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9월호

조직의 효과적 사과
애덤 D. 갤린스키,앨리슨 우드 브룩스(Alison Wood Brooks),모리스 E 슈바이처

조직의 효과적 사과를 위한 단계별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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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a in Brief

 

문제점

조직들은 가끔 사과를 제대로 하기 위해 진땀을 뺀다. 많은 리더들은 사과로 말미암아 조직이 소송을 당할까 걱정한다. 또 다른 리더들은 피해자들의 걱정과 우려는 나 몰라라 한 채로 형식적인 사과를 하는 데에 급급하다. 사과를 제대로 못하면 값비싼 대가가 따르고 명성과 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해결책

기업들은 실수에 대해 사과를 해야 할지, 사과한다면 사과 메시지에 무슨 내용을 담고, 어떻게 전달할지와 관련해 명백한 지침이 필요하다.

 

사과의 공식

네 가지 질문을 해보라. 위반행위가 실제로 발생했나? 조직의 약속이나 사명에 핵심적인가? 대중의 반응은 어떨까? 변화의지가 있나? 그런 다음 효과적인 사과의 5대 요소인 누가, 무엇을, 어디서, 언제, 어떻게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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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유력 일간지인

<워싱턴포스트>소름 끼친다고 혹평했다.

<애틀랜틱>불법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일부 사생활 옹호자는 자살충동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반응은 부정적인 여론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무엇이 이런 공분을 불러일으킨 걸까? 페이스북이 비밀리에 실행한 감정조작실험이 원인이었다. 2014 6, 비록 학문적인 목적이기는 해도 페이스북 연구원들이 1주일간 689000명에 이르는 이용자들의 뉴스피드를 조작해서 실험을 진행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페이스북은 실험을 위해 사용자를 두 집단으로 분리했다. 그리고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감정과 연관된 단어가 포함된 콘텐츠를 자동으로 삭제하도록 알고리즘을 조작했다. 이를 통해 한 집단은 평소보다 더 많은 긍정적인 콘텐츠에 노출되도록 했고 다른 집단은 평소보다 더 많은 부정적인 콘텐츠에 노출되게 했다. 이 감정조작실험의 목적은 이런 변화가 사용자들로 하여금 부정적인 또는 긍정적인 콘텐츠를 더 많이 게시하도록 만드는지 알아보기 위함이었다. 실험 결과 페이스북 연구원들은감정 전염의 증거를 확인했고 이 연구결과를 저명한 과학저널을 통해 발표했다. 그러나 페이스북의 연구결과는 대중의 격렬한 항의로 빛을 잃었다.

 

대중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연구를 진행했던 수석 연구원은 곧바로 이 연구가 불안감을 야기한 점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는 내용의 사과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페이스북은 이후로도 수일간 자사의 활동을 옹호하며 9000단어의 지루한 문구로 구성된 서비스 약관에 사전 동의가 포함돼 있다는 옹색한 변명으로 일관했다. 비밀 감정조작실험이 세상에 알려지고 거의 1주일이 지났을 때야 비로소 페이스북의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연구에 대해의사소통이 부족했다며 공개사과를 했지만 여전히 성의는 부족해 보였다. 석 달 후 최고기술책임자CTO가 또 다른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성명서에서페이스북은 이런 부정적인 여론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우리 회사가 다르게 대처해야 했던 일들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또 이 자리에서 새로운 연구지침을 소상히 밝혔다. 그럼에도 그는미안하다사과한다는 말은 끝내 하지 않았다.

 

이 사례에서 페이스북은 두 가지 실수를 저질렀다. 먼저, 사용자들의 신뢰를 저버렸다. 둘째, 깊은 뉘우침이 결여된 세 번의 서투른 사과로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켰다.

 

페이스북처럼 잘못된 사과로 위기를 자초한 사례는 흔하다. 사실 모든 기업은 실수를 한다. 그 대상이 소비자나 직원과 같은 개인일수도 있고, 비즈니스 파트너 같은 다수의 집단일 수도 있고, 더 나아가 대중일 수도 있다. 그리고 모든 실수에는 사과가 따라온다. 게다가 조직과 리더들이 효과적으로 사과하지 못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비효과적인 사과는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는 물론이고 조직의 명성에 심각한 피해를 안길 수 있다. 특히 실수가 세상에 널리 알려지고 공론화될 때는 더욱 그렇다.

 

기업들은 실수가 사과할 만한 일인지, 그렇다면 언제, 어떻게 사과 메시지를 전달할지 결정하기 위한 명확한 지침이 필요하다. 우리는 경영학과 심리학 분야에서의 작업과 연구를 토대로 이른바사과의 공식을 만들었다. 이 글에서는 효과적인 사과를 위한 5대 요소와 관련해 진단적이고 실질적인 지침을 제공한다. 5대 요소는누가, 무엇을, 어디서, 언제, 어떻게를 말한다. 가령 심각한 잘못을 저질렀을 때 조직은 어떻게 해야 할까? 고위 리더가 공개적인 소통창구를 통해 진실한 자세로 가급적 신속하게 솔직함과 뉘우침의 태도를 보이고 강력한 변화의지를 전달해야 한다.



