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2월(합본호)

신임 CEO가 얼마나 많은 변화를 요구할 수 있을까?
폴 힐리(Paul Healy)

신임 CEO가 얼마나 많은 변화를 요구할 수 있을까?

젊은 은행장은 직원들이 급변하는 상황을 더 견디지 못하는 게 아닐지 걱정하고 있다.

폴 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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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나 아슬란은 앙카라 공항에서 터키 FDM은행의 최대 영업점으로 차를 타고 가는 시간이 조금 더 길었으면 했다.

 

최근 임명된 은행의 CEO 세나는 현장 방문을 우선시했다. 현장 방문을 통해 자신이 앞장서서 이끌고 있는 개혁을 일선 직원들이 어떻게 견뎌내고 있는지 볼 수 있었고, 더 높은 직책으로 올라설 준비가 된 젊은 관리자들을 기용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었다.

 

이번 방문에 세나는 혼자가 아니었다. 오랜 친구이자 멘토이며, 터키 FDM은행의 프랑스 모회사에 이사로 있는 소피 르노와 함께였다. 두 사람이 밀린 이야기를 나누는 데 30분은 너무 짧았다.

 

“당연히 일 얘기를 듣고 싶지만, 먼저 데니스와 꼬마 아가씨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얘기해 봐.” 소피가 가족의 안부를 물었다.

 

“다들 잘 지내. 예쁘기는 한데 고집이 세지.”

 

“엄마를 꼭 닮았구나.” 소피가 웃으며 대꾸했다.

 

“지난 주말에는 테마파크에 갔었어.” 세나가 말을 이었다. “제라가 놀이기구를 계속 타는데 정말 몇 시간은 지난 것 같았어. 결국 우리는 내리지 않겠다고 법석을 떠는 애를 끌어내려야 했지. 그러고는 내가제라, 우리 모두 때로는 쉴 줄도 알아야 한단다라고 말하고 있더라. 우습지, 지난주에 에르칸이 내게 똑같은 말을 했거든.”

 

소피는 새삼스러워 보이지 않았다. 터키 FDM의 최고운영책임자COO에르칸 말라스는 처음부터 세나의 임명과 업무방식을 못마땅해했다. 소피를 비롯한 지지자에게 있어 세나는 급속히 변화하는 시장에서 회사의 적응방법에 관한 획기적인 아이디어와 활력을 지닌, 금융컨설턴트 출신의 35 CEO였다. 반면 그녀를 비방하는 사람들에게는 경영직을 맡거나 은행에서 일한 적이 전혀 없는 아웃사이더로, 아직 배울 게 많은 애송이로 보였다.

 

이사회가 세나에게 대대적인 개혁의 임무를 맡기기는 했지만, 에르칸은 그녀가 계획한 전략적 변화에 사사건건 이의를 제기했다. 세나는 지금까지의개별화된 지점구조를 바꾸고, 새로운 인재에게 자리를 내주기 위해 은행을 꽉 채운 고위관리자의 40%를 내보내고, 위계서열에 기초한 기업문화를 좀 더 성과 중심의 문화로 전환하도록 밀고 나가려 했다.

 

“에르칸 목소리가 귓가에 쟁쟁하다.” 소피가 말했다. “그는 변화를 싫어해. 그게 아니면 내가 손대는 일마다 싫어하든가.” 세나가 대답했다.

 

“에르칸의 승인은 필요 없어.” 소피가 말했다. “너는 해야 할 일을 하고 있어. 그리고 그가 네 결정을 따르고 있는 한 문제될 건 없어.”

 

“하지만 그는 새로운 경영전략을 정말 싫어해.” 세나가 말했다. 은행의 소매금융을 검토하는 일을 맡은 그녀는 기존 방식을 통한 영업점 확대를 거부했다. 그 대신 경쟁사들처럼 모바일뱅킹의 운영을 늘리고, 슈퍼마켓, 전자제품 판매점과 파트너 관계를 맺고 그들 매장 안에 키오스크Kiosk(무인 단말기)를 설치하도록 하는 더욱 혁신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었다. 키오스크를 설치하면 은행은 언제 어디서든 고객이 현금이 필요할 때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객들의 대출 신청 절차도 더욱 간소화될 수 있을 것이다.

