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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조직 & 지속가능성

직장 내 종교적 다양성도 존중받아야 할까

디지털
2021. 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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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비즈니스란 속세의 일'이며, 직장에서 개인의 신앙이나 종교 의식을 얘기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직장에서도 자아를 표현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고, 요가와 명상이 트렌드로 자리 잡았으며, 전 세계 인구의 80% 이상이 어떤 식으로든 종교를 갖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자연히 리더들도 직원들의 신앙을 대하는 방법에 점점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있죠.

종교는 각 개인의 가치관과 연관돼 있습니다. 개인적인 삶뿐만 아니라 모든 행위와 행동에 영향을 미치죠. 직장에서 종교에 대해 마음 편히 이야기할 수 있다면 무엇이 동료 직원에게 동기를 부여하는지, 조직에서 다양한 가치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더 풍부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런 개방성이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직원들이 서로의 종교에 대해 알게 되면서 서로를 좋지 않게 생각하게 될 수도 있죠. 신앙 표현과 비즈니스적 필요 사이에서 갈등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고용주는 종교를 이유로 한 차별을 방지해야 하고, 고객에게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모든 직원을 공정하게 대우해야 하는 여러 가지 문제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는 상황에 내몰리게 됩니다.

이런 문제는 구세군처럼 종교적 성격이 명확한 조직일수록 더 심하게 나타납니다. 미국의 샌드위치 체인 칙필레(Chick-fil-A)처럼 설립자의 종교적 신념이 기업의 가치와 실무에 영향을 미치는 곳에서도 마찬가지죠. 조직의 중심을 이루는 이런 신앙을 공유하는 직원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직원들은 본인이 차별받고 있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어떤 유형의 조직에서든 직원들이 종교적 신념으로 인해 특정한 옷을 입거나, 어떤 음식은 먹지 않고, 종교적 축일에 근무하는 일이나 일부 고객에게 서비스하는 것을 거부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 요구사항과 교리가 부딪히게 되면 조직 내에는 팽팽한 긴장이 발생합니다. 때로는 부정적인 영향을 몰고 올 수도 있죠. 종교적인 의상 문제가 소송으로 번져 사람들이 퇴사하거나 해고당하고, 조직의 명성에 흠집을 내고, 직원과 고객들을 등 돌리게 만든 경우도 있습니다. 직원 개인적으로도 이런 갈등이 주는 중압감으로 인해 피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자신의 신앙과 배치되는 상품을 팔거나 업무에 참여하면서 조직에 대한 신뢰와 의욕을 잃고 결국 다 그만두고 떠나게 되는 거죠.

하지만 다양한 신앙과 관습을 하나의 조직 안에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것도 가능한 일이라고 필자들은 생각합니다. 우리는 표면적으로는 서로 부딪히는 것처럼 보이는 기업의 가치, 고객의 가치, 그리고 직원의 종교적 가치가 공존하는 구체적인 사례를 찾았습니다. 이것이 실제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지 알아보기 위해 우리는 독일 최초의 이슬람 은행인 'KT 은행'에 대해 24개월 동안 민족지학적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이슬람 교리는 일반적인 서구 은행의 영업 방식과 상당 부분 상충됩니다. 이로 인한 갈등의 강도가 특히 높아질 수 있죠. 교리에 의하면 이자의 징수는 물론이고 흔히 파생상품에서 찾을 수 있는 투기와 리스크 거래도 금지됩니다. 하지만 KT 은행은 의도적으로 모호하면서도 유연한 접근 방식을 사용해 다양한 신앙을 수용하면서도 결속력을 유지합니다. 경영진에는 무슬림뿐 아니라 다른 종교를 가지고 있거나 신실한 신앙을 지니지 않은 사람들이 섞여 있죠.

우리는 조직의 리더와 직원 모두를 참여시키는 두 가지 신중한 전략에 집중했습니다. 그리고 그 전략을 통해 얻어진 결과를 ‘유연한 하이브리드(elastic hybrid)’라고 부르기로 했습니다. 서로 대립될 수도 있는 다양한 시각을 포용하는 조직이자 이해당사자들 스스로 확신을 가지고 경쟁적 책무 속에서 길을 찾아 나가게 하고, 다양성 속의 통일성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는 조직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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