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1-12월호

설득-그리고 저항
에번 해럴(Eben Harrell)

Synthesis

설득그리고 저항

영향력에 대한 이해

에번 해럴

 

 

사람들이 당당한 허풍쟁이를 믿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러면서 전문가의 의견을 무시하는 이유는?

 

최근 들어 포퓰리스트 정치인과 소셜미디어 셀럽들이 더욱 주목받으면서 이런 의문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출판사들은 설득의 기술에 대한 책을 앞다퉈 내며 이런 현상에 응답하고 있다. 그러나 설득을 다루는 책의 저자 역시 설득을 해야 한다. 이미 이 주제를 알 만큼 아는 독자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책에 새로운 내용이 있음을 확신시켜야 하는 것이다. 애리조나주립대 심리학 교수 로버트 치알디니Robert Cialdini가 완벽에 가까운설득의 심리학 > 초판을 낸 것이 1984년이고, 2016년에는 종합 후속편 < Pre–Suasion >도 출간됐다. 데일 카네기의 고전인간관계론 >은 나온 지 80년도 넘었다.

 

컨설턴트 스티븐 마틴Stephen Martin과 연구원 조지프 막스Joseph Marks < Messengers > (Public Affairs, 2019)는 그런 의미에서 최근 신간 중에서는 내용이 아주 알찬 책이다. 마틴은 치알디니의 예전 공동 저자이기도 하다. 이 책은 설득 분야에서 지금은 친숙한 학술연구 결과를 다룬다. 예를 들면, 설득의 내용과 관련 없어 보이는 요소들이 설득력을 좌지우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설득하는 사람의 키, 재력, 매력, 최근에 당신의 부탁을 들어준 적이 있는지 같은 요소들 말이다.

 

마틴과 막스의 책은 상황이 여러 유형의 사람에게 반응하는 방식을 결정하는 과정을 설명한다. 우리는 갈등과 불확실성이 강한 시기에 자신의 우월함을 자랑하거나 지위를 강조하는 소위하드 메신저에게 수용적이지만, 안정적인 상황에서는 따뜻함, 취약성, 신뢰를 보여주는소프트 메신저에게 마음을 열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효과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은 청중이 특정한 기분을 느끼도록 사전 작업을 한 뒤, 그 마음의 상태에 맞는 설득기술을 사용한다.

 

쇼타임의 2019년 드라마라우디스트 보이스 >는 이러한 접근법이 현실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보여준다. 이 드라마는 폭스뉴스의 임원 로저 아일스Roger Ailes 9·11테러 이후 만연한 공포를 이용해 엄청난 청중을 모으고 힘을 축적한 과정을 그리고 있다. 러셀 크로가 연기한 뚱뚱한 악역 캐릭터 아일스는 4화에서 젊은 저널리스트에게 이렇게 말한다. “명심해. 생각을 유도하면 시청자는 떠난다. 하지만 감정을 느끼게 만들면 넘어오게 돼 있어.” 이성적인 시청자에게는 매우 충격적인 대사다.

 

< Messengers >는 소비자와 시민이 어떻게 조종당하며 어떻게 이에 저항해야 할지 말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그러나 치알디니의 책과 마찬가지로 여기에 가장 관심을 갖는 사람은 설득의 이론을 나쁜 쪽으로 이용하려는 사람일 것이다.

 

악마에게 영혼을 팔지 않고 영향력을 발휘하고 싶은 경영인을 위한 조언은 없을까?

 

광고회사 메커니즘Mekanism CEO 제이슨 해리스Jason Harris < The Soulful Art of Persuasion >(Currency, 2019)에서 이 문제를 다룬다. 당장의 동의를 얻기 위해 단기적 전략을 사용하는 대신 캐릭터에 집중한 장기적 접근을 장려하는 희망적인 책이다. 해리스는 독자들에게 독창성originality, 관용generosity, 공감능력empathy, 진심soulfulness의 네 가지개인적 기질을 강화하라고 조언하면서, 이 기질을 가지려고 노력하면 결실이 있고 충만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해리스는삶을 큰 틀에서 봤을 때, 다양한 상황에서 당신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은 이런 성격의 형성에 따르는 일석이조의 상황일 뿐이라고 덧붙인다.

