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4월호

도덕성 높은 CEO, 재무성과 5배나 높다

LEADERSHIP

도덕성 높은 CEO,

재무성과 5배나 높다

 

네 가지 도덕적 원칙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CEO들이 그렇지 않은 CEO들보다 더 나은 재무성과를 내놓는다.  

독립출판서점Independent-bookshop[1]을 애용하는 고객들에게 주요 경쟁업체가 지역 내 다른 업체가 아닌 수십억 달러 규모의 대기업이라고 말했을 때 책을 구매할 가능성이 34% 높아졌다.

니루 파하리아(NEERU PAHARIA), 질 에이버리(JILL AVERY), 아나트 카이난(ANAT KEINAN)이 공동 연구한 “POSITIONING BRANDS AGAINST LARGE COMPETITORS TO INCREASE SALES.”

  

자신의 커리어는 물론 회사까지 완전히 파멸시킨 비윤리적 경영자들에 대해 듣곤 한다. 그런 얘기가 그다지 놀랍지는 않다. 오만과 탐욕에 발목 잡힌 사람들은 결국에는 그렇게도 간절히 추구하던 권력과 부를 잃기 마련이다. 그런데 반대의 경우에도 그러할까? 과연 견고한 도덕적 원칙과 신념을 가진 리더와 그런 리더가 운영하는 조직은 탁월한 업무 성과를 만들어낼까?  

미국 미네소타 주 미니애폴리스에 소재한 리더십 컨설팅 업체 KRW인터내셔널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그 답은 긍정적이다. 연구진은 직원들로부터 인격 점수를 높게 받은 CEO들이 달성한 최근 2년간 평균 총자산이익률ROA 9.35%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인격 점수가 낮은 CEO들의 ROA가 평균적으로 겨우 1.93%에 그친 것과 비교해볼 때 약 다섯 배 높은 수치다.   

인격은 주관적 특성이라 정량화가 불가능해 보일 수도 있다. KRW의 공동창립자 프레드 킬Fred Kiel과 그의 동료들은 인격을 측정하기 위해 인류학자 도널드 브라운Donald Brown이 제시한인간의 보편성 목록을 꼼꼼하게 검토해 추려내기 시작했다. 모든 인간 사회에서 보편적으로 나타나고, 인정받는 인간의 약 500가지 행동과 특징을 담은 것이다. 이 목록을 바탕으로 성실, 책임, 용서, 동정의 네 가지 보편적 도덕 원칙을 확인한 연구진은 미국 내 84개의 기업과 비영리단체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지를 송부했다. 익명으로 진행된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자신이 근무하는 기업의 CEO와 경영진이 네 가지 도덕적 원칙을 일관성 있게 실천하는지 답해줄 것을 요청받았다. 연구진은 해당 기업의 재무성과를 분석했을 뿐만 아니라 많은 임원들과의 인터뷰도 진행했다. 재무자료를 확보하지 못한 경우에는 리더들의 성과를 제외했다.

 

리더들의 점수 

직원들은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CEO의 네 가지 주요 특성을 평가했다. 50점은 리더가 어떤 특성을 행동으로 나타낸 정도가종종 그렇다는 의미이고, 100점은항상 그렇다는 의미다. 최고득점 그룹(일명거장형 CEO’)과 최저득점 그룹(‘자기중심형 CEO’)의 격차는 항목 전반에 걸쳐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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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점수를 받은 10명의 임원을 두고 킬은거장형 CEO’라 명명했다. 이 리더들은 경영진과 더불어 직원들로부터 네 가지 항목 모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직원들의 진술에 따르면 이들은 도덕적으로 견고한 성품이 드러나는 행동을 꽤 자주 보였다고 한다. 가령 옳은 일을 지지한다거나, 공공선과 관련한 우려를 표명한다거나, 자기 실수든 남의 실수든 용서를 하고, 타인의 입장에서 공감하는 모습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인물로 데일 라슨Dale Larson을 들 수 있다. 라슨은 수십 년 전 방한용 덧문 사업을 운영하던 부친이 암으로 세상을 떠나자 가업을 물려받았고 점차 사업을 확장시켜 직원 수를 30명에서 1500명 이상으로 늘렸다. 회사의 시장점유율도 55%까지 끌어올렸다. 이 밖에 미국 최대 아웃도어 전문업체인 REI의 전 CEO 샐리 주얼Sally Jewell, 외과 의사에서 의료서비스 업체인 인터마운틴헬스케어Intermountain Healthcare경영진으로 전향해 회사를 성장시키고 결국 조직의 수장까지 된 찰스 소렌슨Charles Sorenson도 거장형 CEO로 꼽을 수 있다. 

