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7-8월호

여성의 자기인식이 커리어에 도움이 안되는 이유
타샤 유리크(Tasha Eurich)

gender

여성의 자기인식이

커리어에 도움이 안되는 이유

타샤 유리크      

 

 

 

 

기인식self-awareness 21세기의 가장 기본적인 리더십 기술이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남들에게 어떻게 보이는지 아는 리더는 더 유능하고, 자신감 있고, 존경받으며, 승진 가능성도 크다.

 

비즈니스 리더들에게 자기인식에 관한 5년 이상의 조사연구 프로그램을 소개할 때 내가 가장 흔히 받는 질문 중 하나는 성별에 따른 차이 유무다.

 

먼저 조사자료를 살펴보면, 여성이 남성보다 자기인식의 이점을 조금 더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27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자기인식에 대한 여성의 자기평가 점수는 남성보다 (대단히 큰 차이는 아니지만) 약간 높은 것으로 나왔다. 다른 조사에서는 여성이 관리자들과 동료들뿐 아니라 직속 상관에게서도 자기인식이 더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여성은 자신의 직업적 성공과 발전을 위해 자기인식이 중요하다는 점을 더 잘 깨닫는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이점들이 있는데도 여성은 남성에 비해 임원 수가 훨씬 적고 급여도 적은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성 불평등에는 다양한 원인이 존재하지만, 자기인식의 기능에 집중하면 여성들은 물론 여성 지지자들에게도 성 불균형 문제를 일부 해결하는 방법을 제공할 수 있다.

 

그렇다면 여성이 지닌 자기인식의 이점이 더 많은 여성 임원 수로 전환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런 지속적 격차를 설명하는 자기인식 연구 보고서에서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 그리고 그런 격차를 없애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교훈1: 여성은 스스로를 과소평가하지 않지만 남이 자신을 어떻게 보는지를 과소평가한다. 흔히 여성은 남성보다 자신감이 부족하다고 한다. 그러나 놀랍게도 현재 밝혀진 바에 따르면 이런 생각은 틀렸다. 과거 연구자들은 소년들과 소녀들 사이에 자신감이 차이가 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지만, 그 격차는 23세에 이르면 엄청나게 줄어든다. 그리고 과거 연구에서는 남성과 여성 리더들이 경영관리의 유능함을 스스로 평가했을 때 성별 차이가 있다고 밝혀졌지만, 더 최근 연구결과를 보면 자기평가 점수가 비슷하게 나타난다. HBR 수석 편집자인 세라 그린 카마이클Sarah Green Carmichael이 적절히 말한 대로우리가 성인 여성들을 몇 번이고 조사해도, 일을 진척시키는 데 있어 좀 더 투지가 필요한 수줍음 많고 내성적인 여성들이 많아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보통의 여성들이 자신을 리더로서 과소평가하지 않는다 해도 조금 더 미묘한 느낌의 문제를 안고 있다. 자신의 기여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평가 측면에서 자신감이 부족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감성지능(EQ는 핵심 리더십 기술이다)에 대한 자기평가는 남녀간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상사가 그들의 EQ를 어떻게 평가할지 예측해 보라고 했을 땐 여성의 예측이 남성보다 세 배나 더 낮았다. 실제로 그 상사는 남자 부하직원보다 여자 부하직원에게 조금 더 높은 점수를 줬는데도 말이다.

 

여성은 왜 자신의 실제 가치를 과소평가할까? 연구자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리더십은 남성의 특성이라는 오랜 고정관념이 (암묵적이든 명시적이든) 지속된 탓에 여성 스스로 그런 부정적 고정관념을 인정하면서 그로 인해 직장동료들에게 자신의 유능함을 생각보다 인정받지 못할 거라고 걱정한다는 것이다.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 정확히 예측하는 능력은 종종 메타인지meta-perception라 불리는 자기인식의 중요한 양상이다. 그리고 실제로 여성들은 남들의 시각에서 본 자신의 기여를 과소평가할 때 본의 아니게 자기를 억제할 수도 있다. 남들이 내 가치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여성 리더는 구직할 때나 승진을 위해 나설 때, 급여 인상을 요구할 때 더 조심스러워진다.

 

따라서 성장과 발전을 위해 여성들은 남들 눈에 비치는 자신의 기여를 보다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이처럼 자신의 예측을 실제와 비교하는 한 접근법으로서최상의 자아 재발견 훈련(Reflected Best Self-exercise·RBS)’이 있다. 나는 임원 고객을 코칭할 때 RBS를 자주 활용하는데, 그것은 스스로 생각하는 강점을 남들도 그렇게 여긴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정말 강력한 매개체다.