 

“에르칸은 직원들이개혁 피로를 느껴서 그것을 완수하는 게 불가능할 거라고 말하고 있어. 게다가 일부 이사들은 같은 생각일 거야. 그들이 끈질기게 버틸까 봐 겁나.”

 

“그러라고 해. 우리 고집도 절대 뒤지지 않아.” 소피가 눈을 찡긋하며 대답했다.

 

 

현장 직원들의 스트레스

 

지점장 메리엠 카르탈은 로비로 마중 나왔고, 소피와 세나에게 직원 몇 명을 소개한 뒤 자신의 사무실로 안내했다. 모두 자리에 앉으려 할 때, 세나의 눈에 책상 위 펼쳐진 조직도가 보였다. 많은 직책에 ×표가 그어졌고, 구조 변화를 나타내는 화살표도 여러 개 있었다. 남은 인원은 얼마 되지 않았다.

 

메리엠은 세나의 시선을 눈치챘다. “조직도를 인쇄해서 체크하는 게 구식으로 보이는 줄은 압니다. 저는 그저 비즈니스가 확장돼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직원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이 차트를 이용하고 있었습니다.”

 

세나는 자신이 추진하고 있는 개혁이 그렇게 지저분한 모양새로 보이는 데 가슴이 철렁했다.

 

“직원들이 혼란스러워하나요?”

 

“조직이 개편될 때는 으레 그렇죠.” 메리엠이 대답했다. “적응기간이라고 봅니다. 저희는 본사에서의 이직률이 높아서 모두 놀라고 있습니다. 하지만 직원들은 전에 없던 진급 기회도 엿보는 것 같습니다.”

 

“직원들이 바뀌어야 하는 까닭을 납득하던가요? 당신은 어때요?” 세나는 메리엠 같은 관리자가 같은 편에 있었으면 했다.

 

“그럼요. 산업이 변하고 있는 걸요.

 

더 이상 누구도 영업점에 나오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고객들은 자신의 컴퓨터나 전화기로 모든 일을 해결하고 싶어해요. 어제만 해도 어느 분이 자기는 더 이상 이메일을 이용하지 않는다며, 우리 주택담보대출 담당자에게 문자메시지로 일을 처리할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그 직원은 그렇게 해도 되는지 안되는지를 몰랐어요.”

 

“가능해요.” 세나가 대답했다. 그녀가 추진하려고 애쓰는 민첩성과 대응성이 정확히 그런 것이었다.

 

“물론이죠. 저도 그렇게 조언했습니다. 하지만 직원들은 앞서가는 비즈니스에 어떻게 적응할지 걱정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우리가 지점을 폐쇄할 수도 있는지 알고 싶어해요. 내년에 우리는 모두 콜센터나 슈퍼마켓 키오스크에서 일하게 되나요? 그게 스트레스예요.”

 

소피는 직원 몇 명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지 물었다. 메리엠은 두 사람에게 지점을 둘러보자고 청했다. “직원들에게 두 분이 오실 거라고 알렸고, 직원들도 분명 여쭤보고 싶은 게 있을 겁니다.” 그녀가 설명했다.

 

세나는 창구직원 두 명과 이야기를 나눴다.

 

“이 시간대는 늘 이렇게 한산한가요?” 세나가 물었다. 영업점에 고객이 한 명도 눈에 띄지 않았다. 짧은 머리의 젊은 남자직원은 얼굴을 붉히며 당황스럽고 민망한 듯 보였다. 상대적으로 중년 여직원은 거리낌없이 대답했다. “지금은 보시다시피 한산하지만 점심시간대는 붐빌 겁니다.”

 

소피는 그들에게 궁금한 점이 있는지 물었다.

