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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조직

AI로 일은 줄지 않는다, 업무 강도만 높아질 뿐!

디지털
2026. 4. 8.
Feb26_07_EynonJones

많은 기업들이 직원의 AI 활용도를 높이는 방법을 고심하고 있다. 정형화된 문서 작성, 정보 요약, 코드 디버깅 같은 반복 업무를 AI가 대신 처리하고 직원들이 고부가가치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는 전망은 분명 매력적이다.

그러나 그 목표를 달성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에 대해 기업은 준비가 돼 있을까? 리더들이 생산성 향상에 집중하는 사이, 그들은 복잡한 현실 앞에서 당혹감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이 성과가 어떤 대가를 치르는지 너무 늦게 깨달을 수도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연구에서 AI 도구는 업무량을 줄이기는커녕 일관되게 업무 강도를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 200명 규모의 미국 기술 기업을 대상으로 생성형 AI가 업무 방식에 미치는 영향을 8개월간 추적한 결과, 직원들은 더 빠른 속도로 일하고 더 넓은 범위의 업무를 맡으며 별도 지시 없이도 더 긴 시간 동안 일하는 경향을 보였다. 주목할 점은 해당 기업이 AI 사용을 의무화하지 않았다는 것이다(상용 AI 도구의 기업용 구독은 제공했지만).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더 많은 일을 한 이유는 AI 덕분에 ‘더 많이 하는 것’이 가능하고 내적 보람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리더들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소식처럼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열정적인 AI 도입이 가져오는 변화는 지속 불가능한 방식으로 전개될 수 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문제가 곪아 터질 수 있다. 새로운 도구를 실험하는 흥분이 가라앉으면 직원들은 자신의 업무량이 어느새 조용히 불어났음을 실감하고 갑자기 쌓인 일들을 감당하느라 지쳐간다. 이런 업무량 누적은 인지적 피로와 번아웃, 판단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초기에 누렸던 생산성 급등은 결국 업무의 질 저하, 인력 이탈, 그 밖의 여러 문제로 되돌아올 수 있다.

이는 리더들을 딜레마에 빠뜨린다. 어떻게 해야 할까? 직원들의 자율 규제에 기대는 것은 효과적인 전략이 아니다. 기업은 AI 활용에 관한 규범과 기준, 즉 ‘AI 실천 체계AI practice’를 구축해야 한다. 리더가 알아야 할 것과 직원들이 성공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방법을 아래에서 살펴본다.


생성형 AI가 업무 강도를 높이는 방식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우리는 해당 기술 기업에서 생성형 AI 도구가 업무 방식을 어떻게 바꾸는지 연구했다. 주 2회 현장 관찰, 사내 커뮤니케이션 채널 추적, 엔지니어링·제품·디자인·리서치·운영 부문에 걸친 40여 건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자료를 수집했다. 그 결과 업무 강도가 높아지는 세 가지 주요 양상을 확인했다.

업무 범위의 확장. AI가 지식의 공백을 채워줄 수 있게 되면서 직원들은 점점 더 원래 다른 사람의 몫이었던 업무까지 떠맡기 시작했다. 제품 관리자와 디자이너가 코드를 작성하고 리서처가 엔지니어링 업무를 맡으며 조직 전반의 구성원들이 이전이라면 외주를 주거나 미루거나 아예 손대지 않았을 작업에 도전했다.

생성형 AI는 그런 업무들을 새롭게 접근 가능한 것으로 만들었다. 많은 직원들이 AI를 일종의 인지적 부스터로 경험했다. AI는 타인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즉각적인 피드백과 수정을 제공했다. 직원들은 이를 AI와 함께 "그냥 한번 해보는 것"이라고 표현했지만, 이런 시도들이 쌓이면서 업무 범위는 눈에 띄게 넓어졌다. 실제로 직원들은 예전이라면 추가 인력 충원의 근거가 됐을 업무까지 스스로 흡수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업무 범위 확장은 연쇄적인 영향을 낳았다. 엔지니어들은 동료들이 AI의 도움을 받아 생성한 코드를 검토하고 수정하며 가이드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쏟게 됐다. 이는 공식적인 코드 리뷰를 넘어선 요구였다. 엔지니어들은 ‘바이브 코딩vibe-coding’을 하는 동료들을 코치하고 절반쯤 완성된 풀 리퀘스트를 마무리하는 일까지 떠맡았다. 이런 지원은 슬랙 스레드나 짧은 대면 문의처럼 비공식적인 방식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엔지니어의 업무 부담을 가중시켰다.

일과 일상의 경계 흐림. AI는 업무를 시작하는 문턱을 크게 낮췄다. 백지 앞에서 느끼는 막막함이나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막연함이 줄어들면서 직원들은 자투리 시간에 슬며시 업무를 끼워 넣기 시작했다. 점심시간, 회의 중, 파일이 로드되기를 기다리는 동안 AI에게 프롬프트를 입력하는 일이 잦아졌다. 자리를 뜨기 직전에 마지막 프롬프트 하나만 보내 자리를 비운 사이 AI가 작업을 진행하도록 하는 직원들도 있었다.

