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5월호

리더의 새로운 역할: 의사결정 설계자
프란체스카 지노(Francesca Gino),존 베시어스(John Besh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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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에 현명한 선택을

장려할 수 있는 짜임새를 갖추자.

리더의 새로운 역할:

의사결정 설계자

 

Idea in Brief

 

문제점

사람들이 회사에도, 자신에게도 이득이 되지 않는 어리석은 의사결정을 자주 하게 되는 이유는 멍청해서가 아니다. 진짜 이유는 인간의 두뇌가 작동하는 방식, 즉 인지 편향에 있다. 이를 알면 어째서 사람들이 프로젝트를 완료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실제보다 짧게 예측하는지, 왜 전략 실행 능력을 과신하는지, 어떤 이유에서 의료 혹은 퇴직과 관련된 최선의 복지 혜택을 선택하지 않는지 등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해결책

두뇌의 작동 방식을 바꾸는 것은 설사 가능하다 하더라도 무척 어려운 일이니 그 대신 사람들이 결정을 내리는 환경을 바꿔서 더 현명한 선택을 하도록 유도하자.

 

절차

사람들이 저지르는 시스템적 오류가 무엇이고 동기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이 무엇인지 이해한다. 문제를 정의해서 행동과 관련된 요소가 개입돼 있는지 파악한다. 근본적인 원인을 구체적으로 밝힌다. 환경에 변화를 줘서 인지적 편향과 불충분한 동기가 의사결정에 끼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완화할 방안을 마련한다. 제시된 해법을 철저히 검증한다.

 

최고경영자CEO에서부터 일선 근로자에 이르기까지 기업의 임직원은 다들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던 실수를 저지를 때가 있다. 우리는 업무에 소요될 시간을 과소평가하기도 하고, 계획에 어떤 맹점이 있는지 보여주는 정보를 간과하거나 무시하기도 하며, 우리 자신에게 가장 이득이 되는 회사의 복리후생 제도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기도 한다. 이런 실수의 원인이 되는 사고방식을 없애기 위해 인간의 두뇌를 다시 길들이기란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렵다. 하지만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른 접근방식도 있다.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환경에 변화를 가함으로써 사람들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선택을 내릴 확률을 높이면 된다.

 

리더는 설계자의 역할을 함으로써 그런 효과를 낼 수 있다. 우리는 그동안 컨설팅, 소프트웨어, 엔터테인먼트, 의료, 제약, 제조, 금융, 소매, 식품업계에서 폭넓게 연구한 경험을 살리고 행동경제학의 기본 원리를 토대로 삼아 현명한 의사결정을 장려하는 업무 설계법을 개발했다.

 

우리의 설계법은 크게 5단계로 구성돼 있다. (1) 의사결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스템적 오류를 이해한다. (2) 어리석은 의사결정을 하게 되는 이유가 본질적으로 행동의 문제에 있는지 파악한다. (3) 근본적인 원인을 구체적으로 규명한다. (4) 각종 편향과 불충분한 동기로 인해 발생하는 부정적인 효과를 감소시키기 위해 의사결정 환경을 재설계한다. (5) 해법을 철저하게 검증한다. 이런 절차는 높은 이직률, 마감기한 미준수, 전략적 의사결정 능력 부족 등 각종 문제에 적용할 수 있다.

 

어리석은 의사결정의 주된 원인은 두 가지,

바로 불충분한 동기와 인지 편향이다.

 

의사결정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파악하기

행태적 의사결정론 연구자들과 심리학자들은 수십 년 전부터 인간에게는 정보를 처리하고 의사를 결정하는 방식이 두 가지가 있다고 주장해왔다. 첫째, 시스템 1은 무의식적이고 본능적이며 감정적인 사고방식이다. 시스템 1은 문제가 발생하면 정신의 지름길을 이용해 직관적인 답을 도출한다. 둘째, 시스템 2는 느리고 논리적이며 신중한 사고방식이다. (이 용어들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대니얼 카너먼의 저서 <생각에 대한 생각Thinking, Fast and Slow>을 통해 널리 알려졌다.)

 

두 가지 사고방식의 장단점은 서로 뚜렷하게 구별된다. 시스템 1은 정보를 받아들인 뒤 직관과 경험을 토대로 한 어림짐작을 통해 거의 아무런 수고도 들이지 않고 올바른 결론에 도달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렇게 지름길을 이용하다가 엉뚱한 곳으로 샐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직관적 판단이 틀렸거나 감정적 요인 때문에 판단력이 흐려지지는 않았는지 파악해 성급한 판단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시스템 2의 체계적인 사고방식이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가 충분한 분석과 숙고의 검문을 받지 않은 채 직관과 감정을 통과시켜버리는 바람에 어리석은 결정을 내리게 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시스템 1과 시스템 2 사고가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지 자세히 알고 싶으면스스로의 편견을 넘어서라글을 참조.)