 

“저희는 직장을 잃는 건가요?” 젊은 남자직원이 불쑥 묻더니 어색하게 웃었다.

 

“그게, 저는 그런 식으로 표현하지 않겠지만, 저희 모두 궁금해하는 사안입니다.” 그의 동료가 설명하고, 덧붙여 말했다. “제 여자친구 회사 얘긴데, 윗선에 변화가 일어나면 일선 직원들이 잘리는 일은 시간문제라고 하더군요.”

 

세나는 계획된 정리해고는 없다고 그들을 안심시켰다. 그들은 고개를 끄덕이긴 했지만, 그 말을 전적으로 믿는 것 같지 않았다.

 

소피와 세나는 몇몇 분석가와 대출담당 직원을 만났다. 누구도 그 창구직원처럼 직설적이지는 않았지만, 불안감은 숨길 수 없었다.

 

“흠, 걱정스럽네.” 영업장을 걸어나오며 세나가 말했다.

 

“살아남으려면 바뀌어야 해.” 소피가 대답했다.

 

“그래, 하지만 그렇게 빠르게 진행할 필요는 없을지도 몰라.”

 

 

실행하지 않는 데 따르는 위험

 

이스탄불로 돌아온 세나는 다음날 최고재무책임자CFO아흐멧 오잔을 만났다. 세나가 내보낸 많은 리더들처럼 그는 이 은행에서 수십 년간 근무했지만, 전문성을 인정받았고, 변화를 추구하는 세나의 노력을 지지했으며 특히 비용삭감에 힘을 보탰다. 또한 시범적으로 운영하는 키오스크 모델에 많은 시간을 쏟았다.

 

“전망치는 대체로 양호해 보입니다.” 아흐멧이 보고했다. “시장조사기관인 캐피털의 조사 결과는 긍정적이에요. 하지만 대출 신청을 처리하는 데 필요한 IT시스템이 복잡합니다. 그 시스템으로 일을 처리하기가 무척 까다로울 겁니다. 그게···” 그는 잠시 멈췄다가 말을 이었다. “에르칸이 반기를 드는 까닭이죠.”

 

“그는 제가 이곳에 온 뒤로 쭉 반기를 들고 있습니다.” 세나가 말했다.

 

“그렇기는 하지만 이 문제에 관해서는 그의 말에도 일리가 있는 듯합니다, 세나. 말씀하신 기한에 맞추려면 그의 팀은 하루에 24시간을 꼬박 일해야 할 겁니다. 대규모로 마케팅을 해야 하고 인력에 큰 변화를 줘야 할 거예요. 그렇게 되면 저희처럼 나이든 직원뿐 아니라 현재의 비즈니스 방식을 좋아하는 젊은 직원들까지 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세나는 최근의 대대적인 경영개혁을 표현하는 그의 방식이 못마땅한 기색이었지만, 그의 말을 끊지는 않았다.

 

“또한 우리는 그 모델이 성공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습니다. 고객들이 키오스크를 이용하고 싶어할까요? 만약 그렇다면 우리는 그들의 대출 신청을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심사할 수 있을까요? 그 일이 이 나라의 뱅킹 시스템을 개혁하려는 의도임을 알고 있지만, 처리과정을 도와주는 전문적인 담당자 없이 고객들이 대출을 신청할 준비가 돼 있다고 확신하십니까? 우리는 정말 준비가 됐습니까? 속도를 조금 늦추고 우리 예측이 정확한지 확인하기 위해 좀 더 철두철미하게 시장조사를 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세나는 깊게 숨을 들이쉬며 그가 말한 모든 사항을 받아들이려 애썼다. “저는 아흐멧의 의견을 존중해요. 그리고 모두 중요한 문제를 짚어 주셨습니다. 하지만 시범모델을 운영하는 이유가 그런 질문들의 답을 찾기 위해서예요. 우리는 실시간으로 실험하고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민첩한 방식agile way’이죠.”

