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3-4월호

투명하게 공개하라
라이언W.뷰엘(Ryan W.Buell)

투명하게 공개하라

 

고객은 직원의 업무 과정을,

직원은 고객의 반응을 볼 수 있게 하라.

 

 

라이언 W. 뷰엘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

 

 

 

 

 

Idea in Brief

딜레마  

일반 통념에 따르면 고객이 업무 과정에 대해 모르면 모를수록 운영 효율성은 높아진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고객과 기업 운영 사이에 벽이 있으면 고객은 기업이 물밑에서 어떤 노고를 들이는지 제대로 알지 못한다. 그리고 해당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치를 낮게 평가하게 된다.

 

해결책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리자는운영 투명성실험을 할 필요가 있다. 고객들이 업무의 제대로 된 가치를 알고 인정할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창구를 설계해 운영 과정을 공개해야 한다. 

 

이점들

직원들이 뒤에서 고생하는 모습을 목격하면 고객들의 만족도가 올라가고 지불 의사와 충성도도 강해진다고 한다. 고객뿐 아니라 직원들도 서비스에 대한 고객들의 호의적 반응을 목격하면 만족도가 올라가게 된다. 다만 관리자는 이렇게 업무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했을 때 역효과가 날 수 있는 특정 상황을 경계해야 한다.

 

 

 

 

 

1967 6월 바클레이스은행은 세계 최초로 ATMAutomated Teller Machine을 선보이며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기계를 도입하니 사람을 쓸 때보다 비용이 줄고 업무 효율은 높아졌다. 게다가 영업시간이 끝난 뒤에도 현금을 찾을 수 있어 손님이 원할 때마다 언제든 은행 이용이 가능해졌다. 은행과 소비자 모두 이익을 보는 듯했다. ATM은 전 세계로 빠르게 퍼져나갔다. 이제는 ATM으로 출금하는 사람이 창구직원을 통하는 사람보다 3배나 많다.

 

 

그러나 바클레이스의 화려한 ATM 성공 뒤에는 감춰진 그림자가 있다. ATM 이용자가 늘고 창구 이용자가 줄면서 소비자들의 전반적인 은행 만족도가 하락했다. 업무처리 과정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사람들은 직원을 통할 때보다 서비스에 노력이 덜 들어간다고 인식했고, 서비스 가치도 그만큼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실제 ATM은 복잡한 업무를 수행한다. 고객 식별, 계좌정보 검색, 거래 업무 등을 정확히 처리하는 동시에 고객의 개인정보를 보호해야 한다. 그러나 이용자들 눈에는 단단한 금속기계와처리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같은 문구만 들어올 뿐이다. 그러다 보니 직원 얼굴을 직접 볼 때와 달리 이마법같은 과정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최근 수년간 자동화는 업무 효율성을 크게 높여 놨다. 이에 따라 고객과 업무처리 과정 사이 거리도 그만큼 멀어졌다. 가령 아마존에서는 직원들이 주문 상품을 찾아 포장, 발송하는아마존 패키지작업에 1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무인 주문기, 자동 컨베이어가 등장한 결과다. 사람과 기계가 춤을 추듯이 함께 호흡을 맞추는 기적 같은 작업이 벌어지지만, 고객들 눈에는 이 과정이 보이지 않는다. 또 구글은 100만 개가 넘는 서버를 통해 매년 조 단위에 달하는 질문에 응답한다. 그러나 1초도 안 되는 사이에 정보가 유통되다 보니 고객들은 이 같은 서비스가 어떤 과정을 거쳐 제공되는지 알 길이 없다.

 

고객과 운영 과정 사이의 칸막이가 생기는 이유가 꼭 기술 때문만은 아니다. 리더가 칸막이를 세우는 경우도 있다. 병원에서는 임상진단 결과의 약 70%가 병리학연구소에서 나온다. 그러나 이런 진단 테스트를 수행하는 사람들은 주로 지하에 숨어 있거나 시야에서 벗어난 곳에 있다. 비행기에서는 차질 없는 이착륙 성공을 위해 수백 명이 힘을 더한다. 그러나 승객들 눈에는 승무원들만 보인다. 이 밖에도 회사, 주방, 창고, 공장 등에서 많은 이들이 수없이 많은 성과를 내지만 고객들의 눈에서는 멀리 있다.

 

이게 바로 필자가 지난 10년간 연구해 온 관리 부문의 딜레마다. 지금까지 업계에서는 운영 과정이 고객에게 더 많이 노출될수록 업무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여겼다. 1960년대 활동한 한 전문가는 고객 노출을환경 장애물Environmental disturbances이라고 불렀을 정도다. 이 주장대로라면, 기술을 도입하거나 고객과 운영 과정 사이에 물리적, 시간적 거리를 둬야 업무 효율성이 높아진다. 그래야 고객 가치도 향상된다. 하지만 필자가 연구한 바에 따르면 정반대 효과가 나올 수도 있다. 운영 과정과 단절되면 고객은 그 업무의 가치를 실감하지 못하거나 평가절하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만족도와 구매의사, 신뢰, 충성도도 떨어진다. 직원 역시 고객과 만나는 현장에서 멀어지면서 어려움을 겪는다. 사람들 삶에 변화를 일으키는 데서 얻던 의욕과 즐거움을 잃는다. 직접 고객과 상호작용하면서 얻을 수 있는 학습과 개선 기회도 박탈당한다.

