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7-8월(합본호)

'매니저라고 답을 다 아는 건 아니다’
아디 이그내이셔스(Adi Ignatius)

 뉴욕타임스는 제이미 다이먼을 두고 미국인이 가장 미워하지 않는 뱅커라고 언급했다. 월스트리트의 거물이 받은 최고의 칭찬이 아닐 수 없다.

제이미 다이먼은 12년간 JP모건체이스의 수장을 맡고 있다. 다이먼은 올해 62세인데도 불구하고 이따금 단도직입적 화법을 구사하는 소년 같은 캐릭터를 갖고 있다. 하버드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최대 은행을 이끄는 억만장자지만 뉴욕 퀸스 출신답게 직설적으로 말하곤 한다.

JP모건은 2008년 금융위기를 가장 잘 견뎌낸 금융회사다. 당시 미국 대형은행 중 가장 상태가 양호한 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은행과 엮여 수십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신청해야 했다. 구제금융 조치 자체가 진짜 위중한 처지에 있는 은행이 어디인지 구분되지 않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다. 심각한 금융위기를 초래한 다른 은행들과 동급으로 취급받은 과거를 생각하면 다이먼은 아직도 심기가 불편하다.

2012년 다이먼의 명성에 큰 타격을 입힌 사건이 발생했다. JP모건 영국지사에서 일명런던 고래라고 불린 한 트레이더가 대량의 파생상품 거래에서 62억 달러의 손실을 낸 것이다. 이때 다이먼은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제가 관련된 일 중 가장 어리석고 당혹스러운 사건이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다이먼은 JP모건을 지속적으로 성장시켰다. 다이먼의 지휘 아래 JP모건은 문제투성이였던 베어스턴스와 워싱턴뮤추얼을 인수·통합하는 데 성공했다. 또 거의 모든 비즈니스 분야에서 꾸준히 확장했다. 2016년 한 해 이익은 247억 달러(매출 957억 달러)로 미국 은행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이먼 스스로도 진정한 리더로 거듭났다. 4년 전 인후암 판정을 받은 후 더욱 훌륭한 리더가 된 듯하다. 규제 이슈뿐 아니라 정치와 사회 문제에 대해서도 거리낌 없이 의견을 말한다. 침체된 디트로이트 시를 재건하는 데 JP모건이 적극적으로 일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HBR은 다이먼과 만나 사회적 책임, 기업 리더가 사회문제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CEO 행동주의, 뛰어난 리더십의 비결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다이먼과의 인터뷰를 정리한 내용이다.


HBR: 월스트리트를 향한 대중의 시선이 지금도 상당히 부정적이다. 이를 바꾸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다이먼:은행은 일반적인 기업과 달라 대중의 인식을 바꾸기 쉽지 않다. 월마트는 현금만 갖고 매장에 들어간 모든 사람들에게 뭔가를 팔 수 있다. 하지만 은행은 사람들을 거절하는 게 중요한 일이다. 가령, 은행은 대출을 잘 내주지 않는다. 대출을 승인하더라도 사실상 자식을 팔아야 할 정도의 상환조건을 요구한다. 누구에게나 이런 살벌한 경험담이 있을 것이다. 우리가 할 일은 맡은 일에 충실하고 고객을 제대로 대접하는 것이다. 그렇게 평판을 쌓아갈 수밖에 없다.

부정적 이미지 때문에 손해가 있나?

그렇다.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일부 부정적 이미지는 금융위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모든 은행이 경제 실패와 침체에 책임이 있는 게 아닌데, JP모건까지 도매금으로은행은 살찐 고양이fat cat[1]. 어느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다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은행 산업이 명성을 회복하려면 앞으로 한 세대는 족히 걸릴 것이다.

소수의 미국 은행으로 자산이 과도하게 집중되고 있다. 괜찮다고 보는가?

괜찮다고 생각한다. 좀 더 이성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일본, 프랑스, 영국 같은 나라와 비교해 보면 미국 은행은 자산이 덜 집중된 편이다. 다각화된 글로벌 기업이라면 규모를 키울 수밖에 없다. 규모의 경제 없이 경쟁하기 어렵다.

‘대마불사’ 논란의 의미가 없어졌다는 얘긴가?