 

“하지만 FDM의 방식은 아닙니다.” 아흐멧이 입을 열었다. “개혁의 고삐를 늦추면 자신의 결정을 뒤늦게 수정하고 있다는 인상을 줄지도 모른다고 우려하시는 거 알아요. 그렇지 않을 거예요. 직원들이 애타게 원했던 대로 잠시 숨을 돌릴 수 있을 겁니다. 저를 믿으세요. 이 일을 왜 이렇게 밀어붙이는지 이해합니다. 이사회는 매의 눈으로 당신을 지켜보고 있고, 우리는 그들이 요구하는 성장을 달성해야 합니다.”

 

“바로 그겁니다. 제가 해야 할 일은 FDM의 방식을 바꾸는 겁니다. 물론 긍정적인 부분은 유지해야 하지만 우리 은행을 미래로 이끌어야 해요. 우리는 방금 말씀하신 심각한 위험성과, 이 아이디어를 먼저 실천하지 않는 데 따르는 더 큰 잠재적 위험을 비교해 보면서 검토해야 합니다. 경쟁사가 이 계획을 앞서 성공하면 우리는 모두 속이 쓰릴 거예요. 다른 모든 업체들처럼 모바일에만 집중하면 우리를 차별화할 수 없습니다. 이 시장에서 승리하는 길은 차별화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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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 맞추기 힘들어

 

그날 밤 세나가 식탁에 앉아 아흐멧의 분석보고서를 검토하고 있을 때 위층에 있던 남편 데니스가 내려왔다.

 

“늦게까지 일해야 되는 거야?” 그가 물었다.

 

“아마도.” 그녀가 대답했다.

 

“표정이 안 좋아. 무슨 일 있어?”

 

세나는 노트북 컴퓨터를 닫았다. 그녀는 남편이 자신의 속내를 매우 잘 읽는다고 인정했다. 그 덕분에 그녀는 감정에 솔직할 수 있었다.

 

“에르칸이 속도를 늦추라고 말했던 거 기억나? 그게, 아흐멧도 그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어. 그들 생각이 맞을까 봐 겁나.”

 

“하지만 이사회는 당신에게 개혁의 임무를 맡기고 그 자리에 앉혔잖아. 그게 당신이 해야 할 일이야.”

 

“나도 알아. 그리고 계속 밀어붙이는 게 내가 할 일이라고 생각해. 변화는 바람직해. 소피가 늘 하는 말처럼 꼭 필요한 일이야. 이 은행은 너무 오랫동안 정체돼 있었어. 우리는 계속 앞으로 나가야 해.” 그녀는 마지막 말을 힘주어 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식탁을 내리쳤다. “성장의 기회를 놓칠 수는 없어. 직원들의 요구대로 멈춰서 숨을 고르면 언제, 어떻게 다시 시작하겠어?”

 

데니스는 여전히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지만 웃음을 참고 있는 게 보였다.

 

“뭐야?” 그녀가 물었다.

 

“다시 열정적으로 일하는 게 좋아 보여. 옳은 일을 하고 있는 거야, 세나. 그런데 에르칸과 아흐멧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알겠어. 당신과 보조 맞추기가 얼마나 힘든지 나도 알거든.”

 

폴 힐리(Paul Healy)는 하버드경영대학원 제임스 R. 윌스턴(James R. Williston) 교수이며, 교수개발 학장이다.

 

이 가상 케이스 스터디는 폴 힐리, 가우탐 무쿤다, 에셀 세킨의 하버드경영대학원 스터디 ‘A Challenger’s Strategy: Pinar Abay at ING Bank Turkey(case no. 116023-PDF-ENG)’에 기초해 작성했다. 원문은 HBR.org에서 볼 수 있다.

 

CASE STUDY TEACHING NOTES

세나는 이 일의 적임자인가?

폴 힐리는 이 가상 케이스 스터디의 배경 사례를 하버드경영대학원의 여성임원 교육프로그램에서 가르치고 있다. 그는 학생들에게 이 CEO가 적합한 인물인지 질문을 던진다.

 

또한 힐리는 이사회 일원으로서 기존 방식에서 벗어난 CEO를 어떻게 도울지 학생들에게 묻는다.