 

시스템 1 사고방식에 과하게 의존할 때 생기는 부정적 효과는 또 있다. 계획을 온전히 이행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의도가 아무리 좋고 목표 달성을 진심으로 바란다고 해도 그렇다. 그 이유는 시스템 1 사고로 인해 구체적이고 즉각적인 보상에만 집중하게 되는 바람에 자신의 결정에 따르는 추상적이고 장기적인 결과는 등한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일례로 근로자들은 퇴직을 대비해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줄 뻔히 알면서도 401(k) 퇴직연금[1]에 좀처럼 가입하지 않는다. (미국 교직원퇴직연금기금 TIAA-CREF 2014년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미국인들은 퇴직연금계좌를 개설하는 것보다 TV나 생일파티 장소를 고르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쓴다.)

 

그렇다고 건전한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 시스템 1을 완전히 억눌러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시스템 1의 직관적 반응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중요한 정보로 활용된다. 예컨대 어떤 투자 기회가 생겼을 때 두려운 기분이 든다면 의사결정자는 투자의 위험성이 지나치게 크지는 않은지 신중하게 따져봐야 한다. 다시 말해, 그런 감정적 반응이 근거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시스템 2를 이용해 시스템 1에서 소홀히 다뤄졌을 법한 요인들, 이를테면 장기적 관점에서 본 투자의 전략적 가치를 검토해봐야 한다.

 

시스템 2를 활용하려면 인지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런데 인지적 에너지는 희소한 자원이라 우리가 의사결정을 해야 할 때마다 무조건 사용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시스템 2를 가동하기 위해 필요한 인지적 에너지가 소모되면 편향과 불충분한 동기로 인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1]직원이 매달 급여의 일부를 적립하고 사측에서도 그와 같은 금액 혹은 일부를 적립하는 미국의 대표적인 확정기여형 퇴직연금 - 역주

 

 

 

 

문제 규정하기

비즈니스와 관련한 문제라고 해서 전부 행동경제학적 방법으로 해결해야 하는 건 아니다. 그러므로 관리자라면 그런 기법을 쓰기 전에 반드시 다음과 같은 점을 짚어봐야 한다.

 

인간의 행동이 문제의 핵심 원인인가?어떤 문제(예를 들면 직원의 무기력증)는 사람들이 상황을 받아들이고 그에 반응하는 방식을 바꾸면 해결될 수 있다. 또 어떤 문제는 어디까지나 기술적인 부분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 예를 들면 질병 치료를 위한 신약 개발에 요구되는 과학적 지식이 부족한 상황을 꼽을 수 있겠다. 이런 종류의 문제들은 해결 과정에서 인간 행동의 변화가 필요한 경우(예를 들면 신약 개발을 위해 과학연구팀들 간에 발견 사항을 공유하게 하는 것)라면 모를까, 그게 아니라면 행동경제학적 기법을 이용해 해결될 확률이 낮다.

 

사람들이 최선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하고 있는가?대부분의 행동경제학적 도구들은 사람들이 다른 선택을 하도록 부드럽게 이끌어주는 역할을 한다. 이런 도구들이 가장 큰 효과를 발휘하는 경우는 자신의 이익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로 하여금 이익에 좀 더 부합하는 행동을 하도록 유도할 때다.

 

문제를 좁게 정의할 수 있는가?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혁하려면 때로는 총체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하지만 조직이 안고 있는 복잡한 문제들은 보다 작고 한결 다루기 쉬운 부분들로 세분화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미국의 한 대형 유통업체에서 직원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으면서도 건강관리 비용을 줄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살펴보자. 이 글의 저자 중 한 명()이 제임스 최, 데이비드 레이브슨, 브리지트 매드리언과 공동으로 연구한 사례다. 이 회사는 문제의 한 부분을 밝혀냈다. 직원들이 처방받은 약을 탈 때 회사에서 보조금으로 나가는 돈이 지나치게 많다는 점이었다. 이 회사는 처방약 보험 담당자와 협력해 문제의 범위를 더욱 좁혔고, 직원들이 약을 약국에서 타지 않고 집으로 배달받게 하도록 유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러면 약을 대형 유통시설에서 더 저렴하게 조달해 회사와 직원 모두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이 경우에는 행동경제학적 기법이 유효했다(회사가 구체적으로 어떤 기법을 썼는지는 뒤에서 설명하겠다). 왜냐하면 문제의 범위를 협소하게 정의할 수 있었던데다 직원들이 자신에게 최선의 이익을 가져다주지 않는 행동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약국 수령은 우편 수령보다 더 불편하고 더 비쌀뿐더러 더 위험했으며(우편 주문 약을 조제할 때 과실률이 더 낮다) 직원들이 치료 계획을 제대로 따르지 않을 확률을 더 높게 만들었다.

