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1-12월(합본호)

‘록 스타’ 보스의 특징
잔피에로 페트리글리에리(Gianpiero Petriglieri)

Leadership

 

‘록 스타보스의 특징

잔피에로 페트리그리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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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타입의 보스가 있다. 강한 자부심, 그리고 뜨거운 열정으로 좌중을 압도하는 그런 타입 말이다. 이런 보스들은 직원들과 솔직하게 소통하면서도 그들의 사기를 꺾지 않고 더 열심히 일하도록 독려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가졌다. 이런 보스들은 인기가 높기 마련이므로록 스타(rock star)’라고 불리곤 한다. 어떤 기업은 소수의 록 스타를 보유하고 있고, 어떤 기업은 거의 없다. 실제 록 가수 중에서는 어떨까. ‘록 스타라 불리는 사람은 많지만, ‘보스’라고 불리는 사람은 단 한 명뿐이다. 브루스 스프링스틴Bruce Springsteen이다. 그는 이번 가을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새로운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공연은 최근 발간된 스프링스틴의 자서전인
의 내용과 음악을 결합한 솔로 무대로 꾸며졌다. 이 공연이 자서전의 내용을 그대로 반영한다면 경영이나 리더십 강연과 비슷할 것이다. 물론 유명 전문경영인, 정치인 혹은 육군 장성의 강연보다 좀 더 시적인 면이 많겠지만 말이다.

 

아티스트도 매니저이자 리더다. 밴드가 팀워크를 이루어 공연을 이어가려면 누군가가 경영을 잘 해야 한다. 하지만 밴드의 리더십은 기업, 국가, 군대에서 볼 수 있는 리더십과는 다르다. 정반대일 때도 있다. 스프링스틴은자연스러운 파괴natural subversion’가 가능한 것이 예술이라고 말한다. 우리 사회에는, 예술을 통하지 않고서는 제 목소리를 낼 수도 없는 사람들이 있다. 사회지도층 리더들이 예술을 칭송하고 예술작품을 구입할 수는 있지만 이들은 예술을 지배할 수 없다. 아티스트의 리더십이 신뢰를 얻는 이유가 이것이다. 아티스트는 작품을 통해 보통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한다. 그렇지 않다면 아무런 힘도 쓰지 못하는 게 예술이다.

 

 

 

스프링스틴이 가장 좋은 사례다. 그는 (자신의 표현에 따르면) ‘미국 산업화의 트라우마를 노래로 옮기는 작업을 지속해 왔다. 경제학자들이 아메리칸 드림의 종말을 고하기 훨씬 이전부터 노동자의 애환을 담은 노래로 그들을 위로했다. 수십 년째 부르고 있는 ‘The River’라는 노래에는꿈이 실현되지 않는다면 그 꿈은 거짓일까 아니면 더 나쁜 무언가일까라는 가사가 있다. 그러나 이렇게 쓸쓸한 노랫말들과는 달리 그는 바로 그을 계속 살려온 사람이다. 그의 커리어는 자신의 노래에 등장하는 영웅들처럼 상징적이다. 스프링스틴의 노래 속에서, 또 그의 자서전에서 사람들은 집, 일자리 그리고 사랑을 잃는다. 하지만 열정과 자존심만은 놓지 않는다.

 

스프링스틴이 자서전에서 최고의 경영자와 리더가 갖춘 덕목으로굴하지 않는 희망resilient hope’을 꼽는 것도 놀랍지 않다. 신념을 지키되, 상실감과 두려움이 존재하는 진실을 똑바로 쳐다볼 때 발견하는 그런 희망 말이다. 역경을 피하지 않고 역경 속을 헤쳐 나갈 때 발견하는 그런 희망 말이다. 나는 그의 리더십에서 다음의 세 가지를 배웠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그들의 상상력에 맞춰라.