누구도 대형 은행이 망하길 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특히 그 실패의 결과로 사람들이 손실을 떠안거나 경제가 침체된다면 말이다. 경제에 타격을 주지 않고 납세자에게 부담을 전가하지 않는 방식으로 실패가 허용돼야 한다.

금융위기 이후 제정된 법이 은행 위험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나?

새로 도입한 자기자본 규제가 잘 작동하고 있다. 2008년 파산한 리먼 브러더스도 현재 기준으로 보면 자기자본을 3, 유동성을 4배 더 늘렸어야 했다. 그랬다면 똑같은 문제가 발생했더라도 파산까지 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제 은행이 부도가 나면 규제당국이 메커니즘에 따라 단계적으로 문제를 풀어 나가게 돼 있다. 또 손실은 미국 국민이 아닌 은행이 책임져야 한다.


최근 도입된 규제 양에 전반적으로 만족하는가?

분명히 말하지만 어떤 대형 은행도 도드-프랭크법Dodd-Frank[2][3]을 폐지하고 법을 전부 새로 쓰기를 원하지 않는다. 물론 일부 규제는 실제로 유용하다. 스트레스 테스트stress-testing와 정리의향서living wills, 자기자본 유동성 조건capital-liquidity requirements, 투명성transparency 등이 좋은 규제다. 물론 일부 과도하거나 제대로 조율되지 않은 규제도 있다. 이런 부분을 수정하고 중복된 규제를 들어낸다면 안전하게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금융시스템을 위협하는 가장 큰 위험 요소가 바로 사이버 공격이다. JP모건은 얼마나 잘 대비하고 있나?

연간 7억 달러를 사이버 보안에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우리가 강해져도 상대 또한 강해지고 있다.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지만 더 신속하고, 더 많은 대비가 필요하다.

당신이 우려하는 다른 잠재적 위협 요소는 무엇인가?

지정학적 위험, 자본 감소, 경기 침체, 전쟁 등과 관련해 매주 100차례나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다. 우리는 여러 가지 가능한 위험상황을 예상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시나리오마다 최악의 경우를 가정하고 실제로 대비한다. 그 결과 어떤 상황도 견딜 수 있는 자본과 이익 규모뿐 아니라 역량까지 갖출 수 있게 됐다.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도 이렇게 준비한 덕분에 살아남았다.

가장 위협적인 경쟁자는 누구인가?

잠재적으로 가장 위협적인 경쟁자는 새로운 형태의 결제 시스템이다. 미국의 페이팔과 벤모, 중국의 알리페이 같은 기업들이 해당된다. 이들은 사람들의 채팅과 친교 활동, 쇼핑 경험에 기본적인 뱅킹 서비스를 탑재하는 데 성공했다.

중국 은행은 위협적인가?

중국 은행도 강력한 경쟁상대가 될 수 있다. 중국 은행은 정부 지원을 받고, 우리보다 많은 돈을 번다. 거대한 내수시장에서 경쟁우위를 갖는다. 기본적인 은행서비스를 다룰 때는 해외 자회사의 전략을 따랐다가 그 다음에는 서비스를 정교화하는 고급화 전략을 펼친다. 중국 은행들이 추격해 오고 있음은 분명하다. 이들은 야심도 대단하다.

암호화폐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몇 달 전 비트코인은 사기라며 비트코인을 거래하는 트레이더는 모두 해고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암호화폐에 대해서는 더 얘기하지 않는 게 좋겠다. 분명한 점은 암호화폐가 금이나 달러화, 유로화처럼 법과 법원, 경찰 의 제도적 뒷받침을 받는 신용화폐fiat money가 아니라는 것이다. 복제가 안 될 뿐더러 여러 제약이 존재한다. 하지만 블록체인은 당면한 현실이다. 우리도 블록체인을 시험하고 있고 많은 분야에 활용할 것이다.

많은 동료 CEO들이 단기적인 실적 압박 때문에 장기적으로 회사에 득이 되는 일을 할 수 없다며 하소연한다. 여기에 공감하나?

우리는 장기 프로젝트에 상당히 많이 투자하고 있다. 직원 교육, 오프라인 지점, 기술 분야는 꼭 투자해야 할 사업 부문들이다. 이런 분야의 투자는 멈출지 시작할지를 고민할 필요도 없다. 마법처럼 짠 하고 1년 만에 만들어낼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도 실적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압박이 있지 않은가.

