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9-10월(합본호)

회사에 호기심 많은 인재가 필요한 이유
프란체스카 지노(Francesca Gino)

회사에 호기심 많은 인재가 필요한 이유

The Business Case for Curiosity

 

Idea in Brief

문제점

리더들은 질문을 던지거나 탐구하는 직원을 소중히 여긴다고 말하지만, 연구 결과를 보면 실제로는 직원들의 호기심을 억누르는 경향을 보인다. 호기심이 리스크를 높이고 효율을 낮출까봐 우려해서다.


이 문제가 중요한 이유

호기심은 참여와 협업을 증진한다. 호기심이 많은 사람은 더 좋은 결정을 내리고, 회사의 실적을 개선하고, 불확실한 시장 상황과 외부 압력에 회사가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해결책

리더는 조직 설계방식과 직원 관리방법에 살짝 변화를 줘서, 자신은 물론 다른 조직구성원들의 호기심을 북돋아야 한다. 이를 위해 참고할 수 있는 다섯 가지 전략이 있다. 

 

 

불을 피우는 부싯돌에서 자율주행차에 이르기까지, 유사 이래 거의 모든 획기적 발견과 놀라운 발명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호기심의 결과물이라는 점이다. 새로운 정보와 경험을 추구하고, 참신한 가능성을 탐구하려는 욕구는 인간의 기본 속성이다. 호기심과 비즈니스의 관계에 대해 중요한 통찰 세 가지를 지적한 새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첫 번째 통찰은, 호기심이 기업 성과에 생각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조직의 전 계층에서 호기심을 함양하면, 경영진과 직원들이 불확실한 시장 상황과 외부 압력에 잘 적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호기심이 발동하면 의사결정을 내리기 전에 더 깊고 합리적으로 생각하며, 훨씬 창의적인 해결책을 찾아낸다. 게다가 호기심 많은 리더는 부하직원들에게 더 많이 존경받고, 직원들 간에 신뢰와 협동심을 고취시킨다.


 



둘째,
리더는 조직설계 방식과 직원관리 방법에 살짝 변화를 줘서, 호기심을 키우고 회사를 개선할 수 있다. 이는 모든 업계와, 창의적인 업무든 판에 박힌 업무든 관계없이 모든 업무에 통용된다.

  

셋째, 탐구심 많은 사람이 소중하다고말하는리더라 해도, 이들 중 대다수는 사실 호기심을 억압하고 있다. 호기심 때문에 자칫 리스크와 비효율이 증가할까 우려해서다. 내가 다양한 기업과 업계의 노동자 3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 가운데 약 24%만이 평소 업무를 하면서 호기심을 느낀다고 응답했다. 70%는 일터에서 질문을 많이 하기가 쉽지 않다고 답했다.

 

나는 이 아티클에서 호기심이 일터에 어떤 도움을 주고, 일터에서 호기심을 가로막는 공통의 장애물이 무엇인지 자세히 설명한 뒤, 리더가 자신과 직원들의 호기심을 강화했을 때 얻는 긍정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다섯 가지 전략을 제시하고자 한다.


 

호기심의 이점

 

호기심이 조직, 경영진, 직원들에게 다양한 이점을 제공한다는 사실이 새로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의사결정의 오류가 적어진다.나는 연구를 통해, 호기심이 자극되면 확증편향(자신의 신념에 반하는 정보는 무시하고 신념을 뒷받침하는 정보만 추구하는 경향)과 인간에 대한 고정관념(여성이나 소수집단은 좋은 리더가 될 수 없다는 등의 단정적 판단)에 사로잡힐 위험이 줄어든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런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는 이유는, 호기심이 대안을 찾는 동력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창의적인 업무와 창의적이지 않은 업무 모두에 혁신과 긍정적 변화를 가져온다.이런 사례가 있다. 프랑스 인시아드경영대학원의 스펜서 해리슨과 동료연구진은 전자상거래 사이트에서 수공예 제품을 판매하는 장인들을 대상으로, 이들이 일터에서 느끼는 호기심을 다양한 질문을 통해 알아보는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그런 다음 2주 동안 조사 참여자들이 제작해 상품목록에 올린 아이템 수를 근거로 이들의 창의성을 측정했다. 창의성 점수가 한 단계 올라갈 때마다, (예를 들어 7점 만점에 5점에서 6점으로 올라갈 때) 창의성이 34% 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다른 연구에서 해리슨 교수팀은, 업무가 고도로 구조화돼 있고 대체로 이직률이 높은 콜센터를 집중적으로 살펴봤다. 연구진은 아직 업무에 투입되지 않은 10개 조직의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이들의 호기심을 측정하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4주 뒤 신입사원들은 맡은 업무의 다양한 측면을 알아보는 설문조사에 한 차례 더 참여했다. 그 결과 호기심이 가장 많은 직원은 대부분의 정보를 동료들에게서 얻었고, 이 정보는 이를테면 고객의 고충을 해결할 때 창의성을 더 발휘하는 식으로 업무에 도움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나는 직원들의 호기심을 북돋우면 직장 환경이 개선된다는 사실을 연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한번은 다양한 기업과 업계에서 일하는 노동자 약 200명을 연구 참가자로 모집했다. 4주간 주 2회에 걸쳐 전체 참가자의 절반에게 업무 시작시간에 맞춰 다음과 같은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오늘 궁금한 주제나 활동을 하나 꼽는다면 무엇인가요? 평소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사실 중 질문하고 싶은 것 하나를 꼽는다면 무엇인가요? 오늘 하루 업무를 하면서?’라는 질문 몇 개를 꼭 던져 보기 바랍니다. 이 질문들을 마음에 담아두고, 오늘 어떤 식으로 업무에 접근하면 좋을지 몇 분만 시간을 내 고민해 보십시오.”