 

사과의 딜레마

 

사과의 공식을 본격적으로 알아보기 전에 짚고 넘어가야 하는 사과의 두 얼굴이 있다. 첫째, 누구나 미안하다는 사과를 미루거나 피할 이유 혹은 변명거리를 찾는 심리적인 성향이 있다. 우리는 사과 자체를 불편하고 위험한 것으로 느낀다. 사과는 힘을 잃거나 체면이 손상될 위험을 동반한다. 또 사과를 하는 사람과 사과를 받는 사람의 사회적 신분 역전이 일어나기도 하고 사과하는 행위 자체가 마음의 부담이 되기도 한다. 사과는 결코 기분 좋은 일이 아니다. 이러니 사람들이 실수에 대해 깊이 생각하거나 관심을 기울이고 싶어 하지 않아도 놀랄 일은 아니다. 실수를 지적당하면 자신의 입장을 내세우고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돌리면서 방어적인 태도를 갖는 것도 인지상정이다.

 

범위가 개인에서 조직으로 확대되면 사과는 더욱 복잡하고 어려워진다. 사과를 해야 할지, 한다면 어떻게 사과할지를 결정할 때 노련한 리더조차도 쉽게 마음을 정하지 못할 수 있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기업의 실수는 가끔 한 부서나 직원 한 사람이 저지르지만 상황은 종종 기업이 통제할 수 없는 사건들로 말미암아 악화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CEO나 조직 전체는 일부의 사고에 대해 조직이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을 부당하게 느낄 수도 있다.

 

사과의 두 번째 얼굴은 기업이 실수와 사과의 관계를 법적인 측면에서 고려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기업의 법률 고문들은 실수가 무엇이건 법률을 위반했는지 여부에 모든 초점을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법률 고문들은 사과가 피해자들과 공감하기 위한 노력이라기보다는 책임을 인정하는 행위로 해석될 수도 있고 심지어 회사가 소송에 휘말릴 수도 있다고 관리자들에게 충고할 수 있다. 사과와 법률적 책임 소재는 확실히 구분해야 한다. 효과적인 사과는 주장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감정과 관련 있기 때문이다. 법률적인 관점은 이미 많은 조직에서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 심지어 변호사와 적극적으로 상의하지 않는 리더조차도 사과가 행여 법적 문제를 야기하지 않을까 걱정한다.

 

DO

사과 메시지에 뉘우침을 담아라

GM은 이제 올바른 일을 하려 합니다. 가장 먼저 사고 희생자와 부상자들의 가족과 친구들께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정말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메리 바라 GM CEO

GM 자동차의 점화장치 결함으로 인한 리콜 파문과 관련해 열린 2014년 미국 의회 청문회에서

 

기업은 이런 식의 사고방식에서 탈피해야 한다. 대부분의 사과는 비용적인 부담이 거의 없고 오히려 막대한 가치를 창출한다. 우선 사과는 긴장된 상황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가끔은 소송에 대한 두려움이 한낱 기우로 끝나기도 한다. 병원 등 의료기관을 예로 들어보자. 오랜 세월 의료 전문가들은 의료사고로 환자가 상해를 입거나 사망하는 실수를 저질러도 절대 사과하지 말라는 충고를 들었다. 사과를 하면 병원이 의료소송을 당할 위험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와는 정반대 되는 결과를 보여주는 연구결과가 있다. 일부 병원이 실수를 저지른 의사에게 환자와 가족들에게 사과하도록 허용하거나 심지어 사과를 의무화했더니 오히려 의료소송 가능성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DON’T

즉흥적 사과

 

“이번 사태로 사람들의 삶에 막대한 피해를 끼치게 돼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나만큼 이번 사태가 마무리되기를 원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나는 내 삶을 돌려받고 싶습니다.”

 

토니 헤이워드 BP의 전 CEO

2010년 시추선 폭발의 여파로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름 유출 사태가 벌어진 것에 대해

 


 

사과를 꼭 해야 할까?

 

기업이 사과를 할지 여부를 결정할 때 관리자들은 위반행위의 본질과 심각성 정도는 물론이고 사과에 따르는 비용과 혜택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사과가 필요한지를 결정할 때 도움이 되는 4가지 질문이 있다.

 

1. 위반행위가 실제로 있었나? 아니면 있었다고 여겨지는가?기업의 사과는 해를 입힌 사실에 대한 전적인 혹은 부분적인 책임을 인정한다는 뜻을 내포한다. 따라서 사과를 하기 전에 선행돼야 하는 과정이 있다. 먼저 위반행위가 실제로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실제로 있었다면 이번에는 기업의 책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 과정은 상당히 어렵지만 그래도 이런 결정은 신속하게 이뤄질 필요가 있고 책임의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1999년 코카콜라가 직면했던 위기를 떠올려보자. 1999 68일 벨기에에서 한 학생이 코카콜라를 마신 후에 복통을 호소했다. 며칠이 지나지 않아 수백 명의 사람들이 코카콜라를 마신 후 열이 나고 어지러우며 메스꺼움을 느낀다고 호소했고 상당수가 병원 치료를 받았다. 처음에 코카콜라는 자사의 음료제품은 건강에 해롭지 않고, 다만 벨기에의 앤트워프Antwerp공장에서 병을 밀봉할 때 불량 이산화탄소를 사용하는 바람에 불필요한 공포심을 불러일으켰다고 주장하며 사태를 무마하는 데만 급급했다. 더글러스 아이베스터Douglas Ivester코카콜라 CEO는 사태가 잠잠해지기를 기대하면서공식적인 대응을 자제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말에 코카콜라는 프랑스, 독일, 벨기에에서 문제의 음료를 회수해야만 했다. 자그마치 5000만 병에 이르렀다. 처음 사건이 발생하고 1주일을 훌쩍 넘기고서야 비로소 아이베스터는 백기를 들었고유럽 소비자들에게 고통을 안겨드린 점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공개 사과했다.