비즈니스 관점에서 보면 스프링스틴은 구세대적인 생각을 가진 보스다. 그는 오직 두 가지를 믿는다. 거친 사랑, 그리고 시장의 힘이다. 그는 자서전에서오래가는 록앤롤 밴드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깨달음으로 귀결해야 한다라고 서술했다. (여기서 그는오래가는이라는 단어를 이탤릭체로 표기하며 특별히 강조했다. 예술가이든, 어떤 문화이든, 혹은 기관이든 오래 가는 게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 보는 것이다. 그는정점에 있을 때 그만두자라는 것은 허튼 소리라고 생각한다.) 그 기본적인 깨달음이라는 것은 이렇다. 첫째, ‘당신 옆에 서있는 사람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사람이다. 그리고 그 사람도 자기 옆의 사람이나 당신을 똑같이 생각해야 한다.’ 둘째, ‘모든 사람은 돈이 궁하다.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돈을 쓰고 있으며 현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를 일류 경영대학원에서 쓰는 표현으로 바꾸자면공감인센티브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스프링스틴은 리더십에 대해서는 독특한 생각을 갖고 있다. 그는음악 세계에서는 관객들의 상상력에 맞추어가며 봉사해야 한다라고 리더십을 정의한다.(상상력에 맞추라는 말은 나폴레옹이 주장한리더는 희망을 파는 상인dealers in hope’이라는 말과 대치된다.)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행운을 잡는다면, 다른 사람들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명확한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우리라는 것이 과연 존재하는지 의심스럽고 믿을 수 없겠지만, 그 증거를 보여주기 위해서 여기 내가 왔다라고 말하면서 말이다.

 

이 말에서여기 내가 왔다라는 부분이 모든 것의 시작점이다. 리더십은 내가 무대에 와 있다는 것 자체에서 시작한다. 그런 다음 내가 몸을 움직이면 공연이 시작되고 관객들의 열기와 음악이 공연장을 채우게 된다. 리더의 임무는 모두에게공동체라는 정체성을 부여하며, 불분명한 관념을 구체적인 생각으로 바꾸는 것이다. 리더의 정당성은 그가 어떻게노래 안에서 사는가에서 생겨난다.

 

 목적에 맞는 실력을 키워라.

 젊은 시절 스프링스틴은 매일 밤 저지 쇼어Jersey Shore근처의 바에서 노래하며 인기를 얻고 있었지만, 마음 한구석이 허전했다. 그는 “‘그곳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내가 가진 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하는 동시에, 내가 가지지 않은 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도 생각해야 한다라고 술회했다.

 

그의 노래 가사에는그곳이란 모호한 단어가 자주 나오지만 이를 명확히 규정하고 있지 않다. 오히려 그의 팬들이 모호함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여지를 줬다. ‘그곳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노선을 취하고, 이를 끝까지 지키려 노력하며, 그 와중에도 언제든 떠날 준비를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소중한 것을 지키되 도망갈 자유를 버리지는 않는 것이다. ‘그곳이 불분명하다고 해도 한 가지 사실만은 확실하다. ‘그곳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실력을 연마하는 과정에서 목적이 나를 찾도록 할 수 있다. 그러나 목적만을 찾아 헤매는 과정에서 실력이 저절로 생길 것이라고 기대해선 안 된다.

 

스프링스틴 본인도 오랜 세월 동안 확고한 목적 없이 활동했었다. 자신의 일이 의미가 있고 다른 사람들에게 소중하다고 생각하지 못한 것이다. 그는 “1977년이 되자 불운한 출생, 개인사 그리고 장소 등의 족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전통적으로 미국인들이 지향해온 자유다. 하지만 무엇인가 잘못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개인적인 생활의 자유personal license를 얻는다는 것과 진정한 자유 사이의 간극이 크다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자위행위가 섹스를 대체하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다라고 고백했다. 이는 목적이 확립되는데 오랜 시간이 필요하고, 야망이나 의혹만이 아니라 오랜 행동과 만남이 있어야 함을 보여준다.


몇 년 후,
스프링스틴의 음악활동에 큰 변화가 생겼다. 그는리버River콘서트 투어 때 아메리칸 드림과 미국의 현실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것이 팬들에게 즐거운 시간을 선사할 뿐 아니라 나의 사명이 아닐까라고 생각했다. 우리 밴드가 존재하는 이유에 뚜렷한 명분을 실어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목적은 명분을 확고하게 하고, 기억하고 상상할 만한 스토리를 만들고, 목적지를 정할 수 있게 한다. 스프링스틴은 그의 음악과 그 음악이 가진 목적의 차이를 확실히 알았다. 뉴저지의 바에서 혹은 공연장에서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되, 아메리칸 드림을 저버리지 않고 되살리는 것 말이다.

