때에만 진행해야 성장기에 무분별하게 뽑다가 수요가 줄면 감원하는 일을 피할 수 있다. 데이브 코티가 2002년 방향을 선회하기 전까지 허니웰은 상황이 좋으면 자유롭게 채용했다가 나빠지면 정리해고하는 정책을 취했다. 코티는 2001년 대규모 감원이 도를 넘어섰다고 보고 채용 정책을 손봤다. 신규 채용을 하고 싶다면 새 제품이나 시장 개발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설명하라고 경영진에게 요구했다. 만약 설명하지 못하면 신규 채용에 따른 비용을 어디서 조달할 것인지 물었다.

 

매니저들은 실적과 관련한 어려운 논쟁을 피하기 위한 핑계로 너무 자주 정리해고를 사용한다. 많은 기업이 연간 기준 상대적으로 실적이 나쁜 직원을 퇴출할 때랭크 앤드 양크Rank and yank[2]식 정리해고를 단행한다. 하지만 심도 있는 실적 리뷰나 직원 개발계획을 통해 고성과자 기반을 늘리는 편이 더 생산적이다. 미국 오하이오 주 클리브랜드에 본사를 둔 아크용접 자재 및 장비생산 업체 링컨 일렉트릭Lincoln Electric 1958년 이래 미국 내 회사에 한해 무()정리해고 정책을 고수해 왔다. 무정리해고 정책을 유지할 수 있던 것은 우수하고 효율적인 직원을 위한다는 평판을 쌓은 덕분으로, 실제 실적평가 기준이 엄격하고 평가 과정도 꼼꼼하다. 직원들은 매년 두 차례, 다섯 가지 부문에서 평가를 받는다. 같은 부서 내에서 성과 기여도를 놓고 경쟁하는 시스템이 마련돼 있으며, 성과 평가등급은 보상과 연결되는 구조다. 하위 10%로 평가받은 조직원은 실적 개선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그래도 계속 저조한 실적을 내면 결국 회사를 나가야 한다.

 

단기 변동기. 경험이 풍부한 매니저는 정리해고로 인한 부작용을 떠안는 대신 다양한 방법으로 원가를 줄이려 한다. 허니웰과 링컨 일렉트릭, 일본의 인재개발 및 광고기업 리크루트홀딩스Recruit Holdings가 접근한 방법을 보면 경기하락 국면에도 기발한 관리로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다.

 

[2] GE CEO 잭 웰치가 고안한 시스템으로 직원들을 성과에 따라 3~5단계로 나눠 차등 보상하고 최하위 그룹은 퇴출한다.

 

2008년 금융위기로 인한 대침체기the Great Recession에 코티는 정리해고 대신 임시정리해고furlough를 실행했다. 코티는 미국 GE에서 3차례 침체기를 이겨내면서 경기순환의 법칙을 깨달았다. 경기위험 신호가 오기 2년도 전에 코티는 채용을 줄였다. 침체기를 맞자 허니웰은 지역별 규정에 따라 무급 또는 일부 유급 형태로 1~5주간 임시정리해고에 들어갔다. 프리랜서 작가 톰 스타너Tom Starner가 인재개발전문잡지 휴먼리소스이그제큐티브Human Resource Executive에 기고한 기사에 따르면, 허니웰 재무부서는 임시정리해고로 2만 개의 일자리를 보호했다고 추정하고 있다.

 

스타너가 2013 HBR에 기고한 바에 따르면, 코티는침체기에 내린 결정이 이후 회복기 실적에 영향을 줄 거라 얘기하는 경영진을 본 적이 없다회복기는 반드시 오니 그때를 대비해야 한다고 반복해서 말해야 했다고 전했다. 임시정리해고 덕에 수요가 회복된 시기에 필요한 인재를 활용할 수 있어 침체기에도 수익성을 유지하고 회복기 이후 5년간 높은 성장세를 이어나갔다.