이런 행동들은 일을 더 하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러운 휴식이 줄어들고 업무에 더 지속적으로 연결된 하루를 만들어냈다. AI와의 대화형 프롬프팅 방식도 경계를 흐리는 데 한몫했다. AI에게 한 줄을 입력하는 행위는 정식 업무를 수행한다기보다 가볍게 채팅하는 것에 가까웠고, 그러다 보니 의도치 않게 업무가 저녁이나 이른 아침까지 스며들었다.

많은 직원들이 사후에야 깨달았다고 했다. 휴식 시간의 프롬프팅이 습관이 되면서 쉬는 시간이 더 이상 충분한 회복감을 주지 못한다는 것을 말이다. 업무는 점점 경계 없이 일상 전반에 스며드는 무언가이자, 언제든 조금 더 진전시킬 수 있는 것이었다. 일과 일상 사이의 경계가 사라진 것은 아니었지만 그 경계를 넘기는 훨씬 쉬워졌다.

멀티태스킹의 증가. AI는 새로운 업무 리듬을 만들어냈다. 직원들은 여러 작업 흐름을 동시에 관리하기 시작했다. AI가 대안 코드를 생성하는 동안 직접 코드를 작성하고, 여러 에이전트를 병렬로 돌렸다. 심지어 AI가 알아서 처리해줄 수 있다는 이유로, 오랫동안 미뤄뒀던 작업들까지 한꺼번에 재개했다. AI를 함께 일하는 파트너처럼 느꼈기에 업무를 더 빠르게 밀어붙일 수 있다는 감각이 생겼다.

이 파트너 감각은 추진력의 느낌을 주었지만 실상은 끊임없는 주의 전환, 잦은 AI 결과물 확인, 계속 늘어나는 미완성 작업들이었다. 업무가 생산적으로 느껴지는 와중에도 인지적 부하와 늘 무언가를 저울질하는 듯한 감각이 쌓여갔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리듬은 업무 속도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다. 누군가 명시적으로 요구한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당연한 것으로 자리 잡은 기준들이 그 기대를 만들어냈다. 많은 직원들이 AI 사용 이전보다 한꺼번에 더 많은 일을 하고 있고 더 큰 압박을 느낀다고 했다. 자동화로 절약된 시간이 그 압박을 줄여줄 것이라고 기대했는데도 말이다.


조직에 주는 시사점, 그리고 ‘AI 실천 체계’의 역할

이 모든 것은 자기 강화적 순환을 만들어냈다. AI가 특정 업무를 가속화하면 속도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고, 높아진 기대치는 AI에 대한 의존도를 키웠다.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직원들이 시도하는 업무 범위가 넓어졌고, 넓어진 범위는 다시 업무의 양과 밀도를 키웠다. 여러 참여자들이 생산성은 높아진 것 같지만 그렇다고 덜 바쁘지는 않으며 오히려 이전보다 더 바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한 엔지니어는 이렇게 요약했다. "AI로 더 생산적이 되면 시간이 절약되고 일을 덜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실제로는 일을 덜 하게 되지 않더라고요. 같은 양을 하거나, 오히려 더 많이 하게 됐죠."

조직은 이런 자발적인 업무 확장을 반길 수도 있다. 직원들이 스스로 알아서 더 많은 일을 한다면 그게 왜 문제겠는가? 우리가 기대해온 생산성 폭발이 바로 이것 아닌가?

우리 연구는 업무가 비공식적으로 확장되고 가속화될 때의 위험을 보여준다. 단기적으로 생산성이 높아 보이는 이면에는 직원들이 AI 기반의 여러 워크플로를 동시에 감당하면서 쌓이는 보이지 않는 업무 과부하와 인지적 피로가 숨어 있을 수 있다. 추가적인 노력이 자발적이고 즐거운 실험처럼 포장되기 때문에 리더들은 직원들이 실제로 얼마나 많은 부담을 지고 있는지 간과하기 쉽다. 시간이 지나면 과도한 업무는 판단력을 흐리고 오류 가능성을 높이며, 진정한 생산성 향상과 지속 불가능한 업무 강도를 구별하기 어렵게 만든다. 직원 입장에서는 피로와 번아웃이 누적되고 속도와 즉각적인 반응을 요구하는 조직의 기대가 높아질수록 업무에서 벗어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

AI 도구가 일터를 재편하는 방식에 수동적으로 끌려가는 대신, 개인과 기업 모두 ‘AI 실천 체계’를 갖춰야 한다. AI를 언제 어떻게 활용할지, 언제 멈춰야 할지, 새로운 역량이 생겼을 때 업무가 어디까지 확장돼야 하고 어디서부터 확장되면 안 되는지를 규정하는 의도적인 규범과 루틴 체계다. 이런 실천 체계 없이는 AI 보조 업무의 자연스러운 흐름은 수축이 아니라 강화로 향하게 된다. 번아웃, 의사결정의 질, 장기적 지속 가능성 모두 그 영향권 안에 있다.