 

킬은 최저 점수를 받은 10명에 대해자기중심형 CEO’라 불렀다. 대체로 이들은 개인적 이익을 위해 진실을 왜곡하고, 다른 사람의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자신의 입장과 경제적 안정만 주로 챙긴다고 평가됐다. 이 그룹에 속하는 인물들로는 국영 하이테크 제조업체의 CEO, 글로벌 NGO 대표, 전문 서비스 업체를 경영하는 기업가 등이 포함됐다(설문조사 참가자는 처음부터 익명성을 보장받았다. 이후 3분의 1에 해당하는 참가자들만 자신의 실명이 밝혀지는 것을 허락했다). 직원들은 자기중심형 CEO들에 대해 두 번에 한 번 정도로 진실을 말하기는 하지만 자신들의 약속을 지킬 것이라는 신뢰를 주지 않고, 매번 남에게 책임을 돌리며, 좋은 의도로 시작했지만 실수를 범한 직원들을 번번이 질타하고, 타인을 헤아리는 마음이 특히나 부족하다고 진술했다. 

 

[1]대기업 체인 서점이 아닌 단독 혹은 협동조합이나 비영리 단체가 운영하는 작은 책방으로, 상업성에 흔들리지 않고 소수 마니아를 겨냥한 출판업을 겸하는 서점을 말한다 - 역주 

 

  

이 연구 프로젝트의 초기만 해도 연구진은 도덕적으로 견고한 인격과 경영성과 사이의 연관성이 비교적 적을 것으로 내다봤다. 킬은 이렇게 말했다. “실제로 둘 사이의 연관성이 이렇게 강력하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거장형 CEO들은 재무지표 평가에서 자기중심적 CEO들을 능가했을 뿐만 아니라 비전과 전략, 집중력, 책임감, 경영진의 인격 항목에서도 직원들로부터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인격 수양이 필요한 리더들은 그 사실을 알고 있을까? 대개의 경우 그렇지 않다. 오히려 상당한 착각에 빠져 있는 경우가 많다. 리더들에게 네 가지 도덕적 원칙에 대한 자신의 점수를 직접 평가해달라고 요청했더니 자기중심형 CEO들은 스스로를 직원들이 부여한 점수보다 훨씬 높게 평가했다. 반면 직원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은 CEO들은 예상과 달리 자신에 대한 점수를 다소 낮게 평가했다. 이러한 결과는 이들의 겸손함, 더 나아가 견고한 성품을 나타내는 증거라고 볼 수 있다. 다행스럽게도 킬이 지적한 대로 리더들은 함께 생활하고 근무하는 사람들의 객관적 피드백을 통해 자기인식self-awareness[2]을 향상시킬 수 있다. 그런데 피드백에 대해 수용적 자세를 취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인격적 결함이 심각한 리더들은 평가 결과 자체를 부정하는 경향이 있다. 

 

어떻게 하면 이들이 결과를 부정하지 않고 자신의 인격적 결함을 극복할 수 있을까? 킬의 주장에 따르면 신뢰할 만한 멘토나 자문가에게 조언을 구하는 방법이 크게 도움이 된다. 그는 사회생활 초반에 겪었던 경험을 통해 이러한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심리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두 건의 대규모 임상실험을 진행했고, 한 공기업의 CEO 직을 잠시 맡기도 했던 그는 당시 자신의 모습을 거장형 CEO보다는 자기중심형 CEO에 가까웠다고 밝혔다. “결코 불법적인 행위에 연루되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그 시절 나와 함께 일했던 수많은 동료들은 내가 나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자신들을 곤란한 상황에 빠뜨리는 것보다 더한 짓도 기꺼이 하리라 생각했을 겁니다.” 그는 중년이 되면서 도덕적, 정신적인 공허함을 느끼기 시작했고, 변화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변화의 과정은 상당히 길고 어려운 여정이었다. 어쨌든 깊게 뿌리 박힌 습관들을 없애고자 그는 무던히 노력했다. 그가 결국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배경에는 지속적인 실천의 노력과 전문가의 조언이 버티고 있었다. 킬은 자신이 경험했던 것처럼 다른 비즈니스 리더들에게도 도움의 손길을 건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킬의 경험, 그리고 그가 만난 고객들의 경험이 시사하는 바를 생각하면 인격이란 타고나는 것만은 아니다. 당신이 리더로서 다른 이들을 이끌고 행동에 나서며 의사결정을 내리는 과정을 거치면서 인격은 꾸준히 갈고 닦을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영향을 받아 기강이 제대로 잡힌 조직의 분위기 덕분에 당신과 함께 일하는 직원들은 혜택을 입을 것이다. 당신의 회사 역시 이득을 얻을 것이라는 증거도 이미 나와 있지 않은가. 

 

 [2]주변의 인간이나 물체, 환경으로부터 자신의 존재를 구별하고 이해할 수 있는 능력 - 역주

  

KRW의 연구 결과를 더 알고 싶다면 프레드 킬의 저서 <인격 수익률(Return on Character)> (Harvard Business Review Press, 2015)을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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