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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 인사조직

[Interview] 사티아 나델라 MS CEO가 말하는 유연근무

디지털
2022. 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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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의 성공적 협업과 혁신에 대해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만큼 풍부한 인사이트를 지닌 이는 없을 것이다. HBR 편집장 아디 이그네이셔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CEO 사티아 나델라와 인터뷰를 가지며, 팀 협업의 미래 발전 방향, 업무 현장에 활용되는 차세대 기술, 리더십에 놓인 새로운 과제들, 미래의 업무 공간이 공상과학 작품 속 “메타버스”와 닮아 가기 시작할지, 과연 그렇다면 언제 그러한 변화가 시작될지를 논의했다.

이 인터뷰는 “새로운 일의 세계”라는 시리즈의 첫 번째 인터뷰다. 이 시리즈는 세계의 일류 경영진이 미래를 보는 방식과 이들이 이끄는 기업들이 성공을 위해 어떠한 발걸음을 내디디려 하는지를 탐구한다. 이그네이셔스는 매주 세계 정상급 리더를 링크트인 라이브에서 인터뷰한다. 이그네이셔스는 자신이 진행한 인터뷰에 대한 개인적 의견과 앞으로의 논의를 위한 질문을 HBR 구독자 전용 뉴스레터에서 공유하고 있다. 구독자는 여기서 로그인하면 된다.

아디 이그네이셔스: 사티아, 인터뷰에 응해줘서 대단히 고맙다. 바로 시작해 보자. 이 프로그램은 새로운 일의 세계에 관한 것이다. 일은 무엇인지, 함께 효과적으로 일하기 위해 필요한 플랫폼과 전략에는 무엇이 있는지에 대해 당신만큼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는 이도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런 당신이 여기 와주어 정말 기쁘다.

일의 개념, 협업과 혁신의 방식은 비즈니스와 기술의 진보와 변화에 따라, 근로자들의 상이한 태도와 권한에 따라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 이 거대한 여정 속에서 우리는 어디쯤 와 있는가? 일터의 미래를 당신은 어떻게 예상하는가?

사티아 나델라: 초대해 줘서 정말 고맙다. 당신 말이 맞다. 우리는 다양한 모습으로 이 팬데믹에서 빠져나오고 있거나 팬데믹을 한참 통과하고 있다. 우리는 구조적 변화를 마주하고 있으며, 나는 그 원인을 두 가지의 메가트렌드라고 보고 있다. 하나는 하이브리드 근무와 관련한 트렌드이다. 즉 업무의 시간, 장소, 방식과 관련해 사람들이 기대하는 유연성에 변화가 생겼다.

두 번째 메가트렌드는 링크트인의 CEO 라이언 로슬란스키(Ryan Roslansky)가 대개편(great reshuffle)이라고 일컫는 것이다. 사람들은 업무의 시간, 장소, 방식뿐 아니라 업무의 이유까지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어떤 의미에서 일의 진정한 의의를 재발견하고자 하며, 자신이 일하고 싶은 회사, 자신이 추구하고 싶은 직무와 직종에 대해 스스로에게 묻고 있다.

따라서 하이브리드 근무와 대개편, 이 두 요소는 우리 삶의 모든 측면을 근본적 수준에서 구조적으로 바꾸고 있는 메가트렌드이다.

아디 이그네이셔스: 당신이 생각하는 유연성이란 어떤 것인지 알고자 한다. 일단 유연성은 나쁘게 들리지는 않는 말이다. 개인과 팀이 서로 함께 일하는 방식과 시간을 결정하는 것이니 말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어쨌든 일관되게 함께 모여 있기를 원하는 대기업들도 있다. 사람들은 조직 문화를 구축하고 유지하고자 한다. 이는 사람들이 함께 있어야 한다는 말이 될 수도 있는데, 그렇게 되면 유연성은 덜하게 된다. 이러한 사안들 사이의 균형을 당신은 어떻게 유지하는가?