조직이 AI 실천 체계를 구축할 때 고려해야 할 요소들을 제안한다.

의도적 멈춤. 업무가 빨라지고 경계가 흐려질수록 직원에게는 속도를 조율하는 짧고 구조화된 순간들이 필요하다. 방향이 맞는지 점검하고 전제를 다시 살피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전에 정보를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보호된 시간이 그것이다. 이런 멈춤은 업무 전체를 늦추는 것이 아니라, 가속이 무제한으로 이어질 때 조용히 쌓이는 과부하를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 반드시 하나의 반론과 조직 목표와의 명확한 연결 고리를 확인하도록 하는 ’결정 멈춤’은 주의의 폭을 적절히 넓혀 흐름에 휩쓸리지 않게 해준다. 이런 멈춤을 일상적인 워크플로에 녹여내는 것은 AI 확장 환경에서 더 나은 의사결정, 건강한 경계, 지속 가능한 생산성을 뒷받침하는 방법 중 하나다.

작업 순서의 설계. AI가 백그라운드에서 끊임없는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환경에서 조직은 ‘얼마나 빨리’가 아니라 언제 업무를 앞으로 나아가게 할지 의도적으로 조율하는 규범을 마련해야 한다. 긴급하지 않은 알림은 묶어서 처리하고 업데이트는 자연스러운 전환점까지 보류하며 직원들이 방해받지 않고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보호하는 것이 그 예다. AI가 생성한 결과물이 나올 때마다 즉각 반응하는 대신, 작업이 일관된 단계로 진행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렇게 조율이 이뤄지면 직원들은 덜 분산되고 잦은 맥락 전환에 따른 비용도 줄어들면서 팀 전체의 작업 흐름은 유지된다. 속도를 요구하는 대신 업무의 순서와 타이밍을 조율해 조직은 주의력을 보존하고 인지적 과부하를 줄이며 AI 중심 환경에서 더 사려 깊은 의사결정을 이끌어낼 수 있다.

인간적 연결의 회복. AI가 혼자서도 자급자족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조직은 듣고 연결하는 시간과 공간을 의도적으로 지켜야 한다. 짧은 체크인, 함께하는 성찰의 순간, 구조화된 대화처럼 타인과 연결되는 기회들은 AI 도구와의 지속적인 단독 작업을 잠시 끊어내고 관점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준다. 연결은 관점 회복에 그치지 않는다. 사회적 교류는 창의성의 토양이기도 하다. AI는 하나의 통합된 관점을 제공하지만, 창의적 통찰은 다양한 인간의 시각에 노출될 때 생겨난다. 듣고 대화하는 시간과 공간을 조직의 문화로 정착시킬 때 업무는 사회적 맥락 속에 다시 뿌리를 내리고 빠르고 AI 매개적인 업무 방식이 가져오는 소진과 고립의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



생성형 AI의 진정한 가능성은 그것이 업무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느냐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리듬 속에 얼마나 사려 깊게 녹아드는지에 달려 있다. 우리의 연구 결과가 시사하는 바는 분명하다. 의도 없이 도입된 AI는 더 많은 일을 하기는 쉽게 만들지만, 멈추기는 더 어렵게 만든다. AI 실천 체계는 그에 대한 균형추다. 업무가 가속화되는 와중에도 회복과 성찰의 순간을 지켜내는 방법이다. 조직 앞에 놓인 질문은 AI가 일을 바꿀 것인가가 아니다. 그 변화를 능동적으로 이끌어갈 것인가, 아니면 변화가 조용히 자신들을 이끌도록 내버려둘 것인가다.


원문 | https://hbr.org/2026/02/ai-doesnt-reduce-work-it-intensifies-it

아루나 랑가나탄은 UC 버클리 하스 경영대학원의 경영 및 조직학 부교수다. 그는 MIT 슬론 경영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풀사이클 연구 방법을 활용해 일의 미래, 업무에 대한 정체성, 그리고 직장 내 불평등을 탐구한다.

싱치 매기 예는 버클리 하스 경영대학원 조직 관리 전공 박사 과정 학생이다. 그의 연구는 민족지학적 방법론과 현장 실험을 결합해 생성형 AI가 업무 관행, 전문적 정체성, 조직 구조를 어떻게 재편하고 있는지 조사한다. 그는 코넬대에서 보건행정학 석사(MHA) 학위를,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에서 이학사(BS) 학위를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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