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1-12월호

Life's Work: 줄리아 길라드 인터뷰

 

줄리아 길라드Julia Gillard

 

 

줄리아 길라드는 호주 역사상 유일한 여성 총리로 2010~2013년까지 총리직을 지냈다. 학생운동가로 정계에 입문해 초기의 패배에 굴하지 않고 노동당 의석에 앉았고, 케빈 러드Kevin Rudd 총리 아래에서 부총리직을 지낸 이후 그와 총리직을 놓고 격돌했다. 2012 10 9일에는 미소지니(여성에 대한 선입견)를 규탄하는 연설로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이듬해 지도부 경선에서 케빈 러드가 승리하며 길라드는 공직을 떠났고, 현재는 교육, 성평등, 정신보건학 등 이상을 위한 운동에 전념하고 있다.

인터뷰어 앨리슨 비어드

 

 

HBR: 총리로서 어떻게 일을 해 나갔나요?

 

길라드:정부기관은 정말 거대해요. 말 그대로 이렇게 되뇌곤 했죠. “내가 국정을 이끌지 않으면 끌려다니게 될 것이다.” 일이 너무 많아서 대응만으로도 바쁘지만, 그랬다가는 어젠다를 이끌고 나가지 못하죠. 핵심 어젠다를 명백하게 정하고 각 기관이 의사결정, 공공지출 검토, 정책시행,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이 어젠다를 우선하도록 해야 합니다. 제 정권에서는 교육개혁과 상해보험이 핵심이었어요. 다른 일을 하면서도 항상 이 문제의 해결에 주력했죠.

 

 

호주의 의원내각제 아래서 어떻게 연합을 구축했나요?

 

소수당과 무소속 정치인에게 손을 내밀었고 그들의 관점을 고려했어요. 정치인들은 말하는 데 많은 시간을 씁니다. 저는 무엇이 내게 중요하고 무엇을 포기할 수 있는지 생각하는 한편 상대방의 말에 귀 기울이고 상대방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포기할 수 있는 것을 파악하는 데 시간을 투자했어요. 사람은 진지한 관심과 정중한 대접에 반응하죠. 그러면 결국 협상은 결렬되고 끝나더라도 인간적 유대가 형성됩니다.

 

 

경쟁자, 언론매체, 또 소속 정당 때문에 타격을 입기도 했을 텐데, 어떻게 대처했나요?

 

자존감을 다졌습니다. 헤드라인이 바뀔 때마다 기분이 좋았다 나빴다 할 수는 없었으니까요. 관사에 신문을 가져다 주는 직원이 있었는데, 제가 총리직을 그만둔 다음 고백하더군요. 항상 제일 좋은 헤드라인을 맨 위에 올려놓으려고 노력했는데, 어떤 날에는 어느 헤드라인이 제일 덜 나쁜지 고를 수가 없어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고요. 평범한 줄리아 길라드가 지금은 일종의 엄청나게 강한 괴물이 됐다는 뜻은 아닙니다. 총리로서 이룬 성취가 궁극적으로 중요하다는 걸 알았을 뿐이죠. 절제와 회복력이 필요하지만, 전 그것도 일종의 근육이라고 믿습니다. 훈련하면 강해지죠. 전 꽤 오랫동안 꾸준한 훈련을 해왔고요.

 

 

성차별에 대해 의견을 표명하기로 결정한 이유는요?

 

그날, 제가 하원 대변인으로 지지하던 남성이 성차별적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이 밝혀졌어요. 전혀 몰랐던 일이었지만 저도 비판을 받을 건 분명했죠. 국회 청문회에서 야당지도자 토니 애벗Tony Abbot이 연설하는 동안 저는 손으로 답변 연설문을 썼습니다. 보좌관에게 애벗의 성차별 발언을 조사해 달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며칠 동안 치밀하게 다듬어서 한 연설은 아니었어요. 뭔가가 제 안에서 치밀어 오른 거죠. 그때까지 저에게 쏟아진 모든 성차별을 입술을 깨물고 감내했었는데, 도리어 성차별주의자로 손가락질 받게 되는 상황에 깊은 좌절감을 느꼈어요. 그 분노가 추진력이 됐죠.[1]

 

 

그 여파를 어떻게 처리했나요?

 

처음에는 후폭풍이 너무 커서 어리둥절했고 흥미로웠습니다. 다음에는 억울하다는 생각까지 들었고요. 한 번의 연설이 15년간의 정치인생을 대변하게 된 셈이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마음의 평화를 찾았어요. 해외에서 호주 정치에 대해 아는 것이 저의 연설뿐이라고 해도 나쁠 건 없잖아요? 사실 그런 경우가 대부분이고요.

 

번역 석혜미 에디팅 조진서

 

 

[1]길라드의 정적이었던 애벗은 과거남성은 신체적으로나 감정적으로나 권력을 행사하는 데 여성보다 적합하다” “여성은 집안에서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 이날 연설에서 길라드는 애벗이 다른 남성을 성차별적이라고 비난하는 행동이 적반하장 격이라고 말하며, “나는 이 남자가 내게 성차별과 미소지니를 강의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지금도, 앞으로도라고 말했다. 유튜브에서 볼 수 있다. https://youtu.be/SOPsxpMzYw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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