 

필자와 동료들이 탐구한운영 투명성Operational transparency은 이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조직의 업무처리 과정을 투명하게 보여줄 수 있는 창문을 내는 방법이다. 이 창문을 통해 고객과 직원들은 업무 결실을 공유하고 그 가치를 이해할 수 있다. 창문을 언제 어떻게 낼지 결정하려면 관리자는 고객과 직원이 언제 업무 내용을 보고 싶어하는지, 혹은 언제 보고 싶어하지 않는지 파악해야 한다.

 

 

 

무대 뒤에서

 

2008년 필자는 하버드경영대학원 동료 교수 마이클 노턴Michael Norton과 함께 연구 목적으로 트래블파인더Travel Finder라는 가짜 웹사이트를 만들어 운영 투명성의 긍정적 효과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은행 창구직원과 마찬가지로 여행사 직원들도 기술 발전으로 인해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었다. 인터넷 여행사의 부상 때문이다. 대부분의 온라인 티켓예매 사이트를 보면 진행 표시줄이나 로딩 대기시간, ‘호텔 예약도 도와드려요같은 광고 메시지만 나올 뿐 뒤에 숨겨진 업무들은 드러나지 않는다. 하지만 온라인 여행업체 카약Kayak은 예외였다. 카약은 고객이 기다리는 동안 얼마나 많은 노선이 동시에 검색되고 있는지 진행 상황을 공개했다. 또 결과를 마지막에 한꺼번에 보여주는 대신, 여행 일정이 나올 때마다 하나씩 화면에 보여줬다. 우리 연구팀은 과연 이러한 운영 투명성으로 고객이 카약의 서비스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는지가 궁금했다.

 

여행사 연구를 위해 사람을 채용해 연구용 웹사이트에서 보스턴에서 로스앤젤레스로 가는 항공편을 검색하라 주문했다. 사람들이 검색정보를 입력하면 연구팀은 구매 가능한 항공권을 찾는 데 걸리는 시간을 무작위로 조정했다. 한 집단에게는 진행바만 보여줬고, 다른 집단에게는 진행 표시줄과 더불어 현재 웹사이트가 어떤 업무 중인지 설명까지 제공했다. 후자를 대상으로는 진행 표시줄 외에아메리칸 에어라인 항공권을 검색 중입니다…, 제트 블루 항공권을 검색 중입니다…, 현재 133개 검색…, 현재 427…” 등과 같이 숨겨진 작업을 공개했다. 그런 뒤 웹사이트의 가치를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사람들은 대기시간과 상관없이 업무처리 과정에 대한 설명을 제공했을 때 웹사이트가 더 가치 있다고 느꼈다. 지불 및 재방문 의사도 더 높았고 웹사이트 품질 평가도 향상됐다. 운영 투명성을 경험할 때 사람들은 대기시간에 대해서도 상당한 인내심을 나타냈다. 대기시간이 0초인 사람, 대기시간 25초 동안 진행 표시줄만 본 사람, 대기시간 55초 동안 진행 표시줄과 업무 과정을 함께 본 사람이 매긴 웹사이트 가치 점수는 같았다. 사람들이 온라인 서비스가 1초 안에 제공되기를 기대하는 시대임을 고려할 때 상당히 놀라운 결과다.

 

또 다른 실험에서도 운영 투명성을 경험한 이들이 향후 사이트 재방문에 대해 더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업무 과정을 공개한 경우가 똑같은 결과를 더 빨리 제공하고 업무 과정을 감춘 경우보다 재방문 의사가 높았다. 또한 업무 과정을 보여주는 경우를 여행지 사진, 사이트 내 다른 서비스 안내, 틱택토Tic-Tac-Toe같은 퍼즐게임을 제공한 경우보다도 선호했다. 여러 방법을 동원해도 운영 투명성보다 웹사이트 가치를 높여주지는 않았다.

 

왜 운영 투명성은 이처럼 독보적 영향력을 지니고 있을까? 우리는 식당과 소매점, 온라인데이팅 업체의 업무 과정을 본 사람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운영 투명성이 어떻게 서비스에 대한 인식을 바꿨는지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시야 밖에서 이뤄지던 업무를 볼 수 있게 되면 서비스 제공에 노력이 더 많이 들어간다고 인식했다. 서비스 제공자의 전문성이 더 뛰어나고, 일도 더 빈틈없이 한다고 믿었다. 노력과 품질을 좋게 평가했고, 이는 서비스 가치 평가 향상으로 이어졌다.

 

필자는 샌프란시스코대 바브야 모한Bhavya Mohan과 하버드경영대학원 레슬리 존Leslie John과 함께 온라인 소매업체가 제품을 만드는 과정과 비용을 설명한 인포그래픽을 게재할 경우 제품 인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봤다. 이를 위해 115달러에 판매하는 지갑을 골라 원자재(14.68달러), 제작(38.65달러), 세금(4.26달러), 운송(1달러) 등 다양한 내역을 공개했다. 비용 구성 항목과 지갑 생산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고객이 몰랐던 숨겨진 정보를 전달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지갑 생산 원가는 58.50달러인데 소비자가격은 115달러라는 사실이 덩달아 드러났다. 하지만 경쟁 소매업체는 비슷한 지갑에 대해 원가의 6배 가격을 책정했는데, 이 업체는 원가의 1.9배 수준으로 책정했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그러자 운영 투명성을 확보한 이 지갑은 관련 비용을 공개하지 않은 타사 지갑과 비교해 매출이 26% 늘어났다.