 

RBS를 이수하길 바라는 여성 리더라면 삶의 다양한 영역에 있는 사람들, 가령 과거 또는 현재의 직장동료, 직원, 상사, 친구, 가족 등 최소 여덟 명을 찾아서 이메일을 보내 그들이 봐온 가장 좋은 내 모습을 구체적 사례를 몇 가지 들어 이야기해 달라고 부탁해야 한다. 일단 답변을 받으면 내용을 검토해 핵심 주제와 양상을 파악한다. 마지막으로 다른 사람들 눈에 비친 가장 좋은 내 모습을 담은 자화상을 만든다.

 

여성 리더가 스스로 생각하는 강점과 기여를 남들이 어떻게 여기는지 이해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약간의 수고와 열린 마음이 필요하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더 크고 좋은 기회를 향해 나아가지 못하도록 가로막는, 스스로 정한 한계들이 모두 제거되기 시작한다.

 

교훈2: 여성은 피드백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피드백은 여성 리더가 자신의 기여를 이해하는 것은 물론 유능함을 더 발휘할 수 있도록 조정하는 데도 필수적이다. 그런데 여성이 남성만큼 자주 피드백을 요청한다 해도 그것을 받을 가능성은 작다.

 

나는 최신 저서에서 고객인 엘리노어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엘리노어는 대규모 수자원 공공기반시설 사업의 입찰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었다. 그런데 프로젝트 팀이 경쟁업체에 패하자 엘리노어는 그 결과에 자신이 끼친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동료인 필에게 피드백을 요청했다. “제가 최종 발표할 때 그 자리에 계셨죠. 우리가 그 일을 맡지 못하게 된 데 혹시 제 영향이 있었나요?” 그러자 필은아뇨! 전혀 없었어요! 당신은 아주 잘했어요!”라고 대답했다. 그 순간 엘리노어는 훨씬 더 혼란스러웠다.

 

며칠 후, 한 남자 동료가 전화해서 엘리노어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 엘리노어는 탄식하며 말했다. “정말 답답해요! 뭐가 문제였는지 알 수가 없어요! 제 발표에 문제가 없었다는 건 알지만요.” 그러자 동료가 말했다. “정말요? 필은 저한테 그렇게 얘기하지 않던데요. 당신 발표가 정말 형편없었다고 했어요!” 그 말을 들은 엘리노어는 너무 놀라서 할 말을 잃었다. 개선점을 알아내려고 같이 일한 동료에게 어렵게 말을 꺼냈건만, 그 동료는 자기에게 새빨간 거짓말을 한 것이다.

 

솔직한 피드백은 어렵기로 악명이 높다. 성별의 경계를 넘을 땐 훨씬 어려운 일이 될 수 있다. 연구자들은 여성을 가혹한 정보로부터 보호하려는 행동을 가리켜온정적 성차별benevolent sexism이란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냈다. 일터라는 상황에서 남자 상사나 동료는 여성들이 상처받거나 기분 상하게 하고 싶지 않아서 부정적 피드백을 주는 일을 꺼릴 수도 있다.

 

여성이 피드백을 받는 경우, 그 내용은 보통 남성이 받는 피드백보다 구체적이지 않다. 여기엔 심오한 의미가 있다. 연구결과를 보면, 모호한 피드백을 받는 여성은 더 낮은 고과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모호한 부정적 피드백은 여성 리더의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뜻이다. 그뿐 아니라 당사자에게 도움이 안 되는 행위를 밝혀 주지 않기 때문에 여성 리더는 어떻게 달라져야 할지 알지 못한다.

 

아울러 구체적인 긍정적 피드백이 부족해도 여성 리더를 불리하게 만든다. 이는 여성 리더가 잘하고 있음을 암시하지만 가치를 인정받는 행위나 결과를 짚어주지 않기 때문에 그 여성은 무엇을 계속해야 할지 알지 못한다. 게다가 성과를 상세히 설명하고 기록하지 않으면 승진이나 급여 인상을 주장하기가 더 어렵다. 실제로 여성들이 구체적인 긍정적 피드백을 요청하고 기록할 수 있을 때 최고 성과 부분에서 남성들의 과도한 점유를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 이런 의문이 든다. 여성들은 어떻게 더 상세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을까? 우리는 자기인식이 높은 남녀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해 피드백을 얻는 방법의 흥미로운 양상을 발견했다. 자기인식을 잘하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3~5명의 소수에게 의견을 구했으며, 피드백을 구한 대상은 하나같이 적극적으로 성공에 관심을 보이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진실을 말해 준 전력이 있는 사람들이었다.(예를 들어, 엘리노어의 솔직한 동료는 훌륭한 후보가 되는 반면, 필은 당연히 탈락 대상이다.)

 

그런 애정 어린 비판을 하는 사람들을 찾아내고 상의할 수 있을 때 여성 리더는 필요한 피드백을 확실히 얻을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자리는 상식 선에서 어떻게든 공식적으로 만들 수 있다. 우리 코칭 고객인 한 여성 임원은 자기가 노력하는 행동들을 얘기하길 좋아해서 애정 어린 비판을 해주는 사람들과 개별로 두 달에 한 번 점심 약속을 잡아 피드백을 받는다. 또 다른 고객은 조금 덜 공식적인 자리를 만드는데, 애정 어린 비판을 해주는 사람을 회의에서 만나면 회의가 끝난 뒤 2분 정도 짬을 내어 그에게 피드백을 요청해서 받는다.

