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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코로나 이후를 준비 중인 발 빠른 중국 기업

디지털
2020.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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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위기가 유럽과 미국 등 새로운 거점으로 확산되면서 기업들은 앞다투어 모든 대응책을 총동원하고 있는데요, 질병 역학의 예측불가능성, 과거에 관련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 정부 혹은 국제기구가 바로 참고해서 사용할 만한 플러그앤드플레이(plug-and-play) 매뉴얼이 없다는 점 등 때문에 해결책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현재로선 우리보다 몇 주 앞서 비슷한 위기 상황을 겪은 중국 기업을 참고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다른 지역은 중국과 상황이 많이 다르겠죠. 그래도 중국 기업이 대응한 방식에서 우리가 배울 점이 분명히 있을 겁니다. 현재 인력과 재화, 생산 등에 관한 고빈도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놀랍게도 중국은 경기회복의 초기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이런 회복세는 지역 감염이 새롭게 나타날 경우 약화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많은 중국 기업들은 위기대응 단계를 넘어서 경기회복과 회복 이후의 계획에 돌입하고 있습니다.

우리 파트너들은 최근 중국 기업들이 위기 회복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을 도왔는데요. 그 경험에서 다른 국가의 기업 리더들도 참고하면 좋을 12가지 교훈을 도출했습니다. 물론 중국의 사회적 관습, 정치 및 관리 시스템의 특수성도 감안해야겠지만, 분명 중국 기업의 움직임에서 우리가 배울 점도 찾을 수 있습니다.

1. 빠르게 대안을 재설계하라.

위기는 본질적으로 매우 역동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심적 모형(mental model)과 계획을 계속해서 바꿔나가야 합니다. 무지에서 출발했더라도 그다음 발견과 센스메이킹(sensemaking), 그 후 위기 계획 및 대응, 회복 전략, 회복 이후의 전략, 최종적으로 반성 및 학습이 뒤따르게 될 텐데요. 이런 프로세스는 신속하게 진행돼야 하기 때문에 반드시 CEO 주도로 이뤄져야 합니다. 다시 말해, 복잡한 내부 조정 프로세스에 얽매여서 변화하는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하면 안 된다는 겁니다.

실제로 중국에서 가장 빠르게 회복 중인 몇몇 기업은 적극적으로 앞을 내다보며 이런 변화를 예상했습니다. 예를 들어, 인스턴트 국수 및 음료 생산 업체인 마스터콩(Master Kong)은 바이러스 발병 초기부터 매일 발병 상황을 검토하고 정기적으로 우선적인 중점 사항을 재설정했습니다. 사재기와 재고 부족을 예상한 이 회사는 비즈니스의 중심을 바로 오프라인 대형 소매 채널에서 O2O(online-to-offline), 전자상거래, 소규모 상점으로 바꿨습니다. 또 지속적으로 소매 매장의 재오픈 계획을 검토함으로써 서플라이체인을 매우 탄력적으로 운용했습니다. 그 결과 마스터콩의 서플라이체인은 바이러스 발병 이후 수주 만에 50% 이상 회복됐고, 이 기간 중 재오픈한 상점의 60%에 공급이 원활히 이뤄졌습니다. 이는 경쟁 업체 대비 최대 3배에 이르는 성과였지요.

2. 톱다운(Top-dowm) 의사결정에 보텀업(Bottom-up) 방식을 유연하게 적용하라

위기 때는 빠르고, 일관성 있는 대응이 필요하니까 위에서 지시하는 하향식 리더십이 효율적일 거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서로 다른 지역 사회의 독특한 역학 구조 속에서 나타나는 예기치 못한 변화에 적응하려면 오히려 아래로부터의 분산된 노력도 필요합니다. 중국 기업들은 하향식 의사결정 구조 속에서도 직원들이 상향식으로 혁신에 나설 수 있는 조화로운 체계를 구축했습니다.

예컨대, 중국 400개 도시에서 6000개 호텔을 운영하는 화주(Huazhu)는 위기 TF팀을 구성해 매일 절차를 검토하면서 전체 체인을 상대로 하향식 지침을 발표했는데요, 이와 동시에 내부 정보 플랫폼인 후아통(Huatong) 앱을 활용해 직원들과 프랜차이즈 체인점들로부터 시의적절한 정보를 수집했습니다. 이를 통해 체인점들은 중앙에서 내려온 지침을 바이러스 감염 현황 및 지역 공중보건 대책 차원에서 각 지역의 상황에 맞게 적용할 수 있었습니다.

3. 직원들에게 정보를 적극 제공하고 안전을 챙겨라

위기 상황에서는 뭐가 확실한지 알기 어렵습니다. 감염이 기하급수적으로 확산되면서 상황과 정보가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이죠. 공식적인 권고 사항이 부재하거나, 또는 상충되거나, 이미 지난 것이거나, 애매모호해서 실제 적용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서로 다른 견해와 조언을 쏟아내는 언론 보도들 때문에 혼란은 더 가중됩니다. 직원들의 일하는 방식이 바뀌어야 하는데, 명확하고 일관된 정보가 제공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업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겁니다.

중국 기업들은 직원들에게 매우 적극적으로 공식적인 지침과 지원을 제공했습니다. 중국 최대 주방용품 제조업체인 쑤보얼(Supor)은 직원들에게 구내식당에서 식사하는 경우 노출 제한 수칙, 위기 상황에서의 비상 대책 등 매우 구체적인 운영지침과 절차를 마련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이 회사는 바이러스 발병 초기부터 직원과 그 가족들에 대한 건강검진을 실시했고, 예방 용품을 구매했습니다. 이렇게 철저하게 준비한 덕분에 쑤보얼은 2월 둘째 주부터 신속하게 일부 생산라인을 재가동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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