 

나머지 절반의 참가자(통제그룹)에게는 성찰을 북돋지만 호기심을 자극하지 않는 메시지를 보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오늘 다룰 주제나 활동을 하나 꼽는다면 무엇인가요? 일상적으로 하는 업무나 오늘 끝마치기로 한 업무 가운데 하나를 꼽는다면 무엇인가요? 오늘 하루 업무를 하면서 그 한 가지에 대해 꼭 생각해 보기 바랍니다. 이 질문을 마음속에 담아두고, 오늘 어떤 식으로 업무에 접근하면 좋을지 몇 분만 시간을 내 고민해 보십시오.”

 

4주 뒤 연구 참가자들이 조직이 당면한 문제에 대한 건설적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등 혁신적인 업무태도를 보였는지를 평가한 결과, 첫 번째 그룹이 두 번째 그룹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호기심이 있으면 같은 힘든 상황도 훨씬 창의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스트레스에 대한 방어적 반응과 도발에 대한 공격적 반응이 덜 나타난다는 사실도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게다가 호기심이 있는 사람은 업무성과도 더 뛰어나다. 직장인 1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 연구에서 이들의 직속상사가 평가한 결과를 근거로 했을 때, 호기심을 타고난 사람이 더 높은 업무성과를 기록했다.

 

집단 내 갈등이 줄어든다.나는 연구를 통해 집단구성원들의 호기심을 북돋우면 구성원들이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려 들고, 자신의 관점에만 집중하기보다 타인의 아이디어에도 관심을 갖게 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 결과 구성원들 간에 협업이 더 효과적이고 순조롭게 이뤄진다. 갈등은 덜 과열된다. 집단 전체가 훨씬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게 된다.

 

 

소통이 원활해지고 팀 성과가 높아진다.나와 내 동료연구진은 하버드 케네디스쿨의 한 리더십 프로그램에 참가한 임원들을 대여섯 명씩 묶어 그룹을 만들었다. 그리고 몇몇 그룹에 호기심을 높이는 임무를 부여했다. 그런 다음 모든 그룹이 참여하는 시뮬레이션 활동을 실시하고, 이들의 성과를 추적했다. 시뮬레이션을 실시하기 전에 호기심을 자극받은 그룹은 통제그룹보다 더 높은 성과를 보였다. 호기심을 높인 그룹의 구성원들이 더 자유롭게 정보를 공유하고, 서로의 말을 더 주의 깊게 들었기 때문이다.

 

 

호기심을 가로막는 두 가지 장벽

 

호기심이 주는 이점이 확실히 입증됐는데도 조직은 대개 직원들의 호기심을 꺾는다. 리더들이 호기심의 가치를 알아보지 못해서가 아니다. 리더와 직원들은 호기심이 회사에 긍정적 결과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앞서 언급한 노동자 3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창의적인 사람이 팀과 조직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불어넣는 데 기여하고, 호기심이 직업 만족도, 동기 부여, 혁신, 성과 향상에 기폭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는 응답자가 92%에 달했다.

 

하지만 경영진이 내놓는 조치를 보면 상황이 다른 듯하다. 물론 3M, 페이스북처럼 직원들이 자신의 관심사를 탐구할 수 있도록 자유시간을 주는 조직도 있지만 일부에 불과하다. 그리고 이런 조직에서도 직원들은 대개 분기매출 목표 달성, 신제품 출시일정 준수 등 빡빡한 단기성과 목표를 좇느라, ‘자유시간을 누리며 대안적 업무방법을 탐구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구상할 겨를이 없다.

 

직원들의 호기심을 부추기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는 리더의 성향은 두 가지다.

탐구에 대한 잘못된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일반적으로 리더들은 직원들이 호기심을 추구하도록 내버려두면 조직의 질서가 흐트러지고, 이에 따른 비용이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내가 최고학습책임자와 최고인재개발책임자 5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직원들이 자신의 관심사를 좇도록 허용하면 관리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경영진이 직원들의 호기심을 북돋기 꺼린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또한 경영진은 직원들의 호기심이 커지면 의견 충돌이 발생하고, 결정을 내리고 실행하는 속도가 더뎌져서 사업비용이 증가한다고 믿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창의성을 추구한다고 말하면서도, 실제로 누군가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놓으면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탐구는 종종 현상에 대한 의문을 수반하고, 늘 쓸 만한 정보를 가져다 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탐구는 가장 처음 떠오른 가능한 해결책에 만족하지 않는 태도를 의미하기도 한다. 다른 대안을 고려한 결과, 훨씬 나은 해결책을 찾는 경우도 많다.