사티아 나델라: 우선 나는 사람들이 기대하고 있는 바에 기반하여 균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데이터를 보면 사람들의 70퍼센트 가까이가 유연성을 원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이 70퍼센트는 협업을 위한 사람 간의 연결도 원하고 있다. 하이브리드의 역설이 존재하는 것이다.

꽤 흥미롭게도 우리에게 혼동을 안겨주는 다른 데이터도 있다. 대략 50퍼센트의 사람들은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기 위해 근무 공간으로 돌아오고자 한다. 다른 대략 50퍼센트의 사람들은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기 위해 재택근무를 원한다.

따라서 지금으로서는 독단적으로 어느 한 입장을 밀어붙이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하겠다. 새로운 표준은 아직 정립되지 않았다고 본다.

이 새로운 표준은 인과관계가 확립될 수 있도록 정립되어야 한다. 그러고 나면 우리는 생산성과 관련된 유연성의 대략적 윤곽을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현재 한층 더 유기적인 방식의 접근을 취하고 있다. 우리가 실천하며 전파하고자 하는 것은, 팀이 이루고자 하는 일을 염두에 두며 각 관리자와 개인 모두가 팀에 도움이 되는 새로운 표준을 제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내가 다섯 명으로 이뤄진 팀 하나를 관리한다고 하자. 팀원 중 아직 백신을 맞지 않은 어린아이들이 있는 사람이 있다면 내가 이를 잘 알고 있는 편이 낫지 않겠는가? 여기 해당되는 부모에 대해서는 다른 고려 사항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육아 상황은 어떠한가? 육아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 대한 고려 사항은 다를 것이다. 현재 출퇴근 시간은 어떻게 되는가? 나는 누구도 2019년의 출퇴근 시간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진 않다고 생각한다. 원격 근무로도 생산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까 말이다. 이런 것도 사람들의 기대에 해당한다.

우리는 기업의 생산성에 긍정적 효과를 발휘하는 새로운 표준을 조직 구성원 모두의 참여를 통해 유기적으로 마련해 나가고자 한다. 결국 우리는 고객이 사랑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하는 사업을 하는 것이며, 이러한 자세가 기업의 성과를 결정지을 것이다. 한편 근로자들이 생산성을 견인하며 이들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하는 방식에서 발생한 구조적 변화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들의 기대 수준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들 요소 사이의 차이를 해결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아디 이그네이셔스: 정리하면, 우선 당신은 우리가 팬데믹 이전의 근무 방식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다음 포인트로, 그렇다면 예전에는 일관된 정책이 타당한 정책이라는 인식이 높이 평가되었다. 하지만 당신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관리자, 인사 담당자들을 비롯한 기업의 모든 이가 유연성과 적응력을 보여주는 훨씬 더 복잡한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재와 관련한 모든 상황에 적용될 수 있는 절대적인 규칙이 아니라.

사티아 나델라: 우선 나는 경제에는 한 가지 측면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말해야겠다. 팬데믹 사태가 정점을 찍을 때도 모든 보건 인력은 현장에 나가 있었다. 리테일 매장 근무자, 핵심 제조업 근로자들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세계와 경제, 사회가 업무 현장과 관련한 기대 수준, 습관, 필요성에서 훨씬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는 나의 입장을 어느 정도 강조하고 싶다. 우리가 병원에 갔을 때 보건 전문 인력이 거기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렇기에 구조적 변화는 새로운 툴을 발견하고 마련하면서 일어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리적 공간이라는 것은 산업 시대의 도래 이래 우리가 찾아낸 최고의 생산성 툴이라는 말을 내게 한 사람이 있는데, 나는 그 말을 참 좋아한다. 이를 대체할 만한 것은 없었다. 200여 년 이상 동안 우리는 이 물리적 공간, 즉 업무 현장을 계속해서 조정해 왔다. 제조 라인이든, 리테일 매장이든, 지식 근로자가 출근하는 기업 캠퍼스든 무수한 예가 있다. 우리는 사람들이 함께 모이고, 공동의 목표, 사명, 연결을 구축하도록 하며 생산성을 견인하기 위해 공간을 조정해 온 것이다.