많은 은행이 지점과 그 밖의 장소에서 키오스크(무인 단말기)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예컨대 미국의 체이스은행과 한국의 신한은행이 키오스크를 제공하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족히 70%에 이르는 개혁 시도가 실패로 돌아간다. 개혁 피로감, 무관심, 수동적 체념 때문이다.

 

기존 은행 영업점의 콘셉트는 기술, 경쟁, 소비자 선호도 변화 등에 따른 도전을 받고 있다. 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은행 영업점 중 최대 50% 2020년까지 사라질 수 있다.

 

터키의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현재 터키에는 47개의 은행 본점과 1만여 개의 영업점이 있다.

2013년 터키에는 4개의 지배적인 은행이 있었다. 그들이 이 부문 자산의 10% 이상을 각각 점유하고 있어서 다른 은행들은 시장점유율 확대가 급선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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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나는 FDM에서 개혁의 고삐를 늦춰야 할까?

전문가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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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 크렙스 쾨르 마이닝의 회장 겸 CEO.

 

세나는 혼자서 모든 개혁을 완수하려고 애쓰는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 그녀는 속도를 늦추고, 재정비와 재배치를 통해 전략의 변화가세나의 계획이 아니라회사 또는 적어도 조직의 계획으로 보이도록 해야 한다. 그때까지는 그녀에게 힘든 싸움이 될 터이다.

 

2011년 내가 쾨르Coeur CEO 자리를 물려받았을 때 이 회사도 변화가 필요한 상태였다. 우리는 지난

 

3년간 경험한 크나큰 성장을 뒷받침하며 이끌고, 예측 가능한 미래의 성장을 준비하기 위해 90년 역사의 회사에서 거의 모든 조직을 재정비해야 했다. 또한 나는 아이다호에 있던 본사를 시카고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세나처럼 나도 개혁을 추진하도록 이사회의 허가를 받았지만, 혼자서 싸우려고 나서지 않았다.

 

나는 이사회가 내게 힘을 실어준 사실을 확연히 드러내는 일부터 시작했다. 세나는 소피와 매우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어서 다행이지만, 전체 이사회에 더욱 공식적이고 명확한 임무를 요청해야 한다. 나는 직책을 맡고 신뢰를 쌓은 뒤 약 1년간 그렇게 일했다. 내가 원하는 변화의 큰 그림을 그렸고, 왜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게 너무 위험하다고 생각하는지 까닭을 설명했다. 이사회의 지지를 확보한 뒤, 내 계획과 나아갈 길을 다른 직원들과 공유하기 시작했고, 그런 회의에 회장이 함께하도록 했다. 그가 모습을 드러내면 직원들은 개혁이 무산되기를 바라거나, 그것들을 거부함으로써 내가 실패하도록 할 수 없었다.

 

나머지 조직의 지지도 똑같이 중요하다. 세나는 자신의 직관을 밀고 나갈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조직원을 기용해야 한다. 현재 에르칸은 그녀의 노력과 명성을 훼손하고 있다. 세나는 자신이 이룩하고자 하는 일에 에르칸이 기여하고 있다고 느끼도록 하고, 그의 조언을 구하며, 그의 의견을 존중한다고 확인시킴으로써 역학구도를 바꿔야 한다. 물론 그의 제안을 모두 실천할 필요는 없지만, 모든 직원이 동참하기 바란다면 세나는 그가 등돌리지 않고 같은 편에서 일하도록 해야 한다. 앞서 말했던 내 사례로 돌아오면, 나는 당시 오래된 임원들이 같은 편에 서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오랜 경력이 쌓여 업계에 해박한 지식이 있는 임원들은 든든한 협력자가 될 수 있다.

