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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

회사 안에 문학 동호회가 필요한 이유

디지털
2020. 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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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가 직원의 능력을 평가할 때, 측정하거나 정량화하기 매우 곤란한 부분들이 있죠. 자기 절제력, 창의력, 공감 능력, 학습 능력, 적응력, 유연성, 긍정적인 마인드, 합리적 판단 능력, 친절, 관용 등의 능력은 평가하기가 매우 곤란한 자질들입니다. 어느 직원이 이런 능력들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이런 능력을 키워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요? 그 방법은 어쩌면 도서관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최신 뇌과학 연구에 따르면 문학작품, 즉 소설을 읽는 동안 공감 능력, 이해비판적 사고 능력이 향상된다고 하네요.

우리가 무언가를 읽으면 EQ의 근간이 되는 인지 영역이 강화됩니다. 다시 말하면, 제대로 된 독서 활동만 있으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자질이나 성향을 가진 사람을 굳이 외부에서 채용하지 않고 내부에서 기를 수 있다는 뜻입니다.

뛰어난 경영자들은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해왔습니다. 워런 버핏은 자신의 일과 대부분을 독서에 할애하며 하루 500쪽 이상의 독서를 권합니다. 창업가 마크 큐반(Mark Cuban)은 하루 3시간 이상 독서한다고 인터뷰한 적이 있습니다. 스페이스엑스의 CEO 일론 머스크는 독서를 통해 로켓 제조를 배웠다고 말한 적도 있죠. 그런데 이런 사람들 대부분은 비문학(논픽션) 분야의 독서를 강조합니다. 워런 버핏이 2019년에 추천하는 도서 19권 중에는 문학 분야가 한 권도 없었고, 빌 게이츠가 7년간 추천한 94권의 도서 중 문학 작품은 9권에 불과합니다.

독서의 목적은 지식 축적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런데 최근 연구에서는 문학 작품이 비문학보다 이롭다고 합니다. 한 가지 이점으로 비문학 작품은 타인의 행동을 관찰하고 알맞게 대응하는 능력과 다른 사람의 동기를 이해하는 능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결국, 비문학은 지식 축적에 도움이 될지는 모르지만 EQ 증진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EQ야말로 갖기 어려운 지능인데 말이죠.


직원의 경험 축적에 도움을 준다

소설을 읽는 게 회사 생활에 도움이 되는 이유 중 하나는 문학작품 속의 등장인물, 전개, 그리고 낯선 배경 설정이 어려운 토론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입니다. 소설이기 때문에 첨예하고 미묘한 주제라도 토론자들이 본인의 관점을 솔직하고 개방적으로 말할 수 있는 것이죠. 일례로, 미국의 NGO 북스@웍스(Books@Work)의 퍼실리테이터인 낸시 키더(Nancy Kidder)는 치누아 아체베(Chinua Achebe)의 단편소설 <죽은 자의 길(Dead Man’s Path)>을 주제로 한 독서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이 소설은 나이지리아 시골 학교를 현대식으로 바꾸려고 하다가 처절하게 실패하는 교장 선생님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토론회에서 한 참가자는 “저도 주인공처럼 팀을 이끌고 있지만 주인공처럼 되고 싶지는 않다”고 소감을 말했다고 합니다.

자신의 생각이나 가치를 타인과 진정성 있게 공유하는 모임을 만드는 것이 어렵지 않다고 합니다. 하버드대 경영윤리학 교수 조지프 바다리코(Joseph Badaracco)는 흡입력 있는 문학작품에 대해 서로 토론하게 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하네요. 예를 들어, 소포클레스의 ‘안티고네’, 가즈오 이시구로의 ‘남아 있는 나날’, 조셉 콘라드의 단편 ‘비밀 첩보원’ 같은 작품들이죠.

바다리코 교수는 2013년 HBR 팟캐스트 방송에서 문학작품을 읽는 것이 독자에게 옳고 그름을 실제로 고민하는 기회를 마련한다는 장점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문학작품 속 인물들은 모두 나름의 정당한 사유가 있습니다. 이에 비해 경영 서적은 이분법적인 판단에 도달할 때까지 분석에만 집중할 뿐이죠. 바다리코 교수는 학생들이 문학작품을 읽으면 쉽게 ‘옳다, 그르다’를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을 간접 경험한다고 합니다. 물론 책에서의 상황이 현실에서 그대로 재현되지는 않겠지만 미래의 비즈니스 리더들은 이런 독서를 통해 여러 관점을 이해하고 그에 맞게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습니다.

낸시 키더의 경험에 따르면 독서와 토론을 활발히 한 사람일수록 어려운 문제를 풀려는 의지가 높다고 합니다. 키더의 독서 토론 세션에서는 참가자들이 전통과 혁신, 역지사지의 관점, 경청하는 방법 등의 여러 가상의 문제를 다룹니다. 이런 독서는 인지력과 사고의 예리함을 키우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즉, 중요한 감정 스킬을 향상시키는 독서인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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