 

2000년 리크루트홀딩스는커리어뷰Career View’라는 혁신 시스템을 만들고 독특한 배경을 가진 지원자를 3년간 채용했다. 목적은 2가지였다. 일본 주요 도시 외 지역까지 세를 확장하고 인력 유연성worforce flexibility을 늘리는 것이다. 이는 정리해고가 없는 일본 기업의 전통을 고려한 묘책이었다. 커리어뷰를 통해 교육 수준과 경험의 부족으로 일본 주요 대기업 취업이 어려운 지방의 근로자들을 각자의 고향과 가까운 리크루트 지사에 영업사원으로 채용했다. 입사 6개월 뒤 계약직 근무자들은 커리어 상담자와 만나 각자의 목표를 두고 이야기를 나눴다. 일하면서 습득한 기술을 되짚어보고 실적을 상세하게 리뷰하는 자리였다. 다음 일자리(보통 다른 회사의 일자리)에 필요한 기술과 원하는 일자리를 위해 무엇을 더 할지 논했다. 커리어뷰 계약자 약 90% 3년 근무기간이 끝날 무렵 다음 일자리를 구했다. 리크루트는 지방에서의 위상을 높이고 경기 순환에 맞춰 인력을 증감할 수 있었다.

 

링컨은 근로자별로 다른 과제를 할당하는 유연성을 발휘해 정리해고를 피했다. 근로자들은 수요가 늘면 추가 근무를 했다. 그들은 수요가 줄면 근무시간도 준다는 사실을 잘 알았다. 또한, 경기 하락세에서는 봉급이 적은 자리로 발령이 날 수 있었다. 예컨대, 대침체기에 주문이 줄자 링컨은 일부 공장 근로자를 판매직으로 돌렸다. 이 직원들은 링컨이라는 회사를 더 속속들이 알아 나갔다. 제품에 대해 잘 알고 있었기에 고객도 만족했다. 게다가, 시장이 잠잠해지면 경영진은 사업이 번창할 때에는 주의를 기울이기 어려웠던 계획을 우선순위에 놓는다. 주로 품질 개선, 공장 내 잔여 원재료 감축 프로그램, R&D 프로젝트, 유지보수업무 등이다. 이런 일은 뛰어난 역량을 갖췄지만 수요 감소 시기에 할 일이 적어지는 직원들이 맡았다.

 

불확실한 미래. 시장은 움직인다. 새 기술이 출현하고 경쟁이 과열되면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때가 있다. 정리해고로 눈을 돌리기 전에 AT&T의 변혁이 주는 교훈을 생각해 보자.

 

먼저, 미슐랭은 인력 관리전략의 하나로 변화를 적극 수용했다. 베르트랑 발라린Bertrand Ballarin 2004년 미슐랭에 합류해 프랑스 중부 부르주 지역의 공장 관리를 맡았는데, 당시 부르주 공장은 폐쇄를 앞두고 있었다. 발라린은 매니저와 노조 대표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상황을 설명하고 공장을 살릴 방안을 강구하라며 1년을 줬다. 당시 부르주 공장의 3개 생산 라인 중 1개는 비행기 타이어를 생산했는데, 다른 지역 공장 생산라인을 분석해보니 부르주 공장시설이 공정 프로세스 면에서 다른 공장 생산라인보다 낫고 일관성 있었다. 미슐랭은 부르주 공장을 비행기 타이어 생산에 특화하자는 주장을 받아들였고 생산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새 연구센터 설립에도 합의했다.

2013년 미슐랭은 부르주 공장의 교훈을 토대로 폐쇄 위기에 처했던 프랑스 로안Roanne 지역 공장 문제를 해결했다. 2014 10~2015 3월까지 본사 경영진과 노조 대표, 공장 매니저, 일반 사원 등 70명 이상이 만나 변화 전략을 고심했다. 공장문을 닫고 정리해고를 감행하는 대신 8000만 유로를 투입해 프리미엄 타이어 생산라인을 만들기로 했다. 사원 수는 850명에서 720명으로 회사 개입 없이도 자연스레 줄었다. 본래 3개 팀이 월요일부터 토요일 정오까지 일했으나, 5개 팀이 돌아가며 하루 24시간 1주일 내내 일하게 재편했다. 근무 일수가 연 6일 더 늘어났다. 이 결과 시장 상황에 따라 생산량을 12% 증감할 수 있었다. , 품질 관리를 강화하고 일과 삶의 균형(변혁 전략안을 세우면서 우려를 샀던 이슈)을 위해 200만 유로를 관련 프로그램에 투자했다.