 

또한 세나는 역할과 세대를 아우르는 작은 팀을 하나 만들고자 고민해야 한다. 일단 그들이 계획과 방향, 메시지를 이해하면 왜 변화가 필요한지 알리는 역할을 맡길 수 있다. 어쩌면 메리엠 지점장, 그리고 세나와 대화하면서 초조하게 웃었던 창구직원이 그런 노력에 동참할 수 있을 것이다. 유능한 직원들은 참여의 기회를 반길 것이며, 그로 인해 변화는 한 젊은 외부인이 아니라 다수가 일으킨 움직임이라는 메시지가 전달될 것이다.

 

나는 지점을 방문한 세나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현장 직원들의 의견과 감정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더 다양하게 마련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늘 편하고 즐거운 일은 아니지만, 직원들이 속내를 드러내고 발산하도록 해서 CEO가 들어주는 일은 중요하다. 회사를 구조조정 하는 동안 나는 조직 전체가 참여하는 간담회town hall meeting를 열었다. 그 회의는 직원들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기 전에는 끝나지 않았다.

 

‘세나의 계획이 아니라회사의 계획이어야 한다. 전략적 변화의 속도를 늦추고, 재정비와 재배치를 해야 한다.

 

이런 일에는 정직성과 투명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세나가 창구직원들에게 더 이상의 정리해고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을 때, 나는 그녀가 완전히 솔직하지는 않았다고 느꼈다. 그것은 잘못된 일이다. 비록 나쁜 소식일지라도 사실을 알고 나면 직원들은 추측하기를 멈추고 업무에 복귀하기 마련이다. 세나가 처음부터 솔직한 태도를 보인다면 많은 골칫거리가 줄어들 것이다.

 

FDM의 직원들은 세나가 개혁 그 자체와 그녀의 출세를 위해 개혁을 단행하고 있다고 넘겨짚는 듯하다. 세나는 이사회의 지지를 얻고, 호의적인 활동조직을 꾸리고, 더욱 효과적으로 소통함으로써 회사에 가장 득이 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입증할 수 있다. 물론 모두 시간은 걸리겠지만, 그럴 가치가 있는 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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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나르 아바이는 터키 ING은행의 CEO.

 

세나는 개혁의 속도를 늦추지 않아야 한다. 나는 급진적인 개혁을 빠르게 단행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다. 물론 그녀는 저항에 부딪치기도 하겠지만, 계속 밀고 나가지 않으면 실패의 위험이 더 커진다.

 

이 사례는 터키 ING에서의 내 경험에 바탕을 두고 있으므로, 나는 FDM의 상황이 얼마나 위급한지 잘 알고 있다. 은행업은 터키에서 성장하는 시장이지만, 많은 외국계 업체가 들어오고 있다. 유럽의 거의 모든 대형 은행들은 전체 또는 부분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놀라울 정도로 경쟁적인 환경을 조성한다. 또한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받아들이는 터키의 젊은 인구는 매우 까다로운 고객층을 형성한다. 그러므로 은행들은 스스로 차별화할 수 있는 획기적인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새로운 유통경로를 비롯한 세나의 전략은 분명 바람직한 방향으로 내딛는 발걸음이 될 수 있다.

 

ING에서 우리는 터키의 최대 슈퍼마켓 체인점과 파트너 관계를 맺고, 플라스틱 우유병 속에 무기명no-name직불카드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시도했다. 고객들은 자신의 휴대전화로 카드를 활성화할 수 있었고, 즉시 현금을 인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발상이었다. 비록 원했던 결과를 얻지 못하고 결국 그 시도를 접기는 했지만, 우리는 그 바탕에 깔린 기술을 다른 곳에 사용했다. 그 실험 덕분에 우리 은행의 브랜드 가치가 올라갔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특이한 접근방식 덕분에(누구도 우유병 속에 직불카드가 들어 있으리라고 기대하지 않았다!) 터키의 비즈니스 관행에 도전하는 차별화한 은행이라고 터키인들에게 알릴 수 있었다. 그 메시지는 다른 방식으로 뒷받침됐다. 예컨대 우리는 TV광고에서 우리 은행과 대다수의 터키 은행을 웃음거리로 만들었다. 실제로 은행연합회는 은행의이미지를 망치는 짓을 멈추라고 우리에게 경고를 보냈다.

