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6월

21세기의 인재 발굴
클라우디오 페르난데즈 아라오즈(Claudio Fernandez-Araoz)

 

오늘날 왜 잠재력이 지능과 경험, ‘역량’보다 중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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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ustration: Mark Matcho

 

몇 년 전 나는 가족기업 형태의 어느 전자제품 소매기업에서 새로운 CEO를 찾는 일을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이 회사는 전문경영인을 고용해 사업을 확장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나는 퇴임할 CEO 및 이사회의 긴밀한 협조하에 이 자리에 적합한 역량이 무엇인지 찾아내고 후보자들을 발굴해 평가하는 작업을 했다. 우리가 채용한 사람은 그 자리에 맞는 모든 자격을 갖추고 있었다. 그는 최상위권 전문대학원을 나왔고, 업계 최고의 조직들에서 일했으며,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가운데 하나에서 지사장으로 성공한 인물이었다. 무엇보다 우리가 파악한 각 역량에 대한 목표 수준보다 훨씬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다 소용없었다. 그는 훌륭한 배경을 지녔고 자격요건에도 완벽히 부합했지만 당시 시장에 일고 있는 엄청난 기술ㆍ경쟁ㆍ규제상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다. 3년간 저조한 성과를 내는 데 그친 그는 결국 회사를 떠나야 했다.

 

이 이야기를 내가 헤드헌팅 경력 초기에 겪었던 사례와 비교해 보자. 내 임무는 퀸사(Quinsa)라는 기업 소유의 한 작은 맥주공장에 프로젝트 관리자를 채용하는 일이었다. 이 기업은 당시 라틴아메리카 남단 원뿔꼴 지역1]의 맥주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역량(competency)’이라는 용어를 들어본 적도 없었다. 나는 새로 입사한 회사에서 후보자 물색을 위한 리서치 지원도 없이 일했는데(당시에는 인터넷도 없었다), 퀸사는 이 지역 음료업계에서 유일하게 제대로 사업을 하는 회사였다. 이 때문에 나는 이 자리에 맞는 업계 및 직무 배경을 가진 사람들의 대규모 인재풀을 찾을 수 없었고 결국 내가 알고 있던 페드로 알고르타(Pedro Algorta)라는 한 임원에게 연락을 취했다. 그와 나는 스탠퍼드대에서 공부하던 1981년에 서로 만난 적이 있었다. 알고르타는 몇 권의 책으로 출판되고 영화얼라이브(Alive)’로 제작되기도 했던, 유명한 1972년 안데스산맥 비행기 추락 사고의 생존자였다. 그는 후보자로서 확실히 흥미로운 선택이었다. 하지만 알고르타는 소비재 산업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었고 맥주공장이 위치한 코리엔테스(Corrientes)2]지방을 잘 몰랐으며 마케팅이나 영업 등 핵심 전문 분야에서 일한 경력도 없었다. 그렇지만 나는 그가 성공하리라는 느낌이 들었고 퀸사도 그를 채용하기로 했다. 이 결정은 현명한 것으로 입증됐다. 알고르타는 금세 코리엔테스 맥주공장의 최고관리자로 승진했고 이후 퀸사의 주력회사인 퀼메스(Quilmes)브루어리의 CEO 자리에 올랐다. 또 그는 퀸사를 가족기업에서 존경받는 대기업으로 변형시킨 경영진의 핵심 일원이었다. 당시 퀸사의 경영진은 라틴아메리카 최고 가운데 하나로 인정받았다.

 

그렇다면 그 자리에 제격으로 보였던 전자업계 CEO는 왜 그렇게 처참히 실패했을까? 그리고 분명 자격미달이었던 알고르타는 왜 그렇게 화려한 성공을 거뒀을까? 해답은 잠재력(potential), 즉 갈수록 복잡해지는 역할과 환경에 적응해 성과를 내는 능력에 있다. 알고르타는 이런 능력을 갖췄지만 첫 번째 예로 든 CEO는 그렇지 못했다.

 

임원들을 평가ㆍ추적하고 이들의 성과에 미치는 요인들을 연구하는 데 30년을 보낸 후, 나는 이제 하급 관리자에서 최고경영진과 이사회에 이르기까지 모든 직급에서 성공의 가장 중요한 예측 변수로 잠재력을 꼽는다. 나는 잠재력을 지닌 사람들을 찾아내는 법과 회사가 이들을 성장시키고 효과적으로 활용하도록 돕는 법을 배웠다. 따라서 내가 배운 교훈들을 이 글을 통해 공유하고자 한다. 비즈니스는 점점 급변하고 복잡해지며 전 세계 최고 인재들을 확보하려는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나는 조직 및 조직의 리더들이 내가 말하는 인재 발굴의 새로운 시대, , 인재에 대한 평가가 체력, 지능, 경험, 역량이 아니라 잠재력에 기반을 두는 시대로 이동해야 한다고 확신한다.

 

 

Idea in Brief

문제점

지난 수십 년간 조직은 인재의 채용과 개발에서역량을 강조해왔다. 이에 따라 업무를 필요한 역량들로 나누고 이런 역량들을 가진 후보자들로 자리를 채웠다. 그러나 21세기 비즈니스는 너무 복잡하고 가변적이며, 최고 인재를 확보하려는 경쟁도 매우 치열하기 때문에 이런 모델은 더 이상 적합하지 않다.

 

해결책

오늘날 채용과 승진 결정을 담당하는 사람들은 잠재력에 중점을 둬야 한다. , 끊임없이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적응하고 도전적인 새 역할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 능력이다.