 

근본적인 원인 밝히기

어리석은 의사결정의 주된 원인은 두 가지, 바로 불충분한 동기와 인지 편향이다. 이 중 어느 쪽이 문제성 행동을 유발하는지 확인하려면 기업은 두 가지 질문을 던져봐야 한다. 첫째, 이 문제는 사람들이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가? 그렇다면 동기 부족이 문제의 원인이다. 둘째, 사람들이 행동을 하기는 하지만 그런 행동 때문에 의사결정 과정에 시스템적 오류가 끼어드는가? 그렇다면 문제의 뿌리는 인지 편향에 있다. 이 두 가지가 양립하지 말란 법은 없지만 둘의 차이점을 알면 문제 해결 과정을 순조롭게 시작할 수 있다. (‘경영 의사결정에 흔히 영향을 끼치는 편향들참조.)

 

동기와 인지의 문제는 주로 시스템 2가 가동되지 않아 발생하므로 그 다음 단계는 시스템 1이 당면한 상황의 어떤 측면 때문에 선택 가능한 여러 안들 사이의 트레이드오프 관계를 제대로 따지지 못했는지, 또 어떤 걸림돌로 인해 시스템 2가 개입해 판단 착오를 바로잡지 못했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근본적인 원인을 밝히는 데는 상식이 큰 도움이 되기도 한다. 결정을 내리는 사람(혹은 결정을 제대로 내리지 못하는 사람)의 입장이 돼서만약에 내가 이런 상황이라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그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자문해보자.

 

앞에서 예시된 건강관리 비용을 줄이고자 했던 유통업체의 경우에는 직원들이 우편 수령으로 전환하지 않고 있었던 이유는 동기가 부족해서였다. 경영진이 직원들에게 우편 수령의 장점과 단점을 직접적으로 물어보자 많은 직원이 우편 수령을 선호한다고 밝혔지만 정기적으로 관리약물(고콜레스테롤 환자용 스타틴 등)을 복용하는 직원 중에서 우편 수령을 신청하는 사람은 고작 6%밖에 되지 않았다. 전화, 온라인, 우편으로 신청하면 되는데도 직원들은 단지 타성에 젖어 있었기 때문에 가만히 있었던 것이다.

 

비즈니스 프로세스 아웃소싱 전문업체인 와이프로 산하의 와이프로 BPO 사업부는 또 다른 성격의 동기 문제에 직면해 있었다. 이 조직에서는 직원들이 입사한 지 몇 달 만에 의욕을 잃고 무기력증을 못 이겨 퇴사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 우리 중 한 명(프란체스카)이 대니얼 케이블, 브래들리 스타츠와 함께 이 회사 직원들을 면담하고 그들의 행동을 관찰했다. 문제의 원인은 새로 들어온 직원들에게 회사의 문화를 주입하려고만 하는 입사교육 과정에 있었다. 새로 입사한 직원들은 교육 과정에서 조직에 대해 정서적인 유대감을 형성하지 못하다 보니 정을 붙이지 못했고, 회사를 그저 일하고 돈 받는 곳으로만 여겼다. 마음이 딴 데 가 있고 동기가 유발되지 않으니 그들은 각종 업무의 스트레스 요인(불만 고객 응대, 융통성 없는 각본에 따른 업무 처리 등)에 시달리다가 들어온 지 몇 달 만에 회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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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법 설계하기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했으면 이제 해법 설계에 돌입할 수 있다. 특히 경영진은 선택 설계와넛지를 이용할 수 있다. 이는 2008년에 출간된 <넛지: 똑똑한 선택을 이끄는 힘Nudge>에서 리처드 탈러와 카스 선스타인이 소개한 개념이다. 선택 설계의 목적은 사람들에게 정보와 선택안이 제시되는 방식을 치밀하게 설계함으로써 의사결정의 질을 향상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기업은 직원들에게서 선택의 자유를 빼앗지 않고도 넛지의 미학을 활용해 그들을 특정한 방향으로 슬쩍 유도할 수 있다.

 

공공정책 입안자들은 선택 설계 도구를 활용해 납세, 의료, 소비자 건강과 행복, 기후변화 완화 등의 문제에 대해 더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사람들에게 넛지를 주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기업들도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일례로 구글은 직원들이 더 건강한 식사 습관을 기르도록 하기 위해 구내식당에서 선택 설계를 실시했다. 구글 식당에서는 접시를 집으려면큰 접시를 이용하는 사람일수록 음식을 많이 먹는다는 경고문을 만나게 된다. 이렇게 간단히 변화를 줬더니 작은 접시를 이용하는 사람의 비율이 50%나 증가했다.

 

선택 환경을 변화시키면 저비용으로, 혹은 아예 비용을 들이지 않고 큰 개선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그 방법은 선택안이 제시되는 순서를 변경하는 것, 선택안을 설명하는 문구를 바꾸는 것, 선택안이 선택되는 과정을 조정하는 것, 기본값을 신중하게 설정하는 것처럼 간단한 기법이 될 수도 있다.

