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비즈니스리뷰

글로벌 시장이 급변하면서 경쟁은 심해지고 있고 고객의 기대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선 한 기업이 선도적 위치를 유지하기 쉽지 않다. 노키아, 블록버스터, 코닥, 보더스(Borders), 스포츠 어소리티(Sports Authority), 토이스 R 어스(Toys R Us) 등은 모두 한때 일류 브랜드였다. 한때는 일류였지만, 소규모 업체로 전락한 기업들도 부지기수다.

사업을 설립하고 유지하는 일도 어렵지만, 장기간 세계적으로 선도적 위치를 차지하는 것은 훨씬 더 어려운 일이다. 미국에서만 기업의 대략 65%가 설립 후 채 10년을 넘지 못하고 폐업한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설립 후 15년 이상 영업하는 기업은 전체의 25%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이렇게 물어볼 수 있다. 살아남아 번창하는 기업과 사라지는 기업 사이에는 어떤 차이점이 있는가?

조직의 장수는 회사가 다양한 시장에서 오랜 시간에 걸쳐 성공하는 것과 관련이 있으며, 원래의 목표가 무엇이었는지, 설립자가 누구였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사업의 회복탄력성과 지속가능성을 다루는 연구는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조직의 장수에 주목한 이들은 많지 않다.

장수의 비결을 찾아서

옷에 달린 지퍼 뒷면을 보면, 십중팔구 “YKK”라는 세 글자의 작은 단어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이 모르는 사실이지만, YKK는 요시다 쿄고 가부시키카이샤(吉田工業株式会社(길전공업주식회사), Yoshida Kogyo Kabushikikaisha)의 머리글자를 딴 것이다.

1934년 설립된 YKK는 한 해 대략 100억 개의 지퍼를 생산한다. YKK그룹은 운영상 크게 잠금장치 사업부문과 건축 제품 사업부문의 두 부분으로 나뉜다. 의류에 쓰이는 지퍼 생산은 잠금장치 사업부문에 해당되며, 이 부문은 YKK의 글로벌 비즈니스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창문, 문, 커튼월(curtain wall), 심지어 석유가스 산업을 위한 방제용품까지 취급하고 있는 건축 제품 사업부문이 나머지 60%에 해당된다. YKK는 놀랍게도 수십 년간 지퍼 판매의 세계적 시장 주도 기업이라는 지위를 조용히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성공과 장수의 비결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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