 

도구

관리자들은 다섯 가지 핵심 지표의 측면에서 현 직원과 잠재 직원을 평가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올바른 동기, 호기심, 통찰, 관계 맺음, 결단력이다. 이후 최고의 인재들을 영리하게 유지하고 이들에게 확장 과제를 부여함으로써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1]브라질, 파라과이,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칠레 등을 포함하는 지역 역주

[2]아르헨티나의 북동부에 위치한 주 - 역주

새로운 시대

인재 발굴의 첫 번째 시대는 수천 년간 지속됐다. 인류는 이 기간 동안 신체적 특성에 기초해 사람들을 선택했다. 피라미드를 세우거나, 수로를 파거나, 혹은 전쟁을 치르거나, 곡물을 추수하기 위해 가장 건강하고 튼튼한 사람을 찾아 썼다. 이런 신체적 특성은 평가하기 수월했다. 게다가 이런 특성은 갈수록 무의미해지고 있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이런 특성들을 찾는다.

<포천(Fortune)> 500대 기업의 CEO들은 일반적인 미국인보다 키가 평균 6.3㎝나 더 크며 군대의 리더와 국가 원수들에 대한 통계도 이와 유사하다.

 

나는 두 번째 시대에 태어나고 자랐다. 이 시대의 특징은 지능, 경험, 과거 실적을 강조하는 데 있다. 20세기 대부분에 걸쳐 IQ(언어, 분석, 수리, 논리에 대한 능력)가 특히 사무직종의 채용 과정에서 중요한 요소로 간주됐고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었다. 학력과 시험 성적도 평가 요소로 활용됐다. 또한 많은 업무들이 표준화되고 전문화돼 여러 종류의 근로자들이 신뢰성과 투명성을 갖춘검증절차를 거칠 수 있었다. 대부분의 역할들이 매년 기업과 업계마다 대체로 유사했기 때문에 과거 실적이 좋은 지표로 고려됐다. 만일 엔지니어, 회계사, 변호사, 디자이너, CEO가 필요하면 가장 똑똑하고 경험 많은 엔지니어, 회계사, 변호사, 디자이너, CEO를 찾아 인터뷰한 뒤 고용하면 그만이었다.

 

나는 인재 발굴의 세 번째 시대 초기인 1980년대에 헤드헌팅 업계에 합류했다. 이 시대는 오늘날까지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역량 운동(competency movement)에 의해 주도됐다. 데이비드 맥클러랜드(David McClelland)는 그의 1973년 논문지능이 아닌 역량을 테스트하라(Testing for Competence Rather than For ‘Intelligence’)’에서 근로자들, 특히 관리자들은 그들이 수행할 역할에서 뛰어난 성과를 올릴 수 있도록 해주는 구체적 특성과 기량으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당시는 이런 식의 사고가 적절한 시기였다. 왜냐하면 기술의 진화와 산업 간 융합으로 인해 업무가 훨씬 더 복잡해졌고 이전 직무에서의 경험과 실적이 무의미해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시 우리는 업무를 역량별로 구분한 뒤 역량의 적절한 조합을 갖춘 후보자들을 찾았다. 그리고 리더십 역할에 대해서는 감성지능이 IQ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는 연구에 의존하기 시작했다.

 

이제 우리는 네 번째 시대가 시작하는 시점에 와 있다. 이 시대에는 초점을 잠재력으로 옮겨야 한다. 급변하고(volatile), 불확실하며(uncertain), 복잡하고(complex), 모호한(ambiguous) 환경(이 단어들의 머리글자를 딴 부카(VUCA)는 원래 군대에서 쓰는 약자인데 기업의 유행어로 변했다)에서는 역량 기반의 평가 및 임명이 갈수록 부적합해지고 있다. 오늘 누군가를 특정 역할에서 성공하게 만든 요인이 내일도 그렇다는 보장은 없다. 만일 경쟁 환경이 변하거나, 기업 전략이 바뀌거나, 그 사람이 다른 동료 그룹과 협업하거나, 이들을 관리해야 한다면 상황은 달라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회사의 직원들과 리더들이 적합한 기량을 지니고 있는지가 아니라 그들이 새로운 기량을 배울 만한 잠재력이 있는가의 여부다.

 

최고 인재의 부족

안타깝게도 잠재력은 역량에 비해 훨씬 더 파악하기 어렵다. (나중에 설명하겠지만 불가능하지는 않다.) 게다가 조직들은 곧 역사상 가장 힘든 (구직자가 아니라 고용주에게) 고용시장 가운데 하나에서 잠재력을 지닌 인재를 찾아야 할 것이다. 최근 미국과 유럽이 높은 실업률 이면에는 중요한 신호들이 감춰져 있다. , 세계화, 인구통계, 파이프라인이라는 세 가지 요인이 향후 수년간 고위급 인재의 부족 현상을 몰고 온다는 사실이다.

 

2006년에 나는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현 학장인 니틴 노리아(Nitin Nohria)와 내가 몸담은 이곤젠더(Egon Zehnder)의 동료들과 협력해 이 문제를 연구했다. 우리는 상세한 자료를 모으고 47개 기업의 CEO를 인터뷰했다. 이 기업들의 전체 시가총액은 2조 달러였고 매출은 1조 달러 이상, 직원 수는 300만 명 이상에 달했다. 모든 주요 산업 부문과 지역을 대표하는 이 회사들은 높은 평판과 확고한 인재 관리기법을 바탕으로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우리는 이들 모두가 대량의 인재 부족 사태에 직면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8년이 지난 지금도 형편이 더 나빠지지 않았을 뿐 상황은 비슷하다.