나는 숫자에 집착하는 사람이지만 일부 실적 전망은 허구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제품 개발은 당장 그해 실적을 끌어내릴 수 있어도 회사 전체를 위해서는 옳은 선택이 될 수 있다. 그런 부분을 주주들에게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현명한 주주라면계속하세요. 분기 실적이 조금 떨어져도 문제없습니다라고 답할 것이다.

분기별 실적 전망은 어떤가.

JP모건은 분기별 실적 전망을 하지 않는다. 물론 모든 CEO가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분기별 실적 전망은 회사를 곤경에 빠뜨릴 수 있다. 실적 전망을 내는 데 필요한 모든 정보를 확인하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나는 투명성을 중요하게 여긴다. 가령 기술 부문 투자계획은 무엇인지, 새로 설립할 지사는 몇 곳인지 공개적으로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적은 이전 10년간 내린 결정들에 좌우된다. 날씨가 사업에 끼치는 영향처럼 우연히 결정될 수도 있다. 또 실적 전망은 정확해야 하는데 그에 영향을 끼치는 수많은 요인들을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다. 실적 전망은 투자자들에게 거짓된 안정감을 심어줄 뿐이다.

최근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자사주를 매입해야 하는 상황에 대해 사과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럴 만한 상황이었나?

전적으로 그래야 했다. 우리 목표는 주주가 출자한 자본금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JP모건은 최근 수년간 규제 문제 때문에 자본금을 활용하지 못했다. 자본금을 회사가 성장하는 데 쓸 수 없다면 다른 조치를 취해야 한다. 배당금을 올리거나, 그 돈을 회사 주머니에 내버려 두는 대신 자사주를 사는 데 쓸 수 있다. 물론 나는 그 돈을 사업을 확장하는 데 쓰기를 선호한다.

최근 글로벌화에 대한 부정적 관점이 확산되고 있다. 스스로를 글로벌리스트라고 보는가?

그렇다. 무역과 기술은 엄청난 혜택을 가져왔다. 수십억 명이 가난에서 벗어났다. 수많은 질병이 퇴치됐다. 인간은 75, 85, 95세까지 장수하고 과거보다 오랫동안 건강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글로벌리즘은 부정적 측면도 있으며 그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무역의 혜택은 어마어마하지만 분산돼 있다. 예컨대 공장이 빠져나간 마을에 인력 재교육과 재배치, 소득 보조를 하는 방안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 85000달러의 임금을 받고 일하던 사람이 공장 이전으로 22000달러를 버는 택시 운전을 하게 되면 사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교육과 직무기술 지원, 근로소득세 공제 같은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2016년 미국 대선 결과가 나오고 나서야 글로벌리즘의 부작용을 인정하기 시작한 것 같다.

우리 사회에 고통받는 이들이 있는데 우리 모두 이들을 소외시키는 실수를 저질렀다. 민주당 혹은 공화당 책임을 따져야 할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2009년 대침체Great Recession를 경험했고 회복세도 시원찮다. 일자리를 창출하고 임금을 인상하고 사람들을 돕는 기본적 일을 할 수 있게 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미국인의 약 40%가 시간당 15달러도 벌지 못한다. 연간 소득 2만 달러는 최저생활비에도 못 미친다.

불평등 문제를 거론했는데 기업 경영진이 받는 돈이 과도하다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

(참고로 다이먼은 작년에 2950만 달러의 연봉을 받았다.)

경영진 고액연봉은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는 데 부차적인 것이다. CEO가 번 돈 전부를 사회에 환원한다고 해서 내가 말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어떤 사회, 어떤 직업에나 높은 임금을 받는 이들은 언제나 존재한다. 당신도 유능한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더 많은 돈을 써야 하는 사회가 바람직하다고 여길 것이다. JP모건은 많은 이들에게 적절한 수준의 임금을 주고 있다. 시간당 임금을 지역별 생활비를 감안해 15~18달러 수준으로 올렸고 수당도 지급하고 있다. 불평등을 해결하는 방법은 성장과 일자리, 교육, 세금 정책에 있다. 규제로 기업을 위축시켜서는 불평등이 해결되지 않는다. 고소득자를 비판하는 것은 정치적으로는 그럴듯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실제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한다.

