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보기에 두 대형 B2B 기업은 거의 똑같아 보였다. 두 회사 모두 수년에 걸쳐 제공되는 고난도 기술 서비스를 주력으로 하며 동일한 기업 고객을 두고 경쟁했다. 영업 단계, 예측 주기, 경영진 검토 주기도 동일했다. 고객 관계 관리CRM 시스템을 놓고 보면 두 회사의 프로세스는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비슷해 보였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매출과 위험, 속도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지점에서 두 회사의 행보가 확연히 엇갈렸다.
첫 번째 회사는 공공시설, 금융, 공공 인프라처럼 규제가 엄격하고 단 한 번의 오류나 중단도 허용되지 않는 이른바 핵심 기반기설, 미션 크리티컬mission-critical 산업을 주 고객으로 한다. 오랜 세월에 걸쳐 이 회사의 영업 조직은 지극히 신중하고도 독특한 업무 방식을 구축해왔다. 영업 담당자들은 실무진이 별도 문서를 통해 사업의 실행 가능성을 정밀하게 검토하는 동안 거래 진행을 관례적으로 멈추며 속도를 조절한다.
설계 담당자들은 업무 범위를 최종 확정하기에 앞서, 이전 계약에서 발생했던 돌발 변수와 인력 투입 규모를 꼼꼼히 대조한다. 위험관리팀이나 법무팀은 거래 조건이 확정되지 않은 단계부터 사전 검토를 진행한다. 내부적으로 촘촘한 검증을 마친 뒤에야 비로소 의사결정권자에게 보고가 올라간다.
반면 두 번째 회사는 급격한 혁신을 추진하는 디지털 중심 기업들을 지원하며 서비스 속도와 가치 실현 시점을 앞당기는 데 승부수를 던진다. 완벽한 확신보다 초기의 강력한 추진력이 더 중요하다. 영업 담당자들은 사업 범위가 확정되기 전부터 실무 및 솔루션 리더들을 초기 논의 단계에 합류시킨다. 문서는 사업 진행 도중에도 수시로 수정되며, 설령 정보가 불완전하더라도 고객의 절박한 신호가 포착되면 즉시 상부 보고가 이뤄진다. 리더들이 확실성을 검증하기보다는 사업의 큰 방향을 잡기 위해 프로젝트 초기에 개입하는 것도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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