 

대표적인 예를 하나 소개해보겠다. 미국 기업들은 오랫동안 퇴직연금 선택형 가입제를 실시했다. 능동적으로 가입 의사를 밝히지 않은 직원은 퇴직연금에 가입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직원들이 자동적으로 퇴직연금에 가입된다. 이런 선택형 해지제에서는 직원이 능동적으로 다른 의사를 밝히지 않는 한은 매달 급여의 일부(예를 들면 6%)가 퇴직연금계좌에 적립된다. 우리 중 한 명()이 제임스 최, 데이비드 레이브슨, 브리지트 매드리언과 수행한 일단의 연구 결과를 보면 선택형 가입제를 시행하는 기업의 경우 입사한 지 1년 내에 퇴직연금에 가입하는 직원이 평균적으로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자동 가입제의 경우는 가입률이 90% 이상이다. 기업들은 이렇게 기본값을 변경하면서 직원들에게 제시되는 선택안들을 바꾸거나 가입 시 받게 되는 경제적 혜택에 손을 대지는 않았다. 그저 능동적으로 의사를 표현하지 않을 때 생기는 결과만 바꿨을 뿐이다.

 

선택 설계는 직원들이 하는 의사결정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흔히 쓰이는 방법, 이를테면 직원들을 교육하거나 금전적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보다 한층 효과적이다(HBR 2009 3월호에 실린 ‘When Economic Incentives Backfire’ 참조). 왜냐하면 그런 방법들이 통하려면 개인이 자신의 이익에 맞게 행동해야 하는데, 사실 사람들은 그렇게 행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그런 방법들을 활용하면 직원들이 정보를 처리하고 결정을 내리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려 하게 되는데, 이는 달성하기가 어렵지 않는가. 하지만 기업에서 아래와 같은 기법들을 잘 활용한다면 선택 설계의 어마어마한 잠재력을 살려서 의사결정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시스템 1 작동시키기.시스템 1 사고방식과 맞물려 있는 감정과 편향은 말썽을 많이 일으키지만 반대로 생산적인 목적으로 선용될 수도 있다. 경영진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시스템 1 사고를 작동시킬 수 있다.

 

감정을 불러일으킨다.다시 와이프로 BPO의 사례를 보자. 이 조직은 콜센터 직원들의 높은 이직률을 낮추기 위해 우리 중 한 명(프란체스카)을 비롯해 댄 케이블, 브래들리 스타츠와 손잡고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의 목표는 직원들이 회사에 느끼는 정서적 유대감을 강화할 방법을 찾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신규 채용자들을 두 집단으로 나눴다. 그중 한 집단의 직원들에게는 오리엔테이션 첫날 자신의 강점이 무엇이고 그것을 새로운 직무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라고 주문했다. 통제집단의 직원들에게는 자신을 돌아볼 기회를 주지 않았다. 전자의 경우, 직원들이 자기 본연의 모습으로 업무에 임할 수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그래서 와이프로 BPO는 이 기법을 채택했고, 그 결과로 직원들이 회사에 정을 붙이게 돼 이직률이 낮아졌을 뿐만 아니라 고객만족도로 평가되는 업무 성과도 향상됐다. 우리는 다른 조직들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거뒀다.

 

 

 

 

편향을 활용한다.경영진은 인지 편향도 조직에 유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예컨대 연구 결과를 보면 사람들은 이득을 얻었을 때 느끼는 긍정적 감정보다 그와 똑같은 정도의 손실을 봤을 때 느끼는 부정적 감정이 2배 강하고(손실 회피 편향), 생생한 정보에는 필요 이상의 관심을 기울이지만 현저성이 떨어지는 데이터는 소홀히 여긴다고(현저성 편향) 한다. 넛지 기법으로 정부 활동의 효과를 개선하기 위해 결성된 행동통찰팀(BIT)의 활약을 보면 그런 면이 잘 드러난다. BIT는 영국 운전자차량면허청과 공조해 자동차세 체납자 줄이기에 나섰다. BIT는 시스템 1 사고방식을 작동시키기 위해세금을 안 내면 차를 잃게 됩니다처럼 쉬운 말로 쓰인 통지서를 새로 만들었다. 복잡한 법률 용어가 난무하는 기존의 통지서와는 전혀 달랐다. 체납자가 납세의 중요성을 절감하도록 일부 통지서에는 해당 차량이 찍힌 사진도 넣었다. 단지 글만 적혀 있는 새 통지서를 보냈을 때와 사진까지 동봉해 보냈을 때 세금을 내는 사람의 숫자는 확연히 다르게 나타났다. 전자는 6%, 후자는 20% 증가세를 이끌어냈다.

 

행동하지 않을 때 생기는 불이익을 강조하는 식으로 미진한 성과를 내는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도 있다. 예컨대, 잘 알려져 있다시피 신규 영업인력을 수월하게 채용할 수 있는 경로가 확보돼 있으면 실적이 부진한 영업사원들에게 실적 향상 의지를 심어주는 데 효과적이다. 이른바후보 선수 효과라고 불리는 이 효과는 일자리나 상여금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피부에 와 닿게 만들어 실적 부진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고자 하는 동기를 불어넣는다. 연구 결과를 보면 후보 선수가 있는 지역의 영업사원들이 그렇지 않은 지역의 영업사원들보다 5% 정도 우수한 실적을 보인다. 장기적으로 보면 전체 매출액 증가분이 후보 선수들을 고용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상회한다.