이러한 공간들을 나는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근로자들의 기대 수준과 당면한 과제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공간을 쓸 수는 없을까?

일례로, 우리는 기업 캠퍼스 공간 일부를 재디자인하고 있다. 기업 캠퍼스는 앞으로도 존재할 것이다. 우리는 이 캠퍼스를 맘에 들어 한다. 단지 관리자들과 팀이 캠퍼스를 활용하는 방식이 바뀔 것이다. 이들은 디자인 세션에 모든 이가 함께 출석해 참석하기를 원할 수 있다. 아니면 소프트웨어 제품을 위해 건물 내에서 모두의 잠재력을 집중적으로 필요로 하는 모습을 원하기도 한다. 오리엔테이션이 요구되기도 한다. 새로운 직원들이 가득하니 말이다. 우리가 이러한 일들을 할 때, 디지털 기술을 통해 공간을 더 가변적(malleable)인 리소스로써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러한 원격 디지털 구조와 공간이 팬데믹을 거치며 서로 융화되었고, 그 결과 우리는 유연성을 위한 툴들을 소유하게 될 것이다.

아디 이그네이셔스: 최근 몇 년간, 특히 현재 직원들에게 과거 어느 때보다도 큰 권한과 자율성이 부과된 것으로 보인다. 사람들이 “대사직”을 이야기하는 것도 그렇지만 근로자들이 이제 본인이 때를 만났다는 생각을 한다는 인상도 일부 있다. 선택은 자신의 몫이라는 것이다. 그들이 선택을 하면, 관리자는 그에 응답해야 하는 식이다. 인재를 둘러싼 요즈음의 방정식, 상관관계에 대해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업무 현장의 진화, 업무 개념의 진화에 대한 당신의 입장에서 생각할 때, 인재를 유치하고 유지하기 위해 어떠한 일이 필요한 것일까?

사티아 나델라: 누군가 나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기업을 관두는 사람은 없다. 관리자를 떠날 뿐이지.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말이다. 정말 중요한 말이다.

결국 특정 장소, 지점에서 나를 계속 전진하게 해주는 것은 내가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다. 인재의 방정식이 작동하지 않을 때 나는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리거나 재평가에 돌입한다. 직장에서 모든 이가 겪는 경험과 문화, 기업의 사명과 개인의 사명 및 철학 사이의 연결에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항상 하는 말이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에 일하는 모든 사람이 생각을 고쳐 “나는 마이크로소프트를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나를 위해 일하는 것이다”라고 한다면? 잠깐 동안의 일종의 사고 실험으로서 말이다. 이 방정식이 구성될 수 있는가? 나의 경력적 포부, 세상에 영향을 미치는 나의 발걸음이 충족되고 완수될 수 있는가?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를 위한 플랫폼으로 기능한다면 상황은 매우 달라질 것이다. 사명감이 와 닿게 된다.

따라서 우리는 두 가지 사항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나는 우리의 “모델 코치 케어(Model Coach Care)”를 통해 관리자들이 인재를 유치하고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훌륭한 관리 업무 실천은 극히 중요한 것이다. 이는 관리자 측면의 사항이다.

두 번째 사항은 근로자에 관한 것이다. 기업의 사명이 근로자들에게 와 닿고, 이들이 업무적 동료들과 연결될 수 있도록 우리는 모든 수단을 지원하고 있다. 여기서 업무적 동료와의 연결도, 유대 관계는 강할 수도, 약할 수도 있다. 레드먼드(Redmond)의 마이크로소프트의 캠퍼스와 같은 장소의 훌륭한 점은 일단 여기 캠퍼스로 오면 바로 팀과 작업하며 강한 유대 관계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반면 흥미로운 사람들에게 다가가 만남을 갖고 장기적인 관계를 형성할 수도 있다. 이는 약한 유대 관계이다. 안타깝게도 팬데믹 동안 강한 유대 관계는 더 강해지고, 약한 유대 관계는 더 약해졌다는 것을 우리는 데이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다양한 소프트웨어 툴을 통해 이러한 약한 유대 관계를 한층 더 강하게 만드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다. 사람들을 공간과 장소에 머물게 하는 것은 사람 간의 연결, 유대 관계이기 때문이다. 관리자, 직원들과의 이런 유대 관계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다.