 

아이베스터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코카콜라가 사과 여부를 신속하게 결정하기가 어려웠으리라 어렵잖게 짐작할 수 있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사람들은 어떤 내용이든 공식적인 성명을 발표하기 전, 내부 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비롯해 재발방지 대책을 정확히 알고 싶어 한다. 둘째, 사람들은 그저 문제가 관심에서 저절로 멀어지기를 바랄지도 모른다. 셋째, 사람들은 자신을 방어할 필요를 느끼고 비난이 부당하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크다. 솔직히 말해 코카콜라의 고위경영자들은 언론에 보도되는 건강 관련 문제가 과장됐을 뿐 아니라 소비자들이 호소하는 많은 이상증상도 자사의 제품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진심으로 믿었다.

 

그러나 기업들은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거나, 검사결과를 기다리거나, 또는 명확히 드러난 사실만을 주장하고픈 욕구를 극복해야 한다. 특히 기업의 리더는 사람들이 잠재적 문제행위를 어떻게 인식하는지 고려하고 그런 인식에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 사과는 심지어 사태의 진상과 책임소재를 명확히 밝히기 위한 조사가 진행 중일 때조차도 경영자들이 관심과 우려를 표명하고 조직의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다.

 

사과 여부를 결정할 때는심리적 계약psychological contract’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는 소비자, 직원, 사업파트너 등의 이해관계자들이 조직의 책임과 옳고 그름에 대해 갖는 기대치를 일컫는다. 심리적 계약은 종종 명시적 계약을 훨씬 뛰어넘는다. 그런 기대치를 이해하기 위해 관리자들은 해당 상황을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세계 최대 완구기업 마텔이 대화하는 인형 헬로 바비를 출시했을 때를 예로 들어보자. 헬로 바비는 인형에 달린 버튼을 눌러 어린이가 하는 말을 녹음해서 암호화한 후 인터넷을 통해 클라우드 서버로 전송하고, 서버에 있는 음성인식 소프트웨어가 어린이의 말을 분석해 적절한 반응을 인형에게 다시 보내 어린이와 대화를 나눈다. 마텔은 어린이의 이름과 어린이가 좋아하는 음식, 노래 등을 기억하는 헬로 바비의 능력이 독특한 셀링 포인트selling point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마텔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헬로 바비가 출시되자마자 비평가들은 사생활 보호에 문제가 있다고 일제히 지적했다. 마텔은 사생활을 침해할 의도가 조금도 없었지만엿듣는 바비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너무나 부정적이어서 소비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안전과 보안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공개 약속을 해야 했다. 이제 와서 얘기지만 마텔의 리더들이 조금만 다르게 생각했더라면 어린이들의 놀이를 녹음해서 인터넷을 통해 회사로 전송하는 장난감이 사생활 보호 문제를 야기할 수 있음을 능히 예상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페이스북도 마찬가지다. 만일 감정조작실험을 시작하기 전에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관점을 고려했더라면 어땠을까? 부정적인 여론의 상당 부분은 피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코카콜라의 사례에서도 미온적인 초기 대응이 아쉽기는 매한가지다. 비록 직접적인 연결고리가 밝혀지지 않은 상태일지라도 소비자들이 자사 제품이 건강에 해롭다고 생각하는 상황에서는 그런 인식에 대해 당장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어야 했다.

 

미안한 말이지만

미안하지 않습니다

 

사과하지 않는

당당함이 아름답다

 

가끔은 사과를 하지 않고 당당한 입장을 취하는 편이 합리적일 때도 있다. 예를 들어보자.

•인터넷 장비 생산업체인 시스코의 존 체임버스John Chambers CEO는 언젠가 혁신을 다루는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직원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그는 소규모 스타트업들을 설립하기 위해 팀들을 구축했는데 시스코는 나중에 그렇게 만들어진 기업을 예정된 가격으로 인수할 계획이었다. 결과적으로 이 프로그램은 일부 직원들을 부자로 만들어주었다. 그러자 나머지 직원들 사이에서 불만이 극에 달했다. 그러나 챔버스는 사과할 마음이 조금도 없었다. 그에게는 혁신과 관련한 확실한 신조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에게는 임금 평등보다는 혁신이 더 중요했다.

 

•패스트푸드 업계의 공룡인 맥도날드는 예로부터 자사 제품의 영양성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될 때면 좀 더 건강한 메뉴를 개발하고 제품의 크기와 양을 줄이는 전략으로 대응했다. 그러나 최근의 마케팅 캠페인에서는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태도를 보였다. 빅맥은그릭 요거트가 아니다라고, 샌드위치는절대 케일이 될 수 없다고 당당히 주장했다.