CEO 행동주의에 대해 얘기해 보자. 최근 많은 CEO들이 사회문제에 자기 견해를 밝히고 있다. 본인도 그러길 원하나.

미국 대기업들은 오랫동안 지역사회와 자선활동, 공공정책에 관여해 왔다. 최근 몇 년 동안 일부 고위경영진이 비판과 공격을 피해 사회문제와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여 왔다. 하지만 나는 사회 참여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올바른 공공정책을 원한다면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나서야 한다. 편협하게 굴어서도 안 된다. 자기 회사에 유리한 사소한 규제 하나에만 목소리를 내서는 안 될 일이다. 세금정책과 무역, 이민, 기술에 관해 의견을 개진할 필요가 있다.

어떻게 싸울 대상을 정할 것인가?

나는 우리가누구 편인지를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한다. 옳은 일을 하려고 노력하고 그것을 사람들에게 충분히 설명하려 노력한다. 어떤 이슈들은 사회적 관심사이긴 하지만 우리 회사와 관련 없는 문제들인 경우도 있다. 이런 문제는 유권자가 결정할 일이다. 하지만 우리는 국민주택 보급, 직업 훈련, 창업자 자금 지원, 도시 성장 정책같이 우리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분야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다.

JP모건은 디트로이트 시 재건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어떻게 추진하게 됐나.

5년 전 미국 최대 공무원노동조합인 AFSCME 위원장 리 손더스Lee Saunders와 만난 자리에서 이야기가 시작됐다. 당시 AFSCME JP모건의 CEO와 회장직을 분리하라고 주장하고 있었다. 손더스 위원장에게 JP모건 지배구조가 그렇게 걱정이 되느냐고 묻자 그는아니다. 사실 가장 걱정되는 문제는 디트로이트라고 답했다. 그리고 우리는 디트로이트에 대해 대화했다. JP모건은 디트로이트 시에 있는 가장 큰 은행으로 당연히 시의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그런 계기가 어떻게 현재의 정책으로 이어졌는가?

2014년 디트로이트 시장에 마이크 더건Mike Duggan이 선출되면서 시작했다. 더건 시장은 흑인이 75%를 차지하는 도시의 백인 남성이었다. 그는 투표용지에 이름이 없는 비등록 후보자a write-in candidate로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선거 유세를 했다.[4]더건은 위생시설과 국민주택 보급, 일자리 창출, 가로등 점등까지 하고 싶은 일이 많았다. 우리는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물었고 도시 전역에 직원을 투입해 시민들을 만나면서 현안을 파악했다. 그리고 2019년까지 1억 달러를 투자해 소규모 창업, 노동자 재교육,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지원하는 내용의 도시계획을 제출했다. 더건 시장은 매 분기 실행 상황을 검토하고 있다. 우리는 현재 15000만 달러까지 투자 규모를 늘린 상태다.

이런 도시 재건활동이 JP모건의 핵심 비즈니스와 어떻게 연관되나?

소규모 기업과 소비자들에게 대출을 지원할 수 있다. 일부 대출금은 기부금으로 충당한다. 우리는 여기서도 성과를 따진다. 어떤 부분에서 효과가 있었고 또 어떤 부분에서 없었는지를 따져본다. 주택개량 대출처럼 일반적으로 은행들이 거부하는 형태의 대출도 내줬다. 이 경우에 얻을 성과가 단지 돈이라고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얼마나 고용이 늘었는지, 얼마나 많은 이들이 재교육을 받았는지, 또 얼마나 많은 소규모 기업이 자금 지원을 받았는지가 주요한 성과 기준이다.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시장과 시민단체, 비영리단체, 기업이 뭉친다면 할 수 있는 일이 많다. 사실 이런 지지기반 없이 일한다면 돈 낭비일 뿐이다. 우리는 지역 금융회사들과 함께유색 기업인 펀드the Entrepreneurs of Color fund를 조성해 50개 소규모 기업에 대출을 제공했다. 해당 대출자들은 우리 신용대출 기준에 부합하지 못한다. 규제당국으로서는 비판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한 건을 제외하고 대출 대부분이 상환되고 있다. 우리는 시카고와 워싱턴DC에서도 소규모로 대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미국의 모든 주요 도시에서 진행하고 싶다.