 

운영 투명성을 보장하면 매출뿐만 아니라 고객 신뢰와 만족도까지 향상된다는 후속 연구 결과도 있다. 이는 정부 서비스 같이 신뢰도가 낮은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미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1958년만 해도 미국 국민의 73%가 정부가 대체로 올바른 방향으로 일을 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오늘날 이 같은 응답비율은 20%에 그친다. 물론 연방정부의 정책결정 과정을 공개하라는 선샤인법Sunshine laws의 도입으로 선출 공무원과 정책 입안자들은 일부 업무에 대해 최소한의 투명성을 보장해야 한다. 그러나 이 법도 폐기물 처리와 도로 보수, 그래피티 제거, 가로등 복구 등 시민들의 삶을 가치 있게 만드는 정부의 일상적인 업무 과정까지 공개하라고 요구하지는 않는다.

 

2009년 보스턴 지방정부는시티즌커넥트Citizens Connect’(현재 명칭 BOS:311)라는 스마트폰 앱을 개발해 공공서비스 이용 관련 거주민 민원을 수렴했다. 앱을 통해 도로 구멍 보수 등의 민원을 사진과 함께 제출하면 스마트폰 GPS가 자동으로 지도상 위치를 표시한 뒤 이를 담당 부서로 전달한다. 2014년 필자는 조지워싱턴대 이선 포터Ethan Porter와 하버드경영대학원 마이클 노턴Michael Norton, 보스턴 시, 지역사회 문제 해결에 힘쓰는 비영리단체 코드포아메리카Code for America와 함께 운영 투명성이 대중의 정부 인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했다. 그 결과 웹사이트를 통해 어떤 민원이 접수되고, 어떻게 처리되는지 확인한 이들은 단순히 민원 접수처리 통계만 접한 이들보다 정부를 더 신뢰하고 지지했다. 나아가 시 당국이 담당자들에게 업무 과정을 사진으로 찍어 민원인들과 공유하도록 했더니 앱 이용률이 대폭 늘었다. 민원 건수도 월 60% 증가했고, 민원이 접수된 분야도 40% 늘었다. 시민 참여가 늘면서 보스턴 시는 문제 탐색에 배치된 인력을 줄이고 문제 해결에 더 많은 인력을 투입해 더 많은 업무를 수행할 수 있었다.

 

정보의 투명한 공개는 헬스케어처럼 사생활 보호가 중요한 곳에서도 상당한 효과를 발휘한다. 필자와 런던정경대 카말리니 람다스Kamalini Ramdas, 나즐리 손메즈Nazli Sonmez는 인도 뿌두체리 소재 아라빈드안과병원Aravind Eye Hospital의 의사들과 함께 녹내장 환자들을 대상으로 공동 연구를 진행했다. 진료 과정의 투명한 공개가 가지는 효과에 대한 연구였다. 녹내장은 실명 원인 중 두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하며, 현재 인도에서만 1200만 명이 앓고 있는 질환이다. 실험에 참여한 일부 녹내장 환자들은 병원의 표준 프로토콜대로 진료를 예약했다. 다른 환자들은 3, 4명이 공동으로 진료를 예약했다. 공동 진료 예약자들은 의사가 다른 환자들의 눈을 검사하고 환자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등을 옆에서 지켜볼 수 있었다. 연구 결과, 공동 진료 그룹의 만족도와 참여도가 단독 진료보다 더 높았다. 적극적으로 질문을 던지는 것은 물론, 상호작용을 통해 더 많이 배워가고 처방도 더 잘 따랐다. 예후를 확인하기 위해 다시 병원을 찾는 이도 더 많았다.

 

여전히 많은 기업들은 서비스에 들어가는 복잡한 과정을 숨기고, 가능한 한 물 흐르듯 진행되는 모습만 보이려 한다. 그러나 점점 다양한 방식으로 업무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려는 기업과 단체가 늘어나는 추세다. 스페인 최대 은행 BBVA는 자사 ATM으로 출금하는 고객에게 지폐를 세고 분류해 제공하는 일련의 작업을 화면에 컬러 이미지로 보여준다. 차량에서 바로 메뉴를 시키는 미국 스타벅스 드라이브스루 매장에서는 주문받는 폰을 비디오모니터와 카메라 시스템으로 교체했다. 원하는 메뉴를 말하면 바리스타 얼굴이 화면에 뜨기 때문에 주문을 입력하고 컵에 고객 요청사항을 적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다. 도미노피자 주문 앱인 피자트래커Pizza Tracker를 이용하면 주방에서 피자를 준비해 굽고 포장하는 과정도 볼 수 있다.

 

미 공영라디오 NPR과 뉴욕타임스 팟캐스트 더데일리는 매일 헤드라인을 어떻게 취재하고, 제작하고, 전달하는지 등 그동안 독자와 청취자가 막연하게만 알던 내용들을 공개했다. NPR 스튜디오는 라이브 피드를 올렸고 더데일리는 자사 기자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디트로이트 시는 지역발전트래커the Neighborhood Improvement Tracker라는 웹사이트를 만들어 낙후지역 철거 계획 및 종료 일정, 공동체 재건을 위한 건축 허가 등 도시 정비를 위한 지역별 사업을 일반 시민들이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운영 투명성이 기업에 대한 고객들의 이해나 인식, 참여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을 수 있다는 점은 이처럼 명백하다. 그렇다면 과연 고객이 아닌 직원에게도 좋을까?