 

프로세스를 간소화한다.일반적으로 조직의 프로세스에는 불필요한 절차가 끼어 있어서 동기가 저하되기도 하고 인지 편향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지기도 한다. 프로세스를 간소화하면 그런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 우리 중 한 명(프란체스카)과 공조했던 의료기관의 경우에는 원래 의사들이 환자의 정보를 입력하고 그 정보를 바탕으로 치료 방법을 결정하기 위해 사용하는 IT 시스템이 과department마다 달랐다. 하지만 통일된 시스템을 도입해 예전에 어떤 과에서 진료를 받았든 간에 의사가 환자의 과거 진료 기록과 개인정보를 모두 볼 수 있도록 하자 의사들이 최신 정보를 입력하고 시스템을 활용하는 데 훨씬 더 강한 의욕을 보이게 됐다.

 

시스템 2 가동시키기.직원들이 의사결정 과정에서 더욱 신중하게 생각하고 분석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경영진이 쓸 수 있는 기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개별 평가가 아니라 합동 평가를 한다.대안들을 순차적으로 평가하지 않고 한꺼번에 평가하면 편향이 완화된다. 가령 관리자가 입사 지원자들을 평가하고 있는 경우에는 그들을 따로따로가 아니라 서로를 비교하면서 평가하면 각각의 후보가 낼 수 있는 잠재적 성과를 예측할 때 편향의 영향을 피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이리스 보닛, 알렉산드라 본 진, 맥스 베이저먼의 연구 결과를 통해 알 수 있듯이 합동 평가를 하면 경영자가 직원들의 과거 성과에 더 주목하고 성별이나 은근한 고정관념에 덜 영향을 받도록 넛지를 제공받기 때문이다. 관리자들은 최초의 채용 의사결정 과정에서는 합동 평가를 예사로 이용하는데, 특히 채용 대상 직급이 낮을수록 그런 경향이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하지만 직원의 업무 분장이나 승진 심사에서는 합동 평가를 활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합동 평가는 개발을 진척할 상품을 선정할 때, 투자안들을 평가할 때, 전략의 방향을 설정할 때 등 많은 상황에서 쓸모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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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할 기회를 마련한다.바쁜 일과 중에 한가롭게 생각할 시간을 내라니 무슨 낭비냐 싶을 수도 있겠지만 사실 그렇게 하면 시스템 2를 효과적으로 가동할 수 있다. 앞에서 등장했던 직원들이 처방약을 우편으로 수령하기를 원했던 유통업체의 예를 다시 살펴보자. 사측은 직원들에게 처방약 지원 혜택을 받으려면 우편 수령과 약국 수령 중 하나를 능동적으로 선택하라고(전화, , e메일로) 통지했다. 그러면서 직원들이 깊이 생각한 후에 결정을 내리게끔 했다. 능동적 선택 프로그램이 도입된 뒤 장기적으로 약물을 복용하는 직원 중에서 우편 수령을 택하는 사람의 비율이 6배 이상 증가했다. 그 결과 약 100만 달러가 절감됐고, 이 돈은 직원들과 회사가 거의 동등하게 나눠 가졌다.

 

사유를 권하는 것은 직원 교육과 계발에도 도움이 된다. 우리 중 한 명(프란체스카)이 동료 학자 기아다 디 스테파노, 브래드 스타츠, 게리 피사노와 함께 뱅갈로르 소재의 한 콜센터에서 진행한 실험이 있다. 직원들을 세 갈래로 나눠 똑같이 기술 교육을 실시했는데 각 집단마다 두 가지 큰 차이점이 있었다. 한 집단의 직원들은 때때로 하루 교육 일정을 마치기 전에 15분 동안 자신이 무엇을 배웠는지 생각해봤다(글을 작성하면서). 또 다른 집단의 직원들도 그렇게 한 뒤 5분 동안 교육을 같이 받는 동료에게 자신의 글에 대해 설명해줬다. 마지막으로 통제집단의 직원들은 날마다 끝까지 작업만 계속했다. 교육 프로그램이 종료된 뒤에 이들을 대상으로 치러진 시험에서 첫 번째와 두 번째 집단의 직원들은 통제집단의 직원들보다 작업 시간이 더 짧았음에도 성과는 각각 22.8% 25%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는 직원들이 사유를 하면 실제 업무 성과에서도 그와 비슷하게 유익한 효과를 낸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계획을 지키게 유도하는 장치를 쓴다.사람들은 이러저러하게 행동하겠다고 다짐을 하고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잊어버리거나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간단한 유도 장치를 활용하면 직원들이 계획을 고수하는 데 도움이 된다. 우리 중 한 명()이 캐서린 밀크먼, 제임스 최, 데이비드 레이브슨, 브리지트 매드리언과 수행한 연구에서는 미국 중서부 지방의 한 공공서비스업체 직원들에게 회사의 독감 예방접종에 대한 알림장을 보냈다. 이 알림장에는 예방접종의 이점과 접종 기간, 장소가 적혀 있었다. 그런데 일부 알림장에는 수령인이 예방접종을 하러 갈 시간을 직접 적을 수 있도록 빈칸이 마련돼 있었다. 이처럼 직원들이 시간을 기입해 계획을 세우게 유도하자 실제 예약을 받은 게 아니었는데도 잠시 시스템 2 사고를 가동케 함으로써 예방접종을 하는 직원이 13% 증가하는 효과가 발생했다.