 

그러나 변화가 불가능하거나 변화가 정리해고로 이어지는 때도 있다. 이때 회사는 직원을 공정하게 대해야 한다. 남을 위해 애쓰는선한 사마리안이 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다타Datta 는 직원들이 정리해고가 원가 절감이 아니라 전략적 이유 탓이고 절차도 공정했다고 생각할 경우, 정리해고 뒤에도 경영성과가 괜찮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2011년 경영진이 추가 구조조정을 결정했던 노키아 사례로 다시 돌아가보자. 요르마 올릴라Jorma Ollila CEO는 제2의 보훔 사태를 원치 않았다. 그래서 임원들로 소규모 팀을 꾸려 징검다리 프로그램Bridge program을 고안했다. 일자리를 잃을 직원들이 최대한 많이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정리해고가 일어날 13개 국가에 노키아 징검다리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센터가 세워졌다. 프로그램은 5가지 길을 직원에게 제안한다.

 

1. 노키아 내 다른 직무를 찾는다. 선정위원회가 각 지사 매니저 대신 어떤 직원을 남길지 결정해야 특혜 논란을 피할 수 있다.

2. 노키아 밖에서 일자리를 알선한다. 센터는 커리어 코칭, 이력서 워크숍, 직업 박람회, 인맥구축 기회를 잡는 네트워킹 이벤트 등 재취업 서비스를 제공한다.

3. 사업을 시작한다. 개인별 또는 팀별로 사업제안서를 제출하면 선별해 최대 25000유로의 지원금을 수여한다. 사업제안서 작성기간은 2개월이고 이 기간 중 코칭과 멘토링, 네트워크 연결, 훈련 등을 제공한다. 노키아는 투자한 사업에 관여하지 않는다.

4. 새로운 것을 배워라. 노키아는 비즈니스 관리와 직업학교 수업 등 교육지원금을 제공한다. 외식경영과 미용, 건설, 소방 등 분야가 다양하다.

5. 새로운 길을 개척하라. 자원봉사활동 등 직원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에 금전적으로 지원한다.

 

노키아는 징검다리 프로그램에 5000만 유로 또는 직원당 2800유로를 사용했다. 이는 2011~2013년까지 구조조정에 사용한 금액인 135000만 유로의 4%에 해당한다. 정리해고자 18000명 중 60%가 프로그램을 통해 퇴직 이후를 대비할 수 있었다. 핀란드 본사 징검다리 프로그램에 대해 참가자 85%, 전 세계 참가자 67%가 만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정리해고 명단에 오른 사원도 제외된 사원도 구조조정 기간 중 이전과 변함없이 역량을 유지하거나 심지어 개선하는 모습을 보였다. 감축 대상에 오른 사업장의 신제품 매출액은 34억 유로로 집계됐다. 전체 신제품 매출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로, 구조조정 전과 같은 비중을 보였다. 각 부문 업무 몰입도 역시 이전과 같은 수준을 나타냈다. 보훔 사태와 다르게 정리해고를 단행했던 13개 나라 어디에서도 노동쟁의가 일어나지 않았다. 노키아가 결국 좋은 인력 변화 접근법을 찾았다는 게 일치된 견해다.

 

노키아는 2013년 마이크로소프트에 휴대전화사업부문을 매각한 뒤 2017년에도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이때도 징검다리 프로그램을 개선해 활용했다. 마이크로소프트 핀란드 지사 역시 유사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핀란드 정부도 이 프로그램을 교훈 삼아 기업의 정리해고자 보상 의무 관련 입법안을 짰다.

 

기업은 끊임없이 변하는 경제 여건과 씨름하면서 현재 인력이 성공에 필요한 중요한 변화를 이끌 수 있는지 고민한다. 많은 기업이 장기적 관점에서 직원 복지를 생각하기보다 단기적인 재무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한다. 하지만 노동자야말로 제품과 서비스를 지속 생산해 주주에게 이익을 안겨줄 생명줄이다. 미슐랭과 노키아 사례는 일자리를 잃을 처지에 있을 때도 직원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고 또 낸다는 점을 보여준다. 정리해고에 의지하는 대신 신중하게 인력 변화를 계획해, 갈수록 심해지는 경쟁과 기술 변혁의 거센 물결에서 살아남아야 할 것이다.

 

번역: 노이재 / 에디팅: 장재웅

 

샌드라 J. 서처 & 샤린 굽타

 

샌드라 J. 서처(Sandra J. Sucher)는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로 경영 실제(Management Practice)를 가르치며 조지프 L. 라이스(Joseph L. Rice), III, 패컬티 펠로(Faculty Fellow)로 있다.

 

샤린 굽타(Shalene Gupta)는 하버드경영대학원 연구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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