 

리더와 기업들이 비난이나 우려에 대해 당당한 태도로 자신들의 가치와 정체성을 수용할 때, 신뢰성과 힘을 획득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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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위반 사항이 핵심적인가, 아닌가?기업의 제품과 서비스, 그리고 사명에 절대적으로 중요한 핵심적인 활동이나 책임이 있다. 이외 다른 책임들은 부수적이거나 덜 중요하다. 가령 자동차에 운전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심각한 결함이 있다면, 혹은 어떤 식당에서 손님들이 집단식중독에 걸린다면, 그런 문제는 핵심적인 위반사항이다. 핵심적인 책임을 저버린 행위에 대한 좋은 예는 미국 최대 회계법인 중 하나로 거대 에너지기업이었던 엔론의 회계감사를 담당했던 아서 앤더슨Arthur Andersen사례를 들 수 있다. 아서 앤더슨이 지금은 역사에서 사라진 엔론의 재무보고서를 감사하고도 엔론이 저지른 대대적인 회계부정행위를 적발하지 못했을 때, 이는 회계법인으로서 자사의 핵심적인 책임을 저버린 행위였다.

 

모든 위반행위가 기업 운영에 필요한 핵심기능을 포함하지는 않는다. 위반행위에는 핵심기능과 상관없는 업무상의 기능이 포함될 수도 있다. 가령 애플을 비롯해 특히 여러 다국적기업들은 조세를 최소화할 목적으로 이전가격transfer pricing[1]을 비롯해 여타의 금융기법들을 사용해서 비난을 자초했다. 이런 조세편법은 납세를 시민의 의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깊은 상처를 준다. 또한 비록 전부는 아닐지라도 최소한 일부 고객은 그것을 명백한 위반행위로 여긴다. 그러나 그것은 핵심적인 위반행위는 아니다. 세무회계가 그들 기업의 중심활동이 아니기 때문이다.

 

핵심적인 위반행위는 조직의 사명에 근본적인 위협을 가한다. 따라서 진심 어린 확실한 사과가 절대적이다. 자칫 잘못된 사과 하나가 심각한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물론 비핵심적인 위반행위를 저지른 기업은 선택과 행동의 여지가 훨씬 더 크겠지만 그런 경우도 사과를 하는 게 필요하고 심지어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

 

DO

사과 메시지에 솔직함을 담아라

 

“우리 회사의 형편없고 미숙한 일 처리로제품에 대한 수요를 맞추지 못하고회사도 저도 이런 일에 너무나 서툽니다.… 모든 분들께 사과 드립니다.”

민 량-Min Liang-Tan, 레이저의 CEO

2014 4월 게임용 노트북의 배송지연에 대해 사과하면서

 

3. 대중의 반응은 어떨까?간혹 오직 한 사람 혹은 소규모 집단에게만 해를 입히는 위반행위가 개인적인 문제로 조용히 마무리될 때도 있다. 그러나 트위터, 인스타그램, 옐프, 페이스북 등의 SNS가 지배하는 오늘날에는 신중해야 한다. SNS 덕분에 고객 한 사람의 불만이 입소문을 타고 널리 퍼져 수백만 잠재고객들의 인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명심하라. 심지어 호미로 막을 수 있는 작은 위반행위가 가래로도 막을 수 없는 홍보의 대재앙으로 비화될 수 있다.

 

2008년 유나이티드항공의 씁쓸한 경험이 대표적이다. 캐나다 핼리팩스를 출발해 미국 네브래스카로 가던 유나이티드 소속 여객기에서 벌어진 일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어떤 캐나다 가수가 기타를 수하물로 부쳤는데 비행 중에 기타가 심하게 망가졌고, 유나이티드의 불성실한 고객서비스로 분통터지는 경험을 했다. 인터넷이 없던 시절이라면 아마도 이 사건은 개인적인 경험으로 묻혔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SNS 덕분에 세상이 달라졌다.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소설의 주인공이 된 그 가수는 “United Breaks Guitars유나이티드가 기타를 부수었네라는 제목의 노래를 만들어 유튜브에 올렸다. 그의 동영상은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첫날에만 조회 수가 15000건에 육박했다. 지금까지 누적 조회 수가 1400만 뷰를 넘는다. 결국 유나이티드의 고객서비스 담당 전무인 롭 브래드포드Rob Bradford는 그 가수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사과를 해야 했다. 또한 유나이티드가 고객서비스를 개선하는 데 그 동영상을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특정 사건에 대한 잠재적 반응을 예측할 때 기업은 당사자의 상대적인 규모와 사회적 신분격차를 고려해야 한다. 가령 유나이티드, 구글, 월마트, 미국 정부같이 사회적 신분이 높고 강력한 대규모 조직이 사회적 신분이 낮고 권력도 없는 개인이나 집단을 상대로 위반행위를 저질렀다고 하자. 그리고 영세사업체가 무언가를 위반했거나 오직 부자들 혹은 기업들에만 해를 가하는 위반행위가 발생했다고 하자. 당연한 말이지만 전자가 후자보다 대중의 분노를 살 가능성은 물론이고 사과해야 할 가능성도 더 크다.

 

4. 기업에 변화의지가 있는가?사과 여부를 판단할 때 리더들이 필히 고려해야 하는 또 다른 사항이 있다. 조직이 행동을 변화시킬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 그리고 변화능력은 어느 정도인지가 그것이다. 행동 변화의 능력이 없거나 의지가 없다면 사과 메시지는 별다른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그런 사과는 설득력 없는 공허한 울림에 지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2013년에는 미국의 유통업체인 타깃이, 2014년에는 대표적인 주택용품 판매업체인 홈디포가 고객들의 신용카드 정보를 해킹당하는 사이버보안사고로 곤혹을 치렀다. 만일 타깃과 홈디포가 재발 방지를 위해 새로운 절차를 도입하겠다는 약속을 하지 않았더라도 그들의 사과가 효과적이었을까? 그렇지 못했을 것이다. (한편 대중이나 소비자가 특정 행위를 위반행위로 생각할지라도 기업들이 그것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하는 편이 합리적일 때도 있다. 그런 사례에 대해 알고 싶다면미안한 말이지만 미안하지 않습니다를 참고하라.)