 

이와 비슷한 기법으로 팀의 성과를 향상시킬 수도 있다. 팀 활동은다음 번에 더 잘하자라는 다짐으로 끝날 때가 많다. 특히 팀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면 더더욱 그렇다. 유감스럽게도 그렇게 모호한 약속만 해서는 팀이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효과가 전혀 없다. 이럴 때 리더가 나서서 팀원들로 하여금 구체적인시간방법을 써 가면서 목표 달성을 위한 계획을 명확하게 세우게 하면 그런 다짐을 지킬 확률이 높아진다.

 

 

 

 

더 넓게 생각하게 한다.우리는 문제를 해결하려 할 때 흔히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고 자문한다. 이때내가 무엇을할 수있는가라고 물으면 당장 눈앞에 있는 선택안 외의 대안을 인지하는 데 도움이 되고, 따라서 문제를 평가하고 최종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편향의 영향력을 줄일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대체로 기업에서는 이런 식으로 시야를 넓히지 않는다. 경영학자 폴 너트는 수년간 기업들이 내린 160개 이상의 의사결정을 분석한 결과, 그중 71%가 조직이나 개인이 특정한 행동 방침을 따라야 하는가, 말아야 하는가를 따지는 틀에 갇혀 있었다고 밝혔다. 이런 틀에 갇혀 있으면 의사결정자는 대개 한 가지 선택안, 곧 현재 논의되고 있는 행동 방침만 고려하게 된다. 하지만 질문의 표현 방식을해야 하는가에서할 수 있는가로 살짝 바꾸기만 해도 이분법적인 흑백논리를 넘어서 회색의 음영 지대를 살펴보는 데 도움이 된다. 그뿐만 아니라 윤리적 딜레마에 대한 해법을 찾을 때도 단순히 이것 아니면 저것을 선택하는 수준을 뛰어넘어 폭넓게 해법을 고려할 수 있게 된다.

 

책임감을 키운다.자신의 판단과 행동에 대한 책임을 개개인이 지도록 하면 의사결정 과정에서 정신을 바짝 차리고 편향을 제거할 가능성이 커진다. 일례로 알렉산드라 칼레브와 동료 학자들이 708개 민간기업에 대한 연방정부의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다양성 교육과 평가를 통해 편향을 줄이려는 시도는 경영진 중 여성의 비율을 늘리는 데 별로 효과가 없었다. 그보다는 다양성에 대해 확실한 책임감을 느끼게 할 때(예를 들면 다양성을 전담하는 위원회와 직위를 만드는 식으로) 더 큰 효과가 발휘되면서 경영진 중 여성의 수가 늘어났다.

 

반증을 고려하게 한다.우리는 어떤 행동 방침이 옳다고 생각하면 입수 가능한 모든 정보들이 그런 생각을 뒷받침한다고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 확증 편향이라고 한다. 더욱이 어떤 행동 방침에 일단 자원을 투자하고 나면 설령 그것이 현명하지 않다고 하는 정보가 새로 나타나더라도 계속 일을 진행함으로써 투자를 정당화하기 일쑤다. 이런 현상을 몰입 상승이라고 한다. 이 두 가지 편향이 결합되면 의사결정자는 반대되는 증거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더 나은 대안이 존재할 가능성을 무시하게 된다. 조직에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반사실적 사고(“우리가 다른 행동 방침을 택했으면 상황이 어떻게 전개됐을까라고 묻는 것)를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직원들이 반증을 고려하게 해야 한다. 집단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상황에서는 리더가 한 사람을 지목해 그 사람이 까다로운 질문을 던지고 계획된 행동 방침에서 결함을 드러내는 증거를 찾는 역할을 하게 할 수도 있다. (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방법은 HBR 2014 12월 호에 실린 글바보 같은 집단을 현명하게 만드는 법에 더 자세히 설명돼 있다.)

 

아니면 리더가 부서장들에게 회계법인의 회계사들, 은행의 여신 담당자들, 각종 위원회의 멤버들이 수시로 그러듯이 새로운 관점을 습득하기 위해 서로 역할을 바꿔보라고 해도 좋다. 사람이 오랫동안 한 분야만 맡다 보면 몰입 상승 때문에 비합리적일 정도로 기존의 방식만 고집하기 쉽다. 반면에 어떤 집단에 새로 들어간 사람은 지금과 다른 행동 방침이 한층 유익하다는 증거를 알아볼 확률이 더 높다. 게다가 역할 교대로 인해 새로운 사람이 합류해 과거의 의사결정 사항을 꼼꼼히 검토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사람들은 아무래도 좀 더 신중하게 선택에 임하게 된다.