 

효율을 위해 탐구를 희생한다. 1900년대 초 헨리 포드는 자동차 제조원가를 낮춰 대중을 위한 차를 만들겠다는 한 가지 목표를 향해 모든 노력을 쏟아 부었다. 1908년 포드는 모델 T를 도입하면서 이런 비전을 깨닫게 됐다. 모델 T의 수요가 워낙 많다 보니, 1921년에는 포드가 미국 전체 승용차의 56%를 생산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놀라운 성공이 가능했던 가장 큰 요인은 포드의 효율중심적 작업 모델이었다. 그러나 1920년대 말 미국 경제가 전례 없는 호황을 맞으면서 소비자들은 더 다양한 승용차를 원하게 됐다. 포드가 모델 T 개선작업에만 집중하는 사이 제너럴모터스 같은 경쟁업체들이 다양한 모델을 선보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시장 대부분을 점유했다. 포드는 효율성을 강화하는 데만 집착한 나머지 실험과 혁신을 중단했고, 결국 시장에서 뒤처지고 말았다.

 

 

이런 리더십의 경향은 한 직종에 오래 종사할수록 호기심이 대체로 줄어드는 이유를 설명해 준다. 나는 새 직장에 입사한 지 얼마 안 된 다양한 기업의 신입사원 약 250명을 대상으로 이들의 호기심을 측정하는 일련의 설문을 시행한 적이 있다. 첫 번째 설문을 실시하고 6개월이 지난 뒤, 후속 설문을 진행했다. 1차 설문을 통해 측정된 응답자들의 호기심 점수는 제각기 달랐지만, 6개월 후 모든 응답자의 호기심 점수가 전체적으로 낮아졌다. 평균 감소율이 20%를 넘었다. 맡은 업무를 빨리 끝내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회사의 전반적인 프로세스나 목표에 대해 질문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호기심을 강화하는 다섯 가지 방법

 

호기심을 억누르는 대신 북돋우려면 생각과 규율이 필요하다. 리더는 다음 다섯 가지 전략을 통해 조직구성원들의 호기심을 개발할 수 있다.


1. 호기심 있는 사람을 뽑아라

2004년 미국 101번 고속도로[1]실리콘밸리 구간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옥외광고판이 설치됐다. 광고판에는 ‘{e의 첫 10자리 소수}.com’이라는 수수께끼가 적혀 있었다. 정답은 ‘7427466391.com’이었다. 이 사이트에 대한 궁금증을 참지 못한 이들은 인터넷 주소창에 주소를 입력해 봤다. 그러자 화면에 새로운 방정식 문제가 나타났다. 이 방정식을 푸는 수고를 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구글은 이들에게 이력서를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 구글이 입사지원자를 찾는 데 이런 색다른 접근방식을 택한 이유는 호기심이 중요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호기심만 있다면 굳이 엔지니어가 아니어도 좋았다. 2001~2011년까지 구글 최고경영자를 지낸 에릭 슈미트의 말처럼구글은 답이 아니라 질문을 추구하는 기업이었다.

 

호기심을 타고난 인재를 찾기 위해 구글은 이런 면접 질문을 이용하기도 한다. “처음 알게 된 무언가를 끝없이 파고들어가 본 적이 있습니까? 왜 그랬습니까? 무슨 이유로 더 알고 싶어했습니까?” 보통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보면 특정한 목적 때문에 탐구심이 발동했는지(“그 답을 알아내는 것이 제가 맡은 일이었습니다”), 아니면 순수한 호기심 때문이었는지 알 수 있다.(“그저 답을 알고 싶었습니다.”)

 

디자인·컨설팅 기업 아이디오는 ‘T자형인재를 추구한다. T자형 인재는 심도 깊은 전문성으로 창의적 프로세스에 기여할 수 있으면서(T자의 세로획), 다른 분야와 협력을 잘하는(T자의 가로획) 사람을 말한다. 협력을 잘하려면 공감능력과 호기심이 반드시 필요하다. 아이디오는 공감능력과 호기심이 서로 연관돼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공감능력이 있는 직원은 다른 사람의 말을 주의 깊게 듣고, 타인의 시선으로 문제나 결정사항을 바라볼 줄 안다. 호기심 있는 직원은 자신의 전문분야가 아닌 분야에도 관심을 갖고, 더 나아가서는 다른 분야에 본격 발을 들이기도 한다. 아이디오는 사람들이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이유는 대개 그들이 전문가라서가 아니라, 심도 깊은 전문성에 지적 호기심이 더해져 질문을 던지고, 탐구하고, 협력하는 행동이 나타나기 때문이라는 점도 잘 알고 있다.

