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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 전략

삼성이 혁신하는 법

디지털
2014. 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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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본사로부터 멀리 떨어진 새로운 시장에 파견되었다고 생각해보세요. 이 곳에서 당신은 본사의 기존 경영 방침과 조금 다른 방식의 전략을 취하기 위해 허락을 받아야만 하는 상황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가 최근 발간한 삼성의 유럽 시장 혁신에 대한 케이스 스터디가 이에 도움이 되는 통찰을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입니다. 2010년 런던에서 삼성은 루크 맨스필드(Luke Mansfield)를 중심으로 한 소규모 혁신 팀을 조직했습니다. 이들의 목표는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한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국 본사에 있는 임원들로부터 이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허가를 받는 것이었죠. 이 프로젝트의 어떤 측면들은 삼성의 기존 경영 방식으로부터 약간은 벗어나 있는 것이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3년 후인 2013년 말, 이들의 프로젝트는 5억 달러에 달하는 수익을 낼 수 있었습니다. 그들은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하는지 알고 있었던 거죠. 맨스필드와 그의 동료들은 다섯 가지 핵심적인 통찰을 공유했습니다. 본사의 임원들로 하여금 그들의 혁신 전략을 지지하게 만들기 위해서 말입니다.

 

1. 솔직하게 말하세요. 그리고 협상을 통해 원하는 것을 얻어내야 합니다. 새로운 마켓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때때로 기존 전략으로부터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누구나가 다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신의 상사와 함께 이런 종류의 갈등에 대해 충분한 대화를 나눠야 합니다. 그리고 당신의 팀에 대해 더 많은 자율성을 확보하세요. 일의 결과를 위한 재량권을 가질 수 있도록 말입니다. 맨스필드는 이 일을 맡게 되는 것에 대한 한 가지 전제 조건으로, 일의 결과를 상부에 보고하기 전 3년 간의 유예기간을 가질 수 있기를 요청했다고 합니다. “허락을 받았다고 해도, 상사들은 일의 진행에 대해 계속해서 의문을 가질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그들에게 종종 ‘no’라고 말할 수 있었죠.”

 

2. 비교적 낮은 리스크의 업무를 통해 신뢰를 쌓아야 합니다.맨스필드의 동료인 랜 머카지(Ran Merkazy)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사람을 채용할 때, 그들이 할 일은 삼성에서 파괴적인 혁신 아이디어를 밀어붙이는 게 아니라 파괴적 혁신을 만들 수 있는 자리부터 만드는 일이라는 걸 분명하게 말해줍니다. 무언가를 시도하기 위해서는 일단 조직 내의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을 지지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겠죠.”

 

한 번은 한국에 있는 임원이 자신의 상사로부터 무언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보고하라는 요청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맨스필드의 팀이 그 한국 임원을 위해서 비교적 낮은 리스크를 가진 새 아이디어를 제공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그 임원은 승진했고, 이후 맨스필드의 팀이 더욱 도전적인 프로젝트를 허가 받을 때마다 큰 도움이 되었죠. “초창기에 신뢰를 쌓을 수 있었기 때문에 종종 우리의 아이디어가 반대에 부딪힐 때마다 중간 관리자들을 건너뛰고 해당 분야의 고위급 임원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방식으로 일하는 것에 대해 조심스러워 할 필요가 있습니다. 중간 관리자들을 너무 자주 건너뛰다 보면 그들을 당신의 적으로 만들 수도 있으니까요.”

 

3. 여러 가지 옵션을 제공하세요.또 다른 동료인 제롬 워터스(Jerome Wouters)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만약 우리가 다섯 개의 컨셉을 제안한다면, 그 중 두 개 정도는 비교적 낮은 리스크의 안정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으로, 그리고 또 다른 두 가지는 조금 더 도전적인 것으로, 그리고 나머지 한 가지는 하이 리스크-하이 리턴의 컨셉으로 구성하는 거죠. 몇몇 컨셉은 단기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을 만한 것들이기 때문에 전체 구성이 덜 과감하게 보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이해관계자들이 현재 상황에서 얼만큼의 리스크를 취할 의향이 있는지에 따라 선택이 가능하고 해당 아이디어의 추진에 대해 가능/불가능의 두 가지 극단적인 판단만을 내리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4. 아이디어의 평가 방식을 고려하세요. 많은 대기업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평가하기 위한 프레임워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평가의 방법에 따라 선호되는 아이디어의 종류도 달라지게 됩니다. 아이디어에 대한 최종적인 허가를 받아내기 위해서, 그 평가의 방식이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인지 디테일하게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맨스필드의 팀은 과거에 실패했던 경험으로부터 이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었죠. 이전에 새로운 냉장고에 대한 굉장히 과감한 아이디어가 제기된 적이 있었지만 결국 본사의 허가를 받아 내지 못했던 것입니다. 삼성은 구체적이고 수치적인 설문 방식을 평가에 사용했습니다. 이는 안정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만한 점진적 개선 제품들에게는 유리한 것이었지만 새로운 냉장고와 같은 급진적인 아이디어에 대해서는 불리한 방식으로 편향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뒤로부터는 조금 다른 방식의 접근을 시도했습니다. 맨스필드의 팀은 평가 방식을 직접 개발하고, 이를 기존의 방식과 함께 사용하도록 임원들을 설득한 것입니다.

 

5. 몰래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긴 합니다.가끔은 허락을 받는 것보다 일단 저지르고 용서를 구하는 것이 나을 때도 있습니다. 한 번은 맨스필드의 팀이 고의적으로 본사의 방침을 어겼던 적이 있었죠. 갤럭시 폰에서 결함을 발견했습니다. 이전에 쓰던 휴대폰이 삼성에서 제조한 것이 아닌 경우 갤럭시 S2로 기종을 변경했을 때 연락처와 사진, 그리고 이런저런 데이터를 옮기는 것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EasyPhoneSync라는 앱을 자체적으로 개발했죠. 그러나 본사에서 이미 비슷한 일을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런칭 직전에 중단하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맨스필드와 그의 동료들은 이런 프로젝트가 언제든당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평소 같았으면 본사의 방침을 따랐겠죠. 그러나 본사에서 개발하고 있는 그 앱이 과연 출시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습니다. 갤럭시 S3이 런칭하기 직전이었고, 이와 맞물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앱이 출시될 수 있을 지가 삼성의 성패를 가르는 결정적인 요인일 것이라는 판단했습니다. 그들은 리스크를 감수하고 앱 개발을 계속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들이 만든 앱은 출시하자마자 유명해졌고, 2013년 말에는 100만 건 이상의 다운로드 수를 기록했죠. 별다른 방법이 없다고 생각되면, 적절히 명령을 어기고 딴짓을 하는 것도 괜찮을 수 있어요.

 

번역 | 하버드비즈니스리뷰코리아 장은빈

 

패디 밀러(Paddy Miller)

패디 밀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있는 IESE 경영대학원 교수다.

 

토마스 위델-위델스보르그(Thomas Wedell-Wedellsborg)

토마스 위델-위델스보르그는 패디 밀러와 함께 ‘Innovation as Usual: How to Help Your People Bring Great Ideas to Life’를 썼다.

 

 ‘How Samsung Gets Innovations to Market’ 원문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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