 

가끔은 관리자들이 새로운 행동방침에 지나치게 초점을 맞추는 바람에 사과의 당위성을 잊곤 한다. 그것은 명백한 실수다. 뉘우치는 마음을 보이지 않는다면 어떤 사과도 위반행위를 눈가림하려는 시도로 비춰질 가능성이 크다.

 

[1]특수 관계에 있는 둘 이상의 기업 간 거래에서 설정하는 가격을 조작해 조세부담을 경감하려는 행위역주

 

사과의 공식: 올바른 사과 방식

 

안 한다면 몰라도 일단 사과하기로 결정했다면 제대로 해야 한다. 좋은 의도를 가진 노련한 조직들이 사과를 완전히 망치는 경우는 놀랄 정도로 많다. 좋은 사과는 균형을 다시 세우거나 심지어 관계를 개선할 수도 있는 반면 나쁜 사과는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 올바른 사과의 기본 틀로서 기업들은 사과의 5대 요소(누가, 무엇을, 어디서, 언제, 어떻게)를 신중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누가.심각하고 핵심적인 위반행위일수록 고위직이 사과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필요하다면 CEO가 직접 나서야 할 때도 있다. 가령 실수를 저지른 어떤 직원처럼 명백한 위반자가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를 포함시켜도 좋다. 그러나 위반자가 사과를 할 만한 높은 지위가 아니라면 되레 피해 당사자들이나 대중을 화나게 만들 위험이 있다. 조직이 위반행위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충 차려 입는 것보다 제대로 격식을 갖춰 입는 편이 낫다는 말이 있듯 확신이 없을 때는 차라리 고위경영자가 사과하도록 하라.

 

예를 들어 타깃은 고객정보 유출사고가 터진 바로 다음 날에 당시 CEO였던 그렉 스타인하펠Gregg Steinhafel이 직접 사과성명을 발표했다. 또한 제트블루 소속의 여객기가 승객들을 태운 채 8시간 동안 활주로에 갇혔을 때 당시 COO였던 롭 마루스터Rob Maruster는 유튜브를 통해 사과 동영상을 공개했다.

 

때로는 누구에게 사과할지를 결정하기가 아주 쉬울 때도 있지만 여기서도 실수가 끼어들 여지가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이와 관련한 좋은 예가 있다. 미국 최대 요가 용품업체로 요가복 업계의 샤넬로 불리는 룰루레몬의 창업자인 칩 윌슨Chip Wilson은 인터뷰 중에 여성의 신체에 대한 부적절한 언급으로 비난 여론에 직면했다. 윌슨이 어떤 인터뷰에서 룰루레몬의 요가 바지가 일부 뚱뚱한 체형의 여성에게는 적합하지 않다고 말실수를 한 것이 화근이었다. 그러자 그는제 불찰로 여러분에게 이런 고통을 안겨줘 심히 유감스럽습니다라고 유튜브에 사과 동영상을 올렸다. 하지만 그는 사과 이후 더욱 호된 비난을 받았다. 사과의 대상이 잘못된 까닭이었다. 윌슨의 사과는 자신의 발언으로 상처를 입은 여성들이 아니라 룰루레몬 직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였다. 효과적인 사과는 한 사람이든, 여러 사람이든 피해를 입은 당사자에게 직접 전달돼야 한다. 피해자들이 많고 넓은 지역에 분산돼 있다면 언론이나 소셜미디어를 통해공개사과하는 방법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무엇을.이것은 사과의 내용을 말한다. 즉 어떤 말을 들려주고,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인가? 여기에서는 3가지 목표를 염두에 둬야 한다. 솔직함, 뉘우침, 변화의지.



 

최고의 사과는 솔직함을 포함한다. 그런 사과는 한 치의 모호함이나 오해의 여지를 남기지 않는다. 또한 조직이 잘못으로 인한 피해와 책임을 인정한다는 메시지를 확실히 전달한다. 게임기기 전문업체인 레이저가 2014년 게임용 노트북 블레이드Blade의 선주문 물량을 제때에 배송하지 못했을 때 CEO가 발표한 솔직한 사과를 떠올려보라. “우리 회사의 형편없고 미숙한 일 처리로 제품에 대한 수요를 정확히 예측하지도, 충분한 공급 물량을 확보하지도 못했습니다. 회사도, 저도 이런 일에 너무나 서툽니다. 우리가 신제품을 출시할 때마다 오랫동안 기다려야 했던 모든 고객께 사과 드립니다.”

 

조직의 사과가 방어적으로 들리거나 위반행위를 정당화하려는 시도처럼 보여서는 절대 안 된다. 하지만 자세한 설명과 정보제공은 도움이 될 수 있다. 예컨대 항공사가 기술적인 문제로 인한 지연에 대해 사과한다고 하자. 이럴 때는 어떤 부품이 고장을 일으켰고, 수리를 어떻게 하고 있으며, 예상 소요시간이 얼마고, 일단 수리하고 나면 안전상의 위험이 전혀 없는 이유 등을 정확히 설명한다면 더욱 효과적인 사과가 될 수 있다. 기관의 사과institutional apology의 한 종류인 군대 전사통지서가 좋은 예다. 일반적으로 전사통지서에는 전사한 군인이 참전했던 군사 임무의 전반적인 상황에 대한 설명이 포함된다. 전사 시 상황에 대한 정보를 어느 정도 알고 나면 피해자들은 좀 더 폭넓은 정황적 배경과 조직의 관점을 이해할 수 있다.