 

그럼 이 세 가지 요인을 차례로 살펴보자. 세계화(globalization)는 기업들이 자국의 시장 범위를 넘어서도록 밀어내는 역할을 하며, 이에 따라 이런 과정을 도와줄 수 있는 인재를 두고 서로 경쟁하게 만든다. 2006년 연구에서 우리는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2012년까지 개발도상 지역에서 88%의 매출 증가를 이룰 것으로 예상했다. 이 예상이 들어맞았을 뿐 아니라 국제통화기금(IMF) 등은 현재부터 2016년까지 세계 경제 성장의 약 70%가 신흥시장에서 나올 것으로 예측한다. 이와 동시에 개발도상국 기업들은 전 세계에서 고객뿐 아니라 인재를 놓고도 경쟁하고 있다. 중국을 예로 들면, 2003년에 글로벌 <포천> 500대 기업에 등재된 중국 기업의 수는 8개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88개로 크게 늘었다. 이런 발전을 일부 뒷받침한 요인은 해외 시장의 성장이다. 중국의 일류 통신회사 화웨이(Huawei)의 직원은 7만 명이 넘는데 그중 45%는 독일, 스웨덴,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러시아, 인도 등에 위치한 연구개발센터에서 일하고 있다. 인도와 브라질 같은 시장에 기반을 둔 기업들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례를 찾을 수 있다.

 

인구통계(demographics)가 인재풀에 미치는 영향 또한 명백하다. 향후 고위급 임원에 오를 사람으로 선호되는 연령대는 주로 35세에서 44세까지지만 이 범위 내에 있는 사람들의 비율이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다. 우리의 2006년 연구에서는 만일 젊은 리더들의 수가 30% 감소한다고 가정하면 비즈니스가 예상대로 성장한다고 했을 때 핵심 연령층의 고위급 리더 후보자 풀이 절반으로 줄어들 것으로 계산했다. 10년 전에는 이런 인구통계상의 변화가 주로 미국과 유럽에 영향을 미쳤지만 2020년경에는 러시아, 캐나다, 한국, 중국 등 다른 여러 나라에서도 은퇴할 나이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노동인구에 편입되는 사람들보다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세 번째 현상은 두 번째와 관련돼 있고 똑같이 강력한 요인이지만 일반적으로 훨씬 덜 알려져 있다. 기업들은 미래 리더들의 파이프라인(pipelines)3]을 제대로 개발하지 않고 있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ricewaterhouseCoopers) 2014년에 68개국 CEO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3%는 자사의 모든 직급에 걸쳐 현재의 핵심 기량이 미래에도 여전히 사용 가능할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 보스턴컨설팅그룹의 독점 연구에 따르면 임원의 56%는 앞으로 자사의 고위급 관리자 확보에 심각한 차질이 예상된다고 보고 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보리스 그로이스버그(Boris Groysberg) 교수는 임원 프로그램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한 2013년 조사에서 이들이 이와 유사한 우려를 지니고 있음을 발견했다. 응답자들은 총점 5점 가운데현재의 CEO’ 항목에는 평균 4점을, ‘현재의 최고경영진항목에는 평균 3.8점을 준 반면 자사의리더십 파이프라인항목에는 평균 3.2점을 부여했다. 이렇게 부정적인 결과는 이 조사에 포함된 다른 질문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인재 관리 기능 중 어느 항목도 3.3점 이상을 얻지 못했고 직무 순환처럼 중요한 직원 개발 활동은 2.6점이라는 낮은 점수를 얻는 데 그쳤다. 다시 말해, 자사가 자격 있는 리더를 찾아내고 성장시키는 일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임원은 거의 없다는 뜻이다. 내 동료들이 진행한 최근의 임원 패널 인터뷰를 보면 이런 견해가 널리 퍼져 있음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이 인터뷰에 참가한 823명의 리더들 가운데 겨우 22%만이 자사의 파이프라인에 만족한다고 답변했으며 최고의 인재를 영입하기 쉽다고 생각한 리더의 비율은 19%에 불과했다.

 

나는 많은 기업들, 특히 선진국 시장에 기반을 둔 기업들에서는 고위급 리더의 절반이 향후 2년 이내에 은퇴할 나이가 될 것이며 이들 중 절반은 자신을 승계할 준비가 돼 있거나 승계 가능한 후계자가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로이스버그 교수는 이렇게 지적했다. “기업들은 현재 이를 문제 삼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5년이나 10년이 지나 사람들이 은퇴하거나 회사를 떠나면 다음 세대의 리더는 어디에서 나올 것인가?”

 

개별적으로 봤을 때 세계화, 인구통계, 파이프라인이라는 세 가지 요인은 각각 향후 10년 동안 인재에 대한 전례 없는 수요를 낳을 것이다. 현재 세계화의 속도는 그 어느 때보다 빠르고 나이 든 직원과 젊은 직원 사이의 불균형도 과거보다 심각하다. 또 자격 있는 후계자들의 파이프라인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견해가 어느 때보다 지배적이며 기업의 직원 개발 관리에 대한 설문 평가는 내 경험상 최저치다. 이 모든 요소를 종합해 보면, 대부분의 조직은 향후 인재 쟁탈전에서 거대하고 감당하기 어려운 도전을 맞게 될 것이다. 그러나 잠재력을 찾아내는 법을 배우고, 잠재력을 지닌 사람들을 효과적으로 유지하며, 최고 인재의 향상을 위한 개발 프로그램을 만드는 기업에는 이런 상황이 오히려 엄청난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다.

 

 

최고위직에 필요한 잠재력

잠재력에 초점을 맞추면 조직의 모든 직급, 특히 최고위 직급에 대한 인재 발굴을 향상시킬 수 있다. 젊은 관리자들을 뽑을 때와 달리 CEO나 이사를 뽑을 때는 종종 적합한 자격과 경험, 역량을 지닌 후보자들을 여러 명 접하게 되곤 한다. 이 때문에 이들의 동기, 호기심, 통찰, 관계 맺음, 결단력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더욱더 중요하다.