 

 

목적은 일의 방향을 명확히 설정하게 한다. 스프링스틴은 삶의 목적뿐만 아니라 고통에 대한 자기고백도 서슴지 않았다. 그의 삶과 음악활동은 고통의 연속이었다. 그는 심한 우울증, 내면적 갈등, 재능에 대한 고민, 자기 번뇌를 겪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고통에 가슴 아파했다. 그는 끊임없이 고통을 느끼며 그 고통을 음악적으로 잘 승화시켰다.

  

사랑은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변화시킨다. 반성은 내가 오래 갈 수 있게 만들어 준다.

 

더 나은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자기인식을 통해 내면의 힘을 키워야 한다. 누구나 이 말을 잘 알고 있고, 그래서 자서전들은 종종 훈계하듯이나처럼 하라고 서술되어 있다. 반면 스프링스틴의 자서전은 자기인식의 중요성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본다.

 

그의 자서전은 자기반성에 대한 내용을 많이 담고 있지만 결론이 불분명하고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고통은 그의 생애 내내 풀리지 않는 퍼즐로, 또 삶의 지배자로 남았다. 그에게 진정으로 힘이 되었던 것은 사랑과 노래이다. 그는 친구, 가족 그리고 심리치료사의 도움과 사랑으로 그가 겪은 고통을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노래로 승화시켰다. 그는고통에 대해 노래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의 영혼이 함께하면 우울한 감정은 사그라든다라고 말했다.

 

셰익스피어의 햄릿에서도 볼 수 있듯이 자기반성이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다. 자기반성을 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회의감에 빠지게 된다. 이는 오히려 좌절감만 부추길 뿐이다. 더 올바른 행동을 하기보다는 기존 태도를 유지하게만 한다. 따라서 탈선의 유혹에 빠지지 않고, 꿈이 집착으로 바뀌지 않도록 노력함으로써 현재의 문제를 직시해야 한다.

 

 

자기 내면의 목소리에 오랜 시간 귀를 기울인 결과, 스프링스틴은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그들의 삶을 노래할 수 있게 됐다. 그는나의 노래는 자전적 요소가 많다고 말한다. 그의 자서전은 그가 추구한 가치나 그 자신에 대해서 자세히 서술하고 있지 않지만, 다른 저명인사들의 이야기를 많이 담고 있다.

 

그는밥 딜런Bob Dylan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진실을 파헤쳤다. 빛과 그림자 속에서 허상과 기만의 베일을 거둬냈다라고 말했다. 스프링스틴 밴드에서 피아노를 맡다 작고한 대니 페데리치Danny Federici손가락과 심장이 단거리 고속도로처럼 바로 연결된 낙관적 운명론자라고 묘사했다. U2매순간 모든 것을 위해 연주하는 밴드라고 칭송했다. 이러한 서술이 그와 그의 밴드에도 적합한 표현이라면, 이는 스프링스틴이 다른 리더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시선을 바깥쪽으로 돌렸을 때 가장 최고의 집중력을 보여줬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과정이 진정성 있는 리더를 만들고, 이 진정성이 그들의 일에 바로 투영된다.

 

브로드웨이의 스프링스틴 공연은 그가 수년간 공연했던 무대 중 가장 작다. 이는 새로운 느낌의 무대지만, 그가 벗어나고자 발버둥쳤던 과거의 바나 공연장을 연상시킬 것이다. 그가 브로드웨이의 작은 공연장을 선택했다는 사실은 자서전의 다음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아마도 가장 훌륭한 부분일 것이다.

 

히트곡 ‘Born to Run’에서 인간은달려가기 위해 태어났다고 말한 스프링스틴은우리가 진정 가고 싶어하는 그곳에 대해서는 자세히 언급하지 않는다. ‘그곳에 도달하고자 하는 희망은 그곳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알지 못한 채 향하게 만든다. 하지만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하는 그는 마침그곳에 도달한다. ‘그곳에 도달하기 위해 40년이 걸렸고, ‘Born to Run’이라는 같은 이름의 작품을 통해 마침내 그곳을 찾았다. 바로이다. 리더의 역할은 장기적으로 우리들의 이야기에 편안한 집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 우리가 벗어날 수 없으며, 오직 돌아갈 수만 있는, 그리고 바로 그럼으로써 우리를 자유롭게 해 주는 곳이다.

 

번역: 오유리 / 에디팅: 조진서

 

잔피에로 페트리그리에리(Gianpiero Petriglieri)는 인시아드 조직행동학 부교수이다. 매니지먼트 엑셀러레이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리더십 개발에 대한 연구 및 실험을 진행 중이다. 의학박사이자 심리치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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