 

효과적인 사과는 뉘우침도 표현한다. 감정조작실험에 대한 페이스북의 부적절한 대응에 대해서는 앞서 알아봤다. 그러나 2006년 페이스북이 야심 차게 소개한 뉴스피드 기능에 대해 사용자들의 불만과 우려가 폭주했을 때는 대응이 전혀 달랐다.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CEO우리가 이 일을 완전히 망쳤습니다로 시작하는 완벽한 서면 사과성명을 발표한 것이다. 사과문에서 그는일을 제대로 못했다’ ‘실수’ ‘이 점을 몰랐다’ ‘커다란 실수‘유감스럽게 생각한다같은 단어들을 사용했다. 심지어는 집단으로 항의해준 단체들에 고맙다고도 했다. “이토록 많은 사용자들을 화나게 하지 않았다면 좋았겠지만 그럼에도 나는 우리가 여러분의 말을 들을 수 있어 기쁩니다.” 그가 선택한 단어들은 뉘우침이 담겼고, 자기 비하적이었다. 그래서 효과적이었다.

 

효과적인 사과의 세 번째 요소는 변화의지다. 사과는 위반행위를 저질렀던옛 자아old self’와 확실한 선을 긋고 대신에 비슷한 행위를 저지르지 않을새 자아new self’를 창조해야 한다. 때로는 실수를 저지른 직원이 해고되기도 한다. 때로는 타깃과 홈디포의 고객정보 유출사건에서처럼 새로운 절차가 도입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조직들은 외부 권위자에게 사건조사를 맡기고 그들이 제안하는 변화권고안을 구현하기로 약속함으로써 목적의 진정성seriousness of purpose을 증명할지도 모른다.

 

2014년 캐나다 밴쿠버에서 한 택시기사가 병원에서 공항으로 엄마와 아픈 아이를 태우고 가는 도중 길가에 이들을 버리고 가버린 사건이 있었다. 당시 밴쿠버 택시조합이 보여준 반응은 변화의지에 대한 모범적인 예다. 택시기사는 그들이 병원에서 발급한 택시요금 할인권을 사용하려 한다는 사실을 알고 난 후 사실 여부를 떠나 회사가 할인권을 받아주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이런 짓을 저질렀다. 여담이지만 그의 회사는 사실 할인권을 받아준다. 어쨌든 밴쿠버 택시연합은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해 즉각 유감의 뜻을 표명했을 뿐 아니라 확고한 변화의지를 증명했다. 문제의 택시기사를 자격 정지시켰고, 모든 택시가 지역의 병원들에서 발행한 할인권을 의무적으로 수취하도록 명시한 명확한 정책을 도입했다.

 

이제는무엇 3가지 구성요소인 솔직함, 뉘우침, 변화의지가 빠진 사과에 대해 알아보자. 2009년 미국의 대표적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로이드 블랭크페인Lloyd Blankfein CEO대침체Great Recession로 이어졌던 자사의 불특정 행위에 대해 모호한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의 사과는 거센 비난을 받았다. <뉴욕타임스>는 사설에서그의 발언은 사과의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 무엇에 대해 사과한다거나 누구에게 사과한다는 말을 한마디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꼬집었다. 뿐만 아니라 블랭크페인은 골드만삭스를 어떻게 변화시킬지에 대한 설명도 빠뜨렸다.

 

하지만 블랭크페인은 그 일로 교훈을 얻었다. 그는 대중의 거센 반발이 이어지자 또 다른 기자회견을 열어 골드만삭스가명백히 잘못된 일들에 참여했고 이를 반성하고 사과한다며 백기를 들었다. 아울러 중소기업들이 경기 침체를 극복할 수 있도록 5억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사과는 이전 사과보다 훨씬 솔직했고 뉘우침을 표현했으며 변화의지를 보여줬다.

 

어디서.만일 기업이 사과의 도달 범위를 스스로 통제하고 싶다면 사과 창구가 매우 중요하다. 어떤 창구를 선택하냐에 따라 메시지의 전달 범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조직은 때로는 신문처럼 광범위한 청중에게 도달하는 서면 성명서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곤 한다. 2013년 고객정보 유출사고로 곤혹을 치렀을 당시 타깃이 그랬고, 몇몇 신문사들의 불법 전화해킹 스캔들이 터졌을 때 영국의 미디어 그룹 뉴스 인터내셔널도 그랬다. 좀 더 개인적인 사과 창구로는 CEO나 여타의 경영자가 카메라 앞에서 사과성명을 발표하는 동영상을 들 수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제트블루의 마루스터 COO의 사과 동영상이다. 청중이 있든, 없든 육성으로 들려주는 구두 성명서를 사람들은 더욱 중요하게 받아들인다. 또 어떤 경우에는 리더가 여객기 추락지점, 산업재해 발생장소 등등 위반행위가 벌어진 현장을 직접 찾는 편이 더욱 효과적일 수도 있다. 이런 행보는 카메라에 노출될 기회를 제공할 뿐 아니라 경영자가 피해 현장을 몸소 둘러보고 피해자들에게 직접 사과할 만큼 개인적으로 관심과 신경을 많이 쓰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것에 대한 좋은 예가 있다. 2005년 사우스웨스트항공 소속 여객기가 시카고 미드웨이공항 활주로에서 미끄러지면서 6세 소년이 사망하고 9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러자 게리 켈리Gary Kelly CEO는 곧장 시카고로 날아가서 부상자들이 입원한 병원을 방문했고, 기자회견을 열었으며, 몇 번이고 거듭 사과의 말을 했다. 결국 그는 이런 세심함으로 많은 찬사를 들었다.