아디 이그네이셔스: 약한 유대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해보자. 혁신, 공동의 문화적 감각, 협업 등등을 촉발시키는 데 사실 약한 유대 관계가 중요할 수 있다고 많은 이가 생각하고 있다. 당신이 기술을 통해 어떻게 이러한 약한 유대 관계, 약한 연결감을 파악하고 강하게 만드는지 이에 대해 좀 더 이야기를 부탁한다.

사티아 나델라: 방금 말했던 데이터는 우리가 마이크로소프트 365에서 분석한 것으로 강한 유대 관계가 대략 26퍼센트 증가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메일, 팀즈 회의, 그 외 유형의 팀 내 커뮤니케이션이 이러한 강한 유대 관계에 해당한다.

음료를 마시며 만나는 사람들,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는 사람들, 캠퍼스를 걷다가 마주치는 사람들 등은 약한 유대 관계에 해당된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뜻밖의 일, 우연한 발견이 결여된다. 따라서 이를 근본적 수준에서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마이크로소프트 ‘비바(Microsoft Viva)’라는 툴을 도입했다. 이는 새로운 경험 클라우드 플랫폼으로, 우리는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내가 약한 유대감을 강화할 수 있었던 한 사례를 예로 들겠다. 요즘 어떤 온라인 회의에서든 나는 내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사람들이 채팅에 참여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예전에 나는 마이크로소프트 CEO로서 사람들이 하는 말을 직접 듣기 위해 대규모 회의에 참석하곤 했다. 하지만 그들의 목소리는 들을 수 없었다. 그런데 채팅으로는 자신들의 의견을 말한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내가 이들의 생각을 보고 읽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들의 프로필을 클릭해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프로필을 클릭하면 마이크로소프트 365가 제공하는 풍부한 정보가 나오고, 난 각자의 링크트인 프로필과 같은 외부 프로필까지 타고 들어갈 수 있으며, 현재 작업 중인 업무 사항들, 문서, 프레젠테이션 등 각종 자료들까지 접할 수 있다. 또한 비바를 통해 직원들의 프로젝트와 전문 지식을 알 수 있다. AI를 활용해 이렇게 풍부한 내부 프로필 정보를 추출할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한 명의 사람이 한 회의에서 제기한 코멘트에서 나는 그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나는 이 사람과 15분 정도의 팔로업(Follow-Up) 팀즈 회의를 가질 수도 있다. 엘리베이터에서 단발성으로 마주치고 잠깐 대화하는 것이 아닌 것이다. 그가 채팅을 남긴 온라인 공간에서 직접 만남을 갖는 것이다. 이러한 식으로 소프트웨어 툴과 넛지(nudge) 기법을 활용해 약한 유대 관계를 강화할 수 있다.

아디 이그네이셔스: 흥미로운 이야기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제품 비바를 언급했는데, 현재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실험적으로 사용 중인 다른 내부 플랫폼이 있을까? 실험이 성공적이라면, 미래에 출시될 만한 제품으로 언급할 만한 것이 있는가?

사티아 나델라: 우리는 많은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생산성이 우리의 사업 영역인 만큼, 우리가 내부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외부적 제품으로도 연결된다. 우리가 일단 제품을 마이크로소프트 내부에서 시험적으로 사용한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후 결국엔 런칭에 착수한다. 내가 앞서 이야기한 내부에서 활용하는 프로필 기능처럼 대단히 도움이 많이 되는 기능으로 내부적 검색 기능이 있다. 예를 들어 나는 이 검색 기능에 접근해 사람이나 문서 등의 웹 자료를 찾는다. 조직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하나의 범용 검색 기능이다.