 

피드백을 주고받는 대화 자체에 대해 말하자면, 그런 대화가 처음에 완벽하게 진행되지 않는다고 해서 가치가 없을 거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다트머스 터크경영대학원의 엘 벨 스미스Elle Bell Smith교수는 피드백이 충분히 구체적이지 않으면 이런 질문들을 이어서 해 보라고 여성들에게 제안한다. “제가 그랬을 때의 예를 좀 들어주실래요?” “그런 제 행동이 어떤 영향을 줬다고 생각하셨어요?” “제가 그러는 모습을 얼마나 자주 보셨나요?”

 

교훈3: 여성들은 피드백을 마음에 담아두는 경향이 있다.물론, 피드백 하나하나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서도 안 되고, 남들의 시각에 지나치게 의존하며 자아개념을 확립해서도 안 된다. 일반적으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이미지를 그려볼 때 이용하는 정보에는 세 종류가 있다. 그것은 자신의 견해, 남들의 견해, 그리고 남들과의 비교다. 그런데 남성은 자신의 견해와 사회적 비교를 더 중시하는 데 반해, 여성은 남들의 견해에 더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더군다나 피드백이 없는 상태에선 남녀 모두 자신의 성과를 보는 견해가 비슷하지만, 피드백이 있는 상태에선 여성이 남성보다 자신의 견해를 수정할 가능성이 더 크다.

 

당연히 남들의 피드백을 무시하는 일은 적응하기 힘들겠지만, 같은 이유에서 자신의 견해를 깎아내리는 행위도 똑같이 위험하다. 내 성과를 놓고 남들의 평가를 더 중시하면 내 기준과 목표를 무시하게 되고, 그러면 내 가치관과 일치하지 않는 행동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남들의 인정에 지나치게 매달리다 보면 두렵고 부족하고 불안하다는 생각이 자꾸 떠오를 수도 있다. (그렇다. 여성은 남성보다 생각을 깊게 하는 경향이 있다.)

 

F. 스콧 피츠제럴드F. Scott Fitzgerald는 지능이란두 가지 상반된 생각을 동시에 마음속에 품으면서 그런 능력을 계속 발휘하는 능력이라고 말했다. 자기인식도 비슷한 면이 있다. 자기인식은 한 가지 진실이 아니다. 내가 나를 보는 것과 남들이 나를 보는 것이 복잡하게 뒤얽힌 상태다. 사실 이런 두 관점은 자기 참모습의 여러 측면을 포착한다고 밝혀졌다. 예를 들면 내 의도는 대개 내가 남들보다 잘 이해하지만, 내 행동은 보통 남들이 나보다 더 명확하게 본다. 따라서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하지만, 아울러 그들도 우리를 규정하거나 우리의 자아상을 완전히 무시해선 안 된다.

 

다른 사람들의 견해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성향을 극복하기 위해 여성은 스스로 보는 자기 참모습의 이미지를 더욱 발전시키는 작업을 할 수 있다. ‘나는 어떤 원칙으로 살아가길 바라는가? 나의 가장 큰 꿈은 무엇인가? 나는 어떤 종류의 프로젝트에 가장 열정을 느끼는가?’ 이런 질문에 답하려면 어떤 방법을 쓰든 간에 가령 일기를 쓰든, 명상을 하든, 사랑하는 사람들과 대화를 하든, 내 생각을 남들의 피드백만큼이나 우선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성 리더들은 종종 스스로의 의지로 타인의 인식을 바꾼다. 특히 다른 사람들이 아직 내 능력을 알아보지 못할 때 유용하다. 예를 들어 내가 뛰어나게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에 대해 상사에게서 부정적 피드백을 받은 경우, 곧바로 포기하지 말고 오히려 그 성과를 보여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야 한다. 미국 연방 대법원의 대법관인 소니아 소토마요르Sonia Sotomayor는 이런 말을 했다. “지금까지 여러 직책을 거치면서 그때마다 제가 그 일을 해내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며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그래서 저는 그들의 생각이 틀렸다는 걸 증명해야 하는 특별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실제로 우리 여성들이 그렇게 해도 아무런 해가 되지 않는다.

 

번역 허윤정 에디팅 이방실

 

 

타샤 유리크(Tasha Eurich)박사는 조직심리학자이자 연구자이며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다. 임원교육 전문회사인 유리크그룹(The Eurich Group)의 회장으로, 신생 벤처기업부터 포천 100대 기업까지 다양한 회사들이 리더와 팀의 효율성을 키워 성공하도록 돕는 일을 한다. 최신작자기통찰 >(저스트북스, 2018)은 직장에서의 자기인식과 성공 간의 관련성을 탐색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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