 

하지만 관리자들은 이런 접근법이 양날의 칼임을 명심해야 한다. 즉 위험이 따른다는 말이다. 현장에서의 대면 사과는 리더를 통제할 수 없는 환경으로 몰아넣는다.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서 사과할 때 상대방이 사과를 받아준다면 효과적일 수 있다. 그러나 사과를 받아주지 않는다면 공개적인 대립상황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다. 또 때로는 공개사과가 언론플레이로 여겨질 때도 있다. 한편 소셜미디어는 사과 창구 선택의 계산법을 크게 바꿔놓았다. 오늘날에는 기업의 서면 성명서가 공유되고 리트윗되는 과정을 통해 통상 저녁 뉴스에서 그 소식을 접하는 사람들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되기 때문이다.

 

언제.좋은 사과는 신속함이 생명이다. 속도는 진실성을 보여주고, 경영자들이 자신의 책임에 대해 확신이 없거나 불분명하다는 인식을 말끔히 불식시킨다. 가끔은 기업들이 합리적인 이유로 사과 시기를 미룰 때가 있다. 대표적인 예로 앞서 알아본 1999년 코카콜라 사태와 감정조작실험에 대한 페이스북의 대응을 들 수 있다. 코카콜라는 사과보다는 건강에 대한 고객들의 공포증과 그것의 근본 원인을 조사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했다. 한편 페이스북이 감정조작실험에 대해 늑장 사과한 부분적인 이유는 강력한 변화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완벽하게 구성된 계획을 제안하고 싶었기 때문으로 짐작된다. 신중해지고 싶은 마음도 물론 이해된다. 그러나 침묵보다는판에 박힌사과일지라도 신속하게 사과하는 편이 낫다고 본다. “우리는 아직도 사건의 진상을 정확히 알기 위해 사실과 정보를 확인하는 중입니다. 결과야 어찌 나오건 이번 일로 폐를 끼쳐 고객과 직원 여러분께 깊이 사과 드립니다. 아울러 재발 방지를 위한 계획을 수립 중이라는 사실도 알려드립니다. 이번 주말까지 세부사항을 확정해 다시 알려드리겠습니다.”

 

DON’T

번지 수가 잘못된 사과

 

“신중하지 못한 내 행동으로… 룰루레몬의 직원들이고통을 받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여러분에게 이런 고통을 안겨줘 심히 유감스럽습니다.”

 

칩 윌슨, 룰루레몬의 창업자

2013년 룰루레몬의 요가 바지가 속이 지나치게 비친다는 소비자들이 불만이 폭주하자 그것은 일부 뚱뚱한 체형의 여성들이 입었기 때문이라는 황당한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른 후 사과하면서

 

신속한 사과가 바람직하지만 사과를 위한 기회의 창이 완전히 닫히는 법은 없다. 더군다나 늑장사과라도 사과를 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피해자들이 많다. 2014년 점화스위치 결함이 불러온 리콜 사태에 대해 GM의 메리 바라Mary Barra가 했던 사과를 떠올려보라. GM은 그 문제를 10년 전부터 알고 있었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지만 늦게나마 바라가 사과했고, 대중은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GM은 이제 올바른 일을 하려 합니다. …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정말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바라는 직원들에게도 그런 행위는 도저히용납할 수 없는일이라고 못을 박았고, 그 문제를 은폐한 책임이 있다고 지목된 15명의 고위 리더들을 해고했다. GM의 경우처럼 전임 CEO는 어떤 위반행위에 대해 사과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지만 새 CEO는 사과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 조직은 시간이 얼마나 흘렀던 사과를 해야 한다.

 

어떻게.사과를 하는 방식도 사과에 담긴 내용 못지 않게 중요하다. 이럴 때는 저커버그가우리가 이 일을 엉망으로 망쳤다는 문구를 사용했듯이 비형식적인 언어와 개인적인 소통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냉동 피자 브랜드인 디지오르노DiGiorno가 매출 증가를 위해나는 피자를 먹으려고 떠나지 않았다는 뜻으로 #WhyIStayed라는 해시태그를 사용했을 때를 떠올려봐도 좋다. 알려진 대로 #WhyIStayed는 디지오르노가 처음으로 사용한 해시태그가 아니었다. 가정폭력에 관한 온라인 토론장에서 피해 여성들이내가 왜 가정폭력을 당하면서도 도망치지 않았나라는 의미로 이미 사용되고 있었다. 그러나 디지오르노의 주장에 따르면 처음에는 그런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한다. 그리고 그 사실을 알게 됐을 때 디지오르노는 최초 트윗을 삭제했을 뿐 아니라 다음과 같은 사과문을 올렸다. “천 번, 만 번 고개 숙여 사죄 드립니다. 게시물을 작성하기 전에 그 해시태그가 어떤 의미로 사용됐는지 미처 알지 못했습니다.” 디지오르노는 분노와 불쾌한 감정을 표현한 트위터 사용자들에게 일일이 사과 트윗을 보냈다. 예를 들어보자. “@ejbrooks 엠마 브룩스 님, 무슨 말로 사과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저의 진심 어린 사과를 받아주십시오.”