 

 

직원이 고객 반응을 눈으로 확인해야 한다

 

2000년대 초 서비스 업계를 강타한 혁신적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직원들의 업무 만족도는 기업이 고객 행복에 기여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을 때 올라간다. 또한 2007년 조직심리학자이자 와튼스쿨 교수인 애덤 그랜트Adam Grant가 주도한 연구에 따르면 대학 장학금 기부를 독려하는 콜센터 직원의 업무 생산성과 지속성은 학비를 지원받은 학생을 실제로 만난 뒤 크게 향상됐다. 그렇다면 직원이 실시간으로 고객 반응을 접한다면 어떤 효과가 있을까?

 

2012년 필자는 버지니아대 다든경영대학원 타미 킴Tami Kim UCL의 치아중 차이Chia-Jung Tsay와 매일 3000명분의 식사를 제공하는 카페테리아 하버드 애넌버그the Annenberg Hall에서 실험을 진행했다. 애넌버그가 만들어진 1800년대 말만 해도 손님들은 주방 내부를 보길 원치 않았다. 당시 애넌버그를 찾은 손님들은 달걀 요리나 생선 샌드위치, 햄버거, 기타 구이 요리 등을 자기 기호대로 조리해 달라고 할 때 요청사항을 종이에 적어 홀 직원에게 건넸다. 직원이 주방의 작은 창문으로 종이를 밀어 넣으면 주방장은 종이에 적힌 대로 조리해 다시 창문에 요리를 내놨다. 직원은 이를 손님 앞으로 가져갔다. 주방장과 손님은 서로를 볼 수 없었다.

 

연구팀은 아이패드에 화상회의용 소프트웨어를 설치한 뒤 하나는 손님 앞에, 다른 하나는 주방장이 볼 수 있는 주방에 놓았다. 그 다음 주문한 식사를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하고, 주방장과 손님의 만족도를 평가했다. 주방 아이패드를 켜서 주방장만 손님 반응을 볼 수 있도록 한 경우 손님의 음식 만족도는 14% 올랐다. 나아가 손님 앞 아이패드까지 켜서 손님도 주방장을 볼 수 있게 하자 만족도가 22% 상승했다. 주방장의 조리시간은 19% 단축됐다. 실험에 참여한 한 주방장은 그들이 일하는 모습을 지켜본 손님이 고마움을 표시하자나도 고마운 마음이 들면서 더 잘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연구팀의 설문조사 및 추가 실험 결과에 따르면 손님들은 조리 과정을 직접 볼 때 요리에 더 큰 노력이 들어간다고 인식했다. 주방장의 수고로움을 더 알아줬고 서비스 가치도 더 높이 평가했다. 반대로 주방장은 손님이 식사하는 광경을 지켜볼 때 자기가 만든 음식을 먹는 모습에 보람을 느꼈다. 고생이 보상받는 듯한 느낌을 받으면서 직업 만족도가 오르고 열의도 커졌다. 선순환 구조가 생긴 것이다.

 

다른 예도 있다. 필자와 이선 번스타인Ethan Bernstein은 하버드경영대학원 케이스 스터디의 일환으로 일본 차량청소업체텟세이Tessei사례를 연구했다. 텟세이는 신칸센 열차가 도쿄역에 정차하는 7분 안에 1000개의 좌석을 청소해야 하는 고난도 작업을 맡고 있다. 이는 보잉 737 1대 평균 청소시간의 절반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6대를 청소하는 일과 맞먹는다. 2000년대 초 텟세이 직원들은 업무 수행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중 하나는 일에 대해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신칸센 열차는 더럽고 청소하기 어렵기로 정평이 나 있었다. 이에 따라 일본 사회에서 텟세이 청소부는 부끄러운 직업으로 여겨졌고, 직원들은 어떻게든 승객 시선에서 벗어나려 했다. 그러던 2005, 새로운 경영기획부장으로 부임한 야베 데루오Teruo Yabe는 텟세이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었다. 직원과 승객 간 운영 투명성을 강화한 결과다. 먼저, 그동안 열차 색과 뒤섞여 눈에 띄지 않던 옅은 파란색의 유니폼을 선명한 붉은색으로 바꿨다. 직원들이 청소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오자 승객들도 이들의 업무에 고마움을 느끼기 시작했다. 직원과 승객의 소통이 활발해지면서 직원들은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받았고 일에 대한 소명의식도 강해졌다.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업무 개선안을 제안하기 시작했고, 승객들이 나서서 좌석 정리를 돕기도 했다. 실적 개선도 수치로 나타났다. 오늘날 텟세이 직원들은 열차 청소를 4분 안에 끝낸다.