 

“내가 무엇을해야하는가가 아니라

“내가 무엇을할 수있는가라고 자문해보면

당장 눈앞에 놓여 있는 선택안이 아닌 다른

대안들을 인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유념해야 할 점을 상기시켜주는 장치를 마련한다.이 장치는 시스템 2 사고를 가동시켜 시스템 1에만 지나치게 의존할 때 생기는 편향을 피하게 만드는 효과적인 방식이다. 또 이런 장치는 우리가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예를 들면 프레젠테이션을 제때 끝내는 것)를 부각시킴으로써 동기를 진작한다. 우리 중 한 명(프란체스카)과 동료 학자들이 한 자동차보험사와 손을 잡고 유념해야 할 점을 짚어주는 기법을 통해 고객의 부정행위를 줄여보기로 했다. 이 연구의 일환으로 보험사는 13488명의 고객에게 서류를 보내 차량의 주행 기록계에 찍힌 수치를 기준으로 그해의 주행거리를 적어 달라고 요청했다. 주행거리가 짧을수록 보험료가 적어지므로 고객으로서는 실제보다 짧게 적고 싶은 유혹을 느낄 법했다. 고객 중 절반에게는 서류 하단에 있는, ‘기재 내용이 사실이라는 문구에 서명해 달라고 했다. 나머지 절반에게는 서류 상단에 있는 똑같은 문구에 서명해 달라고 요청했다. 상단에 서명한 고객들은 하단에 서명한 고객들에 비해 주행거리를 평균 3800㎞ 더 많이 적었다. 이런 차이가 생기는 까닭은 단지 운전 습관이 달라서가 아니라 서류를 작성하기에 자신이 원하는 목표(정직)를 상기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상기할 점을 짚어주는 장치를 통해 시스템 2가 가동되는 원리를 보여주는 사례는 또 있다. 외과의사이자 기자인 아툴 가완디는 자신의 저서 <체크! 체크리스트>에서 2008년에 8개 병원에 수술 체크리스트를 도입한 경험을 소개한다. 여기에 등장한 병원들에서는 외과의사와 간호사를 비롯해 수술실에 들어가는 사람들이 수술 전에 매번 체크리스트를 통해 수술 절차를 짚어보도록 했다. 한 연구에서 체크리스트의 효과를 조사해보니 심각한 합병증은 36%, 환자의 사망은 47%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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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시스템을 모두 우회한다.편향과 동기 부족을 피할 수 있도록 조직이 동원할 수 있는 세 번째 방법은 시스템 1과 시스템 2를 저절로 피해가는 프로세스를 만드는 것이다.

 

기본값을 설정한다.표준적인 프로세스의 기본값(예를 들면 직원들이 저절로 퇴직연금에 가입되도록 하는 설정)을 바꾸면 최종 결과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의사결정이 복잡하거나 까다롭다면 그 효과는 더욱 크다. 일례로 모토로라에서는 직원들이 이전에 자신이 개발에 참여했던 제품과 비슷한 제품을 개발하는 팀에는 합류할 수가 없다. 이런 원칙이 기본값으로 설정돼 있기 때문에 새로운 팀은 다른 팀의 간섭을 받지 않고 나름의 견해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

 

자동 보정 장치를 만든다.인지 편향에 효과적으로 맞서는 또 다른 방법은 시스템 1과 시스템 2의 결점을 고려한 보정 장치를 조직에 갖춰 놓는 것이다. 일례로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영진은 프로그래머들이 작업을 완료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지나치게 짧게 예상한다는 사실을 간파했다. 이는 흔히 접할 수 있는 인지 편향으로 계획 오류라고도 불린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해법은 프로젝트에 완충 기간을 더하는 것이었다. 경영진은 프로젝트 마감 지연에 대한 과거의 데이터를 분석해 지침을 마련했다. 예를 들어 엑셀과 워드 같은 애플리케이션의 업데이트 일정에는 당초 예상 일정의 30%에 해당하는 완충 시간을 더한다. 또 운영체제 개발처럼 더 복잡한 프로젝트에는 50%의 완충 시간을 더한다.

 

적절한 방법을 선택하는 방법

우리는 일단 두 시스템을 모두 우회해 소기의 성과가 저절로 도출되게 하는 쪽을 고려해보기를 권한다. 이 전략을 택하면 의사결정 당사자가 특별히 노력해야 할 부분이 없기 때문에 가장 효과적으로 결과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여러 가지 이유로 실행이 불가능하거나 바람직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를테면 해당 프로세스를 자동화하는 작업이 불가능하거나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할 만큼 큰 비용을 필요로 할 수도 있다. 또는 대상자들이 선택권을 빼앗겼다고 분개할 수도 있다. 혹은 모든 사안에 획일적인 해결책을 쓰는만병통치약접근방식은 부적절할지도 모른다.