 

DO

사과 메시지를 확실히 알려라

 

“저희는 그 동안 제트블루를 믿고 이용해주신일부 고객을 실망시켜드렸다는 것을 잘 압니다. 실망감을 안겨드려 진심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롭 마루스터, 제트블루의 전 COO,

2011년 거의 8시간 동안 활주로에 갇히는 악몽을 경험한 승객들에게 공개 사과한 유튜브 동영상에서



 

서면 성명서는 신속하게 방송을 타는 장점이 있지만 가끔은 적절한 사과방식으로 연설이 더 쉬울 때도 있다. 리더는 연설 중에 감정과 겸손과 공감을 전달하기 위해 비언어적 단서를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뉘우침의 감정은 얼굴 표정으로 보여줄 수 있고 변화의지는 열정적인 제스처를 통해 효과가 배가될 수 있다.

 

그러나 대면 사과는 잘하기가 매우 어려운 측면도 있다. 특히 비즈니스 리더들은 평소 힘과 자신감을 표현하는 데 익숙한 터라 적절한 뉘우침의 메시지를 전달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개중에는 철저한 계획과 리허설이 필요한 경우도 더러 있다. 리더가 잘못된 사과방법을 선택해서 곤혹을 치른 대표적인 사례는 BP의 토니 헤이워드Tony Hayward CEO. 2010년 멕시코만에서 시추선 딥워터 호라이즌이 폭발해 다량의 기름이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런 재앙의 한가운데서 당시 BP CEO였던 헤이워드는 다음과 같은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번 사태로 사람들의 삶에 막대한 피해를 끼치게 돼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나만큼 이번 사태가 마무리되기를 원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나는 내 삶을 돌려받고 싶습니다.” 이것은 그야말로 사오정 같은 발언이었고 사전 준비 없이 즉석에서 이뤄지는 즉흥적인 사과가 얼마나 위함한지 여실히 보여준다. 후일담이지만 헤이워드는 그 일이 있고 몇 주 후 사임했다.

 

사과를 준비하라

 

대개의 경우 위반행위가 기업의 사명에서 중요할수록, 또한 피해자 수가 많을수록 5대 요소를 완벽히 충족하는 사과가 더욱 절실하다. 핵심적인 위반행위일 경우 사과의 모범답안은 이렇다. ‘무엇을은 확고한 변화의지를 전달하고, ‘누가는 고위 리더여야 하며, ‘언제는 가능한 신속해야 하고, ‘어디서는 대중에게 널리 노출되는 창구가 바람직하며, ‘어떻게는 깊은 진심을 담고 공감을 표현해야 한다.

 

일부 산업에서는 사과를 할 상황이 자주 발생하는 바람에 사과를 하나의 과학으로 승화시킨 경우도 있다. 가령 식당은 업종의 특성상 실수가 나올 수밖에 없다. 주문을 잘못 받거나, 주문과 다른 음식을 내놓거나, 계산을 잘못하는 것 등이 그 예다. 그리고 손님들은 그런 실수가 발생했을 때 책임자가 곧바로 찾아와서 사과하고 무료 디저트처럼 조그만 성의 표시를 기대한다. 언젠가 리츠칼튼호텔은 모닝콜을 예약한 여자 투숙객에게 정해진 시간에 모닝콜을 해주지 않은 적이 있었다. 그 바람에 투숙객은 중요한 회의에 늦고 말았다. 그러자 프런트데스크의 책임자가 곧바로 사과했고 아침식사를 무료로 룸서비스하겠다고 약속했다. 뿐만 아니라 투숙객이 저녁에 호텔로 돌아와보니 호텔 총책임자의 친필 사과메모와 함께 신선한 딸기와 말린 과일, 사탕이 놓여 있었다. 그 투숙객은 지인들에게 리츠칼튼에 대해 험담을 늘어놓기는커녕 자신이 받았던 최고급 서비스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았다.

 

조직이 어떤 종류의 위반행위에 대해 사과할지, 그리고 어떻게 사과할지에 대해 미리 정해두는 편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우리는 역할극과사과 리허설을 제안한다. 이런 노력은 엄밀히 말하면 피해대책은 아니다. 제대로 된 사과는 고객, 직원, 대중과의 관계를 발전시킴은 물론이고 실수를 저지르기 전과 비교해서 조직의 포지셔닝을 개선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이것이야말로 모든 리더가 열망하는 결과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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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스 E. 슈바이처, 앨리슨 우드 브룩스, 애덤 D. 갤린스키

모리스 E. 슈바이처(Maurice E. Schweitzer)는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경영대학원의 세실리아 옌 구(Cecilia Yen Koo) 교수다.

앨리슨 우드 브룩스(Alison Wood Brooks)는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경영학과 조교수다.

애덤 D. 갤린스키(Adam D. Galinsky)는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의 비크람 S. 판디트 경영 교수(Vikram S. Pandit Professor of Business).

갤린스키와 슈바이처는의 공동 저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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