 

 

하버드경영대학원 아난스 라만Ananth Raman과 블라바트닉행정대학원의 비디야 무투람Vidhya Muthuram은 하버드경영대학원 케이스 스터디로 인도 기반의 럭셔리호텔 체인 오베로이호텔Oberoi Hotels을 연구했다. 운영 투명성을 한 단계 진전시킨 사례다. 오베로이호텔은 투숙객에게 기쁨을 줄 수만 있다면 어느 직원이든 최대 1500루피( 28000)까지 자유롭게 사용해도 된다며 사용 권한을 줬다. 투숙객에게 더 나은 고객 경험을 제공할 기회가 있다면 언제든 행동에 옮기라고 독려했다. 다른 조건은 없었지만 회사나 다른 직원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반드시 기록은 남기도록 했다. 그 결과, 고객-직원-기업 사이 피드백을 주고받는 선순환 고리가 생겼다. 이는 직원들의 목적의식을 고취하고, 투숙객의 서비스 만족도를 높였으며, 조직의 학습능력Organizational learning을 향상시켰다. 호텔 이용객 설문조사에서 칭찬이 자자하고, 세계 최고 럭셔리호텔이라는 명성이 다년간 유지되는 비결도 이런 노력 덕분이다.

 

직원과 고객 간 대면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는 기술을 이용해 운영 투명성을 강화할 수 있다. 2013년 도미노피자는 솔트레이크시티 소재 한 지점에서 주방에 웹카메라를 설치한 뒤 도미노라이브Domino’s Live라는 방송을 시범적으로 내보냈다. 그리고 솔트레이크시티에서 피자를 주문한 손님이라면 누구든지 피자트래커 앱에 로그인해서 피자 만드는 과정을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미 전역에서 피자 제작 과정을 보기 위해 수만 명의 접속자가 몰렸다. 도미노는 도미노라이브에 충분한 잠재력이 있다고 판단했고, 페이스북에서도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시청자가 페이스북에좋아요버튼을 누르면 주방 안 전광판에는 누가좋아요를 눌렀는지가 표시됐다. 피자를 굽는 직원은 이 표시 덕분에 손님들이 자신의 수고를 알아준다고 느꼈다. 비록 라이브 서비스는 중단됐지만, 피자를 굽는 직원에게 응원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기능이 앱에 추가됐다. “도미노 직원분이 없었다면 어땠을지 모르겠습니다” “당신이 최고예요등의 문구를 골라 해당 직원에게 전송할 수 있다. 우버는 최근 앱을 업데이트해 승객이 운전자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고, 승객이 하차하면 팁과 함께 감사 메시지도 건네도록 유도했다. 우버 소속 한 운전자는제 덕분에 누군가가 기분이 좋았다고 하면 신이 납니다라고 말했다.

 

 

역효과의 위험

 

운영 투명성은 장점이 많지만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고객을 오히려 밀어내고 직원 사기를 저하시킬 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역효과가 났을 때조차도 관리자는 전면 비공개로 선회할지 그 여부를 신중하게 고민해야 한다. 운영 투명성을 채택할 때는 다음과 같은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사람들이 보고 싶지 않아 하는 장면이 공개된다.쓰레기 수거 현장의 뒷이야기나 경찰과 격한 언쟁을 벌이는 블랙박스 화면을 기꺼이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다만 투명성을 확보했을 때 언제이런 건 안 보고 싶다는 반응이 나오고, 언제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는 반응이 나오는지 구분해야 한다. 이목을 끌지 못하거나 대부분이 꺼리는 서비스일지라도 회사는 투명성을 강화해 대중의 인식과 참여를 제고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가령, 2015년 캐나다 노바스코샤 주 할리팩스 시는 쓰레기봉투를 투명하게 바꿔 내용물이 적나라하게 보이도록 했다. 그러자 가정용 쓰레기 수거량은 30% 이상 감소했고 재활용률은 20% 가까이 올랐다.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했을 때 사람들이 반감이나 이견을 보이면, 조직은 이 경험을 토대로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야 나아질지 개선책을 모색해야 한다. 가령 경찰이 과도하게 폭력을 행사한 영상이 공개되면 사람들은 공분한다. 하지만 이런 분노는 엄격한 감시와 책임 규명의 기폭제가 되고, 정책 개혁으로 이어지는 건설적 논의와 일선 현장의 훈련을 낳기도 한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에만 충실하면 당장은 속이 편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바람직한 결과를 거두기는 어렵다.

 

 

불안을 야기한다. 대출 신청자에게 신용평가 과정 전부를 공개하거나 직원이 일하는 모습을 지켜보도록 하면 불안을 증폭시킬 위험이 있다. 하버드경영대학원 이선 번스타인Ethan Bernstein은 한 중국 휴대전화 제조업체가 생산라인을 비공개로 돌렸을 때 생산성이 10~15% 늘어난 사실을 확인했다. 감시의 눈이 사라지자 집중력이 올라가고 표준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기 위한 실험도 더 자유로워졌다. 직원끼리 더 부담 없이 아이디어도 공유하게 되면서 팀원 간 동료애도 생기고 실적도 올랐다. 직원들이 투명성을 일종의 감시수단이라고 느끼면 업무에 방해를 받게 된다. 반면, 고객들이 투명성 덕분에 업무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고 느낀다면 기업 발전에 도움이 된다. 필자가 하버드경영대학원 동료 미셸 셸Michelle Shell과 함께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대출 신청자에게 심사 과정을 전부 공개하고 업무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해 주는 담당자와 쉽게 연락할 수 있도록 하자 고객이 추후 대출 심사를 계속하겠냐는 제안을 수락할 확률도 높아졌다.