 

 

지원자 중 T자형 인재를 찾아내기 위해 아이디오는, 지원자들이 자신이 참여했던 프로젝트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하는지 주의 깊게 듣는다. 자신이 프로젝트에 기여한 부분에만 중점을 두는 지원자는 협력을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일 수 있다. 지난 프로젝트에서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성공에 어떻게 도움을 줬는지 이야기하고, 향후 협업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는 사람일수록 T자형 인재일 가능성이 높다.

 

입사지원자의 호기심을 측정하려면 업무 이외의 관심사를 질문해 보는 것도 좋다. 자신의 전문분야와 무관한 책을 읽고, 그저 궁금증을 풀기 위해 질문을 탐구한다면 호기심이 많다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수많은 연구를 통해 신뢰성이 입증된 호기심 평가를 실시하는 방법도 있다. 이런 평가를 통해 사람들이 자신이 잘 모르는 분야를 알기 위해 파고드는지, 새로운 아이디어를 밝혀 내기 위해 데이터를 분석하는지, 자신의 전문분야가 아닌 분야의 책을 폭넓게 읽는지, 일과 관계없는 다양한 관심사를 갖고 있는지, 새로운 학습 기회를 좋아하는지 등을 전반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

 

입사지원자가 내놓는 대답뿐만 아니라 면접에서 묻는 질문도 호기심을 알아보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이를테면 자신이 맡게 될 업무와 직접 관계가 없는 조직의 다양한 측면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은, 자신이 맡을 직무에 대해서만 질문하는 사람보다 타고난 호기심이 더 많을 가능성이 높다.


2. 탐구정신의 본보기를 보여라

리더가 스스로 탐구하는 태도를 보이면 조직 전체의 호기심을 강화할 수 있다. 2000년 그레그 다이크는 BBC 사장으로 임명되고 업무를 시작하기 전 5개월 동안, BBC의 주요 사업장을 돌며 직원들을 만나러 다녔다. 긴 프레젠테이션을 예상했던 직원들에게 다이크는 간단한 질문을 던졌다. “여러분을 위해 제가 해야 할 일을 하나만 꼽는다면 무엇인가요?” 다이크는 직원들의 대답을 귀 기울여 듣고 나서 질문했다. “BBC TV와 라디오 시청자들을 위해 제가 해야 할 일을 하나만 꼽는다면 무엇인가요?”

 

BBC 직원들은 자신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그 대답을 듣기 위해 시간을 내준 신임 사장을 존경했다. 다이크는 이들의 답변을 바탕으로 BBC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행해야 할 변화를 구상하고, 사장으로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을 파악했다. 공식적으로 취임한 뒤 다이크는 연설을 통해, 자신이 직원들과의 대화를 통해 배운 점이 있었고 그들의 의견에 진심으로 관심이 있음을 알렸다.

 

 

다이크는 질문을 던지고 답변을 경청해서 이런 행동의 중요성을 몸소 보여줬다. 이뿐만 아니라 미지의 영역을 탐험할 때는 말하는 것만큼 잘 듣는 것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할 수 있었다. 남의 말을 경청하다 보면 자신이 지닌 지식의 빈틈을 채우고, 따로 더 알아봐야 할 다른 의문점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지적이 굳이 설명할 필요 없는 당연한 사실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연구한 바에 따르면, 사람들은 호기심을 갖고 잘 듣기보다는 말하기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일례로 내가 경영자교육 수업에 참가한 고위임원 230명에게 재무적, 조직문화적 문제로 조직에 위기가 닥쳤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 물었을 때, 대다수 사람들이 재무적 출혈을 막고 조직문화 쇄신 계획을 도입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답했다. 나머지 몇 명만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단순히 사람들에게 강요하는 대신 질문을 하겠다고 말했다. 경영지침서는 흔히 신임 리더들에게, 자신이 어떻게 해야 직원들에게 가장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묻기보다는 처음부터 자신의 비전을 밀고 나가라고 조언한다. 나쁜 조언이다.

 

우리가 질문을 삼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질문을 하면 무능하거나, 우유부단하거나, 어리숙한 사람으로 비칠까 두렵기 때문이다. 자신의 질문으로 인해 타인의 소중한 시간을 빼앗고, 다른 사람을 귀찮게 하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작용한다. 경험과 전문 지식이 많을수록 질문하기가 더 어려워진다. 조직의 사다리를 타고 오를수록 사람들은 배워야 할 게 점점 적어진다고 생각한다. 리더들도 자신은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아니라 말을 하고 답을 제시해 주는 사람이라고 믿는 경향이 있다.

