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더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푸터 바로가기
전략

또 하나의 가족? 가족 기업이 생태계를 만들 때

디지털
2026. 2. 9.
Dec25_18_120380134

가족기업의 리더들은 종종 기업을 ‘전문화professionalize’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낀다. 그 과정에서 비(非)가족기업과 유사한 구조와 행동 양식을 채택하려 한다. 그러나 이 흐름을 지나치게 밀어붙일 경우, 가족기업이 지닌 신뢰나 장기적 헌신, 다세대에 설쳐 형성되는 관계 등 독보적인 경쟁우위를 훼손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연구자들이 ‘가족 정신familiness’이라고 부르는 이런 특성은 흔히 과소평가되거나 극복해야 할 약점처럼 취급된다. 마치 가족의 개입이 강점이 아니라 부담인 것처럼 여겨지는 것이다.

필자가 가족기업들과 함께한 연구는 전혀 다른 길을 제시한다. 가족기업이 자신의 정체성을 의도적으로 활용해 다른 가족기업 파트너들과 더 깊은 관계를 구축할 때, 경쟁자가 쉽게 모방할 수 없는 강력한 전략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이를 ‘가족 간 전략Family-to-Family, F2F’이라 부른다. 이는 가족 간 신뢰와 세대 간 협업을 체계적으로 강화하는 접근법이다. 가족 소유 기업인 파텍 필립Patek Philippe이 ‘시계는 다음 세대를 위해 잠시 보관하는 것일 뿐’이라는 약속으로 이 철학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듯 F2F는 이런 다세대적 사고를 기업 생태계 전반의 관계로 확장한다.

우리가 2년에 걸쳐 70회 이상의 인터뷰를 통해 연구한 그리스의 페인트 제조사 비텍스Vitex는 이 개념을 실천으로 옮긴 사례를 보여준다. (이 기업의 CEO는 공동 저자 중 한 명이다.) 2014년 그리스 경제 위기 당시, 2세대 최고경영자CEO인 아르모디오스 야니디스와 그의 형제 존은 회사가 지나치게 전문화된 접근에서 벗어나 창업자인 아버지 스타브로스가 세운 원칙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경영진은 유통 채널의 99%를 차지하던 가족 운영 대리점, 공급망의 60%를 차지하던 가족 소유 공급업체들과의 관계를 다시 활성화했다. F2F 전략을 적용한 이후 10년간의 성과는 놀라웠다. 매출은 세 배로 성장했고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며 시장 선도 기업으로 도약했다. 그들은 회사를 비전문적으로 운영하지 않았다. 가족기업만이 지닌 강점을 보다 의도적으로 활용했다.

아티클을 끝까지 보시려면
유료 멤버십에 가입하세요.
첫 달은 무료입니다!

최신 매거진

(03187) 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1 동아일보사빌딩 (주)동아일보사
대표자: 김재호 | 등록번호: 종로라00434 | 등록일자: 2014.01.16 | 사업자 등록번호: 102-81-03525
(03737) 서울시 서대문구 충정로 29 동아일보사빌딩 15층 (주)동아미디어엔(온라인비즈니스)
대표이사: 김승환 | 통신판매신고번호: 제 서대문 1,096호 | 사업자 등록번호: 110-81-475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