단일한 검색 인터페이스를 통해 기업 전체의 지식 베이스를 모을 수 있는 이런 능력은 엄청난 돌파구로 작용할 수 있다. 난 항상 기업의 가장 위력적이고 전략적인 데이터베이스는 기업 내의 모든 커뮤니케이션을 아우르는 지식 저장고(knowledge repository)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를 검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것은 굉장한 일이다.

또 한 가지 말하고 싶은 것으로, 지금의 회의는 그저 참석만 하는 예전의 회의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나 자신의 경험에도 변화를 초래하였다. 회의에서 일어난 일을 기억하기 위해서 기본적으로는 나는 기억이나 메모에 의존해야 했다. 이제 마이크로소프트의 모든 회의는 회의 참여자 모두의 동의하에 녹화되고 색인화된다. 따라서 나는 주제별로, 발언자별로 회의들을 검색할 수 있다. 회의들도 문서화되는 것이며, 기업의 지식 저장고에 이들 역시 추가된다. 모든 커뮤니케이션과 업무를 디지털 자료로 전환해 축적하고 일급 자료로 가공하는 것은 장차 엄청난 차이로 우리를 이끈다고 본다.

아디 이그네이셔스: 좀 전에 당신은 AI를 언급했는데, 마이크로소프트뿐만 아니라 많은 기업이 직장 내 효율과 성과를 위해 AI를 활용하는 방식에 대해 좀 더 이야기를 듣고 싶다. AI에 대해 우리는 아직 모르지만 당신은 알고 있는 것들 것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업무 방식에 AI가 초래하는 변화에 대한 당신의 인사이트가 궁금하다.

사티아 나델라: 간단히 말해 AI의 위력은, 데이터 전부를 굳이 사일로와 같은 일정한 저장고에서 분석하여 결과를 예측하지 않고도 한 차원 높은 데이터 분석과 예측이 실현된다는 것이다. 요즘 등장하고 있는 방대한 밀도 높은 데이터세트에 기반하는 멀티모달(multi-modal) 모델에서 볼 수 있듯이, AI는 구조화된 정보, 비구조화된 정보 모두를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데이터에는 문자 정보, 음성 정보, 영상 정보 모두가 포함되어 있다. 이들은 비지도적(unsupervised)이다. 또한 엄청난 규모를 자랑한다. 상당히 다양한 활용 방식이 가능할 것이다.

예를 들면 이메일 작성 시 문장 완성에도 활용될 수 있다. 또는 나는 깃허브 코파일럿(GitHub Copilot)에서 이를 활용해 내가 작성하는 코드를 완성할 수도 있다. 기계 번역에 활용할 수도 있다. 따라서 앞서 언급한 회의자료를 다시 생각해 보면, 프랑스에서 한 회의를 진행했다 하자. 사람들은 프랑스어로 이 회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실시간으로 발언들이 기록, 번역되어 나는 실시간 자막과 함께 회의를 지켜볼 수 있는 것이다. 특정 언어로 진행된 특정 회의를 검색하고 이러한 번역을 적용할 수도 있다. 언어의 장벽이 정말로 허물어지는 것이다.

AI는 자동화, 지능/예측 분야의 다음 단계가 전개되며 일상 경험 속으로 스며들 것이다. 우리의 일부가 되는 것이다. 기업적 관점에서도 이는 기업이 출시하는 제품의 기능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엑셀 스프레드시트를 작성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러한 AI 모델 자체를 플랫폼으로 활용하여 응용프로그램을 짤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 활용하는 공식은 누군가의 계산에 의해 도출된 것이고, 사람들은 이를 이용하는 것이다. AI에 있어서도 이러한 방식이 동일하게 가능한 것이다.