 

내가 얼마 전에 실시한 연구의 결과를 보면, 이런 두려움과 믿음이 잘못됐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질문을 던져서 타인에 대한 호기심을 드러내면 사람들에게 호감을 더 많이 얻고, 훨씬 유능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준다. 높아진 신뢰 덕분에 사람들과 훨씬 흥미롭고 가까운 관계를 만들 수도 있다. 질문을 통해 우리는 인간 관계를 더 의미 있게 만들고, 더 창의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리더가 호기심의 본보기를 보이는 또 다른 방법은, 답을 모를 때 모른다고 인정하는 것이다. 이런 태도는 호기심에 이끌리는 것이 나쁘지 않다는 사실을 명확히 보여준다. 패트리샤 필리 크루셸이 미국의 의학전문사이트MD 헬스의 최고경영자로 갓 부임했을 때, 실리콘밸리의 남성 엔지니어들을 만난 적이 있다고 나에게 말했다. 엔지니어들은 크루셸이 자신의 업무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 회의적이었고, 크루셸을 만나자마자 엔지니어링에 대해 얼마나 아는지 물었다. 크루셸은 주저 없이 손가락으로 숫자 0을 만들어 보였다. “제가 아는 건 이만큼입니다.” 크루셸은 말했다. “하지만 사업하는 방법은 잘 알고 있죠. 여러분의 세계에 대해 배울 수 있도록 도와 주시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리더가 질문에 대한 답을 모른다고 솔직하게 인정하면, 리더가 답을 찾는 과정을 중요시한다는 점을 보여주고 다른 직원들에게도 탐구에 대한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신입사원들은, 회사의 수많은 히트작과 수년간 일해온 선배들의 놀라운 업적 때문에 회사의 현황에 의문을 품기 꺼리는 경향이 있다. 이런 경향을 타파하기 위해 픽사의 공동 창립자 에드 캣멀 회장은, 지난날 픽사가 나쁜 결정을 내렸던 사례를 신입사원들에게 들려준다. 여느 조직과 마찬가지로 픽사도 완벽한 조직이 아니며, 픽사에는 개선의 기회를 찾아낼 수 있는 참신한 시각이 필요하다고 캣멀은 말한다.(HBR 2008 9월호 ‘How Pixar Fosters Collective Creativity’ 참조). 이런 식으로 캣멀은 신입사원들에게 기존의 관행을 문제시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준다. 자신이 가진 지식과 기술의 한계를 인정하는 태도는 다른 이들에게 강력한 신호를 보낸다.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 심리학 박사후과정 연구원 테넬 포터는, 지적 겸손이란 자신의 지식이 아주 제한적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능력이라고 설명한다. 포터의 연구 결과를 보면, 지적으로 겸손할수록 자신과 다른 견해도 고려할 의향이 더 높게 나타났다. 지적으로 겸손한 이들은 학교와 직장에서도 훨씬 높은 성과를 보였다. 왜 그럴까? 자신의 지식이 한정돼 있음을 인정하는 사람은 세상이 늘 변화하고, 미래는 현재와 다르리라고 생각하는 경향 또한 높다. 이런 식견을 포용한다면 경영진과 직원 모두 탐구의 힘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마지막으로 리더는 잘 모르는 일에 대해 섣불리 판단하기보다는 호기심을 갖고 접근해서 탐구 정신의 본보기를 보여줄 수 있다. MIT에서 가장 생산적인 연구실 중 하나를 이끌고 있는 밥 랭거는, 얼마 전 나에게 자신이 바로 이 원칙에 따라 직원들을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간은 본래 타인을 평가하려는 욕구가 있다.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경우는 드물다. 타인의 아이디어, 행동, 관점을 섣불리 판단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제껏 한 번도 시도된 적 없는 것과 관련된 아이디어, 행동, 관점도 예외는 아니다. 랭거는 타인의 아이디어에 의문을 제기해서, 사람들이 자신의 관점을 더 깊이 숙고하고 어려운 해결 과제에 대한 호기심을 잃지 않게 만들어 이런 함정을 피한다. 이렇게 랭거는 호기심 있는 태도가 무엇인지를 직접 보여주고, 연구실의 다른 직원들도 그런 태도를 본받기 바란다.

이미지(색동 말)


3. 배움의 목표를 강조하라

내가 체슬리설리설렌버거 기장에게 어떻게 여객기를 허드슨 강에 안전하게 착륙시킬 수 있었는지 물었을 때, 그는 지속적인 배움에 대한 자신의 열정을 이야기했다. 민간 항공기 조종은 늘 하는 일이지만, 비행기가 게이트에서 후진해 이륙을 준비할 때마다 설리 기장은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점을 항상 되새겼다. “내가 무엇을 배워야 할까?” 그는 생각하곤 했다. 2009 1월 어느 추운 날 그 예기치 못한 상황이 벌어졌을 때, 설리 기장은 가능한 옵션들을 고려해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자문해 보고 창의적인 해결책을 찾아냈다. 그는 가장 뻔한 옵션(가장 가까운 공항에 착륙시키기)에만 사로잡히는 경향에 매몰되지 않았다. 특히 압박감을 느낄 때 사람들은 즉시 떠오르는 제일 괜찮아 보이는 행동 방침에 초점을 맞춘다. 하지만 지속적인 배움에 대한 열정이 있는 이들은 더 폭넓은 옵션과 관점을 고려한다. 사고 보고서에도 나와 있듯이 설리 기장은, 엔진이 고장 난 사실을 알아차리고 비행기를 허드슨 강에 착륙시키기까지 208초 동안 다양한 대안을 신중하게 고려했다.