 

CEO 자리에 대해서는 아주 일찍부터 승계 계획에 착수해야 한다. 이상적으로는 새로운 리더가 일을 맡을 때부터 하면 좋겠지만 적어도 그가 자리를 떠나기 3~4년 전에는 시작해야 한다. 이곤젠더는 재임기간이 훨씬 많이 남은 상황에서도 최고경영진의 두 단계에서 네 단계 아래까지의 직원들에 대한 잠재력을 평가하도록 돕고 유지하고 개발할 직원들을 찾아내 그중 일부가 최고위직을 두고 경쟁할 수 있도록 한다.

 

내가 아는 어느 기업의 뛰어난 이사는 충분한 잠재력이 없다는 이유로 매우 유능한 최고경영진의 해임을 두 번이나 이끌었고 그들이 맡고 있던 핵심 사업 개발을 잠재력이 있는 사람들에게 맡기기를 원했다. 이사회 임명 시에도 똑같은 규율이 요구된다. 우리 회사의 영국 지사는 최근 매우 존경받는 유통기업 존 루이스 파트너십(John Lewis Partnership)이 두 개의 비상임 이사 자리를 두고 여러 후보자들을 평가하는 일을 도왔다. 이때 우리는 잠재력의 모든 지표들, 특히 호기심을 핵심 기준으로 삼았다. 어쨌든 기업의 리더가 배우고, 성장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잠재력을 지니지 못했다면 잠재력을 지닌 직원들과 관리자들을 이끌 수 없을 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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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한 채용

첫 번째 단계는 적합한 사람들을 조직에 영입하는 일이다. 최근의 역사에서 가장 뛰어난 기업 가치 창출자 가운데 한 명인 아마존의 CEO 제프 베조스(Jeff Bezos) 1998년에 이렇게 말했다. “채용에 관한 우리의 접근방식에서는 높은 기준을 설정한 것이 성공을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였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후보자를 평가할 때, 그리고 현 직원들을 재평가할 때 그의 잠재력을 어떻게 판단하는가?

 

많은 기업에는 잘 정립된핵심 가망 인재(high potential)’ 프로그램이 있고, 이는 전도유망한 관리자들을 빠르게 개발시키고 승진시키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런 프로그램의 대부분은 실제로고성과자(high performer)’ 프로그램이며, 여기에는 과거에 좋은 실적을 냈기 때문에 미래에도 좋은 실적을 낼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추정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그러나 앞에서 얘기한 부카(VUCA) 조건을 고려하면 이는 더 이상 안전한 예측이 아니다. 내가 가르치는 임원 프로그램 참가자 중 약 80%는 자신의 회사가 경험적으로 입증된 잠재력 평가 모델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일관되게 전한다. 나는 이런 식의 평가가 IQ, 과거 실적, 심지어 다양한 역량을 평가하는 일보다 훨씬 어렵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그러나 이 평가 방법은 분명 실행 가능하다. 이곤젠더가 지난 20년간 개발되고 다듬어진 모델을 사용해 임원 수천 명의 경력을 평가한 자료에 따르면 이 평가 방법은 85% 정도의 예측 정확도를 갖고 있다.

 

[3]필요할 때 언제라도 리더로 승진시킬 수 있도록 조직 내 잠재력 있는 인력의 흐름을 관리하는 일 편집자주

우리가 제시하는 잠재력의 첫 번째 지표는 올바른 동기(motivation). , 사심이 없는 목표를 추구하면서 탁월한 성과를 내겠다는 강렬한 의지를 말한다. 잠재력이 높은 사람들은 대단한 야망이 있고 자신의 흔적을 남기고 싶어 하지만 이들은 또한 조직의 큰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강한 욕구가 있고 깊은 인간적 겸손을 드러내며 자신이 하는 모든 일을 더 잘하기 위해 노력한다. 우리가 동기를 첫 번째 지표로 꼽는 이유는 그것이 안정적인(그리고 대개 무의식적인) 특성이기 때문이다. 만일 어떤 사람이 오로지 이기적인 동기에만 이끌린다면 이런 그의 특성은 아마도 변하기 어려울 것이다.

 

우리의 연구에 따르면 그 다음에는 잠재력의 특징을 보여주는 다음 네 가지 자질들을 고려해야 한다.

 

호기심(curiosity): 새로운 경험과 지식, 솔직한 피드백을 구하려는 성향, 그리고 학습과 변화에 대한 열린 태도

 

통찰(insight):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정보를 수집하고 이해하는 능력

 

관계 맺음(engagement): 비전을 설득력 있게 전달하고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감정과 논리를 사용하는 데 필요한 요령

 

결단력(determination): 도전이 있어도 어려운 목표를 위해 싸우고 역경에서 다시 회복되는 능력

 

 

잠재력 외에 어떤 자질을 주의해서 봐야 하는가?

잠재력이 오늘날 임원들을 평가하는 결정적인 기준이 돼야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수년간 배운 다른 교훈들을 무시하는 실수를 저질러서는 안 된다.

 

지능 아마도 당신이 직접 IQ 테스트를 시행하지는 않겠지만 교육 배경, 초기 업무 경험, 인터뷰 질문에 대한 반응 등을 고려해 후보자의 일반적인 지능(분석, 언어, 수리, 논리적 추리력 포함)을 평가하는 일은 중요하다. 그렇다고 천재를 찾으라는 말은 아니다. 대부분의 업무에 있어서 지능이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성과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러나 일반적인 지능은 시간이 지난다고 크게 증가하지 않기 때문에 여전히 요구조건에 비춰 충분히 영리한 사람들을 채용해야 한다.