아디 이그네이셔스: 우리 모두는 메타버스와 그 미래에 대해 좀 더 알고자 한다. 당신뿐 아니라 많은 사람이 이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이 단어는 현실 세계가 3D, AR/VR와 결합된 미래를 묘사하는 것이라 할 수 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아리송해한다. 우리는 메타버스로 향하고 있는가? 당신 생각은 어떠한가? 그러한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사티아 나델라: 우선 메타버스의 전체 개념에 대해 나는 다음과 같이 생각한다. 우리는 실제 현실 세계에 컴퓨팅(computing)을 점점 더 많이 임베드(embed)하고 있다. 그렇다면 컴퓨팅을 실제 세계에 임베드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기본 개념이다. 우리는 인사이드아웃(inside-out)과 아웃사이드인(outside-in) 모두를 생각할 수 있다. 일례로, 한방에 많은 카메라와 마이크를 설치하고 방을 디지털 공간에서 재현할 수 있다. 그러면 머리에 아무것도 쓸 필요가 없을 것이다.

회의실도 한 예가 될 수 있다. 팀의 회의실에서 회의가 시작되면, AI가 해당 장소의 모든 이를 각자 구획화여, 마치 그들이 원격으로 회의에 참가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줄 수도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실제 원격 참가자들이 회의실에 배석해 있는 사람들을 찾아 이들이 누구인지 알아보고, 프로필을 읽어보고 하는 식이다. 이는 물리적 대상의 디지털화에 대한 훌륭한 예이다. 물리적 공간에서 실제로 만나는 사람도, 원격으로 참여한 사람도 있지만 모두가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사실 이제 우리는 뭘 굳이 복잡하게 착용하지도 않을 것이다. 회의를 다시 예로 들면 고글처럼 생긴 홀로렌즈(HoloLens)를 간단히 착용하여 몰입형 방식으로 회의에 참석할 수 있다. 당신은 공간 음향(spatial audio)이 적용된 홀로그램이나 아바타와 같은 모습으로 회의장에 자리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실은 우리는 이미 오랫동안 메타버스를 운용해 왔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협력사 액센츄어(Accenture)가 활용해온 알트스페이스(Altspace)가 그것이다. 이 3차원 서비스는 ‘N층(Nth Floor)’이라는 가상 공간을 갖추고 있으며 액센츄어의 전 세계 직원들은 누구나 N층에 들러 각종 행사를 열고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아바타로서,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홀로그램으로서 가상 공간에 참여하여 타인들과 상호작용을 형성하고, 공간 음향과 같은 기능을 통해 공간적 관계를 구축한다는 개념. 이는 비디오 기반 회의를 통해 우리가 이미 오늘날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일들의 유형이 조금 더 늘어난 것뿐이라고 생각한다. 2D 아바타, 3D 몰입형 회의로의 이러한 진화는 메타버스가 어떠한 모습으로 부상하게 될 것인지 우리가 실제적, 실무적 관점에서 생각하게 해 준다고 본다.

아디 이그네이셔스: 지금 이야기한 것들은, 사람들이 한데 함께 모일 때의 이점을 생각할 때 실로 큰 변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방금 당신이 설명한, 장치 착용의 유무를 막론하고 이 같은 메타버스 환경에서 발생하는 상호작용 유형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것이다. 그렇다면 홀로그램 등을 통한 상호작용이 가능할 때에, 물리적으로 함께 있음에서 나오는 가치를 재고해야 하는지 궁금해진다.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쉽사리 믿기지 않는 허황된 이야기로 들릴 수도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실현된다면 그 상호작용은 굉장히 만족스러운 경험이 될 수도 있다.

사티아 나델라: 단연코 그렇다. 이는 물리적 공간과 가상 공간 사이를 더욱 채워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 몰입형 회의에서 당신이 홀로그램이나 아바타로 나타나 화이트보드에 뭔가를 쓴다고 해 보자. 당신과 당신의 화이트보드 주위에 사람들이 자리해 당신에게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그냥 화면 공유를 하고 화면을 칠판처럼 사용하며 뭔가를 적는 2차원 경험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이러한 모습은 물리적 실재, 현존감으로의 진일보이다. 하지만 우리의 실재가 어디에 기반하고 있는지 우리는 잊으면 안 된다. 물리적 공존감(Co-presence)을 완전히 대체할 수단은 없다. 우리에겐 이메일, 음성 통화, 화상회의, 새로운 몰입형 회의와 공존감, 디자인 세션 등등을 거쳐 최종적으로 실제 물리적 회의에 이르는 다양한 옵션이 있다. 따라서 당신의 질문에 대해, 이 모두가 사람 사이의 연결을 유지하는 데에 있어 우리의 유연성과 선택권을 향상시켜준다고 답할 수 있겠다.