이런 일은 옳은 일이라서 하는 건가 아니면 사업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어서 하나?

그 둘 사이 경계선을 고민하는 데 시간을 허비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나는 이 프로그램이 흑인 커뮤니티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것이라고 믿는다. 아주 좋은 이유다. 우리가 투자한 데 대해 일부 수익도 낼 수 있을 것이다. 또 프로젝트 자체에 자생력이 있다. 회수한 투자금을 다른 대출에 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주 중심 지배구조 체제의 보편적인 관점과 다르게 들린다.

장기적인 주주 가치를 올리는 게 나의 중요한 임무다. 고객에게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서는 주주 가치를 높일 수 없다. 우리는 근본적으로 지역사회와 연결돼 있으며, 디트로이트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관심을 갖는 게 당연하다. JP모건의 사회공헌 활동을 고객뿐 아니라 임직원들도 좋아한다면 잘된 일이다.

지난 10여 년간 CEO로 재직했다. CEO를 잘하는 방법이 뭐라고 생각하는가?

어떤 면에서 CEO의 주된 업무는 디테일과 팩트를 파악하고 분석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매일 운동하는 것과 비슷하다. 회사가 해주지 않기 때문에 CEO가 반드시 해야 한다. 조직은 관료주의적 성향을 갖고 있다. 내버려두면 쇠락한다. ‘전략화하자는 식의 쓸데 없는 구호만 넘쳐나게 된다. 조직은 결국 사내 정치의 온상으로 변질된다.

뛰어난 리더십의 비결은?

겸손과 진정성이다. 리더가 모든 분석적인 업무에 능숙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부하직원의 잠재력을 끌어내지 못하면 리더로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사람은 존중받길 원한다. 또 각자가 가진 아이디어로 회사에 기여하고 싶어 한다. 리더는 이런 사람들을 끌어들여야지, 친분 있는 사람들끼리 어두운 방에 모여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막후 회의따위를 주재해서는 안 된다. 매니저는 본인이 모든 답을 알고 있다고 여겨서는 안 된다. 때로 은행 창구직원이 매니저보다 더 나은 해결책을 제시한다. 창구직원은 시스템을 직접 사용하기 때문에 미흡한 점을 더 잘 알려줄 수 있다.

직원들끼리 그런 분위기를 어떻게 유지할 수 있을까?

JP모건은 매년 버스 여행을 간다. 창구직원과 경영관리팀 모두가 참여한다. 콜센터와 운영센터를 방문해 고객과 CEO들을 만나 즐겁게 교류한다. 직원들이 일단 버스에 타면 맥주와 더불어 하고 싶은 말은 뭐든지 할 수 있는 면책 특권을 준다. 무슨 얘기를 하든 누구든 불쾌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예컨대 직원들은 다른 은행이 이러저러한 일을 우리보다 잘하고 있다고 솔직히 고백한다. 그러면 우리는 그 부분이 뭔지 자세히 알아본다. 존중한다는 것은 이런 거다. 단지 상대방을 상냥하게 대하는 게 아니다. 내가 나뿐 아니라 상대방을 위해서 내가 맡은 일을 더 잘해야 함을 이해하는 것이 진정 존중하는 태도다.

 

번역: 노이재 / 에디팅: 배미정

 

[1] 거액의 정치자금을 내는 부자를 가리키는 말에서 권력과 명성을 가진 부호나 부당한 부의 소유자를 가리키는 표현으로 확장됐다.

[2] 2010 7월 제2의 글로벌 금융위기를 방지하고자 도입했다. 대형 은행의 자본 확충을 의무화하고 투자은행과 상업은행의 업무 영역을 분리하는 등 월스트리트 개혁안을 담고 있다.

[3] 도드-프랭크 법안에 따라 대형 금융회사가 위기 발생 시 신속하고 질서 있게 파산 절차에 착수할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생전 유언장으로 주기적으로 금융당국에 제출하게 돼 있다.

[4] 미국의 몇몇 선거에서는 투표용지에 없는 이름이라도 유권자가 직접 쓸 수 있다.

마이크 더건은 본인의 행정 착오로 후보등록에 실패해 비등록 후보자로 선거에 나섰고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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