 

가령 소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대출 연장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어떤 은행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이 은행은 각 기업의 대차대조표와 현금흐름에서 나오는 정보를 토대로 연장 결정이 저절로 내려지도록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각 기업을 잘 아는 대출 담당자들에게 재량 껏 결정할 권한을 주면 대출 연장 여부에 대한 결정을 더 잘 내릴 수도 있다. 두 기업이 있는데, 이들이 은행의 컴퓨터 시스템상에서는 똑같아 보일지라도 대출 담당자들의 눈에는 한쪽이 다른 쪽보다 더 위험한 이유(예를 들면 경영진 교체)가 들어올지도 모른다. 물론 대출 담당자들에게 재량권을 주면 의사결정 과정에 편향이 개입하게 된다. 이 같은 잠재적 비용도 신중하게 따져봐야 한다.

 

두 시스템을 모두 우회할 처지가 안 된다면 기업은 시스템 1을 작동시킬지, 시스템 2를 가동할지 선택을 해야만 한다. 시스템 2를 가동하면 신중한 생각을 바탕으로 한 접근방식으로 시스템 1에서 발생하는 판단 착오를 바로잡을 수 있다. 하지만 인지적 노력은 한정된 자원이다. 이 자원을 한 가지 의사결정 사안에 쓰면 다른 사안에는 쓸 수 없게 될 수도 있으므로 이런 비용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일례로 우리 중 한 명(프란체스카)이 애덤 그랜트와 함께 미국의 한 공립대학에서 진행한 연구 결과를 보면, 모금 활동을 벌일 때 대표자가 활동원들의 노고를 치하하면 그들의 실적이 크게 향상됐다. 이런 식의 개입 방식은 시스템 1을 작동시켜 활동원들이 자신의 사회적 가치를 더 크게 인지하도록 만든 것이다. 여기서 시스템 2를 가동하는 개입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활동원들이 매번 전화를 걸기 전에 더 오랫동안 준비하게 하거나 결과에 대해 더 큰 책임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개입법을 택하면 활동원의 에너지와 인지적 자원이 소모돼 노력과 끈기가 줄어드는 부작용이 나올 수도 있다.

 

인간의 두뇌에 각인된 사고방식을 바꾸기란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렵다. 그 대신 사람들이

결정을 내리는 환경을 바꾸자.

 

해법을 검증하라

마지막 단계는 제시된 해법으로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철저하게 검증하는 것이다. 검증 과정을 거치면 경영진이 값비싼 실수를 피하고 교훈을 얻어 훨씬 나은 해법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검증 과정에는 세 가지 핵심 요소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원하는 결과를 밝힌다.결과는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해야 한다. 직원들이 처방약을 우편 수령하기를 원했던 유통업체의 경우에는 우편 수령을 신청하는 직원의 비율을 높인다는 명확한 결과를 규정해놓고 있었다.

 

가능성 있는 해법들을 밝히고 그중 하나에만 집중한다.한꺼번에 너무 많은 걸 바꿔버리면 복잡한 변화의 내용 중 어떤 요소에서 소기의 효과가 나왔는지 파악하기가 어렵다. 이런 문제를 피하기 위해 바로 앞에서 언급된 유통업체는능동적 선택프로그램을 실시하는 동시에 다른 변화는 일절 시도하지 않았다.

 

조직의 일부(‘실험집단’)에만 변화를 주고 나머지(‘통제집단’)는 그대로 둔다. 혹시 가능하다면 직원, , 혹은 그 밖의 대상들을 무작위로 두 개의 집단으로 나누자. 무작위로 나누면 두 집단에서 나온 결과에 어떤 차이가 있을 때 그것이 변화로 인해 발생했다는 결론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된다. 만일 물류, 윤리, 비용, 표본 규모의 문제 때문에 이처럼 단순한 무작위 배정이 불가능하다면 더 정교한 분석법을 사용하면 된다. (기업이 엄격한 절차에 따라 실험을 수행하는 방법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으면 HBR 2014 12월 호에 실린 글혁신을 향한 부단한 실험의 미학을 참고하기 바란다.)

 

은밀한 편향과 불충분한 동기는 조직에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인간의 두뇌에 각인된 사고방식을 바꾸기란 극도로 어려운 일이다. 그러므로 그 대신에 사람들이 결정을 내리는 환경을 바꿔보라. 경영진은 간단한 변화를 가함으로써 조직과 임직원들에게 강력한 혜택을 선사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

 

존 베시어스, 프란체스카 지노

존 베시어스는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조교수이자 케네디행정대학원 행동통찰그룹 연계교수다.

프란체스카 지노는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이자 행동통찰그룹 연계교수이며 <결심의 기술>의 저자다. 두 사람은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경영자를 대상으로 조직 문제에 행동경제학을 적용하는 법을 가르치는 교육 프로그램의 공동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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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 말이 맞아. 우리 부서만 쪽지에 대충 써서 붙여놓은 건

좋은 징조가 아닌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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