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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전략이란 무엇인가

디지털
2022.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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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필자는 한 기업의 CEO와 만나 기업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 그에 앞서 그 CEO는 ‘기밀 유지 협약’에 서명하라고 했다. 잠시 후 한 직원이 ‘전략’ ‘대외비’라고 라벨링된 서류철을 들고 왔다. 거기엔 파워포인트 슬라이드를 인쇄한 종이들이 있었다. 22장짜리 슬라이드에는 기업의 사명과 가치, 최근 실적을 요약해 놓은 내용이 전부였다. 전략과 관련해서는 기업이 다음 내용을 핵심적으로 실천한다고 적혀 있었다.

□ 성장 산업 부문에 투자
□ 공급망 개선 작업 유지
□ 이자 및 세전 이익(EBIT, arnings before interest and tax) 마진을 30퍼센트로 증대
□ 기업 핵심 제품군의 새로운 버전 개발

필자는 이게 왜 '대외비'인지 의아했다. 목표에 자리한 특정 수치를 뺀다면 종이로 인쇄해 '모든 기업을 위한 전략'이라는 이름을 붙여 팔아도 될 수준 아닌가? 도대체 어쩌다가 이 기업의 CEO와 이사회는 이런 별것 아닌 내용을 ‘전략’이라고 생각하게 된 걸까?

이처럼 기업과 정부가 내놓는 이른바 ‘전략’들이 실상 별 내용이 없는 경우가 너무 빈번하다. 이런 전략에는 날카로운 분석이 빠져 있으며 이를 실행할 때 예상되는 효과와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 행동도 제시하지도 않는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가? 사회적 군집(social herding) 효과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신 주위에서 관찰한 내용을 따라 생각하고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인터넷에 ‘전략’이라는 가면을 쓴 공허한 말들이 떠다니다 보니 전략을 세울 책임이 있는 사람들조차도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전략이 정말로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전략(strategy)'이라는 단어는 그리스어 'strategoi(στρατηγός)'에서 기원했다. 이 단어는 군대의 장군을 뜻한다. 전략의 본질은 중요한 문제나 기회에 대응하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설계하는 것이다. 이는 체스, 전쟁, 사업, 정치 등 어떤 분야가 됐든 기본적으로 에너지와 리소스를 집중해 최대 효과를 끌어내는 일이다. 전략을 통해 적 또는 상대의 약점을 공략할 수 있고 최대 소득을 안겨주는 기회가 왔을 때 이를 거머쥘 수도 있다. 따라서 포부나 열망을 나열하는 것은 전략이 아니며 위원회 구성원이 좋은 생각이라고 여기는 것을 모두 적는 것도 전략이 아니다. 전략은 특정한 난관 극복을 목표로 조직적 행동을 설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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