 

 

유달리 어려운 도전과제에 직면하여 결과에 집중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결과보다 배움에 더 주목할 때, 일반적으로 우리와 우리의 조직 모두에 더 이롭다는 사실을 몇몇 기념비적인 연구가 보여준다. 이를테면 미 공군 대원들에게 정해진 시간 안에 착륙시키는 비행기 대수를 늘리라는 부담스러운 임무를 부여했더니 대원들의 임무수행 성과가 오히려 감소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이와 비슷하게 서던메소디스트대 돈 반데발레가 주도한 연구에 따르면 영업목표 달성, 능력있는 동료라는 이미지 구축 등 성과목표에 집중하는 영업사원들은, 더 나은 영업사원이 되는 방법을 고민하는 등 자연스럽게 학습목표에 초점을 맞춘 직원들보다 제품( 5400달러의 의료장비) 홍보실적이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비 한 대를 팔 때마다 회사가 300달러의 보너스를 지급하기 때문에, 이들은 금전적으로도 손해를 본 셈이었다.

 

업무목표를 성과목표(목표 달성, 능력 입증, 타인에게 좋은 인상 남기기)보다 배움(능력 개발, 기술 습득, 새로운 상황에 완벽히 적응하기)에 둘 때 의욕이 더 높아진다는 사실을 수많은 연구 결과가 보여준다. 그리고 배움을 목표로 동기를 부여하면 훨씬 다양한 기술을 습득하고, 업무능력이 향상되고, 학교 성적이 좋아지고, 문제해결 과제를 더 잘 수행하고, 교육·훈련을 마친 뒤 더 높은 평가점수를 받는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많은 조직이 배움보다는 성과목표를 우선시한다.

 

리더가 직원들에게 배움의 중요성을 알리고, 달성한 성과만이 아니라 성과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학습에 대해서도 보상을 준다면 직원들이 배움을 중시하는 사고방식을 기를 수 있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딜로이트도 이런 방법을 택했다. 2013년 딜로이트는 기존의 성과관리 체계를 학습과 성과를 모두 추적하는 체계로 바꿨다. 직원들은 주기적으로 코치를 만나 자기계발, 학습, 지속적 성장을 위한 지원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는다.

 

또 리더는 평범하지만 더 좋은 아이디어의 발판이 될지도 모르는 아이디어에도 긍정적으로 반응해서 배움의 가치를 강조할 수 있다. 픽사의 작가와 감독들은 판단하는 언어를 쓰지 않고 아이디어를 구축하는플러싱기술을 훈련받는다. 예를 들면 감독이 어떤 스케치를 퇴짜 놓는 대신우디의 눈을 잘 그린 것 같아. 그리고 이렇게 하는 건 어떨까?”라는 말로 개선의 시작점을 찾아보는 것이다. 그러면 누군가가 다른플러스’, 즉 다른 아이디어를 보탤 수 있을지도 모른다. 플러싱 기술은 사람들이 호기심을 잃지 않고, 타인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듣고, 아이디어를 존중하고, 자신의 아이디어로 기여할 수 있게 해준다. 리더는 온갖 아이디어를 탐구할 수 있는 기회를 촉진해서, 배움이 반드시 성공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배움 자체가 핵심 목표여야 한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직원들에게 전달할 수 있다.

 

 

4. 직원들이 자신의 관심사를 탐구하고 넓힐 수 있도록 허용하라

직원들에게 자신의 관심사를 탐구할 시간과 자원을 제공하면 조직 전체의 호기심을 북돋울 수 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사례 중 하나는 모국에서 있었던 일이다. 이탈리아 최초의 타자기 제조공장 올리베티는 1908년 이탈리아 알프스 산기슭에 문을 열었다. 1930년대에 몇몇 직원이 쇳조각과 기계가 가득 든 가방을 들고 공장을 나서는 한 직원을 붙잡았다. 이들은 그가 도둑질을 했다고 비난하면서 회사에 해고를 요구했다. 해당 직원은 최고경영자 아드리아노 올리베티에게, 주말 동안 새로운 제품을 만들기 위해 부품을 집으로 가져가는 중이었다고 말했다. 정규 작업시간에는 이 일에 손댈 겨를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었다. 올리베티는 이 직원을 해고하는 대신 신제품 개발시간을 따로 마련해 주고, 이 제품의 생산라인을 책임질 관리자로 앉혔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제품이 최초의 전자계산기 디비숨마다. 디비숨마는 1950~1960년대에 세계적으로 널리 판매됐고, 올리베티는 이 직원을 기술책임자로 승진시켰다. 다른 리더였다면 응당 내쫓았겠지만 올리베티는 그가 계속 호기심을 탐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고, 그 결과 놀라운 성과를 얻었다.