아디 이그네이셔스: 업무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수많은 변화, 실험, 직장으로의 복귀 앞에서 사람들의 고민, 이 모든 것을 생각해 볼 때 리더십에 대한 질문을 해야겠다. 이 복잡한 전환기 속에서 훌륭한 리더십이란 어떤 것일까?

사티아 나델라: 훌륭한 질문이다. 이는 또 다른 고민거리다. 좋은 리더십이란 무엇인가 하는 당신의 질문에, 나는 훌륭한 관리 능력이라는 답을 내놓겠다. 여기 마이크로소프트에서 팬데믹 약 1년 전부터 강조하기 시작한 것은, 훌륭한 관리자가 있어야 사람들의 경험을 지속적으로 설계 및 재설계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는 일이었다. 내가 지금껏 알게 된 점은, 사람들은 결국 훌륭한 관리와 리더십은 무엇인지에 대하여 매일 뭔가를 배워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모델-코치-케어(Model-Coach-Care)라는 프레임워크를 마련하였다. 그리고 굉장한 효과를 거두었다. 모델과 코치에 대해서는 직관적으로 알 수 있을 것이다. 관리자나 리더가 된다는 것이 일종의 특전이다. 리더는 팀에게 원하는 것을 본인 스스로 모델로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훌륭한 코치가 되어야 한다. 이런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마지막 항목 케어는, 특히 일관된 인적 연결이 갖추어져 있지 않은 환경에서 사람들을 이끌 때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여기서 케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여기서 케어란, 당신이 이끄는 사람들, 당신을 관리자로 두고 있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공감을 통해 생각해보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우리에게 큰 영향을 미친 꼬리 사건(tail event, 낮은 확률의 예외적 사건)에는 팬데믹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우리 각자는 모두 자신에게만 해당되는 독특한 꼬리 사건을 겪는다. 하지만 각자가 이렇게 독특한 입장에 처해 있다는 것을 알고 케어를 실천하는 관리자들은 적절한 도움의 손길을 제공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러한 케어의 중요성은 내가 배운 가장 큰 교훈이다. 그리고 우리는 케어의 지원을 위해 힘써 왔다. 데이터 또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행동적 너지도 마찬가지이다. 비바에 존재하는 툴들도 같은 맥락이다. 가령 내 밑에서 일하는 누군가와 일대일 시간을 갖지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이것이 작은 너지가 되어 아, 그렇다면 실제로 대화를 안 하거나 마찬가지라고 깨닫게 되는 것이다. 또는 전혀 쉬지를 않는 사람이 있어 건강과 번아웃에 대한 문제가 부상하는 상황을 예로 들 수도 있다. 여기서도 케어에 기반한 너지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아니면 내가 팀에게 주말에 이메일을 보내려고 한다고 해 보자. 케어를 실천하면서 나는 그 메일을 근무 시간에 보내는 게 더 나을 것이라고 마음을 고쳐먹는 것이다.

이러한 것들이 더 나은 관리자가 되기 위해 할 일로 내가 생각하는 것들이다. 우리가 이끄는 사람들에 더 관심을 쏟아 궁극적으로는,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성과를 향상시키는 것이다.

아디 이그네이셔스: 마치기 전에, 당신은 매우 세심한 리더이다. 나는 리더들이 리더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적응하고 학습하며 리더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훌륭한 리더들은 배움을 멈추지 않는다. 리더로서의 당신의 항로에 엄청난 변화를 초래했거나 정말 중요한 계기가 되었던 결정적인 순간이 있었는지 듣고 싶다. 시청자들도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일 것이다.