 

가치관 가치관은 매우 중요하다. 후보자가 실제 업무에 들어간 후에는 가치관을 가르치기 어렵다. 따라서 인터뷰와 평판조회를 사용해 솔직함이나 정직성 같은 필수적인 사항들을 평가하고 후보자가 당신 조직의 핵심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아내라.

 

리더십 역량 고위급 관리자에 지원한 후보자들을 평가할 때는 일부 역량들을 평가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각각의 업무와 조직에 따라 다르지만 뛰어난 리더들은 대체로 다음 8가지 역량을 지니고 있다.

 

1 전략적 지향성 광범위하고 복잡한 분석적ㆍ개념적 사고를 할 수 있는 능력

2 시장에 대한 통찰 시장 및 시장이 비즈니스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뛰어난 이해력

3 결과 지향 핵심 비즈니스 지표를 실제 결과를 통해 향상시키려는 의지

4 고객 지향 고객에게 봉사하려는 열정

5 협력 및 영향력 명령 계통에 없는 사람들을 포함해 동료 및 파트너와 효과적으로 일하는 능력

6 조직의 발전 최고의 인재를 끌어들이고 개발해 회사를 발전시키려는 욕구

7 팀 리더십 성공적으로 유능한 팀을 만들고 지원하고 업무에 집중시키는 능력

8 변화 리더십 새로운 목표 달성을 위해 조직을 변화시키고 지원하는 능력

 

이런 역량들은 잠재력을 평가할 때와 마찬가지로 인터뷰와 평판조회를 통해 평가해야 한다. 이를 통해 후보자가 과거 유사한 상황에서 이런 역량들을 어떻게 보여줬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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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 보면 나는 이제 페드로 알고르타가 퀸사에서 성공한 이유는 이런 자질들을 모두 갖췄기 때문이지 구체적인 기량과 역량을 지녔기 때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자질들은 그가 안데스산맥에서 끔찍한 시련을 겪는 동안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그는 막중하지만 빛이 나지 않는 역할, 즉 먼 길을 걸어가 결국 생존자들을 구한 탐험조에게 음식물을 제공하는 역할을 맡음으로써 자신의 동기를 보여줬다. 그는 눈을 녹여 사람들이 마실 수 있게 했고, 동료 희생자들의 시신에서 작은 살 조각들을 잘라내고 건조시켜 식량으로 제공했다. 절망에 굴복하지 않은 알고르타는 그를 둘러싼 환경에 호기심을 가졌고 얼음에서 흘러나오는 물에 관심을 기울였다. 그리고 오직 그만이 물이 동쪽으로 흐르는 모습에 착안해 조종사가 그들의 위치를 잘못 보고했다는 통찰을 얻었다. 그들은 안데스산맥의 칠레 쪽이 아니라 아르헨티나 쪽에 있었던 것이다. 그가 다른 이들과 관계를 맺기 위해 노력한 일들과 결단력 또한 72일 동안 명백하게 드러났다. 그는 복합적인 다리 골절을 입어 죽어가던 친구 아르투로 노게이라(Arturo Nogueira)의 주의를 고통에서 돌리려 애쓰면서 이 젊은이를 충실히 돌봐줬다. , 알고르타는 동료 생존자들이 희망을 잃지 않도록 독려하면서도 만약 자신들이 죽으면 시신을 음식으로 쓸 수 있도록 용납하라고 (그는 이를사랑의 행위라고 불렀다) 설득했다.

 

알고르타의 CEO 재직기간은 안데스산맥에서의 경험과 별로 유사성이 없지만 동일한 특성들이 그가 퀸사에서 경력을 쌓는 데 보탬이 됐다. 그가 이 회사에서 일한 10년 중 마지막 시점이 아마도 그가 지닌 동기의 순수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일 것이다. 당시 그는 자신이 이끌던 기업식 농업 프로젝트를 전략적 이유를 들어 포기하도록 권장했다. 즉 스스로 일자리를 잃게 만드는 쪽으로 투표를 한 것이다. 알고르타는 또한 호기심 많은 임원으로, 항상 시간을 내어 모든 직급의 고객, 클라이언트, 근로자들을 만났고, 보통은 묻혀버리기 쉬운 목소리들을 경청하곤 했다. 그 결과 그는 일부 혁명적인 마케팅 계획들을 채택하고 지원했다. 이를 통해 퀼메스는 기록적인 수익성을 달성하면서 판매를 8배나 증대할 수 있었다. 그는 채용 결정과 전략적 결정 모두에서 대단한 통찰을 보여줬다.(그가 채용한 최고의 인재들 중에는 퀼메스와 네슬레(Nestlé)의 미래 CEO들도 있었다.) 또 모든 비핵심 자산을 처분하고 여기서 발생한 매각대금을 지역 맥주사업을 확장하는 데 사용한 과감한 행보를 들 수 있다. 그의 참여는 퀼메스의 비효율적이고 심지어 해롭기까지 한 문화를 변화시켰다. 상사와 부하직원들이 모두 참여하는 열린 회의가 필요하다는 그의 주장은 하나의 선례가 돼 훗날 그룹 전체에 실시됐다. 마지막으로, 알고르타는 퀸사에서 놀라운 결단력을 보였다. 입사 후 맡은 새로운 맥주공장의 건설 프로젝트에서 자금이 동이 났을 때에도 그는 프로젝트를 포기하려 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강하게 밀고 나가 필요한 자금을 조달받았다. 그리고 몇 달 뒤 아르헨티나가 화폐 평가절하와 초인플레이션으로 흔들렸을 때에도 변함없이 건설 작업을 밀어붙였다. 15개월 후 공장은 가동에 들어갔다.