 

어떤 조직은 직원들이 일 이외의 관심사를 탐구할 수 있도록 자원을 제공하기도 한다. 거대 제조기업인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스(UTC) 1996년부터 파트타임 학위를 따고 싶어하는 직원들에게 아무 조건 없이 1년에 최대 12000달러의 학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비싼 돈을 들여 직원들에게 기술을 가르쳐 놓으면 경쟁사로 이직해버릴까 봐 두려워서, 직원 교육에 투자하기를 꺼리는 경영진이 많다. UTC가 사내 학자금 지원 프로그램으로 얻은 혜택을 계량화한 적은 없지만, 인사담당 부사장 게일 잭슨은 호기심 있는 직원이 회사에 중요한 인재라고 말했다. “교육시킨 직원이 회사를 떠나는 편이, 교육시키지 않은 직원이 회사에 남는 것보다 훨씬 낫습니다.” 하지만 2017년 미국 인적자원관리협회가 내놓은 직원 복리후생 보고서를 보면, 전체 조직의 44%만이 직원의 현재 직무와 직접 연관되지 않은 능력을 개발하도록 교차교육을 실시하거나 지원하고 있다.

 

리더는 직원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현장에 가보도록 기회를 줄 수도 있다. 연구 결과 사람들에게 자신의 관심사를 넓힐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호기심을 잃지 않는 한편 직장에서 성취와 성공을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이 훨씬 강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들은 다른 업무, 조직 내 다른 영역으로이동함으로써 시야를 넓힐 수 있다. 픽사에서는 현재 작업 중인 영화의 온갖 가능성을 감독들이 고려할 수 있도록, 어떤 직원이든 업무와 상관없이 질문과 조언을 담은노트’를 감독에게 건넬 수 있다.

 

직원들이 인적 네트워크를 넓히면 관심사의 폭도 넓어질 수 있다. 나는 토론토대의 티지아나 카시아로, 빌 맥에빌리, 에블린 장과 함께 실시한 연구를 통해, 호기심 많은 사람이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 덕분에 최고성과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들은 보통사람들보다 질문하는 데 부담을 덜 느끼기 때문에, 직장에서 더 수월하게 인맥을 쌓고 강화한다. 그리고 이런 인맥은 이들의 경력 개발과 성공의 핵심이 된다. 직원들이 어려운 과제가 있을 때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더 잘 해낼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인맥이 있다면 조직 차원에서도 이득이 된다. MIT의 밥 랭거는 자기 인맥 중 전문가를 학생들에게 소개해서, 학생들의 호기심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 마찬가지로 리더가 조직 내 다양한 부서와 사업부 직원들끼리 인맥을 쌓도록 돕는다면, 직원들이 다른 동료의 일과 업무방식에 더 호기심을 가질 수 있다.

 

 

업무공간에 각별히 신경을 쓰면 직원들의 인적 네트워크를 넓히고, 다양한 아이디어의 융합을 장려할 수 있다. 1990년대에 픽사가 샌프란시스코 만 건너편 에머리빌에 지을 신사옥을 설계했을 때, 초기 계획은 부서별로 별도의 건물을 두는 것이었다. 하지만 당시 공사 발주자였던 스티브 잡스는 각 부서를 따로 떨어뜨려 놓는 계획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하나의 큰 건물을 짓고, 가운데에 대형 아트리움을 두기로 결정했다. 아트리움 안에는 직원 우편함, 카페, 기념품가게, 시사회실을 만들기로 했다. 직원들끼리 소통할 수 있도록 공간을 배치하면, 서로의 업무와 아이디어에 노출될 수 있으리라고 잡스는 생각했다.

 

팀을 짤 때도 신중을 기한다면 직원들의 호기심을 북돋을 수 있다. 이탈리아 모데나에 있는 오스테리아 프란체스카나의 오너 셰프 마시모 보투라의 사례를 생각해보자. 미슐랭 3스타를 받은 이 레스토랑은 2016년과 2018년에 세계 최고의 레스토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보투라는 2명의 수석셰프를 두고 있는데, 한 명은 이탈리아인인 다비드 디 파비오이고 다른 한 명은 일본에서 온 곤도 다카히코다. 두 사람은 출신국가뿐만 아니라 강점도 다르다. 디 파비오는 즉흥적인 데 반해 다카히코는 정밀함을 추구한다. 이처럼 두 사람의 성향이충돌하기 때문에 주방이 더 혁신적이고 다른 직원들의 호기심도 자극된다고 보투라는 생각한다.

 

5. ‘왜 그럴까?’ ‘만약 ~한다면 어떻게 될까?’ ‘어떻게 하면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보는 날을 정하라

폴라로이드 카메라 발명에 영감을 준 것은 다름 아닌 세 살짜리 아이의 질문이었다. 발명가 에드윈 랜드의 딸은 아빠가 방금 전 찍은 사진을 빨리 보고 싶어서 안달이 났다. 랜드가 딸에게 필름을 처리해야 사진을 볼 수 있다고 설명하자 아이는 큰소리로 물었다. “사진을 보려면 왜 기다려야 해?”