사티아 나델라: 내게 있어서 가장 큰 변화의 순간이라, 가능하면 두 가지의 순간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첫 번째 순간은 내가 처음으로 관리자가 되었을 때일 것이다. 당시 나는 최하위 관리자(first line manager)로서 수하에 5명을 두고 있었다. 이들은 아마 이런 질문을 가졌을 것이다. 왜 이 사람이 나를 이끌지? 왜 이 사람이 내 관리자이지? 내 위로도 다른 관리자가 있었고, 그는 나에 대해 높은 기대 수준을 갖고 내가 개인적으로도, 리더로도 회사에 보탬이 되길 바랐을 것이다.

이 시기 동안, 나는 리더와 관리자라는 양 측면과 관련한 기대 수준을 모두 충족하기 위한 쉽지 않은 과정 속에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었다. 단지 나의 공헌도가 커서 내가 관리자가 된 것은 아니었다. 남을 이끌며 모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코칭을 한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이러한 질문을 신속하게 이해해야 했다. 지금은 이에 대한 답을 좀 더 잘 표현할 수 있기는 하다. 이러한 질문은 그냥 사람들이 자신의 작업을 완수할 수 있도록 내게 맡겨 달라라고 말하는 것과는 다른 것이다. 정말로 그들을 어떻게 코칭할 수 있냐는 것이다.

더욱 중요한 점으로, 사람들을 코칭하고 팀을 이끌며 빚어지는 다양한 경험으로부터 나는 어떻게 배우고, 다양한 시각 전부를 포용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질문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지난날을 돌이켜 볼 때, 이 첫 관리자직은 큰 터닝포인트였다. 관리자가 실제로 되기 전에는 관리자의 고민을 알 수 없는 법이지 않은가. 어쨌든 내게 주어진 그와 같은 기회를 통해 지금의 내가 있게 되었다.

두 번째 순간으로 내가 꼽는 것은 경력 중반에 내가 상사와 가진 대화이다. 그는 당시 내게 내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일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는데 결국 사실이 되었다. 그러고 보니 마이크로소프트에 몸담은 지도 30년이 다 되어간다. 그는 내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낼 것이고, 집에서 가족과 아이들과도 더 많은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시간과 관계들을 더 의미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저 처리해야 하는 과제처럼 생각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기업의 사명과 사람들 모두와의 관계에 더 투자해야 한다고 했다.

그때만 하더라도, 나는 속으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사람이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내가 제대로 알아들은 거 맞나? 그렇지만 우리가 하는 수많은 일을 단순히 처리해야 할 과제가 아닌 의미 있는 일로 바꿔 대하는 능력은 우리 모두에게 내재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누구도 별다른 의미를 주지 않는 일을 하면서 남은 인생을 보내고 싶어 하진 않을 것이다.

아디 이그네이셔스: 잘 들었다. 마지막으로 잠깐 시간을 내어, 시청자 질문 하나에 답해주길 부탁한다. 당신과 인터뷰할 것이라는 것을 공지하고, 사전에 접수된 질문이다. 샌프란시스코의 리자가 보낸 것으로, 혁신의 최대 원천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리고 그 이유는? 다양성, 기술적 역량, 인간성, 직원 평등 등등을 고려할 때 말이다.

사티아 나델라: 공감(empathy)이다. 내가 지금까지 깨달은 것은, 우리 모두는 본질적으로 타인의 감정과 처지에 자신을 이입하고 그들의 입장에서 세상을 볼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공감이라는 것이다. 디자인 사고의 정수에도 이것이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혁신이라는 것은 즉, 마켓플레이스의 충족되지 않은, 아직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 니즈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궁극적으로는 사람들, 그리고 사람들로 구성된 조직들의 충족되지 않은, 아직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 니즈와 같은 말이다. 그렇기에 우리 모두에겐 깊은 공감의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모든 혁신의 원천은 우리 모두가 지니고 있는 가장 인간적인 특질, 즉 공감이라고 말하고자 한다.

아디 이그네이셔스: 굉장한 답변이다. 사티아 나델라, 시간 내주어 당신의 생각과 인사이트를 공유해주어 고맙다. 훌륭한 시간이었다.

사티아 나델라: 초대해주어 대단히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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