 

그렇다면 새로 만난 후보자 혹은 현 직원이 잠재력을 지녔는지 어떻게 파악할 수 있을까? 앞의 알고르타의 경우처럼 그 사람의 개인적인 이력과 경력상의 이력을 확인해보면 된다. 심층 인터뷰 또는 경력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그 사람이 이런 자질들을 가졌는지 여부를 알려주는 자료를 얻기 위해 평판조회를 실시하라. 예를 들어, 호기심 여부를 평가할 때는 단지당신은 호기심이 많습니까하고 묻지 마라. 대신 그 사람이 자기 개선에 관심이 많고, 진정으로 배우기를 좋아하며, 실수를 저지른 뒤에는 반성과 개선을 할 수 있다는 단서를 찾아라.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던지면 효과가 있다.

 

· 누군가 당신에게 대들면 어떻게 반응합니까?

· 당신의 팀에 대한 타인의 의견을 알고 싶을 때는 어떻게 요청합니까?

· 생각, 경험, 혹은 개인의 발전을 넓히기 위해 어떤 일들을 합니까?

· 당신은 조직에서 어떤 식으로 학습을 독려합니까?

· 미지의 것을 찾아내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합니까?

 

잠재력이 높은 사람들을 곧장 뻗은 사다리 위로 밀어 올린다고 해서 이들의 성장이 가속화되지는 않는다. 빠른 성장을 가능케 하는 것은 긴장과 불편함을 주는 과제들이다.

 

언제나 구체적인 사례를 요청하고 동기ㆍ통찰ㆍ관계 맺음ㆍ결단력의 관점에서 깊이 있게 탐색하라. 그 사람을 잘 아는 관리자, 동료, 직속부하들과의 대화 역시 상세한 내용이 오가야 한다.

 

리더로서 당신은 조직 전체가 이런 인터뷰 기술을 습득하도록 조치해야 한다. 연구자들은 가장 뛰어난 면접자들의 평가가 후보자의 궁극적인 성과와 매우 긍정적인 연관성이 있는 반면, 어떤 면접자들의 의견은 그냥 동전을 던지는 일만도 못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런데도 관리자들 가운데 경영대학원이나 자신의 회사로부터 올바른 평가 기술을 배우는 이들은 매우 드물다. 임원 인재 관리 프로그램 참가자들에 대한 조사를 통해 나는 겨우 30% 정도의 임원들만이 자신의 회사가 충분한 교육을 제공한다고 생각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대부분의 조직은 형편없는 후보자들을 지지하고 좋은 후보자들을 떨어뜨리는 힘을 가진 사람들로 채워져 있는 듯하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올바른 방식의 채용을 강조해 뛰어난 인재를 채용할 확률을 크게 높이는 기업들도 있다. 가령 아마존은 사내에 수백 명의 전담 채용담당자들이 있고, 뛰어난 평가 장치를 가진 교육 프로그램을 갖췄으며, 심지어 수많은 공인바레이저(bar raiser)4]들을 두고 있다. 이 바레이저는 다양한 부서에서 정규직으로 일하는 직원들이지만, 또한 숙련된 평가자로서 다른 분야 후보자들의 평가에 참여하고 거부권을 행사할 권한을 부여받은 사람들이다.

 

 [4]기준치를 올리는 사람 - 역주

보통 발레(Vale)라고 불리는 브라질의 채광 그룹 콤파니아 발레 도 리우 도세(Companhia Vale do Rio Doce) 2001년부터 2011년까지 CEO인 호제르 아그넬리(Roger Agnelli)의 재임기간 동안 이곤젠더와 협력하면서 아마존과 유사하게 규율화된 접근방식을 취했다. 그가 CEO로 재직하는 동안에는 모든 고위급 자리들이 내부 및 외부 후보자 모두에 대한 객관적이고 독립적이며 전문적인 평가를 거쳐 채워졌다. 관리자들은 심지어 후보자들이 지원 분야나 직무에 대한 구체적 경험이 없는 경우에도 동기ㆍ호기심ㆍ통찰ㆍ관계 맺음ㆍ결단력을 지닌 후보자를 선호하도록 권장됐다. “우리는 우리의 장기 전략과 어려운 목표에 대한 열정과 의지가 없는 사람은 절대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아그넬리는 이렇게 말했다. 전 세계에서 약 250명의 임원들이 이런 식으로 채용되거나 승진했고 이 전략은 성공을 거뒀다. 발레는 채광산업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으며 브라질 국내 및 라틴아메리카 지역에서 경쟁자들을 크게 앞질렀다.

 

인재를 영리하게 유지하는 법

일단 정말로 잠재력이 높은 사람을 채용하고, 또 기존 직원들 가운데 그런 사람을 찾아냈다면 이들을 조직에 유지시키는 일에 중점을 둬야 한다. 결국 좁은 인재 시장을 놓고 다투는 경쟁자들은 기꺼이 이들을 유혹해 영입하려 들 것이기 때문이다. 아그넬리는 자신이 발레의 CEO로 있으면서 이룬 가장 자랑스러운 업적은 막대한 매출과 수익, 주가 상승이 아니라 내부 승진으로 올라온 리더들의 자질이 향상됐다는 점이라고 말한다. “5~6년이 지나자 최고위 직급에 임명된 사람들이 모두 회사 내부에서 나왔습니다.” 그는 이렇게 언급하면서 훌륭한 팀을 만들고 유지하는 능력은 모든 리더나 조직의 성공의열쇠이라고 덧붙였다.