 

 

관계에 대한 신뢰가 훼손된다.운영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다가 회사의 불공평한 면면이나 사회규범에 어긋나는 관행이 드러나면 고객이 실망할 수 있다. 흥분한 승객 때문에 비상 착륙하는 기내 난동 사건은 비즈니스클래스와 이코노미클래스가 나뉘어 있고 모든 승객이 앞쪽부터 차례로 탑승하는 비행기에서 더 빈번하다. 이코노미클래스 승객이 비즈니스클래스를 지나가면서 상대적 격차를 실감하게 되기 때문이다. 마이클 노턴과 캐나다 토론토대 로트먼경영대학원의 캐서린 데셀레스Katherine DeCelles가 연구한 바에 따르면 승객이 가운데서부터 탑승하는 비행기에서는 이런 부정적 효과가 사라진다. 상대적으로 투명성이 낮아 이코노미클래스 승객이 비즈니스클래스를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개인별 맞춤 광고를 하는 유비쿼터스 마케팅을 예로 들어보자. 타미 킴과 레슬리 존, 하버드경영대학원 케이트 바라즈Kate Barasz에 따르면 고객들은 기업이 자신이 제공한 개인정보만을 바탕으로 온라인광고 타기팅을 하는 과정을 투명하게 보여주면 맞춤형 마케팅의 쓸모를 인정한다. 그러나 기업이 자신이 제공한 정보 이상으로짐작해 맞춤형 광고를 만드는 것이 공개되면 반감을 보인다. 또 기업이 동의 없이 제3자에게 정보를 제공한 게 드러나면 분노한다.

 

 

환상이 무너진다. 우리는 종종 진실을 외면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모든 게 낱낱이 드러나는 순간에는 그러기가 쉽지 않다. 고가 보석 판매점, 악기 상점, 인테리어 소품 가게들은 재고가 있더라도 판매 상품이 특별하고 세상에 하나밖에 없다는 점을 어필하기 위해 바깥에 소량만 전시한다. 우리가 구입하는 반지, 기타, 화병이 특별하다는 환상은 고객 경험을 극대화한다. 같은 맥락에서 35도 폭염에도 디즈니랜드 미키마우스를 연기하는 노동자는 퍼레이드 내내 무겁고 숨쉬기 힘든 인형 탈을 쓰고 있어야 한다.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면 우리가 품은 환상이 바로 깨진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은 비밀을 파헤치려 한다. 공장 투어나 제작 과정을 보여주는현장 속으로부류의 쇼가 넘쳐나고, 영화의 NG 장면이나 미공개 영상에 환호한다. 디즈니에서도 백스테이지매직Backstage Magic이라는 공연 제작 과정을 엿보는 투어를 제공한다.

 

 

비효율적 프로세스가 노출된다.작업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했다가 직원이 가치를 창출할 역량이 모자라거나 무관심, 무기력하다는 사실이 알려져도 소비자들이 분개할 수 있다. 손님인 당신을 앞에 세워 두고 직원 둘이 수다만 떨고 있는 모습을 떠올려 봐라. 혹은 고객서비스 담당자가 당신을 돕는 대신 달리 방도가 없다거나 권한 밖이라면서 변명만 늘어놓아 폭발하기 일보 직전까지 갔던 경험도 있지 않는가? 직원도 마찬가지다. 지나치게 부정적이고 투정만 늘어놓으면서 만족할 줄 모르는 고객은 극도의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대다수 콜센터의 직원 이직률은 연 150%가 넘는다. 투명성이 쌍방에 도움이 되고 학습 효과가 있는 게 아닌 상황에서 이직은 더 빈번하다. 투명성이 소비자 피드백을 수집하고 학습하는 메커니즘을 동반해야만 새로운 기회를 만들고 발전을 촉진할 수 있다.

 

 

최대치의 노력을 쏟았는데 결과가 안 좋게 나타난다.물밑에서 엄청난 노력을 들였는데 미흡한 결과가 나왔다면 일 못 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굳어질 수 있다. 필자는 마이클 노턴과 함께 수행한 연구에서 온라인 데이팅 사이트 두 곳을 이용했으나 만남이 성사되지 않았던 이용자들에게 그중 한 곳에 대한 정보를 공개했다. 두 곳 다 결과는 똑같이 나빴다. 그러나 이용자들은 뒤에서 얼마나 고생했는지 보여준 사이트가 보여주지 않은 사이트보다 더최악이었다고 평가했다. “열심히 했다면서 이게 최선인가요? 이 일과 잘 안 맞나 봅니다라는 반응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개의 경우 실수가 있으면 즉시 사정을 공개하는 게 최선이다. 실수나 오류를 공개하지 않았다가 숨긴 의도가 무엇이냐는 질문 등 부정적 여론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3대 신용정보기관 에퀴팩스Equifax 14300만 명 개인신용정보 해킹 사실을 40일 동안 숨겼다가, 뒤늦게 속셈이 무엇이냐는 비난에 휩싸였다. 페이스북도 영국계 홍보회사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가 페이스북 사용자 5000만 명의 개인정보에 접근한 사실을 3년이나 은폐했다가, 그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 공세에 시달렸다.

 

 

타사 제품 또는 서비스보다 질이 떨어져 보인다.사업의 기본 원칙은 변치 않는다. 제품 질이 떨어지거나, 가격이 비싸거나, 경쟁제품이 낫다 싶으면 소비자들은 다른 구매처로 떠난다. 필자가 스탠퍼드대 쉐사 마리아다수Shwetha Mariadassou, MIT 정옌충Yanchong Zheng과 연구한 바에 따르면 투명성을 도입했을 때 가장 치명적인 상황은 기업 수준이 경쟁사나 업계 표준에 못 미치는 것처럼 비치는 경우다. 한편, 전력회사가 고객의 전력소비량이 이웃에 비해 많다고 알리는 등 고객 소비행태의 부정적 면모를 공개해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특히 이런 투명성은 소비행태가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 변했다는 점을 드러낼 때 가장 효과가 크다. 가령, 당신이 소비를 5% 늘리는 동안 이웃은 평균 3% 줄였다는 사실을 공개하는 식이다.