 

해리스의 책은 치알디니와 다른 학자들이 발견한 심리학적 전략을 윤리적 삶에 통합하는 법을 알려준다. 예를 들어, 호혜성의 원칙에 따라 선물을 받은 사람은 무언가를 돌려줘야 한다는 강한 사회적 압력을 받게 된다. 그러나 해리스는눈에는 눈 이에는 이방식으로 생각하지 말고, 특히 시간에 대해서는 언제나 관대하게 행동하라고 조언한다. “자연스럽게 베푸는 사람이 되자. 유용한 정보, 도움이 되는 조언, 뭐든 가치 있는 것을 나누자.” 또한 다른 사람의 기분을 띄워 주기 위한 칭찬은 금물이다. 그 대신타인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진심으로 대해야한다. 허세를 부리는 것이 효과적일 수도 있지만, 꾸며낸 자신감으로 상대를 속이지 말고당신이 하는 모든 일에서 전문성을 추구하는 방식으로 상대방의 신뢰를 얻으라는 충고도 담겨 있다.

 

존경이 설득의 기반이라고 주장하는 해리스의 책이 놓친 점이 있다면, 존경의 대상이 되기 위한 과정에서 여성이 마주하는 고충을 간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앨리샤 메넨데스Alicia Menendez < The Likeability Trap >(Harper Business, 2019)에서 이 딜레마를 흡인력 있게 설명한다. 방송기자였던 본인의 경험과 성공한 여성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메넨데스는, 젠더 연구에서 말하는능력호감 거래competence–likeability trade–off현상을 기록한다. 성공한 여성은 비호감으로 여겨지면서 그 영향력이 감소하고, 결국 더 발전할 수 있는 능력을 잃는다. 여성이 자신의 권위를 내세우거나 화를 냈을 때 이러한 불이익은 특히 커진다.

 

메넨데스가 설득력 있는 해결책을 찾지는 못했다.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아이리스 보넷Iris Bohnet < What Works > 등 좀 더 무게감 있는 책에서 뿌리 깊은 젠더 편견을 완화하기 위한 최선의 방책을 다루고 있다. 그러나 설득의 원칙 중 하나는초점 오류focusing illusion. 사람은 그 순간 생각하고 있는 문제가 더 중요하다고 느낀다. 그러므로 메넨데스의 책은 호감의 함정을 중요하게 인식시킨다는 점에서 타인의 지원이 필요한 여성 리더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 셈이다.

 

 

또 다른 신간 두 권은 특별히 관심을 받고 있는 설득의 수단인 스토리텔링을 다룬다. 컨설턴트 카르민 갈로Carmine Gallo < Five Stars >는 아리스토텔레스부터 스티브 잡스까지 천재적 커뮤니케이터로 인정받던 인물들의 사례를 공유하고, 생각해 볼 만한 짧은 이야기들도 담고 있다. 할리우드에서 선호하는 3막 스토리텔링 구조가 비즈니스 프레젠테이션에서도 유용하다는 팁이 실려 있다. “고대로부터 전해지는 설득의 기술을 마스터하는 것은 더 이상 소프트 스킬이 아니다. 아이디어의 시대에 필요한 기초적 기술이다.” 갈로의 주장이다. 킨드라 홀Kindra Hall < Stories That Stick >에서 조직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의 전형적인 기법 네 가지를 능숙하게 분석한다.

 

해리스의 낙관적인 태도에도 불구하고, 설득과 관련된 자기계발서에는 우울한 구석이 있다. 아마도 사람을 설득하는 것이 얼마나 쉬운지에 대한 연구결과 때문이 아닐까? 고객 수요를 맞추기보다 그냥 물건을 쏟아내는 전략이나, 민주주의 시민사회에서 비이성적인 정치적 광기를 일으키는 방식의 효과성 말이다. 다음에는 이렇게 부정직한 전략 때문에 발생한 시장과 지배구조의 타락을 막는 법에 대한 책을 읽을 수 있으면 좋겠다.

 

번역 석혜미 에디팅 김정원

 

에번 해럴(Eben Harrell) HBR 시니어 에디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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