 

2011년 브라질 정부가 61%의 지분을 사용해 아그넬리를 해고하자 8명의 집행위원회 위원 중 7명이 1년 안에 자진 사퇴했다. 이로 인해 발레는 주식이 폭락해 회사 가치의 절반을 잃었다. 물론 브라질 및 원자재 관련 주식에 대한 외국인들의 환멸감 증가도 작용을 했다. 그러나 발레의 경쟁사인 리오틴토(Rio Tinto) BHP빌리턴(BHP Billiton)이 같은 기간 동안 훨씬 적은 손실을 입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발레가 훌륭한 리더들을 잃었다는 사실에 투자자들이 반응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아그넬리가 이끈 시기의 발레를 본받고 그 후 발레에 일어난 일과 같은 운명을 피할 수 있을까? 이를 위해서는 잠재력이 높은 사람들이 회사에 가장 바라는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 다니엘 H. 핑크(Daniel H. Pink)가 그의 저서 <드라이브(Drive)>에서 설명했듯이 우리 대부분은, 특히 지식 노동자들은 세 가지 핵심적인 요인을 통해 힘을 얻는다. 자율(autonomy, 자신의 삶을 스스로 이끌어가는 자유), 숙달(mastery, 뛰어나고자 하는 열망), 목적(purpose, 우리의 일이 자신보다 더 큰 어떤 것에 기여하기를 바라는 갈망)이다.

 

물론 급여도 중요하다. 모든 직원들, 특히 떠오르는 최우수 인재들은 자신의 노력과 기여에 합당하고 유사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받는 만큼의 보상을 기대한다. 그러나 내 경험상 불공평한 급여는 확실히 직원의 의욕을 꺾을 수 있지만 일정 수준을 넘어서는 보상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영향력이 훨씬 떨어진다. 나는 이곤젠더를 통해 채용되고 새로운 자리에서 성공을 거뒀으나 3년 이내에 회사를 떠난 후보자들을 조사해 봤다. 그들 중 85%는 자신이 잠재력을 지닌 유능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더 높은 자리로 채용돼 떠났다. 그러나 그들 중 이직의 주된 이유가 더 많은 돈 때문이라고 말한 사람은 겨우 4%에 불과했다. 보다 일반적인 이유에는 형편없는 상사, 불충분한 지원, 성장을 위한 기회 부족 등이 있었다.

 

따라서 회사의 최우수 인재들에게 합당한 급여를, 이상적으로는 평균 이상의 급여를 지급하라. 그러나 또한 네 가지의 ‘T’ 측면에서 이들에게 자율성을 부여하라. 바로 업무(task, 하는 일), 시간(time, 일을 하는 때), (team, 함께 일하는 사람들), 기법(technique, 일하는 방법)이다. 힘들지만 달성 가능한 도전을 설정하고 방심하지 않게 함으로써 이들이 숙달에 이르도록 도와라. 그리고 이들을 더 큰 팀에, 그리고 조직적 또는 사회적 목표에 참여시켜라.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와 리더들은 이런 일에 전문가들이다. 발레의 아그넬리와 그의 팀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아그넬리가 떠난 후 회사는 남아 있는 리더들에게 이전처럼 동기를 부여해주지 못했고 이들 중 상당수가 퇴사를 선택했다.

 

어려운 과제 부여를 통한 개발

마지막 일은 최고의 인재들이 스스로 편안해하는 영역(comfort zone)을 벗어나도록 개발 기회를 제공해 원래의 높은 잠재력을 발휘하게 하는 것이다. 33개국에서 활동하는 호주 은행 ANZ에서 인사를 담당하는 고위급 임원 조너선 하비(Jonathan Harvey)는 이를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우리가 미래의 리더가 될 임원들을 개발시킬 때는 바로 다음에 맡을 역할이나 프로젝트를 위한 적절한 수준의 긴장과 불편함이 무엇인지 찾으려 노력합니다. 대부분의 학습은 이런 상황에서 일어나기 때문이죠. 우리는 사람들이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애쓰기를 원치 않습니다. 대신 우리는 광각렌즈를 통해 세계를 폭넓게 바라보는 균형 잡히고 가치 지향적인 리더들을 원합니다.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게 만드는 적절하게 어려운 과제(stretch assignment)는 사람들이 이런 리더가 되는 데 보탬이 됩니다.”

 

잠재력이 높은 사람들에게 도전 과제를 주지 않으면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나는 종종 일본을 예로 든다. 2008, 나는 이곤젠더 도쿄 지사의 아라마키 켄타로(Kentaro Aramaki)와 함께 일본 고위급 임원들의 역량(, ‘잠재력 외에 어떤 자질을 주의해서 봐야 하는가?’에 나열된 8가지 리더십 역량에 대한 우리의 객관적 평가)에 그들의 잠재력(, 임원들이 더 큰 역할과 책임을 맡는 능력을 우리 컨설턴트들이 앞에서 설명된 자료들에 따라 측정한 객관적인 평가)을 대비시켰다. 우리는 이들의 점수를 전 세계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모든 임원들의 평균 점수와 비교해보고 심각한 모순을 발견했다. 일본의 임원들은 전 세계 평균보다 더 높은 잠재력을 지녔지만 역량은 더 낮았다. 원료는 뛰어났지만 최종 제품은 열악했던 셈이다. 문제는 일본의 인재 개발 프로세스에 허점이 있었기 때문이고 지금도 여전히 마찬가지다. 일본 문화의 일부인 국가 교육제도와 강력한 직업의식은 일본 관리자들이 빠르게 경력을 시작할 수 있게 해주지만 이들이 실제로 일하기 시작할 때는 오히려 성장을 가로막는다. 일본에서는 전통적으로 리더가 하나의 회사, 하나의 부서 내 서열을 따라 승진하는데 보통 자신이 그 직급에서 최고참이 돼 승진할 때까지 조용히 기다려야 한다.