 

 

나아진 게 없어 보인다.우리는 보통 현 위치가 어디쯤인지 모를 때 두려움에 떤다. 온라인 사이트마다 업무처리 상태를 보여주는 진행 표시줄이 뜨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메리칸-델타-유나이티드에어라인 같은 항공사가 승객 짐이 검사대를 통과 중인지, 비행기에 실렸는지, 하역이 끝났는지, 수화물 보관소에 있는지 등 상태를 여행 내내 모바일로 알려주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서비스가 나아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길 원한다. 서비스가 퇴보한 모습이 드러나면 심사가 복잡해진다. 최근 한 실험 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은 줄 서서 대기할 때 자기 뒤에 아무도 없는 모습을 보면 뒤에 누가 있는지 아예 모르는 경우보다 더 기다리지 않는다고 한다. 시간이 흘러도 자신이 대기 줄 마지막이라면, 즉 나아진 게 없다면 더 기다릴 가치가 있는지 고민한다. 반면, 자기 뒤로도 대기 줄이 길어 전보다 나은 상태로 보이면 계속 기다리는 경향을 보였다.

 

 

회사 운영방침이 직원에게 해를 입히거나 환경을 훼손하는 것처럼 비친다. 2013년 방글라데시에서 의류공장이 무너져 수천 명의 사상자를 낸라나 플라자사건, 2010년 멕시코 걸프만 일대에서 원유 수백만 배럴이 유출된딥워터호라이즌기름유출 사건은 해당 기업의 열악한 노동환경과 허술한 환경정책에 이목을 집중시켰다. 아울러 기업이 지속가능한 공급 사슬을 둘러싸고 관련 이니셔티브를 재편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런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나면 소비자 반발과 비난이 뒤따른다. 이런 의미에서 투명성은 일종의 시험이다. 기업의 노동환경과 환경정책을 공개하고 싶지 않다면, 이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신호일 수 있다. 반면, 이를 투명하게 공개했을 때 기업이 지속 가능한 경영에 방점을 뒀던 게 드러난다면 큰 이익을 누릴 수 있다.

 

필자와 조지아공대 바삭 칼칸치Basak Kalkanci는 현장실험 하나를 수행했다. 도미니카공화국 노동자들에게 생활임금을 지급하는 의류제조업체 알타그라시아Alta Gracia와 환경친화적 경영을 강조하는 노스캐롤라이나 기반의 커피로스팅업체 카운터컬처커피Counter Culture Coffee가 이 실험에 함께 참여했다. 우리는 스타트업 루마프로젝트the Looma Project와 협업해 알타그라시아 공장의 노동환경과 생활임금에 대해 다룬 짧은 노동자 인터뷰 영상을 만들었다. 카운터컬처커피와도 비슷한 영상을 만들어 얼마나 지속가능한 환경을 염두에 두고 일하는지를 중점적으로 선보였다. 예를 들어, 쓰레기 매립량을 줄이기 위해 커피 원두를 볶을 때 나오는 원두 껍질을 퇴비로 만드는 작업을 영상에 담았다. 그런 다음 각 매장 키오스크에서 이 영상들을 틀었더니 단순 브랜드 홍보 영상을 상영했을 때보다 예상 구매율이 약 20% 증가했다.

 

 

기만적이다.운영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면 도움이 된다. 하지만 투명하게 공개한답시고 고객을 속이거나 조작한다면 엄청난 부작용이 속출할 수 있다. AT&T나 애플은 소비자가 고객지원센터에 전화하면 자동 시스템으로 타자치는 소리를 들려준다. 업무 처리가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다. 그러나 고객은 이를 처리 신호로 이해할 뿐 실제 사람이 타자를 치고 있다고 착각하지 않는다. 문제는 기업들이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쉽게 저지른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수년 전 프리미어헬스플랜Premier Health Plans라는 기업은 억양이 강한 텔레마케터 대신 자동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고객을 응대했다. 전화가 오면 프로그램은 자신을 서맨사 웨스트Samantha West라는여성이라고 밝히고 질문을 던지는 등 고객으로 하여금 실제 사람과 상담하고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대화 도중 애매한 타이밍에 침묵이 흐르기도 했고, 레퍼토리가 제한적이다 보니 같은 구절을 되풀이하거나 단어 하나하나를 기계적으로 반복하는 일이 생겼다. 그러자 이를 이상하게 여긴 고객들이 말을 끊고로봇 아니에요?”라는 질문하기 시작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이런 상황까지 예상하고 웃음소리와 함께사람 맞습니다. 잘 들리시나요?”라는 답변을 녹음했지만 믿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서맨사 웨스트가 가짜인지 따지는 사람들의 대화내용을 녹음한 파일이 인터넷 여기저기에 올라왔다.