 

자녀를 둔 부모라면 알겠지만, 자신의 주변 세계를 이해하려는 욕구를 멈출 수 없는 어린아이는?’라는 말을 수도 없이 한다. 아이들은 질문을 두려워하지 않고, 다른 사람은 답을 다 아는데 나만 모를까 봐 조마조마해 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이런 아이들이 점점 자라면서 자의식이 자리잡게 되고, 자신감과 유식함을 드러내 보이려는 욕구도 생겨난다. 그렇게 어른이 되면 호기심을 억누르는 일이 많아진다.

 

 

리더는 사람들에게 내재된 호기심을 꺼내도록 도울 수 있다. 내가 방문한 한 기업은 전 직원에게 회사의 목표와 계획과 관련해만약 ~한다면 어떻게 될까?’ ‘어떻게 하면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만들어 보라고 했다. 직원들은 다양한 질문을 만들었고, 이를 두고 함께 논의하고 검토했다. 질문하는 행위가 지지와 보상을 받는다는 확실한 신호를 보내기 위해, 회사는 최고의 질문을 적은 현수막을 벽에 내걸었다. 이런 질문 중에는 직원들에게 업무효율성을 높이는 아이디어를 제시해 준 것도 있었다.(해결책을 모색하기 전 좋은 질문 던지기의 중요성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HBR 2018 3–4월 합본호브레인스토밍의 새 패러다임을 읽어 보기 바란다.)

 

나는 동료연구자들과 함께 다양한 업계와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목표, 역할, 조직 전체의 협동이라는 세 가지 조직적 요소에 관한 두 가지 다른 자료를 읽게 하는 실험을 실시했다. 노동자 절반에게는 이 내용을성장하는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이것이 우리 실험의 통제조건이었다. 우리는 이들에게 세 가지 요소를 불변하는 것으로 보도록 유도하고, 관리자들이 이미 정한 기존 프로세스를 따르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나머지 절반에게는 이 내용을되짚어보는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우리는 이들에게 세 가지 요소를 가변하는 것으로 보도록 유도하고, 이를되짚어보라고 권유했다. 일주일 뒤 우리는되짚어보는 방법에 관한 자료를 읽은 그룹이성장하는 방법에 관한 자료를 읽은 그룹보다 훨씬 창의적으로 업무에 임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두 번째 그룹은 타인의 생각에 더 열린 태도를 보였고, 훨씬 효과적으로 협업했다.

 

호기심을 북돋우려면 리더가 직원들에게 좋은 질문을 던지는 방법도 일러줘야 한다. 밥 랭거는좋은 답을 내놓으려는 사람들의 태도를 좋은 질문을 던지려는 태도로 바꿔주고 싶다고 말한다.(HBR 2017 4월호의학계의 에디슨참조)

또 학생들에게 그들의 힘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이야기하면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직원들이 어떤 도전과제를 놓고?’라고 질문하는 날을 정해 놓으면, 호기심을 함양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발명특허회사 인텔렉추얼 벤처스는 소속 분야, 배경, 전문성 수준이 제각기 다른 사람들이 까다로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함께 논의하는발명 세션을 마련했다. 이 세션은 참가자들에게 같은 이슈를 다양한 각도에서 생각해 보는 기회를 제공한다.(HBR 2010 3월호 ‘Funding Eureka!’ 참조) 비슷하게 도요타도 다섯 가지?’ 접근법에 따라, 직원들에게?’라는 질문과 함께 어떤 문제를 살펴보게 한다. 답을 찾아낸 뒤에는 그것이 왜 답인지를 묻고, 이런 과정을 다섯 번 반복하게 한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직원들에게 기존의 관점에 도전하도록 부추겨서 혁신을 도모할 수 있다.

 

 

대다수 조직에서 경영진과 직원들은 질문하는 행위가 권위에 대한 반갑지 않은 도전이라는 무언의 메시지를 받는다. 이들 모두 전반적 프로세스나 목표를 자세히 들여다보는 대신, 각자 맡은 업무에만 집중하도록 훈련받는다. 하지만 호기심을 잃지 않는 태도는 창의성과 혁신에 매우 중요하다. 가장 유능한 리더는 직원들의 학습과 발견 욕구를 부채질하는 호기심을 키우는 방법을 강구하는 리더다.

 

[1] 미국 서부 해안을 따라 남북으로 뻗은 간선도로. 캘리포니아 주, 오리건 주, 워싱턴 주를 지난다.

 

프란체스카 지노(Francesca Gino)는 하버드경영대학원 경영학 교수다. <     Rebel Talent: Why It Pays to Break the Rules at Work and in Life     > <     Sidetracked: Why Our Decisions Get Derailed, and How We Can Stick to the Plan     >을 썼다.

 

번역 장효선 에디팅 조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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