 

최근 도쿄에 기반을 둔 어느 글로벌 대기업은 모두 50대 중후반인 12명의 최상위급 리더들을 평가해달라고 우리 회사에 요청했다. 다수의 산업 및 시장에서 활동 중인 이 회사는 사실 임원들에게 이상적인 교육의 장이 돼야 했다. 하지만 우리가 평가한 관리자 가운데 하나 이상의 사업 부문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겨우 한 명에 불과했다. 또한 각 임원이 일본 밖에서 근무하는 데 보낸 시간은 평균 1년에 지나지 않았고 이들의 영어 실력 또한 매우 제한적이었다. 결과적으로 CEO 계승에 적합한 후보자는 아무도 없었다. 안타까운 일은 예전에는 모두 장래가 촉망되는 사람들이었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연구개발, 제품 전략, 마케팅에서 평균 20년 이상 재직한 엔지니어들이었지만 결국 잠재력이 낭비되고 말았다.

 

잠재력이 높은 사람들을 더 큰 자리, 더 큰 예산, 더 많은 부하직원을 향해 곧장 뻗은 사다리 위로 밀어 올리기만 한다면 이들의 성장은 지속되겠지만 가속화되지는 않을 것이다. 빠른 성장을 가능케 하는 요소는 도전적이면서 긴장을 주는, 다양하고 복잡한 역할들이다. 최근 우리가 전 세계 823명의 임원들에게 자신의 경력을 돌아보고 어떤 요소가 잠재력을 끌어내는 데 도움이 됐는지 요청했을 때 71%가 언급한 가장 일반적인 대답은 바로도전 과제였다. 응답자 중 49%가 각각 직무 순환과 개인 멘토를 언급해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어떻게 하면 직원들이 필요한 확장 과제를 부여받고 직무 순환을 하도록 만들 수 있을까? 다시 ANZ의 사례로 돌아가 보자. 이 회사는 2007년에서 2010년까지 아시아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수많은 직원을 채용한 뒤 리더십 개발 프로그램을 개선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개선의 노력은 비즈니스 핵심 역할에 중점을 둔다. , 전략적 의제에 필수적인 공헌을 하는 역할, 희소한 기량이 필요한 역할, 현재 누가 그 일을 하느냐에 따라 매우 다양한 결과물을 낳는 역할, 만일 그 역할이 비어 있다면 비즈니스의 지속성 및 성과 촉진에 심각한 위협을 가져오는 역할이다.

 

ANZ는 반드시 모든 관리자들을 잠재력의 관점에서 평가하고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사람들을 비즈니스 핵심 역할에 배치한다. 다른 개발 프로그램 중에는 만능 은행가 프로그램(Generalist Bankers Program)이 있다. 이 프로그램은 매년 10~15명의 참가자들이 광범위한 산업 및 기업 관련 지식을 쌓을 수 있도록 도매금융, 상업금융, 소매금융, 위기관리, 그리고 일반관리 등의 부문을 각각 2년씩 순환하며 근무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후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자신의 영구적인 역할로 이동해서 문화, 제품, 고객 대면 경험에 중점을 둔 업무를 수행하는데, 은행의 관리 통제 프레임워크를 이해할 수 있도록 내부 감사부서에 파견 근무하는 일은 필수다. 이 프로그램은 한 사람당 15년 동안 적용되며 목표는 최종적으로 지사의 CEO 자리에 배치하는 것이다.

 

이렇게 체계적으로 정립된 접근법은 이미 결실을 거두고 있는 듯하다. 3년 전에는 ANZ의 고위급 임원 자리 중 70%가 외부 후보자들로 채워졌던 반면 이제 외부 채용 비율은 20% 미만으로 떨어졌다. 내부 조사 자료에 따르면 직원 몰입도는 64%에서 72%로 증가했고같은 기간 성과 우수성(고객 서비스와 제품 품질에 대한 직원의 헌신도에 대한 평가)’ 68%에서 72%로 뛰었다. 회사의 비즈니스는 다른 면에서도 이득을 봤다. 2013, ANZ는 공신력 있는 그리니치(Greenich) 고객 설문조사에서 2년 연속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 4위의 글로벌 은행으로 평가받았다. 2008년의 12위에 비하면 비약적인 상승이다.

 

지정학, 비즈니스, 산업, 채용 시장이 매우 급속히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심지어 몇 년 뒤 성공을 위해 필요한 역량이 무엇이 될지조차 예측할 수 없다. 따라서 가장 잠재력이 높은 사람들을 찾아내고 개발시키는 일은 필수적인 과제다. 개인의 욕구보다 집단을 우선시하는 겸손함과 더불어 도전적인 목표의 추구와 뛰어난 성과에 대한 강한 동기를 지닌 사람들을 찾아라. 이들은 새로운 발상과 길을 탐험하게 만드는 지칠 줄 모르는 호기심, 남들이 놓치는 연결점을 보게 하는 날카로운 통찰, 자신의 일과 주위 사람들에 대한 적극적인 관여, 실패와 장애를 극복하는 결단력을 지닌 사람들이다. 그렇다고 지능, 경험, 성과 및 구체적인 역량들, 특히 리더십과 관련한 역량 같은 요소들을 무시하라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잠재력을 평가해 채용하고, 잠재력을 지닌 사람들을 조직의 각 직급에서 효과적으로 유지하고 개발하는 일은 이제 조직의 최우선 순위가 돼야 한다.

 

 

클라우디오 페르난데즈-아라오즈

클라우디오 페르난데즈-아라오즈(Claudio Fernández-Aráoz)는 글로벌 헤드헌팅업체 이곤젠더(Egon Zehnder)의 고위 고문으로 재직 중이며, 이 글의 바탕이 된 책 <It’s Not the How or the What but the Who, Harvard Business Review Press, 2014)>의 저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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