 

최근 구글은 더욱 정교한 전화 로봇인 구글듀플렉스Google Duplex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사람 대신 전화를 걸어 식당이나 미용실을 예약하는 등 사람을 흉내 내는 자동화 로봇이다. 놀라운 기술인 데다 엄청난 가치를 창출할 잠재력도 있다. 그러나 듀플렉스가 솔직하게 로봇임을 밝히지 않는다면 기계에 속았다는 상대의 불쾌감을 누그러뜨리기 어려울 것이다.

 

 

운영 투명성, 조직에 도입하기

 

관리자라면 운영 투명성의 잠재적 장단점을 고려해 이를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깊이 고민해야 한다. 이니셔티브를 발휘할 때 다음과 같은 요소를 반영해야 한다.

 

무엇을 드러낼까?어떤 타이밍을 정해야 최소한의 노력으로 많은 것을 공개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를테면 한 디저트 전문점에서는 파티셰 머리 바로 위 천장에서부터 비스듬히 내려오는 거울을 달아 디저트 플레이팅과 마무리 작업을 하는 모든 과정이 보이도록 했다. 고객들은 그 전에는 카운터와 에스프레소 머신에 가려 볼 수 없었던 광경이 눈에 들어오자 넋을 놓고 구경했다.

 

기업 데이터베이스에 쌓여 있는 정보 중 고객이 가치 있다고 주목할 만한 게 무엇인지 고려해 투명하게 공개하는 방안도 고민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수년 전 미국 재향군인부the U.S. Department of Veterans Affairs는 헬스케어 접근성 강화를 위한 조치로 재향 군인들이 기관별로 진료를 받기까지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 추적한 바 있다. 최근에는 이를 정부 웹사이트에 공개해 환자들이 찾아볼 수 있게 했다. 대형 차량정비업체 퀵레인티어와 오토센터Quick Lane Tire and Auto Center는 대기실에 디지털 게시판을 설치해 고객 차량이 어떤 단계에 있는지, 정비서비스 대기 줄 상태 등을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언제 공개할까?사람들은 아직 시작도 안 한 일보다는 처리 중이거나 마무리된 일을 공개할 때 가치가 크다고 인식한다. 필자의 연구에 따르면 카약 등 여행 사이트가 방문객이 검색 버튼을 누르기도 전에 항공사 수십 개를검색할 것이라고 알리는 경우보다 검색 버튼을 누른 뒤검색 중이라고 보여주는 경우에 고객 만족도가 더 컸다. 또한 소비자가 원치 않을 때 투명성을 강제해서는 안 된다. 소비자가 언제 더 많은 정보를 원하는지 스스로 결정하게 둬야 한다. 일례로 미 배송업체 UPS의 경우 보통 영업일 기준 14300만 개, 택배 하나당 평균 7차례의 배송 추적 요청을 받는다. 주로 택배 상태가 몹시 궁금한 소비자들이 이런 요청을 한다. 이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시간에 배송 상태를 조회한다. 반대라면 어떨까. UPS가 먼저 시간을 정해 택배 하나당 7차례씩 고객에게 전화해 배송 상태를 알려준다고 상상해 보라.

 

 

어떻게 공개할까?업무 과정은 시각화해 공개할 때 가장 효과적이다. 실제로 고객이 모든 과정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의문의 여지 없이 신뢰할 수 있다. 시각화할 수 없다면 영상 또는 움직이는 인포그래픽, 다이어그램을 이용해 운영 과정을 이미지로 제시하는 것도 방법이다. 정적인 이미지만 제시할 때보다 평가가 좋아지고 글로 설명할 때보다 효과가 크다. , 기업이 자발적으로 공개할 때 효과가 극대화된다. 규제나 투자자 압력 등에 떠밀려 마지못해 공개할 경우 신뢰가 형성되지 않는다.

 

직원과 고객 간 선순환 구조를 잊지 말아야 한다. 투명성은 양방향으로 모두 흐를 때 가장 효과적이다. 고객은 업무를, 직원들은 고객들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직원들을 불투명한 업무환경에 방치하면 자신들이 고객에게 어떻게 도움을 주는지 알 기회가 없어 보람과 의욕을 상실한다. 또한 투명성이 확보돼야 직원들이 고객별 맞춤형 서비스에 필요한 정보도 얻고, 일을 더 잘하는 법도 배울 수 있다.

 

 

어떤 의미에서 현대 기업들은 지난 2세기에 걸쳐 급증하는 세계 경제 생산성을 따라잡느라 많은 희생을 치렀다. 오늘날의 소비자들은 전 세계로부터 생산, 유통되는 제품의 행렬과 엄청난 속도로 제공되는 서비스에 기대어 살아간다. 그러나 힘 들이지 않고도 손쉽게 풍요와 편의를 누리게 되면서 소비자들이 이를 당연시하는 문제가 생겼다. 직원들도 고객과의 접촉을 통해 얻을 수 있었던 배움의 기회와 업무 의욕을 잃어가고 있다. 기업은 이를 명심해서 효율성을 명목으로 업무처리 과정을 숨기는 일은 그만둬야 한다. 그 대신 이 과정을 언제, 어떻게 공개해야 직원과 고객 모두에게 가장 도움이 될지 고민해야 한다.

 

번역 노이재 에디팅 김윤진

 

 

 

 

라이언 W. 뷰엘(Ryan W. Buell)은 하버드경영대학원 서비스경영관리 부교수로 UPS 장학재단의 후원을 받는다. (공개: 과거 구글과 우버에서 유료로 강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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