 

하지만 세나는 전략과 운영에만 초점을 맞출 수 없다. 그녀는 FDM의 문화를 생각해야 한다.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새로운 고객과의 대면채널 즉 유통채널은 매우 쉽게 바꿀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문화를 바꾸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이것이 세나를 더 힘들게 하는 딜레마다. 변화에 둔감한 전통적인 계층에서 사람들을 어떻게 끄집어내고 역동과 혁신을 끌어안도록 북돋울 것인가?

 

세나는 저항에 부딪치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계속 밀고 나가지 않으면 실패의 위험은 더 커진다. 조직을 개혁하는 길은 멀기만 하다. 저항에 발목 잡히지 않아야 한다.

 

세나는 최고경영층부터 바꾸려고 힘써야 한다. 그녀가 아래 직급의 오래된 보수파를 많이 내보내긴 했지만, 한 명의 고위간부 에르칸이 그녀에게 반기를 들고 있다. 그가 같은 편에 설 수 없다면 세나는 그의 후임자를 찾아야 한다. 터키 ING CEO가 되었을 때 이 일은 내게 최우선과제였다. 내가 원하는 유형의 개혁에 힘을 보탤 수 있는 직속 부하직원을 내 손으로 뽑았다. 많은 경우 그것은 다른 산업분야를 비롯한 외부에서 사람을 데려오는 행위를 뜻했다. 그래도 나는 아흐멧처럼 내 비전을 지지하지만, 어떤 문제로 기꺼이 내게 도전하고 의견을 달리 할 수 있는 내부 사람도 곁에 두었다. 나는 다양한 관점과 아이디어를 지닌 사람들을 원했다. 우리는 독창성, 민첩성과 더불어 위로부터의 의사결정이 아니라 공동의 의사결정을 강조하는 조직을 함께 만들었다. 또한 부하직원이 편하게 의견을 말하도록 하고, 재직기간이 아니라 성과와 잠재력에 따라 보상하고, 근무 장소와 방식에 자유를 보장하며 모든 유형의 인재를 받아들였다.

 

세나는 이미 중요한 계획을 실행하고 있지만, 지금 멈추지 않아야 한다. 조직을 개혁하는 길은 멀기만 하다. 5년이 지났지만 나는 여전히 기업문화와 전략적 변화에 힘쓰고 있다. 저항에 발목 잡히지 않아야 한다.

 

번역: 정유선

 

HBR 웹사이트 게시판에 올라온 조언

관계를 지켜야 한다

개혁의 속도가 너무 빠르고, 고객을 직접 응대하는 주요 일선 직원들을 등한시하면 은행의 브랜드 이미지에 해가 될 것이다. 세나는 개혁의 시기에 유대를 더욱 긴밀히 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프리실라 아크앤젤Priscilla Archangel, 아크앤젤 앤드 어소시에이츠 Archangel and Associates회장

 

결정하기 전에 테스트해야 한다

이사 한 명의 지지만으로 충분치 않다. 세나는 결정적 다수의 지원이 필요하다. 그녀는 몇몇 다른 직원들과 자신의 아이디어를 테스트해야 한다. 지원군을 얻으면 현재의 속도를 유지해야 한다. 지원군을 얻지 못하면 계획을 재평가해야 한다.

크레시미르 프로파카Kresimir Profaca, 자크레브-몬타자Zagreb-Montaza최고재무책임자 겸 최고운영책임자

 

은행을 개선하거나 능력을 입증하거나?

세나는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고 싶어서 개혁을 밀어붙이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계획을 평가하기 위해 속도를 늦추는 게 약점이 되지는 않는다. 그것은 우리가 변화의 과정에서 모든 요소를 고려하고, 그 과정을 유지하거나 필요에 따라 수정하기 위한 의도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보여준다.

킴 리플리Kim Ripley, 하와이 슈림프 임프루브먼트 시스템스Shrimp Improvement Systems인사담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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